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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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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새 대통령과 금융수장

#. 조선 중기에 허균이 지은 논설문 호민론(豪民論)이 있다. 잘못하는 군주를 그대로 따르는 항민(恒民), 그를 원망하는 원민(怨民), 견디다 못해 직접 바꾸겠다고 나서는 것이 호민이라고 썼다. 이번 선거는 결국 항민보다 호민이 많았다. 현 대통령이 정권 말기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로 국민들은 정치보다 정권의 교체를 원한 셈이다. 한 표라도 적으면 지는 게 선거다. 패자도 깨끗이 인정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할 터. 현 정권이 집권 기간 동안 좋은 것만 본 것은 아닌 지, 듣고 싶은 것만 들은 것은 아닌 지, 한 번 정한 것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밀어 붙인 것은 아닌 지, 우리편만 옳고 남의 편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 지…. 한 명 만이 살아 남는 '오징어 게임'이 끝났다.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 승자와 패자. 표 차이(24만7077표)를 보면 승자도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이번엔 비극이 없어야 한다. 승자의 포용과 탕평을 기대한다. 오만하지 않은 승자의 여유를 보고 싶다. 뺄셈과 나눗셈 보다는 덧셈의 정치를 바란다. 많은 민초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품격'을 원한다. 먼저 서로의 앙금을 털기 위해 패자를 만나라. 혀로 상처를 준 상대를 보듬어야 한다. 있는 죄는 단죄하되 없는 죄를 만들지 말자. 비극은 또다른 비극을 만든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공정과 상식이면 충분하다. #. 국민통합과 포용에 이어 지금 급한 것은 경제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기업실적 회복 등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다시 변수가 등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원유값 등 물가가 치솟고 있다. 유가급등은 우리 산업에 직격탄이다. 실적이 급전직하 할 수밖에 없다. 기업 펀더멘털 훼손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물가상승 속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정권을 빼앗긴 문재인정부가 손을 놓지 않길 기대한다. 마지막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은 놀라운 기록이다. 그만큼 믿는 국민이 많다는 의미다. 코로나19 극복과 경제를 끝까지 챙겨 다음 정권에 바통을 넘겨야 한다. #. 경제와 금융은 자본시장의 근간이다. 새 대통령이 금융당국 수장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이번 정권에선 금융권에 잠깐 몸을 담았던 어설픈 전문가나 시민단체, 교수 출신이 금감원 수장을 맡았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 첫번째 금감원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되면서 6개월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또 한 명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2주만에 자리를 물러났다. 3년 임기를 채운 윤석헌 전 원장은 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동시다발적으로 압박해 징계를 추진했다. 하지만 역풍이 불었다. 민간 금융수장은 제재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금까지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제재였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금융소비자라는 '나무'만 보고, 집값 급등 등 '숲'을 보지 못했다. 실패한 부동산정책은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방아쇠였다. 금융당국 수장을 잘 앉혀야 하는 이유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자리 보전만 생각한다. 낭떨어지에서 맞바람을 맞으며 견딜 수 있는 내공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수 십 년 간 나라의 녹을 먹으며 일한 공직자, 관료가 제격이다. 정치인 만큼이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이 나라의 경제와 금융시장을 이끌어야 한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3-10 08:45:2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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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告(사고)] 오는 22일 '2022 100세 플러스 포럼' 시즌1

-'염블리' 염승환의 주식 '픽(Pick)' 강연 -세무사 호지영의 부동산 '세(稅)테크' 전략 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이 오는 3월 22일(화) 오후 2시 '2022 100세 플러스 포럼'을 개최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물가상승으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언택트시대의 재테크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메트로신문은 고령화 시대 재테크를 모색하는 '주식·부동산의 미래, 언택트시대 재테크 전략'을 통해 그 해답을 모색합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에 리스크 관리와 재테크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포럼에선 은퇴준비 전문가인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를 비롯해 '증시염탐정', '염블리'로 유명한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투자 유망종목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대선 이후 부동산 세테크 전략에 대해 호지영 세무사(우리은행)가 알토란 같은 강연을 펼칩니다. *행사명:2022 메트로 100세 플러스 포럼(시즌1) *주제:주식·부동산의 미래, 언택트시대 재테크 전략 *일시:3월 22일(화) 14:00~17:00(VIP 티타임 13:40~14:00) *장소: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컨벤션홀) *방식:선착순 현장참가 신청 및 웨비나(온라인으로 진행) *문의 및 참가 신청:(02)721-9826, e-메일 forum@metroseoul.co.kr(사전등록 참가비 무료, 현장등록 5만원) *주최:메트로신문(메트로경제)

2022-03-08 10:13:37 박승덕 기자
[분양캘린더] 의왕고천 등 사전청약 3877가구

이번주에는 4차 민간 사전청약 아파트가 쏟아진다. 오는 9일 대통령선거 때문에 모델하우스 오픈은 쉬어간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3월 둘째주에는 전국 18곳에서 총 6779가구(오피스텔·임대·신혼희망타운·민간 사전청약 포함, 행복주택 제외)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번주는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57%)이 민간 사전청약물량이다. 이번 4차 민간 사전청약 물량은 수도권, 광역시를 비롯해 지방 중소도시까지 골고루 분포해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곳(의왕고천, 인천검단)과 광역시 1곳(울산다운2), 지방 2곳(아산탕정·남청주현도)에서 진행된다. 공급가구수를 살펴보면 ▲인천검단 815가구 ▲의왕고천 810가구 ▲아산탕정 368가구 ▲울산다운2 1293가구 ▲남청주현도 591가구 등 총 3877가구다. 한편 한 주간 수요자들의 관심이 대선에 집중되는 만큼 건설사는 견본주택 오픈시기를 늦추는 분위기다. 견본주택 오픈은 1곳이며, 당첨자 발표는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 등 14곳, 계약은 9곳에서 진행된다. 신영건설은 오는 11일 경기 파주시 동패동 701-2 일원에 건립하는 '신영지웰 운정신도시'의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지하 2층~지상 20층, 7개동, 전용면적 84~100㎡, 총 606가구로 조성된다. 같은 날 일신건영은 경기 이천시 마장면 양촌리 354 일원에 들어서는 '휴먼빌 까사포레'의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5개동, 전용면적 62~84㎡, 총 338가구 규모다.

