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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벤처자금생태계와 선순환 과제

벤처자금생태계란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벤처캐피탈(VC)의 자금모집과 투자, 투자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자금 회수, 그리고 재투자로 이뤄지는 순환체계를 일컫는다. 벤처자금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벤처캐피탈시장과 회수시장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벤처캐피탈시장이 활성화되려면 VC에 대한 외부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됨은 물론이고 VC의 혁신벤처기업 발굴과 이들 기업에 대한 심사능력, 그리고 투자 이후 경영자문 능력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회수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모험자본시장이 발전해야 가능하다. 그러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감독하에 있는 창업투자회사와 금융위원회의 감독하에 있는 신기술금융회사로 양분되어 있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시장은 창업투자회사가 주도를 했다. 이후 신기술금융회사의 비중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급기야 2021년엔 신기술금융회사가 앞서고 이후부터는 서로가 경쟁하듯 앞서기 뒤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이 주도한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시장의 투자 규모는 양적으로 엄청난 발전이다. 벤처투자자금을 보면, 2010년 중반까지만 연 2.5조~3조원대에서 2021년 17조원으로 정점을 이뤘다. 미국발 고금리 추세와 2023년 미국의 실리콘벨리은행의 부도 등에 의한 불확실성 여파에도 불구하고 2022년 13.6조원이던 우리나라 벤처투자자금은 2023년에도 11.9조원을 기록했다. 분명 해당 시기만 놓고 보면 벤처업계로서는 직전과 달리 자금모집에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시야를 2010년 후반으로 되돌리면 자금 사정 여건은 양호한 상태라 말할 수 있다. 한편 회수시장을 보자. 벤처캐피탈의 주요 회수수단으로서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세컨더리 세일(secondary sale), 바이백(buyback) 등이 있다. 2023년 창업투자회사의 금액기준 벤처캐피탈 회수방법을 보면, 우리는 세컨더리 세일을 포함한 장외매각이 50.2%로 제일 높고, 다음으로 IPO가 32.3%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미국의 회수비중은 M&A와 IPO가 각각 51.5%, 48.5%로 우리 경우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벤처자금생태계는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지난 20년간 연구현장에서 몸담은 필자로서는 우리 벤처캐피탈업계의 질적 성장이 절실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벤처캐피탈의 양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지만, 벤처자금생태계가 선순환을 이뤄 나가기 위해선 벤처업계의 역량 제고와 함께 모험자본시장의 육성이 다음과 같이 더욱 절실하다. 첫째, 우리 벤처캐피탈의 투자기업발굴 선별능력과 함께 경영자문 역량이 확대돼야 한다. 2016년부터 2023년 기간 대략 75조원 정도 벤처투자자금이 벤처기업에 투자되었는데, 이들 중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기업은 얼마나 될까? 투자기업 중 국내 자본시장 외 나스닥(Nasdaq) 같은 해외시장에 IPO를 한 기업은 몇 개가 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 궁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지적되는 하나가 VC가 그만그만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현실이고, 다른 하나가 VC의 투자기업 경영참여는 물론 글로벌화에 대한 컨설팅의 부진이다. 정부는 자금공급과 VC업체수 늘리기 등의 외형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VC 질적 변화를 이끌 정책(예를 들어 VC 경쟁화 및 전문화, 해외 LP유치, VC 투자 및 운용자료 공개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와 거래가 활성화되는 자본시장으로 육성 발전이 시급하다. 우리 M&A 수준은 VC의 회수비중에서 수치로 제시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낮은 상태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M&A 부진은 VC의 선별능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과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자본시장의 투자 회피를 의미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VC의 역량 제고와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의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40%로 묶여있는 CVC의 외부출자 비중 확대, 연기금의 벤처투자확대, 세제지원 M&A펀드 및 세컨더리 펀드의 설정 등)이 병행돼야 한다. 벤처자금생태계의 선순환은 우리 VC가 한 단계 더 발전함과 더불어 한국경제의 혁신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요구된다. 모든 것엔 때가 있듯이, 이를 위한 정책과 법안 마련에 정부와 국회의 독서망양(讀書亡洋)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4-09-05 08:37:33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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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부산비엔날레, 어둡고 두려운 세계를 비추다

