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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노인과 바다

어느 여름날 강한 태풍으로 인해 우산도 제대로 쓰기가 어려운 날이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약 30분, 자전거를 타면 10분 정도 거리. 평소에도 비가 오는 날이면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자전거를 타고 다녔기에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집을 나섰다. 잠시 후 강한 바람 때문에 우산을 든 손에 힘이 더 들어가서 한 손으로 자전거를 운전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우산이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자전거는 쓰러져 버렸다. 나름 자전거를 잘 탄다고 자부했었는데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다니 참으로 창피했다. 물론 태풍 때문에 길 위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아무도 날 쳐다보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에 서둘러 수습하기 시작했다. 우산은 바람에 뒤집혀서 몇 바퀴 구른 뒤라 부러진 살들이 앙상하게 보였고 자전거는 넘어지면서 핸들이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넘어지면서 어디에 걸렸는지 바지가 찢어져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손바닥은 까여서 피가 나고 있었다. 완전 최악이었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역대급 태풍이었고 전국적으로 그 피해가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는 태풍이 오면 절대 자전거를 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며칠 후 TV 속에서 한 노인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그 노인은 조그만 어촌마을에 사는 어부였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문득 떠오른 것은 유명한 소설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였다. 아무런 이유 없이 말 그대로 바닷가에 사는 노인의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같은 내용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인터뷰를 보면서 '노인과 바다'를 처음 읽고 느낀 감정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왜냐하면 노인이 인터뷰하게 된 사연이 소설만큼이나 놀라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연은 며칠 전 내가 최악으로 기억하게 된 태풍과 연관이 있었다. 인터뷰 당시 노인이 사는 주변 마을의 모든 어선이 그 태풍으로 파손되어 조업할 수 없게 되었는데 유일하게 노인의 어선만 부서지지 않아 혼자만 조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운이 좋아 그랬다면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력이 강한 태풍 소식이 들리자 대부분 선주는 배를 항구에 피신시켰지만, 그 노인은 오히려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고 했다. 태풍 소식이 들리면 배들은 항구로 피신하는 일반적이다. 그런데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는 것은 정말로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가 없다. 노인은 높은 파도를 정면으로 돌파해서 태풍을 가로지른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만이 배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도전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항구에 정박해 놓은 배들이 모두 피해를 보았고 노인의 배만 무사히 태풍을 이겨낸 것이다. 노인은 주변 항구에서 자기 어선만 유일하게 조업하고 있으니, 수입이 많이 늘었다고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노인의 웃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입안이 어색하게 보였다. 그것은 이빨이 몇 개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강한 파도를 뚫고 배를 운전하면서 워낙 세게 이를 꽉 깨물어 여러 개의 이빨이 빠졌다는 것이다. 배를 살리고 이빨을 잃은 것이다. 같은 태풍을 경험했는데, 나는 왠지 태풍에 진 기분이라면 노인은 태풍을 이겨낸 영웅과 같았다. 그리고 자신의 전 재산인 어선을 지키기 위해 어려운 도전을 한 점에 있어서 소설 속에 나오는 노인과 오버랩되어 보이고 있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5-03-18 11:03:1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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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구멍가게의 추억

