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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아파트 사고팔 때 ‘불안의 항변권’ 변수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아파트에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기로 한 날과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인도받는 날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때 매매계약서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날과 실제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인도하는 날이 둘 다 명시된 경우 즉, 매도인이 해당 아파트의 현실적 인도를 보장한 경우 매수인으로서는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정한 '선이행의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이하 '불안의 항변권')가 문제 될 수 있다. '불안의 항변권'이란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계약 성립 후 상대방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과 같은 사정으로 상대방의 이행을 받을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을 때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에게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9다215791 판결 참고). 예를 들어 매도인과 매수인이 아파트계약을 체결할 당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이라고 해 계약서 작성 당시 이 사건 아파트를 인도받을 날짜를 기재한 경우 매수인의 잔금지급은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에 앞선 선이행의무가 된다. 그런데 잔금 지급일 직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위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하는 경우 매수인으로서는 매도인이 현실인도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수인에게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다고 볼 수 있다. 즉, 매수인에게는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사안에서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이 이를 이유로 계약 해제를 주장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매수인에게 불안의 항변권을 인정해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 사안에 대해 원심은 매매계약의 해석상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는 인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위 의무불이행의 염려가 있음을 이유로 한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 이행 거절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매도인의 계약 해제 주장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매매계약상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가 인정되고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는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보다 먼저 이행해야 하는 선이행의무로서,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는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 당초 계약 내용에 따라 매수인에게 선이행의무(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이전함은 물론 그동안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인도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손해까지 배상하게 됐다.

2025-03-09 10:56:42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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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74>새털처럼 가볍게 즐겨라…디코이 페더웨이트

<274>저칼로리·저알코올 와인 화이트 와인 한 잔, 140㎖의 칼로리는 보통 120㎉다. 한 병으로 따지면 약 640㎉다. 그럼 30%만 다이어트를 시켜보자. 와인 한 잔이 80㎉로 가벼워지면 한 병을 다 마셔도 430㎉다. 200㎉가 넘게 줄었다. 저칼로리 와인으로 자전거 타기 30분 혹은 조깅 20분을 한 효과가 있다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관건은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와인의 맛이나 아로마가 희생되었는지 여부다. 덕혼 포트폴리오의 칼 코브니 수출 담당 이사는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저칼로리 와인 '디코이 페더웨이트 소비뇽 블랑 (Decoy Featherweight Sauvignon Blanc·이하 페더웨이트'을 소개하며 "한국도 비슷하겠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저알코올, 저칼로리 와인을 찾는 트렌드가 일시적이 아니라 공고화되고 있다"며 "기존 디코이 소비뇽 블랑과 같은 포도를 사용해 일관된 품질과 맛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와인 뿐 아니라 전체 주류 업계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저칼로리, 저알코올 혹은 무알코올이다. 미국에선 이미 이런 스타일을 묶어 '당신에게 더 좋은 와인(Better For You·BFY)'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덕혼이 저칼로리 와인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엔 소비뇽 블랑과 샤도네이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만 2종 내놨지만 저칼로리 레드와인도 출시할 계획이다. 페더웨이트 2023 빈티지는 레몬과 라임의 시트러스에 잘 익은 복숭아 향까지 손색이 없다. 입에서는 소비뇽 블랑 특유의 산미가 선명하며, 여운도 길게 남는다. 와인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으니 알코올이 빠져서 더 밝고 깔끔해졌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 와인 평가 대회에서 페더웨이트는 5위에 올랐다. 저칼로리 분야를 따로 구분하지 않은 전체 소비뇽 블랑 품종 가운데서 말이다. 팩트 체크를 해보자.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춰야 한다. 기존 디코이 소비뇽 블랑이 알코올 도수가 13.9도인데 페더웨이트는 9도까지 낮아졌다. 한 잔 기준 칼로리는 80㎉, 지방은 0g이다. 칼로리를 낮추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맛과 향을 지키면서 말이다. 자연적으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기 위해 포도를 좀 더 일찍 수확하거나 양조과정에서 발효가 100% 되기 전에 중단할 수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의미있게 저알코올이라고 할 만한 와인을 만들기는 어렵다. 페더웨이트는 일단 기존 디코이 소비뇽 블랑과 똑같이 만든다. 그 다음 일부를 진공증류기법을 이용해 알코올을 분리하고, 원래의 소비뇽 블랑과 섞는 방식이다. 칼 이사는 "알코올을 분리하기 위해 여러 번의 프로세스를 거칠 경우 와인의 아로마나 풍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덕혼은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저온에서 한 번에 알코올을 분리해 저알코올 와인이라도 품질이 낮아지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덕혼 포트폴리오는 나파밸리를 기반으로 한 덕혼 빈야드에서 출발해 이제는 10개 와이너리를 거느리고 있는 미국 최대 와인 브랜드 중 하나다. 덕혼 빈야드가 신세계 멀롯 와인의 기준점을 만들었다면 디코이는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며 와인애호가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간 와이너리다. 덕혼 포트폴리오 전체 생산량의 70%를 바로 이 디코이가 차지한다.