올해 부산비엔날레(8월17일~10월20일)의 주제는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다. 다양한 작업을 통해 혼란한 시대 속 내재적 불완전성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짚어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역경과 곤경,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채워진 '어둠'을 직시하고 '해적 유토피아'와 불교의 '도량'(度量)을 축으로 한 '낙관적 상상'이 핵심이다.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 초량재, 한성1918 등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중국의 현대화 과정에서의 반란과 그에 따른 노동자들의 공포를 담은 천 샤오윈(Chen Xiaoyun)의 영상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의도와 표상의 불일치가 확연하거나 꿈보다 해몽에 가까운 작업들, 단선적 관점을 부정할 수 없는 여타 공간 전시에 비해 부산현대미술관(주 전시장)에는 비교적 흥미로운 작업이 많다. <메메디 사와(허수아비)>(Memedi sawah(Scarecrow), 2024)라는 제목의 작업을 내건 인도네시아 아티스트 그룹 타링 파디(Taring Padi)도 그 중 하나다. 전통 허수아비의 자바어 용어인 '메메디 사와'는 골판지 인형을 뜻하는 '와양 카르두스'(Wayang Kardus)와 쌀포대, 분노에 찬 사람들이 빼곡히 그려진 회화가 한 덩어리를 이룬다. 인도네시아 총선 이후 폭등한 쌀값을 이슈로 했다. 공권력의 착취적 관행과 농민 권리 박탈, 억압적인 권력 구조 등을 비판적으로 녹여냈다. 타링 파디의 작품 맞은편엔 윤석남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2020~2023) 시리즈가 놓였다. 조선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여성독립투사 김명시, 의열단원으로 활동하며 여성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이끌었던 박차정 지사 등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여성 독립운동가 63명이다. 역사 왜곡을 일삼는 '현대판 밀정'들이 득세하는 오늘의 한국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정유진의 <망망대해로>(2024)도 눈에 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겪는 격차와 불평등, 기댈 곳 없는 존재들의 가냘픈 보루마저 깨지고 무너져버린 상황을 해적 난파선에 이입해 재해석했다. 문법은 단순해도 시각적 임팩트가 있다. 이 밖에도 일제강점기의 양민 학살부터 4·19, 민주화 항쟁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들을 거대한 구름 같은 공간에 빼곡히 새긴 신학철, 인도 카스트 제도로 억압받아 온 수백만 불가촉천민 계급을 기리는 라즈야쉬리 구디(Rajyashri Goody), 방글라데시와 인도 내 종교적 폭력에 대응하는 공동체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인 아시피카 라만(Ashfika Rahman), 벨기에와 콩고 사이의 식민지적 역사를 다룬 아요 크레 뒤샤틀레(ayoh kre Duchatelet) 등도 강렬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작업으로 꼽힌다. 특히 관객을 30분 가까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몰아넣는 홍이현숙의 퍼포먼스 <야행(夜行)>(2024)은 어둠에 관한 직관적 명료함을 제공한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지만 전시의 중심은 그 '어둠' 자체다. 국가와 처한 입장은 다르나 공통적으로 '낙관적 상상'보단 현실에 대한 거역성이 짙다. 그래서인지 과거 대비 비교적 비엔날레답다. 비판의 장으로서의 역할에 어느 정도 충실하다. 다만 해적의 의미와 불교의 깨달음, 감독이 강조한 '대안적인 삶의 방식'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작품별로 따로 노는 느낌이 크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추방된 자들임에도 높은 자율성과 포용성을 지녔다는 18세기 '해적 유토피아'의 개념에다 세속적인 세계로부터 분리된 금욕적 삶의 불교를 덧댄 건 다소 억지스럽다. 외국인이 감독을 맡은 국내 비엔날레에서 곧잘 발견되는 심리적 모더니즘의 어설픈 이식의 결과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4-09-04 11:13:4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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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염병의 위협에 마주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는 8월 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엠폭스(MPOX·원숭이두창)가 급증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확산함에 따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했다. 사례가 증가한 것은 2년전부터였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상황이 악화됐다.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이어지며, 인구 밀도가 높은 실향민 캠프에서도 감염이 일어나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6월 중순부터 콩고민주공화국 내 엠폭스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구호팀을 배치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지금까지 콩고민주공화국 전역에서 지역 보건 당국을 지원해 14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엠폭스의 일반적인 증상은 발진, 병변, 통증으로, 증상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한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으나 치료제는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한 달 이내에 회복되지만 일부는 극심한 통증을 겪으며 심각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올해 콩고민주공화국 내 엠폭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500명을 훨씬 넘어섰다. 