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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애완견 논란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의 25.7%였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통계다. 개를 기르는 '반려견가구'가 전체의 71.4%로 가장 많았다. 자식 처럼 키우는 애완견이 대접받는 시대다. 어느 날 후배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농반진반으로 이런 말을 했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부잣집 개(犬)로 태어나고 싶다고. 집을 사기도, 행복하기도 힘든 세상에 대한 푸념이었다. 최근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그 표현의 주인공은 제1야당(더불어민주당) 대표. 얼마나 억울하고, 언론이 미웠으면….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발언을 한 것일까.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은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 처럼 주는 정보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단체는 며칠 후 성명을 내고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며칠 동안 애완견 논란이 이어졌다. 야당 대변인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당 대표를 후안무치하게 기소한 데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그냥 받아쓰기 하는 행태에 대해 언론학에서 널리 공인되고 있는 '워치독', '랩독'이라는 공식적인 용어를 인용해서 항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치독(Watchdog)'은 감시견이란 뜻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을, '랩독(Lapdog)'은 권력의 애완견을 뜻한다. 모든 기자가 워치독의 역할을 하고 있진 않다. 그렇다고 기자를 애완견으로 깎아 내린 것은 대권가도를 걷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다. 야당 대표는 지난 1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언론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저의 부족함 탓이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정치는 다른편도 포용하고, 바꿔가야 하는 길이다. 미워하고, 편을 갈라선 승률이 낮아진다. 언론이나 정치 모두 점수로 따지면 낙제점이다. 도긴개긴(도진개진)이다. 한쪽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옷걸이 옷을 아래로 당기기보다 올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언론을 그렇게 깎아 내려서 얻을 것은 많지 않다. 언론도 정치도 정도를 걷고, 자기발전을 꾀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한민국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진보와 보수진영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그래서일까. 직설적 표현이 잦다. 각자 '해장국언론'을 원한다. 자기 진영을 편드는 언론만 좋아한다. 상대진영을 두둔하는 기사는 보지도 읽지도 않는다.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해도, 기자를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무시해도 절반은 반발하지만 절반은 속시원하다고 두둔한다. 양쪽이 반반씩 나뉘어진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번 애완견 논란도 마찬가지다. 절반은 시원해하고, 절반은 불쾌해한다. 다음 생에 개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에 한 후배의 대답이 걸작이다. 개도 주인 눈치를 봐야하는 신세이니 자기는 다음 생에 그냥 바위가 되고 싶다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간섭도 받고 싶지 않단다. 애완견 소리를 듣는 기자도 바위가 되는 게 나을 듯 하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4-06-20 07:20:57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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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재건축 조합원도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재건축이 착공되고 새집을 기다리는 시간이 오면 재건축조합은 명목상으로 시공사에게 집주인의 의전을 받지만 사실상 시공사에 끌려다니기도 한다. 조합 내부에 건설 분야에 경험이 있는 조합원이 있더라도 아무래도 정비계획 단계까지 일해온 집행부가 계속 가다 보니 모든 의견이 전달되기는 어렵다. 대다수 조합원들은 공사가 시작되면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재건축조합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마감재이다. 누구나 내 집에 좋은 재료를 쓰고 싶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그저 대기업이 알아서 잘 해주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입주가 시작될 때 크고 작은 품질 문제를 많이 접하게 된다. 조합원들이 직접 마감재를 지정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최근 몇몇 단지 가운데 지정마감재 비율을 90%까지 시도한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고 그에 따른 추가공사비 등이 결국 조합원이 부담하게 되었다. 거기에 물가상승, 고금리까지 겹쳐서 단지 차별화에 나섰던 일부 재건축 조합 중 모든 마감재 수준을 낮춘 곳도 많다. 건설자재의 선정은 건축학이나 구조공학과 별도로 또 하나의 학문체계를 구성할 수 있을 만큼 방대하다. 예를 들어 창호 하나만 보더라도 우열을 떠나서 플라스틱, 알루미늄 창호가 다르고 창호 두께, 열관류율(단열성능), 또한 외관상으로 일반창호인지 커튼월인지, 커튼월룩(유리패널 외관)인지, 창호 외 마감재는 어떤 것을 쓰는지 골라야 한다. 마루로 예를 들면 원목마루, 온돌마루, 강마루, 강화마루 등으로 나뉘고, 색상, 마루폭, 나뭇결, 옹이 등 각양각색이다. 전문 건설자재는 가구나 벽지처럼 카탈로그나 샘플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 외 주방가구, 조명, 현관문을 비롯한 각실의 문, 하드웨어, 타일, 위생도기, 단지 내 조경, 운동시설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더구나 지금은 사물인터넷(IoT)이 일반화되어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시대이다. 