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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자영업의 몰락, 또 다른 빨간불 된다

얼마 전, 오래 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20년 넘게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에서 삼겹살집을 하는 친구다. 서로 안부를 묻다가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드냐며 하소연을 쏟아놨다. 그나마 자기는 진작 신용보증재단에서 대출을 받았고, 가족친지들한테도 빚을 있는 대로 얻어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주위 가게들은 장사도 안 되는 데다 대출도 받지 못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연말쯤엔 미국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고, 우리나라도 따라서 금리를 인상하면 자기 같은 자영업자들은 다 죽는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친구와 통화한 며칠 뒤인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먼저 규제 정책을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라고 말해 그 친구의 걱정이 근거 없는 게 아님을 증명했다. 자영업자들의 심각한 상황은 통계로도 볼 수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실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자영업자들의 전체 채무액은 약 732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약 560조원에서 30%가량 증가한 것이다. 빚을 못 갚는 채무불이행 금액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20년 2조4675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9조4364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지구를 괴롭히다가 이제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 폭등이 지속돼 세계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전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앞으로도 세계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진단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고' 수준이다. OECD가 지난 6월 추정한 대한민국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은 각각 1.9%, 1.7%다. 잠재성장률이란 잠재 GDP의 증가율을 말하는데, 잠재 GDP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을 말한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잠재성장률은 2013년 이후 12년 연속 하락하는 것이다. 이런 추락 속도는 세계 주요국 중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다고 한다. 다시 자영업자들 상황으로 가보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의원실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부터 받은 '지역별 신용보증 사고·대위변제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누적 사고액은 1조6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19억원보다 세 배 가량 급증했다. 빚을 못 갚겠다고 선언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빚을 못 갚아 지역신보가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돈도 지난해 3417억원에서 올해 9월 현재 1조원을 넘어 1조2207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기준 자영업자는 약 573만명이다. 국민 10명 중 1명꼴이다. 여야가 이구동성으로 '민생'을 외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 /

2023-10-25 10:17:2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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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다섯 가지 충격을 넘어서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외할머니는 호미 몇 개를 챙기더니 외손주들을 이끌고는 길을 나섰다. 금강의 물빛이 은빛 지느러미처럼 반짝거렸고, 강둑 주변엔 무엇이 자랄까 싶은 모래밭이 어린 눈에 광막하게 보였다. 땅콩밭이었다. 아무리 캐도 끝이 없이 자란 잡초와 어린 손주들의 이마에 샘솟는 땀방울, 물기는 모두 빨아들일 것 같은 맹렬한 태양과 더위의 기세를 그 땅콩밭은 기억하고 있다. 왜 외할머니는 아이들을 이끌고 땅콩밭을 갔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긴 여름방학의 무료함을 물놀이로 달래주면서도 이 때 쯤이다 싶은 땅콩밭의 김매기를 해치워야 겠다는, 일석이조의 요량 때문이었을 게 분명하다. 방학을 틈타 모처럼 외갓집에 온 응석받이들을 북돋으면서도 또 장마철에 새롭게 발견한 땅콩밭의 생기를 북돋는 일이니 외할머니에겐 얼마나 중차대한 일이 아니겠는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을 꽤 많이 쓰고 있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통해 널리 인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읽지 않고 패러다임을 유식하게 논하는 사람도 모르긴 몰라도 적지 않겠다. 아무튼 그 책을 읽어보면 '변칙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원어로는 아노말리(anomaly)라는 용어다. 쿤은 과학분야의 새로운 발견은 실험과정이나 관찰과정에서 새롭게 인식된 변칙현상들, 즉 아노말리의 원천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는 곧 기존 이론의 전폭적 수정을 불가피하게 하였다고 적었다. 어렵고 복잡한 책이지만 단순화해서 요약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필자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대목에서 외할머니의 땅콩밭이 떠올랐다는 점이다. 외할머니는 자신의 땅콩밭을 어느 날 갑자기 발견했다. 며칠 동안 퍼부은 장맛비로 금강의 물줄기가 불어났고, 모든 걸 휩쓸 것 같던 강물이 잠잠해지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동안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물줄기가 크게 바뀌면서 새로운 농토가 드러난 것이다. 토마스 쿤의 정상과학을 빗대어 말하면 정상 강물이 수십 년 만의 큰 장마라는 변칙현상에 의해 위기를 맞고, 지류와 지각변동에 의해 뒤틀려서는 새로운 평야지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야말로 외할머니의 인생에서 만난 패러다임 전환이었다. 오늘 필자는 내 인생에서 만나는 패러다임 전환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 다가 온 아노말리, 변칙현상들은 무엇일까 따져본다. 여러분도 한번 손꼽아 보시라. 수많은 아노말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일과 여가와 학습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아노말리들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우리는 이 충격을 피해갈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고 당당하게 넘어가야만 한다. 첫째, 기술의 충격이다. 기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구조의 이해력을 필요로 한다. 둘째, 노동의 충격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3년 간 고용의 흥망이 극명하게 일어나면서 흙탕물이 휘돌 듯이 일의 뒤틀림이 일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노동의 50%가 재교육을 필요로 한다고 하였다. 셋째는 인구의 충격이다. 2030 미래시나리오로 유명한 마우로 기옌은 낮은 출생률로 새로운 세대, 새로운 중산층, 여성의 부 증대 등이 나타날 것을 예고했다. 넷째는 교육의 충격이다. OECD 평균과 비교하여 10대 학령기에는 월등히 높았던 역량이 30세 이후로는 역전되어 급속하게 퇴화하는 이유는 학습의 퇴화이다. 마지막으로 평생학습의 충격이다. 학교교육에서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지속적으로 불리한 인생경로를 겪게 되는 문제를 평생학습이 해결해야 한다./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3-10-23 15:51:2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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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비타민 C 풍부한 가을 대표 견과류 '밤'