우리가 과거에도 보았듯이, 전염병은 빠르게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 이것은 현재 전염병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인구를 보호하는 것이 한국에 있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디에 살고 있는 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필요한 치료와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엠폭스 감염은 현재 아프리카국 외에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 단체로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엠폭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에 참여하고 예방접종을 통해 현재 가장 위험에 처한 인구를 보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가 한국 정부를 비롯한 공여국에게 엠폭스 확산 대응 긴급 자금을 집행하도록 호소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 더 이상의 확산을 막으려면 보건증진과 지역사회 참여, 감시, 임상검사 역량 강화, 진단 및 치료 등을 포괄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광범위한 예방접종 프로그램도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현재 이용 가능한 의료서비스가 여전히 극도로 제한적이며 백신 부족 문제로 인해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은 이미 엠폭스에 대한 국가적 대응 계획의 범위를 크게 제한시켰다. 백신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엠폭스에 특히 취약한 15세 미만 아동을 포함한 수천 명이 무방비 상태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존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사용 승인된 두 가지 백신에 대해 제조업체가 생산량을 확대하고 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목록(EUL) 절차를 가속화해야 한다. 또한, 백신의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엠폭스가 발병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현재 유행이 진행 중인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 백신이 사용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양을 기부해야 한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는 아프리카 전역에 최소 1000만 회 분량의 백신이,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에 400만 회 분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연합 등 일부 국가에서 백신을 기부하고 있으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더 나아가 엠폭스가 유행 중인 국가에서 백신을 부담 가능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승인된 유일한 엠폭스 백신인 덴마크 제약회사 바바리안노르딕의 진네오스(MVA-BN)는 고소득국가 대상으로 1도스에 약 100달러로 판매된 바 있다. 중저소득국가 대상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격 책정에 있어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가장 필요한 지역에서의 접근성이 중점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각국의 엠폭스 유행 상황이 계속해서 빠르게 진화함에 따라 현재 상황은 매우 긴박하다. 각국 정부와 주요 이해관계자는 현재 엠폭스 백신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엠폭스가 여러 인구 및 지리적 현실에 따라 변형된 형태로 다수의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면적이고 각 맥락에 맞게 조정된 대응이 필요하며, 확산 통제를 도울 수 있는 가능한 많은 파트너가 참여해야 한다. 이후에는 백신이 최대한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료진과 위험에 처한 인구를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 엠마 캠벨

2024-09-03 14:17:5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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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다양한 세대 사람들의 단어다. 돈키호테는 워낙 유명해서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재탄생하고 있으며, 노래 가사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돈키호테의 엉뚱하면서도 용감하고 유쾌한 스토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이 계속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돈키호테(ドン?キホ?テ)' 방문을 추천하는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게 웬 돈키호테같이 엉뚱한 소리인지 궁금함도 잠시, 그 내용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방문 추천 이유가 "웬만한 쇼핑은 돈키호테에서 모두 해결된다."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도, 누군가에게 선물할 물건도 그곳에 전부 있다고 하니 한 번쯤을 들러봐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일본의 돈키호테는 그 이름이 특이한 것처럼 그 점포에 들어가 보면 '재미있는 곳에 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돈키호테 본사인 PPIH의 경영방침이 "고객에게 두근두근 할 수 있는 체험을 계속 제공한다."이기 때문에 상품 선별과 진열, POP 등이 다른 소매점들과는 분명히 차별되어 있다. 