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쓸 수 있나'…잇단 악재에 흔들리는 숙박앱
중소형숙박(모텔)의 이미지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며 급성장한 숙박O2O(온라인 연계 오프라인) 기업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사그라들고 있다.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부터 성매매 숙박 논란까지 휘말리며 "믿고 쓸 수 있나"라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고객정보 유출로 곤혹을 치른 '여기어때'는 현재 내부적으로 긴급대응 TF팀을 구성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직원과 공조해 침해 예상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최근 4000여명이 넘는 이용자의 연락처, 이름, 숙소 정보 등 개인 정보가 유출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해커들이 앱 이용자에게 숙박 정보를 언급하는 문자를 보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개인정보 침해가 확인된 고객께는 별도 개별 통지를 하고 있다"며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대응 TF팀 구성, 침해 예상 경로점검, 보안장비 추가 도입 등 기술, 관리적으로 보안통제 대책을 강화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안해서 못 쓰겠다", "IT 업계에서 해킹이라니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 등 질타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회사 측은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향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숙박앱 시장에 켜진 경고등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경쟁 업체인 야놀자 측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야놀자의 프랜차이즈 가맹 숙박업체 '호텔야자'의 일부 지점이 성매매 장소 제공을 방조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홍역을 치룬 것이다. 한 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흥업소를 찾은 손님이 술값을 내는 과정에서 성매매 대금을 지불하면, 유흥업소 직원들이 인근의 호텔야자로 이들을 안내했다. 성매매에 쓰이는 숙박비 대금이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수증도 공개된 상태다. 회사 측에서는 성매매 장소 제공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가맹계약서에 근거해 해당 가맹점을 즉시 가맹 해지하고 책임을 확실하게 묻겠다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야놀자 측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감지시스템을 검토하고, 성매매 고발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구체적인 예방안도 추가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음지화된 숙박산업의 양지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회사 측의 핵심 가치가 흔들려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숙박앱의 외형이 커지며 자리를 잡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 업체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프렌차이즈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몸집을 키우기 위한 사업과 광고, 마케팅에는 거액을 쓰면서 이용자를 위한 보안이나 가맹점 관리 등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지난해 야놀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120호점까지 확대했으며, 호텔, 모델, 펜션,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한 종합 숙박 서비스를 내놨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이 684억으로 전년보다 86.3% 증가했다. 여기어때 또한 월간 이용자수 200만을 기록하며, 숙박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24시간 사용자를 응대하는 AI(인공지능) 숙박 챗봇 '알프레도'를 출시하며, 서비스 고도화도 한창이다. 그러나 실적과 무관하게 야놀자의 경우 막상 덩치를 키운 가맹점, 프랜차이즈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어때 또한 '보안 e프라이버시'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했지만, 평가 기준이 엄격한 정부의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은 받지 못해 보안 투자가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O2O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신뢰확보가 최우선"이라며 "서비스, 보안 등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