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멤버십·교통카드를 한장에…옅어지는 금융과 통신의 경계
금융 결제를 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나왔다.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더욱 편리한 결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은 국내 소비자들이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 형태로 구현했다. KT는 13일 신용·체크카드, 멤버십카드, 교통카드를 하나의 카드에 담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카드를 내놨다고 밝혔다. 기존 간편결제와 달리 네트워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구동, 특정 제조사 단말, 운영체제(OS), 통신사등 거의 모든 것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가 가능하다. KT 플랫폼사업기획실 김형욱 실장은 이날 서울시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페이팔', 중국 '알리페이' 등 혁신 핀테크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마땅한 성공사례가 없다"며 "KT는 고객이 가장 익숙한 신용카드 인프라에 KT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클립 스마트 카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KT가 출시한 클립 카드는 많은 부품들이 집적됐지만, 크기와 무게는 가로 5.4㎝, 세로 8.5㎝에 10g으로 신용카드와 동일하다. 두께도 0.76㎜로 신용카드와 같다. 1.3인치 디스플레이로 교통카드 잔액, 멤버십 바코드 번호, 결제할 카드 종류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한 번만 충전해도 3~4주간 사용할 수 있다. 클립 카드는 KT의 모바일 전자지갑 '클립' 앱을 다운 받고 원하는 신용·체크·멤버십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이후 블루투스를 통해 클립 카드와 연결해 클립 앱에 등록된 카드를 다운받으면 된다. 현재 신용·체크카드 10개, 멤버십카드 10개, 선불형 교통카드 1개를 포함해 총 21개의 결제 수단을 담을 수 있다. 현재 등록할 수 있는 카드사는 비씨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를 포함해 총 3개사다. 연내 모든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통카드의 경우 별도 등록절차 없이 바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두개의 버튼을 통해 멤버십 카드와 결제에 사용할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분실과 도난에 대비해 보안도 강화했다. 사용자는 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등록된 잠금기능(패턴락)을 풀어야 한다. 토큰 방식을 탑재해 복제와 해팅 우려를 덜었다. 클립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분실 신고를 하면, 즉시 카드사의 토큰 정보를 모두 삭제해 타인이 사용할 수 없다. 클립 카드의 가격은 10만8000원(부가세 포함)이다. 제휴 카드사와 선보이는 신규 상품 신청 시 함께 구매할 수 있다. 클립 앱에서 하나카드의 'CLiP Top10 카드'를 신청 후 사용등록을 하면 클립 카드가 발송된다. 전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캐시백을 해줘 소비자의 부담을 낮췄다. 롯데카드와는 내달 중 제휴 상품을 출시한다. 이외에도 온라인 마켓인 올레샵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채널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KT는 이를 통해 금융거래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올해 초 KT 신년전략 워크숍에서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금융거래 ▲ 재난·안전 ▲기업·공공가치 향상 5대 플랫폼을 그룹 미래 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클립 카드를 카드 및 멤버십 기능 외에도 금융사들과 협력해 현금카드, 금융 OTP 등을 추가하고 금융상품의 유통플랫폼을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올해까지 30만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2020년까지 200만 가입자와 연간 거래금액 27조원 목표를 달성해 KT가 금융·통신 융합사업 1등 기업임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