창업주인 야스다 다카오는 1978년 니시오기쿠보(西荻窪)에서 '도둑시장(泥棒市場)'이라는 이름의 소매점을 시작으로 1989년 돈키호테 1호점을 출점한 이후 2004년 100호점, 2013년 200호점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2023년 말 기준 일본 전국에 479개,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105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2023년 6월 기준 매출액이 1조 9,368억 엔으로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으며, 특히, 34분기 연속으로 수익이 증가하여 코로나19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았다. 이렇게 돈키호테가 성공한 비결이 무엇일까? 단순히 재미가 있어서? 돈키호테 창업자는 시작에서부터 기존의 소매점들과는 다른 전략을 전개했다. 먼저 돈키호테의 전신인 '도둑상점'은 자정까지 불을 끄지 않고 영업했으며, 현재 유명 관광지와 주요 지역의 돈키호테는 24시간 영업하고 있어 시간이 부족한 관광객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들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게 무슨 차별된 전략이냐고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편의점으로 유명한 세븐일레븐조차도 저녁 11시까지 영업하고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심야 영업이 익숙하지 않은 시기였었다. 지금도 일본에서 심야에 영업하는 소매점은 돈키호테와 편의점 정도인데 돈키호테는 상품 구색이 워낙 다양해서 국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온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이다. 돈키호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특이한 전략은 바로 가맹점이면서도 각 점포에 최대한의 권한을 넘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매점들은 판매 가격 결정이 자유로운 편이다. 같은 상품도 가맹점 별로 다른 가격에 판매하며 차별화하는 호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근거리에 있는 같은 가맹점은 가격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돈키호테는 상품 구색에서부터 가격결정까지 직접 해당 점포에서 모두 결정하기에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에서 같은 제품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맹점이라는 시스템이 무색할 정도로 점포의 결정권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에 잘 팔리지 않는 물건이 있으면 매장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판단해서 빠르게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이 또한 개별 점포의 결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근처 돈키호테에서는 정상가에 판매하는 제품이 어느 곳에서는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기에 일부러 여러 점포를 순회하며 구경하다가 다른 물품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4-09-02 11:41:1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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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향이 좋은 항산화 채소 '깻잎'

쌈 채소를 대표하는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상추와 깻잎을 떠올리게 된다. 그중 깻잎은 독특한 향과 까슬한 잎의 표면 때문에 식감이 매력적이라 깻잎만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한 깻잎은 김밥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인기가 높기도 하다. 그만큼 대중적인 채소 깻잎은 사전적으로는 '참깨, 들깨의 잎 모두'를 의미하지만 보통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깻잎은 대부분 들깨의 잎이며 참깨와 들깨는 애초에 완전히 다른 품종이다. 깻잎은 독특한 맛과 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만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전 세계 널리 알리고 싶을 만큼 그 안에는 몸에 좋은 영양 성분이 가득하다. 한의학에서는 깻잎과 모양새가 몹시 유사하고 실제로 들깨와 비슷한 종류라 할 수 있는 자소엽(紫蘇葉, 차조기라고도 부른다)의 잎사귀와 씨앗을 약재로 사용한다. 우리가 밥상에서 만나는 깻잎은 잎사귀만 채취하기 위해 계량된 품종으로 약재로 쓰이는 참깨의 잎이나 자소엽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깻잎에는 무엇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함유량이 100g당 5g 이상으로 시금치나 양배추보다도 도 많다. 요즘은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건강과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이들이 많은데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유지시켜서 식욕 조절을 돕고 비만의 위험을 낮춰준다. 또한 혈당을 낮추고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깻잎에는 강력한 항산화, 항암 물질 또한 많이 들어있다. 아피제닌, 루테올린과 같은 플라보노이드와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등이 풍부한데 함유량이 채소류 중 높은 수준으로 당근보다도 많다. 대장암과 피부 종양 억제, 동맥경화 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무엇보다 깻잎은 쌈 채소나 샐러드 등으로 생으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김밥, 찌개, 김치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면역력 향상을 위해서도 더욱 가까이할 만하다.