필자가 어릴 적, 동네마다 구멍가게가 있었다. 당시의 구멍가게는 어린이들의 천국이었다. 대부분 간판도 없는 가게였지만, 그곳에는 쭈쭈바 같은 아이스크림도, 뽀빠이 같은 과자도 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이 되자, 슈퍼마켓이라는 것이 생겼다. 슈퍼마켓은 구멍가게보다 규모도 크고, 제품도 다양했으며, 값도 쌌다. 사람들은 구멍가게에 발길을 끊고, 슈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많은 구멍가게가 문을 닫았다. 그래도 살아남은 구멍가게들은 간판을 달기 시작했다. 간판에는 '○○슈퍼'라고 되어 있었다. 그렇게 슈퍼마켓은 한동안 유지되었다. 그런데 90년대가 되자, 대형마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대형마트들은 규모도 크고, 제품도 다양했으며, 값도 쌌다. 사람들은 슈퍼마켓을 떠나서, 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살아남은 슈퍼마켓들은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번에는 슈퍼마켓들이 '○○마트'가 되어 버렸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대주주인 MBK의 경영 방식에 대하여 비난도 있었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대형마트들의 경영난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의 상권을 위협한다고 하여,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일을 부과할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를 거치면서 e커머스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터치 몇 번으로 장을 볼 수 있는 신세계에 푹 빠져 들었다. 이제는 e커머스가 새로운 강자가 되었다. '어부지리'의 고사처럼, 조개와 도요새가 싸우는 동안, e커머스라는 어부가 등장해서 모두 잡아먹는 꼴이다. 코로나가 끝나도 마찬가지였다. 대형마트의 각종 악재는 수익성을 악화시켜 상품의 원가상승을 불러왔고, e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대형마트의 패배는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장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으로 빠르게 바꿔 버렸다. 이런 생활 패턴은 대형마트에게도 재래시장에게도 큰 재앙이다. 물론 재래시장의 상인들도 우리의 이웃이고,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국가의 정책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가? e커머스를 규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e커머스에 규제를 가하면, 이 규제를 피한 또 다른 강자가 유통업계에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필연이다. 구멍가게가 문을 닫을 때 사장님들은 '○○슈퍼'라는 간판을 달았다. 슈퍼마켓이 사라질 때도 '○○마트'라는 간판을 달았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생활패턴과 시대의 흐름은 법조항 몇 마디로 바꿀 수 없다. 그것은 지독한 오만일 뿐이다. 그런 것이 가능했다면 지금도 서울 거리에는 마차가 다니고, 서울 시민들은 북청물장수에게 한강물을 사서 마시고 있을 것이다. 시대의 큰 변화는 그렇게 해서 막아질 수도 없고, 또 막아서도 안 된다. 1910년대에 생긴 구멍가게에서 슈퍼마켓, 대형마트, e커머스로 유통시장은 변화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승자가 되었고, 누군가는 일자리를 얻었다. 그러나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진정 국민을 위한 국가라면, 눈물 흘리는 국민을 위하여 '현상유지'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김준형 칼럼니스트(우리마음병원장)

2025-03-17 14:12:20 구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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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암 예방을 돕는 약용버섯 '상황버섯'

눈부신 의학의 발전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던 질환들이 속속 기세가 꺾여 가고 있다. 암 역시 마찬가지다. 정복되려면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새로운 치료술과 약이 거듭 개발되면서 생존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예방하려는 노력이다. 금연, 금주, 정기적인 검진,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 그리고 올바른 식습관 등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자면 평소 암 예방 효과가 입증된 식재료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다. 그중 하나로 '상황버섯'을 들 수 있다. 사실 버섯은 식용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몸에 좋으나 상황버섯은 대표적인 약용버섯이다. 상황버섯은 무려 2,000년 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중국 최초의 약학서인 『신농본초경』에도 기록이 남아있다. 약재로 쓰는 상황버섯은 신장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위장 기능을 개선하며, 지혈 작용을 한다. 상황버섯을 특별한 버섯으로 만들어 주는 성분은 바로 베타글루칸이다. 베타글루칸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다당류로, 식이섬유의 일종이다. 곡류, 버섯류, 효모, 해조류 등 다양한 식품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안전처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인정한 베타글루칸은 상황버섯을 비롯하여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베타글루칸은 항암 성분으로 유명하지만 항염증, 콜레스테롤 조절, 혈당 조절 등 성인병 우려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여러 효능들도 가지고 있다. 특히 면역 세포의 활성을 촉진하여 면역력을 강화한다. 상황버섯은 자작나무, 벚나무, 참나무, 밤나무 등 다양한 나무에서 자라나곤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알려진 대로 뽕나무에서 자라는 상황버섯이다. 중국의 고서에는 늙은 뽕나무에서 자란 상황버섯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적고 있다. 비록 뽕나무에서 채취한 자연산 상황버섯은 무척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지만 기왕 상황버섯을 구매하게 된다면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만져보았을 때 조직이 단단해야 하며 자란 지 2년 이상 된 것으로, 여러 번 우려도 찌꺼기가 없는 게 좋은 상품이다.

