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너도나도 '인공지능(AI)'…AI 스피커가 판 흔든다
"인간이 오감(五感)을 활용하는 것처럼 인공지능(AI)도 결국 오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 네이버와 라인이 인공지능(AI) 프로젝트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1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베일을 벗으며 앞으로 AI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일 벗은 네이버 'J 프로젝트'… 오감 가진 AI로 승부수 이날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이 공개한 AI 플랫폼 '클로바(Clova)'는 음성에 특화된 기존 AI와 달리 인간의 오감을 모두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클로바는 인간의 오감에 해당하는 '클로바 인터페이스', 두뇌에 해당하는 '클로바 브레인'이 핵심이다. 클로바 브레인은 자연어 처리 기술,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 추천, 검색엔진 등 네이버가 강점인 다양한 모듈과 엔진이 결합됐다. 클로바 인터페이스로 인지된 감각, 상황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식이다. 오감 AI를 공개하기까지는 지난해 11월 구성된 네이버 AI 전담조직인 'J팀'이 큰 역할을 했다. 신중호 네이버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수장을 맡은 J팀는 클로바 공개로 비밀 프로젝트의 가닥을 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 공개를 시작으로 애플리케이션과 AI 스피커 등 많은 디바이스 형태로 AI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향후 파트너사도 늘리며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 이동통신 3사 등 국내 IT 업계도 AI 전담 조직을 구성하며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카카오는 네이버 J팀에 대응해 김범수 이사회의장을 수장으로 AI 기술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자체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음성인식, 영상인식, 대화형 인터페이스 등) 기반의 AI 플랫폼을 구축해 카카오의 다양한 라이프 서비스들과 연계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해당 플랫폼을 파트너들에게 공개함으로써 국내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올해 들어 AI 신설조직을 세웠다. SK텔레콤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누구사업본부'를 신설했고 KT는 'AI 테크센터',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사업부'를 중심으로 AI 기술 고도화에 몰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 업계들이 AI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것은 '제4차 산업혁명'을 AI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전담 부서를 통해 의사결정 체제도 빠르고 사업의 진행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AI 스피커 '각축전'…차별화가 관건 네이버는 올해 AI 서비스를 내놓을 디바이스로 AI 스피커를 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시장은 AI 스피커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올 여름 아마존 '에코'와 유사한 AI 스피커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바꾸는 자연어 처리(NLU) 기술,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 기술, 검색엔진 기술 등에서 한국과 일본에 최적화된 성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검색, 번역 서비스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AI 스피커보다 정보 면에서 특화된 스피커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에는 지난해 SK텔레콤이 시장에 출시한 AI 스피커 '누구'와 KT의 셋톱박스 기반 AI 스피커 '기가지니'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시중에 나온 AI 스피커 또한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누구'는 IBM의 AI 플랫폼 '왓슨'을 기반으로 데이터와 음성인식 기술력 등을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사장은 MWC 2017에서 "SK가 IBM과 파트너가 돼 왓슨을 도입한 것은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어 음성인식이 뛰어난 SK텔레콤 기술을 활용해 애매한 명령을 해도 소통이 가능한 한국형 AI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는 AI 스피커뿐 아니라 커넥티드 카, 가전제품, 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AI 플랫폼이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라인은 가상 홈 로봇을 '게이트박스'를 내놓은 일본 스타트업 윈클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클로바를 탑재한 AI 로봇 출시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대부분이 스피커를 선보이고 있지만, AI은 차량, 스마트폰 등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며 "미래에는 AI로 어떤 서비스를 보일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