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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산] 아쉬운 은퇴·눈부신 활약…기쁨과 환희 안겨준 스포츠 스타

2014년 스포츠계는 유난히 분주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대규모 경기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기쁜 일도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영원할 것 같았던 스포츠 스타의 은퇴 소식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겼지만 또 다른 스포츠 스타의 활약으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2014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들을 모았다. ◆ 피겨 여왕의 금빛보다 빛난 눈물의 은퇴 지난 2월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삼았던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은메달을 목에 걸며 빙판을 떠났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점(228.56)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소치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며 화려하게 은퇴할 수도 있었지만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대회는 물론 김연아 본인에게도 '옥의 티'를 남겼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판정이었다. 외신들도 '스캔들'이라는 표현으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도 국제빙상연맹(ISU)에 이의를 제기하며 항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비록 얼룩진 마무리였지만 김연아의 업적은 금빛보다 더 빛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스타로 그의 이름은 여전히 기억될 것이다. ◆ 굿바이, 영원한 캡틴 '영원한 캡틴'도 은퇴를 피할 수는 없었다. 박지성(33)은 올해 5월 14일 무릎 부상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은 성실성 하나만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한국 축구의 자랑이었다. 유럽 최고의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변방'에 머물러 있던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한국선수 첫 득점, 한국인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아시아 선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 아시아 선수 첫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이 박지성이 유럽 무대에서 남긴 발자취였다. 무엇보다도 박지성은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그는 진정한 '보통 사람들의 스타'였다. ◆ '코리안 몬스터' 메이저리그를 사로잡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14승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빅리그 신인이었던 지난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올해도 14승 7패에 평균자책점 3.38을 찍으며 다저스의 제3선발로 우뚝 섰다. 부상으로 시즌 막바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기도 했지만 돌아온 포스트시즌에서는 6이닝 1자책점으로 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다만 부상자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의 내년 시즌 목표는 '200이닝'이다. 야구 팬들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3년차를 맞아 15승 고지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 리듬체조 요정, 빛을 발하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는 각종 국제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2014년을 빛냈다. 지난 4월에 열린 리스본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휩쓸면서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9월에 열린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후프 부문 동메달을 걸었으며 이어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느 해보다 빛나는 한 해였다. 지난 21일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손연재는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200안타 신기록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는 단연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이었다. 서건창은 그 동안 꿈의 기록으로 여겨진 한 시즌 200안타 기록을 세우며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 1994년에 세운 196안타였다. 서건창은 이종범의 고향인 광주에서 197안타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데 이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해 201안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무명에 가까웠던 신고선수 출신인 서건창은 지독한 열정으로 2012년 신인상을 받은데 이어 올 시즌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선정은 그의 길고 길었던 무명 시절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희망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역사는 김효주(19·롯데)가 새롭게 썼다. 김효주는 2014년 시즌 KLPGA 투어 상금왕, 다승왕, 최저평균타수상(70.26타), 대상 등 4개 타이틀을 독식하며 절대강자 자리에 올랐다. 특히 상금 부문에서는 총 12억898만원을 거둬들이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 참가한 23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 중에서도 3승은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등에서 거뒀다. 김효주는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9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ㅇ로 내년 시즌 LPGA 진출권을 확보했다.

2014-12-30 14:46:2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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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박 대통령, 청와대부터 쇄신해야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2년을 지나 집권 3년차에 들어선다. '제2 한강의 기적'을 꿈꾸며 지난 2년간 창조경제를 선창하고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 이어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무기력하게 허비된 시간이 너무 많다. 국민들의 실망감을 보여주듯이 전직 대통령에 비해 지지율이 너무 낮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3년차 지지율이 52%, 이명박 전 대통령도 44%에 달했으나 박 대통령은 취임 후 40%대를 밑도는 39%까지 내려갔다. 이는 철옹성 같았던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공무원연금개혁, 노사개혁, 규제개혁 등 3대개혁을 통해 오랜 적폐를 털어내자고 강조했다. 방향설정에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은 소모적인 국정운영이 되었다. 갖가지 묘책을 동원해도 경제가 쉽사리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북관계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지만 가시적인 진척은 없다. 이제 박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말고 국정운영에 중대한 변화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청와대 시스템부터 반듯하게 바로 잡아야한다. 이번 사태에서 보여주듯이 위기관리능력에 많은 회의가 따르고 월권행위가 숨김없이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비선' 또는 '실세'라는 말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와 국정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이러한 진용을 그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조직의 시스템 정비와 함께 대통령 스스로 업무 방법을 개선하고 우수한 인재를 골라 기용해 청와대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사실 지금 참모들은 2년 가까이 역량을 쏟아 에너지도 한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인재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수첩인사'를 떠나 개방적으로 모아야 한다. 특히 지난 세월호 참사로 사의를 표했던 '정홍원 내각'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 하는 점을 숙고해야 한다. 내각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여야를 떠나 범국민적 총리를 탄생시켜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국정의 난맥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큰 그릇'을 찾는데 조금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제 대통령의 지지율이 왜 내려가고 있는지를 절감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책이 나온다. 뭐니 뭐니 해도 집권초반부터 불통의 이미지를 심어왔고 부실인사와 지각인사가 뒤따르면서 대통령에 화살이 던져지고 있음을 직감해야 한다. 지금 박 대통령은 집권 2기에 이미 접어들었고 새해 1년이 성공하는 대통령의 갈림길이 된다. /언론인

