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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대량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됐다. 그러나 종전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가자지구에서 레바논, 시리아, 그리고 이란을 향하며 중동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민간인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언론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과 가자지구 보건부 등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년간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 포함 팔레스타인은 4만1802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의 약 70%는 어린이와 여성으로 알려진다. 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1967년의 제3차 중동 전쟁 때보다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들은 아랍권이 이스라엘과의 수십 년 분쟁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손실을 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가자 전쟁을 제노사이드(Genocide)로 꼽는다. 제노사이드는 인종, 민족, 종족, 이념 등의 대립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고의적 및 제도적으로 말살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 4월, 베니스 비엔날레(la Biennale di Venezia, 2024.04.20.~11.24.) 이스라엘 국가관의 작가 루스 파티르(Ruth Patir)와 큐레이터들은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가자 학살을 옹호하지 않는다며 휴전과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석방 때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본전시 예술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는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지지했다. 사실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 전부터 수천 명의 예술가, 큐레이터, 비평가들이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항의하기 위해 이스라엘 국가관을 비엔날레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관들이 들어선 자르디니(Giardini di Castello) 구역에는 대량학살 반대 예술 연맹(ANGA)을 비롯한 시위대들이 '대량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No To The Genocide Pavilion)는 팸플릿을 뿌렸다. 본전시에도 동일한 맥락의 작품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무의미한 살상'에 연대를 표했다. 여기엔 국가와 인종의 구분은 없다. 전쟁 뒤에 감춰진 파괴적 본능과 정치적 계산, 그로 인해 드러나는 허무와 비극만 존재한다. 윤리적 지향성이 결여된 거대한 폭력에 대한 규탄, 인간 '존재'의 근본적 불안과 '실존'의 허무를 반영한 '저항'이 있을 뿐이다. 광주비엔날레(2024.9.7.~12.1.)는 5.18민주화운동의 저항 정신을 뿌리로 한다. 저항 정신은 곧 '광주 정신'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자행된 국가 폭력 앞에 당당히 항거하며 이겨냈던 공동체 정신과 기억과 애도, 연대와 투쟁의 미학적·실천적 정신이 광주 정신이라는 것이다. 실제 광주비엔날레는 늘 역사적 시민 투쟁은 물론 여러 동시대 시민 투쟁을 조명하는 광주 정신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행사에 역대 최대인 30여개의 국가관을 마련했다. 이스라엘 문화기관인 CDA홀론(국가관)을 앞세운 이스라엘도 포함됐다.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한 전시에는 인간의 정의를 묻거나 사회적·정치적으로 은폐된 것들을 되짚는 작업들이 출품됐다. 개중엔 유대인들의 디아스포라(Diaspora)적 역사를 말한다. 넓게 보면 존재와 실존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타인의 폭력과 고통에 대해선 침묵한 채 에둘러 표현한 존재와 실존은 공허하다. 광주정신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인류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는 국가를 초대한 광주비엔날레는 위선적이며 모순적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진정 광주 정신을 계승하고 연대를 가치로 내걸었다면 세계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대량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고 했어야 했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4-10-10 15:02:4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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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이대로 둘 것인가?