2025-03-17 05:44:0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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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s) 법률 산책] 인공지능기본법이 콘텐츠 업계에 끼칠 영향

국회는 새해 초부터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라는 인공지능산업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법률을 제정했다(2025. 1. 21. 제정, 2026. 1. 22. 시행 예정).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공지능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법률로서, 이번 글에서는 인공지능기본법이 향후 국내외 콘텐츠 업계에 미치게 될 영향을 간략히 살펴본다. 먼저 인공지능기본법은 인공지능시스템 중 '고영향 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을 특별히 구분해 규제하고 있다. 여기서 전자는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서 일정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후자는 입력한 데이터의 구조와 특성을 모방해 글, 소리, 그림, 영상, 그 밖의 다양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말한다(인공지능기본법 제2조 제4호 및 제5호). 이 중에서 콘텐츠 업계와 더욱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창작활동, 영리활동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인공지능기본법의 핵심적인 규제는 '투명성 확보 의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사업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우 제품 또는 서비스가 해당 인공지능에 기반해 운용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해야 하고(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 제1항) ▲생성형 인공지능 또는 이를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그 결과물이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모든 인공지능사업자는 인공지능시스템을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경우 해당 결과물이 인공지능시스템에 의해 생성됐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 또는 표시해야 한다(같은 조 제3항). 이들 규정은 딥페이크 기술이 허위의 선거운동이나 딥페이크 음란물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표시 등을 제공함으로써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인한 피해 등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사업자는 안정성 확보 의무 등을 부담하고, 특히 고영향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인공지능기본법에 따라 인공지능사업자에게 여러 가지 추가적인 책무가 부과된다. 다만 새로 제정된 인공지능기본법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위와 같이 아직까지 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적인 접근만을 취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창작 또는 발명된 산출물·결과물을 법적으로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등에 관해는 충분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이미 몇 나라에서 문제된 것처럼 인공지능에게 특허권자, 상표권자, 저작권자 등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 인공지능이 창작한 산출물·결과물과 관련된 권리·의무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기본법에 현재 유의미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콘텐츠 업계로서는 새로 제정된 인공지능기본법을 금지 규범으로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을 콘텐츠 창작 등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수많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콘텐츠 산업에서 인공지능을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인공지능의 다양한 산출물·결과물을 법적으로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를 포함해 새로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법 개정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25-03-16 13:48:44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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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75>당신이 몰랐던 부르고뉴…그 다양함에 대해

<275>佛 부르고뉴 와인 "부르고뉴를 두려워하지 말라." 매년 전 세계 최고가 와인으로 입에 오르내리는 게 바로 부르고뉴 와인이지만 사실 전체 부르고뉴 지역을 놓고 보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와인의 비중은 1%, 아니 0.1%도 되지 않는다. 제대로 들여다보면 가성비 좋은 와인이 더 많다. 그것도 레드 와인이든 화이트 와인이든 대체불가한 부르고뉴의 좋은 품질은 그대로 갖고서다. 부르고뉴 와인 협회(BIVB)가 지난달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16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 사이 부르고뉴에서 한국의 위상도 많이 달라졌다. 한국 와인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부르고뉴 와인의 수입도 4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이제 부르고뉴에서 한국은 와인 수출 물량 기준 15위, 금액 기준 12위의 국가다. 프랑수와 라베 (Francois Labet) 부르고뉴 와인 협회장은 "전설적인 와인들로 알려진 부르고뉴지만 대로가 아닌 샛길로 들어가 새로운 보석같은 와인을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며 "많은 빌라쥬(마을)급 아뺄라시옹(AOC·원산지 통제 명칭)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놀랄만큼 뛰어난 가성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르고뉴 아뺄라시옹은 모두 84개다. 이 가운데 빌라쥬 아뺄라시옹은 44개다. 쥬브레-샹베르땡 같은 유명 산지 말고도 몽따니나 오쎄-뒤레스, 픽상 등 오랜 역사와 좋은 품질의 아뺄라시옹도 많단 얘기다. 먼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부르고뉴(Bourgogne)는 부르고뉴다. 미국식인 버건디(Burgundy)로 번역해 부르지 않는다. 부르고뉴라는 명칭은 이 지역과 생산자들의 정체성 그 자체로 고유명사다. 사람도 성(姓)은 다르게 바꾸지 않고 고유의 발음으로 불러주듯 부르고뉴도 그래야 한다. 부르고뉴는 어찌보면 단순하다. 