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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세상] 골프장 인수인이 체육시설업자 아니어도 기존회원 시설이용 문제 없어

체육시설업자의 영업을 양수한 자는 '체육시설업과 관련된 공법상 권리·의무'는 물론 '종전 체육시설업자와 회원간의 사법상 약정에 따른 권리·의무'도 그대로 승계합니다(체육시설업 제27조 제1항). 따라서 골프장 인수인 역시 공법상 권리·의무는 물론 사법상 약정에 따른 권리·의무를 모두 승계합니다. 그렇다면, 골프장이 신탁법상 담보신탁이 됐다가 공매처분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일까요? 대법원은 "그렇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골프장 공매 매수인 또한 체육시설업 등록에 따른 공법상 권리·의무는 물론, '종전 골프장과 회원간의 사법상 약정에 따른 권리·의무' 역시 그대로 승계합니다(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 제1항,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85417 판결,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6다22014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는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해 형성된 기존업자의 공법상 관리체계를 영업주체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유지시키고, 기존업자와 이용관계를 맺은 다수 회원들의 사법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85417 판결). 그런데 골프장 인수인이 '체육시설업의 등록 또는 신고'를 하지 않아서 체육시설업자가 아닌 경우에도 그럴까요? 대법원은 "그 경우에도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두45158 판결). 즉 골프장 인수인이 체육시설업의 등록을 했는지 여부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수인이 승계사유 발생 후 체육시설업의 동록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 다수의 회원권의 사법상 권리·의무의 승계효력이 좌우된다면, 회원들의 사법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체육시설법 제27조의 입법목적에 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골프장 인수인이 별도로 체육시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에게 골프장이 인수된 경우에도 최초 골프장의 회원들은 최종 인수인에게 골프장 회원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은 "이 경우에도 종전 회원들은 골프장의 최종 인수인에게 회원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80778 판결, 대구고등법원 2023. 9. 7. 선고 2022나25906 판결). 위 사건에서 중간 인수인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골프장을 인수받은 최종 인수인은 종전 회원권자들의 골프장 사용을 거부했습니다.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의 해석상 종전 골프장의 소유자가 체육시설업자인 경우에만 인수인이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할 수 있다고 봐야 하는데, 중간 인수인이 체육시설업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이에 회원들은 최종 인수인을 상대로 골프장회원 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대구고등법원과 대법원은 회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최종 인수인은 골프장을 인수해 기존 회원권 약정관계를 순차적으로 승계했고, 이는 중간 인수인이 체육시설업 등록을 했는지 와는 무관하다고 본 것입니다. 골프장 인수나 인수인의 체육시설업 등록과 무관하게 기존 회원들의 회원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체육시설법 제27조의 취지에 따른 판단이라 할 것입니다.

2024-03-31 12:57:39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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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제주도에 고사리 채취 열풍이 부는 이유는?

나물의 계절이 왔다. 농업 기술이 워낙 발달한지라 사실은 '봄나물'의 주된 재료들도 얼마든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구할 수 있지만 그래도 봄이 되면 특히나 나물 반찬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본격적으로 봄이 되면 나물 반찬의 대표 재료 중 하나인 고사리 채취가 시작된다. 특히 근래 들어 제주도는 4월만 되면 고사리를 따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나물은 물론 육개장과 녹두전의 대표적인 재료로 인기가 높은 고사리는 그 특별한 맛과 식감에 더하여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하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90% 이상 수분으로 구성된 고사리는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변비나 체중 관리 그리고 피부 미용 때문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사리는 탁월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고사리에는 필수 미네랄 역시 골고루 들어있다.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나트륨 배출을 위해 꼭 필요한 미네랄인 칼륨을 비롯하여 철, 인,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며 특히 구리와 망간이 많이 들어있다. 비타민 중에서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 그리고 신체의 성장과 발달에 관여하는 리보플라빈,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K 함량이 눈에 띈다. 한방에서 찬 성질을 가진 고사리는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 현대인들은 과도한 학업,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이럴 경우 심장, 간 등에 뜨거운 기운이 쌓이게 된다.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명치가 꽉 막힌 느낌이 들면서 소화불량에 시달리기 쉬운데 고사리와 같이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가 도움이 된다. 고사리는 맛도 좋고 몸에도 좋지만 조리법만큼은 신경을 써야 한다. 독성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독성을 빼기 위해서는 생것이든 말린 것이든 푹 삶은 후 일정 시간 이상 찬물에 담가 두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만 거치면 얼마든지 몸에 좋은 고사리 요리를 즐길 수 있다.

