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마가목'

가을철 산을 붉게 수놓는 건 단풍만이 아니다.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새빨갛고 작디작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마가목 또한 장관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사할린 일대에서 자생한다는 마가목은 보이는 것만큼이나 우리 몸에 좋은 약재로 인기가 높다. 높은 산지에서 자생하는 마가목의 이름은 '봄에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싹이 마치 말의 이빨처럼 튼튼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마가목은 장미과에 속하는데 5, 6월경 피어나는 작지만 하얀 꽃이 등산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0월쯤에 빨갛게 익는 열매는 겨울에도 그대로 매달려 있다. 찬바람 쌩쌩 부는 한겨울 높은 산에서도, 여전히 가지에 매달려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 생명력만큼 좋은 성분이 마가목 열매에는 가득하다. 이 열매는 물론, 가지와 껍질까지 약재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의 삶과 건강에 대해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마가목은 중풍의 염려를 비롯하여 노년층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다. 보양 및 보혈의 약재로 쓰이는 것은 물론 비장과 신장의 기능을 보존하고 막힌 기혈이나 손발의 마비를 풀어준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에 좋은 약재이기도 하다. 붉은 마가목 열매에는 항산화 효능과 함께 염증을 완화하고 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과 비타민 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겨울철, 편도염 등 기관지에 발행하는 염증에 효과가 있으며 목에 있는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조선시대 명의 이경화 선생은,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 먹으면 서른여섯 가지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마가목술을 만들 때는 줄기나 열매를, 그 양의 3, 4배 되는 35도 정도의 증류주를 부어 반년에서 1년 정도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면 된다. 그러면 약효가 잘 우러나 은은한 붉은 빛의 마가목술이 만들어진다. 다만 아무리 약효가 있다 해도 술은 술이기에 식사를 할 때 소주잔으로 한 잔 정도 음용하는 게 적당하다.

2024-12-23 05:10:48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웹소설 창작성 표현의 보호 범위

지금까지 시대와 기술의 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냈다. 소설이나 만화 역시 전통적인 지면(紙面)의 형태에서 웹(web)용 '웹소설'이나 '웹툰'으로 변화돼 막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웹소설이나 웹툰은 단순히 소설이나 만화가 연재되는 공간이 웹으로 이동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소설, 만화라는 기본적인 특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연재되는 공간(화면을 통한 콘텐츠 소비 등)과 소비자의 변화(이동시간 등 훨씬 짧은 시간의 콘텐츠 이용 등)와 같은 전혀 다른 특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웹소설이나 웹툰 등의 고유한 특성은 법적으로도 여러 논의가 필요한 쟁점을 제공한다. 이는 콘텐츠의 창작성 인정 요건과도 관련되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웹소설'의 창작성 인정 요건에 대해서 최근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4. 21. 선고 2019가합588425 판결) 이 판결은 유사한 웹소설 간의 저작권 침해 등이 문제된 사안이었다. 법원은 어문저작물(웹소설은 여기에 해당한다)의 저작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서 실질적 유사성의 인정 요건 등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설시하는 한편, 웹소설의 특성에 비추어 본 아이디어와 창작성 있는 표현의 구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법원은 "웹소설은 ▲웹사이트에서 공개되고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되기 때문에, 작가들의 진입장벽이 낮아 대량의 작품이 출간되고 독자들의 접근도 용이하다는 점 ▲웹사이트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댓글, 별점, 실시간 인기순위 등 지표를 통하여 독자와 작가 간 상호작용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점 ▲모바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려해 연재 단위의 분량이 짧고 그에 맞춰 상대적으로 연재 주기도 빈번하다는 점 등의 매체적 특성을 지닌다. 웹소설은 특정 모티프(motif)에 기반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클리셰(cliche)의 집합체에 의해 일정 장르로 분류되고, 그와 같은 장르에 따라 '○○물'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덧붙여서 "앞서 살펴본 웹소설의 매체적 특성에 비추어 '○○물'에 따른 장르 개념은 독자들에게 대량으로 출간되는 작품들 중에서 자신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 제한된 분량 내에서 빠른 전개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친숙한 클리셰를 통해 용이하게 작품이 공감ㆍ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웹소설 작가 및 콘텐츠 공급자도 '○○물'에 따른 장르 개념에서 비롯되는 설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작품을 기획ㆍ창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서 "결국 웹소설은 특정 모티프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물ㆍ배경ㆍ사건ㆍ장면에 기초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되, 해당 장르에 내포된 전형적인 요소 중 일부를 변칙적으로 응용하거나(소위 '클리셰 비틀기') 다수의 장르 내지 모티프를 결합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창작이 이뤄지는바, 웹소설 간에 인물ㆍ배경ㆍ사건ㆍ장면이 유사한 부분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이디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모티프 등을 다루는 데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소재에 불과하다면 모티프와 무관한 소재가 유사한 경우에 비해 포괄적ㆍ비문언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하면서 대상 저작물의 저작권 침해를 부정했다. 이처럼 같은 어문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소설과 웹소설, 또한 앞으로 등장하게 될 새로운 형태의 어문저작물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른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 실무자들이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 등을 통해서 자신이 운영하는 콘텐츠에 적합한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4-12-22 13:07:48 신하은 기자
기사사진
[안상미의 와이 와인]<265>피노누아의 오래된 미래…제임스 서클링의 '미래'