[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이대로 둘 것인가? 우리는 간혹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는 말을 듣는다. 이는 노동시장이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뜻이다. 혹자는 1차 노동시장을 상층시장, 그리고 2차 노동시장을 하층시장이라 말한다. 1차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공기업 등의 정규직으로 구성된 시장이고, 2차 노동시장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시장이다. 1차 시장, 2차 시장이란 말에서 풍기 듯, 1차 노동시장은 임금, 고용안정, 연금 등이 제공되는 양질의 일자리이다. 반면 2차 노동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노동시장 이해를 위해 몇 가지 통계치를 살펴보자. 첫째, 기업 규모별 기업 수치이다. 2022년 KOSIS 자료에서 우리나라 전체 기업수 734만3521개 중에서 중소기업이 99.87%이고, 나머지 0.13%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2차 노동시장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며, 1차 노동시장에 속하는 중견기업 이상 대기업의 수가 매우 적다는 걸 말해준다. 둘째, 기업 규모별 종사자 수치이다. 2021년 중기벤처부의 기업 규모별 종사자 수를 살펴보면, 전체 종사자 2286만5491명 중에서 중소기업이 80.9%를 차지하고,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19.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 100명 중 81명이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는 걸 의미한다. 셋째, 근로 형태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치이다. 2023년 KOSIS의 근로형태별 월평균 임금 및 비중을 보자.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임금은 각각 362만3000원, 195만7000원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중은 각각 63%, 37%이다. 정규직 평균 임금을 100%로 할 때,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54%로 절반이 겨우 넘는다. 그런데 이 수치에는 기업 규모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넷째, 기업 규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차이를 살펴보자. 2023년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실태조사 자료에서 기업 규모와 고용형태별로 사업체 규모 300인 기준의 시간당 임금은 우리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잘 설명해 준다. 300인 이상 정규직을 100%로 가정하는 경우, 300인 이상 비정규직 임금이 65.3%이고, 300인 미만 정규직이 57.65%이고, 300인 미만 비정규직이 43.7% 순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300명 이상은 중견기업 이상의 대기업으로 보고 300명 미만의 경우 중소기업으로 간주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여기서 대기업 정규직은 1차 노동시장에 속하며, 대기업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2차 노동시장에 속한다. 다섯째, 직업유형별 노조조직률 자료를 보자. 2022년 고용노동부의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수는 272만2000명으로 이들의 노조조직률이 13.15%를 나타낸다. 이 중에서 민간기업의 노조조직률은 10.1%로서 조합원 수가 207만1000명인데, 이들 대부분이 중견기업 이상의 대기업으로 보면 무방할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65만1000명이 공기업, 교원,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먼 이른바 상층 노동시장이라 말할 수 있는 대기업 등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대부분 근로자가 노조가 없는 조직에서 종사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노동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2차 노동시장에서 이들이 1차 노동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 이어서 현 정부도 우리의 자녀나 손주가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나 기회가 막혀있는 상황을 개인의 능력 차이, 교육격차, 부모의 사회적 지위 차이 등과 같은 개인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혹시 무위이화(無爲以化)의 염원으로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닌가? 조속히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사회적 이동이 원활한 나라가 되도록 하자. 이런 사회가 건강하고 경제도 발전한다. 중소기업에서 처음 일을 시작해 경험을 쌓고 대기업으로 자유롭게 옮겨가는 사회적 이동이 활발한 미국을 상기하자.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4-10-10 09:02:2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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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소금 이야기

짠맛을 대표하는 물질은 소금이며 나트륨과 염소의 결합물이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칼륨, 질산염, 황산염등도 약간의 쓴맛과 함께 짠맛을 나타낸다. 소금은 해수로 만드는데, 해수에는 염화마그네슘, 염화 칼슘, 황산마그네슘, 황산칼슘 등 쓴맛을 내는 미네랄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서 암염을 용해한 뒤에 소금에 수산화나트륨과 이산화탄소를 첨가하여 마그네슘과 칼슘을 침전시키고 이들을 암염에서 제거한다. 쓴맛이 나는 잎사귀를 맛있게 만들었다는 뜻인 샐러드(salad)의 어원과 소시지(sausage) 역시 '소금'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금은 단순한 맛 내기 재료 이상 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소금 퇴적물에서 소금 결정체를 채취해 왔다. 수억년 전에 형성된 암염 퇴적물은 바다가 융기하여 수분이 증발하면서 결정화된 이후 지질학적 과정을 거친 후 거대한 염화나트륨 덩어리가 된 것이다. 19세기까지 소금은 음식을 보존하고 맛을 내는 용도로 생산되었다. 대부분의 암염은 용액으로 채굴하거나 물을 펌프로 퇴적물에 퍼 올려서 소금을 녹인 후에 소금물을 진공실에서 증발시켜 고형의 결정체로 만든다. 