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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21>두려움에 대한 도전…펜폴즈 '벤처 비욘드'

<221>호주 펜폴즈 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다가 와이너리를 세웠다. 치료를 위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주정강화 와인을 만들었는데 레드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는 이 와이너리를 반세기 만에 호주의 최대 와이너리로 만들었다. 우편배달부는 와인메이커가 됐다. 달달한 와인만 환영받던 시절 유럽 와인 못지 않을 장기 숙성형 와인을 만들기 위해 양조 실험마저 비밀에 부쳐야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숨죽여 만든 와인은 한 나라의 국보로 지정되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만들었다. 태생이 개척자였던 이들은 180년이 흐른 뒤엔 우주인으로, 또 잠수부로 등장했다. 펜폴즈가 글로벌 캠페인 '벤처 비욘드(Venture Beyond)'의 새로운 테마로 심해(Deep-Sea)를 잡았다. 펜폴즈는 호주에서 국보로 지정된 그 유명한 와인 '그랜지'의 와이너리다. 미래는 언제나 과거와 마주한다. 펜폴즈 역시 마찬가지다. 앞선 테마인 우주는 펜폴즈 와이너리가 설립된 순간부터 모험의 여정을 우주에 빗대어 담아냈다. 이번 테마 심해 역시 표면 아래에서 답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던 펜폴즈가 미지의 경이로움을 탐구하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 호주 예술가인 미카엘 스태포드는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내가 창조하고 싶은 곳은 볼 때마다 매번 새로워 보이는 장소이길 바랬다"며 "매우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낯설게 느껴지는 것들처럼 매번 그곳을 쳐다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벤처 비욘드를 바라보는 이들이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펜폴즈를 그랜지로 알게됐어도 실제 접하는 와인은 대부분 빈(BIN) 시리즈일터. 'BIN+숫자' 방식으로 항상 뒤에 번호가 붙어있는데 해당 와인의 첫 번째 빈티지가 숙성됐던 저장고 위치를 뜻한다. BIN 번호가 바뀌지 않으면 와인의 스타일도 변경되지 않는다. 번호에도 나름의 규칙은 있다. 숫자 8이 들어갔다면 쉬라즈 품종, 숫자 1이 들어갔다면 샤르도네 품종이 사용됐음을 말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BIN 707 같은 경우다. 출시 당시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보잉 707에서 따왔다. 보잉 707과 같이 높게 비상하라는 의미에서다. 좋은 네이밍 덕에 연말 승진 인사 선물로 잘 나간다. 벤처 비욘드 심해가 담긴 '펜폴즈 빈 28 쉬라즈 더매틱 패키지'는 모험과 호기심의 본질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환경을 고려해 패키지의 75%를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다. BIN 28은 195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호주의 따뜻한 기후에서 생산된 쉬라즈를 연상하면 된다. 레이블을 보면 특정 지역이나 포도밭이 아닌 남호주로만 기재되어 있다. 유럽 와인이 이랬다면 테이블 와인이나 그 이하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펜폴즈는 좀 다르다. 다양한 지역의 대표 와인 산지에서 우수한 포도들을 재배해 섞어 만드는 것. 펜폴즈 만의 양조철학이자 스타일이다. 오랜 세월 좋은 품질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 BIN 28의 2020년 빈티지는 맥라렌 베일과 바로사 밸리, 패더웨이, 래튼불리 등 4곳의 포도로 만들었다. 남호주의 다양한 지역을 담아냈지만 바로사 밸리의 이미지가 가장 강하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3-12-21 15:43:5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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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견리망의'보다 '견리사의' 넘치길

매년 사자성어로 한해를 정리하는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견리망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에게 이익이 되면 대의를 망각하는 행위는 사회를 망치고 나라를 망치며, 나아가 인류 전체를 망치는 것이다. 이에 공자는 '견리사의(見利思義)'란 말로 경고했던 것이다. 즉, 눈 앞의 이익을 보거든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인터넷과 SNS에는 다소 싱거운 '견리망의'를 대체하는 누리꾼들의 '촌철살인'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X신외교', '친일매국', '각자도생', '디올명품','X(ㅈ으로 시작하는 욕)가락질', '어묵쳐묵', '건희도로', '부라보콘', '지각대장', '가발궁금' 등 끝도 없이 나온다. 누리꾼들이 지적하듯이 올 한해는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 아쉬운 일이 어느 해보다 많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우선 여야 정치권은 올 한해 민생보다 정치적 이익을 두고 다투는 모습으로 정치와 입법은 실종됐다. 올해 국회에서는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가결, 현직 검사 탄핵소추안 가결 등 '사상 초유'의 상황이 잇따랐다. 남북 관계는 북한의 전술핵탄두 개발과 핵무력 헌법 명기에 이어 군사정찰위성 발사까지 핵·미사일 '폭주'에 더해 남북연락채널의 일방적 차단으로 단절·대치 양상이 심화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7월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잠기면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의 원인은 '관재'(官災)였다. 같은 날 경북 예천에서도 극한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1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1학년 담임 교사가 학교 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동료 교사 등으로부터 학부모 '갑질' 때문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직 사회의 분노는 폭발했다. 