2014-12-21 10:55:0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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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우정총국, 128년만의 재개국

서울 견지동 일대를 걷다 보면 조계사 바로 옆에 오래된 한옥 한 채가 서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땅에 설립된 최초의 우체국이자 근대적인 우정사업의 발원지인 '우정총국'이다. 우정총국이 처음 문을 연 것은 대한제국이 성립되기 전인 1884년이었다. 지금 현재 '정보통신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는 그해 4월 22일 고종이 우정총국을 설치하라는 전교를 내리면서 11월경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정총국은 12월 4일 열린 개국 축하연에서 일본에 기운 개화파 인사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실패하면서 개국 21일만인 12월 9일에 문이 닫히고 말았다. 건물은 그 뒤 중국어 교육기관인 한성한어학교나 사립 중등학교인 중동학교 교사로 쓰이다 1930년대엔 경성중앙우체국장 관사 등으로 이용되었다. 초기의 웅대한 뜻과 달리 건물의 실제 용도는 초라했다. 그랬던 우정총국이 문을 닫은 지 128년 만인 지난 2012년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엔 명실상부한 우체국으로서다. 다만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감안해 본연의 기능을 복원하기는 하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소포와 등기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우편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에는 한국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 5종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기념우표인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 등을 전시해두었다. 1900년대 우체국에서 실제 사용했던 날짜 도장과 우편물의 무게를 측정할때 사용했던 저울 등을 통해 초기 우체국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고, 서양 각국의 근대적 우정서비스 현황을 소개한 옛 신문기사 등 모두 37종 114점의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우정총국이 설립되기 이전의 역참제 아래에서는 극히 일부의 계층만 우편이나 통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록 금세 문을 닫기는 했지만 우정총국을 계기로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우표만 사면 통신을 할 수 있는 근대적인 우편제도가 시도되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한옥 한 채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우정총국 건물 안에 서려 있는 '통신 기회의 평등'과 같은 역사적 의미는 결코 간단치가 않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2-18 10:31:0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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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강남 귤이 왜 강북에서 탱자가 될까?

약 2,500년 전,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안영이 이웃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마침 제나라 사람이 도둑질을 하다 붙잡혔다. 초왕이 안영에게 빈정거리며 물었다. "제나라 사람들은 모두 도둑질을 잘하냐?" 그러자 안영이 대답했다. "강남 귤을 강북으로 옮겨 놓으면 탱자가 되는데 그것은 토질과 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제나라에서는 도둑질을 모르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초나라 풍토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남 귤이 강북에 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여기서 비롯됐다. 한자로 남귤북지(南橘北枳)라고 한다. 서울의 한강처럼 중국의 강남북을 구분 짓는 기준은 회하(淮河)라는 강이다. 화남(華南)과 화북(華北)을 가르는 기준이다. 황하와 양자강 사이를 흐르는 강으로 중원이라고 하는 중앙의 하남성을 지나 안휘성과 강소성을 거치며 황해로 빠지는데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강이다. 그런데 강남 귤이 강북으로 가면 진짜 탱자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상식으로는 터무니없다. 귤과 탱자는 맛도 다를뿐더러 종자 자체가 아예 다르다. 식물분류체계상 귤은 운향과 감귤속에 속하는 과일이고 탱자는 운향과 탱자속의 열매다. 반면 생김새는 아주 비슷하다. 그러니 2,500년 전에는 같은 종류의 열매로 오해했을 수 있다. 그러니 토양과 물에 따라 맺는 열매가 달라져 강남 귤이 강북에서는 탱자가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옛 사람들이 강남 귤이 강북가면 탱자가 된다고 믿었을만한 이유는 있다. 과학적으로 회하가 중국 귤 재배의 북방 한계선이었기 때문이다. 강북에서는 귤이 자라지 못하고 탱자만 자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남 영암 월출산이 귤과 탱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정약용은 경세유표에서 월출산 북쪽 끝이 회하와 일직선이 된다며 중국은 강남 귤이 강북 가면 탱자가 되지만 우리는 월출산을 넘으면 탱자로 바뀐다고 했다, 무심코 흘려듣는 옛말이자만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2-17 10:55:1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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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정당 국고보조금 사용내역 공개하라