비타민 C 풍부한 가을 대표 견과류 '밤' 견과류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호두, 아몬드, 땅콩, 잣, 캐슈넛 등 종류도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꼭 맛을 봐야 하는 견과류가 하나 있다. 바로 밤이다.대개 견과류에는 지질이 무척 풍부하다. 그 지질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라 건강에 좋다는 것인데, 애석하게도 호두나 아몬드 등과 비교했을 때 밤에 든 불포화지방산은 적은 편이다. 소량의 단백질을 제외하고는 3대 영양소 중에는 대부분 탄수화물이 차지하고 있다. 혹시 살이 찌진 않을까 걱정이 들겠지만 고구마와 비교하면 당류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식이섬유는 오히려 2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 견과류 중에서 밤의 최대 장점은 '비타민 C'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견과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돼 있는데, 동일한 양을 기준으로 비타민 C를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 귤의 절반 정도나 된다(100g당 약 15mg). 대표적인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C는 현대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영양소이다. 다른 영양소의 합성과 대사에 작용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도 한다. 비타민 C의 가장 큰 특성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또한 피로를 풀어주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밤에는 비타민 B군, 비타민 E, 베타카로틴 등 여러 가지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다. 회식이 잦아지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식단 관리가 더욱 어렵고 잦은 외식으로 음식을 짜게 먹기 쉽다. 그래서 꼭 챙겨야 할 미네랄이 칼륨인데 밤에는 이 칼륨이 적지 않게 들어 있다. 3대 영양소의 대사를 돕고 뇌와 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망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커지면 기력이 떨어지고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이럴 때 기력을 회복시키는 양질의 탄수화물과 면역력 강화에 좋은 비타민 C가 풍부한 밤을 자주 챙겨 먹으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2023-10-23 05:28:2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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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 변호사의 생활법률] 수사단계 구속기간 30일 넘기지 못해

수사기관이 구속수사를 판단하는 기준은 ▲수사단계에서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이다. 구속 사유가 있는 경우 검사는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해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의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는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인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구속기간은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인한 날부터 기산하며, 지방법원판사는 검사의 신청에 따라 수사를 계속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10일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에서 검사의 구속기간의 연장을 1차에 한해 허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의자는 수사단계에서 최장 30일 내의 기간을 구속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공판단계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구속 사유가 있는 경우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구속기간은 2개월이다. 법원은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각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에 한해 결정으로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데, 피고인은 제1심 공판절차에서는 최장 6개월 내의 기간을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상소심(2, 3심) 법원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3차에 한해 갱신할 수 있다. 검사 또는 피고인이 항소, 상고하는 경우로서 2심 항소심 법원과 3심 상고심 법원이 3차까지 구속기간을 갱신하는 경우 피고인은 공소제기 후 3심까지 최장 18개월(=1심 6개월 + 2심 6개월 + 3심 6개월) 기간 동안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한편, '구속사건의 신속한 기일 지정에 관한 예규'는 제1심 형사공판사건 중 기소당시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의 경우 제1회 공판기일은 배당이 완료된 사건기록이 담당재판부에 배부된 후 지체 없이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변론종결 당시 피고인이 구속돼 있는 상태로 사안이 간단하고 증거에 모두 동의하는 등 간이한 사건의 경우 판결선고기일은 변론종결일로부터 7일 이내의 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사 또는 재판을 받는 도중 구속된 경우,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수사단계에서는 구속적부심사청구를 할 수 있고, 법원에서 이를 인용하는 경우 석방될 수 있다. 구속적부심사청구가 있는 경우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관계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해 그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이를 기각한다.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피의자의 석방을 명해야 한다. 기소 후에는 보석허가청구를 할 수 있으며,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경우에도 석방될 수 있다.