한 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부실한 폭염 대책, 열악한 위생 등으로 파행하면서 세계적 망신을 당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는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한 한국은 11월 28일(현지시간)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쳐 119표를 쓸어 담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패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전세사기가 올해에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빌라 등에 전세사기가 쏠리면서 주요 수요층인 청년과 서민 등의 피해가 컸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집계한 지난 3분기 기준 전 세계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서 한국은 100.2%로 모든 국가 중 유일하게 GDP보다 가계부채 총액이 많은 나라로 기록됐다. 지난 10월 말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약 1883조원 수준이다.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이 0.7명을 밑도는 0.6명으로 내려갈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런 수준이라면 대한민국은 100년 후에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때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견리망의'의 의미를 새기며, 다가오는 갑진년(甲辰年) 새해에는 희망찬 '견리사의' 정신이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2023-12-21 07:00:11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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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인공지능(AI) 기반의 푸드테크 시대(上)

로봇 태권브이 1976년 극장용 장편 만화 로봇 태권브이는 현재 40대 중장년층 세대에게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로봇 태권브이는 만화영화 속 주인공이 탱크처럼 큰 로봇 안에 타고 조종하는 로봇이었다. 로봇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지금 로봇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채로 우리의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다. 필자가 근무했던 굴지의 국내 유명제과 회사에서 생산한 초코파이 역시 그 당시 첨단 기술인 포장용 로봇을 도입하였다. 초코파이 시장에서 동종업계보다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생산라인에 로봇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휴머노이드(Humanoid)란 '인간(Human)과 유사한(-Oid) 것'을 말하며, 인간형 로봇 또는 인간형 생명체를 의미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푸드테크 산업분야에서 비대면, 자동화, 효율성과 접근의 용이성, 편리성을 에 기여하고 적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국내 제일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는 이미 협동로봇을 도입하여 뜨거운 기름이 튀거나 화상 위험이 있는 고온의 프라잉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요리하는 로봇 YORI는 인간의 손과 팔을 모방하여 다양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로봇으로, 한식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푸드테크 산업 인간이 섭취하는 식품은 맛, 물성, 안전성, 보존성, 편리성, 독성, 영양, 위생, 품질 등 소비자가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수 많은 매개변수가 존재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테크놀로지 즉 기술이라는 독립변수로 귀착된다. 식품산업은 산업의 영역으로 구분할 때 바이오산업으로 구분되고 그 안에서 산업바이오로 세분된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의식주 산업이며,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산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식품산업은 농수축임산물 등 다양하고 방대한 메가마켓으로 인류의 발전과 함께 기술도 진보되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식품산업은 최근 푸드테크(Food Technology)라는 용어로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과 함께 이전과는 달리 더욱 발전된 형태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융합하여 식품의 생산단계에서부터 유통, 판매 등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적용 하는 개념이다. 푸드테크 산업은 크게 물류유통, 온디멘드 서비스, 정보 콘텐츠, 인프라 테크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물류유통 분야와 음식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온디멘드 서비스 영역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체식품, 조리로봇, 서빙로봇, 스마트팜 분야의 산업이 확장되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 정보 콘텐츠 서비스 영역이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지난 8월 입법 발의된 이 법은 '푸드테크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식품산업과 첨단·혁신기술의 융복합 기반을 마련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및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목적하에 '푸드테크란 식물기반식품, 외식 서비스 등에 이용되는 기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첨단·혁신 식품기술을 말한다. 