정당 국고보조금제도가 새삼스럽게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치발전을 위해 정책개발에 쓰도록 지원해주는 국고보조금이 본래의 취지에 크게 어긋나게 사용돼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정당은 자발적 결사체이기 때문에 원리상 국고를 지원받는 것이 맞지 않는다"며 "법 개정을 통해 정당이 자유로운 모금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국고사용실태를 엄격히 감시하고 점차적으로는 끊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극단적으로 폐지론까지 내놓고 있다. 또한 새정치연합의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수현 의원과 함께 작성한 '당혁신보고서'를 통해 국고보조금을 포함해 당대표의 정치자금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그동안 많은 비판을 받을 만큼 정상적으로 쓰이지 못했다.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고 차명계좌를 통해 이 돈을 돌려받아 선거경비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새누리당도 2012년 정책개발 용도로 썼다고 신고한 다음 다른 용도로 쓴 사실이 밝혀져 이듬해에 1억3000만원을 삭감 당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국민세금으로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당직자와 당원들의 유흥업소 술값으로 썼다는 증언도 나오고, 당 지도부의 회식비나 화환 값은 물론 당원단합대회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혈세로 지원된 정당 국고보조금은 지난 1980년 이후 33년간 1조원이 넘게 지원됐으나 사용내역이 제대로 공개된 일이 없다.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4~2013)정당 국고보조금을 불법 사용하다 적발된 건수는 51건에 13억4542만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몇 배가 될지도 모른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내란선동혐의를 받아 헌법재판소에서 해산심판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에도 어김없이 지원돼오고 있다. 올해에만 61억 원이 나갔다. 따라서 정당국고보조금은 이제 본래의 취지에 크게 어긋나 전면적으로 손질을 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자정(自淨)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정당은 사용내역서를 추호의 오해가 없도록 공개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변칙으로 지출했을 경우 지금의 2배정도 삭감규모보다 훨씬 높게 책정해 불이익을 더 줄 필요가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보조금만이라도 투명하게 쓸 줄 알아야 정치권이 신뢰회복의 길이 열린다. /언론인

2014-12-14 11:20: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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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검찰, 대한항공 압수수색 등 전방위 압박(종합)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부사장은 물론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와 검찰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먼저 국토부는 11일 조만간 승객 인터뷰 등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이번 주 중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12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해달라고 통보했으며, 당초 대한항공 측에서 이날 출두는 어렵다고 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12일 오후 3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사실관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일 8명의 조사팀을 구성하고 조사를 시작해 기장, 사무장, 객실 승무원 등 10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국토부는 승무원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탑승객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항공사에 승객 명단과 연락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항공기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이 예정보다 16분 늦어졌으며 인천공항 도착은 11분 늦어졌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국토부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적용 여부를 검토해 위반 사항이 있으면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다. 또 서울서부지검에서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국토부는 관련 사건의 주무부처로서 검찰 조사에도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검찰도 이날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참여연대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사건을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 등지에 수사관들을 보내 여객기 회항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추가로 사건 당시 비행기의 운행기록과 블랙박스 등도 확보할 계획이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조 부사장의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2014-12-11 18:31: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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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복원 논란을 넘긴 '백석동천', 그러나…