2023-10-22 11:29:29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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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계란으로 바위치기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성 청년 창업가인 뉴려 김려흔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가 아이디어를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정무위원회 소속인 최승재 의원(국민의힘)의 요청으로 증인석에 섰다. 9월13일 오후 1시 제주 중문 롯데호텔.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중소기업리더스포럼 일정 중에 김 대표가 20명이 훌쩍 넘는 기자들 앞에 섰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분야 등을 담당하는 기자들이 한 자리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김 대표가 제주까지 달려와 언론에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가 주장하는 요지는 자신의 회사가 '1+1(원플러스원)' 이커머스 플랫폼인 '원플원'을 2021년 9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네이버가 약 3개월이 지난후 '원쁠딜'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는 결국 네이버가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정무위 국감장에서 "우리는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1년 10개월째 네이버에 사과를 구걸하고 있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가 비일비재하다고해서 이 문제가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넘겨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트로경제는 이에 앞서 네이버측에 관련 답변을 요청한 바 있다. 자사의 '원쁠딜'과 뉴려의 '원플원'이 다른 서비스 모델이라는 것이 네이버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뉴려의 원플원 서비스를 참고하거나 아이디어를 도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국감에서도 관련 이슈가 불거지자 국감 당일 낸 입장문에서 "아이디어를 도용하거나 기술을 탈취한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반박했다. 아울러 "자사의 원쁠딜은 핫딜 서비스로, 뉴려의 원플원과 서비스 형태가 다르며 가격 구성·판매 기간·입점 기준 등 사업 모델이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뉴려와 네이버가 벌이고 있는 아이디어 탈취 공방전에서 양측은 물러설 뜻이 전혀 없어 보인다. 김 대표는 사과와 일부 내용 시정 등을 네이버측에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는 도의적 차원에서 뉴려에 사업 제휴도 제안했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네이버는 우리에게 어떠한 제안도 한 적이 없다. 충분한 소명을 국회에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평행선을 계속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최승재 의원은 "플랫폼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플랫폼의 막대한 영향으로 기술 혹은 아이디어가 탈취되는 일이 왕왕 발생되고 있다. 기술 및 아이디어를 탈취당한 중소기업이 오래지 않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런 불공정 행위가 벌어질 경우 해당 플랫폼 기업에 대해 조사 전 사업행위를 임시적으로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임시중지명령' 같은 고강도 조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선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은 용감하거나 엉뚱한 사람들이 자주 벌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에 구멍이 뚫리고 결국 갈라지는 바위를 보라.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수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3-10-22 08:05:25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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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12>카베르네 소비뇽의 완결판…슈레이더 2021 빈티지