2024-03-30 05:56:25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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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31>한국인의 입맛 사로잡은 신퀀타

<231>이탈리아 '신퀀타 블랙' 교실에서 조용히 있던 아이가 1등을 했다. 의아했지만 한 번쯤은 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다음 학기 성적표를 받아보니 또 1등을 했다. 분기별로도, 계절이 바뀌어도, 해가 넘어가도 말이다. 이쯤되니 다들 궁금해졌다. 비결이 뭐니. 이탈리아 산 마르짜노의 와인 '신퀀타' 얘기다. 금양인터내셔날이 와인을 내놓고 별 다른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작년 주류수입 통계를 보면 이탈리아 와인이 25% 안팎으로 줄었는데 신퀀타는 오히려 더 팔렸다. 알렉스 엔드리치산 마르짜노 수출매니저(사진)는 신퀀타 블랙 에디션 출시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퀀타는 강한 소스나 풍미, 매운 맛도 많은 한국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며 "집밥과 편하게 마실 수도 있고, 그냥 와인만 가볍게 즐기기도 좋은 와인"이라고 말했다. 블랙베리나 자두 같은 과실미에 후추향이 어우러진다. 무게감이 있고 기본적으로 드라이한 와인이지만 과일잼에서 느낄 만한 잔당감이 전체 균형감을 맛깔나게 맞춰준다. 처음부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드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할 맛이다. 입소문 만으로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비결이었다. 신퀀타는 이탈리아어로 숫자 50을 뜻한다. 산 마르짜노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와인인데 반응이 좋게 나오면서 정식 와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처음으로 출시하는 블랙 에디션은 한국 소비자들이 점차 프리미엄 와인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에 착안해 수입사가 먼저 와이너리에 제안하면서 나오게됐다. 만들어놓고 보니 산 마르짜노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좋아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신퀀타 블랙은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 품종을 절반씩 섞어 만든다. 프리미티보는 우리가 진판델로 알고 있는 그 품종을 이탈리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색이 진하고, 달콤하다. 당도가 높으니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이다. 네그로아마로는 이탈리아에서도 뿔리아 지역의 레드와인 품종이다. 신퀀타에서 느낄 수 있었던 향신료 후추향이 네그로아마로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둘 다 토착품종이고, 뿔리아 와이너리 누구나 키운다. 관건은 자칫하면 강하기만 할 수 있는 이 품종들을 누가 잘 다루느냐다. 그에 따라 와인의 격이 달라진다. 알렉스 수출매니저는 "프리미티보 품종의 경우 야생동물 풍미에 산도도 높고, 자칫하면 과할 수 있어서 튀는 부분을 잘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 마르짜노는 같은 품종이라도 포도밭을 2곳으로 나눠 한 쪽은 과실미와 풍미를 살려 재배하고, 다른 쪽은 신선미와 적당한 산도를 줄 수 있도록 해 시중의 같은 품종 와인보다 균형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고령 100년에 달하는 올드바인은 포도 생산량은 적지만 특유의 집중력과 농밀함을 가지게 했다. 신퀀타의 레이블을 보면 생산연도, 즉 빈티지가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품종만 놓고 보면 단순히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 50%씩이지만 해당 품종 내에서도 여러 빈티지와 배럴 가운데 맛이 좋은 것들을 골라 섞다보니 그렇다. 샴페인의 논빈티지 양조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레이블의 뒷쪽을 보면 숫자가 나와있는데 '+6'이면 신퀀타가 처음 나온 해부터 6년 뒤인 2018년에 나온 와인이란 얘기다. 알렉스 수출매니저는 "블랙 에디션은 단순한 와인이 아닌 이탈리아 와인 제조의 장인정신과 혁신적인 정신에 대한 증거"라며 "오크통에서의 추가 숙성을 통해 와인의 복잡성, 깊이, 향을 높여 병에 담긴 훨씬 더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4-03-28 15:22:44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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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ELS 부실과 금융당국의 책임

