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to6 공식 깨니 생산성 쑥쑥
기업에서 '9 to 6'가 사라지고 있다. 9시 출근, 6시 퇴근을 의미하는 '9 to 6'는 맞벌이의 증가와 출산 후 육아문제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으로 점차 퇴색되고 있는 추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업무 특성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플렉시블 타임제', '자율출퇴근제', '일 6시간 근무' 등 근무공식을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자율적인 근무제를 운영하는 것은 직원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고, 업무 집중력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주당 40시간을 채우고,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을 일하면 '알아서' 자신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전면 시행 중이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한 배경은 직원들의 '창의성' 독려를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직원마다 일하는 스타일과 선호하는 근무시간이 다르다. 이를 회사가 일괄 관리하기보다 직원 개개인이 알아서 선택하도록 했다"며 "대신 회사는 성과로 직원들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출퇴근 시간을 5가지로 나눈 '플렉시블 타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플렉시블 타임제'는 ▲오전 7시 출근―오후 4시 퇴근 ▲오전 7시 반 출근―오후 4시 반 퇴근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 ▲오전 8시 반 출근-오후 5시 반 퇴근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 등 다섯 가지 중 개인의 일정 및 성향에 맞는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두가 퇴근해야 하는 오후 6시가 넘으면 두 차례 건물을 전체 소등해 퇴근을 독려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플렉시블 타임제와 정시 퇴근이 충분히 공유된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 퇴근 이후 가정과 개인 삶을 편안하게 돌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제 시간 내에 업무를 완벽히 마쳐야 하므로, 업무 몰입도와 효율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건설사들도 유연적인 출퇴근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스탠드형(8시 출근) ▲슬로우 스타트형(9시, 10시) 출근 시스템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슬로우 스타트형은 각 부서단위로 신청자 명단을 전월 말일까지 인사부문 복지팀으로 협조 전을 송부하면 가능하다. 다만 신청자수가 부서별 인원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임산부와 초등생 자녀 둔 워킹맘 대상으로 오전10시까지 자율출근제 실시 중이다. 은행도 점포별로 탄력적인 출근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12개 은행 약 536개로 전체 점포수(7297)의 7.3%가 이같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250개로 가장 많고 신한 74개, 우리 54개, 대구 39개, 부산 33개, KEB하나 20개, SC 16개, 국민 12개, 경남 11개, 광주 9개, 전북 6개 등이다. 중소기업도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 에이스그룹은 업계 최초로 6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정규 근무시간이며, 12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을 2시간 제공한다. 최근에는 주 4일제를 시행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현희기자 정은미기자 박상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