푸드테크산업이란 푸드테크를 활용하거나 푸드테크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소프트웨어 등을 개발·생산 또는 유통하는 산업을 말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식품·외식산업 2019년을 전후로 국내 식품 및 외식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전과 다른 점은 자본과 전문인력을 보유한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ICT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생 스타트업기업과 대체식품 및 친환경 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대기업들과 국내외 스타트업 사이에 파트너십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한 푸드테크 기업의 시장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므로 기존의 식품 및 외식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팜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스마트팜 분야의 디지털 혁신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스마트팜 분야는 농업과 직결된 테크 영역으로, 정부 차원의 연구 개발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기업 P사는 스마트팜 중에서도 수직농업이라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P사가 직영하는 수직농장에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여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재배장치를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높게 설치해 면적 대비 생산량이 매우높은 장점이 있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3-12-20 10:12:0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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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아내가 먼저 부르는 부창부수(婦唱夫隨) 창업시대

남편이 먼저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이에 따라 부른다는 뜻의 부창부수(夫唱婦隨)는 창업계에서도 통념이었다. 대기업 총수가 타계하니 그의 아내가 그 자리에 앉아 훌륭하게 사업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도 남는다. 사람을 따로 쓸 여유가 없는 자영창업자들은 아예 부부가 함께 팔을 걷어붙이지만 남편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내가 먼저 부르고 남편이 이에 따르는 '부창부수(婦唱夫隨)'의 사례도 늘고 있으니 이제 통념의 틀을 바꿀 때가 되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부부의 순서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의지를 우선시하는 실용주의 창업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일 더하기 일이 일이 될 수도 있고, 삼이 될 수도 있다. 일이 된 사례를 보자. 부부창업에서 최악의 사례부터 말하면 그 결과가 이혼이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부부는 매상이 저조하면서 자주 부부싸움을 하였다.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의 탓이라는 시쳇말이 부부 사이에도 적용되었다. 부부는 가게 문을 닫으면서 영영 남남이 되었다. 일 더하기 일이 도로 일이 된 셈이다. 일 더하기 일이 삼이 될 수 있는 사례는 어떨까? 필자는 대학에 오기 전에 벤처창업 컨설팅을 했었다. 그 때 만난 대전의 한 음식점은 특별하게 개발한 메뉴로 유명해진 나머지, 프랜차이즈로 발전했다. 음식점의 사장은 남편이지만 이 곳에서 남편의 얼굴을 보기는 힘들다. 주방에 틀어박혀 있어 손님들 눈에 띄지 않지만 이 집의 맛을 결정하는 연구개발자였다. 호황의 비결엔 아내가 있다. 서비스의 총책으로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고, 대외 활동이 활발한 적극적인 스타일이다. 이 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부부창업의 통념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역할을 잘할 수 있고, 그 역할에 따라 서로간의 호흡을 맞추느냐가 일 더하기 일이 삼이 되는 비결이다. 사업에 능력 있는 여성이라면 남편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한 때 대박신화로 회자되었던 가전회사의 경우 아내가 가사생활에서 겪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하였다. 이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 위한 아내의 집요함과 대담함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성공은 없었을 것이지만 그 비결 속엔 무역과 유통사업을 경험한 남편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다. IT업계에서 육아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여성 창업자는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잘나가는 남편을 아예 상무이사로 스카웃했다고 한다.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남편의 전공인 재무 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이 창업자 역시 남편의 내조에 힘입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창업시장의 필살기는 자사 능력을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로 집중하는 데 있다. 부부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경쟁력을 합심한다면 이 보다 더 큰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부부의 시너지 효과는 기업과 창업에서도 다른 어느 것보다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3-12-18 10:28:5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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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아미노산 풍부해 체력 증진에 좋은 '광어'