품종도 레드 와인은 피노누아와 가메,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와 알리고떼 정도로 단출하다. 그런데 막상 와인은 놀랄만큼 다양하다. 이인순와인랩의 이인순 원장은 "부르고뉴는 지형적으로 보면 남북으로 230㎞ 가량 길게 뻗어있어 한 가지 품종으로 만들어도 지역에 따라 각각의 특징을 지닌 와인이 된다"며 "몇 안되는 품종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스타일이 나올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같은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들었지만 부르고뉴 북쪽의 쁘띠 샤블리 와인과 남쪽 끝에 위치한 생-베랑 와인은 확연히 달랐다. '쁘띠 샤블리, 도멘 모니에'는 그간 접했던 샤블리 와인보다 가볍고 경쾌했다. 청사과와 청배 느낌에 순수하고 맑다. '생-베랑, 비녜롱 데 테르 스크레트'는 더 따뜻한 기후를 그대로 반영하듯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의 향과 느낌으로 보다 화사했다. 윤효정 소믈리에는 "두 와인 모두 입안에서 효모 앙금 숙성과 미네랄에 따른 좋은 느낌으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며 "보통 샤블리 와인엔 굴이라고 한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생선회나 한식에선 잡채같은 기름진 음식과도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소믈리에는 지난 2023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다. 작년 한국 와인 시장이 역성장을 했지만 샤블리 와인의 수입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초부터 11월 말까지 수입규모는 전년 대비 29% 급증한 320만 유로 안팎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 프랑수와 보르데 (Jean-Francois Bordet) 샤블리 와인 위원장은 "샤블리는 샤르도네라는 단일 품종을 사용해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만 생산하지만 단순함 뒤에는 복합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며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높은 쁘티 샤블리로 시작할 수 있고, 좀 더 특별한 날에는 샤블리 프리미에나 그랑크뤼를 찾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13 14:14:04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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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어두운 '경제 터널'

최근 만난 A은행 부행장은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우려했다.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 지속과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은행 내부에선 '비상상황'에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3조원을 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런데도 비상이란다. 모든 예산을 다시 점검하고,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 불거진 정치·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국내 소비와 투자가 움츠러드는 내수침체가 심각하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에 생산과 소비, 투자까지 전월보다 줄어 들어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100)로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2020년 2월 이후 4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소매판매는 준내구재(-2.6%), 비내구재(-0.5%)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2.6%),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7.5%)에서 투자가 모두 감소해 전달보다 14.2%나 줄었다. 경기침체 징후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두달 새 20만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왔던 1997년보다 적다.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명), 1998년(56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600만명), 2009년(574만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정국 불안의 영향은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탄핵정국 지속과 내수 부진,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향후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탄핵정국 속에서 찬반으로 갈라진 민심도 걱정이다. 극단의 대치가 지속되고, 정치이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치권은 나라 경제가 풍전등화인데 이전투구만 하고 있다.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구조개혁과 핵심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정부는 사실상 멈춤 상태다. 탄핵정국이 빨리 끝나야 하는 이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내년 경제성장률(1%대)을 전망하면서 "그게 현재 우리의 실력이다"라고 꼬집었다. 성장동력을 찾고 산업의 구조개혁(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저성장 기조가 오래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간 구조조정도 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지 않은 채 기존 산업에만 의존해왔기 때문에 1%대 성장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나라 안팎이 어지럽지만 그나마 금융이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은 위안거리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내공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가 평균 타율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이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런데도 은행이 비상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나라 안팎 상황이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우아한 백조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밑에선 쉼 없이 발장구를 친다"면서 사상 최대 실적과 상생금융을 위해 주요 은행들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말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좋은 뉴스를 찾기 어렵다. 