<265>제임스 서클링의 첫 와인 '미래 빈야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여리여리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의 첫 와인 '미래 빈야드(Mirae Vinyard)' 2023 빈티지다. 투명하면서 장미를 연상시키는 연한 루비 색상이다. 와인잔에 따라져 있는 모습을 보곤 내츄럴 와인이나 오렌지 와인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 딸기 같은 붉은 과실의 향이 올라오더니 꽃향기까지 우아하다. 근래 들어 만나보기 드물었던 피노누아다. 사실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원래 피누누아는 그랬다. 피노누아의 고향이라는 부르고뉴마저 쉬라즈 같은 진한 색상에 알코올 도수가 13도는 기본으로 올라가는 요즘이지만 신선하면서 가볍고, 섬세해야 피노누아다. 어찌보면 서클링이 선보인 '미래 빈야드'는 피노누아의 '오래된 미래'인 셈이다. 서클링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직접 만든 와인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를 갖고 "뉴질랜드는 주요 와인 생산국 가운데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곳"이라며 "뉴질랜드의 밝고 신선한 피노누아는 1980년대의 고전적인 부르고뉴 피노누아와 비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클링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평론가다. 40년 넘게 테이스팅한 와인만도 25만여종에 달하며, 와인 플랫폼 제임스서클링닷컴을 통해 발표하는 와인 평점에는 와인 업계가 예의주시한다. 국내에서도 이름을 한국식으로 바꿔 '제석이 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인지도가 높다. 지난 2022년 뉴질랜드 마틴보로를 찾았다가 와이너리 매각 표지판을 본 게 와인 양조의 출발점이 됐다. 마틴보로는 부르고뉴와 유사한 기후와 토양으로 뉴질랜드에서도 최고의 피노누아 산지로 꼽히는 곳이다. 와이너리는 제임스가 10년 전 방문 당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곳인데 소유주가 사망하면서 매물로 나오게됐다. 1958년생인 그에게 더 이상 가보지 않은 길로 후회할 시간은 남지 않았고, 와인 평론가로서 와인 양조를 좀 더 잘 알았으면 했던 그간의 마음도 더해졌다. 대출만 받지 않으면 된다는 아내 마리 김 서클링의 조건을 통과하면서 이 모든 여정이 시작됐다. 서클링은 "지구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뉴질랜드라는 나라도, 천혜의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와인도 모두 미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말 미래의 발음을 그대로 가져다 와인명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레이블 디자인은 소주 '참이슬'의 글씨로 유명한 강병인 작가의 캘리그래피다. 길에 떨어져 있는 포도나무의 가지를 발견하고는 먹에 찍어 쓰면서 필체도 그렇지만 느껴지는 질감도 독특하다. 사실 와이너리를 사들이고 첫 해인 2023년은 비가 너무 많이 오면서 포도경작이 쉽지 않았다. 좋은 포도를 고르기 위해 신중을 기하다 보니 생산량이 1600병 밖에 안됐다. 2023 빈티지를 한국과 홍콩에서만 출시하는 것도 그래서다. 와인은 짧은 발효과정을 거치고, 새 오크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7개월 동안의 배럴 숙성 후 조금은 빠른 병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무겁지 않고 섬세한 와인으로 탄생했다. 알코올 도수도 12도로 가볍다. 일반적인 레드와인보다는 조금은 차갑게 해서 마시면 좋다. 그는 "와인양조는 특별한 장소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모두 손수 작업을 하며 헤리티지를 보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2024년은 기온이 더 높았고 건조해 내년엔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생산량도 좀 더 늘어 3000병 안팎은 나올 것으로 봤다.