2022-03-06 11:14:5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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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6>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1836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6>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1836년) 자세히 보아야 예쁜 예카테리나, 푸가조프, 그리고 타란티노 18세기 중반 러시아에서 짜르를 참칭한 푸가초프의 농민 봉기를 배경으로 귀족 계급의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러시아 근대소설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작품. '푸가초프의 난'은 러시아의 근대의 길목에서 일어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눈보라 치는 밤 그리뇨프가 나중에 푸가초프로 밝혀지는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 사내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나며 소설이 전개된다. ◆'푸가초프의 난' 1836년에 발표한 '대위의 딸'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38살의 젊은 나이에 결투를 벌이다 숨진 1837년의 1년 전 작품이다. 원한 인생의 결말은 아니었지만 자신 인생의 결산작인 셈이다. 간단히 역사소설인데, 역사소설에서는 역사에 방점을 찍었는지 소설에 방점을 찍었는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대위의 딸'의 역사 소재는 '푸가초프의 난'이다. 당시 러시아는 근대적 국민국가와 거리가 멀었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봉건 왕조 내에 '계몽적' 변화가 있었다 하겠지만, 근대성과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정도였다. '푸가초프의 난'은 1773년에서 1775년 사이에 일어난 계몽군주를 자임한 예카테리나 대제 치세(1762~1796년)의 사건이다. 서유럽에서는 얼마 뒤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 근대로 직진한다. '푸가초프의 난'이 일어난 러시아는, 농민 반란이란 기본적인 성격에서 드러나듯이 이 사건 이후에도 봉건성이 여전한 절대 왕정, 그것도 가장 후진적인 절대 왕정이 확고했다. 그런 사회상을 바탕으로 소설이 전개되었음을 유의해야 한다. 소설 속의 직접적 배경은 1773~1775년이지만 푸시킨이 글을 쓴 시점은 1836년이다. 그사이에 러시아에서는 나폴레옹의 침략에 맞선 1812년의 조국전쟁과 1825년의 데카브리스트의 봉기가 있었다.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를 집필한 동기이자 소재인 조국전쟁은 러시아 근대사의 거대한 전환점에 해당한다. 실패한 쿠데타 데카브리스트의 봉기 또한 러시아 혁명사의 서장에 해당할 정도로 의의가 크다. 계몽군주 예카테리나 대제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노제에 기반한 채 자본주의의 맹아조차 없는 후진적이고 폭력적인 군주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러시아에서, 당시에 지배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군인들을 중심으로 1825년 12월 니콜라이1세 즉위에 맞춰 반란이 일어났다. 러시아어로 12월을 '데카브리'라고 하고, 12월에 일어난 봉기이기에 12월당원(黨員) 즉, '데카브리스트'의 봉기라 한다.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봉기 자체는 허망하여 아마추어처럼 그저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니콜라이1세에 진압당하고 만다. 러시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푸가초프의 난'과 비교하면 반란의 성격과 양상, 규모가 달랐다. 그러한 역사적 상황을 곧바로 겪은 뒤인 1836년에 쓴 소설인 만큼 시대에 대한 푸시킨의 고민이 당연히 녹아들어 있다. 역사적 사건을 보는 데는 시점이 중요하다. '푸가초프의 난'을 소설의 무대로 파악할 때 푸시킨은 데카브리스트의 봉기 이후에 '푸가초프의 난'을 바라본다. 데카브리스트들은 농노제 폐지와 입헌 군주제 수립을 통해 근대국가로 전환을 기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푸시킨 시대에 아직 새로운 전망의 싹이 움트지 않았다. 그렇지만 좋은 작가는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말하지 않을 수 없기에 푸시킨은 열린 희망의 결말을 선택하게 된다. 로맨스 소설이라 할 '대위의 딸'에서 의미찾기는 간단하지 않다. 민족 문제와 봉건성의 문제가 모두 등장하지만 전면적이거나 독자가 간단히 알아챌 만큼 치열하게 또는 과학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동화로 읽힐 수 있을 만큼, 무성의하게 여겨질 정도로 느슨하고 가벼운 터치 속에서 민족 문제와 봉건성이 흩어져 있다. 이런 문제를 이렇게 편하게 다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푸시킨에 따라다니는 러시아 근대 소설의 문을 연 작가라는 평가에서 오히려 그에게 아직 근대 소설의 기법이라든지 하는 것에 관한 치열한 고민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보기에 따라 너무 평이한 결말과 우연성에 입각한 안이한 해피엔딩이 동원된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러시아 근대 소설의 리얼리즘과 리얼리티에 정면으로 접근한 수작으로 인정받는다. ◆소박한 사실주의에서 담아낸 예민한 시대의식 우선 푸시킨이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요주의 인물로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쫓겨나기도 한 그는 작가로서 항상 짜르의 검열과 감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충족되지 않은 엄혹한 상황이 '대위의 딸'의 안이함의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푸시킨이 선각자로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였겠지만, 그에게 그의 시대가 부여한 한계 같은 게 목격된다. 아마 그때까지 그나마 현실성 있는 대안이 1825년 데카브리스트의 봉기였을 터다. 여기엔 젊은 군인들을 중심으로 데모를 벌여 입헌 군주제를 주장한 낭만성이 결부된다. 짜르체제의 봉건성을 전격적으로 뛰어넘어 러시아 혁명사에서 실제로 선보인 철의 정당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공화국 수립과 같은 급진적인 흐름은 아직 나타나기 전이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격화는 20세기 들어서이고 서유럽의 사실주의 흐름도 푸시킨 시대보다 더 뒤쪽의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사실주의 실마리는 상당히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소박한 사실주의' 속에다 민족과 봉건성 문제를 모두 집어넣으면서 러시아 근대사의 중요한 장면의 하나라고 할 사건을 배경으로, 그 격동 속 남녀의 사랑을 잡아낸 게 '대위의 딸'이다. 