한양도성 북쪽 너머에 있는 부암동은 서울에서도 자연 환경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곳이다. 그 중에서도 부암동 주택가 뒤쪽으로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백석동천' 혹은 '백사실'이라 불리는 계곡이 있다. 지금도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도룡뇽과 버들치, 가재 등이 서식할 정도다. 그렇다고 자연만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계곡 사이의 '白石洞天'(백석동천)과 '月巖'(월암) 등의 바위 각자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L'자형 사랑채와 '一'자형 안채가 있던 한옥 터와 육각 정자의 주초석, 돌계단, 인공 연못 등이 남아 있는데 아마도 별서(別墅)가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별서는 자연 환경이 뛰어난 곳에 살림집과 정자, 대(臺)를 함께 구성하는 일종의 교외 별장 같은 공간이다. 다만 이 경치 좋은 계곡의 별서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제대로 밝혀진 게 없었다. '오성과 한음' 이야기의 오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백사 이항복 선생이 살아 백사실로 불린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와, 1970년대 들어 서울시가 발간한 의 "1830년대에 중건되었다"는 기록,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에 찍은 사진 뿐이었다. 그러다 2012년경 이 별장의 주인이 추사 김정희 선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옛 문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사의 에 "옛 사람이 살던 백석정(白石亭)을 예전에 사들였다"는 내용과 "나의 북서(北墅), 즉 북쪽에 있는 별장에 백석정 옛터가 있다"는 구절을 발견했다. 추사가 터만 남아 있던 백석정이라는 정자의 부지를 사들인 뒤 새로 건립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단이 벌어진 것은 그때였다. 종로구청이 정자를 복원하고 그 앞에 있는 연못에 물을 가두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상류에 저수조를 만들어 사시사철 일정량의 물이 흐르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보였다. 문화재 복원은 늘 옳은 것일까? 사실 축대만 남아 있을 뿐 고증할만한 자료가 턱 없이 부족한 형편에서 괜히 엉뚱한 모습으로 '상상 속의 복원'을 하면 문화재 복원의 원래 의미만 퇴색시킬 뿐이다. 최근 부암동이 카페와 레스토랑촌으로 변하고 있는 마당에 무분별한 난개발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주민들이 반대하고 환경단체 등이 힘을 보태면서 종로구청의 계획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탐방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연환경이 덩달아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원 논란은 어떻게 넘겼지만 부족한 시민의식이 백사동천을 멍들이고 있다.

2014-12-11 14:27: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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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마카다미아가 무엇이기에 ...

요즘 마카다미아라는 견과류가 화제다. 세상을 소란스럽게 만든 사건의 빌미가 되면서 도대체 어떤 견과류이기에 비행기 일등석에서 제공하는지 궁금하다. 주로 땅콩을 먹는 우리들, 서민에게는 낯선 견과류 같지만 반드시 생소한 것만도 아니다. 한때는 마카다미아라는 이름 대신 하와이안 너트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알게 모르게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혹은 쿠키에 들어 있는 마카다미아를 먹었을 수 있다. 마카다미아는 여러 가지로 독특한 견과류다. 먼저 이름부터 특별하다. 어디 동화 속 나라나 예쁜 공주이름 같지만 사실은 호주의 과학자 이름이다. 숲속에서 마카다이아 나무를 발견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호주 식물학자가 1858년에 친구이자 동료였던 멜버른 대학교의 교수로 화학자이며 의학박사였던 존 마카담(John Macadam) 박사의 이름을 따서 마카다미아가 됐다. 마카다미아는 호주 북동쪽 퀸즈랜드가 원산지다. 1840년대에 처음 발견됐지만 다른 곳에는 없는 새로운 나무라는 사실은 1858년에야 알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식용 열매인지조차 몰랐기에 주로 열매를 장식용으로 사용했다. 마카다미아 나무는 1881년 윌리암 퍼비스라는 사람이 하와이에 옮겨 심었다. 이때도 식용 견과류로 심은 것이 아니라 하와이의 바닷바람으로부터 사탕수수를 보호하기 위한 방풍림으로 심었다. 그러다 나무가 하와이에 널리 퍼졌고 열매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때 하와이에서 세계 수요량의 95%를 수출했다. 때문에 하와이안 너트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호주가 최대 생산국이 되면서 마카다미아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카다미아를 흔히 견과류의 황제라고 한다. 맛있고 값 비싸고 몸에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 치고 적당히 먹었을 때 몸에 좋지 않은 식품은 없다. 맛이 있고 없고는 주관적 판단이다. 그러니 분명한 것은 값이 비싸다는 것인데 열대작물로 재배지역이 호주와 하와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2-10 10:57:5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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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박대통령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윤회 문건'을 둘러싸고 폭로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처방안을 놓고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문건이 보도된 직후만 해도 이를 '찌라시 수준'으로 치부하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비교적 차분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폭로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심경은 매우 착잡해지기 시작했다.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이라고 지난 2일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할 정도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제의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이 퇴진해야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이 3인방을 둘러싼 비선 실세의혹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이번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들이 더 이상 대통령과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정씨가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까지 좌지우지하는 숨은 실세로 묘사돼 있다. 사실 이러한 일이 가능할지 많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3인방이 그대로 버티기에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잃었다. 지난날 크고 작은 인사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잡음과 갈등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의 정치역정이나 통치철학으로 미루어 지난 어느 정권에 비해 2인자 또는 실세들이 있을 수 없다고 해도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믿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와 관계없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적어도 검찰수사가 속도를 낸다고 해도 1~2개월은 걸린다. 그동안 국정에 조금이라도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3인방이 비록 두터운 신뢰와 아까운 인재라고 해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리는 길이 최선이다. 제갈량이 아끼는 마속을 패전의 책임을 물어 눈물을 흘리면서 처형했다는 읍참마속은 지금까지 권력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큰 교훈이다. 비록 3인방이 참모로서 중대한 과오가 없다고 해도 이러한 파문을 일으킨 것 그 자체만으로도 박 대통령의 통치력에 큰 상처를 주었다. 물론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운영을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자면 희생(?)을 감수 시킬 수밖에 없다. /언론인