어두운 '경제 터널'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5-03-13 07:25:4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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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이젠 헌재의 시간, '심판'의 판정에 승복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후변론 이후 2주째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다음날부터 12일까지 2주 넘게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어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비교해 이번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은 역대 최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로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변론종결부터 선고까지 14일이 걸렸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월 27일 변론 종결 이후 3월 10일 결정까지 11일이 걸렸다. 그만큼 헌재의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다. 다만, 헌재의 선고가 늦어지면서 혼란은 커지고 있다. 연일 탄핵심판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당장 이번 주말에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거리 시위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의회민주주의는 사라졌고, 의원들은 국회가 아닌 거리에 몰려나와 나라를 둘로 쪼개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정치인들은 헌재의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내란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 마치 자신의 진영에 반대되는 헌재 결정이 나오면 내란이라도 일으키자고 선동하는 듯 하다. 지난해 말부터 나라가 온통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싸움을 벌이는 사이, 서민 경제는 피폐해졌고 해외에선 글로벌 관세전쟁에 불이 붙으면서 대기업까지 피폐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의 큰 축인 기업·가계가 혼란에 빠졌는데, 리더십을 보여야 할 정부의 시계는 정치권만 바라보며 멈춰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이 정쟁을 벌이는 것은 어찌보면 그들 본분에 충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헌재의 심판결정에 불복해 내란 운운 하는 것은 도가 지나쳐도 많이 지나친 일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라고 본다. 한 국가의 리더로서 국론 분열을 수습하고, 누구 손을 들어주던 '심판'의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데, 그걸 인정하지 않고 내란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발을 딛고 있는 민주주의 자체를 깨자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더 가관인 것은, 이런 혼란을 틈타 활개를 치는 자칭 종교인, 교육인, 유튜버 등이다. 이들은 온갖 자극적인 말로 국민을 자극하며 혼돈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진짜 종교인이나 교육자인지, 이런 혼란을 틈타 사욕을 채우려는 사이비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헌재의 시간이 오고 있다. 탄핵심판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헌재에서 충분히 할 얘기를 다 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심판관이라 할 수 있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하든, 이를 받아들이겠다며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간이다. 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지도자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주고, 헌재의 결정에 만족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를 인정하고 자세가 중요하다. 그게 우리 정치와 시민의식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지고, 대한민국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5-03-12 16:51:5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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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

전분이나 셀룰로스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은 매우 작은 분자로 구성된 거대 중합체인데, 그 구성단위를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은 10~40개의 탄소·수소·산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어도 1개의 아민그룹(-NH2-)에 속하는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미노산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우리 몸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필수아미노산은 류신(Leucine), 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 라이신(Lysine), 트레오닌(Threonine), 트립토판(Tryptophan),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메티오닌(Methionine), 히스티딘(Histidine) 등 총 9가지이다. 이 아미노산들은 단백질 합성과 신체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위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근육 성장과 회복, 신경 전달, 면역 기능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단백질 식품, 특히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 콩류 등을 통해 이들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다. 음식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은 20여 종류다. 특정 단백질 분자들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아미노산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종종 그 20여 가지의 아미노산 대부분을 포함한다. 짧은 아미노산 사슬들을 펩타이드라고 한다. 미오글로빈은 근육 세포에 산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로, 특히 적색 근육 섬유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미오글로빈의 농도는 근육의 종류와 활동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빠른 폭발적 힘을 요구하는 백색 근육 섬유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낮은 반면 일반적으로 지구력 운동을 주로 담당하는 적색 근육 섬유에는 미오글로빈 농도가 높다. 