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 해도 안되는 헬조선"…대한민국 청년의 분노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20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야권 정치인의 입에서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을 일컬어 '헬조선이다', '망한민국이다'라고 자조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내일에 대한 희망과 공정한 보상에 대한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신당 창당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좌절과 포기는 비단 야권 정치인의 눈에만 대한민국의 중대한 문제로 비친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현재 최우선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게 최우선 목표다. 박 대통령도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한민국 청년들의 좌절과 포기는 단순한 일자리 문제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의 결과물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청년들의 좌절과 포기를 부르고 있다.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는 청년들이 인식하는 대한민국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았다. 대한민국은 이들에게 "돈을 많이 벌수록 세금을 더 적게 내는 국가, 빚지고 토굴같은 단칸방에서 죽지못해 사는 자들이 재벌의 인생을 걱정해주는 국가"이자 "회사는 직원의 사생활에 간섭하는게 당연하지만, 직원은 회사의 내부사정에 간섭하면 실직당하는 국가"이다. 또 "기업이 애국심으로 돈버는건 아름다운 일이지만, 국민이 기업에 애민심을 요구하면 피해의식에 찌든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되는 국가"이고 "내 돈은 국가 돈이고, 국가 돈은 기업 돈이고, 기업 돈은 재벌 돈이고, 재벌 돈은 매년마다 최고치를 갱신하는 국가"이다. 재벌 대기업에 대한 신랄한 인식이다. 일반 사회의 모순에 대한 인식 역시 신랄하다. 대한민국은 "대학교수가 여학생을 강간하고 남학생을 착취, 학대, 구타, 인분을 먹여도 다른 교수들이 탄원서를 써줘서 피해학생이 나쁜 놈이 되는 국가, 그 교수에게 이쁨 받으려고 사건의 원인을 피해학생의 내성적이고 비사교적 성격탓으로 매도하는 자들이 학교친구인 국가"이다. 또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는 국가"이자 "매국노가 고위층이 되어 잘만 살아가는 국가, 군대면제된 매국노의 후손들이 군필한 일반 국민들에게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호통치는 국가"이다. 청년들은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성수저설(인간은 날 때부터 물고 태어난 수저의 재질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신조어) 이론이 완벽히 성립됨을 입증한 표본국가"로 인식한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똥수저 등으로 세분된 암묵적인 신분제도가 헌법 위에서 군림한다는 인식이다. 게다가 모순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고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이들은 비판한다. 대한민국은 이들에게 "흙수저와 똥수저도 '노오오오오오력'(노력의 강조 표현)하면 언제든지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다"고 강요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이들에게 "세상 모든 문제가 내 마음가짐에 달린 문제인 국가, '열쩡'(열정의 강조 표현)과 노오력 두 단어로 모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국가, 사회가 잘못돼서 취업을 못해도 개개인의 노오력이 부족해서 취업이 안되는거라 말하는 국가"이다. 또 "국가의 문제가 생기면 국민성금을 모아야 하는 국가, 그러다 정작 국민한테 문제가 생기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국가, 문제를 해결해달라 주장하면 체제를 위협하는 빨갱이나 선동분자가 되는 국가"이다. 이들은 모순의 해법으로 "대한민국에서 탈출"을 말하거나 "죽창을 달라"와 같은 과격한 체제전복 발언까지 언급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모순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