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제약사, K제약 성장세 견인...매출 '보령' 영업이익 '동국제약'
중견 제약 기업들이 외형 성장을 이뤄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10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이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겨 선두 주자로 올라서면서 K제약 외형이 커지고 있다. 보령은 지난 2024년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171억원, 영업이익은 70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28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8.3%, 3.2%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1% 급증했다. 보령의 호실적은 전문의약품 매출이 견인했다. 해당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6%에 이른다. 특히 항암제 부문에서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펼쳐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다졌다. 보령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항암제 젬자, 알림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보령은 LBA 전략으로 인수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의약품 생산에도 역량을 쏟는다. 충남 예산공장에서 주요 항암제 생산을 내재화해 글로벌 시장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확장됐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돼 향후 보령의 사업 방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김정균 대표는 지난 2022년부터 '휴먼 인 스페이스'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인류의 우주 장기 체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주 의학'에 집중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보령은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해 우주 관련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또 브랙스스페이스는 보령의 특수관계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310만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공시됐다. HK이노엔, 동국제약, JW중외제약 등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보령을 앞지르며 올해 1조 클럽 입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연간 매출 897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 등의 실적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616억원이다. HK이노엔은 차세대 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지속했다. 케이캡이 HK이노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2023년 14%, 2022년 11% 등으로 지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30호 국산 신약인 케이캡은 국산 신약 가운데 가장 최단기간에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글로벌 국산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비미란성식도염을 적응증으로 한 케이캡 임상 3상을 완료했고, 미란성식도염에 대한 임상 3상은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동국제약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국제약이 최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해 8122억원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04억원, 623억원이다.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해 각각 20.3%, 27.6% 확대됐다.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화장품, 의료기기 등 사업 전반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 왔다. 동국제약 화장품 사업의 대표 브랜드인 '센텔리안24'의 경우, 핵심 성장엔진 역할을 한다. 2015년 4월 출시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센텔리안24가 누적한 매출액은 이미 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한다.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조영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핵심 제품인 CT 조영제 '파미레이', MRI 조영제 '유니레이' 등은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25여 개 국가로 진출해 있다. JW중외제약도 제약사 1조 클럽 후보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JW중외제약의 지난 2024년 연간 매출은 7194억원, 영업이익은 825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4%, 18% 줄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76% 급증해 676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JW중외제약은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일회성 비용 소멸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으로 발생했다. JW중외제약이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90억원 수준이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수액제 등이 주요 매출 품목인 가운데, JW중외제약은 신약 파이프라인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후속 연구,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JW2286, 통풍치료제 URC102 등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