그래서 외양상 마치 사랑이 승리한다, 휴머니즘이 정답이다는 식으로 결론을 맺은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모호성 가운데서 소설은 민족 문제와 절대 왕정에 따른 봉건성 문제를 다룬다. 의도한 방식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진지함을 회피하는 또 다른 방식의 진지함이었을 수 있다. 사랑은 물론이고, 나중에 소비에트연방에 실제로 표면화한 민족 문제,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 불거졌던 봉건성의 문제가 다 버무려져 있다. 그런 것들이 전혀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게 잘 결합하여 로맨스의 배경인 양 비치기에 고전의 지위를 지키고 있을 법하다. ◆타란티노와 푸시킨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에서는 1969년에 일어난 할리우드 배우 샤론 테이트의 실제 살해사건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각각의 배역 사이의 극중 우정과 결합한다. 그것처럼 '대위의 딸'에서 '푸가초프의 난', 그리고 그리뇨프와 마샤의 로맨스가 결합한다. 역사 속에 일어나는 두 사건을 결합해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낼 때는, 결국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샤론 테이트 사건을 고유 명사로 처리했듯이 '대위의 딸'에서도 푸가초프라는 인물을 실제 인물로 처리해서 역사성의 두드러짐 같은 것을 진열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실제' 샤론 테이트 사건을 다루면서 마지막 13분 동안에 타란티노식의 화끈한 결말로 사건을 뒤집어버렸지만 '대위에 딸'에서는 사건이 뒤집히지 않는다. 비교적 역사에 충실한 방식을 취한 '대위의 딸'에서는 '푸가초프의 난'이 전편(全篇)에 흩어져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사건을 마지막에 집중적으로 배치해서 한 번에 모아 말아서 때리는 타란티노식 영화 기법을 쓴다. '대위의 딸'에서는 로맨스와 역사적 사건이 구분 없이 합체한 모습이 나타났다. 비유로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삼겹살식 구성이고, '대위의 딸'은 마블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마블링 방식에서 놓치기 쉬운 것은, 삼겹살은 비계가 구분되기에 명확하게 비계의 양을 짐작할 수 있고 살이 많은지 비계가 많은지 따져볼 수 있지만, 살과 비계가 섞여 있는 마블링에서는 실제 비계의 양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텍스트로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훨씬 더 재미있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까 얼핏 작위적이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그것은 작위적이지 않게 만드는 작위일 뿐이다. 마블링이 좋으면, '대위의 딸'이 그렇듯, 다소 어색할지언정 작위적이진 않다. '대위의 딸'이 하려던 얘기가 뭘까. 가족이나 인간 또는 휴머니즘 같은 보편성 주제로 귀결한 것으로 보이기에 어쩌면 헷갈릴 수 있지만 역사소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푸시킨은 사랑과 가족, 인류애라는 범용 주제를 그리면서 이 소설에서 절대 역사성을 놓치지 않았다. 소비에트 작가들이 푸시킨을 위대한 스승으로 추앙한 이유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나오기 훨씬 전에 푸시킨이 소설로 포괄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역사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른바 전형성의 문제라든지 계급성으로 각성한 인간의 모습, 이런 것들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다룰 수 없었다. 다루지 않은 것들은 피해갈 수 있다. 죄가 많으면 은총이 많다고 했는데 죄가 없으면 정죄도 없다. 사소한 것이지만 끝마무리를 하는 방식에서 역사소설이 가져야 하는, 사실과의 거리에 관한 고민이 개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별도 단락으로 처리함으로써 그 시점 자체를 투과해 당시의 역사에서 현재에 이어지게 하거나, 당시의 역사 상황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자연스럽게 현재로 성취하도록 만드는 장치도 된다. 인간에 주목한 소설로 혹여 되게 어설프게 쓴 것 같다고 느낄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어설프지 않은 장점이 많이 있는 듯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글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3-03 09:39:48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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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5>미하일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1966년)

본디오 빌라도와 예수, 사탄이 함께 행복해지는 소설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미하일 불가코프의 대표작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그의 사후 26년만인 1966년에 발표됐다. 불가코프가 1940년 3월 사망하기 3주 전까지 실명의 고통을 무릅쓰고 10여 년 분투하며 완성한 작품이다. 한때 잘 나가는 극작가였던 불가코프는 한순간에 '국내 망명 작가'가 돼 계속되는 상연 금지와 출판 금지 속에서 지병과 투쟁하며 필생의 대작을 남기고 분노 속에 죽었다. 비운의 작가 불가코프의 이 작품은 소비에트에 대한 풍자소설,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소설, 그리고 현란한 문체의 카니발소설로 읽히며 독자로부터는 물론 작가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수를 못박은 본디오 빌라도를 소재로 한 소설 이 정도로 방대한 규모의 작품을 이 정도의 확고한 장악력으로 집필한 작가는 많지 않다. 무엇보다 소재 면에서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자장에 강력하게 포섭된 서양에서 화가·음악가는 물론이고 많은 작가가 성서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 했지만, 본디오 빌라도를 붙들고 이렇게 완성도 높은 소설을 쓴 사람은 불가코프 말고는 없을 것이다. 소설에는 세 공간이 등장한다. 예루살렘, 모스크바, 그리고 너머의 공간. 