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천체관측교육' 15초만 마감…뿔난 학부모 "인원 늘려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이 천체관측교육 관련 지역민들의 높은 선호에도 불구, 참가 인원을 한정해 논란이다. 천체관측교육은 지난 8일 접수가 시작된 지 15초 만에 마감 돼 학부모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교육 신청 방식이 어려운 데다 접속 시스템 오류 등 문제가 있었지만 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9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은 대전 내 초등학교 1~3학년 대상으로 천체관측교육 2회차 접수를 지난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했다. 접수 마감은 오는 12일 오후 6시까지, 교육은 25일 하루 일정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교육은 접수가 시작된 지 15초 만에 마감됐다. 오전부터 접수 시작을 기다렸다 10시에 맞춰 들어 간 대다수 학부모들이 신청을 하지 못 했다. 한 학부모는 "출근 후 눈치를 보면서도 10시 정각에 사이트에 접속해 신청했는데 이미 접수가 마감돼 있었다"며 "우리 아이에게 좋은 교육과 경험이 될 거 같아 시간에 맞춰 들어갔는데 마감 돼 너무 당황스러웠고, 한편으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천체관측교육은 과학체험과 천체관측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경우 가족과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가족 간 유대감 형성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하지만, 한정된 교육 인원으로 접수가 일찌감치 마감됐고, 홈페이지 접속도 원활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편이 컸다. 신청 조건도 까다로웠다. 대전에 재학 중인 학생만 신청이 가능했고, 교육은 1년에 1회 참여로 제한했다. 더구나, 교육 신청 시 홈페이지 접속 증가로 종료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ID당 1회 접수만 인정, 접수 후 사후 정보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연구원이 접속 인원 폭증으로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연구원은 잘못 입력된 정보에 대한 책임이 신청자에게 있다며 시민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교육 양도는 불가능, 불참 시 2년 간 천체관측실 운영 프로그램 참여 제한 등 까다로운 조건도 제시했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참여 인원을 최소화 해 학생과 학모들의 교육 참여 기회를 제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릴 지는 예상 못 했다"며 "학부모들 관심이 많아 1회차 교육 때보다 참여 인원을 늘렸음에도 역부족이었고, 5명의 예비 신청자를 따로 받아 놓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홈페이지 접속 증가 시 운영 시스템이 불안한 점은 예전에도 지적 받았지만 아직 개선을 못 했다"며 "이번에 참석 인원을 더 늘릴 수는 없고, 내년 인원 확대와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면 더 많은 학생이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올해 천체관측교육 뿐 아니라 천문우주교육, 가족과 함께하는 별 축제 등 교육이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참여 인원 제한, 시스템 불안 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원은 2023년 천체관측실 주요사업 추진 계획을 통해 천문우주 관련 찾아가는 학교교육과정 제공, 지역사회 연계와 가족과 함께하는 축제 등을 각급 학교와 관계 기관에 안내했다. 특히, 연구원은 올해 처음 도입된 '찾아가는 천문우주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낮에도 실시해 천체 관측을 위해 야간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고덕희 연구원 원장은 "올해 역점 과제인 천문우주교육 지원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미래 인재의 발걸음에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육 참여 인원은 제한하고, 접속 시스템 오류는 현재진행형이어서 천체 관련 교육 활성화, 인재 육성 취지와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학부모는 "찾아가는 천문우주교육, 부모와 함께하는 교육을 한다면서 인원을 한정한 것은 운 좋게 접수된 사람만 교육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접속 폭증을 예상 못 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고, 1차 때 문제가 있었음에도 전혀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자 교육"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