2024-12-19 15:22:52 안상미 기자
기사사진
[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예측

지금으로부터 약 10만년 전 인류는 아프리카를 떠난 후에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극한의 환경에서 생리적으로 적응하여야 하고, 농경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식습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유당분해 능력을 유지하는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문화적 적응을 통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가 바둑 게임에서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승리하고 세상에 등장한 시점을 변곡점이라고 가정할 때 인류의 과학적 진보 속도와 수준은 말이 끄는 마차에서 자동차로 이동수단이 발전된 것 이상으로 획기적이다. 올해 노벨 화학상과 노벨 물리학상의 핵심요소는 인공지능 알파폴드(AlphaFold)였다. 알파(Alpha)는 구글 딥마인드가 이전에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에서 유래한 것이다. 폴드(Fold)는 단백질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을 뜻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특정한 위치에서 3차원 구조로 '접히는(folding)'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이 단백질의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알파폴드(AlphaFold)는 단백질 구조에서 접히는 패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결국 알파폴드(AlphaFold)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단백질의 구조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미래의 바이오산업 분야에 중요한 변화를 예견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폴드(AlphaFold) 이전의 단백질 분자구조분석은 X-레이 회절, NMR 분광, 활성화 에너지 분석, 극저온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한 방법으로 샘플 준비부터 데이터 수집,이미지 처리까지의 전체 과정에 몇 주에서 몇 달이 소요되었으나 이에 비해 알파폴드와 로제타폴드는 보통 몇 시간에서 몇 일 만에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단백질은 우리가 꼭 섭취해야 할 중요한 영양소이면서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체 분자이기도 하다. 단백질은 인체 구석구석에 필요한 물질들을 운송해 주는 라이더와 같은 역할과 음식을 섭취 했을 때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거나,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는 화학 반응을 좀 더 잘 일어나게 촉진시켜 주는 효소(Enzyme) 활동도 단백질이 한다. 또한 세포가 적절한 반응을 하도록 전달 과정에도 단백질들이 서로 신호를 전달해 준다. 외부의 병원체가 우리 몸에 침입했을 때 면역 반응에도 다양한 단백질들이 기여를 한다. 단백질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유발물질을 인식해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우리 몸 안에 있는 DNA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과학자들은 단백질의 서열(sequence)로 구조(structure)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마침내 전통적인 실험방법을 답습하지 않고 단백질의 구조를 찾아내는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한 결과 계산을 통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월등히 우수한 점은 숨어있는 패턴을 재빨리 찾아내는 일이다. 데이터만 충분히 누적되어 있다면 잠재적 패턴을 굉장히 잘 찾아낸다. 이런 이유로 단백질구조 예측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였다. 알파폴드 역시 단백질구조 예측을 위한 진화정보를 담고 있는 수많은 단백질의 서열 데이터에서 구조와 관련된 패턴을 찾아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약 20만개의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서 단백질구조 예측 인공지능을 가장 빠르고 잘 학습시킨 결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스트럭처 모듈패턴을 기반으로 단백질의 3차 구조를 개발한 것이다. 단백질의 디자인과 함께 중요한 점은 원하는 단백질의 서열들을 설계해 주는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단백질 디자인의 성공 확률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단백질 디자인의 성공확률은 1%도 되지 않았다. 컴퓨터를 활용해서 수십만 개를 디자인한 다음 그중에서 100개를 골라서 실험을 하면 한 개가 성공할까 말까 할 정도로 낮은 확률이었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단백질 디자인의 장벽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단백질 디자인이 쉬워지면 환경 문제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단백질 디자인이 접목되고 활용될 것이다. 단백질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개발해서 생분해성이 높은 소재를 개발하거나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개발해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 단백질 디자인은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단백질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3대 영양소라고 지칭하는데 탄수화물과 지방분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나타내는데 반해 단백질은 약간의 열이나 산, 소금, 공기 등에 노출되면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러한 특성의 변화는 단백질의 생물학적 역할과 기능에 기인한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주로 소극적인 저장에너지 형태에 불과하지만 단백질은 적극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장치에 해당한다. 단백질은 자신들을 포함하여 세포를 만드는 분자를 조립하고 해체함으로써 세포 내의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분자를 이동하고 근섬유의 형태로 개체 전체를 이동시킨다. 단백질은 모든 기관의 활동, 성장, 운송과 같은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단백질의 특성은 적극성과 민감성이 내재되어 있다.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조리할 때 단백질 구조와 농도가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단백질의 역동적 특성을 나타낸 것이다. 단백질의 기능 중 운송 역할은 우리가 겼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로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우리가 숨을 쉬는데, 그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들어올 때는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활용하다. 바이러스 표면에 여러 단백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스파이크 프로틴이라고 부르는 돌기 단백질이 있다.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에 있는 어떤 단백질과 만나게 되면 결합을 하면서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만약 이 돌기(spike) 단백질의 구조와 그 사람의 수용체 단백질의 구조, 그리고 그 단백질의 결합 구조를 파악하게 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들어올 때 돌기 단백질이 사람의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을 하면서 우리 몸 안에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가 있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2-16 15:44:35 윤휘종 기자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비염과 감기를 싹 씻겨 주는 '수세미'