대표 인물로는 예루살렘에 예수와 빌라도, 마태가 있고, 모스크바에는 거장과 마르가리타가 있다. 볼란드는 두 세계를 연결하는, 너머의 세계에 속한 존재이다. 세 공간 중 이야기가 전개되는 두 축은 2000년이란 시간 간격을 둔 예루살렘과 모스크바이다. '파우스트'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파우스트'에 나오는 그레트헨이나 메피스토펠레스에서 얼핏 마르가리타와 볼란드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무대의 규모와 웅장함은 '거장과 마르가리타'가 '파우스트'를 능가한다. 세계관과 주제가 다르다. '파우스트'의 주제가 고전적인 진리와 구원 같은 것이라면,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진리와 구원은 물론 사회 비판, 풍자, 사랑, 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읽기에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다. 만화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덮고 나면 심오한 주제의 무게에 체할 수도 있다. 예루살렘을 묘사하는 데에는 작가가 20세기 초반 사람이기 때문에 당대의 신학 연구 동향을 참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예수를 비롯하여 빌라도, 유다, 바라바, 가야바 등의 형상화엔 당대의 한계가 투영되었겠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굳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 다만 이 소설에서 그린 빌라도가 실제 본디오 빌라도와 분명하게 달랐으리란 점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 빌라도는 그려진 것처럼 지식인이 아니었고, 잔인하고 출세 지향적인 용병 스타일의 무장(武將)이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빌라도가 예수를 죽인 사람임에도 기독교 일각에서는 그를 성인으로 만들어 추앙했다. 예수 사후에 제자들이 기독교를 만들면서 기독교가 유대교의 소수 종파로 남아 있다가 로마 권력과 제휴하며 제국의 종교가 되는 경로를 걸었고,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핍박받는 상황에서 이처럼 로마제국 내에서 선교하다 보니 친로마적인 태도를 보였다. 빌라도가 로마를 대표하는 인물이기에 빌라도를 척지는 것은 선교전략과 약간은 충돌했다는 관점이 가능하다. 성서의 기록에는 빌라도가 자신은 죽이기 싫어하면서 주변의 압력에 밀려 예수를 죽인 것으로 돼 있다. 여기서 예수가 신성 모독에 따른 투석형으로 죽지 않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십자가형은 로마 형벌이다. 빌라도는 예수를 죽이기 전에 이미 많은 사람을 십자가형으로 죽인 경험이 있다. 변방인 나사렛의 청년을 십자가에 못 박는 데에 1초도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기록된 빌라도의 모습은 후대에서 만들어진 역사일 확률이 높다. 빌라도는 이 소설에 묘사된 것처럼 그렇게 고뇌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오히려 그 고뇌는 거장을 통한 고뇌였다. ◆예루살렘과 모스크바 소설에서 예루살렘은 모스크바와 겹쳐진다. 직접 겹쳐지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매개 방식으로 겹쳐진다. 볼란드란 존재를 통해서 두 공간이 이어지고, 모스크바에 사는 거장이 쓴 소설을 통해서 빌라도가 묘사되어 두 공간이 연결된다. 후자는 흔히 말하는 액자 소설이라기보다는 상호 간섭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뫼비우스 소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속의 소설과 소설 속의 현실이 상호 간섭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현실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온다. 보통 액자 소설이 이렇게 간섭까지 일으키지 않고 영향과 파장 정도만 드러내는 것과는 판이하다. 마지막엔 소설과 현실이 혼동된다. 볼란드는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다. 예루살렘에서 빌라도 옆에 있었고, 마태 옆에도 있었고, 거장과 거장의 후계자 격인 시인 베즈돔니 등 모두의 옆에 있다. 기독교에서 보통 사탄은 타락하여 추방당한 천사라고 말하는데, 볼란드를 사탄이라고 규정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다. 결정적으로 볼란드와 예수 사이에 대립 관계라 할 만한 것이 없다. 우열 관계도 명확하지 않다. 마지막에 보면, 예수가 마태를 보내서 안식을 주라고 부탁을 한다. 성서의 기술로는 예수가 물러가라고 하며 공격해야 할 존재에게 소설에서는 오히려 부탁을 한다. 공간의 겹침 외에 인물의 겹침이 목격된다. 예수와 거장. 예수는 예루살렘에서 당대 기득권의 박해와 사회적 소요 속에서 희생당한 젊은이다. 소설에서 빌라도는 예수의 억울한 죽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예수를 살해한 사람이면서 역설적으로 예수의 무죄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기득권의 핍박은 모스크바에서 재현돼 문학을 통한 거장의 핍박으로 이어진다. 다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예수와 거장이 의미상 중첩되며 거장은 불가코프의 대리인이자 분신이다. 소설가는 자신을 시대의 핍박을 받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랬다. 예수가 사후에 부활이라는 형태로 새로 살아났듯이 거장도 부활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살아서 인정을 못 받고 핍박받은 불가코프도 죽어서 이 소설로 어마어마한 이름을 얻게 된다. ◆만 이천 번의 보름달을 보면서 괴로워한 뒤에 얻는 구원 이 소설이 미완성이라고 지적되는 이유 중 하나가 거장이 죽었는지 납치당했는지 헷갈리게 써놨다는 점이다. 앞뒤를 다르게 썼다. 어디서는 죽었다고 돼 있고, 어디서는 납치됐다고 돼 있다. 개인적으로 죽었다고 쓰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맥락과 관계를 보면 아무튼 사라지기는 해야 하는데, 납치라고 하면 SF영화인 '에이리언'이 돼버리고, 죽어야만 종교 영화가 된다. 소설에서 중요한 장면은 통념이 어떠하든 빌라도가 예수의 죽음으로 괴로워했다는 것으로, 불가코프가 이 소설에서 설정한 핵심장치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 그리고 역사에 (끔찍하게) 남은 일을 함으로써 2000년 동안 고독과 후회 속에서 산 빌라도는 거장의 소설을 통해서 구원을 받는다. 이게 소설 속 소설의 힘이다. 거장이 빌라도에 관한 소설을 쓰고, 예수가 읽고, 나중에 빌라도와 예수가 걸어가면서 화해한다. 이런 빌라도의 캐릭터에 비추어 빌라도가 스탈린을 상징한다고 주장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어떤 이들은 볼란드가 스탈린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소설에 소비에트 비판이 뚜렷하지만 불가코프가 특정한 인물로 스탈린을 상징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스탈린 체제를 우화처럼 전반적으로 모스크바에 깔아버린 듯하다. 2000년을 왔다 갔다 건너뛰면서 종국에 빌라도가 구원을 받고, 거장은 안식을 받는다. 