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감염병 대유행 직후 '실업보다 감염병이 더 위험'
서울시는 감염병 위험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직후 2∼3년간 현저히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2013년, 2015∼2017년, 2019년 등 5개 연도의 '서울서베이' 중 감염병과 직·간접 연관이 있는 폭력범죄, 실업, 감염병, 경제위기, 자연재해 등 5개 항목에 대한 위험 인식 체감도를 10점 만점으로 나타낸 결과를 분석했다. 시민들이 심각하다고 생각할수록 점수가 높다. 감염병은 2013년에는 5.63점으로 5개 항목 중 5위였으나, 메르스가 유행한 2015년과 그 이듬해인 6.27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6.23점으로 3위였으며, 코로나19 유행 직전 해인 2019년에는 5.74점으로 다시 5위로 떨어졌다. 2019년 조사에서는 '실업'이 7.52점으로 1위, '경제위기'가 7.36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폭력범죄'가 7.00점으로 3위, '자연재해'가 6.08점으로 4위였다. 2013년과 2015∼2017년 조사에서는 '폭력범죄'가 1위였다. 다만 2013년과 2015∼2017년 조사에서는 이 문항의 조사 대상이 '표본 2만 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전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서울시민 대표가구주 20세 이상 5000명'으로 변경돼, 똑같이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시는 2014년 조사에도 위험 비교 문항이 포함됐으나 세월호 참사 직후여서 모든 항목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난 탓에 비교 대상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분석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서울서베이에서는 스마트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 통신구매(인터넷쇼핑) 비율은 의류·잡화에서 23.2%, 내구재에서 13.7%, 생활용품 및 식료품에서 12.2%로 집계됐다. 특히 의류 및 잡화의 통신구매 비율은 10대 45.1%, 20대 48.0%, 30대 34.6%로 젊은 계층에서 매우 높았다. 2019년 서울서베이로 조사된 서울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는 2.38명이었다. 1인 가구의 비율이 32.0%로 가장 많았고, 2인 가구는 25.5%, 3인 가구는 21.0%였다. 시민이 신뢰하는 대상에 대한 조사 문항에서는 '가족'이 8.74점으로 1위로 꼽혔다. 공공기관은 5.41점, 이웃은 5.17점이었다. 신뢰도에서 공공기관이 이웃을 앞선 것은 2018년부터 2년 연속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서울 이미지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를 보면 '다문화에 대한 포용 도시'(7.18점), '트렌디한 문화를 추구하는 도시'(7.13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역대 서울서베이를 분석해보면 감염병을 경험한 이후 시민들의 감염병에 대한 위험인식이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이번 코로나19 이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고 원자료는 열린데이터광장 홈페이지에 공개해 학술연구, 기업 활동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