2014-12-07 10:08:1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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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이리저리 떠도는 '반민특위' 표석

서울 명동은 백화점 본점들이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역사도 어느 곳보다 오래됐을 정도로 상업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동시에 한국의 정치사회사에서도 의미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해방 뒤 친일부역의 '흑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지도 바로 명동이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즉 '반민특위'는 제헌국회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설치한 기구로, 일제의 통치에 적극 협력했거나 독립운동가 및 그 가족을 죽이거나 박해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제정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실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였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정의실현'보다는 '질서유지'를 우선시했던 미군정에 의해 친일부역자들이 다시금 권력을 쥔 현실에서 친일 청산은 쉽지 않았다. 친일부역자들의 경제적.물리적 힘에 기대어 1인 장기 독재를 꿈꾸던 이승만 입장에서도 반민특위의 존재가 달가울 리 없었다. 급기야 경찰을 동원해 완력으로 방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반민특위는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강제 해산되어버렸다. 친일 청산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거꾸로 친일부역자들에 의해 '역청산'되어 버린 쓰라린 역사…. 친일부역자들은 이후 반공주의자로 둔갑해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며 독재정권의 전위대이자 몸통 그 자체가 되니, 미완의 역사 청산이 남긴 후과치고는 참으로 고약한 결말이다. 다행히 지난 역사를 모두가 잊고만 있는 건 아니었나 보다. 반민특위가 해산된 지 50년만인 1999년,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반민특위 본부가 있던 KB국민은행 명동영업부 빌딩 밑에 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표석을 세웠다. 그리고 최근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반민특위 표석이 원래 자리에서 지하주차장 입구로 옮겨진 것을 발견했다. 너무 구석진 곳이어서 표석의 옆뒷면 내용은 읽을 수조차 없었다. 변화하는 시대의 또다른 징표일까? 장소는 기억을 지배하고,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그 씁쓸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 설치하는 표석마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민간단체가 나서서 세우고, 그마저도 이리저리 수난을 당하는 현실이 해방 70주년을 앞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2-04 10:31:3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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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산케이신문 재판, 철저하게 법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행적에 대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혐의로 진행되는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加藤 達也?48)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재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주 27일 서울형사지법 형사 30부(재판장 이동근)심리로 열린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안중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와 대동하고 출두한 가토 전 지국장은 박대통령의 '명예훼손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사를 통해 가토 전 지국장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기사를 썼을 뿐 박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변호인은 "독신녀인 대통령의 남녀관계에 대한 보도가 명예훼손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데 피해자인 박 대통령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았다"고 변론했다. 물론 검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상 기소가 가능하고 가토씨가 박 대통령과 정윤회(59)씨 등에 대한 거짓 사실을 보도했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전으로 미루어 보아 앞으로 산케이 신문의 허위 보도 사실에 대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국민적 관심사항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일관계가 냉각될 대로 냉각된 상태에서 이번 산케이 신문 허위보도가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국제법은 물론 각종 선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하되 특히 국내법에 따라 추호의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판결해야 한다. 지금 한?일 관계가 싸늘해도 우리나라는 싫든 좋든 외교 안보 경제면에서 긴밀한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 변화에 매우 슬기롭게 대처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安倍 晉三) 일본 총리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해오며 한?일 관계를 경직시켜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는 혐한(嫌韓)세력이 증식되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산케이 신문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상대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오보는 매우 유감스럽다. 더욱이 내년 6월이면 그토록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의 앙금을 털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된다. 이제 두 나라가 보다 성숙된 이웃으로 발전돼야 하나 산케이 신문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점을 재판부는 더욱 냉정한 자세로 주목해야 한다. /언론인