볼란드는 두 세계를 넘나들다가 너머의 세계로 사라진다. 볼란드는 한 마디로 편재(遍在)한다. 앞서 볼란드가 예수보다 상위의 존재로 느껴진다고 했는데, 단적으로 볼란드의 세발의자가 이러한 위계를 뒷받침하는 건 아닐까. 세발의자가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떠올릴 수 있기에, 불가코프의 소설에서 볼란드를 조금 더 높은 신의 개념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하지 싶다. 이 책에는 판타지와 로맨스가 있고 종교와 구원에 관한 얘기, 사회 비판이 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과는 닮지 않았다. 전형성과 계급성이 없다. 당시 러시아 상황에서 불온한 서적으로 간주될 만하다. 인류 문명 전체에서는 당연히 탁월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미완성이라고 한다. 몇 가지 부정확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긴 소설을 조용히 혼자 은밀하게 쓰다 보니 노트북도 파일도 없는 상황에서 작가가 실수했을 법도 하다. 병마와 싸우며 죽음 직전에 간신히 마무리했으니 그럴 소지가 다분하다. 빌라도는 만 이천 번의 보름달을 보면서 괴로워한다. 자기의 과오때문에, 한 번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죽지도 않고 그 밤이 오면 계속 괴로워한다. 그 저주가 거장의 소설을 통해서 풀린다. 거장도 마르가리타와 함께 안식을 찾으니 아무튼 이 소설은 해피엔딩이다.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가 러시아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면,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세계의 현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비운의 작가 불가코프에게 이것이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할까.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2-24 08:46:3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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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대선과 회색코뿔소

#. '대통령 선거가 50년 우정도 두동강 내버릴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음을 새삼 느껴 봅니다. 3월9일이 빨리 지나갔음 좋겠습니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지인이 올린 글이다. 직접 묻지 않았다. 짐작은 간다.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언쟁이 벌어졌을 터. 장단점이 오가고 이래서 된다, 안된다며 옥신각신. 코로나19로 사적모임도 줄어든 요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임에선 대선 얘기가 안주로 자주 등장한다. 뜨거운 감자다. 술까지 곁들여지면 고성이 오가고 주장이 엇갈린다. 결말이 좋지 않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대선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맘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누가 될 것 같냐고 물어 온다. 궁금하지 않다고 말하기엔 답변에 너무 정성이 없다. 충청도 사람인 것이 다행이다. '글쎄요'라고 답한다. #. '작은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배어나오면 이내 밝아지고/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되고/변하면 생육된다/그러니 오직 세상에서/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 23장이다. 차기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대선 후보 모두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최근 여야 대선후보 4명이 맞붙은 세 번째 TV토론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 '코로나 시대 경제 대책'과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주요 주제였음에도 벗어난 질문과 답변이 많았다. 삐지고, 무시하고, 무지하고, 고성과 딴청, 동문서답…. 품격있는 토론 자체를 기대한 것이 잘못이었다. 감동이 없었다. 각 당의 토론전략이겠지만 후보의 의지와 정성이 필요하다. 네거티브보다 리더십과 비전(정책)을 보여주고 감동을 줘야 한다. 그래야 표심이 움직인다. 누구에게 투표할 지 마음 속에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내편네편으로 극명하게 갈라져 있는 현실이다. 한 명만 살아남는 '오징어 게임'. 누가 되든 희망은 크지 않다. 게임이 끝나면 또 두 편으로 갈라지지 않길 바랄뿐. #.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가계부채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862조1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작년 한해만 134조1000억원의 가계빚이 불어났다. 지난 2020년(127조3000억원)보다 증가액이 많다. 최대 기록인 2016년 139조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려스러운 것은 가계빚에서 2030세대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의 가계대출은 작년 6월 말 기준 458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1705조원)의 27%를 차지했다. 실제로 작년에 서울 아파트의 41.7%를 20~30대가 샀다는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도 있다. 재테크에 열심인 요즘 젊은이들은 주식시장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청약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투자와 재테크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금리인상, 차기 대통령 등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는 위험을 의미하는 '회색 코뿔소'가 오고 있다. 정성을 다해 대비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2-24 06:00:10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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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투자바람' 부산까지?