충분히 따뜻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야외 염전에서 태양열로 서서히 수분을 증발시켜 천일염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천일염은 진공하에 급속하게 증발시켜 생산한다. 소금에 대한 민감성과 짠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은 사람마다 다르다. 혀에 있는 미각 수용체의 숫자와 효율성, 건강상태, 나이, 경험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젊은 성인들은 대부분 물 10리터에 소금 1티스푼이 녹아 있는 0.05%의 소금 용액의 짠맛을 인지할 수 있는 반면, 60세 이상의 성인은 일반적으로 이보다 염도가 두배로 더 높아져야 비로소 짠맛을 감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짠맛에 대한 선호는 선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금이 필수영양소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짠 정도에 대한 선호는 반복된 식습관과 그러한 경험으로 형성된 기댓값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학습된 것이다. 염소이온과 나트륨이온은 인체의 화학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성분이다. 이들은 대부분 인체의 모든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혈액의 유체속에 머물며, 세포안에 들어 있는 칼륨을 비롯한 이온들과 균형을 맞준다. 지나친 소금섭취는 암을 유발하거나 고혈압으로 혈관을 손상하고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저염식이 혈압을 조금밖에 낮추지 못하거나 지나친 저염식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한다는 것이다. 칼륨, 칼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과일과 견과류등을 섭취하고 심혈관계 전체를 훈련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식습관을 권장한다. 기본적인 화학적 성질 덕분에 소금은 다른 재료를 쓸모 있게 변경하기도 한다. 염화나트륨은 물에서 용해되어 양전하를 띠는 나트륨이온과 음전하를 띠는 염소이온로 나뉜다. 이 원자들은 어떤 분자들보다 작고 움직임이 자유롭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음식에 쉽게 침투하며 단백질이나 식물세포벽과 유용한 방법으로 반응한다. 어떤 종류의 농축액이든 삼투압에 의해 살아있는 세포로부터 수분을 용출하기 때문에 농도가 낮은 세포액 속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와 농도의 불균형을 해소한다. 음식에 들어있는 소금은 부패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소금에 내성이 있는 유익한 내염성 박테리아가 증식하여 보존성과 맛을 향상한다. 소비자들은 염분의 함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맛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실제로 1980년대 초 건강에 좋은 시리얼을 만들고자 염분 함유량이 낮은 콘플레이크를 론칭한 시리얼업체는 판매실적이 대폭 감소한 뼈저린 경험을 한 바 있다. 그후 소비자 들이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염분 함유량을 조금씩 낮추기 시작하여 단순한 방법으로 시리얼의 염분함유량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우리 몸은 소금성분인 나트륨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트륨이 없다면 영양분은 물론 산소도 운반할 수 없게 된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심장과 근육을 움직일 수 없으며 신경자극을 전달할 수조차 없다.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판화 중 '남편에게 소금을 뿌리는 여인들'이라는 판화에는 소금이 남편을 더욱 정력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표현하고 있다. 판화에 새겨진 글에는 "이 소금과 더불어 마침내 튼튼한 체력은 부족함이 없을 지어다" 라고 새겨있어 소금이 남성의 정력을 한층 북돋아 준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을 살락스(salax) 소금에 절여진 상태라고 했고 독일에서는 결혼식때 소금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이집트 성직자들은 소금이 성욕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소금섭취를 못하게 했다. 재염산업이 발달하고 식품을 장기간 보존 하기 위해서 소금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소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각종 가공식품에 맛의 원천으로 사용되면서 최소감각치(Recognition Threshold)를 넘어 1일 권장량을 초과하기에 이른 것이다. 주부들이여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남편에게 소금을 뿌리는 여인들'이라는 판화를 감상해 보기를 추천한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0-09 14:58: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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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K-위스키'의 발전을 위한 제언] ①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양조학을 배우다

[인트로] 위스키는 오랜 역사를 지닌 주류로, 그 깊은 전통과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 헤리엇와트대학교에서 양조와 증류에 대한 학문을 배우고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총 4회에 걸친 기고를 통해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서의 경험과 국내 위스키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15세기부터 전해져 오는 생명의 물, 위스키. 영국 스코틀랜드에 합법적인 위스키 증류소가 설립된 것은 1824년으로 알려진다. 2024년을 기해 200년이 되는 긴 세월은 스코틀랜드가 쌓은 위스키 제조의 명성을 증명하는 셈이다. 위스키뿐 아니라 맥주, 와인, 브랜디 등 오늘날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술과 그 생산자들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생산 방식의 현대화, 표준화를 이뤄냈다. 이런 이유로 술에 관한 학문적 지식을 축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스코틀랜드 역시 오늘날의 명성을 얻기까지 많은 연구를 통해 위스키를 발전시켜 왔다. 그 중심에는 헤리엇와트대학이 있다. 