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보툴리눔 톡신, 글로벌 경쟁 시대 열어..."국내외 진출 활발"
'K톡신'이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내놓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경쟁이 예고된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올해 매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743억원, 954억원, 3분기에는 1051억원의 매출을 올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써내려가고 있다. 영업이익도 1분기 240억원, 2분기 424억원, 3분기 534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특히 휴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748억원, 영업이익은 1198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보툴리눔 톡신 부문이다.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매출액은 1488억원으로 전체 누적 매출의 54%에 해당하는 규모다. 휴젤은 앞서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레티보'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휴젤이 유일하게 글로벌 3대 톡신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에 모두 진출한 상황이다. 휴젤은 올해 4분기에는 미국 시장에 가장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휴젤은 지난 7월 말 첫 미국 수출 물량 선적을 완료했고, 미국 파트너사 베네브와 레티보 공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휴젤은 올해 안에 미국 현지에서 레티보를 선보이고 3년 내 점유율 약 10%를 확보할 계획이다. 휴젤은 중동·북아프리카(NEMA) 지역도 신흥 수출 국가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휴젤과 두바이 소재 미용의료 제품 유통사 메디카그룹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중동은 경제 성장률, 인구 증가율, 미용과 의료 목적 소비 변화 등으로 인해 보툴리눔 톡신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휴젤은 보툴렉스의 제품력과 시장 가치를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K톡신' 신호탄을 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도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378억원이다. 특히 나보타가 해외에서 기록한 매출은 115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 수준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미국 미용 시장에서 나보타가 매출 2위에 오르는 등 대표 'K톡신'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나보타가 기록한 매출은 프랑스 제약사 입센의 보툴리눔 톡신 '디스포트' 매출을 넘어섰고, 미국 시장 점유율은 13%로 집계됐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인 '메디톡신'을 발매해 온 메디톡스는 차세대 제품과 대량 생산 시설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메디톡스는 최근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 제조소로 오송 3공장에 신설된 E동을 추가했다. 메디톡스는 오송 3공장의 수출 국가별 제조소를 해당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오송 3공장은 유럽 의약품청(EMA)의 우수의약품 품질관리 기준(GMP),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등을 승인받아 세계 최고 수준과 규모를 갖췄다. 뿐만 아니라 메디톡스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기업 테콤그룹과 보툴리눔 톡신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계약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메디톡스가 두바이에 보툴리눔 톡신 완제품 생산시설을 세우게 되면, 중동 지역 현지에 보툴리눔 톡신 생산 기지를 보유한 첫 국내 기업이 된다. 메디톡스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으로 매출액 1734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0% 늘었다.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한 동국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10월 한국비엔씨와 '비에녹스주'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1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동국제약은 국내 의료 미용 시장에서 비에녹스주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자사의 경쟁력까지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약은 지난 9월에는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부(dkma)도 출범시키는 등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제약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기 전 상황을 잘 떠올려보면, 국내 의료 시장은 의료 관광을 형성할 정도로 이미 세계적 수준과 인기를 보여줬다"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비수술적 시술과 K뷰티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고, 그 인기를 이어갈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마케팅도 중요하겠지만, 의료 영역이다 보니 제품 경쟁력에 기반한 전문가 신뢰 확보가 지속적인 성장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