2014-11-30 11:50:4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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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서울 세종문화회관-한 건축가의 소신

서울시민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직접이든 텔레비전에서든 최소한 한 번쯤 보았을 세종문화회관. 기념비적 건물을 지으라는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지난 1978년 완공된 공연-전시-회의 시설로, 국가 중심도로라고 할 수 있는 세종로 한복판의 입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옥에서 차용한 구조들은 세종문화회관을 여느 건물들과 달리 느껴지게 한다. 마치 한옥의 안채와 별채의 관계처럼 본관과 별관을 배치하고 둘을 이어주는 회랑을 조성했다. 줄지어선 육중한 돌기둥에 두꺼운 추녀, 완자문양을 가미한 벽장식 등은 고건축과 현대건축의 조화를 이루어내려는 듯 다채롭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은 하마터면 지금보다 더 육중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들어섰을 지도 모른다. 건립 당시 청와대에서 최소한 5천 명이 들어가는 대회의실을 갖추고 기와지붕도 얹도록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어진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이나 만수대예술극장 등 북한의 거대한 '민족전통주의' 건축물들을 의식한 탓이다. 유신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대…. 권력의 주문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세종문화회관은 끝내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건축을 맡은 건축가가 "그것은 평양의 특징일 뿐 우리는 우리대로 만들어갈 문화가 있다"며 거절해 지금 우리가 보는 선에서 일단락되어서다. 건축가는 "건축은 시대의 상징이자 변이이다. 건축기술이 발달해서 기와를 씌우지 않고도 우리 정서가 들어가는 전통을 살릴 수 있다. 건축가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전통기와를 얹고 서까래를 올린다고 해서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자칫 규모에만 집중할 경우 덩치만 큰 관제 건축물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 건축가는 바로 지난 2012년 향년 93으로 타계한 엄덕문이다. 개인주택도 그렇지만 대형 공공건축물을 지을 때도 건축주와 건축가가 갈등할 수 있다. 건축물의 세세한 디테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상징성과 의미, 그리고 정치적인 목적 등에 대한 견해 차이 등 여러 이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고 있는 공공건축물들을 보면 갈등은커녕 시대정신을 담기 위한 어떤 고민의 흔적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저 흔하디 흔한, 한창 유행을 끌고 있는 유리-철골 구조의 색깔 없는 건축물들 일색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1-27 10:44:0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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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조선의 배추 값이 금값

조선시대 배추는 금값에 버금갔다.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배추를 채소의 제왕이라고 했을 만큼 인기가 높았지만 보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배추 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11세기 무렵, 송나라 때 배추의 품종개량이 이뤄졌다. 이 무렵 순무를 개량해 배추라고 부를 만한 채소가 만들어졌다. 고려와 조선에서는 그 종자를 수입해 심었으니 배추 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 때문에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배추 종자를 구해다 주면 고맙다고 사례를 했고 16세기 초, 중종실록에는 배추 종자를 밀수했다며 자수한 기록까지도 보인다. 배추 종자가 그만큼 귀했기 때문에 공무역 중심의 조선경제에서 밀수가 이뤄졌던 것이다. 그러니 고려 때는 배추가 식용이 아니라 약으로 쓰였다. 고려 때 의학서인 향약구급방에 배추가 약으로 수록된 까닭이다. 조선 초기에도 배추는 왕실 제사에 쓰이는 채소였다. 일반인은 쉽게 맛볼 수 없는 채소였는지 조선 초기의 재상 서거정은 배추의 맛이 산해진미와 맞먹는다고 노래했다. 배추의 인기가 높아 수요는 많고 공급은 딸리니 너도 나도 배추를 심었던 모양이다. 조선 중기 해동잡록(海東雜錄)에는 한양에서는 사람들이 성문 밖에 배추를 심어 이익을 본다고 했는데 조선시대에는 지금 동대문과 왕십리 일대가 온통 배추밭이었다. 배추를 심으면 얼마나 많은 이익이 남았기에 너도 나도 배추를 심었을까?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經世遺表)에 해답이 보인다. "한양 근처의 밭은 모두 최상급 전답으로 이곳은 모두 배추와 미나리를 심는 채마밭"이라고 했고, 배추와 같은 특용작물을 심으면 "논에 벼를 심었을 때보다 이익이 10배는 많다"는 것이다. 배추의 수익성이 이렇게 좋으니 배추 재배가 빠르게 확산됐고 그 결과 19세기 말에는 배추 값이 서민도 쉽게 먹을 수 있을 만큼 떨어졌다. 이랬던 배추 값이 올해는 너무 하락해 농민들의 근심이 커졌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1-26 10:27:4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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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토종닭 AI 양성 반응…야생조류서도 바이러스 검출