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감기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평소의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겨울철 감기와 비염 때문에 아픈 기관지를 깨끗하게 해줄 주인공이 있다. 바로 '수세미'다. 박과의 한해살이풀인 수세미는 열대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덜 자란 수세미 열매를 식용으로 쓴다. 완전히 익은 수세미는 질겨서 먹기 힘들지만 섬유질이 스펀지처럼 변한 과육을 말려 천연 수세미로 쓴다. 이 섬유질 조직은 사과락이라 하여 약재로도 사용한다. 중국 『본초강목』에도 사과락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용으로 쓰거나 천연 수세미를 얻기 위해 각지에서 많이 길렀으나 먹거리와 합성 수세미가 넘치는 지금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겨울철 우리를 괴롭히는 기관지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수세미는 여전히 사랑을 받아야 한다. 폐에 과도하게 열이 발생하면 진액이 메말라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이 용이해진다.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수세미는 뜨거운 폐를 식혀주며 진액을 생성시켜 호흡기 점막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켜 준다. 또한 수세미에는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들도 풍부해서 염증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 완화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겨울철에는 근육이 쉬이 뻣뻣해지기 마련인데 잘못하면 관절이나 근육을 다치기 쉽다. 수세미는 뻣뻣해진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켜주고 경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근육,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이를 가라앉히는 데도 수세미를 활용할 수 있다. 수세미를 섭취하는 간편한 방법은 수세미차를 만드는 것이다. 수세미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 3, 4일 정도 말려준다. 물 1리터에 이 수세미 조각을 4, 5개 정도 넣고 우려내면 된다. 다만 수세미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평소 몸이 차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2024-12-16 14:10:44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신세철의 쉬운 경제] 사과나무에 얽힌 교훈