2025-03-06 15:21:1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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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의 단상]"이자 낮추라"는 정부, 공존의 정공법은 없었다

은행 빚 갚느라 서민들은 등골이 휜다. 대출 금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5%(변동금리 기준)대로, 신용대출 금리도 연 6%에 근접했다. 서민들에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국내 가계대출자 중 8%(157만 명)가 평균 연 소득의 10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7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쓴 대출자도 275만 명(13.9%)이나 됐다. 고금리 부담에 짓눌린 서민들의 공분(公憤)에 금융당국이 다시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라고 압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맞다. 시장이 만능은 아니다. 그래서 경쟁에서 뒤처진 약자들 보호도 필요하다. 때론 국가 자원을 배분할 때 지역·계층 간 균형 등을 살펴 세밀하게 조정하는 관치나 정치도 요구된다. 하지만 경제를 보완하는 역할이 아니라 관치와 정치가 주도하는 경제는 약자부터 파멸로 이끌 것이다.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사례는 많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그중 하나다. 결과는 고용 참사였다. 탈원전을 위해 경제성까지 조작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24조 원 예비타당성 면제 지역개발 사업 등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현 정부의 정책도 명확한 목표와 전략 없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2023년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은행 독과점' 발언이 이어졌다. 그해 금융당국은 대출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대통령과 손뼉을 마주했다.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긴 축기조였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지나지 않아 정책은 방향을 틀었다. 정부가 나서 50년 만기 주담대를 처음 선보였다가 관련 대출이 늘자 갑자기 '가계부채의 주범'이라며 중단시켰다. 끝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하다가 다시 대출을 조이는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갈팡질팡이란 말이 바로 이런 모습일 게다. 오락가락 정책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결국,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개를 숙였지만, 그 여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은행들을 두둔하고, 정부 탓을 하자는 게 아니다. 경제 핏줄인 금융이 건강해야 전체 경제 생태계에도 활력이 돈다. 근본 대책을 고민할 때다.

2025-03-06 08:42:17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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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집은 왜 신분이 되었나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 주거지는 곧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왔다. 부동산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자산이자 권력이었고, 이를 차지한 자가 사회의 지배층이 되었다. 인류 문명 속에서 지속되어 온 이 보편성은 분배를 위한 각고의 노력과 사건 사고에도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로마 제국의 중심인 팔라티노 언덕은 귀족과 황제들이 거주하는 최상류층의 주거지였다. 평민들은 '인술라(Insula)'라 불리는 공동주택에서 살았다. 인술라는 오늘날의 원룸 건물과 비슷한 형태로, 1층에는 상점이, 위층에는 다층 주거 공간이 있었고 늘 화재와 붕괴 위험을 안고 있었다. 부유층은 이런 불안정한 환경을 벗어나 언덕 위에 대저택을 지었고, 돈이 있는 사람이라도 함부로 집을 지어서 들어올 수 없도록 주택 간격과 경관을 유지했다. 즉 공급을 줄여서 희소성을 높이고 도시 내의 계층 간 분리를 극대화한 것이다. 조선시대 한양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한양의 중심이었던 사대문 안은 양반들이 거주하는 핵심지역이었다. 그 시대를 지배하던 풍수학적 가치로서는 종로와 북촌이 북쪽으로 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한강과 청계천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어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았고, 남산 아래 남촌 지역이나 청계천 하류에는 하층민들이 거주했다. 이처럼 과거부터 인류는 지형적·경제적 차이를 명확한 경계선으로 구분해서 사회적 위계질서를 강화 시켜왔다. 이러한 패턴은 현대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뉴욕의 맨해튼, 런던의 첼시, 도쿄의 미나토구처럼, 세계적으로도 특정 지역이 경제적 신분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의 풍수학이 아닌 현대의 경제학적 요소들, 주거지가 제공하는 교육, 네트워크, 문화적 자본이 그 가치를 배가시키고 이는 곧 반포의 아파트 한 채가 수도권 외곽의 여러 채와 맞먹는 가치를 지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는 '언젠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방은 호황기에도 침체기에도 서울과는 양상이 달랐다. 지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기관 이전, 신도시 개발, 기업 유치 등의 노력에도 임대수요, 인적 네트워크, 생활 인프라의 차이를 좁힐 수는 없었다. 코로나 19 이후 양적 완화에 따른 집값 폭등의 시기가 지난 지금은 동반상승이 아닌 선별적 하락으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도시 존립 자체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지방은 이미 인구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제외하면 지방 대다수 지역은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일자리와 교육, 생활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은 단순한 출생지로만 남을 뿐, 실질적인 거주지로 선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부동산을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해야 한다. 과거, '땅은 시간이 지나면 오른다'는 논리가 통했던 이유는 인구 피라미드가 명확히 10년 뒤의 인구구조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을 감안한 최소한의 통화 가치방어의 기능조차도 불안한 형국이다. 줄어드는 인구는 서로 유치경쟁을 펼치는 서울과 지방 가운데 앞으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흐름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투자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기회와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사는(買)것과 사는(生)는 곳은 분리할 수 없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 컨설턴트 대표