헤리엇 와트 대학은 스코틀랜드, 말레이시아, 두바이에 캠퍼스를 두고 있으며, 2018년 International University of the Year(올해의 세계화 대학)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양조·증류 과정은 에딘버러 캠퍼스 혹은 온라인 원격 수업을 통해 수료할 수 있으며 학부 과정은 4년, 석사 과정은 논문 작성을 포함해 1년간 진행된다. 헤리엇 와트 양조·증류 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자국 주류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여러 양조장과 증류소 또한 헤리엇와트 출신 대표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재 다양한 주류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골든블루 마스터블렌더 프로젝트 장학생들을 포함해 오미자 와인과 프리미엄 증류주를 생산하는 이종기 제이엘 대표, 한국식품연구원의 김태완 박사 등이 헤리엇 와트에서 양조·증류 과정을 수료했다. 헤리엇 와트 양조·증류 석사 과정에서는 양조용 곡물 발아, 담금 및 발효, 맥주 숙성 및 제품화, 증류와 위스키 숙성 등 다양한 과정이 필수 과목으로 이뤄져 있으며 식품공학 및 미생물학, 경영자 과정 등의 선택 과목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추가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또한 맥주와 진, 위스키 제조 실습과 견학, 초청 강연 등을 통해 주류 산업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기술 및 인적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필자 또한 헤리엇와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주류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연구 목적의 증류소에서 진행한 위스키 증류 실습은 필자의 머리속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글렌모렌지증류소의 연구원이자 헤리엇와트 내에서 위스키를 전공하는 지도 교수의 주도 아래 발효를 끝낸 맥아 밑술(wash)을 두 번 증류해 숙성 직전의 위스키 원액을 만들었다. 시향 및 시음을 통해 가장 품질이 좋은 원액을 선별하고 밑술 제조 과정이 증류 액에 미치는 영향을 토의했다. 발효와 증류 과정에서 휘발성 향미 성분을 생산하고 정제하는 과정이 무척 숭고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양조장에서 진행한 맥주 실습 또한 잊기 힘든 일화로 남아있다.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국제 맥주 심사 가이드의 '어메리칸 휘트 비어(American Wheat Beer, 미국식 밀 맥주)' 타입의 맥주를 양조하기 위해 조를 이루었다. 맥아와 효모, 홉의 레시피를 준비하고 맥아 분쇄, 담금, 홉 첨가 후 끓이기, 발효, 숙성 과정을 모두 진행했다. 병에 담긴 맥주를 차갑게 준비해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하기 위해 잔을 들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시지 같은 냄새에 경악하고 말았다. 발효 온도와 산도 관리를 잘못해 악취를 내는 성분이 과도하게 생성된 탓이다. 헤리엇와트에서의 배움은 귀국 후 국내 맥주 양조장 근무에 실속 있게 활용되었다. 수제맥주 양조팀장으로서 강렬한 홉 향기와 탁한 외관으로 유명한 'Hazy(헤이지) IPA', 은은한 바나나 향기가 일품인 '휘트 에일(Wheat Ale)' 등을 꾸준히 생산하며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모든 순간 양조 이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은 1년 반 뒤에 스코틀랜드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 취직에 성공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국내 위스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기술과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코틀랜드의 헤리엇와트대학과 같은 세계적인 양조 및 증류 학과는 위스키 생산의 현대화를 이끌어왔다. 국내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양조 및 증류 관련 학문을 활성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위스키 생산의 품질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연구 기관과 기업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들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과 국내 위스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봤을 때 더욱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멀리 혹은 가까이 있을지 모를, 한국 위스키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그날을 마주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아웃트로] 다음 회차에서는 스코틀랜드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양조와 증류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정성운(서울대 사회학과, 영국 헤리엇와트대학교 양조증류학 석사, 現 골든블루 마케팅팀)

2024-10-07 14:22:4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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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어머니들에게 좋은 약재 '익모초'

건강은 제때제때,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삶이 워낙 바쁘다 보니 건강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현대인의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성들의 경우 한번 건강을 잃으면 각종 여성 질환에 오래도록 시달리게 된다. 이때 도움이 되는 약재가 바로 '익모초'이다. 익모초(益母草)는 꿀풀과의 두해살이풀로서 "어머니들에게 좋은 풀"이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 여성들에게 좋은 약재이며 부인의 선약(仙藥)이라고까지 불린다. 『동의보감』에서는 익모초에 대해 "월경을 순조롭게 하고 임신을 돕는다. 출산 전후의 여러 병을 잘 치료한다."라고 전하고 있다. 그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여성 질환 치료에 사용돼 왔다. 익모초는 임신 전후에 효과가 좋다. 임신 전에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개선을 도와 임신이 잘되도록 여성 건강을 증진하는 역할을 한다. 출산 후에는 보통 몸에 열이 많아지고 어혈이 생기는데 약간 찬 성질을 지닌 익모초는 열을 식혀주고 어혈을 제거하여 산모가 빠르게 출산 전의 건강을 되찾게 한다. 