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전쟁' 다시 불붙나…삼성·애플, 중저가폰 새 전략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는다. 삼성은 '갤럭시 A' 시리즈를, 애플은 '아이폰 16e(아이폰 SE4)'를 앞세웠다. 여기에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도 가세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19%, 애플 18%, 샤오미 14% 순으로 조사됐다. 업체 간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순위 변동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인도, 동남아,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두 기업 모두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두 기업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 시장에서는 보급형 모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5G 확산과 맞물려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아이폰 16e' 출격…AI 기능도 탑재 애플은 3년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16e'를 지난 19일(현지시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6'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하고,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명칭이 '아이폰 SE4'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애플은 이를 '아이폰 16e'로 변경했다.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 16'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제품은 기존 홈 버튼을 없애고 페이스 ID를 지원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액션 버튼'도 탑재했다. 위성 네트워크 연결 기능도 포함돼 인터넷이 없어도 문자 전송과 긴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가장 큰 변화는 인공지능(AI) 기능이 도입된 것이다.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돼 이미지 생성, 알림 요약, 자연어 검색 기능이 지원된다. 하드웨어 성능도 대폭 강화됐다. 최신 A18 칩이 탑재돼 기존 보급형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줄였으며, 그래픽 처리장치(GPU)는 4코어, 램(RAM)은 8GB가 적용됐다. 특히, 애플이 자체 개발한 C1 모뎀 칩이 최초로 탑재됐다. 기존 퀄컴 모뎀을 사용했던 애플이 직접 개발한 모뎀을 적용하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는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했고, 광학 손떨림 방지(OIS) 및 2배 광학 줌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은 빠졌다. 가격은 미국 기준 599달러(약 99만원)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6' 기본 모델(799달러)보다 200달러 저렴하지만, 3년 전 출시된 '아이폰 SE3'(429달러)보다 170달러 비싸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기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 중 상위 모델인 'FE(팬에디션)'급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아이폰 16e'를 1차 출시국인 한국을 비롯한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등 59개국에서 오는 28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1일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 삼성, 갤럭시 A 시리즈로 맞불…가성비 경쟁 심화 삼성전자는 '갤럭시 A' 시리즈 신제품을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에반 블래스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갤럭시 A36'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색상은 유광 화이트, 블랙, 퍼플, 그린 총 4종이다. 갤럭시 A36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A35'의 후속 모델이다. 6.6인치 디스플레이와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며,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15 기반의 '원UI 7'이 적용되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보급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모델의 일부 기능이 적용된다. 엑시노스 칩셋과 AI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으며, 카메라 성능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핵심 제품군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 '갤럭시 A15 5G, 갤럭시 A15 4G, 갤럭시 A55' 등 세 개 모델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삼성도 보급형 스마트폰에 AI 기능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갤럭시 A' 시리즈와 '갤럭시 탭 S9 FE' 시리즈에서도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신제품에서도 AI 기능이 대폭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 '갤럭시 A56'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프랑스 웹사이트를 통해 '갤럭시 A36'과 함께 '갤럭시 A56'의 존재를 공개한 바 있다. 6.7인치 디스플레이와 엑시노스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