<212>美 슈레이더, 2021 빈티지 전 세계 출시 목표는 분명했다. 미국 와인의 근간이 될 스타일을 만들자는 것. 대상 품종은 미국 테루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이었다. 그야말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다.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랄 수 있는 포도밭을 찾아 고군분투했고, 풍미와 독특함을 지닌 오크빌의 투칼론 빈야드를 발견했다. 다음은 와인메이커. 와인메이커 토머스 리버스 브라운은 포도밭의 어떤 구획이 최고의 열매를 내놓을 지, 정확히 언제 수확하고 착즙해야 할 지 등을 완벽에 가깝게 짚어냈다. 슈레이더의 포트폴리오를 채운 10개 와인은 모두 카베르네 소비뇽으로만 만들었다. 이 정도 집착이면 카베르네 소비뇽의 완결판이라고 해야겠다. 풍미가 진하고 과일향이 풍부하지만 절대 과도하지 않다. 균형감과 순수함을 모두 지닌 카베르네 소비뇽와인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달 슈레이더의 2021 빈티지가 전 세계에서 동시에 선을 보였다. 2020 빈티지가 나오지 않았으니 2019년에 이어 2년 만이다. 슈레이더의 제너럴 매니저이자 마스터 소믈리에인 제이슨 스미스는 지난 13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형적인 나파밸리 빈티지의 모든 요소를 갖췄으며 여러 면에서 2020년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충분했다"며 "품질과 복합미 모두에서 2019 빈티지를 뛰어넘는 훌륭한 빈티지"라고 강조했다. 2020년은 캘리포니아 전역이 산불로 재앙과 같았던 해다. 슈레이더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연기가 포도껍질에 축적될 가능성이 컸던 만큼 아예 와인을 내놓지 않았다. 2021년엔 길어진 가뭄 덕분에 크기가 작고 풍미가 진한 포도가 열렸다. 자연스럽게 숙성 점점에 도달했고, 와인은 예상대로 힘이 있고 농축미가 뛰어났다. 가장 기대를 모은 와인은 역시 '2021 슈레이더 올드 스파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드 스파키는 슈레이더의 다른 와인처럼 투칼론 빈야드에서도 좋은 구획, 아니면 좋은 클론(같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이지만 다른 DNA로 미묘한 차이가 생김)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단 양조 과정을 진행한 다음 포도밭이나 클론에 관계없이 맛으로 최고의 배럴을 선정해 만들기 때문이다. 최고 중의 최고를 고르다보니 슈레이더 와인 가운데 평론가로부터 만점을 가장 많이 받은 와인이기도 하다. 2021 빈티지는 클론 4와 6, 337이 사용됐다. 올드 스파키는 일반 와인의 두 배 사이즈인 1.5ℓ 매그넘으로만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제이슨은 "장기 숙성을 하기 위해서는 매그넘이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라며 "올드 스파키는 정말 모두가 축하해야 하는 특별한 날 마셔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슈레이더를 더블 다이아몬드로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2022년 와인스펙테이터가 '올해의 와인 1위'로 더블 다이아몬드 2019 빈티지를 선정해서다. 사실 더블 다이아몬드는 슈레이더의 세컨 와인이다. 슈레이더 와인이 숙성형이다보니 고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한게 더블 다이아몬드다. 그래서 양조 컨셉도 처음부터 마시기 편한 와인이었다. 슈레이더 카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풍부하고 힘이 있는 맛에 접근성까지 좋아지니 세컨와인이 올해의 와인에 오르는 이변이 가능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3-10-19 15:45:59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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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영국의 '분양사기'

나쁜 꾀로 남을 속이는 사기(詐欺)는 사회악이다. 한쪽의 꾀가 선량한 한쪽을 피폐하게 만들어서다. 인간 관계는 물론 국제 관계에서도 사기가 사라져야 하는 이유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전쟁은 영국의 '팔레스타인 분양사기'에서 비롯됐다. 분쟁의 시작을 찾기 위해선 1차 세계대전(1914~19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차 세계대전은 독일·오스트리아·오스만제국과 영국·프랑스·러시아가 식민지 지배를 두고 벌인 전쟁이다. 강력한 독일 연합군에 맞선 영국 연합군. 영국은 자국의 이익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묘수를 쓴다. 먼저 서아시아 맹주였던 오스만 제국을 공격하기 위해 아랍인을 끌어 들인다. 영국은 오스만 제국에게 지배받아 핍박받는 아랍인이 이들을 공격해 주면 아랍인 독립국가를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지역에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영국의 맥마흔선언(1915년)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길어지는 전쟁에선 충분한 자본이 필수다. 돈을 구하기 위해 영국은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던 전 세계 유대인을 끌어 들인다. 전쟁채권을 발행한 영국이 유대인에게 손을 벌린 것이다. 전쟁 자금이 급했던 영국은 밸푸어선언(1917년)을 통해 '유대 민족을 위한 국가를 팔레스타인에 수립하는 것을 적극 찬성한다'며 유대인 독립을 약속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영국의 '분양사기'다. 아랍인에게는 노동력을 취하기 위해, 유대인에게는 돈을 끌어 들이기 위해 아파트 한 채(팔레스타인)를 두고 두 집(아랍인과 유대인)에 분양을 한 꼴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영국은 프랑스와 중동일대를 분할점령키로 한다. 그런데 비밀협정을 통해 팔레스타인은 프랑스와 공동통치키로 정한다. 이에 반발한 러시아의 폭로로 비밀협정이 만천하에 알려진다.