가격은 물론이고 시험성적서, 트렌드, 실제 사용성은 어떤지, 기존 시공사례 중 문제가 된 곳이 있는지, 하자보수 이행능력은 충분한지 살펴야 할 것들이 넘친다. 만일 조합이 지정한 특정업체가 하자보수를 책임지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조합이 지게 된다. 이로 인해 조합이 해산하지 못하면 조합원의 부담도 계속된다. 모든 것을 고려하여 동일금액 대비 최선의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윤을 내는데 특화된 시공사를 비난할 수는 없고, 감리사도 우선 눈에 보이는 하자를 줄이는데 비중을 둘 뿐이다. 그래서 조합은 온전히 조합의 편에 설 전문가가 필요하다. 발주 조직 내에 설계를 관리할 인력, 공사비, 일정을 관리할 프로젝트 관리 인력, 즉 사업관리자(PM)가 그것이다. 재건축 사업의 PM(Project Management)은 조합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대리해야 한다. 그 역할을 할 사람을 조합 내부의 전문가 중에서 정할 수 있으면 더 좋다. 내 집을 잘 짓고 내 돈을 아끼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제품으로만 선택지를 만들면 재건축 사업에서 흔한 조합과 시공 사 간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조합 자체 PM을 적극 활용한 조합은 자재에 대한 전문성을 갖게 되고, 이후 건설사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해도, 공사비 증액 없이 대응한 경우가 많다. 조합원의 돈으로 짓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시공사의 제안대로 '고급형 강화마루'와 같이 모호한 기준의 항목 그대로 계약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 조합에서 건설사에 자세한 사양을 요구해도 건설사는 들어주지 않을 사유를 수없이 얻게 된다. 뒤늦게 제품을 변경해도 제품의 차액만큼만 돈을 더 내는 게 아니다. 기존 자재 회사에 낼 위약금, 공사지연으로 인한 이자, 촉박해진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손해가 된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4-06-19 10:23:4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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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인적자원개발(HRD)의 서정시와 평생학습의 서사시

빅토르 위고는 위대하다. 그의 레 미제라블은 다양한 인물로 가득한데, 1부 팡틴, 2부 코제트, 3부 마리우스, 5부 장 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유독 4부만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라고 명명했다. 플뤼메 거리는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다. 인간의 순수성과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반면, 생 드니 거리는 1832년 6월 반란이 발생한 장소다. 마리우스와 파리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던 전투와 희생을 상징한다. 이렇게 두 거리는 인간과 사회, 내면과 외연, 사랑과 혁명 간에 2개의 축을 형성하며 레 미제라블의 중층적인 이야기 구조가 된다. 교육과 학습의 발달사에도 2개의 축이 있다.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 HRD)과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이다. 그 중 인적자원개발은 1969년 레오나르드 나들러 교수의 서정(抒情)에서 비롯되었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처음 석사과정 수업을 시작한 나들러 교수는 학생들에게 "왜 대학원에 왔는가?"를 물었다. 학생들의 3분의 1은 현재 직무에 필요한 훈련(training)때문이라고 하고, 또 다른 3분의 1은 미래 직무를 위해 준비할 교육(education)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머지 3분의 1은 대답이 없는 것이 아닌가. 나들러 교수는 현재든, 미래든 직무와 상관 없이 학습할 수 있는 것을 '개발(development)'이라 하고 인적자원개발론을 만들게 되었다. 또 다른 축인 평생학습은 프랑스 혁명의 교육개혁 서사(敍事)에서 비롯되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후 1791년 입법의회에서 공공교육위원회가 열렸다. 위원장을 맡은 니콜라 드 콩드르세는 모두 9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개혁법안을 제출했다. 제1장 교육의 구분에서 시작해 2장 초등학교부터 5장 리세(우리의 고등학교를 말함)를 넘어 교사와 교수의 임명(8장), 국비장학생(9장)에 이르는 교육법안은 교육이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게 접근해야 하며, 인생 전체에 걸쳐 지속되어야 한다는 평생학습론의 출발이었다. 출발은 다르지만 2개 축은 교차하고 상호작용하게 되어 있다. 플뤼메 거리가 서사시로 바뀌고, 생 드니 거리에 서정시가 흐르듯이 말이다. 인적자원개발은 기업과 조직의 발달을 말하는 네러티브가 되었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능력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생산성 향상, 직무 만족도 및 업무 효율성 증가 등이 주된 목표가 되었다. 평생학습은 혁명의 서사에서 발원했지만 인간의 생애 감동과 정서를 담아내는 서정시로 발달했다. '생을 위한 교육(for life), 생을 통한 교육(through life), 전 생애에 걸친 교육(throughout life)'으로 확장하였다. 그러면서도 인적자원개발과 평생학습은 지식과 기술의 습득이 개인의 발전에 필수적이며, 학습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4-06-17 15:52:2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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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어머니의 유리눈

