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사주매입-고배당 정책…투자자잡기 총력
SK, 두산건설, 삼성물산, SK텔레콤…9~10월 자사주 순매입 KB손보·기업은행·하이트진로·세아베스틸 등 배당주 매력↑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주식시장 상장사들이 잇따라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배당 친화정책과 맞물려 상장사가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도 커졌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79%(1만원) 오른 128만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SDS(0.5%), 삼성생명(1.9%), 삼성화재(3.72%) 등 핵심 계열사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전날 삼성그룹이 오는 26일부터 주요 계열사의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또는 매입 후 소각안을,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자사주 소각, 삼성화재는 배당성향(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배당금액) 제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전통적인 주주가치 제고 수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 3대 패키지 정책 등 기업 배당 증진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이 맞물리면서 기업의 주주친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지난달 말 기준 평균 17.456%로 2013년 13.599%, 2014년 15.331%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아간 금액이 얼마인지를 나타낸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친화적인 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 종목의 주가 흐름도 호조세다. 실제로 정몽진 KCC 회장은 지난 8월 삼성물산 투자와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연간 기준 첫 적자를 예고한 포스코도 업계 최초 분기배당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임원 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달 자사주 순매입 코스피 종목은 삼성물산, SK, GS건설,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휴켐스, SK텔레콤, 대교 등 20개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종목의 자사주 매입액은 지난 8월 6394억원, 9월 7680억원으로 증가추세"라며 "이달에도 20일 기준 5000억원이 넘는 자사주 순매입액을 기록, 자사주 매입액이 늘면서 월간 거래대금 비중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올해 중반 이후 부진했던 배당주 성과 개선이 재개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은 기업 입장에서 매년 지급되는 배당보다 더 융통성 있는 주주환원 수단이고, 주주 입장에서도 세금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연말까지 뚜렷한 주식시장 상승 요인이 없다는 점도 배당주 매력을 더하고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유럽처럼 국내에서도 국채금리와 배당수익률이 역전되는 시대를 앞두고 배당주의 매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SK텔레콤, KB손해보험, 메리츠종금증권, 동국산업, 하이트진로, 블루콤, 서원인텍, 세아베스틸, 한국쉘석유 등을 고배당주 중에서도 향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종목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또 양호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배당이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되는 '배당 성장주'로 고려아연, 강원랜드, 오리온, GS리테일, 에스원, 오뚜기, 유한양행, 하나투어를 추천하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배당이 기대되는 '깜짝 배당주'에는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두산, DGB금융지주, 만도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