2024-09-02 05:44:38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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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아이디어(idea)' 훔치기는 부정경쟁행위

사람은 누구나 조금 더 편한 길을 꿈꾼다. 더 작은 비용과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이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시장에서는 타인의 비용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무언가를 그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유혹이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이디어(idea)' 역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지식재산권에 대해서 조금 경험이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아이디어'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아이디어ㆍ표현 이분법에 따라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는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악용해 일부 기업 등이 타인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대기업 등이 스타트업으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은 후 그 아이디어만을 활용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일부는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2018년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은 '아이디어 탈취'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새롭게 규정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해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해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해 사용하게 하는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다만,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경우에는 아이디어 탈취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예외도 뒀다. 위 부정경쟁행위는 중소ㆍ벤처기업, 스타트업 기업, 개발자 등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거래상담, 입찰, 공모전 등을 통해 취득하고 이를 아무런 보상 없이 사업화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사례 등을 방지하고 중소ㆍ벤처기업 등의 아이디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할 목적으로 신설됐다. 아이디어 탈취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법 조문의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것처럼 ①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알게 된 또는 제공받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② 그 제공된 목적에 위반해 ③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해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한 경우라야 하고, ④ 아이디어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위 요건들 중에서는 판례 등을 통해서 구체화 할 필요가 있는 부분도 적지 않은데, 아이디어 탈취 행위 자체가 비교적 최근 신설된 부정경쟁행위이다 보니 아직 관련 판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이디어 탈취' 행위가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한바, 아이디어를 떠올린 기업으로서도 또한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도 위 조항의 내용을 충분히 고려해 필요한 경영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디어의 사용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했다면 위와 같은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24-09-01 11:12:1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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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50>뉴질랜드의 유산으로…'천년의 약속' 크래기 레인지

<250>뉴질랜드 크래기 레인지 '1000년을 지켜내라.' 와이너리를 팔 수 없도록 신탁으로 막아놨다. 그것도 무려 천 년이나 말이다.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와이너리 크래기 레인지의 얘기다. 가족의 유산을 넘어 뉴질랜드의 유산으로 남기겠다는 발상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기로 소문난 뉴질랜드 와인인데 크래기 레인지는 기존에 접했던 뉴질랜드 와인과는 결이 좀 다르다. 1998년에 와이너리를 세우면서 기존에 각광을 받은 산지보다는 새로운 테루아를 찾아 나섰고, 뉴질랜드에서는 처음으로 싱글 빈야드 방식을 추구했다. 처음부터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단기간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와인 인투지애스트는 크래기 레인지를 2014년 '올해의 신세계 와이너리'로 꼽으며 "단 몇 년 만에 뉴질랜드 와인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신생 와이너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크래기 레인지 와인은 쉬운 듯 우아하다. 