실제로 익모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항산화, 항암 효과를 내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자궁을 수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임신 중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 찬 성질이 있기에 산모만이 아니라, 몸에 열이 많은 이들 누구에게나 익모초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에 열이 많아 여름철만 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몸에 후끈거리는 남성들이나, 열기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또한 중년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특히 열이 오르락내리락해서 얼굴이 자주 화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평소 몸에 차고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익모초를 삼가야 한다. 익모초는 약재나 식재료만이 아니라 좌욕이나 좌훈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말린 익모초를 10분에서 15분 정도 우려낸 후 이 물로 좌욕이나 좌훈을 하는 것 또한 여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10-07 05:32:08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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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파산시 채무자에게 보장되는 면제재산의 범위

보통 파산이 선고되면 가지고 있는 재산 전부를 모조리 변제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당장 먹고 살 걱정에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파산절차를 밟지 않으려는 사례도 종종 있다. 그러나 채무자회생법은 파산채무자들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재산에 대해서는 이를 그대로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 빚 변제에 사용돼야 하는 채무자의 재산을 파산절차에서는 '파산재단'이라고 표현하는데, 일부 재산에 대해서는 파산재단에 포함되지 않도록 해 그 처분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첫 번째로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은 채무자가 그대로 소유하고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생활필수품, 식료품, 연료 등이나 채무자가 농업이나 어업 등을 영위하는 경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농기구, 비료, 고기잡이 도구 등), 훈장 등의 명예증표가 여기에 포함된다. 그 밖에 법령에 규정된 부양료, 유족부조료, 구호사업 등으로부터 받는 수입,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최저생계비를 감안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등도 빚 변제에 쓰이지 않고 그대로 채무자가 수령해 생활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서울특별시의 경우 5500만원, 과밀억제권역, 세종특별자치시, 용인시, 화성시 및 김포시는 4800만원, 광역시, 안산시, 광주시, 파주시, 이천시 및 평택시는 28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2500만원을 상한으로 해 이 범위 내에 있는 임차보증금에 대해서는 파산재단에 속하지 않도록 면제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 및 그 피부양자의 생활에 필요한 6개월간의 생계비 또한 채무자가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 생계비의 금액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40/100에 6을 곱한 금액이다. 2024년을 기준으로 4인가구의 중위소득은 572만9913원이므로 약 1375만2000원까지는 생계비로 확보가 가능하다. 기존 채무자회생법 체계에서는 1110만원을 정액으로 해 상한을 뒀었는데, 2024년 6월11일 시행된 개정 채무자회생법에서 물가 변동 등에 따른 경제상황을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 위와 같이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40/100에 6을 곱한 금액으로 하는 정률(定率)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상한이 다소 높아졌다. 다만 유의할 점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이나 6개월간의 생계비는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 또는 파산선고 후 14일 이내에 면제재산목록 및 소명자료를 첨부해 서면으로 직접 법원에 그 면제를 신청해야 한다. 단순히 신청만 한다고 상한에 달하는 금액을 모두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적절한 설득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도 있다.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위와 같은 제도를 이용한다면 채무자나 그 피부양자의 생활도 일정 수준 보호될 수 있으므로, 재정적으로 파산 상태에 빠진 채무자라면 적극적으로 도산절차를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4-10-06 11:48:45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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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브랜드 네이밍에 집중하라

소비재일수록 제품의 이름은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소비 식품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시장의 규모가 거대한 가공식품, 화장품, 전자제품, 자동차 산업에서는 신제품 출시 계획이 결정되기 전부터 브랜드 네이밍을 고민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초로 출시하고 최초의 이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최초로 출시한 제품이 곧 품질표준으로 정착되기 때문이다. 일찍이 서구형 조미식품 시장을 선점한 국내 O사의 제품군은 시장을 선도하면서 독보적이라고 할 정도로 품질까지 장악하게 되었다. 시장을 형성하면서 리딩하는 브랜드에 주어지는 월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되면 비슷한 아류의 네이밍이 쏟아져 나와도 소비자들은 최초에 출시된 브랜드를 먼저 기억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로 스카치 테이프는 처음에는 투명한 접착용 셀로판테이프를 가리켰지만, 원래는 미국의 M사에서 생산하는 특정한 테이프의 고유상표다. 