양식 산업과 냉동 기술이 발달하면서 참 다양한 어종을 횟감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식중독 걱정을 덜 수 있어 전국 모든 횟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참 다양한 바닷물고기들이 상에 오르는데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인기 있는 '광어'도 있다. 넙치라고도 불리는 광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긴 타원형에 몸통은 납작해서 마치 큰 접시를 보는 것 같다. 광어의 광은 넓을 광(廣) 자이다. 지금은 언제든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지만, 양식에 성공하기 전 광어는 고급 횟감에 속했다. 중요한 것은 맛과 그 안에 담긴 영양소만큼은 여전히 고급이라는 점이다. 광어는 바닷물고기 중에서도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다. 겨울철이 되면 활동량이 적어지면서 다이어트에 고민이 많아지는데 광어는 칼로리가 낮아 체중 관리에도 잘 어울린다. 날이 추워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하기 쉬운데 이럴 때에도 역시 광어에 풍부한 아미노산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광어에는 다양한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다. 류신과 이소류신의 경우 근육의 합성에 관여하고 피로 회복을 도와 기력을 보충해 준다. 페닐알라닌의 경우 먹는 양을 감소시켜 과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면역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아르기닌은 돼지고기만큼이나 많이 들어 있다. 이렇듯 체중 관리와 기력 증진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겨울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이다. 돼지고기나 소고기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강장제의 주요 성분인 타우린 역시 광어를 대표하는 아미노산이다. 보통 오징어, 주꾸미와 같은 두족류에 많이 들어 있는데 생선 중에서는 광어가 손에 꼽힌다. 타우린은 자양 강장 외에도 뇌 기능 향상, 면연력 강화, 눈 건강 보호 등에 도움이 된다. 미네랄 중에서는 칼슘, 마그네슘, 인이 풍부하며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혈관 건강을 유지시키는 칼륨이 특히 많이 함유돼 있다. 엽산을 비롯한 비타민 B군, 비타민 D 역시 광어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2023-12-18 05:16:21 메트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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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서 더 이상 '항거곤란'은 불요

강제추행죄에 관한 현행 규정(형법 제298조 및 성폭력처벌법 제5조 제2항 등)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을 한 자' 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 이를 처벌한다고 해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규정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에 관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폭행행위 자체가 곧바로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기습추행형)에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했다. 또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이른바 폭행·협박 선행형)에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해 왔다. 즉, 현행 규정 상으로는 폭행·협박의 정도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대법원은 폭행·협박이 선행되는 일반적인 강제추행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항거곤란'이라는 상태적 개념을 범죄구성요건에 포함시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일반적인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을 요구해 왔던 것이다. 이처럼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의사 억압 상태에 있었을 것'이 요구됐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당시 항거를 한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항거를 했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항거를 할 수 있었음에도 특별한 항거가 없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이유로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가 항거곤란의 상태에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칫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나아가 피해자에게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여전히 과거 여성의 순결과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으로서 사람이 가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그 보호법인으로 하는 현재의 강제추행죄와는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법원은 그동안 '항거불능'에 관한 법리를 완화해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거나, 피해자의 태도 중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 사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폭행·협박의 내용만으로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피해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압박의 내용과 정도 등을 포함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5979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항거곤란'이라는 범죄성립요건을 적용함에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자의 행위가 폭행죄에서 정한 폭행이나 협박죄에서 정한 협박의 정도에 이르렀다면, 사실상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고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강제추행죄와 관련한 그간의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상태에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피고인이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있던 피해자의 허리와 등을 잡고 가슴을 만지려고 한 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거부하자 그만두었다거나, 구호요청이 가능했음에도 구호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강제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했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도3199 판결 참조) ▲혼인 외 성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여 추행한 경우에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거나(위 대법원 2006도5979 판결 참조) ▲여종업원인 피해자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대표자와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피해자에게 어떠한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행동해 피해자의 목 뒤로 팔을 감아 돌리는 이른바 러브샷을 한 행위에 대해서도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인정하기도 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도10050 판결 참조).