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이 일어나고 독일의 히틀러가 600만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학살하면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으로 몰렸다. 이미 터를 잡고 있던 아랍인과 유대인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렇게되자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국제연합(UN)이 팔레스타인을 아랍인과 유대인이 절반씩 나눠갖는 분할안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 유대인은 찬성했지만 아랍인은 반대한다.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겨우 6~7%였고, 아랍인의 땅은 93~9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UN의 분할안 통과로 아랍인은 땅의 절반을 잃는다. 양측의 충돌이 격해질 수밖에 없는 분할안이었다. 양측의 싸움이 계속되자 영국은 팔레스타인에서 1948년 철수한다. 이후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이 건국된다. 유대인과 아랍인 간 끊임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배경이다. 영국의 '팔레스타인 분양사기'가 분쟁의 씨앗이 된 꼴이다. 과거의 역사를 떠나 이젠 현실이다. 전쟁은 민간인의 희생을 불러온다.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하는 이유다. 국가나 단체 모두 지도자의 중요성을 다시금 떠올린다. 어느 쪽도 전쟁을 길게 끌고 싶어하지 않는다.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면 전 세계 여론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중동 전쟁은 이미 4차례나 있었다. 모두 이스라엘 승리로 끝났다. 중동전쟁은 어느 쪽이든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1차를 제외하곤 1개월을 넘기지 않았다. 이번엔 어떨까.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나라마다 외교력을 발휘해 평화를 중재하려는 것이다. 과거 영국의 '분양사기'를 극복할 묘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3-10-19 06:00:10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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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예술하기 어려운 시대

당대 예술 환경 중엔 몹쓸 것이 많다. 예술 검열도 그 중 하나다. 최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전시에 참여한 예술인만 특정해 정부 지원금 수령 내역을 뒤져 파문을 낳았다. 여당 대표가 한 가수를 찍어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고등학생이 그린 만화 '윤석열차' 논란은 표현의 자유가 대한민국에 과연 존재하는지를 되묻게 하는 예였다. 예술 검열은 예술가의 창의성과 작품의 다양성을 제한한다. 또한 예술가의 자기검열을 심화시킴으로써 제한 없이 이뤄져야 할 창작 활동 자체를 위축시킨다. 수십 년간 투쟁해 얻은 '말할 수 있는 권리'까지 흔드는 행위라는 점에서 일련의 검열 사건은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문공부 국장이 촬영현장까지 찾아와 양주를 마시며 시시콜콜 검열하던 영화 '거미집' 속 1970년대와 현재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도긴개긴이다. 위의 사례에서처럼 지금도 예술 검열은 전방위적으로 교묘히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와 기관에 비판적인 예술인을 배제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이 고약하면 어디 기댈 곳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편가르기식 이념에 찌든 어용지식인 집단을 비롯해 미술인들의 권익을 위한다며 별의별 단체가 존립하고 있으나 대개는 자질과 전략, 현실감각이 부족하다. 그런 그들에게 어떤 희망적 대안을 기대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그런데 장관 운이 없다. 그것도 지지리 없다. "나랏돈으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8월 28일, 조선일보)라며 공공지원을 볼모로 예술가들을 길들이고 사상을 정화하겠다는 유인촌 같은 사람이 문체부 장관이 되는 시대라서 그렇다. 이런 상황에선 제아무리 깨어있는 눈과 정신으로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말한들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예술가들의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건 성공의 정치다. 미술을 통한 의미적 담론생산은 옛말이다. 그저 어떻게 하면 미술로 돈을 벌 수 있을까를 고심하지만 사회적 의사표시로서의 미술의 경제성이 곧 미술품의 가격이고, 그것의 생산 및 소비순환 방식이 예술경제라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미술판이 부르주아 계급의 놀이터가 되고 미술이 그들의 고급 장난감으로 전락하는 양상과 더불어, 부의 축적만 이루면 된다는 양 아무런 책임감 없이 '상품'을 생산하는 데 열중하는 예술가들을 보면 안타깝다. 