전혀 힘들이지 않고 쉽게, 그러면서 뛰어나다. 바로 마셔도 좋은데 좋은 산도와 구조감을 고려하면 길게는 10년 숙성도 거뜬히 버틸 분위기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소비뇽 블랑'은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라고 하면 보통 말보로 지역을 떠올릴텐데 이 와인은 마틴버러에서 만들었다. 옅은 볏짚 색에 자몽과 흰 꽃들의 향이 인상적이다. 마틴버러의 서늘한 기후에서 아로마와 미네랄 느낌이 잘 표현됐고, 테 무나 로드 포도밭에서도 석회암과 자갈이 교차해 있는 저지대에서 포도를 재배해 과실미가 살아있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피노누아'는 피노누아 품종 100%다. 소비뇽 블랑과 같이 테 무나 로드 포도밭이지만 화산재 기반의 고지대에서 자란 포도로 양조했다. 마른 라벤더 향이 나는가 하더니 산딸리나 체리 같은 붉은 과실의 아로마가 어우러진다. 피노누아 특유의 여리여리한 색에 타닌은 부드럽고, 구조감이 좋다. 크래기 레인지는 올해 초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전 총리가 결혼식을 올리면서다. 북섬 호크스베이의 한 와이너리가 바로 크래기 레인지였다. 결혼식은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지만 쓰인 와인은 알려졌다. 화이트 와인은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소비뇽 블랑' 2023 빈티지, 레드 와인은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테 카후' 2020 빈티지를 선택했다. 레드 와인이 특히 인상적이다. 뉴질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보르도 블랜딩이다. 2020 빈티지의 경우 메를로 69%에 카버네 소비뇽과 카버네 프랑, 쁘띠 베르도, 말벡을 섞어 만들었다. 테 카후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언어로 '망토'다. 와이너리를 둘러싼 안개를 뜻하는데 연인을 만나러 온 신화 속의 마오리 처녀를 이 안개로 보호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낭만적인 것이 결혼식 와인으로 딱이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4-08-29 14:07:4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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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올림픽 메달과 독이 든 음식

[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올림픽 메달과 독이 든 음식 세계 206개국 1만500여명이 참가한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를 기록했다. 각국이 겨루는 올림픽 게임에서 1등을 하는 금메달 수상자에게로 집중한다. 이번 대회에서 수여한 올림픽 메달은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의 폐철 조각을 메달 앞면에 재활용한 것이다. 친환경적인 업싸이클링 아이디어다. 수년 동안 에펠탑 보수작업을 한 결과 구조물에서 회수한 철 조각을 프랑스 당국에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때 수여된 금메달은 대부분 은(silver)으로 만들어졌다. 금메달의 무게는 586g으로 이 가운데 580g이 은이었고 단지 6g이 금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금메달은 은 성분에 금 성분을 6g 이상 도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최소한의 금(gold) 함유량을 지킨 것이다. 은메달은 순수한 은으로만 이뤄져 있으며 동메달은 구리, 주석, 아연 합금을 혼합한 것이다.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에서 왕이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음식을 먹는 '기미'가 등장하는데 기미가 먼저 음식을 먹고 독살당하며 왕은 목숨을 건지는 장면이 나온다. 궁에서 임금이 수라를 들기 직전 바로 옆에서 임금을 모시는 큰방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는 것을 '기미를 본다'라고 하였으며 수라상에 독의 유무를 판단하는 현대판 관능검사가 이루어 진 것이다. 요즘에는 은수저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조선시대에는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은수저로 음식에 독 성분이 있는지 판단했다. 음식에 비소와 같은 독이 들어 있으면 은수저의 색이 검게 변했기 때문에 기미를 할 때 반드시 은수저를 사용했다. 은이 독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 이유는 은이 독소 성분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검게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에 반응하지 않는 독도 있기 때문에 은이 모든 독을 구분할 수는 없다. 과거에는 비소(As)가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독극물이었기 때문에 비소에 빨리 반응하는 은수저를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사용한 것이다. 독이란 펩타이드,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로 접촉이나 섭취를 통해 유기체의 조직에 침투하였을 때 효소나 세포 수용체 등에 교란을 일으켜 질병이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이다. 독성물질의 용량평가에 사용되는 단위중에서 일반적으로는 'LD50'이라는 단위가 주로 독성을 비교하는 데 사용된다. LD50(Lethal Dose 50%)이란 '반수 치사량'이라고도 불리며 통계적으로 개체의 50%가 죽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성물질의 용량을 의미한다. 