2025-03-05 13:40:0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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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한국인이 사랑하는 식재료이자 호흡기 건강 지킴이 '파'

한식을 만들다 보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마늘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파'다. 다른 재료들은 몰라도 이 파와 마늘만큼은 항상 구비돼 있어야 한다. 특히 파의 경우는 김치, 전 등의 주인공으로 사랑을 받기도 하며, 요즈음은 요리 좀 한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 '파' 기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약재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은 파를 두고 "채소 중 으뜸"이라 하였다. 줄기와 잎은 물론 뿌리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사용되고 몸에 좋은 것이 파다. 백합과의 일종인 파는 양파, 부추, 마늘 등 인경(鱗莖) 채소류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인경 채소류처럼 식이섬유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대파보다는 쪽파에 칼슘, 칼륨, 철분 등의 필수 미네랄과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등의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이 더욱 많이 들어있다. 마늘과 마찬가지로 파 역시 독특한 향이 나고 매운맛을 내는데 이는 유기황화합물의 일종인 알리신(Allicin) 성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알리신은 강력한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을 개선한다. 또한 항암, 항산화, 면역력 강화는 물론 혈당을 조절해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이나 환절기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파의 뿌리가 위력을 발휘한다. 파뿌리는 총백(蔥白)이라 하여 한방에서 약재로 쓰는데 감기와 인후통에 효과가 좋은 약재이다. 또한 산모의 태를 튼튼하게 하며 임신부의 감기약으로도 쓰인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뿌리를 포함한 파의 흰 부분을 잘라서 깨끗하게 씻은 것을 끓여 차로 음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감기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총백으로 만든 차를 자주 마셔두면 몸에 따뜻하게 하여 면역력을 강화하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2025-03-04 15:43:29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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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농담'