1930년에 발명되었으며, 현재까지 9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셀린은 U사의 상표명이자 피부 보습제 브랜드다. 석유에서 추출한 젤리가 주성분으로 바디로션, 핸드 크림, 입술보호제 등이 있다. 호치키스는 1880년 독일의 슈미트 형제가 발명한 최초의 플라스틱 스테이플러(Stapler)이다. 원래는 쇠로 된 집게 모양이었으나, 지금은 둥근 모양으로 바뀌었다. 한편 핵산 계 조미료(MSG)의 일반명칭은 '향미증진제'로 한국 식약처에서 2018년 1월1일부터 MSG(L-글루탐산나트륨)의 정식 표기가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증진제'로 변경되었다. C사와 D사는 조미료의 제품명칭 이상으로 제조특허권에도 공방이 치열하다. 소비 패턴이 건강지향적으로 변화되면서 화학 조미료라는 제품명칭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하려고 생산자측에서 네이밍 개명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와 대국민 홍보에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MSG는 식품의 맛 또는 향미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며, 화학적 합성품이라는 오해를 벗어 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민감한 만큼 식품첨가물 표기에 천연과 합성을 구분하고 있다. 대기업은 경쟁 업체 간에 제품의 작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심지어 기업간 분쟁으로 법정 소송까지 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간식을 넘어 해외공장 매출이 더 커진 초코파이의 경우 O제과회사 초코파이 제품명칭은 기업명과 함께 'OOO 초코파이'로 식약처에 제품허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L사에서도 'OO초코파이'라고 제품을 판매하자 '초코파이' 명칭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각사가 주장하게 된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O제과회사가 초코파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지만, L제과회사 역시 초코파이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나타내고 있었다. 1979년에 L제과회사가 초코파이를 판매하기 시작한 후, O제과회사는 1997년에 L제과회사의 초코파이 상표 등록을 무효화해 달라며 특허 심판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미 초코파이가 보통명사화되면서 O제과회사는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었다. 현행법상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통명사는 상표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코파이'라는 명칭은 O제과회사와 L제과회사간의 법적 분쟁을 불러일으키며, 상표와 보통명사의 구분이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후라보노껌(Fruit Bon)은 국내에서 인기 있는 과일맛 껌으로, 다양한 과일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1989년에 후라보노껌을 처음 국내에 출시한 것은 O제과회사였다. 그러나 L제과회사도 이후에 후라보노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원조'라는 문제가 두 회사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O제과회사는 출시 25주년을 맞아 후라보노 포장지에 '원조'란 문구를 넣어 국내 원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L제과회사는 이미 일본 L제과에서 후라보노를 선보여 큰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진짜 원조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가공식품 중에서 습관적으로 부르고 있는 몇가지 제품이름이 있다. 그 중에서 연양갱은 16세기 말 일본 스루가야(駿河屋)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17세기부터는 류큐와 아마미 제도에서 흑설탕이 생산되기 시작해 양갱에 설탕을 쓰는 방식이 일반화되었고 에도 시대에는 전성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와 그대로 정착해 오늘에 이른 것으로 한국어 명칭인 양갱을 무시하고 '요깡'이라는 일본어 발음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연양갱(練り羊羹, 네리요칸)의 앞글자 연은 일본어 네리(練り)로, 이 단어는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된다. 특히 음식과 관련하여 '반죽하다' 또는 '가다듬다'라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예를 들면, 네리모노(練り物)는 '반죽한 것'이나 '가다듬은 것'을 의미하며, 면을 반죽하거나 어묵 원료인 고기풀(Fish paste)를 마쇄할 때 사용된다. 제품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중의 하나다. 제품 이름은 소비자에게 기억되고 인식되며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전달한다. 아래에서 제품 이름을 정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①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 선택: 제품 이름은 간결하고 발음하기 쉬워야 한다. 단어 수를 최소화하고, 혼동되지 않도록 단순한 구성을 고려한다. ②브랜드와 일관성 유지: 제품 이름은 브랜드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브랜드 메시지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이름을 선택한다. ③특징 강조: 제품의 핵심 특징이나 가치를 이름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기능, 재료, 사용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④차별화: 경쟁 제품과 구분되는 이름을 선택한다. 유니크하고 기억에 남는 이름이 좋다. ⑤부정적 연상 금지: 다른 언어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10-01 11:16:2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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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알토란처럼 영양 풍부한 '토란'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공기가 느껴진다. 이럴 때는 따끈한 국물 요리가 당긴다. 특히 가을이 제철인 '토란'은 진하고 구수한 맛을 내서 국물 요리 재료로 인기가 높다. 토란(土卵)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땅에서 나는 알'을 의미하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 흡사 달걀처럼 생긴 땅 속 알줄기 부분이다. 