이는 지속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성인의 근육 조직 100g당 약 0.5~1.5g 정도의 미오글로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감소증과 같은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미오글로빈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사람의 미오글로빈 단백질 구조와 참치의 미오글로빈 단백질의 구조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매우 유사하지만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서열은 매우 다르다.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기반으로 치료약 처방처럼 개인의 질환별 건강상태나 영양불균형에 맞는 메디푸드 개념의 영양소 레시피 처방이 가능해 질 것이다. 식품을 섭취하는 1차 욕구는 배고픔에 기인한다. 식량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시대, 국가)에서는 1차 욕구에 머물게 되지만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식품의 섭취욕구는 건강지향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구분포 역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메디푸드와 같은 특수의료용도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유지하고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근력이 유지되어야 정상적인 보행과 낙상 등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은 면역 체계의 주요 구성 요소다. 고령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백질 섭취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함으로서 감염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 단백질은 신체조직의 회복과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자들은 상처나 수술 후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빠른 회복에 필수적이다. 단백질 섭취가 적절하면 철분, 칼슘 등의 흡수가 향상되어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개선된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폴드(AlphaFold)를 활용한 메디푸드 개발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환자의 유전자 정보와 종양 특성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면역 기능 강화와 항암 효과를 동시에 지닌 기능성 펩타이드 개발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와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조절 기능성 아미노산 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 설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펩타이드를 개발함으로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기능식품개발이 가능하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과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를 통해서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영양설계를 한다. 개인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하여 프리바이오틱스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하여 개인별 마이크로바이옴에 최적화된 식품 공급이 가능하다. 초고령화시대 진입에 따라 노령층 단백질 대사 변화를 고려한 최적의 단백질 구조 설계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필수 아미노산을 조합한 개인별 맞춤형 특수의료용도 케어식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정밀영양학적 접근은 개인의 건강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의 식품 산업과 헬스케어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예측과 이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영양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개인의 영양 및 건강상태와 질환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등 데이터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알파폴드의 핵심 기능인 단백질 구조 예측 능력을 활용하여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영양소 조합을 설계하여 특정질병이나 건강상태에 맞춘 기능성 단백질 설계가 가능해 질 것이다. 효소의 촉매 효율성을 최적화하고 식품가공 및 음식조리 단계에서 효소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생리활성 물질의 생산을 촉진하거나 최적화, 식품의 영양가, 소화율, 생체이용률을 향상,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식물성 단백질을 식별하고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도 영양가 있는 단백질 대체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용해도, 안정성, 영양가와 같은 특성개선, 특정 식이 요구사항과 건강 목표에 맞는 단백질 설계,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 예측,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 식품 폐기물 감소 및 자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효소 개발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데이터와 영양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별 식사요법 진단, 질병 상태별 매칭 알고리즘을 통한 맞춤형 메뉴 추천, 원물, 맛 유사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 영양성분 범위 내에서 대체적인 맛의 발굴 등 알파폴드는 메디푸드와 개인 맞춤형 식단 개발에 혁신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정밀한 단백질구조 예측과 설계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알파폴드의 가장 큰 한계는 단백질의 동적 특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비정형 단백질 및 새로운 설계 예측,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단백질의 안전성 평가 방법,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 이해의 한계성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3-11 11:25:1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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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내로남불공화국에서 탄핵공화국으로?

