한미 재계 "미국 무역 적자 구조적 문제…FTA 없었다면 무역 불균형 심했을 것"
한국과 미국 재계 인사들이 만나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60년 넘게 이어져 온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 표명했다. 또 양국 경제인들은 한미FTA는 양국의 무역·투자 확대로 이어졌으며, 한미FTA가 없었다면 양국 무역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미 상의 회관에서 '제29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는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과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철강·세탁기·태양광 업체에 대한 잇따른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 통상공세, 한미FTA 개정협상 착수 합의가 이뤄진 후 열리는 만큼 통상현안과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됐다. 조양호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불안정한 지금 새로운 한미FTA가 단순 경제협정이 아닌 63년 역사의 안보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재계회의가 2000년 처음 한미FTA를 제안해 양국 경제동맹의 기틀을 마련한 것처럼, 향후 한미FTA 개정협상에서도 상호호혜적 무역·투자 증진 및 일자리 창출의 포지티브 섬 협상결과가 도출되도록 한미 재계가 함께 제반여건을 함께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경제계는 합동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60년 넘게 이어져 온 한미동맹이 동북아 및 세계 평화에 무한한 공헌을 해 온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는 1954년 발효한 상호방위조약, 2012년 발효한 한미FTA라는 두 가지 축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한미FTA가 양국의 무역·투자 확대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의 기반이 됐다는 점에서, 동 협정 파기시 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저하와 수십만 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양국 경제계는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이 한미FTA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며, 한미FTA가 없었다면 양국 무역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한미FTA 개정은 양국 모두 윈-윈하는 상호호혜적 협정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한국측 위원들은 미국의 잇따른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에 우려를 표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저지와 자유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전경련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 회장과 만나 당면현안에 관해이야기를 나눴다.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동북아 안보 전망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핵문제 해결, 한미동맹 강화, 우호적 통상환경 구축을 위한 퓰너 회장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대표단에 참가한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2012년 발효한 한미FTA를 통해 한국 기업은 확대된 투자기회를 활용해 미국 내 1만1000명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으며, 올해 공식집계가 이루어진 1968년 이후 한국의 신고기준 누적 대미 직접투자 금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한국측은 조양호 위원장(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이병건 종근당 부회장 등 경제계 외에도 안호영 주미대사를 비롯해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김앤장 고문), 현정택 KIEP 원장,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등 통상분야 전문가 25여명이 참여했다. 미국 측은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 상의 수석부회장,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캘리포니아주, 공화당),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보잉 국제담당 부사장), 스탠리 게일 Gale International 대표이사, 데시리 그린 푸르덴셜 부회장, 제임스 김 암참 회장 등 38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