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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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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인증제 시작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갖춘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인증제'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인증제는 민간이 공급하는 기존·신축 아파트 중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곳을 서울시가 인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3대 분야, 8개 영역, 43개 세부항목을 평가해 인증한다. 3대 분야는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가 근처에 있는지, 단지 내에 CCTV를 비롯한 안전시설이 갖춰졌는지를 점검하는 '건축계획' ▲놀이터, 주민공동시설과 같은 육아지원 시설이 있는지 등을 보는 '육아시설' ▲입주민이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나누는 소통창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운영관리'로 구성된다. 인증 대상은 300세대 이상 신축 또는 기존 민간아파트다. 시는 이달 중 자치구를 통해 신청 단지를 모집할 예정이다. 건축주 또는 입주자대표회장이 관할 자치구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양육친화 건축 및 돌봄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인증위원회가 설계도면 검토, 현장점검 등 심사를 거쳐 인증한다. 심사를 통해 최종 인증받은 아파트에는 아이사랑홈 인증현판이 부착된다. 또 비상벨·옐로우 카펫 등 어린이 안전시설을 단지 내에 설치할 때 보조금을 단지당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2024-08-01 15:42:3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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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불안 세대 外

◆불안 세대 조너선 하이트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하루 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5분에 1개씩 푸시 알람을 받는 아이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10대 우울증 2.5배 증가, 만성 불안에 시달리는 청소년 139% 급증, 여성 청소년 자살률 167% 상승···.'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자 세계 각국에서 10대의 스마트폰과 SNS를 강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미국 13개 주에서는 아동 SNS 제한 법률이 통과됐고, 프랑스는 13세 미만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호주 역시 16세 미만의 SNS 가입 금지법을 추진 중이다. 저자는 "어른들이 현실 세계에선 아이들을 과잉보호하고, 가상 세계에선 지나치게 과소보호하며 10대의 정신적 붕괴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작은 좌절과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무기력과 우울로 고통받는 '불안 세대'의 탄생 배경과 인간다운 삶을 되찾을 방법을 알려주는 책. 528쪽. 2만4800원. ◆도덕감정의 사회학 김왕배 지음/한울아카데미 '도덕과 윤리' 교육이 권위주의 정권에 충성하는 국민을 양산해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덕감정'은 신물 나는 개념처럼 여겨진다. 즐겁고 올바르게, 보람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오늘날 이런 질문은 시대의 불안 증후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민주주의 퇴행과 불평등 심화로 인한 실존적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한 사유와 판단, 성찰과 실천을 요구하기에, 지금 우리에게는 도덕감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도덕감정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하고 나쁜지를 사유하고 판단하며 실천하는 감정이다. 책은 혐오와 반지성주의, 분노와 무기력을 이겨낼 해법으로 사회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의 에너지, 도덕감정을 제시한다. 432쪽. 4만6000원. ◆삶이 고통일 땐 타인을 사랑하는 게 좋다 앤서니 마자렐리, 스티븐 트리지악 지음/소슬기 옮김/윌북(willbook) 공감 결핍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외로움이라는 고질병을 앓는다. 만성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로 번아웃된 사람들은 순간적인 쾌락을 추구하거나, 자기계발에 몰두한다. 마음의 문을 닫고 심연으로 침잠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고립은 더 큰 외로움을 낳고,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책은 "우리의 몸과 뇌는 타인과 연결되고, 접촉하고, 협력할 때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하며 과도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에 시달리는 사회와 홀로 자신을 지켜내려 애쓰는 현대인을 구할 특효약으로 '공감'을 처방한다. 오로지 내게만 집중하는 삶의 방식을 멈추고 더 많이 공감하며 친밀한 관계 속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라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296쪽. 1만8800원.

2024-08-01 15:31:0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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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니체의 신은 죽었다

