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일자리 불안' 커졌다…비정규직 '우울증' 호소
식당 등 자영업자들이 일자리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자들의 일자리 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고, 우울증 등 심리적 건강 상태는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금 근로자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일수록 이런 현상을 호소했다. 반면, 근로시간이나 노동 강도 등은 3년 전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제6차(2020~2021년)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유해·위험요인 노출, 노동시간·강도 등 다양한 노동환경 조사를 위해 만 15세 이상 취업자 약 5만명(가구당 1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된다. 조사 결과, 근로자들의 일자리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년 전 40%에서 35%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내 실직에 대한 우려는 10%에서 12%로 소폭 증가했다. 주관적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이전 73%에서 69%로 낮아졌다. 이들은 두통, 피로, 불안감, 수면장애 등 건강 상태에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일자리 전망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임금 근로자보다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직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주관적 건강 상태도 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지 않았다. 김은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료와 상사와의 관계는 보다 나빠졌다. 동료의 도움이나 지지를 받는다는 응답은 이전 69%에서 60%로, 상사의 도움이나 지지를 받는다는 응답은 64%에서 58%로 줄었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직장 내 소통이 적어진 점, 개인화와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근로자의 업무 재량권도 줄어드는 추세다. 일의 순서나 작업속도·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직무 자율성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해·위험요인에 노출 비율(%) 변화. 자료=산업안전보건연구원 이와 달리 근무 도중 진동이나 소음 등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됐다는 응답은 2017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은 21%에서 13%로, 야간과 주말에 일한다는 응답은 51%에서 43%로 각각 줄었다. 김은아 원장은 "주52시간제가 2018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장시간 근로 관행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빠른 작업속도와 엄격한 마감시간 요구 등 노동 강도도 낮아졌다.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감정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