아파트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주목을 받으면서 부산에서도 바람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노후화된 산업단지 인근에 지식산업센터를 적극 유치하는 분위기다. 또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5년 만에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 특히 1990년 조성된 신평장림일반산업단지 주변인 부산지하철 1호선 신평~동매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리드원부산 지식산업센터 등 5~6개 단지가 이르면 상반기 중 분양될 예정이다. 오는 3월 공급될 '리드원부산' 지식산업센터는 지하철 신평역에서 약 400m 떨어진 역세권 입지다. 지상 28층, 연면적 11만8210㎡으로 조성된다. 건물 높이 120m의 초고층으로 강·바다 조망권을 고려해 설계됐다. 화물차량이 지상 10층까지 올라가는 드라이브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주차대수는 1000여대로 법정(387대) 대비 3배에 가깝다. 지하철 동매역 인근에 들어설 '서부산 스마트 T타워'는 지하 3층~지상 20층, 연면적 11만2372㎡ 규모며 지상 7층까지 화물차량 진입이 가능한 드라이브인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부산 센텀시티에 이어 사하구 신평·동매역 일대가 지식산업센터 클러스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센텀시티에는 지식산업센터 시세가 분양가 대비 3배 가까이 올랐지만 부지가 없어 추가 물량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낙동강을 따라 산업단지가 몰려있는 서부산권역은 부산시의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 추진을 통해 스마트산단으로 바뀌어 가면서 지식산업센터 조성에도 유리한 여건이란 평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1990년에 가동된 신평장림공단의 경우 노후화에 따른 신규 공장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지식산업센터의 관리비는 일반 건물의 10% 수준이어서 풍부한 임대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02-18 15:13:1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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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4> 마가렛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4> 마가렛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년) 소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타자화하는 주체’의 전형이다. 사실 그런 주체는 탈(脫)주체이기도 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따라붙는 평을 종합하면, 미국 남북전쟁 시기(1861~1865년)의 남부 조지아주를 배경으로 스칼렛이란 '주체적인' 여성의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 정도일 것이다. 소설은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이 아니었지만, 탈턴 쌍둥이 형제처럼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남자들은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로 시작해 그 유명한 "투모로우 이즈 언아더 데이(Tomorrow is another day)"로 끝난다. ◆덜 주체적인 여성 묘사 미국이 자랑하는 이 소설은 유장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서사와, 스칼렛에서 한눈에 드러나듯 빼어난 인물창조 등 여러모로 뛰어난 작품이다. 동시에 그 유명세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는데, 크게 흑인혐오와 여성문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이 소설 속에선 늘 두 개의 세계가 대립한다. 남과 여, 남과 북, 자유무역 대 보호무역, 흑과 백 등. 당대의 편견에 맞서 싸우면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스칼렛 오하라는 분명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활력 있게 그려진 온갖 생의 역동에도 불구하고 스칼렛은 한 번도 주체로 서지 못한다. 압축적으로 설명해 그는 크게 보면 (남자에 의해) 사랑받고 버림받는 피동적 존재이며, 동시에 계몽의 대상으로 표현된다.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그를 계몽하는 이들은 레트 버틀러나 애슐리 윌크스 등 그가 사랑한, 그를 사랑한 남자들이다. 그는 한 마디로 타자화한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스칼렛에 대칭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멜라니 해밀튼 역시 결이 다를 뿐 타자화한 주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스칼렛과 멜라니는 분명 주체적으로 곤경을 헤쳐나가지만, 그들에겐 강인한 삶의 의지와 여성적인 연대, 그리고 (남자를 향한 또한 남자로부터) 사랑만이 주어질 뿐 시대를 뚫어보는 역사성과 통찰력이 빠져 있다. 결여된 능력을 보충하는 역할은 버틀러나 애슐리 같은 남자들이 맡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요 등장인물 4명을 4분면 상에 배치하면 스칼렛과 멜라니의 타자화한 탈주체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가로축을 '역사인식', 세로축을 '시대구분'으로 하면 어울리는 두 쌍이 자연스럽게 추출된다. 새 시대에 속한 버틀러와 스칼렛은 원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스칼렛은 대각선에 위치해 잘 연결되지 않는 애슐리를 연모했으나 중국에서야 자신의 진정한 짝이 버틀러임을 깨닫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의 등장인물 스칼렛과 멜라니가 사분면의 아래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이다. 두 여인은 그들의 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두 남자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짐작할 뿐이다. 이런 소설 속 여성상은 작가 마가렛 미첼의 여성관이 반영됐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관점을 배제하고 되도록 과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작가의 (부작의(不作意)의) 리얼리즘 정신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자본주의가 도래한 이후 남성의 대응물로서 자발적이고 순응적인 타자화를 걷는 여성의 모습은 앞서 인용한 이 소설의 첫 문장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첫 문장의 사실들을 정리하면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어떤 남자들은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다 ▲그 남자들은 그 사실, 즉 스칼렛 오하라가 미인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당시 조지아 주에서 잘 나가는 저널리스트였던 미첼의 필생의 역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 소설의 첫 문장이 고작 주인공 여성의 용모를 지적한 것이라니 허망하기도 하고 절묘하기도 하다. '미인'이란 규정은 남성에 대한 성적인 매력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그녀가 미인이 아닌데도 남자들이 매료당한, 다소 억울한 상황을 모종의 부당함으로 그려내기까지 한다. 요즘의 페미니스트였다면 좀처럼 쓰기 힘들 법한 첫 문장이다. ◆새로운 미국인 스칼렛 동시에 스칼렛은 남북전쟁 즈음의 미국 남부인을 대표하며 동시에 새로운 미국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지아의 붉은 흙에 터를 잡은 스칼렛의 아버지는 아일랜드 소작인 집안에서 태어나 신대륙으로 넘어온 인물이며, 그에겐 헝그리정신이라 할까 일종의 개척정신이 있고 그것은 스칼렛에게로 이어진다. 19세기 중반에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아일랜드 인구의 4분의 1 정도가 굶어 죽었고, 굶주림을 피해서 많은 아일랜드인이 대서양을 건넜다. 소설에서 스칼렛의 아버지가 굶주림 때문이 아니라 영국인을 죽이고 도망쳐 왔다는 점에서 모종의 저항정신이 발견된다. 어머니는 남쪽에 정착한 프랑스계 혈통으로 스칼렛에서 세계시민적인 융합이 일어난다. 스칼렛 이전의 유럽 가계는 조지아의 농장에서 미국의 역사로 새롭게 작성된다. 출발점은 아버지와 그의 농장 '타라'이고, 타라와 애틀란타가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된다. 타라는 아버지 등 남부인의 세계고, 애틀랜타는 남부인과 북부인이 함께하는 새로운 미국인의 세계다. (새로운 미국인은 유럽을 계승하지, 흑인은 배제된다.) 스칼렛은 그의 아버지와 달리 이 양쪽에 걸쳐진 인물이다. 타라는 목화농장, 곧 농업을 상징한다. 애틀랜타는 상업과 자본을 상징한다. 남북전쟁은 미국 자본주의의 재편과 맞물린 사건이다. 