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요람에서 무덤까지"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보장정신 실현 #. 지난 13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아래 충북 제천시 덕산 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에 달빛음악회 무대가 설치됐다. E&I 앙상블의 클래식 공연이 가을밤 신나는 음악회의 개막을 알렸다. 곧이어 비눗방울 아저씨 뒤를 졸졸 따라 무대에 오른 생명꿈나무돌봄센터 아이들이 그동안 연습한 동요솜씨를 뽐냈다. 돌봄센터 아동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개똥벌레'를 함께 불렀고,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은 직접 모국의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모국 동요를 관객에 전했다.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자 300여명의 박수와 환호성 소리는 별이 총총히 빛나는 밤하늘까지 닿을 듯 울려 퍼졌다. 이날 음악회의 중심에는 유석쟁(61)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가 있다. 국내에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봉사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메트로신문이 유 전무를 만나 생보재단과 그의 봉사이야기를 들어봤다. [b]Q. 최근 제천에서 소외아동 대상 음악회를 개최했다. 기획 의도는 무엇인가[/b] A. 제천에는 어린이집 건립이 어려워 대체성격인 2개의 '생명꿈나무돌봄센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개최한 '산골마을 달빛음악회(찾아가는 가족콘서트)'는 돌봄센터의 아동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소박한 음악회로, 농산어촌 보육 사각지대의 아동들과 지역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마련한 자리다. 이날 음악회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아티스트의 공연뿐만 아니라 아동들의 동요합창,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의 모국 동요공연 등 지역주민이 직접 출연해 모두가 어우러진 자리가 됐다. [b]Q. 재단에서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b] A. 우리 재단은 생명보험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의미하는 생애보장정신을 지향해 영유아 보육지원에서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는 7대 목적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 건립 및 보육사업'은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보육수요가 많은 지역에 국공립 '생명숲어린이집'을 건립해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초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차관 등이 생명숲어린이집을 둘러보고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저출산해소 및 미숙아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위험임산부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이 어려운 지역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명꿈나무돌봄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희귀·난치성질환자 지원사업'은 정부에서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난치성질환자를 돕는 사업이다. 70여개 종합병원에서 선정한 환자들을 재단에서 심사를 거쳐 치료비와 재활비, 학습보조기기 등을 지원한다. '자살예방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마포대교 등 전국 16곳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해 현재까지 3600여명의 생명을 지켰다.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사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급 외 경증치매노인들을 위한 사업이다. 이외 '사회적의인 지원사업'으로 타인을 위해 희생한 경찰이나 소방관 등 사회적 의인에 시상금을 수여해 격려하고, '건강증진 지원사업'을 통해 바쁜 업무로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건강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b]Q. 모두가 훌륭한 사업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데, 자살예방사업에 특히 눈길이 간다. 자살예방을 위해 벌이는 사업이 또 있나[/b] A. 농어촌 지역에서 농약 음독자살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예방하고자 농약안전보관함을 만들어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보관함이 지원된 마을에서는 지원 이후 단 한건의 음독자살이 발생하지 않아 지자체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재단의 7대 목적사업은 임기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내년부터 자살예방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방안이나 치매노인을 위한 사업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b]Q. '자수성가(自手成家)형 CEO 봉사전문가'로 불린다. 우선 자수성가란 칭호가 붙은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b] A. 농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중학생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서울의 형과 형수 밑에서 11년간 살았다.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대신 상고에 진학,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생활했다. 취업할 때가 되니 대학을 가고 싶은 마음에 궁리 끝에 등록금이 싼 2년제 교육대에 들어갔다. 1975년 졸업 이후 교사 생활을 하면서 4년제인 건국대 행정학과에 입학,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졸업했다. 교사도 적성에 맞았지만 좀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쳐보고자 교보생명에 입사했다.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주경야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해서 자수성가란 말을 붙여준 것 같다.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b]Q. 그렇다면 봉사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됐나[/b] A. 봉사란 개념의 단어를 떠올리기 전부터 항상 나누는 삶에 대한 뜻을 품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 시절 초·중·고교 동창회 총무를 맡으면서부터 봉사에 관심이 커졌다. [b]Q.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봉사를 해왔나[/b] A. 초등학교 총무를 40년간 하다 지난해 넘겨줬고, 중학교 총무는 41년째 계속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와 한예종, 고대 총동문회 사무총장이나 한국재능기부협회 부이사장, 창조경영인협회 부회장 등에까지 기회가 닿았다. 모두 무보수로, 당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에 관심이 많아 노숙인 급식봉사, 장애인 결혼식 기획, 재소자 위문 등 그늘진 곳에서 봉사를 하면서 보람을 크게 느꼈다. [b]Q. 생보재단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b] A. 교보생명 퇴직 이후 여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한 끝에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고 희생하고 공헌하면서 살자'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 그러던 중 재단에는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들어오게 됐다. 여러 단체에서 봉사를 해보았으나 생보재단처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단체는 처음 접했다. 19개 생명보험사가 좋은 뜻으로 만든 훌륭한 재단에 와서 공식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게 돼 더없이 영광이고 보람이다. [b]Q. 오랜 시간 봉사를 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b] A. 언젠가 난치질환 아동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난치성 자녀를 둔 학부모가 사례발표를 하는데 치료비 부담이나 정신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같은 부모 입장으로 들으며 눈물이 그치질 않아 사진을 못 찍을 정도로 눈이 부었다. 학습용 기기를 전달하기 위해 장애 청소년들을 만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항상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좋은 일하러 다니면서 많이 울었다. [b]Q. 앞으로의 봉사활동 방향, 계획을 듣고 싶다[/b] 재단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재단의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사적으로는 기회 되는대로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하는 일이 있다면 마다 않고 능력껏 해나가고 싶다. 재단을 나가서도 시간과 능력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이웃에 봉사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일들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b]Q. 본인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b] A. 우리나라가 복지사회가 되길 바란다. 모든 이들이 꿈꾸는 복지 사각지대가 없는 복지사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b]<주요 경력>[/b]
1973 동대문상고 졸업
1975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1975~1982 초등학교 교사
1979 건국대학교 졸업
1982~2005 교보생명 지점장, 지역본부장 등
2002~2006 서강대·고려대·전경련 CEO과정 수료
2005~2009 교보보험심사 대표이사
[b]<주요 직함>[/b]
진주류씨 북부령공 경력공파종친회 회장
동대문상고(現청원고)총동문회 사무총장
건국대 행정학과 사무총장
고려대 AMP 총교우회 사무총장
전경련 국제경영원 글로벌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 사무총장
한국예술종합학교 CEO과정 총동문회 사무총장
(사)한국재능기부협회 부이사장
(사)한국씨니어연합 이사
(사)한국창조경연인협회 부회장
미래지식CEO포럼 주임교수
조선문화예술CEO과정 주임교수
한양대학교대학원CEO과정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