1993년, 이탈리아의 개념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은 다른 작가의 작품을 통째로 훔쳐 전시회를 열었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선 자신에게 허용된 전시 공간을 향수 광고 에이전시에 팔아넘기는 기행도 벌였다. 1995년 열린 광주비엔날레에 'Tie'라 명명한 2㎝짜리 개미 형상의 조각 한 점을 보낸 건 꽤나 유명하다. 심지어 그는 1999년 돈과 권력으로 물든 비엔날레를 비틀기 위해 가상의 비엔날레인 캐리비언비엔날레를 창설, 크리스 오필리(Chirs Ofili),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 등의 참여 작가들과 함께 세인트 키츠라는 서인도 제도의 한 섬에서 휴가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펼치기도 했다. 당황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미술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카텔란은 새로운 미술사적 의미를 통해 예술의 이상성을 제시하고 미술계를 정복하겠다는 순수한 감정 따윈 일찌감치 내다 버렸다. 차용, 풍자, 유머를 사용해 기존 가치 체계를 자극하며 우리가 가장 불편해하는 것, 금기시하는 주제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희화화해 거리낌 없이 내놓았다. 이를 달리 말하면 '비판적 유희'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 유희'의 대상은 넓다. 정치, 사회, 종교, 미술계를 넘나든다. 일례로 성경에 등장하는 구시(유대인 시간으로 오후 3시이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선종한 시간)를 빗댄 '아홉 번째 시간(La Nona Ora)'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가톨릭교회의 최고 권위자인 교황(요한 바오로 2세)이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 깔린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종교적 권위와 타락, 인간의 취약성을 꼬집는 조각으로, 1999년 쿤스트할레 바젤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2023년 리움미술관 전시에도 출품됐다. 일주일이면 썩어 없어질 허상의 기호로 바나나 한 개를 벽에 덕트 테이프로 붙여 놓은 게 전부인 '코미디언(Comedian)'(2019)은 동시대 미술 시장의 투기적 성격과 비합리성을 지적한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1000원 남짓할 바나나 한 개가 처음엔 1억원을 웃돌더니 2024년엔 86억원에 거래되는 미술 시장 자체가 그에겐 코미디 같은 현실인 셈이다. 조롱에 가까운 카텔란식 어법은 '아메리카(America)'(2011)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도 동일하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물건인 '변기'를 18K 금으로 만들어 2016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화장실에 설치했다. 총 103㎏의 금이 사용돼 일명 '황금 변기'로 통한다. 2019년 영국 블레넘 궁전 전시 중 도난을 당하면서 더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아메리카'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소비주의를 비판함과 동시에 극단적인 부와 사회적 불평등, 예술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예술이든 인간관계든 그저 돈이 우선인 현실과 소수의 권력이 그렇지 않은 이들의 몫과 기회까지 모두 쥔 채 사회적 자본마저 세습하는 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부의 불균형과 자본의 다소가 곧 계급이자 미래의 자리까지 결정하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에서 곱씹게 되는 작품이지만, 한편으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부여함으로써 예술의 민주화라는 측면도 엿볼 수 있다. 특히 한 끼 식사로 10만원짜리 호텔 뷔페를 먹건, 몇 천원짜리 김밥 한 줄을 먹건, 배설은 동일하다는 사실은 카텔란식 풍자의 정점이다. 익살스러움 뒤에 숨겨진 진지함을 특징으로 하는 카텔란의 모든 작업은 부조리한 것들에 관한 '냉소적 진술' 혹은 '시니컬한 농담'이다. 점차 지루해지는 동어 반복과 맥락상 다다이즘(Dadaism)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지만 작품을 통한 그의 발언들은 저항 없이 습속 돼온 사회의 폐단과 상류 의식에 금을 낸다. 그의 농담 하나가 파급력이나 의미 면에서 1000개의 대중 취향 의존적 작업들보다 낫다, 훨씬.■ 홍경한(미술평론가)

2025-03-04 11:23:3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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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인공지능(AI)이 조리한 맛

