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서로 다른 전략으로 전장부품 사업 강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전장부품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하만 인수 이후 전장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자율주행운행 승인받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체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사업본부(VC사업본부) 신설 이후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유럽 자동차 조명업체 ZKW의 매각 본입찰 참여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전장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부품 사업 강화를 위해 각각 새로운 방향을 설정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으로 인한 부재로 대규모 M&A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자율주행 자동차 추진을 발표하며, 완성차 제조보다는 다른 자율주행차 회사에 소프트웨어와 센서 공급업체가 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았으며,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운행을 승인받았다.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 대변인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자율주행차 시험을 승인해줬으며 도요타 프리우스 1대, 아우디 A3 2대 등 모두 3대에 적용된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이 승인한 운전면허시험장 자율주행차 테스트 기업 목록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애플, GM, BMW 등 세계적인 자동차 및 IT업체가 등록돼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도요타 프리우스나 아우디 A3에 탑재해 테스트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허가 받은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의 경우 라이다(LIDAR, 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3차원 기술),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고 딥 러닝 알고리즘을 적용, 스스로 도로환경을 파악하고 장애물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자율주행시운전 면허 취득 목적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체적 시운전 일정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에 대한 M&A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와 최근 ZKW를 인수를 위해 본입찰에 참여했다. 인수금액은 1조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ZKW는 1938년 설립된 차량용 조명 부품업체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중국, 멕시코, 체코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지난해 9억6850만유로(약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체 기술로 사업을 강화해왔다. 이번 인수는 LG전자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접점을 늘리고 자동차 부품사업 확대를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조회공시를 통해 "당사는 미래성장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오스트리아 자동차부품업체 ZKW 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는 LG전자가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전장사업에서 빠르게 매출을 늘리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LG전자가 ZKW 인수에 성공하면 전장사업에서 매출 10조원 달성시점을 2년 이상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