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동산 전문가 전망] "저금리+유동성=집값 상승"
저금리 기조 지속과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신축년 집값도 상승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뉴시스 -저금리 기조, 유동성 확대 되면 집값 상승 이어져 -다주택자 양도세율 올리는 6월1일 이후 관건 -내년 입주물량 감소. 비 주택형 부동산이 인기.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주목 (왼쪽부터)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지원센터부장,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 임병철 부동산114책임연구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취합 신축년에도 집값은 상승세가 예상된다. 정부는 2020년 한 해 동안 부동산 규제와 주택공급으로 집값 안정을 시도했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두 손을 들었다. 올해 집값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1년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 유망 상품에 대해 전문가 5인에게 들어봤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전환점을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0%포인트 올라가는 6월1일로 예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회피매물이 나올 지 여부가 집값 향방의 중요 변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기 급등지역 추격매수 금물" 박 수석전문위원은 "3주택자가 첫 집을 팔 때 양도세차익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대 82.5%를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다주택자의 절세매물이 등장하는 것은 필연적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이 휘청거릴 정도로 매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증여 등을 통해 집을 정리한 다주택자도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에 따르면 올해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세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세수요의 다수가 중저가 아파트 매매로 전환했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나타난 중저가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매매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박 위원은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서 금리 정상화와 함께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 되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시장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 급등 지역에서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저금리+풍부한 유동성=집값 상승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지원센터 부장은 저금리 지속과 유동성 확대로 집값 상승이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가시화되면서 50억원에 육박하는 토지보상 자금이 풀리면 이 가운데 상당 금액이 다시 부동산으로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 팽창속도를 부채질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안 부장은 "2007년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토지보상 자금 가운데 38%가 다시 부동산에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대토보상을 통해 잉여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직접 투자되는 비율이 적어진다고 해도 10조원 내외의 토지보상 자금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세가가 상승하면 실제 매매가와 갭이 줄어 들어 투자자를 매매시장으로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전세가 상승은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2021년 아파트 시장도 매매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 부장은 2021년에는 정부의 세금 및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주택보다 비 주택의 수익성 부동산이 투자 대안으로 여전히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숙박과 음식업 등의 소매 상권 피해가 커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임대가 가능한 사무실, 병원 등으로 겸용이 가능한 상권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교통망 GTX가 A노선을 필두로 오는 2024년 이후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에 분당선과 신분당선을 따라 집중됐던 주거 수요가 광역 교통망을 따라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시의 발전 속도와 유통시장의 변화를 앞서가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대차 시장 가격불안 지속"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2021년은 수도권과 지방의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물량을 제시했다. 함 랩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일부는 거래시장이 숨을 고르겠지만 서울 외곽 및 강북, 경기도는 중저가 매물에 실수요자 유입 등 고가지역과의 갭 메우기 현상이 동반되며 가격 강세가 유지되고 있고, 투기과열지구 등은 전매규제가 길어 신축 아파트 유통매물이 축소되고 있다. 지방은 세종, 울산, 대전, 광주 등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가 상승이 동반되는 지역에서 매매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함 램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도 있지만 2021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22만가구 정도로 2020년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여기에 3기신도시 청약대기 수요, 보유세 등 과세 강화에 대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세부담 전가 우려가 있어 임대차 시장의 가격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 3기신도시 사전청약 물량과 수도권 유망 정비사업지의 일반분양 물량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수도권은 경기도 중저가 지역 위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지방은 울산, 광주, 대전, 세종시 등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가격 오름세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나 비규제지역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세난 장기화 가능성"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지속되는 전세 수급 불균형이 전셋값 상승과 함께 매매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월세 전환이 꾸준히 이어지고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으로 청약 대기수요가 여전한 상황 속에서 2021년에도 전세값은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전세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년 대비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지역에서는 전세 시름이 더 깊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임 책임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신규 분양 아파트와 3기 신도시 및 과천, 용산 등 신규 공급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 교통요건이 좋은 지역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에 실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공급 부족…시장 안정 요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2021년에도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건설투자의 증가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된다"라며 "정부의 주장 처럼 부동산시장을 뒤흔드는 투기세력의 존재가 사실이더라도, 현실에서는 개발호재가 선행하고 투기세력이 따른다"고 전했다. 끊임없이 쏟아진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오히려 부동산을 이슈화했으며 2021년에도 주택공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안정에는 부정적인 요소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실물주택을 단기에 얼마만큼 공급할 수 있느냐는 쟁점이 애초부터 기존의 부동산정책들과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나타난 사안이기 때문에 전세난의 조속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2020년에 시행된 임대차 2법의 목적은 임대시장의 안정이었지만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정책의도와는 달리 임대시장, 특히 전세시장의 시세급등을 초래한 것 처럼 이런 상황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연우기자 ywj96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