어릴 적 "과수원 주인들은 제 자식들에게 사과를 먹이지 않는다"는 낭설이 나돌았다. 해충이 들끓어 농약을 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사과를 수확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정제되지 않아 인체에 치명적으로 해로운 농약을 사용했기에, 사과를 껍질째 먹다가 나타날 부작용을 경계한 까닭이다. 가난한 집 철부지 생각에도, 제 자식에게 먹이지 못할 사과를 남에게 판다면 과수원 경작으로 부자로 사는 일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경멸감이 들기도 했다. 당시 면서기만 되더라도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광경을 보더라도 부모 명색이 자식에게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기보다, 속임수를 써서 공갈 사다리에 올려 부와 권력을 누리게 하려는 후안무치 인생들이 들끓었다. 사과에 대한 전설과 일화 중에 "내일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다짐과 식민지 폭군에게 끝까지 저항한 '빌헤름 텔(Wilhelm Tell)' 전설(?)은 청소년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건강한 가치관 형성에 이바지했을지 모른다. 사실. 지구 최후의 순간에도 인류를 위하여 가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각오는 무언가 확실한 신념이 없으면 생각하기 어려운 명제였다. 아무리 자유와 독립을 갈망한 일념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거는 거라면 몰라도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화살로 쏴 맞추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경이로운 담력을 어떻게 설명할까? "아들아! 움직이지 말라!"고 외치며 화살을 쏘아 아들 머리 위에 얹힌 사과를 맞힌 텔에게는 숨겨 놓은 화살이 한 개 더 있었다. 폭군 게슬러가 그 화살을 어디에 쓰려느냐고 묻자, 텔은 "실수로 내 아들이 다치면 나머지 화살로 게슬러 당신의 심장을 쏘려 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처럼 운명과 대결하는 의지를 그려낸 실러(F. von Schiller)는 "진정한 용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니, 평소 정의로운 행동 뒤에 벌어질지 모를 돌발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자유와 용기를 가지려면 마음 자세만이 아니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로시니(G, Rossini) 작곡 '빌헤름 텔 서곡'은 새벽, 폭풍, 고요, (군대)행진의 4부로 구성되었는데 4악장이 힘찬 기상을 나타내며 경쾌하게 울린다. 아침에 들으면 의욕이 솟아나는 느낌이 든다. 텔처럼 대의를 위해서 전부를 다 바치지는 못할망정 사욕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면 아니 된다고 다짐도 하게 된다. 평소 마음의 준비를 굳게 해야시련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일까? 시련과 고통을 참아내야 희망을 찾아갈 수 있다는 뜻인지, 마지막 행진을 위한 전주가 치밀하다는 느낌이 든다. 비상 게엄 사태 뒤에 빌헤름 텔 서곡을 들으면서 병장 아래 상병만도 못한 인물들이 그 무거운 별들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어느 유명 인사가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2024년 12월 12일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기전 "2019년 이후 나는 항상 칼날 위에서 살았고 칼날 위에서 행동했다"고 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어떤 사과나무를 심을까?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눈물의 사과나무일까?

2024-12-16 13:59:26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연말 엽서(年末はがき)