사모펀드에 이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까지 터지면서 금융감독당국이 금융회사의 고객 배상 책임을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결국 금융감독당국의 압박에 못이겨 KB국민·신한·하나·NH농협과 SC제일은행이 이번 주 잇따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면 은행권은 당장 다음 달부터 H지수 ELS 투자로 손실을 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율 배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문제는 금융감독당국의 ELS 배상 책임 해결 수순이 사모펀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이 이번에도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사실 사모펀드는 부실운용과 사기 운용이 문제였다. 여기에 금융감독당국이 판매사는 운용사 포트폴리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감독 규정을 고집하면서 부실과 사기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도 주요 원인이다. 그런데 금융감독당국은 판매사가 모니터링도 못하게 막아 놓은 자신들의 책임은 숨기고 운용사에게 사기를 당한 애꿎은 판매사들한테만 피해 보상을 하라고 종용했다. 판매사와 판매 직원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수조원을 배상하게 했다. 희대의 코미디이자 관치금융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ELS는 어떨까? ELS는 보통 6개월내 조기상환이 되면 약속된 금리를 받지만, 6개월내 상환이 안되면 만기까지 보유하다가 결국에는 손실 볼 확률이 커진다. 여러 지수나 종목을 활용해 구조화한 파생상품인데,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금리는 위험 대비 지나치게 낮다. '초고위험 저수익' 상품인 셈이다. 리스크와 리턴의 균형이 처음부터 맞지 않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정성을 추구하는 은행 고객 성향에 맞는 상품이 아니고 더더욱 고객에게 크게 도움도 되지 않는다. 수익다각화를 추구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위험은 매우 크고 수익은 작기 때문에, 대신 등 일부 증권사는 오래 전부터 ELS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상품이란 이유다. 최근에는 분식에 취약한 홍콩H지수 문제가 겹쳤으니 손실이 더 커진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주목했어야 하고, 감독했어야 하는 부문이다. 지난 13일 이복현 원장은 "홍콩 ELS 등 고난도 상품 관련해 면밀히 감독 행정을 하지 못해 손실을 본 피해자들, 국민들께 고통과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면피성 사과는 커다란 재산상 손실을 본 고객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상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했으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이런 상품을 팔게 하면 안됐다. 무지의 책임은 뒤로 하고, 이번에도 금융감독당국은 적합성과 적정성 설명 의무 등을 지켰는지를 따지며, 금융회사들에 대해 징계 방망이를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상품을 판다는 것은 리스크를 파는 것이다. ELS 사태 책임의 근간은 금융 상품 판매 원칙을 지켰는지 여부가 아니다. 팔지 않았어야 할 상품을 팔았다는 것이다. 리스크 대비 리턴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상품을 인가해 준 금융감독당국과 수익에 눈이 멀어 부실 상품인줄도 모르고 예금하러 온 고객에게 ELS를 팔게 한 금융회사 경영진 모두 우선적으로 깊은 반성을 해야한다. 무엇보다 금융감독당국은 운용사와 판매 직원들에게만 징계를 내리는 어이없는 짓을 제발 멈춰야 한다. 이것보다는 ELS 등 파생상품의 구조와 위험성을 미리 파악하는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2024-03-28 10:41:24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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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달콤한 유혹, 초콜릿