한 아이가 친구의 석판을 훔쳐서 집에 가져왔다. 그런데 어머니는 야단을 치기는커녕 아이를 칭찬해 주었다. 이번에는 아이가 망토를 훔쳐왔다. 어머니는 또 칭찬해 주었다. 이런 일은 계속 되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던가! 이 청년은 큰 도둑이 되었다. 붙잡혀서 법정에 서게 된 청년은 재판관에게 어머니 귀에 대고 할 말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관이 허락하고, 어머니가 청년의 입에 귀를 갖다 대자, 청년은 어머니의 귀를 물어뜯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게 무슨 짓이냐!" 그러자 청년이 말했다. "제가 처음 석판을 훔쳐왔을 때, 어머니께서 꾸짖어 주셨다면, 지금 이 법정에 서 있지 않았을 겁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서양 속담에 '어머니의 눈은 유리 눈이다.'라는 말이 있다. 유리는 모든 빛을 통과시켜버리고, 무엇 하나 걸러주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눈에는 자식의 잘못이나 나쁜 점이 걸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머니가 냉정하게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지 않으면, 아이도 어머니도 불행해 진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교감선생님의 뺨을 때리고,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단조퇴를 선생님이 막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학교는 해당학생에 대해서 '등교 정지'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등교 정지기간에 이 학생이 자전거를 훔치다가 들킨 것이다. 이번에도 학생은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들은 어머니에게 상담과 교육을 권했지만, 어머니는 이를 거부해 왔다고 한다. 오히려 어머니가 아동학대를 주장하면서, 학교로 찾아와 담임선생님을 폭행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어머니에게 자식은 한없이 사랑스런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아이 말부터 듣게 된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자기중심적으로만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엄마에게 자신의 잘못은 빼고 이야기하기 쉽다. 아이의 말만 들으면, 선생님들이 잘못한 것 같고, 친구들이 나쁜 것 같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지 않고 아이의 편을 들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점점 더 강화된다. 자식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누구나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가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생님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저런 극단적인 행동의 이면에는 학생 본인의 마음속 고통이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마음 속의 절규가 폭력적인 성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담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부모가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면, 아이는 치료받을 기회를 잃고 방치되어 버린다. 이런 경우에는 가장 큰 피해자는 해당 아동 자신이 되는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존재가 자식이다. 내 고통은 견뎌도, 아이의 고통은 견디지 못하는 존재가 어머니다. 그러나 좀 내려놓아야만 한다. 어떤 아이도 선하고, 착하고, 아름답기만 한 성장과정을 거칠 수는 없다. 우리들 역시 어렵고 힘든 역경과 고통을 통해서 성장해 오지 않았던가? 아무리 유리눈이라 하더라도, 아이의 잘못을 거를 수 있는 눈물 한 방울 정도는 남겨 두어야 한다. 김준형 / 칼럼니스트(우리마음병원장)

2024-06-17 14:43:43 구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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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근육을 키우는 단백질의 보고 '고등어'

기력이 쇠해지기 쉬운 여름이 오면 기력 보강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매일 보양식을 먹을 수는 없으니 영양가 높으면서도 저렴하고 맛도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바로 '고등어' 같은 재료 말이다. 고등어는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다. 보통 보양식이라고 알려진 요리들은 그만큼 칼로리와 지방의 함량이 높다. 고칼로리 먹거리가 넘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현대인들은 오히려 보양식이 건강관리에는 해가 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고등어는 적어도 그런 염려에서 거리가 멀다. 동일한 양의 소고기(등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단백질의 함량은 더욱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2/3, 지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근래 들어 고단백 식품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며 다이어트, 헬스 등 건강과 관련된 주요 분야에서 단백질 관련 식품은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다. 단백질의 함량도 중요하지만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메티오닌, 이소류신, 발린, 라이신, 페닐알라닌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는 단백질을 '양질의 단백질'이라고 하며 고등어는 양질의 단백질원에 속한다. 근육의 합성과 피로 회복 등에 주요한 역할을 하기에 영양제, 보충제의 형태로 아미노산을 많이 섭취하는데 불필요한 성분의 섭취나 과잉 섭취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고등어와 같은 양질의 단백질원을 평소 음식으로 먹는 게 바람직하다.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좋은 식재료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다른 성분의 함유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포화지방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으로 대표되는 불포화지방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로 잘 알려져 있다. 고등어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을 청소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성분이기 때문에 뇌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성장기 청소년은 물론, 성인병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성인 누구에게나 고등어는 좋은 음식일 수밖에 없다.

