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간 갈등 치닫는 항공업계
-코로나19에 직격탄 맞은 항공업계…빈 곳간에 노사 갈등↑ -항공업계 노동자들, 급여부터 일자리까지 '불안불안'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난을 겪자,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기내 면세품 판매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 추진을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사항을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사업부의 매각이 결정된 배경에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의 여파로 맞은 유동성 위기가 자리한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없자, 최근 들어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지원 받기로 하면서, 내년 말까지 약 2조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사측의 사업부 매각에 유휴자산 매각이 우선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앞서 대한항공은 사업부의 매각 이전 유휴부지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매각으로 자금을 확충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노조는 서울시의 계획으로 인해 사업부 매각 등 노동자의 고용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며 투쟁을 이어왔다. 대한항공도 이 같은 노조의 반대를 의식한 듯,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동조합과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만남을 갖고 회의나 협의를 한 적은 없었다. 일단 피켓 투쟁을 시행할 것이다"며 "유휴자산을 먼저 자구책으로서 매각하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회사는 기내식 사업부를 먼저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라서 이견이 좁혀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M&A가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료를 체납했다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사측이 노조에 3월부터 5월분에 해당하는 직원들의 4대 보험료에 대해 향후 지급을 보증한다는 확인서를 써주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시계제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그때 당시 지급 보증 확인서를 돌려보낸 이후로 아직 안 건네주고 있다. 7월 유무급 여부 때문에 노사 협의를 집중하고 있어, 일단 보험료 체납 관련해서는 홀딩됐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도 한 때 노사 간 체불임금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지만 'M&A'의 무산 가능성 앞에 힘을 합치는 듯한 모습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급여의 40%만을 지급하고, 이후 무급으로 일관해 현재까지 알려진 체불임금만 약 2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15일까지 체불임금을 포함한 미지급금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혀, 사측을 비판하던 일부 노동자들도 2개월 분량의 임금 반납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