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전략분석<3>] 전열 갖춘 윤종규號, '1등 KB금융' 올인
[금융지주 전략분석] 전열 갖춘 윤종규號, '1등 KB금융' 올인 윤종규 회장, 취임 1년 반…한국판 'BoA메릴린치' 탄생 은행·보험·증권 삼두마차 체제…금융의 '디지털화' 앞장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 탈환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KB금융은 최근 경영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조직문화를 효율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로 전열이 갖춰진 만큼 '넘버 원(No.1) 금융그룹'을 향해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KB금융을 한국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로 키우고 싶다." 윤종규 회장이 지난 2014년 12월 취임 직후 밝힌 꿈이다. BoA메릴린치는 미국 최대 소매금융회사 중 하나인 BoA가 2008년 투자은행(IB) 강자인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종합금융그룹. 윤 회장은 불과 1년 반 만에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KB금융을 국내 최대 종합금융지주의 반열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증권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판단, 1조원 이상을 베팅하며 남다른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3조7791억원, 자본금 3조3020억원 규모의 국내 5위권 증권사로, KB투자증권(6230억원)과 합치면 자본금 3조9250억원의 업계 3위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윤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로 증권부문 강화 및 시너지 확대를 통해 리딩금융그룹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KB의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리딩뱅크 위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에 더욱 기세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건전성 관리 집중…충당금↓·순익↑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국내 금융그룹 자산규모 1위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KB손해보험(27조5213억원)과 현대증권(23조7791억원)을 모두 합한 KB금융의 자산규모는 380조3659억원으로 신한금융(370조5396억원)을 뛰어넘는다. KB금융그룹의 올해 1·4분기 순이익은 5450억원으로 전분기(3471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4300억원 대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전년 동기(6050억원) 대비 순이익은 9.9% 감소했지만 지난해 1·4분기 법인세 환급(1803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오히려 28.3%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었고, 그룹 차원의 비용절감 노력으로 일반관리비 등이 감소한 것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KB금융의 1·4분기 대손충당금은 1190억원으로 전년 동기(1938억원)와 전분기(4128억원) 대비 각각 38.6%, 71.2% 감소했다.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대비해 13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았지만 부도시 손실률(LGD) 변경으로 1700억원의 충당금이 환입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일반관리비는 전분기(1조793억원)보다 2.4% 감소한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1·4분기 당기순이익으로 387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4762억원) 대비 18.7% 감소했지만 전분기(1434억원)보다는 170% 증가한 규모로 지주사 전체 순익의 71%를 차지했다. 1·4분기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은 2267억원으로 그룹 내 비은행 수익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 확대된 29%를 나타냈다. ◆WM·CIB 강화…온·오프라인 채널 효율화 윤 회장은 그룹 내 은행의 순익 비중이 쏠려있다는 점을 KB금융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아왔다. 취임 이후 보험과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건 것도 이 때문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비은행 순익 비중이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금융은 그룹이 보유한 3500만명의 고객에다 현대증권 280만명의 고객 기반을 강점으로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의 95개 점포와 기존 16개 복합점포를 바탕으로 은행 자산관리(PB) 센터와 증권 영업점을 결합한 자산관리 복합점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CIB 복합점포를 주요 산업단지 내에 구축키로 했다. 현대증권은 IB 부문 중 주식발행시장(ECM),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강점이 있는 반면 KB투자증권은 채권발행시장(DCM), 구조화금융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고객 및 채널, 자본력을 활용해 현대증권의 고객 기반과 사업영역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증권 명가(名家)라는 현대증권의 명성을 복구하겠다"고 다짐했다. KB금융은 비대면 채널은 강화하고 오프라인 채널을 효율화하는데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올 초에는 지주 내에 핀테크(Fintech)·디지털금융 총괄 조직, 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을 각각 신설하고 온·오프라인의 심리스 서비스(Seamless Service) 제공을 위한 변화를 꾀했다. 이와 함께 은행 영업점 운영체계를 단일 점주 중심으로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에 공동 대응하는 '공동 영업권(Partnership Group)'으로 개편, 영업점간 협업을 통해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스마트금융에 대응하고 있다. 윤 회장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새로운 판(板)의 주도권을 갖는 만큼 디지털금융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룹의 역량을 결집시켜 모든 부문에서 1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