2024-06-17 05:11:56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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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회생회사 상대 소송시 당사자는 '회사' 아닌 '관리인'

소송절차에서 회생회사가 당사자가 되는 경우, 회생회사는 어떻게 표시돼야 하는가? 일반적으로는 한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든, 파산절차에 들어가든, 회사를 소송상 당사자로 하는 경우에는 그대로 회사의 이름만을 적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가 회생절차 진행 중인 주식회사 B회사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하려고 한다면, A는 피고란에 '주식회사 B'를 기재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B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고 관리인이 선임되면, B회사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서는 관리인이 당사자가 된다(채무자회생법 제78조). 관리인은 법원으로부터 선임돼 법원의 감독을 받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직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부여된다(채무자회생법 제81조).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사의 업무 수행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권한은 관리인에게 전속하기 때문에(채무자회생법 제56조 제1항), 당연히 그와 관련한 소송도 관리인이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A는 '주식회사 B'가 아니라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B의 관리인 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 부분은 회생회사의 실무자들도 많이 헷갈리거나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으면 회생회사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되는데(채무자회생법 제59조 제1항),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과 관련이 있는 것은 어차피 회생계획에 의해 확정이 되기 때문에 보통 소송절차가 그대로 종료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소송의 내용이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과 관련이 없는 경우라면 회생회사는 기존과 그대로 소송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당사자를 '주식회사 B'에서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B의 관리인 C'로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걸 법적 용어로 '소송절차를 수계한다'고 말한다. 즉 B회사는 소송절차수계신청을 통해 당사자를 관리인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회생회사인 원고가 별도로 당사자의 표시를 원고의 관리인으로 정정하지 않았음에도 그대로 당사자를 회생회사인 원고 자체로 기재해 판결을 선고한 경우, "원고가 당사자적격이 없는 회생회사를 당사자로 표시했다면 법원은 소장의 당사자 표시만에 의할 것이 아니고 청구의 내용과 원인사실 등을 종합해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확정된 당사자가 관리인이라면 당사자의 표시를 관리인으로 보정하게 한 다음 심리·판단해야 하고, 확정된 당사자가 회생회사라면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소를 각하해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2다68279 판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후713 판결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18572판결). 이처럼 당사자 변경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소가 각하될 위험을 감수해야 하므로, 회생회사나 그 상대방은 소송상 적절한 당사자 표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4-06-16 11:59:3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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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脫'국장', 누구 탓일까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脫'국장', 누구 탓일까 "1991년에 취직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가 됐는데 작년에 30년 넘은 계좌를 정리하면서 따져보니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3배 못 올랐는데 S&P500 지수는 15배 올랐더만. 