초콜릿(Chocolate)이란 이름 자체는 멕시코 메시카 족이 카카오 빈과 고추로 만든 음료인 나후아틀어로 씁쓸한 물을 뜻하는 쇼콜라틀(Xocolatl)에서 유래됐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과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으로 일컬어진다. 멕시코 원주민은 카카오의 씨앗인 카카오 빈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부르면서 음료나 약용으로 사용했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매스는 카카오 열매의 씨인 카카오빈(cacao bean)에서 추출한 것으로, 그대로 섭취하면 먹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쓰다. 이런 이유에서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밀크 초콜릿보다 훨씬 더 쓰다. 시판되고 있는 초콜릿은 여기에 설탕, 우유 등을 넣어 풍미를 조절한 것이다. 특유의 쓴맛이 단맛과 조화를 이루는 대비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초콜릿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운 걸로 알고 있는데 초콜릿 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제과 공장에서는 전문 설비를 갖춰 놓고 제조하지만 핸드 메이드 초콜릿을 만들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온라인에서 제과 재료상을 찾아서 재료를 구입한 후에 각각의 재료를 일정 비율대로 혼합하고 녹여서 본인이 원하는 틀(몰드)에 부어서 굳히면 된다. 예상과 달리 매우 간단하다. 이러한 방법은 일종의 패스트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로 비유하면 원두를 볶아서 내려먹는 원두커피가 아닌 인스턴트 커피에 비유할 수 있다. 코코넛은 야자수의 일종으로 코코넛워터 음료로 사용하고 카카오와 코코넛은 나무 자체가 다르다. 카카오(cacao)는 카카오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로 카카오포드(cacao pod)라고 부른다. 카카오 나무의 학명은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이고 '신의 음식'이란 뜻이다. 카카오 포드 안에는 달콤한 과육으로 둘러싸인 카카오빈(cacao bean)이 들어 있다. 카카오포드 안쪽에 과육으로 둘러싸인 카카오빈(cacao bean)을 발효해서 건조한 것이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다. 카카오빈을 잘게 부순 것을 카카오닙스(cacao nibs)라고 하고 다이어트나 항산화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한편, 코코아(cocoa)는 카카오(cacao)를 가공한 것을 말한다. 코코아매스(cocoa mass)는 카카오빈을 로스팅해서 곱게 갈아만든 것이고 코코아버터(cocoa butter)는 코코아매스를 압착해서 짜낸 지방이다. 코코아파우더(cocoa powder) 지방이 빠진 카카오 매스를 곱게 갈아 만든다. 초콜릿은 카카오 빈에서 나오는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 그리고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여 만든다. 밀크 초콜릿은 여기에 우유가 첨가된다.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카카오버터 대신 식물성유지 등의 대용유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매스, 카카오버터, 그리고 부산물인 카카오파우더는 모두 카카오 포드(cacao pod)의 씨앗인 카카오 빈(cacao bean)으로 만들어진다. 카카오포드를 반으로 자르면 하얀색의 카카오 과육이 나오는데, 카카오빈은 이 카카오 과육에 둘러싸여 있다. 아무 처리과정도 거치지 않은 카카오빈은 떫기 때문에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발효는 카카오빈에 붙은 과육을 제거하고 나무 통에서 발효를 하거나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하여 발효과정 중에 과육이 자연적으로 제거되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카카오빈은 중간에 한번 나무삽으로 뒤집어주는데, 5~7일간의 발효 후 세척한 뒤 9~10일간 건조 과정을 거친다. 발효가 된 카카오빈에서는 특유의 초콜릿 향이 난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산지에서 인력으로 진행되고 건조 과정까지 마친 카카오 빈은 소비국으로 수출된다. 소비국에서는 카카오 빈을 열풍으로 로스팅하여 외피를 분리한 뒤, 알칼리 처리를 하여 카카오닙스(cacao nibs)로 만든다. 시중의 90% 이상의 초콜릿은 알칼리 처리 과정을 거치는데, 알칼리 처리를 하게 되면 신맛과 카카오 본연의 향이 적어지고 쓴맛은 더 나게 된다. 알칼리 처리를 하는 이유는 수용성의 증대, 원료 색상의 조정 등이 있으며, 신맛 보다는 쓴맛이 설탕을 첨가했을 때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알칼리 처리를 거친 카카오닙스를 2차에 걸쳐 분쇄하면 진득진득한 카카오매스가 분리되고 콘칭단계를 거쳐 굳힌 것이 카카오매스다. 카카오 매스를 압착하면 카카오버터가 분리되고 딱딱한 카카오 케익이 남는다.이 카카오 케이크를 잘라서 분쇄하면 카카오 파우더가 된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분류한 초컬릿 기준은 다음과 같다. ▲초콜릿: 카카오고형분 30% 이상, 카카오버터 18% 이상, 무지방 카카오고형분 12% 이상인 초콜릿. 