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한.하나…금융사 CEO 교체 '태풍'
농협금융 회장, 신한은행장 교체 임박 내부-외부후보 경쟁 치열할 듯 농협·신한·하나 등 주요 금융그룹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뽑힌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최근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임종용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임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데 따른 것이다. 직무대행 자리에는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경섭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꼽힌다. 이어 이사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돌입한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한 1명,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이뤄진다. 이들 5명 중 4명이 찬성해야 한다. 농협금융 사외이사는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 김준규 전 검찰총장, 손상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 4명이다. 농협금융은 외부 헤드헌팅업체 추천 등으로 후보군을 만들고, 이들 가운데 3~5명을 추려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후보자를 뽑는다. 내부 후보로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임 회장과 지난해 예금·대출·펀드·퇴직연금 등 각 부문에서 시중은행 중 성장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실적을 거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지주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외부 출신이 올 가능성도 있다. 농협중앙회와의 관계에서 밀리지 않을 '힘 있는' 외부 출신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 앞서 농협금융은 신동규 전 회장이 중앙회와의 갈등으로 물러났지만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임 회장이 취임해 경영을 안정시켰다. 그만큼 차기 회장도 장관급 정도의 중량감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의견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지난 2013년 2월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된다. 그는 금융위원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위원장을 맡기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내 농협과도 인연이 깊다. 이밖에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투병 중인 신한금융은 오는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차기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사장의 선임을 논의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특히 한 회장의 의중이 차기 행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신한은행장은 2017년 임기가 끝나는 한 회장의 후계자 경쟁에서 강력한 현직 프리미엄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번 행장 선임은 신한금융의 미래에 중요한 일로 평가받는다.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임영진 신한은행 부행장(현 행장 직무대행) 등이다. 다만, 차기 행장은 '신한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사장이 극심한 내분 사태를 초래했던 신한 사태는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다.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위성호 사장과 임영진 부행장은 라응찬 진영으로, 이성락 사장은 신상훈 진영으로 분류된다. 김형진 부사장과 조용병 사장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 진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의 임기도 내달 만료된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실적이 좋은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이미 작년에 연임했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3명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23일 후보자 3명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어 결과를 미리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의 재임 시절 농협금융이 약진했고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선임 후 KB가 급격히 정상화됐다"며 "CEO 경쟁력은 이제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인 만큼 올해 금융권 CEO 인사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내부 검증과 여론의 평가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