좀 더 일찍 미국주식으로 갈아타지 않은게 크게 후회될 뿐이야" 32년 직장생활을 마치고 백수생활에 돌입한 지인을 만나 들은 푸념이다. 요즘 현역 은퇴가 한창인 1960년대생,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오랜시간 직장에 충실하며 자식교육에 열정을 쏟아붓고 차곡차곡 재산을 모으며 살아온 소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대체로 직장생활 초기에는 주로 저축을 통해 재산을 불리거나 집장만에만 몰두했지 주식투자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사태와 닷컴버블 시기를 지나면서 주식투자에도 눈을 돌렸다. 이들이 개미투자자의 원조쯤이다. 적어도 내 주변의 대다수는 현재 '직장'은 없더라도 '개투'를 평생직업으로 삼아 열심히 '국장'(국내주식시장)과 '미장'(미국시장)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들은 20년 넘게 희노애락을 함께 한 '국장'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자신이 줄곧 '보이지 않는 손'에 끌려다니며 '호구'노릇을 했다는 피해의식을 키우고 있다. 특히 매달 '따박따박' 받아온 급여가 끊기고부터는 이전에 알토란같은 '내 재산'을 털어간 무언가에 무척 분개해 한다. 그럴만 하다. 개인의 해외직접투자가 허용된 2006년말 코스피지수는 1434선이었는데 S&P500은 1418, 나스닥종합지수는 2415였다. 지금 코스피는 2700선으로 88% 수익에 그쳤는데 S&P500, 나스닥은 그동안 사상최고치를 끝없이 경신하며 각각 5447, 1만7725선에 와있다. 300%, 600%에 이르는 경이로운 수익률이다. '국장'이 '허당'이란걸 깨달은 많은 개미들이 '미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증권계좌를 유지하면서 적지 않은 자산을 탈탈 털려본 은퇴개미들은 국장에 대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올들어 이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약 11조5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미국주식은 8조4000억어치(60억7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그 결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금액은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며 821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미장'투자 열풍은 코로나19사태 초기인 2020년부터이다. 당시 보유금액은 91억달러에 불과했는데 4년여만에 거의 9배수준으로 불었다. '미장'열풍은 일단 극명한 수익률차이에서 시작된다. 올들어 S&P500지수는 13%올랐는데 코스피지수는 2.5% 상승에 그친다. 펀드 수익률은 17% 대 3%이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개미들은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책, 기업밸류업프로그램도 믿지 않는 분위기이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필수적인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방안이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무엇보다 이사 역할 정립이나 일반주주에 대한 책임 강화, 뿌리깊은 재벌경영 구조를 혁파하는 방안 등을 내놓지 않는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요원하다는게 대체적 여론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국장'투자 축소계획도 개미들의 '미장'행에 불을 지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중기투자계획(자산배분)을 짜면서 국내채권 비중을 현재 29.2%에서 20.5% 낮추면서 국내주식도 14.2%에서 13%로 줄이기로 했다. 내년에만 0.5%p 축소한다. 기금규모가 1100조원인데 현재 기준으로 11조원 감축하며 내년에만 5500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팔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기대수익률이 낮은 자산을 감축하는 차원에서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는 국내자산을 우선 감축하고 해외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해외주식은 33.0%에서 35.9%로 2.9%p늘린다. '국장'의 최대 큰손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를 줄이고 미국주식 등 해외주식을 두배로 늘린다는데 국장이 견뎌낼 재간이 있을까. 여기에 후진적 자본시장 세제도 '개투'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줄기차게 요구해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3중과세를 당하며 국장을 지킬 애국심은 사라질 것 같다. '국장' 생긴 내내 어리숙하게 당하기만 했던 개투들이 이번에는 눈치를 챈 것일까. 밸류업프로그램이 '개미무덤' 유인책이란 걸.