프리드리히 니체,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강윤철 옮김/스타북스 숲 속에서 성자를 만난 차라투스트라는 그에게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성자는 신을 찬미하는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고 답한다. 그와 헤어진 차라투스트라는 숲 속의 성자가 신이 죽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받는다. 니체는 왜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는가.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동굴에서 내려온 차라투스트라가 '신을 살해한 자'를 맞닥뜨리는 장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책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게 생긴 그자'라고 묘사된 살인자는 차라투스트라에게 "그를 죽인 자, 즉 신을 살해한 자의 기분이 어떠한지 그대는 알고 있으리라. 나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의 곁으로 오라. 그것은 부질없는 짓이 아니다"고 이야기한다. 이어 살인자는 모순적인 말을 내뱉는다. 그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되, 저를 바라보지는 말라고 한다. 그는 "내가 그대 말고 다른 누구에게로 가려고 했겠는가?"라며 "이곳에 머물러 내 곁에 앉아라. 그러나 나를 응시하지는 말라. 그리하여 나의 추악함을 공경하라!"고 명령한다. 신을 죽인 연유로 살인자는 사람들로부터 박해를 받지만 지금까지 인간이 이룩한 모든 성과는 저처럼 심한 박해를 받는 자들이 이룬 것이기에, 그는 떳떳하다. 그런 그가 못 견디게 힘들어하는 건 '박해의 방식'이다. 그는 "그들은 증오심으로 나를 박해하는 것도 아니고, 포수로 하여금 나를 뒤쫓게 하지도 않았다. 그런 박해라면 나는 얼마든지 비웃고 그것을 자랑하고 기쁨으로 맞이할 것이다"며 "그러나 내가 도망쳐 나온 것은 그들의 '동정'으로부터이다"고 고백한다. 책에서 니체는 신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가 두 눈으로 인간의 밑바탕과 속을, 감춰진 모든 치욕과 추악함을 봤기 때문이다. 신은 항상 인간을 보고 있었고, 인간은 이런 목격자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고로 모든 것을, 인간까지도 꿰뚫어본 신은 죽을 운명에 처한다. 자신의 밑바닥을 본 목격자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던 인간, 즉 살인자는 결국 신을 죽이기에 이른다. 니체는 악마의 입을 빌려 "신에게도 지옥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에 대한 그의 사랑이다.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정 때문에 죽었다. 그대들이여, 동정을 경계하라!"며 "이 말 또한 명심하는 것이 좋으리라. 모든 위대한 사랑은 동정의 단계를 초월해 있다. 그것은 대상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창조하기까지 한다"고 말한다. 320쪽. 1만4000원.

2024-08-01 15:30:2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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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 직접 나선다

서울시가 그동안 자치구별로 진행해 왔던 지구단위계획 용적률 체계 재정비를 직접 일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시는 올 4월 ▲상한용적률 대상 확대 ▲시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인센티브 항목 마련 ▲용적률 운영 체계 단순화·통합화 등을 골자로 하는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용적률 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15일 도시계획조례가 전면 개정돼 용적률 체계 개편 방안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각 자치구의 구역별 특성·여건에 따라 정비시기가 다를 수밖에 없어 안정적인 사업 추진과 구역간 정비시기 형평성 등을 고려해 직접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지구단위계획구역 총 787곳 가운데 현재 재정비가 진행 중인 곳 등을 제외하면 약 200여곳이 일괄 재정비 대상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25개 자치구와 협력해 이들 지구단위계획구역을 대상으로 우선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일괄 재정비 대상에서 제외되는 지역별 특성(역사문화·지역자산 활용) 보전을 위한 지역과 개발정비형 구역(공동주택 건립형 포함) 등은 기존 계획과의 정합성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추후 별도 용적률 정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이달 중 지구단위계획 일괄 재정비 수요 조사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열람공고 및 도시·건축공동위원회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연말 무렵 최종 고시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최근 다양한 제도 완화·정비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시민이 개선 사항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민이 제도 개선 등 정책 효과를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상시적인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4-08-01 15:24: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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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지원 저출생 대응 정책 한계...결혼·출산 긍정 문화 필요

