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중구 코로나19 확진자 적은 이유는?
서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적게 나온 자치구들은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안팎인 자치구들은 노인인구 비율이 높고 집단감염 위험이 큰 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적은 자치구는 5명의 환자가 나온 강북구다. 이어 중구 6명, 광진구 8명, 도봉구 9명, 금천구 12명, 강동구 13명 순으로 확진자가 적었다. 노인 비율이 높은 순으로 25개 자치구를 줄 세워보면 작년 기준 강북구, 도봉구, 중구가 차례로 1~3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환자가 5명으로 가장 적은 강북구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9.1%에 달한다. 확진자가 한자릿수인 도봉구와 중구는 각각 17.5%, 17.1%로 뒤를 이었다. 서울 내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자치구에서는 어르신들이 감염병에 걸릴 것을 우려해 외출을 삼가면서 지역 사회 감염 위험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2.23%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연령별 사망률을 보면 80세 이상은 23.4%, 70~79세는 10.04%로 높다. 80대는 현재 치명률 세계 1위인 프랑스 17.7%를 웃돌고 70대는 사망률 9위를 기록한 헝가리 10.2% 수준이다. 서울시 감염병관리지원단이 21일 공개한 나이별 코로나19 접촉자 현황 자료를 보면 80세 이상은 1.5%(231명)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0~9세 2.4%(361명), 70~79세 4.1%(610명), 60~69세 7.6%(1146명)가 그 다음으로 적었다. 노약자들이 바깥활동을 자제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 환자가 10명 내외로 나온 자치구(강북·중·광진·도봉·금천·강동구)에는 감염 취약시설이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해 있었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자료에 의하면 작년 기준 중구(53개), 금천구(85개), 광진구(108개), 강북구(117개)는 노인여가 복지시설(노인복지관·경로당·노인교실) 개수가 서울시 하위 30%로 적었다. 집단감염 위험이 큰 PC방은 작년 4분기 기준 중구(34개), 도봉구(50개), 금천구(58개), 강북구(70개)에 적게 있었다. 이는 서울시 평균인 83개를 밑도는 숫자다. 서울에서 일반교습학원 개수가 하위 20%로 드문 곳에 코로나 환자가 10명 미만인 중구(100개), 강북구(212개)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한편 이날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소재 집단감염 취약시설에 비접촉식 체온계 6만5000개를 보급하기로 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시는 40억원을 투입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PC방, 노래연습장, 학원 등에 우선적으로 비접촉식 체온계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5월 5일까지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시설은 운영을 최대한 자제하길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문을 열 경우 출입대장 작성, 마스크 착용, 출입 시 체온측정, 환기 등 방역지침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