2024-06-13 17:05:44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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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40>풍수지리에서 파타고니아까지…몬테스의 도전

목표가 컸던 만큼 남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답습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칠레에선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프리미엄 와인에 도전했고, 포도밭이라곤 없던 곳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동양의 풍수사상을 반영해 양조장을 지었고, 와인이 익어가는 셀러에서는 종일 그레고리 성가를 틀었다. 아무리 포도가 자라기 천혜의 환경이라는 칠레라도 이런 혁신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칠레 와인의 위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의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은 이달 한국을 방문해 인터뷰를 갖고 "각각의 포도품종에 적합한 테루아를 찾고, 경사면에 포도밭을 조성한 것이며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늦은 밤 사이 포도를 수확하는 것 모두 몬테스가 최초"라며 "여기에 포도 재배에는 더 할 나위 없는 고립된 낙원같은 환경이 더해져 몬테스의 아이콘 와인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몬테스의 와인들은 순리에 따른다. 존재하는 중력으로만 이동할 뿐 일체의 펌프나 동력을 이용하지 않는다. 몬테스 회장은 "양조장의 가장 높은 곳에서 수확한 포도를 투입해 한 층 아래 발효 탱크로 흐르도록 하고, 다음 단계에 필요한 탱크가 다시 아래에 위치하도록 한다"며 "와인이 가능한 자연스럽고 좋은 상태가 유지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와인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풍수사상에 따른 양조장이나 성가 음악 등이 와인 뿐만 아니라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몬테스 알파 엠'은 몬테스를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준 와인이다. 2012년 미국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다. 프랑스의 샤토 오브리옹 등 1등급 와인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슈퍼투스칸 사시카이아, 미국의 오퍼스원 등 쟁쟁한 와인을 모두 제쳤다. 알파 엠은 보르도 그랑크뤼 급을 목표로 카버네 소비뇽에 카버네 프랑과 메를로 등을 섞어 전형적인 보르도 블랜드 방식으로 만들었다. 맛의 깊이와 느낌이 고상하고 귀족적이다. '몬테스 퍼플 앤젤'은 카르미네로 품종으로는 보기 드문 아이콘 와인이다. 이날 시음한 2008년 빈티지는 1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매끈한 보라빛으로 여전히 숙성 잠재력이 남아있음을 보여줬고, 실크같은 부드러움과 힘이 공존했다. 아이콘 와인으로 새로 선보인 '몬테스 뮤즈'는 카버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이다. 직설적이지만 우아하고 신선하다. 뮤즈는 몬테스 회장이 와인메이커로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영감과 도움을 준 여성들에게 헌정하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일흔이 넘었지만 몬테스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구 최남단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을 담은 와인을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맛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일명 파나고니아 프로젝트다. 산티아고에서 1200㎞ 남쪽으로 떨어진 파타고니아에 포도밭을 일궜다. 파타고니아는 남반구지만 남극에 가까워 춥다. 와인과 포도 재배에 대한 상식과 통념을 완전히 뒤엎은 발상이다. 몬테스 회장은 "파타고니아의 서늘한 기후로 알콜 도수 11.5도 안팎의 스파클링 와인만 가능하다"며 "즐거운 산미에 남쪽의 신선한 해풍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와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4-06-13 16:05:39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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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AI의 오·남용 대책마련 시급하다

인공지능(AI)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더 커밍 웨이브(The Coming Wave)'란 저서를 통해 AI와 합성생물학 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지난 2016년 3월, 바둑9단 이세돌을 격파하면서 본격적인 AI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딥마인드를 10년 이상 이끌면서 AI의 개발에 열정을 쏟았던 술레이만이 이런 경고를 한 것은 누구보다 AI의 특징을 그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술레이만은 불, 바퀴, 전기의 발명이 인류 역사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했듯이, AI와 합성생물학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앨빈 토플러가 주장한 '제3의 물결'처럼 AI가 새로운 물결(wave)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AI나 합성생물학이 가져다 줄 충격파가 큰 만큼 그에 따른 오·남용의 위험성도 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단돈 몇천달러만 있으면 유전자 조작 도구를 구입해 지구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생물을 만들 수 있으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어 언제든 인류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AI산업은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자동차처럼 통제불능의 상태다. 지금 이순간에도 정부나 민간기업에서 AI를 도입했거나 하겠다는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AI는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24시간 수많은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으며, 갈수록 더 정교해지면서 인간의 '감정'도 학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AI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경쟁에 뛰어드는 기업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동이 가능하도록 하드웨어적으로 뒷받침할 반도체 기술도 빨라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속성상, 서로 경쟁하는 구도에서 이를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AI를 드론이나 로봇에 탑재하면 영화 '터미네이터'가 실제로 구현되는 건 시간 문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미래가 되는 것이다. 