즉 카카오 성분이 가장 높은 초콜릿이라 할 수 있다. ▲밀크초콜릿: 카카오고형분 20% 이상, 무지방 카카오 고형분 2.5% 이상. 유고형분 12% 이상인 초콜릿. 다시 말해 우유가 첨가된 초콜릿이라 할 수 있다. ▲화이트초콜릿: 카카오버터 20% 이상, 유고형분이 14% 이상인 초콜릿. 카카오 성분은 전혀 넣지 않은 제품이다. 색깔이 하얀 이유다. ▲고급 초콜릿: 고급 초콜릿의 기준은 카카오의 품종이다. 얼마나 좋은 카카오 품종을 쓰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 준초콜릿: 카카오 버터 대신 팜유를 사용한 초콜릿이다. ▲커버춰 초콜릿: 코팅용 고급 초콜릿. 카카오버터 함유 30% 이상으로, 비싸고 윤기내기 힘들지만 코팅에 비해 맛이 좋다. ▲이미테이션초콜릿(코팅 초콜릿): 대량의 팜유에 아주 소량의 카카오 파우더만 섞어서 만든 저급 초콜릿이다. 반려동물은 초콜릿에 함유된 테오브로민을 잘 분해시키지 못하기 때문으로 심장과 콩팥에 부담이 가서 최악의 경우에는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3-27 11:33:3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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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최선보다 최고가 되려다가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더라도 남다른 재주를 타고 태어났기에 무엇이든 타고난 재주를 개발하면 나름대로 사회에 보탬도 되면서 보람을 가질 수 있다. 옛말에도 "하늘이 나 같은 재목을 만들었을 때는 반드시 쓰임새가 있다(天生我材必有用, 이태백, 장진주사)"고 하였다. 또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나태주, 시)라고 했다. 겸허한 자세로 할 일을 다하면, 세상에 무언가 도움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저마다 타고난 재주를 외면하면서 허황한 욕심을 내다보면 소중한 인생이 만신창이로 변하기 쉽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국회에서 의사봉을 함부로 두드리기보다 국회 꽃밭을 가꾸는 일이 훨씬 가치 있고 보람찰 수 있다. 한국경제 성장잠재력이 점차 떨어지는 까닭의 하나는 구성원 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배양하기보다 경쟁심과 시기심 나아가 증오심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재능이 무엇인가를 발견해 주려는 노력보다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울타리 안에서 최고가 되도록 경쟁을 유도하니 사회 적응능력이 파괴되고 있다. 변화 속도가 빨라지며 세상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좁은 울타리 속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면 어찌 될까? 우물 안에서 개구리들이 서로 잘났다고 죽기 살기로 날뛰는 꼴이다. 변화 방향을 함께 읽고 힘을 합쳐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려는 자세를 가져야 개인이나 사회나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최소한의 수치심, 죄의식도 갖추지 못한 인면수심 인사들이 어쩌다 힘을 얻으면 그저 최고가 되려고 세 치 혀를 놀려 용쓰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과정에서 참 보람을 느끼게 되는데, 정당한 노력 없이 최고가 되려다가는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인사가 남을 무조건 불신하듯이, 악마 근성이 있을수록 상대를 악마화시키려 든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지 개의치 않으며 공동체 이익을 해치다 끝내는 자신도 구렁텅이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럭저럭 큰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미상불 사회악을 저지른 대가를 치를지 몰라 전전긍긍하다 보면 자신의 인생이 아닌 남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배우고 깨우치는 기쁨은 자신이 누리고 그 과정에서 쌓은 기술과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공헌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최선의 노력을 하다 보면 자신이 만들어 낸 제품이 공동체를 풍요롭게 만들어 자부심이 커간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하고 최선을 다하면 순간순간 행복해진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사이비 꾼들이 무대를 휘저으며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최고가 되려고 애태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그들이 앵무새처럼 "국민 여러분!"을 외치는 헛소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덮어 놓고 환호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질시하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 크다.