조변석개하는 취향 군락에 의지해봤자 10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점에서 딱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뭔 의견이라도 내놓을라치면 정치·제도 권력이 언제 어느 때 목을 조여 올지 알 수 없는데다,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급급한 경제현실이다 보니 유무형의 올가미를 피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개인을 나무랄 순 없다. 결국 이래저래 예술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럼에도 명성의 박제화와 성공의 정치 사이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묵묵히 세상을 기록하고 낭독하는 작가들이 있다. 정치적·사회적 관계망에 거주하는 인간들이 겪는 삶의 냉혹함을 통찰하고 생존자들을 위로하며 당대 긴급한 문제들을 표상화하는 이들이다. 마침 순천의 문화공간인 '기억공장 1945'에서는 10월 26일까지 박치호 작가의 초대전이 이어진다. 서울의 '정문규미술관'은 같은 날부터 한 달 동안 김재홍 작가의 초대전을 연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관람하길 권한다. 동시대 정치와 문화, 사회, 정서를 관통하는 예술가들의 강력한 '논평'을 만날 수 있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10-18 11:58:2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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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타협하는 통계는 통계가 아니다

[이수준의 부동산수첩] 타협하는 통계는 통계가 아니다 주택경기가 안 좋을 때는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빨리 인식한다. 아파트보다는 다가구, 다세대 등 빌라를 중심으로 더욱 거래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매매 시장보다는 주기적으로 거래가 필연적인 임대차 시장에서 더욱 그렇다. 체감하는 순서가 실제로도 경기 변동의 순서이다. 통계도 중요 하지만 체감을 속일 수 있는 것은 없다. 최근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 임대차 시장의 전체 거래 건수 중 전세계약의 비율이 올해 45%까지 내려갔다. 지난 2019년의 60% 수준에서 약 15%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월세 거래 비율은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두 배 가량 증가한 12%를 기록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최근 연이은 전세 사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특성상 쉽게 월세 시장으로 대세가 전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실제로 전세수요가 줄어도 공급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언론에 나타나는 집값 전망은 각양각색이다. 이유는 지표를 인용하는데 있어 저마다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지역별 편차는 당연하다. 좁게는 강남 3구과 강북의 시장이 다르고, 같은 구에서도 각 단지별로, 수도권 이하에서는 반도체 등 산업이슈에 따라 시장의 상황은 너무 다르다. 무엇보다, 하나의 통계를 비교 시점을 달리해서 보면 또 결과가 달라진다. 그렇게 각기 다른 조건들을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입맛대로 쓰다 보니 시장의 분석은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하는 통계자료들은 지엽적으로 보면 거짓말이 아닐지라도 전체 주택시장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2020년 7월 국토부는 당시 정부의 집권 이후 주택가격이 11% 상승했다는 발표를 했었다. 이는 당시 주택시장의 체감 상승률과는 너무 다른 발표였다. 통계의 조사, 작성 주체는 한국부동산원(당시 한국감정원)이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 경제정의 실천연대는 동일 기간의 주택가격 상승 폭이 52%라는 고백과도 같은 발표를 했다. 이후에 이어지는 각처의 반론과 재반론이 쌓였지만, 늘 그렇듯 유야무야 지나갔다. 당시 매일같이 늘어나는 코로나19 감염자 수, 대기업 총수의 별세, n번방 사건, BTS의 빌보드 석권 등 국민들이 시선을 분산시킬 뉴스는 차고 넘쳤다. 당시의 정부 발표가 100% 거짓이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통계의 일부가 사실이더라도 앞서 말했듯, 이를 사용하는 주체의 '이익 관계'에 따라 통계의 용도는 얼마든지 달라진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인사권을 가진, 예산의 편성 권한을 가진 쪽에서는 아무리 톤을 낮추고 표현에 신경 쓴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부동산은 그 불완전한 시장의 특성상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나, 그 개입이 통계 작성에까지 미쳐서는 안된다. 통계가 외부와 타협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통계가 아닌 것이다. 전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지게 된 경위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당초 해당 의혹을 처음 제보한 측은 통계작성의 최일선에 있었던 부동산원 노조원들이었다. 이후 현재까지 시끄러운 공방들, 말단조사원들에 대한 수차례의 질책성 호출, 특정 숫자를 제시한 가이드라인 등은 굳이 결론에 앞서 판단할 필요는 없다. 다만, 팩트를 팩트로써 냉정하게 마주했을 때 제대로 된 정책도 마련할 수 있다. 설령 정책에 실패하더라도 국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기회마저 빼앗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지난 인플레이션 통계 조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는 일 조차도 조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 컨설턴트 대표