술레이만은 AI나 합성 생물학의 오·남용에 대한 대안으로 '억제(containment)'란 기능이 필요하다고도 제시했다. AI의 기술발달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 사회가 적절한 견제를 위해 억제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술레이만뿐이 아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의 전현직 직원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AI 기술에 의해 야기되는 심각한 위험을 알고 있다"면서 "이런 위험은 기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부터 조작과 잘못된 정보, 잠재적으로 인간의 멸종을 초래하는 자율적인 AI 시스템의 통제 상실까지 다양하다"며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AI의 오·남용에 대한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지한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AI규제법'을 최종 승인해 오는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알고리즘 책임법안을, 중국은 '생성형 인공지능서비스 잠정 관리 방법'을 통해 AI를 사용해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의 허용 범위, 준수 의무, 위반 시 조치, 벌칙 등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도 AI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뿐 아니라 정부와 국회도 관련연구와 법제화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

2024-06-12 16:12:2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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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작가 경력과 분별의 시각

미술이라는 고급 콘텐츠를 거래하는 거대한 상업 플랫폼인 아트페어. 한국의 아트페어는 숫자 면에서 압도적이다. 약 15년 전만 해도 30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2021년엔 80여개로 치솟았고 현재는 100여개를 웃돈다. 고만고만한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가 20여개가량 난립하는 것도 그렇지만 한해 이렇게 많은 아트페어가 열리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아트페어가 넘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관심이 높아서일까, 아니면 경제성장으로 인한 대중들의 미술품 구매력 상승 때문일까. 그럴 수도 있다. 아트페어의 과잉은 어느 하나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각각의 요소들은 맞물려 있을뿐더러, 미술 작품 컬렉션을 투자의 대안적 개념으로 보는 시대 흐름 등도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가장 정답에 가까운 건 '작품의 팔릴 가능성'이다. 고객 유인 효과에서도 그렇고 작품 판매의 여지 측면에서 역시 군집 형태가 개인전 혹은 개별 화랑에서의 전시보다 낫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소규모 아트페어와 개인 및 공공기관, 기업 주도형 페어들도 동일한 맥락에서 생겨난 것들이다. 아트페어의 수만큼 생산자인 작가들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하지만 아트페어가 작가들에게 반드시 경제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 돈 내고 참여하는 아트페어라면 판매 부진 시 발생하는 손해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이나 예쁜 꽃 그림, 기타 장식용 그림과 부적 같은 작업이라면 모를까, 판매 수익은 고사하고 작품 운송료조차 건지지 못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명성, 독창성, 적절한 가격대, 기술적 완성도, 취향, 트렌드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탓이다. 아트페어는 경력 면에서도 그리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아트페어에 출품하는 빈도가 잦을수록 그 작가에겐 '페어 작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게 된다. 페어 작가란 '상업 작가'와 동의어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가 시행하는 예술가 지원 제도의 다수는 작가들이 상업적인 활동과 거리를 두더라도 창작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다. '화폐'로 치환해야 할 수단으로서의 미술과 '사회적 의사표시'로서의 미술을 구분한다. 작가 경력에 있어 무게감이 약한 또 하나는 공모전이다. 등용문 역할을 맡고 있지만 가치 있게 쳐주지 않는다. 솔직히 어떤 공모전에서 어떤 상을 받든 대단하게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일부일지라도 심각한 비리의 역사를 갖고 있어 인식이 좋지 않은데다 생활 예술인들의 무대로 보는 게 현실이다. 협·단체들의 돈벌이 수단이라는 시각도 공모전 경력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이유다. 물론 공모전은 전시 기회가 적은 신진 작가들에겐 그나마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장이 되곤 한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기회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최선의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대안 공간이나 신생 공간에서의 전시, 뜻을 같이하는 작가들끼리 뭉쳐 치르는 임시 공간에서의 실험적인 전시 경력보다 결코 낫지 않다. 작가 경력에 있어 유의해야 할 예는 또 있다. 바로 삼류 상업 갤러리와 어울리면 3류 작가가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떤 화랑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느냐는 경력에 매우 중요하다. 이 밖에도 별 볼 일 없는 10번의 전시보다 공신력 있는 공간에서 여는 한 번의 개인전이 경력에 훨씬 유리하며, 기획전일지라도 수준 낮은 작업의 작가들이 즐비하다면 가급적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 궁극적으론 경력에 반영된다. 아트페어 홍수다. 이런저런 전시들이 숱하게 개최된다. 하지만 대개는 의미를 갖지 못하고, 참여가 곧 가치 있는 경력으로 치환되는 것도 아니다. 창작 활동의 연속성과 예술가로서의 성취를 원한다면 작품성만큼 무언가를 제대로 분별하는 시각 또한 중요하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4-06-12 10:50:05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