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나나' 체험기… 무한한 가능성과 예상 가능한 한계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이용자님과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글을 쓰고 궁금한 점에 답변드릴 수 있어요. 또 문법이나 표현교정,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 운세나 별자리 같은 재미있는 것도 함께할 수 있답니다!' 11일 <메트로경제신문>이 카카오가 내놓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Kanana)'의 CBT에 참여했다. CBT는 'Closed Beta Service'로, 한정 시범 운영을 뜻한다. 카카오는 이번 카나나 CBT를 통해 개선점과 이용자들의 활용 방법에 대한 단서를 찾고 업그레이드 후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하고 'AI 메이트'로 정의했다. 일반적인 AI 에이전트(비서)의 효용을 넘어 'AI 메이트'를 지향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나나는 이용자의 이용 시간에 비례해 고맥락화하는 만큼, 이용자의 페르소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카나나는 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나뉘어져 기능했다. CBT를 통해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활용해본 결과, 나나는 이용자 개인의 정보를 기억해 개인화한 답변을 제공하고, 카나는 그룹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을 요약 및 보조하는 수단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카나나 이용자 수의 한계로 나나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체험했다. 실제로 사용해본 카나나는 자연스러운 대화와 제안, 일정 알림 등을 제공하며 충실한 스케줄러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방대한 양의 작업물을 업로드 할 경우 채팅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미묘하게 어긋나는 답변을 제시하는 등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길이 멀리 보였다. 현재로선 카카오톡과의 연동 및 PC에서의 이용이 안 되는 만큼 타 AI 챗봇과의 차별성 또한 쉽게 와닿지 않았다. ◆ 날 위한 나나, 하지만 아직 배울 수는 없어요 첫 번째로 나나와의 채팅을 시작해 봤다. '특히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뭐니?'라는 질문에 나나는 친절한 말투로 ▲정보제공 ▲글쓰기와 창작 ▲언어교정 ▲가벼운 대화와 위로 ▲운세나 별자리 이야기 등을 들었다. 다시 한번 '가장 먼저 무엇을 해볼까?'라는 질문에 나나는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실제로 활용에 도입해 일부러 '난 요즘 우웅해' '너므 술퍼' 등 인위적인 오타를 냈을 때 카나나는 맥락을 토대로 한 이해로 '난 요즘 우울해' '너무 슬퍼' 등 실제 의미 해석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냥 우울해' 라는 말에는 '그럴 땐 이유를 찾으려 애쓰기 보다,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아요'와 같이 사용자를 존중하는 태도로 위로하기도 했다. 별자리, 타로 점과 같은 가벼운 엔터테인먼트도 재미를 더했다. 다만 현재시점에서 나나는 이용자가 제시하는 일부 지시 내용을 학습할 수 없고, 상위 맥락에 맞춘 답변 생성 또한 해내지 못했다. 가령, '우울하다'는 이용자의 대화 이후 이뤄지는 추가적인 대화에서 이용자의 기존 발화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식이었다. ◆ 특히 잘 하는 것은? …정보 제공과 창작이라지만 그룹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카나와의 대화는 놀라움과 실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카나나의 첫 페이지에 나타난 그룹방 예시 중 '자기계발/운동 방 만들기'를 선택하자 카나가 '여러분을 도우며 함께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룹메이트 카나에요'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용자는 카나의 프로필 이미지를 눌러 말투와 성격 등을 고를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카나는 '3㎞ 경보를 하려고 해'라는 기자의 말에 실제 기자가 있었던 을지로3가를 중심으로 한 경보에 적절한 장소들을 다섯가지 제시했다. 놀라움도 잠시, '어디가 제일 가까워?'라는 말에 카나가 한 답변은 '경보빌딩'이었다. 경보빌딩은 카나가 제시한 장소가 아니었다. 창작을 위한 글쓰기 방 또한 한계를 드러냈다. 기자가 약 7000자 분량의 단편 소설을 올리자 카나는 말이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자 단편소설에 대한 평가를 냈고, 다시 한 번 1만3000자 분량의 소설을 올리자 완전히 먹통이 됐다. '왜 대답이 없니'라는 기자의 절규에도 답은 없었다. 실제로 직접 활용해본 카나나는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예상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이 사용 중인 '카카오톡'이라는 모태를 생각하면 무한한 커뮤니티 기능이 기대됐다. 그러나 AI 챗봇이라는 기본 토대를 고려할 때 카나나는 챗GPT, 뤼튼, 딥시크 등과 차이를 뚜렷하게 알 수 없었고, 이와 함께 실질적인 맥락 이해와 연산 성능 부족이 역력했다. 또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카카오톡과는 별도로 출시되는 만큼, 카카오톡과의 연계 시너지가 가능한지 또한 의문스러웠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