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작년 해외 영업익 늘었지만..'언 발에 오줌 누기'
외환은행 실적 1위, 우리·신한 뒤이어 국내은행의 지난해 해외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점포 수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계 해외영업 현황'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억2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억5000만 달러)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이들 은행은 현재 해외 36개국에 총 10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자산은 873억3400만 달러였다. 해외수익 1위 은행은 외환은행으로, 이 기간 25개 해외점포에서 1억34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총 자산은 181억7400만달러다. 이어 우리은행은 22개 점포에서 1억24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신한은행은 18개 점포에서 영업이익 1억1700만 달러를 냈다. 뒤이어 산업(13개 점포, 1억500만 달러) IBK기업은행(7개 점포, 7200만 달러) 하나(7개 점포, 3900만 달러) 국민(9개 점포, 2700만 달러) 수출입은행(4개 점포, 800만 달러) NH농협은행(2개 점포, 200만 달러) 부산은행(1개 점포, 100만 달러) 순이었다. 대구은행은 1개의 해외 점포에서 1억41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익은 없었다. 하지만 해외 실적 증가세에도 국내은행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감소했던 해외점포 수가 최근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1998년 114개보다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외환은행의 경우 과거 외환업무를 주로 취급한 업무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익 상위권에 포진한 산업·기업·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김정훈 의원은 "은행의 해외점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2005년 88개까지 감소했다가 점차 회복하고 있다"면서도 "전세계 금융업계가 저성장·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 혁신을 위한 경쟁에 전념하고 있는 것에 반해 국내 금융업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돼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업계의 구조개혁과 해외시장 개척 및 혁신을 위한 유도책 등 관련 대책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