우리 사회에 번지는 미증유의 '불신 풍조'는 도덕적 용기를 상실한 인사들이 지도층이 되어 내편 네편 갈라치기 기술로 불신을 조장했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저 혼자만 잘났다는 인사들이 남의 의견은 무조건 비하하면서 설치기 때문일까? 나는 그냥 옳고, 너는 어쨌든 틀린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와 한입에 두말하는 일구양설(一口兩舌) 재주를 능력으로 여기는 악습이 우리 사회에 어느새 뿌리내렸다. 도덕과 질서가 망가지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마구 나무라며 짖어댄다" 양심의 잣대를 수시로 바꿔 가는 인사들이 누군가를 향해 밑도 끝도 없는 욕설을 퍼붓는 광경을 볼 때, 저 자신을 욕하는지 남을 헐뜯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때가 상당하다.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때그때 기준이 달라져 법질서가 헝클어져 옳고 그름의 기준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현령비현령 사회로 변한다. 그들이 입으로만 외치는 공정과 정의는 언어의 파편이 되어 선량한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며 허공의 메아리로 퍼져간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누가 그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상대편은 덮어놓고 욕하며 제 편은 막무가내 칭찬하는 '패거리 증후군'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용기가 사라진 탓이다. 적의 적을 만들어 내 편으로 만들려는 술수이기도 하다. 인간의 도리를 찾아가기보다 가지가지 가면을 바꿔가며 썼다 벗었다 하면서 배신의 그림자를 감추려 하지만, 결국에는 구정물 찌꺼기만 남는다는 이치를 모르는 걸까?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정경유착에 따른 특별 수혜로 몇몇 재벌이 성장하며 한때는 재벌공화국으로 불렸다. 선거전략 후유증 탓인지 공항 수가 국토 면적당 세계에서 제일 많다는 의미의 공항공화국으로 불리는 등 국가채무가 눈덩이로 불어나 이제는 부채공화국이 되었다. 외국어 사전에도 등재되었듯이 부끄럽기 그지없는 내로남불공화국에서 지금 같은 적대적 상황이 지속되면 자칫 '탄핵공화국'으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고위직일수록 잘못을 저지르면 그 폐해가 다방면으로 커지므로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역으로 잘못이 없는 공직자를 임자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탄핵해 버린다면 성장동력을 음으로 양으로 약화하는 길이다. 도덕적 용기를 잃지 않은 공동체라야 구성원들이 거리낌 없이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공공의 일을 집행할 때는 능력 못지않게 도덕성이 한층 요구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사회에 영향력이 클수록 부도덕한 행각의 피해가 다방면으로 스며들기에 높은 자리를 차지한 인사들일수록 공동체 의식에 투절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옳고 그름의 기준을 수시로 뒤바꾸는 유력 인사들의 변덕이 질서를 망가트리고 있다. 고도성장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들어 1.5% 내외로 추락한 까닭 아니겠는가? 이대로 가다가는 '제로성장'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 시대가 바로 코앞에서 벌어질 우려도 있다.

2025-03-10 14:55: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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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몸을 정화시켜주는 CCA주스의 재료 '당근'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채소를 싫어한다. 가리지 말고 채소도 골고루 먹으라는 말을 늘 듣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채소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유독 싫어하는 종류가 있는데 '당근'이 대표적이다. 심지어는 당근을 기피하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당근은 찾아서라도 먹어야 할 만큼 건강에 좋은 채소이다. 당근의 뿌리를 주황색으로 보이게 만드는, 동시에 당근을 대표하는 영양소가 바로 베타카로틴이다. 동식물에 존재하는 색소인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으로 장과 간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실제로 한국인들에게는 주요한 비타민 A 공급원인 베타카로틴은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 중 하나이다. 눈을 보호하고 피부의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암의 예방, 폐 질환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당근은 염증을 개선하며 심혈관 질환을 낮추는 데도 좋다. 베타카로틴은 고추, 김, 깻잎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베타카로틴을 꾸준하게 섭취하는 방법으로는 당근이 가장 많이 활용되며 주스를 꼽을 수 있다. ABC주스(사과, 비트, 당근)의 주재료로 명성을 높였던 당근은, 근래 들어 언론과 방송에서 자주 언급되는 CCA주스(당근, 양배추, 사과)로 다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비트나 양배추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 사과와 당근만으로 주스를 만들어 섭취해도 충분히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스를 만들 때는 '껍질째' 갈아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의 껍질에 많이 들어 있으며 사과 껍질에 풍부한 펙틴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 혈관을 튼튼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평소 피로가 잘 풀리지 않고 몸이 무겁고 변비가 있다면 사과당근 주스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당근을 섭취할 때 비타민 A의 흡수율을 더욱 높이려면 기름과 함께 먹는 게 좋다. 비타민 A는 대표적인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이다. 역시 몸에 좋은 올리브유가 듬뿍 들어간 당근라페로 만들어 먹는 것도 훌륭한 조리법이라 할 수 있다.

2025-03-10 05:43:39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