경제적 지원으로 출산율 반등을 꾀하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사회 구성원 전원이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난임가족연합회에 의뢰해 마련한 '서울시 저출생 대응 정책개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출산 축하금 일시 지급, 임·출산 관련 진료비 지원, 영아양육수당 등 대부분의 저출산 관련 정부 정책은 임신·출산·육아를 중심으로 시행돼왔다. 그러나 400조원 이상의 재정을 지원 정책에 쏟아 부었음에도 출산율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저출생 대책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저출생 정책 대상의 범위를 기존 기혼 부부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결혼한 부부의 출산을 정상으로 간주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결혼하는 커플의 증가 없이 출산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면서 "혼인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경제적 지원은 결혼할 대상자가 있는 경우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전국의 미혼남녀 2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출산의지 관련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4.1%가 '결혼은 선택이다'고 답했다. '결혼은 필요하다'(28.4%), '결혼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16.7%), '인생에서 결혼은 꼭 필요하다'(9.3%), '인생에서 결혼은 필요하지 않다'(1.5%)가 뒤를 이었다.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31.4%가 '자녀는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는 24.5%, '그저 그렇다'는 17.2%, '자녀는 꼭 필요하다'는 10.3%,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8.8%, '자녀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7.8%였다. 출산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서'(42.5%),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35%), '책임감 있고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10%),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7.5%), '국가 유지를 위해서'(5%)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자녀계획이 없다고 한 이들은 '경제적 부담이 있어서'(31.9%),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18.6%), '일과 병행이 어려워서'(14.7%),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감'(12.3%), '아이 양육에 자신이 없어서'(11.8%)를 사유로 꼽았다. 비혼 의향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41.2%는 '없다', 31.4%는 '있다', 27.5%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비혼을 선택한 이유는 '나 홀로 삶 중시(개인 라이프 추구)'가 50.0%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 어려움'(25.0%), '자녀 양육비 부담'(12.5%), '높은 주거 비용 부담'(9.4%), '결혼 비용 부담'(3.1%)이 뒤를 이었다. 비혼이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 '아니다'는 81.3%로, '그렇다'는 18.8%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핵가족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의 젊은이들이 개인의 삶을 중시, 결혼을 통해 가족을 구성하는 것을 필수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문화적 변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공정한 성평등 사회를 구축해 결혼 및 임·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 독박육아, 직장에서 승진 누락 등 일상생활 속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07-31 14:34:5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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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 낭송회'와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지난 27일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 책을 사러 갔다가 '아벨 서점'을 들렀다. 오후 1시50분쯤 도착해 2층으로 올라갔더니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분주하게 간이의자를 옮기고 있길래 옆에서 거들며 '무슨 날이냐'고 물었다. 참빗으로 정갈하게 다듬은 머리가 인상적인 할머니 한 분이 곧 소월 김정식 시인을 추모하는 시 낭송회가 열리니 꼭 참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고개만 끄덕이고 그냥 갈 생각이었는데 옆에 앉으라는 손짓에 붙들려 얼결에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부터 친구와 배다리 헌책방 골목길 탐방을 온 대학생, 중년 부부, 흰 눈이 내린 듯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아벨 서점 주인장인 곽현숙 대표의 인사말로 시 낭송회가 시작됐다. '양문사, 청문사, 구미서관, 남창문화사, 연암사, 한림사···.' 그는 김소월 시인의 시를 세상밖에 내놓은 258개 출판사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출판사명을 일일이 거론한 것에 대해 곽 대표는 "우리 책방에 있는 모든 책들에 제사 지내는 마음"이라며 "지루해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시를 낭송했다. 눈에 총기가 가득한 학생이 가장 먼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인고등학교에 다니는 이 학생은 평소 책방에 자주 오는 단골이라고.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을 통해 김소월 시인의 시에 담긴 한민족의 아픔과 설움을 알게 됐다며 '진달래꽃'을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객석에서 "아이고 귀한 보석! 아름다운 청소년!"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기쁨'이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상징색인 노란색이 아닌 '슬픔'이의 시그니처 컬러인 푸른 빛을 띠는 것처럼, 이날 시 낭송회엔 웃음과 울음이 공존했다. 티셔츠에 땀 자국이 선명한 노인이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 시 한 편을 읊었다. 사회를 맡은 신은주 시인은 "오랜만에 오셨어요. 많이 야위셨네. 올여름이 참 덥죠?"라고 안부를 물었다. 노인은 짙은 병색을 들킨 게 부끄러워서인지, 전할 말을 고르지 못해서인지 대답 않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연변 사투리를 쓰는 한 남성이 "선생님을 따라왔습니다. 저는 가장 짧은 시를 하나 골랐습니다" 하고는 씩씩한 목소리로 '맘 켕기는 날'을 낭송했다. 그의 웃음 뒤에 감춰진 슬픔을 눈치챈 이웃들은 조용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앞에 선 이가 단지 시를 읊었을 뿐인데, 그의 삶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통째로 쏟아져 들어왔다. 공공이 나서서 '배다리 시 낭송회'처럼 나이도 배경도 다른 생면부지의 타인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살피는 마을공동체를 많이 만들어 지원한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풍족해질까. 안타깝게도 서울시에서는 이런 훈훈한 광경을 보기 힘들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12월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를 폐지했다. 사업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 혜택이 집중되고 각종 비효율이 드러났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2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본 폐지 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고 주민 의견을 받았다. 나흘 만에 총 1160건의 의견이 시의회에 제출됐는데, 모두 조례안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2024-07-30 15:26:11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