독성 물질의 양을 점점 증가시키며 실험군에 투여할 때 용량에 따른 치사율 곡선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곡선에서 50%의 치사율을 나타내는 용량이 LD50이다. 단위는 실험군의 체중 ㎏당 ㎎으로 나타낸다. 식물에 함유된 독소는 다량으로 섭취할 때 독성을 나타내며, 적게 섭취해도 대체로 동물의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킨다. 카페인과 니코틴 중독은 바로 그 때문이다. 녹색으로 변한 감자의 싹은 쓴맛과 솔라닌이라는 독을 함유하고 있다. 시아노겐(cyanogen)은 쓴맛을 내는 시안화물(청산가리)을 통해 동물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중독시킨다. 시안화물은 동물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효소에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한다. 식물조직이 파괴될 때 시아노겐은 식물효소와 섞이게 되는데, 이 효소 반응에 의해 시아노겐이 분해되어 시안화수소(HCN)를 방출하는 식물효소와 섞이게 된다. 죽순, 리마콩 등과 같이 시아노겐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뚜껑을 열고 삶아서 발효시켜야 안전하다. 감귤류 씨, 자두와 복숭아 등의 씨, 사과·배 등 배과 식물의 과일의 씨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자두나 복숭아의 씨가 특히 심하고 시아노겐은 벤즈알데히드도 생성한다. 벤즈알데히드는 아몬드 추출물에서 나는 특징적인 냄새가 양식음식에 빈번히 사용하는 육두구의 주요 맛 성분인 미리스티신(myristicin)은 대체로 다량섭취하면 중독증상과 환각현상을 초래한다. 감초뿌리에 들어 있는 강한 단맛을 내는 물질인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은 고혈압을 유발한다. 정향(clove) 특유의 달콤한 냄새를 주고 라벤더와, 바닐라 비슷한 통카롱(dipteryx odorata)에도 들어 있는 쿠마린(coumarin)이라는 물질은 혈액의 응고를 방해하므로 수술전 환자는 주의하여야 한다. 시금치·근대·비트·아마란스·루바브 등에 함유된 옥살산염(oxalate)은 식물의 신진대사 부산물인 수산이 다양한 금속과 결합한 염이다. 나트륨과 칼륨염기는 용해되는 반면에 칼슘염기는 불용성으로 결정체를 형성한다. 옥살산염은 콩팥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장결석을 형성할 수 있다. 몇 그램 정도로 다량으로 섭취하는 경우에 옥살산염은 치명적일 수 있다. 부패한 사과에서 자란 페니실린 곰팡이, 살충제, 제초제 등 농업용 화학물질, 다이옥신, 다환식 방향성 탄화수소 등 토양 및 공기 중의 오염물질은 독소를 생성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상적인 수준의 이러한 유해물질은 건강상의 위험을 바로 야기하지는 않지만. 우리 식탁에 바람직하지 않은 불청객임에 틀림없다. 과일의 씨(종자)는 섭취를 금지하고 비교적 깨끗한 토양에서 친환경농자재로 기르고 친환경인증(친환경 유기농,GAP,무항생체)표시가 부착된 유기농축수산물을 구입하면 이러한 물질의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연윤열 ESG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4-08-28 10:34:4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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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뼈 건강 지킴이 '우슬'

최근에는 노년층은 물론이고 젊은 4~50대에서까지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관절은 아프기 시작하면 활동에 제약이 많고, 회복까지 제법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예방이 최선이다. 여기 더하여 우슬과 같은 약재로 관절 건강을 회복·유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슬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슬(牛膝)이라는 이름은 줄기 마디의 모습이 마치 소의 무릎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쇠무릎'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이름 때문일까, 우슬은 무릎을 비롯하여 아픈 관절에 효과를 발휘한다. 봄철에 나는 어린 잎사귀는 나물로 먹고 가을철에 나는 뿌리를 말려서 약재로 사용한다. 나이가 들면 관절을 오래 사용한 탓에 관절염으로 고생하기 쉽지만 젊은 층에서는 잘못된 자세 때문에 허리나 골반, 무릎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강도 높은 과격한 운동, 운동 자세의 불량, 야외활동 때문에 다치는 일도 빈번한데 우슬은 이를 치료하는 데 적합한 약재이다. 명확히 아프지 않더라도 운동 후에 피로감이 심하거나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뻣뻣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관절염 때문에 무릎이 시리거나 아플 때에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통증을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한다. 원활한 혈액 순환은 관절염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여성들 중에는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자궁으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좋지 못한 탓에 어혈이 쌓여 생리통, 생리불순 등이 나타나는데 우슬의 힘을 빌리면 좋다. 이 외에도 고혈압이라든지 두통, 어지럼증 치료에 도움이 되며,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도 쓰이고 있다. 우슬은 차로 즐길 수도 있는데 우슬만 끓일 경우 맛이 썩 좋지는 않다. 그래서 대추나 모과 등을 함께 달이면 맛과 향이 훨씬 좋아져서 편하게 우슬차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모과와 대추는 우슬과 궁합이 잘 맞아 뼈 건강에 더욱 도움이 된다.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키며 기력을 되찾아주는 데도 좋다.