12월 중순으로 들어서면서 주고받는 메일 끝 문장이 연말연시와 새해 인사로 바뀌고 있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는 아쉬움이 드는 시기이다. 일본에서는 12월 초부터 지인들에게 보내기 위한 연말 엽서(年末はがき)를 준비한다. 한국에서는 엽서보다 연하장을 주로 이용하지만, 일본에서는 연하장보다는 엽서가 일반적이다. 일본에서 연하장보다 엽서를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연말에 엽서를 보내는 관습이 먼저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새해가 되면 부모, 친척 혹은 지난해 신세 진 분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풍습이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풍습이다. 어른들은 찾아온 손님에게 새해 용돈으로 오토시다마(お年玉)를 주는데 이것 또한 우리나라 세뱃돈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 모두 방문하기 어렵거나, 직접 찾아가기에는 먼 거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편지로 인사를 대신했다.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어 일본에서는 우편제도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메이지 6년(1873년)에 우체국에서 전국 어디에 보내든 동일 요금이 적용되는 엽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연말에 편지를 대신해 엽서를 보내는 관습이 빠르게 전파된 것이다. 게다가 메이지 32년(1899년)부터는 우체국에서 연말에 접수한 엽서를 새해 첫날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연말에 엽서를 보내는 관습이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다. 우체국에서는 연말에 접수한 엽서를 새해 첫날에 배송하기 위해 12월 중순부터 해당 업무를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따로 고용해서 우편물 분류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양의 연말 엽서가 발송되고 있다. 연말에 이렇게 보내는 엽서는 보통 11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10일까지 판매되고 규격과 전국 요금은 평소에 발송하는 엽서와 같지만, 몇 가지 다른 차이가 있다. 먼저 여러 재질의 엽서를 판매하고 있다. 예전에는 백지 엽서에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써서 엽서를 꾸몄지만, 최근에는 컬러 프린터를 이용해서 가족사진을 넣거나 그 해에 있었던 큰 이벤트(예를 들면 결혼식) 사진을 인쇄하기도 한다. 연말 엽서를 보내는 목적이 감사 인사와 안부를 전하는 것이니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개인용 프린터기에는 엽서를 인쇄할 수 있는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우체국에서는 연말 엽서의 용지를 보통 용지, 잉크젯 프린터 가능 용지, 잉크젯 사진 프린터 가능 용지 등 용도별로 판매하고 있다. 잉크젯 사진 프린터 용지는 인화지와 가까워서 보통 용지의 엽서보다는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또 하나, 연말 엽서의 특징은 엽서에 오토시다마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연말 엽서의 하단에 6개의 숫자가 인쇄되어 있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복권 번호이다. 연말 엽서 판매가 종료되면 약 일주일 후에 추첨하고 1등은 30만 엔(약 270만 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연말 엽서를 받은 사람들은 엽서를 바로 버리지 않고 적어도 열흘 정도는 더 보관한다. 그리고 우편 요금에 기부금이 포함된 엽서도 있다. 2024년 기부금 포함 연말 엽서는 장당 68엔으로 5엔의 기부금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연하장도 많이 줄어들고 IT 강국답게 그 자리를 SNS가 대체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원래 목적대로 올 한해 감사 인사와 안부를 전하고 새해에도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만 제대로 전달 될 수 있다면 수단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4-12-16 13:56:18 한용수 기자
기사사진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도량발호와 후안무치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을 가진 자가 높은 곳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며 주변의 사람들을 함부로 짓밟고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날뛰는 모습을 뜻하는 고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자들은 위임받은 권력을 사적인 이득과 편애하는 집단의 특혜를 위해 번번이 남용하고 악용한다"며 "그 최악의 사례가 12월 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느닷없이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고 비판했다. 교수신문의 이번 설문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아마도 학계에선 작금의 사태를 예견했는지 모른다. "즉각 탄핵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진 이유다. 곳곳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갑작스런 계엄선포에 국민들이 국회로 모였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잘못된 권력을 휘두르면 저항에 부딪힌다. 2위에 오른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顔無恥).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가 추천했다. 김 교수는 "부끄러움을 모르고 말을 교묘하게 꾸미면서도 끝내 수치를 모르는 세태를 비판한다"고 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내놓은 담화가 그렇다. 그는 계엄령 선포·해제 이후 5일 만인 12일 대(對)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국가 신인도 추락, 주식시장 폭락, 내수경기 위축, 정국 혼란, 국민 충격에 대한 자기반성과 미안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안긴 실망감과 허탈, 분노는 안중에 없었다. 공감능력, 현실인식이 없는 '유체이탈'로 다가왔다. 유체이탈이란 현재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한 채 다른 이야기를 함으로써 제 3자가 황당무계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다. 다행인 것은 아픈 역사가 우리를 지켰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박찬대 국회의원의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이 귀에 맴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준비하던 중 19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보고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저는 이번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를 겪으며,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다.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기 때문이다." 44년 전 고통과 아픔이 오늘의 내란을 잠재우고 국민과 나라를 구했다. 권력자의 도량발호가 몇 시간 만에 물거품이 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국민의 양식과 행동이었다. 여전히 유체이탈 상태의 후안무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 결말은 새드엔딩이다. 한 때의 달콤한 권력은 한 낮의 꿈이 되었다. 21세기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그 책임은 가볍지 않다. 우리를 둘러싼 정치·경제·사회적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신인도를 되찾고,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소비와 투자 등 꺼진 내수경기를 살려야 한다. 언제쯤 정치 걱정 없는 나라를 만날 수 있을까. 지금 대한민국의 참담함과 고통은 다시 국민의 몫이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4-12-16 07:31:18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언론보도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요건