추석이 되면 무와 함께 고깃국으로 끓여 차례상에 올린다. "알토란 같다"라는 말의 주인공이 바로 토란이다. 토란은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토란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끈적거리는 토란의 식감 때문인데 이는 그 안에 함유된 전분 성분 때문이다. 토란은 모양새도 그렇고 땅에서 캔다는 점에서 또 다른 구황작물인 감자와 매우 비슷한데 그 안에 3대 영양 성분과 끈적임을 유발하는 전분이 많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토란의 전분에는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변비로 늘 복통을 달고 살거나 화장실 가기가 두려울 만큼 배변에 어려움을 겪을 때 토란을 자주 섭취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또한 토란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토란은 내장 지방을 줄여주고 비만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나트륨은 거의 없는 반면 칼륨 성분은 풍부하여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좋다. 국물 요리라고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게 얼큰한 맛이 일품인 육개장이다. 이 육개장의 주요 재료 중 하나가 땅 밖으로 쭉 뻗은 토란의 줄기 '토란대'이다. 토란대는 칼슘이 무척 풍부하여 말린 것의 경우 식물성 식재료 중에서 칼슘 함량이 손에 꼽을 수준이다. 2020년 한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 10명 중 7명은 칼슘 부족 상태라고 한다. 칼슘이라고 하면 보통 뼈의 성장과 유지에 관련에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혈액의 응고와 근육의 수축 및 이완, 세포대사 등 각종 생리 기능에도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따라서 칼슘 섭취를 위해서라도 토란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2024-09-30 05:45:40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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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시험 문제지 공개,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할까?

누군가의 창작물이 '저작물'로서 보호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공익 등의 관점에서 이러한 저작물에 대한 보호가 일부 제한돼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저작권법은 제2관에서 '저작재산권의 제한'이라는 표제하에 학교교육 목적 등으로 이용하는 경우, 시험문제를 위해 복제하는 경우 등에는 일정한 범위에서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저작권법 제28조),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저작권법 제35조의5)은 '공정이용(fair use)'에 관한 일반 조항으로 관련 소송 등에서 자주 문제된다. 저작물의 사용에 관해 공정이용 등이 자주 문제되는 분야 중 하나가 교육분야다. 국가나 사회의 입장에서는 모든 국민이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작물과 같은 교육자료에 보다 많이 또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저작물에 대한 보호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작권법은 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저작권법 제25조), 도서관 등에서의 복제(저작권법 제31조), 시험문제를 위한 복제(저작권법 제32조) 등의 여러 저작재산권 제한규정을 통해 양자의 균형을 최대한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저작물의 보호 역시 저작권법의 핵심적인 목표이므로 '교육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이용 등이 폭넓게 인정될 수는 없다. 최근 대법원 역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에 신탁돼 있는 저작물을 이용해 작성한 고입선발고사,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 등 평가문제를 해당시험이 종료된 후에도 수년동안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 누구든지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상태로 둔 것에 대해 "이를 구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라 허용되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72001 판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법원은 ▲평가원의 행위가 공익적ㆍ비영리적인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해당 저작물에 관해 다운로드 등의 기간이나 대상자에 제한을 두지 않아 이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이용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해당 저작물의 사용료 지급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평가원의 행위가 해당 저작물의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은 ▲평가원이 해당 저작물에 관해 승인된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중에 대한 학습자료의 제공이라는 공익과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의 균형을 적절히 도모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평가원의 행위는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저작물의 사용은 아무리 공익적ㆍ비영리적인 목적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쉽게 공정이용 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공정이용 등의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이 포괄적ㆍ추상적인 요건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저작물의 공정이용 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저작물의 이용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그에 대한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 역시 유념해야 한다.