2024-03-27 09:31:3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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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다양성과 함께 춤을

단순함을 즐기는 건 이제 포기해야 겠다. 글 좀 쓰려고 하면 스크린에 문자가 번쩍 뜨면서 눈길을 훔쳐간다. 누군가와 모처럼 얘기 좀 나누려 하면 스마트폰이 아우성을 치며 테이블을 흔들어 놓는다. 어디 그 뿐인가? 그 동안 묵혀둔 일을 마무리하려치면 급하다고 새로운 일이 떨어진다. 이제 좀 익숙하고 편하다 싶으면 어느새 낯선 기술이 부상한다. 어디 한 곳에 정신을 담기가 좀처럼 어렵다. 단순함은 순진하고 단조롭다는 뜻을 넘어 낙관주의까지 연상시킨다. 버트란트 러셀이 그리스 철학을 위대하다고 한 대목이 거기에 있다. "그들은 세계를 이해하는 일을 실제보다 더 쉽게 생각했지만, 이러한 낙관주의가 없었던들 그들은 감히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러셀의 서양철학사)이다. 수학과 연역추리 기술을 발견한 그리스인들은 그렇게 단순하고 우직한 사유를 즐겼다는데, 우리에겐 그런 단순함을 즐길 기회조차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스 시대와 같은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의 현재는 기억일 뿐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현재는 바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일이다. 참고로 미래에 일어날 일의 현재는 기대라고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말했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지는 현재의 일에 빠져들 수밖에! 과거를 기억하는 게 그립고, 미래를 기대하는 게 즐겁더라도 우리의 내면은 현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단순함을 향유하는 삶은 영원히 사라졌다. 왜냐하면 전화, 라디오, 비행기, 자동차가 산업화 문명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에 평생교육자 에두아르드 린드만이 한 말이다. 현재로 따지면 모바일(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 전기자동차, 인공지능과 온갖 종류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단순함을 깨트리는, 디지털 문명에 필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린드만은 이렇게 혜안을 준다. "우리는 그 주변이 아닌 그 것과 함께 우리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린드만의 성인교육의 의미)"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순응만 한다면 인간의 인격과 경험의 가치는 점점 더 퇴보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단순함을 즐기는 건 처음부터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문명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것들을 어떻게 조정해 나가야 할지를 배우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순진하고 단조로운 것보다 다양성이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는 것을. 그렇게 재미있는 일에 참여하고 적극적인 것이 변화와 성장에 충분한 자극이 된다는 것을. 오늘부터 다양성과 함께 춤을 추어야겠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4-03-25 13:08:5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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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칼국수에만 쓰기 아까운 천연 피로 해소제 '바지락'

워낙 할 일도 많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만성피로란 숙명일지 모른다. 특히 요즘과 같은 봄철에는 춘곤증 때문에 더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업무나 공부의 효율은 크게 떨어지고 운전이나 작업 시 사고의 위험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독이 되는 법. 평소 먹는 음식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도 피로를 줄일 수 있다. 한창 제철을 맞이한 '바지락'을 꼽을 수 있다. 바지락이라고 하면 칼국수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한식에서 꽤 쓰임새가 많다. 보통 맛국물을 내는 재료로 쓰이는데 젓갈, 볶음이나 무침 같은 반찬류, 밥 등 다양한 곳에 식재료로 활용된다. 1년 내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특히 늦겨울부터 봄 사이 나는 바지락은 살이 오르고 단맛이 있어 인기가 무척 높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바지락을 지금 꼭 먹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타우린 성분 때문이다. 피로회복제, 자양강장제의 성분으로 잘 알려진 타우린은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이다.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고,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노화를 늦추고 치매를 완화시킨다는 연구도 속속 발표된 바 있다. 타우린의 성인 기준 1일 권장 섭취량은 1,000mg인데 바지락 100g(한 줌 내외)에는 거의 비슷한 양의 타우린이 함유돼 있다. 등 푸른 생선만큼은 아니지만 조개류 중에서 눈에 띄는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바지락의 매력이다. 수산물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뇌의 발달과 정상적인 기능 유지, 치매 예방 그리고 타우린처럼 혈관 건강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아동을 포함한 성장기 자녀와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원을 둔 가정이라면 제철을 맞은 바지락이 꼭 밥상에 올라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지락에는 레티놀과 같은 비타민도 있어 들어 있어 피부를 매끈하고 탄력 있게 유지해주며, 철분이 풍부해서 빈혈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2024-03-25 05:31: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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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회생개시신청으로 인한 주주의 손해배상채권, 인정될 수 있을까?