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를 완화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즉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춰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형법상 폭행죄 또는 협박죄에서 정한 '폭행 또는 협박'와 동일하게 정의해 법적 안정성 및 판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이와 같은 판례의 변경으로 강제추행죄와 관련해 현재의 재판 실무와 종래의 판례 법리 사이의 불일치가 해소되고, 일반 국민들의 오해의 소지와 혼란을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3-12-17 12:47:39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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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되기

참 이례적이다.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진짜 장관'이 되기 전부터 유관 단체장들을 잇달아 만난 일이 그렇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오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예정하고 있는 오 후보자는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를 차례로 방문, 환담하고 아이디어를 구했다. 장관스러운 행보를 보이며 소상공인,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중기부의 대표적인 정책 대상을 만난 것이다. '이례적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중소벤처기업계에선 오 후보자의 이같은 행보에 오히려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동안 거쳐간 후보자들이 실행에 옮기질 못해서 그렇지 '좋은 자세'라는 것이다. 오 후보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문재인 정권에서 출범한 중기부의 5번째이자 공무원 출신 첫 장관이 된다. 홍종학, 박영선, 권칠승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의 첫번째 중기부 장관이 된 지금의 이영 장관까지 마지막 직업이 사실상 모두 정치인이었다. 이 중에선 임기 내내 중기부 내외부로부터 '혹평'을 받은 장관도 있다. 오 후보자는 외교관 출신이다. 22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유리천장이 어느 곳보다 높고 단단한 외교부에서 개발협력국장과 주UN 차석대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그리고 외교부 2차관 거쳐 직전엔 주베트남대사를 9개월 가량 역임했다. 여성으로선 외교부의 첫 차관에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정통 외교관 출신을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하면서 '전문성' 등을 우려할 것을 인식해 "제2차관 등을 역임하며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며 "경제 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은 힘(?)은 있지만 행보가 과할 수 밖에 없다. 거기엔 일부 '사심'도 들어있다. 공무원 사회와 간극도 적지 않아 '포용력'도 요구된다. 이런 차원에서 중기부 내부에선 공무원 출신 장관 후보자를 놓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오 후보자는 유관단체장들을 연속해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특기인 글로벌 진출에 상당히 무게를 두고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출입기자들과 사석에서도 이같은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한 내수 침체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이 글로벌화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글로벌화를 외치지 않은 정권은 없다.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화에 대한 혜안의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오 후보자가 외교부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기부의 정책은 '삼라만상'을 관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느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하던대로 판을 더 벌려놓거나, 하나마나한 정책을 더 만들 일도 아니다. 후보자에 대한 또다른 평가가 '그립감(grip感)'이다. 외교부에서 단련한 쎈 그립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오는 21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오 후보자는 세금 '지각 납부'와 'MB맨'인 남편의 과거 경력 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의혹을 해소하고 그가 공무원 출신 첫 장관이 된다면 정치인들이 휘젓고 간 중기부에서 '온전한 리더십'을 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23-12-17 10:14:43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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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20>3년 만에 韓 찾은 보르도 그랑크뤼…보르도가 달라졌다!