남부의 삶이 목화와 농업을 중심으로 돌아갔다면 북부에서는 상공업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성장이 이뤄졌다. 남북전쟁이 거론되다가 실제로 터지는 와중에 '양키'와 '목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는데,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의 이항대립을 보여준다. 남부는 자유무역을, 북부는 보호무역을 선호했다. 많은 국가에서 자국의 자본주의 성장기에 유치산업(Infant Industry) 보호 및 육성을 위해 보호무역 정책을 폈다. 나라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미국이란 신생국은 영토가 워낙 넓기도 하거니와 연방이란 이름으로 느슨하게 묶여 있어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중 내부에서 하나의 노선을 정하지 못했다. 남부인은 목화를 키워 영국 등 유럽에 팔아넘겨야 하니까 자유무역이 더 이득이었고, 유치산업을 키워야 하는 북부인은 정도의 문제이지 보호무역이 불가피했다. 다만 남부의 자유무역은 노예노동과 결합하기에 순수한 자본주의 기제의 작동이라고 할 수 없다. 반쪽짜리 자본주의다. 보호무역 정책하에 국내 상공업 발전 정책 또한 각국의 발전 단계에서 두루 목격되지만, 보호무역은 언필칭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모습은 아니다. 이 두 노선 사이에서 약간의 기형적인 싸움이 19세기 중반 북미에서 일어났는데, 그것이 남북전쟁이다.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농업과 상공, 북부의 양키 문화와 남부의 '전통' 문화 사이의 대립이 소설 전편에 깔린다. '전통'적인 남부 문화에 프랑스적이고 융합적이면서 거만한 느낌을 부여한 반면 양키 문화에는 작가가 은연중에 경멸적인 느낌을 드러낸다. 아무튼 작가는 남과 북의 이러한 대립과 반목이 전쟁으로 폭발하여 시대에 녹아드는 미국 역사의 중요한 장을 기록했다. 1492년에 소위 신대륙에 유럽인이 상륙한 이후 격변을 거치며 미국이란 나라가 태어났지만 그 나라를 주도할 세력이 확립되지 않은 채 19세기 중반을 맞았다. 1776년의 독립선언이 국가 형식의 출범을 의미했다면, 100년 후에 일어난 남북전쟁은 내용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역사가 짧기에 남북전쟁은 미국인들에게 더 중요한 사건이 된다. 이 역사적 사건을 통해 미국 독립선언 이후 온존한 이질적인 요소들이 폭력적으로 정리되면서(혹은 정리되는 외양을 취하면서) 명실상부한 연방국가로 가는 과정을, 소설이 네 사람을 주축으로 한 갈등과 사랑을 통해서 그려냈는데, 총 1300쪽에 걸쳐서 그렸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재밌고 어떻게 보면 지루하기도 하다. 민주당 공화당 등 미국의 정당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에서 계속 나온다. 이름을 들으면 바로 전통과 노선을 비교적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유럽 정당과 달리,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념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유럽과 같은 뚜렷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없고, 보수에 가까운 성격에서 다시 정치적으로 분화하였기 때문이다. KKK단 등 흑인혐오의 역사와 미국 정당 형성의 모습을 소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유형의 문화 사이에서 부유하고 갈등한 스칼렛이 마지막에 타라로 돌아가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소설이 마무리되는데, 신시대와 구시대 사이의 조화를 모색하는, 희망의 결어인 셈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이 소설 마지막 문장에 대한 유명하고 창의적인 과거의 '오역'이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2-17 09:18:18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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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앤인사이트-세움테크, 유통솔루션 계약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중대형 다점포 마트 관리 솔루션 업체인 '세움테크'와 유통솔루션 및 비즈니스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차세대 마트 통합솔루션인 '토마토솔루션'으로 지역마트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있는 리테일앤인사이트는 지역마트 기반의 신선식품 배송 상생모델을 통해 지난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수도권 중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솔루션 및 밴(VAN)서비스를 제공 중인 '세움테크'는 중대형 마트에 최적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특히 다점포 관리와 수발주를 중심의 물류 솔루션에 강점을 갖고 있다. 두 업체가 손을 잡으면서 향후 발표될 '토마토 2.0'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리테일앤인사이트는 기존 마트 앱들이 채택했던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의 단순 연동 방식 대신,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토마토솔루션을 통해 POS-전사적자원관리(ERP)-앱-키오스크가 클라우드 기반에서 구동하는 혁신 모델을 가동 중이다. 세움테크는 2009년 설립 이후 10여 년에 걸쳐 축적해 온 다점포 및 수발주 노하우가 시장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업체다. 300여 중대형 마트의 선택을 받아 POS 및 VA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움테크 장현욱 대표는 "중대형 마트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안정적으로 반영해 온 세움테크만의 기술이 토마토에 탑재될 때 어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지 면밀히 검토해 왔다"면서 "토마토의 플랫폼 경쟁력과 세움테크의 검증된 노하우가 결합되어 고객사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토마토솔루션은 작년 론칭 이후 이미 전국 1500개 마트의 시스템 교체를 이끌어 냈다. 세움테크의 300여 고객사는 e커머스에 강한 잠재력을 가진 수도권 중대형 마트가 대부분으로, 토마토플랫폼의 강점인 O2O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업체들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 성준경 대표는 "작년 말 토마토 1.5버전 출시 이후 프랜차이즈 매장의 토마토 도입이 잇따르고 성공적인 다점포 운영 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토마토의 목표는 다점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도입 매장의 확대와 함께 e커머스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데 있다"면서 "세움테크의 기술 역량과 고객사 특성이 토마토의 성장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02-16 13:43:41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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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캘린더] 아파트 분양시장 기지개…7482가구 청약

아파트 분양시장이 본격 기지개를 켠다. 오는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 달리 이번 주는 분양시장이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1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번주에는 전국 12곳에서 총 7482가구(오피스텔·주상복합·공공분양·공공임대 포함, 행복주택 제외)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50.2%)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구·광주·세종·경북 등 지방에서도 공급이 예정돼 있다. 경기에서는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가 청약 접수를 받으며 충북에서는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이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모델하우스는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 등 4곳이 오픈할 예정이며 당첨자 발표는 20곳, 계약은 5곳에서 진행된다. 두산건설은 오는 15일 경기 광주시 탄벌동 일원에 공급하는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를 받는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59~84㎡, 총 693가구다. 한화건설도 오는 15일 충북 청주시 모충동일원에 짓는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를 받는다. 지하 2층~지상 29층, 21개 동, 전용면적 74~104㎡, 총 1849가구 규모다.