전직 국회의원인 원고가 언론사 및 소속 기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허위기사로 인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및 기사삭제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원고의 명예훼손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과 기사삭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2다251650 판결 참고). 대법원은 ▲기사에 일부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긴 하나 원고가 여러 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한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위 기사의 내용은 평가와 검증이 계속 요구되는 공적 인물의 과거 행적 및 그에 대한 평가에 관한 것이고 ▲배경이 된 사건이 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공공적 의미를 가진 사안인 점, 피고들은 당시 군사법체계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과정에 관한 사실조사를 위한 객관적 자료에의 접근 가능성에 한계가 있었고 ▲기사의 시초가 되는 사실에 대해 어떠한 관점에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으며 ▲위 기사에 앞서 이와 비슷한 취지의 기사가 있었으나 원고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들로서는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점 ▲위 기사 중 허위사실이 아닌 나머지 부분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중요한 부분이 허위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원고가 공적 인물이 아닌 일반인 이라면 위법성 조각 요건을 보다 엄격히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라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 언론보도의 진실성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봐 보도내용의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그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 또한 복잡한 사실관계를 알기 쉽게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특정한 사실관계를 압축, 강조하거나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실제 사실관계에 장식을 가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수사적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 보도내용의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그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 여기서 위법성 조각의 요건인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그 사실의 공표가 이뤄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해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해 결정된다. 나아가 법원은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를 구분한다.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도 따진다.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어떤 관여가 된 바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한다.

2024-12-15 13:43:28 신하은 기자
기사사진
[김승호의 시선]기장과 대통령

현직에 있는 기장 K씨께서 기자가 11월28일 새벽 6시27분에 출고한 ['수십미터 가는데 5시간 30분'…인천공항공사의 '민낯']이란 기사를 자신의 SNS에 직접 언급해주셨다. 감사하다. 이 기사는 지난 11월 말 폭설때 기자가 베트남 하노이발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착륙한 후 5시간 30분 동안 기내에서 겪었던 일, 그리고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객실 사무장·승무원과 대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기자를 포함해 해당 비행기에 탔던 250여 명의 승객들은 착륙 후 계류장이 멀리 보이지 않는 활주로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후에야 내릴 수 있었다. 승객들은 영문도 제대로 모른채 갇혀 있어야했다. 기내 방송은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내용만 무한 반복했다. 승무원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본인들도 들은 바가 없어 부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비행기를 책임지고 있는 기장은 4시간 만에 방송에 나타났다. 하지만 기장도 "기다려달라"는 말이 전부였다. 대기가 서너시간을 넘기면서 한 승객은 공황장애 때문에 승무원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다. 이곳 저곳에서 기침소리가 많아졌다. 숨쉬기가 답답하다는 호소도 곳곳에서 들렸다. 기내 불빛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참다못한 몇몇 승객은 휴대폰으로 112, 119 등으로 신고를 했다. 화가 난 일부 승객은 욕설을 하기도 했다. 특별히 욕할 대상이 있다기보다 화나서 뱉은 말들이었다. 5시간을 넘는 시간동안 승객들을 위한 버스 등 대체 운송 수단은 언감생심이었다. 내 기사에 대해 K 기장께선 "항공사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을 하시면 어쩌자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당연히 맞는 말씀이다. 그러면 절대 안된다. 그 기장께선 또 "기내의 전기와 냉난방은 엔진과 APU(보조동력장치)를 통해 공급이 된다"며 산소 공급 부족으로 적지 않은 승객이 기침하고 호흡곤란을 호소했다는 기사에 대해 반박도 했다. 그러면서 "소설을 쓰지 말라, 말이 되는 기사를 쓰라"고도 했다. 기자가 5시간 반 만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다 그 자리에서 기사를 쓴 이유는 긴 시간동안 아무런 조치도 없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관리 시스템 부재를 지적하기위해서다. 아울러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혀 주지 못한 승무원과 항공사의 부실한 대응을 꼬집기 위해서다. 지친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공항을 떠나기전까지 국내 1위 대한항공이 한 일은 없었다. 화제를 돌려 나라안 상황으로 가보자. 국가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대통령이 있는 내 나라 대한민국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저녁, 국회 탄핵 가결후 밝힌 담화에서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참 기가 찰 노릇이다. 자신의 잘못으로 시대가 수십년전으로 회기하고 온통 불안에 떨고 국가를 걱정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소리다. 국민이 믿을 사람은 지도자 밖에 없다. 비행기에 탄 승객들은 기장에게 목숨을 맡겨야한다. 그런데 그 지도자가, 그 기장이 국민, 승객과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다들 '아니다'라고 하는데 자신들만 '맞다'고 한다. 2024년 겨울,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이들을 통해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24-12-15 09:38:28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