<220>佛 보르도 그랑크뤼 2020 빈티지 보르도 와인이 달라졌다. 눈 앞에서 바로 와인병을 오픈해 따라줬는데도 맛있더란 말이다. 타닌은 한층 부드러웠고, 과실미와 적당한 산도는 균형감을 잘 맞췄다. 묵직함은 분명 있었지만 와인이 술술 넘어갔다. 그것도 소위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2020년 와인이 말이다. 무슨 얘기냐면 와인 종주국 프랑스에서도 보르도는 그간 견고한 고성과 같은 이미지였다. 그랑 크뤼로 대표되는 고급 레드 와인들은 이름 만으로도 유명세를 탔지만 다가가기는 어려웠다. 아직 마실 시기가 안됐다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가 하면 시음적기가 된 와인이라도 오픈해서 바로 마셨다간 떨떠름한 맛만 보다 병이 비워졌다. 특히 와인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그레이트 빈티지일수록 숙성 잠재력만 확인하는 경우도 많았다. 보르도 그랑 크뤼 와이너리들이 직접 따라준 2020년 빈티지는 지금까지의 보르도 이미지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줄 잠재력은 물론 지금 당장 먹기에도 좋았으니 말이다. 프랑스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GCB)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 주관한 '2023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가 지난달 열렸다. 84개의 그랑 크뤼 와이너리들이 한국을 방문해 2020년 빈티지를 선보인 자리였다. '그랑 크뤼(Grand Cru)'는 프랑스어로 뛰어난 포도밭을 뜻한다. 매우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나 포도밭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134개의 최고 샤또들로 구성된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은 1973년에 설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매년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시음행사를 열어 각국이 회원 샤또와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국내 와인애호가들에게는 연말에 절대 놓칠 수 없는 와인행사 중 하나인데 팬데믹으로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이번엔 보르도를 대표하는 원산지통제명칭(AOC)인 생떼스테프와 뽀이약, 생쥘리앙, 리스트락, 물리, 마고, 그라브, 페삭 레오냥, 소떼른과 바르삭, 메독, 오메독 뿐만 아니라 우안의 쌩떼밀리옹과 뽀므롤에서도 와이너리들이 참여했다. 사실 2020년 빈티지는 우려가 기대로 바뀐 반전의 해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물류는 물론 인력의 이동도 제한됐다. 포도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날씨도 애를 먹였다. 봄비가 미리 내려주긴 했지만 6월 중순부터 거의 50일 동안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가뭄이 이어졌다. 일부 지역은 우박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고, 수확량은 현저히 줄었다. 명성답게 가뭄을 잘 견딘 테루아와 함께 2020년 빈티지의 비밀은 현대적인 기술과 와이너리들의 양조 노하우에도 있었다. 포도의 풍미가 풍부했지만 이른 수확 등으로 신선함과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했다. 2020년 빈티지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만 보면 그레이트 빈티지를 넘어선 전설급이다. 와인 서쳐는 빈티지 리포트를 통해 2020년을 2018년과 같은 '엑설런트(레전더리)'로 평가했고, 일부 보르도 와이너리의 경우 2018, 2019, 2020년 가운데 2020년을 최고의 빈티지로 꼽는 곳도 나오고 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3-12-14 15:47:44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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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LH의 무덤은 누가 만들었나

최근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고강도 혁신안을 내놨다. 지난 2021년 땅투기 의혹이 일었던 'LH사태'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두번이나 혁신안을 내놨지만 혁신은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철근 빠진 아파트를 짓다가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주차장 붕괴사고까지 터졌다. 정부가 각을 잡고 대책을 발표한 이유다. 정부는 LH 중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구조를 LH와 민간 건설업체 경쟁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건설업계 카르텔 혁파를 위해 감리·설계·시공의 상호견제 체계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LH의 전관 이권 카르텔 문제를 막기 위해 2급 이상(부장급) LH 퇴직자가 취업한 업체는 향후 LH 사업 입찰에서 원천 배제키로 했다. 지금은 공공주택을 공급할 때 LH 단독 시행 또는 LH와 민간 건설사의 공동 시행만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민간 건설사의 단독시행 유형도 추가해 LH 영향력을 줄인다. '래미안' '자이' 'e편한세상' 등 민간업체 자체 브랜드 공공주택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 공공주택 사업시행은 LH가 전체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지방공사가 맡고 있다. 사실상 독점 공급자인 LH는 앞으로 공공주택 사업에 뛰어드는 민간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또 이권 카르텔 해소를 위해 LH의 설계와 시공업체 선정 권한은 조달청으로 옮기고 감리업체 선정, 관리·감독 권한은 국토안전관리원에 넘긴다.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감리의 건축주·시공사 예속 등으로 설계·시공·감리 간 상호견제 시스템이 기능을 잃어버렸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LH의 과도한 이권에 대한 통제와 상호 견제시스템 부족으로 주차장 붕괴, 철근누락 등의 부실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무량판 구조 전수점검 결과 LH는 22개 현장에서 철근누락이 발견됐다. 정부는 또 2급 이상의 LH 전관이 퇴직 3년 내 재취업한 업체는 LH 시행 사업을 수주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3급(차장급)으로 퇴직한 LH 전관이 재취업한 업체도 낙찰이 어려운 수준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LH 출신 직원을 통한 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국토부에 따르면 LH 수주업체 가운데 업계 순위가 현저히 낮은 전관업체가 다수 존재했고, 부실로 이어졌다. 