회사가 회생개시신청을 하면 상장회사든 비상장회사든 회사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도 한순간에 추락한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원칙적으로 주주들은 회사에 '투자'를 한 것이므로, 회사의 가치가 떨어지면 그 손실을 그대로 감수해야 할 뿐 떨어진 주식 가치 등을 이유로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물론 이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경영되었을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회사 임원의 배임 등이 개입되어있다면 상법상 규정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떨어트린 임원에게 책임을 추궁하도록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여기서는 회사가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했음에도 회생에 이르게 된 경우를 전제하겠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회생개시신청 이후 발생한 손해를 사후적으로 회사에 추궁할 수 없다면, 투자할 당시 회사와 개별적, 사전적으로 손해배상규정을 둬 투자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어떨까? 예를 들어, 투자자 A가 B회사에 투자하면서 '회사가 회생·파산을 신청하는 경우, 그로 인한 주주의 손해를 보상하고 납입한 돈 전액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기재해 체결한 계약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아니라고 본다. "주주들은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평등한 취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특정 주주에게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기로 하는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8다236241판결 등)라는 것. 특히 중요한 것은 대법원이 원칙적으로는 그와 같은 약정을 무효라고 하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문구를 둬 예외를 설정 해두었다는 데 있다. 이 예외가 적용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C회사가 어려운 자금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신용보증기관인 D에게 거액의 투자를 받아 당사자 간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그리고 계약서에는 C회사가 회사의 존속과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D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고,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 약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명문으로 규정했다. 이후 C회사는 D의 동의 없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진행했고, D는 사전 동의 없이 회생절차를 개시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회생채권으로 신고했다. 위 사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D 역시 주주들 중 한 명에 불과하므로 다른 주주들과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계약의 내용은 D에게만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는 약정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D는 공적 지위가 인정되는 신용보증기관으로 C회사의 존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을 투자했고,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규정은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D에게 감시 기회를 제공하고 도덕적 해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함으로써 다른 주주들에게 오히려 이익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았다. 또한 "무엇보다 회생절차 개시신청은 원칙적으로 이사회의 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어서 다른 주주의 의결권이 직접 침해되는 것도 아니며, 실질적으로 '약정된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지급'이지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대법원은 D의 손을 들어주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다210670판결). 일반적으로 회사가 거액의 자금을 유치하고 신주를 인수할 때 대표이사와 주주, 회사 간 3자 약정서 내지 합의서가 작성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사전 동의권을 규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그러한 약정의 경위와 목적,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 주주의 의결권 침해 여부 등을 종합해 고려한 뒤 예외적으로 차등적 취급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약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

2024-03-24 14:42:11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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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장수 리스크'

3~5년 주기로 개정하는 보험개발원의 경험생명표(제10회)에 따르면 국내 남성 평균 수명은 86.3세, 여성은 90.7세다. 5년 전보다 각각 2.8년, 2.2년 늘었다. 인간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통상 상가에서 호상과 애상을 말한다. 평범한 죽음의 경우 평균 수명 이상을 살았는 지가 가늠자다. 보험개발원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사망률이 개선됨에 따라 평균수명도 늘어난 것"이라며 "평균수명 및 고연령의 기대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 이후 노후 의료비 또는 소득 보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래 살 위험이 화두다. 장수 리스크다. 실제로 일본을 뒤따라 가는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초고령사회는 만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기준 19.0%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일본은 지난 2005년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산의 수명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따끔한 조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삶이 평탄하길 바란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사는 동안 돌을 만나고 물을 만나고, 비를 맞고, 눈길을 걷기도 한다. 행복한 노후는 누가 가져다 주지 않는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노후생활에 필요한 생활비 조사결과(2021년)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는 경우 월 330만원이 필요하다. 부부의 적정 노후 생활비다. 혼자인 경우 월 205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르면 50대 중반, 또는 만 60세에 은퇴하는 샐러리맨이 많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은퇴 이후 월 330만원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 3~4층 탑을 쌓아야만 불편하지 않은 노후를 맞을 수 있다. 우물쭈물 하다간 불행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근로소득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한다. 한달 일해 30만원을 벌면 2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것과 같다는 논리다. 그래서 늙어 죽기 전까지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직(職)'보다는 '업(業)'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업이 있으면 직을 얻고, 직만 찾으면 업을 잃는다는 것이다. 직장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자산의 수명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본부장은 퇴직하면 연금도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부가 각자의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 자녀를 둔 사람은 한가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요즘 결혼하는 MZ세대들은 부모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엄마 아빠, 결혼할때 자녀에게 1억5000만원을 주라는 법이 만들어졌어요"라고. 결혼할 때 증여세를 내지 않는 한도가 올해부터 기존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면서 나온 얘기다. 작년까지 자녀 결혼때 5000만원을 준비했다면 이젠 1억5000만원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양가의 예라는 의미다. 자녀의 잡음없는 결혼을 위해선 양가에서 지원하는 3억원이 디폴트(최초 설정의 값·기본적 밑바탕)가 된 세상이다. 돈이 없어도 몸의 풍요를 갈망하는 것이 요즘 세대다. 걱정을 덜어낼 노후를 위해선 기대치를 낮추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들은 어제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고, 내일 할 일을 걱정하면서도 오늘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4-03-22 07:00:06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