경주 토종닭 AI 양성 판정…야생조류서도 검출 경북 경주의 한 농장에서 폐사한 토종닭이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야생조류에서도 AI가 검출됐다. 경북도는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경주시 산내면의 토종닭에 대한 정밀검사결과 H5N8형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농장에는 닭 130마리를 키우고 있었으며 지난 20일부터 지금까지 122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0일 2마리를 시작으로 22일 60마리, 23일 60마리가 죽었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닭을 매몰처분하고 반경 3㎞ 이내 농장 3곳의 닭 200여마리도 예방차원에서 매몰하고 있다. 반경 500m 이내에는 닭 농장이 없으며 반경 10㎞ 이내에는 26가구에서 3만900여마리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 방역당국은 발생지 주변의 농장과 관리지역인 반경 10㎞ 이내 농장을 방문해 임상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농장은 토종닭 백숙을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곳으로 이동 판매상으로부터 지난 2월에 30마리, 9월에 100마리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에서는 지난 3월 천북면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안성천에서 포획한 철새에서 지난 13일 H5N3형 저병원성 AI를 검출했고 4∼17일 검사에서 전북과 충남, 충북, 경기 등에서 H5형 항체를 잇따라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이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가에 소독과 차단방역 등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철새 이동으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국내유입이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이웃한 일본의 철새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예찰·소독 강화와 일일점검 등 차단방역 강화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11-25 17:23: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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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수도 서울 '시위천국'으로 만들 것인가?

수도서울이 각종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중인 지난 20일 하루만 해도 서울 도심 85곳에서 동시다발로 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여기에 참여한 인원만 2만 명이 넘고 투입된 경찰이 6000명에 달한다. 물론 극심한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시민 불편은 물론 상인들이 생업에 커다란 지장을 받았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 관광객에 '어글리 코리안'의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종로 한 복판에서 무려 6시간이나 8,000여명의 전국농업인들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반대와 쌀시장 개방저지를 위한 가두집회를 비롯, 수많은 단체들이 곳곳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학교 비정규직 직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서울역과 여의도에서 가졌고, 가락시장 임대 유통 상인들이 신축매장이전 반대 등 대규모 집회로 온 종일 시내 곳곳이 소요로 하루를 보냈다. 물론 생존권 보장, 고용안정, 처우개선 등 절박한 사정으로 거리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그저 냉담하고 착잡하다. 우리나라는 갈수록 불법시위가 판을 치고 무법천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시민들이 트라우마에 빠져 큰 고통을 받았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시위문화는 갈수록 과격해지고 구호내용도 거칠어지고 있다. 여기에 동원되는 장비가 다양해지고 소음도 커지고 있다. 방법도 화형식이 일반화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장례행렬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성이 강한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시위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조금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세계에서 갈등이 가장 많은 나라로 지목되고 있기는 하나 이제는 준법시위를 확립시켜야 한다. 외국의 경우 '폴리스 라인'을 넘거나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조금도 용인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철저한 법집행으로 공권력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집회와 시위를 현재 신고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시위 날짜와 장소 시간 등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갈등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정치 선진화와 국민의식구조가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시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은 시위 질서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져야 수도 서울이 시민의 품이 될 수 있다. /언론인

2014-11-23 11:03:38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