2024-08-26 17:06:0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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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코로나, 기생충 그리고 성격

옛날이라면 역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염병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의 모습을 이전과 매우 다르게 변화 시키고 있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고 사람과의 관계를 원격만남으로 변화되도록 하여 혹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인류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만일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혹시 우리의 성격도 변화 시킬 수 있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자면 독자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인류역사에서 코로나 같은 전염병은 인간의 성격 유형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대한 영향을 주고 받았다. 더 정확히는 인간 성격 중 기질에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빅 5 성격이론'에서 말하는 개방성과 매우 연관관계가 높다. 자세히 말하면 개방성이라는 성격 유형이 전염병에 대한 내성과 매우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방성'이란 성격 특성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뭔가 새로운 것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문학이나 미술, 혹은 연애 더 크게는 문화 진보에 매우 중요한 형질의 성격 차원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에게 고통을 주면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 것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존재들이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공중위생과 의학이 생기기 전에는 인간의 질병, 죽음, 불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기생충이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기생충은 정확히 우리 신체에 기생하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즉, 바이러스, 박테리아, 원생동물, 연충 등의 작고 수명이 짧은 존재로 그 진화의 속도가 인간 같은 숙주들보다 빨리 진화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생생물 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산균 같은 유익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에게 유해한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인간은 생화학적 방어 시스템을 진화시켰는데 이를 적응성 면역계라고 부르고 이것의 대표적인 것들은 림프구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각 개인의 림프구들은 그 사람이 거주하는 집단에서 흔한 종류의 기생생물을 물리치도록 학습하고 이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자신이 만난 기생생물에 대한 면역 기억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예방접종은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림프구의 활성 없이 병원균을 노출시켜 림프구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면역계가 학습한 기생생물에 대한 저항성은 지역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에 어떤 지역에 사는가에 따라서 면연계의 학습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역성으로 이 기생생물을 보면 다른 친족, 다른 씨족, 다른 부족, 다른 민족, 다른 인종 출신의 사람들은 약간 다른 방식으로 숙주에게 전염되고 약간 다른 방식으로 숙주를 감염시켜 병들게 만들도록 진화한 다른 종류의 기생 생물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외부인들과 교류하면 해당 지역의 기생생물 이외의 세균들에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지역의 사람들은 이방인에 대해 방어적이 되고 더 조심하게 되는데 이러한 집단은 사전 대처 방식으로 심리적 면역계나 방어 시스템을 가지게 되는데, 아예 그러한 위험성을 가진 사람과의 접촉을 회피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기생생물이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외래인공포증'이 클수록, 그리고 자민족중심주의가 강할수록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 반대도 옳다. 즉 전염병이나 기생생물과 접촉할 가능성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은 좀 더 타 문화나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쉽게 진화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향이 개인적인 성향으로 개방성이 높아지는 성향을 갖게된다고 설명된다. 즉, 개방성인 높은 사람은 새로운 생각, 경험, 장소, 문화를 찾도록 추동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전염병 혹은 기생 생물이 인간의 성격적 성향의 한 특성을 만드는 효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그럼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러한 개방성의 차이가 심리적 혹은 행동적인 차이로 나타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진보와 보수성향의 차이를 가지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냥 '기생생물에 대한 두려움의 차이 즉 개방성의 차이일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답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좀더 진보적인 성향을, 낮은 사람은 보수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어느 날 오미크론이 걸려 고생한 의사 친구가 자신이 궁금해서 저널을 좀 찾아본 것을 필자에게 알려준 적이 있는데, 말인 즉슨 '다양한 사람과 키스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코로나에 면역이 더 높다'라며 자신이 오미크론에 걸린 것은 자기가 너무 순수해서라고 전하였다. 믿거나 말거나…. /진성오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2024-08-26 11:04:36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