2022-02-13 11:06:17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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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평역 인근 초고층 지식산업센터 들어선다

부산지하철 1호선 신평역 인근에 초고층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다. 부동산개발 시행사인 태광에셋은 10일 부산광역시 사하구 신평동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28층 연면적 11만8403㎡ 규모로 조성되는 '리드원부산' 지식산업센터가 부산시의 조건부 심의에 통과했다고 밝혔다. 신평역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는 공장시설 624실, 근린생활시설 31실, 업무시설 28실로 구성될 예정이다. 태광에셋에 따르면 리드원부산은 역세권인 데다 주변 산업단지 수요에 맞춰 제조업에 유리한 건물을 설계한 것이 장점이다. 하단역과 부산 지하철 2호선을 연결하는 사상~하단선이 오는 2026년 개통예정이며 경전철로 조성될 하단~녹산선(14.4㎞)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태광에셋은 교통망 개선을 통해 낙동강을 따라 늘어선 공업지대를 개편하는 부산시의 서부권 개발방향에 맞춰 리드원부산 지식산업센터를 제조업 친화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지하1층~지상 10층에 주차장을 대거 배치, 주차대수는 1101대로 법정(388대) 대비 3배 규모다. 화물차가 지상 10층까지 올라가 공장 하역장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드라이브인 시스템을 적용, 물류효율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입주는 오는 2024년 10월 예정이다.

2022-02-10 08:20:2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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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공정과 2030세대

#. 설 연휴에 처가에 들러 식사를 했다. 그리고 하루 뒤 먼저 다녀간 조카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차를 두고 처가에 들렀던 여러 가족에게 비상이 걸렸다. 집집마다 자가진단 테스트를 해야 했다. 우리 집에서도 마찬가지. 아들이 먼저 자가진단을 했고, 음성이 나왔다. 다음은 내 차례. 걱정이 됐다. 혹시라도 양성일 경우 파급력이 크다. 주저했다. 그러나 아들은 단호했다. 아빠도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공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자식에겐 자가진단을 강요하고 부모는 머뭇거리냐는 것. 결국 아내와 함께 검사를 했다. 다행히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갓 스무살이 된 녀석이 '공정'을 얘기한다. 이것이 '이대남'의 모습인가 싶다. 20대 남성들은 정치인을 '음식점' 처럼 여긴다고 한다. 맛이나 가격 등 마음에 들면 단골이 되지만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단골이라고 소홀히 대하면 바로 돌아선단다. 또 단골 음식점에 불만이 생기면 곧바로 다른 음식점을 찾는다. 젠더갈등으로 '착한 남자 코스프레'에 지친 그들의 역습은 부모도 예외가 아닌 듯 하다. #. 2030세대에게 '공정'은 민감한 화두다. 일각에선 공정을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에 승복하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입사 시험과정이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가 지켜진다면 그 시험에 떨어져도 억울해 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030세대 일부가 문재인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린 계기도 공정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 문제와 '조국 사태'였다. 인국공 정규직 전환의 경우 서로 다른 시험과 과정을 통해 입사한 사람들을 조건없이 동일시 한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우리편이든, 남의편이든 룰을 어기면 똑같이 책임을 지거나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젊은이들의 생각이다. 우리편이니까 룰을 어겨도 된다는 생각은 누가 생각해도 정의롭지 않다. 과거 진보의 편에 서 있던 일부 젊은이들은 진보정권의 '내로남불'과 뒤늦은 반성에 실망했다. 집값은 또 어떤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5억, 10억짜리 집을 10억, 20억으로 만들었다. 현금이 없으면 집을 사지 못하게 했다. 젊은이들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며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 그래도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른 집값을 싫어하는 집주인은 없을 터. 그만큼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 20대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후보들은 2030세대에 공을 들인다. 2030세대는 대한민국의 현재이자 미래다. 잡아야 하는 표심이다. 3월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20(18·19세 포함)∼30대 유권자 비중은 전체의 32% 정도다. 40∼50대(38%)보다는 적고, 60대 이상(29%)보다는 많다. 그들의 표심이 선거 막판에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40~50대는 이재명 후보를, 60대 이상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 유력 후보들이 2030세대에게 애원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선거 막판까지 그들의 표심이 살아서 꿈틀꿈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누가 더 공정하고,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가. 누구에게 투표할 지 결정하지 못한 '스윙보터'를 잡는 후보는 누가될까. 그 사람이 청와대의 새 주인이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2-10 06:00:21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