2024-09-29 12:58:53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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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54>한 귀퉁이 접힌 명함을 받는다면?…'RSRV'

<254>메종 멈 'RSRV' 1800년대 사교장이라고 연상해보자. 만나는 이들과 콜링 카드를 교환한다. 지금으로 치면 명함인데 받고 보니 한 쪽이 접혀있다. 웃으며 사과의 뜻을 받아들인다. 무슨 수수께끼 같겠지만 그 옛날 서구에서 상류층들이 메세지를 주고 받는 방식이었다. 서로 지켜야할 에티켓이 엄격했고, 사람들 앞에서 체면 구기기를 죽기보다 싫었했던 시절 얘기다. 왼쪽 위에 한 귀퉁이가 접혀있다면 이별이다. 오른쪽 위에가 접혀있다면 방문했었다는. 아래 양 귀퉁이가 접혀있다면 무도회에 같이 가자는 말이고, 오른쪽이 얇게 접혀졌다면 사과의 뜻을 전한다. 샴페인 하우스에서도 이런 메세지가 통했다. 하우스 주인들은 최고의 품질이다 싶은 샴페인은 시중에 풀지 않고 소수 VIP나 친한 지인들을 위해 저장고에 쟁여뒀는데 이들은 직접 방문해 와인을 잘 받았다는 표시로 카드 한 쪽을 접어놓고 갔다. 특별한 이들을 위해 'ReSeRVed' 혹은 'RSRV'로 표시된 와인이 세상 밖으로 나온게 바로 RSRV다. 의미를 살리기 위해 약자를 그대로 와인명으로 썼다. RSRV란 이름이 생소하다면 샴페인 하우스 '멈'을 떠올리면 된다. RSRV는 메종 멈의 프라이빗 컬렉션이다. 그만큼 모든 뀌베를 그랑크뤼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만 양조한다. RSRV의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보자. 푸는 과정이 곧 RSRV의 본질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와인명과 한 쪽 구석이 접힌듯한 레이블에 대해선 궁금증이 풀렸다. 다음은 낯선 와인병의 모양이다. 안정적으로 넒은 하부에 가느다란 목을 가지고 있다. 힌트는 다시 19세기다. 19세기 식사 테이블마다 올려져 있던 물병, 혹은 테이블 와인을 담아뒀던 카라페의 모양을 본따 만들었다. 식사할 때 같이 올려놓고 마시는 샴페인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RSRV의 모든 샴페인은 좋은 음식과의 페어링을 염두에 뒀다. 'RSRV 블랑 드 블랑'의 경우 한 모금 입에 담으면 다른 샴페인보다 버블이 조밀하다고 느껴진다. 실제 일반 샴페인이 6기압이라면 블랑 드 블랑은 4.5기압이다. 버블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해서 음식과 같이 마실 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했다. 그래서 샤도네이 품종으로만 만들었지만 날카로운 산도가 아니라 크림 같으면서 신선하다. 이와 함께 특정 해에 재배한 포도로만 만드는 빈티지 샴페인이지만 그 해의 특징을 강조하기 보다는 매년 같은 향과 맛을 낼 수 있도록 한다. 음식과 즐기는 샴페인인 만큼 기존 예상하고 있는 풍미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의미에서다. 'RSRV 뀌베 4.5'의 4.5는 5곳의 크랑크뤼 포도를 섞어서 4년간 셀러에서 숙성했음을 뜻한다. 피노누아 60%, 샤도네이 40%로 만들어 조화로우면서 다채롭다. 피노누아는 힘과 구조감을, 샤도네이는 우아함과 신선함을 줬다. 흰 과일이나 꽃향과 함께 이어지는 볶은 커피나 모카향이 인상적이다. 육류나 향신료 음식과도 잘 어울릴 샴페인이다. 'RSRV 뀌베 랄루'는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반씩 섞어 만들었다. 40년간 RSRV를 이끌며 미식 페어링에 힘을 썼던 르네 랄루에게 헌정하는 샴페인이다. 입 안에서 동글면서도 단단해 원석도 좋은데 커팅도 잘한 다이아몬드의 느낌이다. 에피타이저 보다는 메인 음식과 같이 할 만큼 무게감으로 초콜릿과도 잘 어울리는 샴페인이다.

2024-09-26 15:53:45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