그만큼 전관 여부가 수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실제로 LH 설계·감리용역 수주업체 상위 10개사(2018~2022년) 가운데 1개 업체를 제외하고 모두 전관업체였다. 감리용역 순위 1위인 E사의 경우 무려 22명의 LH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었다. 현직 LH 직원이 선배들이 가 있는 회사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추정된다. 설계용역 7위인 D사에도 LH 퇴직자가 17명이나 근무하고 있었다. 앞으로 LH의 일감을 노리고 LH 출신 직원을 뽑은 업체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정부 대책이 현실화하면 LH 출신 일부는 직장을 잃을 위기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을 놓고 일부에선 논란도 있다. 공공주택 공급에 민간업체가 참여하면 분양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전관업체란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입찰을 배제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인물은 썩는 법이다. 수차례의 혁신안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LH다. 이참에 고강도 처방을 받아 들이고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기득권을 놓지 않고 개혁하겠다는 수차례의 다짐은 공허했다. LH는 공공주택의 땅작업(시행)부터 집짓기(시공)까지 모두 책임지면서 사업 곳곳에서 구멍이 생겼다. 투기 의혹과 부실 시공이 세상에 드러났다. 고강도 대책 무덤을 LH가 스스로 만든 꼴이다.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3-12-14 08:36:3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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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동산의 의미, 재건축의 의미

법적인 의미로서의 '부동산'이란 토지와 그 정착물을 말한다. 이때 정착물이란 토지에 부착하여 계속적으로 사용되는 성질의 것, 즉 건물은 물론이고 각종 토목 구조물, 농지에 심어둔 과수까지도 넓게 보면 부동산인 셈이다. 그러나 진정한 부동(不動)의 성질을 지닌 자산이라면 세월이 지나도 지질학적 격변이 없는 한 그 좌표로서 존재가 증명되는 토지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20평의 집을 가진다면 물리적으로 최소한 20평의 땅을 소유하는 것이었지만 지금 도심에서는 공간의 입체적인 소유가 인정되다보니 20평의 아파트라도 그 소유권에 부속되는 토지는 그보다 훨씬 적다. 사업성이 상당한 재건축 아파트 20평형을 예로 들어보자. 한 세대의 대지지분을 10평이라고 가정할 때 단순히 세대수를 두 배로 늘린다면 새로 분양받는 아파트의 대지 지분은 5평으로 줄어들게 된다. 굳이 세대수를 크게 늘리지 않더라도 기부채납을 빼고, 임대주택을 빼고,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한 일반분양 물량을 빼면 대지지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즉, 재건축은 내가 보유한 토지를 줄여나가는 과정인 셈이다. 강남의 '재건축 최대어'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년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되었다. 게다가 '2040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아파트 35층 층수규제가 폐지되면서 70층 이상 설계가능성도 부각되었다. 압구정, 용산,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로 60층 이상의 고층 계획이 예견된다. 당초 134평자리 은마아파트의 대지지분은 16평 정도이고, 재건축을 거치면 12평 정도가 되는데, 초고층 계획대로라면 10평에 한참 못 미치는 땅만 남는 셈이다. 어찌 보면 진짜 부동산의 소유를 더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셈이다. 물론, 도시에 살면서 대지지분을 포기하는 대가는 상당하다. 첨단 인프라가 갖추어진 지역에 인구밀도를 쾌적하게 높이면서 상권도, 기반시설도 더욱 집중되고 자산가치도 오른다. 초과이익 부담금을 내면서 기꺼이 소유토지를 줄여나갈 정도로 한국 부동산 시장은 새 아파트의 가치를 인정해 준다. 땅보다는 아파트다. 땅은 공동주택의 관리 규약상 건물에 분리해서 매각할 수도, 그것만 담보로 잡아 돈을 빌릴 수도 없으니, 등기상의 대지지분은 그 의미가 퇴색된다. 참고로 70년대 반포주공 아파트의 등기 당시 1층을 분양받은 사람들의 일부는 같은 평형의 다른 층보다 대지지분을 조금 더 받게 되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5층짜리 아파트의 1층에 사는 것도 억울한데, 다른 층에 비해 대지지분까지 떠안아서 재산세만 더 내야 하느냐는 반발이었다. 물론 당시 사람들에게 50년 뒤 현재의 반포 재건축시장까지 바라볼 혜안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달구는 재건축 열기가 지나면 시장은 또 한번 달라질 것이다. 지금 진행되는 단지들은 재건축 연한 30년 안팎의 규정이 적용된다. 강남부터 수도권 1기 신도시까지 이르게는 70년대, 늦어도 90년대 초반에 완공된 아파트들이다. 우리나라 건축계는 90년대 중반 성장주도의 부작용으로 참혹한 인재(人災)를 겪으면서 도시개발과 건축설계, 유지관리에 관한 시스템이 대폭 바뀌었다. 이에 높아진 심미적·기술적 눈높이까지 더해져서 21세기 들어 착공된 건물들은 전혀 다른 세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에 지어진 도곡동 타워팰리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 2030년부터 재건축이 추진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토지소유권이 줄어든 신축아파트는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어쩌면 입주 초기에 짧은 전성기를 보내고 장기간 안정국면에 들어설 수도 있다. 전면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고, 해방 이후 매년 변해온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수년 내에 사실상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서울의 얼마 안 남은 진짜 부동산을 온전하게 가진 단독주택지역이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단독주택을 사기는 망설여진다. 긴 호흡을 가지는 투자는 그래서 어렵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12-13 10:43:10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