2023-10-18 10:52:0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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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김치공정

2022년 8월 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었던 '화춘잉'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하나 올렸다. "바이두 지도에 따르면 타이베이에는 산둥 만두가게가 38곳, 산시 국수가게가 67곳 있다. 입맛은 속이지 않는다. 대만은 언제나 중국의 일부였다. 오래전 잃어버린 그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에 대하여 어느 네티즌이 신박한 댓글로 응수했다. "구글 지도에 따르면 베이징에는 17개의 맥도널드, 18개의 KFC, 19개의 버거킹, 19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입맛은 속이지 않는다. 중국은 언제나 미국의 일부였다. 오래전 잃어버린 그 아이는 결국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둘씩 짝을 이루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쌍(雙)'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한 쌍, 쌍권총 등이 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짝을 이룰 때, '양국(兩國), 양자(兩者)'처럼 양(兩)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래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양안(兩岸)관계'라고 한다. 이 말은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대륙인 서안(西岸)과 대만 섬인 동안(東岸)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70년대까지 양안은 살벌한 대립을 이어갔다. 평화적인 해법이 필요 했던 덩샤오핑은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제시했다. 하나의 중국 아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함께 공존하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은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대만이 중국의 일개 행정구역으로 전락해 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만은 '일국양구(一國兩區)'를 제시했다. 중국을 대륙지구와 대만지구로 나누고, 각자의 실체를 인정하자는 내용이었다. 1992년, 마침내 양안은 '하나의 중국은 서로가 인정하되, 세부적인 내용은 각자 알아서 해석한다.'는 '92공식'에 합의했다. 당시로는 각자가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를 유지하자는 희망을 담은 합의였다. 그러나 지금의 양안관계는 지극히 위태롭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으로 중국은 속내를 의심받게 되었다. 차이잉원 총통은 미군의 대만 주둔을 인정했고, 중국은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협박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갈등의 정점을 찍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의 입'이라는 화춘잉 대변인이 '만두가게가 많으니, 대만은 중국 땅'이라는 기괴한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화대변인의 말에는 대만을 존중하는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대만을 집어삼키고 싶은데, 전 세계가 보는 눈이 있으니 명분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억지로 가져다 붙인 명분이란 것이 고작 만두와 국수라니! 아무리 보아도 빈약한 논리이고, 그냥 억지일 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김치가 '파오차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논란이 되었다. 서경덕 교수는 항의 메일을 보내고,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사실 김치가 자기네 음식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헛웃음이 나게 만든다. 하지만 앞서 말한 화춘잉 대변인의 만두에 우리의 김치를 대입시켜 보면 섬짓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저력을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는 조상님들께서 피눈물로 지켜온 나라다. 또 우리는 위기일수록 더 강해지는 민족이다. 우리 국민들은 김치도 한복도 함부로 넘볼 수 없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 받는 법'이다. 김준형 / 칼럼니스트 (우리마음병원장)

2023-10-17 15:56:38 구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