세상에서 최초로 요리사(셰프) 대신에 기계가 조리하는 모습을 선 보인 해가 2014년이다. 총 11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그(녀)는 영국태생으로 '몰리(Moley)'라는 이름의 로봇키친(Robot Kitchen)이다. 요리사는 주방에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반면, 몰리는 요리뿐만 아니라 요리가 끝나면 주방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자외선 빛을 이용해 소독까지 하는 시스템키친(System Kitchen)이다. 로봇키친은 관절이 회전하는 로봇 팔, 오븐, 식재료와 도구를 올려놓는 선반, 요리 레시피까지 제공하고 로봇을 조작하기 위한 터치 스크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터치 스크린을 통해 로봇키친을 작동하면 된다. 이 로봇 시스템은 사람의 손처럼 관절형 손가락을 지닌 두 개의 로봇팔, 모터 24개, 마이크로 제어장치 26개, 센서 129개가 장착돼 있어 요리사처럼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다. 최대 5000종류의 요리가 가능하며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조리법도 학습할 수 있다.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기, 화력(불세기) 조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도물을 냄비에 따르기, 식재료 혼합하기, 접시에 음식 담기(플레이팅) 등의 조리에 필요한 각 단계별 동작을 사람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수행한다. 관절이 회전하는 로봇 팔은 모든 게 정해진 위치에 세팅되어 있다면 감지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주방기구와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바닥에 떨어진 식재료가 있다면 이를 치우기도 한다. 사용자가 메뉴 플랫폼 화면에서 레시피를 선택하기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요리를 한다. 로봇키친은 셰프가 요리하는 장면을 3D모션 캡쳐기술을 활용해 미리 학습한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셰프가 레시피를 업로드 해 놓으면 태블릿이나 터치 스크린으로 내려받아 활용 할 수도 있다. 로봇 팔은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동작을 멈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보호 스크린이 있으며 다칠 염려가 있는 칼 대신에 안전장치(Safty Sensor)가 장착된 음식처리장치(food processor)를 사용한다.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고객이 원하는 규격(Spec)대로 기능과 사양을 변경할 수 있다. 이 덕분에 2014년 출시 당시 가격은 약 3억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1600여만원 정도로 대폭 낮아졌다. 한편 2017년 당시 일본 도쿄의 국제전시장에서 스즈모(鈴茂)기공에서 선보인 초밥로봇은 한 시간당 4800개의 초밥을 만들 수 있고 고추냉이를 올려주거나 접시에 옮겨 담는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높이 60㎝가량의 기계 윗부분에 밥알을 넣고 동작 버튼을 누르자 마자 초밥 덩어리가 눈 깜작할 사이에 쏟아져 나왔다. 최근 국내 푸드테크 기업 중 한 곳은 분자단위의 센싱기술로 음식의 맛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여, AI조리 로봇을 통해 외식업계의 최대 난제인 인건비 문제와 음식의 퀄리티 편차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 기업의 핵심기술은 분자 수준의 카메라 감지 센서를 활용하여 마이야르 반응, 육즙의 손실, 콜라겐 변성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의 풍미와 색깔을 결정짓는 중요한 화학 반응으로 고기의 아미노산과 당분이 고온에서 반응하여 갈색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풍미를 생성하는 현상이다. 이 반응은 스테이크, 구운 야채 등 다양한 요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육즙 보존은 음식의 촉촉함과 풍부한 맛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AI셰프 로봇은 이러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분자 센싱이란 음식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을 분자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다. 마치 현미경으로 세상을 보듯이 아주 작은 단위까지 분석하여 맛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수식화하는 것이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각각의 식재료가 가열되면서 수많은 물질들이 분자화학 반응을 일으켜 동일한 조건이라 하더라도 매번 맛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현존하는 자동화 솔루션은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요리의 퀄리티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헤드셰프의 요리를 수치화해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AI셰프 로봇이 동일한 수치로 조리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퀄리티 향상이 가능하다. 분자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여 음식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분 단위로 수치화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기업은 출시 9개월 만에 35개 브랜드의 도입이 결정되었으며, 올해의 생산량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내년에는 1200대의 로봇을 공급할 예정이며, 평균적으로 매달 4개의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027년에는 약 1만6000대의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또 다른 AI는 사용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양정보를 분석해 개인에게 맞는 이상적인 식사를 제안한다.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을 통해 식단을 추적하고 사용자 맞춤형 영양정보를 추천하는 서비스로서 스마트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 음식의 내용을 인식한 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정보를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아침에 먹은 토스트와 계란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을 분석해서 "토스트에는 탄수화물이 많고, 계란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식으로 이미지 탐지를 통한 사용자의 영양상태를 평가하여 사용자의 영양 상태에 맞는 영양정보를 추천한다. 이 AI는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EC2, YOLOv3, 패스트API, 플러터 등의 기술을 활용하였다. 최근 개발된 자동으로 회전하는 AI오토웍(Auto Wok)은 중화요리 업계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조리한 맛의 시대에 돌입 한 듯하다. /연윤열 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3-03 15:58:5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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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73>먹고 마시고 행동하라…美 소노마코스트 '레인'

<273>미국 소노마코스트 레인(RAEN) 장미꽃과 딸기 같은 붉은 과실, 홍차의 향까지 우아하다. 피노누아의 본고장인 부르고뉴 마저 알코올 도수가 13도는 기본으로 올라가는 요즘인데 미국 캘리포니아 피노누아가 12.5도 밖에 안된다. 신선하면서 섬세한 것이 부르고뉴보다 더 부르고뉴스럽다. 해안가에서 2~3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아 '트루(True) 소노마 코스트'로 꼽히는 곳에서 키워낸 레인(RAEN)의 피노누아다. 와이너리 레인의 설립자이나 와인메이커인 카를로 몬다비는 지난 24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좋은 와인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워내는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먼저 프랑스의 그랑크뤼 포도밭과 같은 개념으로 피노누아가 탁월하게 자랄 수 있는 지역을 찾고, 다음은 제초제 등은 일체 쓰지 않는 등 그 땅과 자연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성에서 다들 짐작했듯 카를로는 몬다비 패밀리의 4대손이다. 1세대인 체사레 몬다비, 2세대로 몬다비를 세계에 알린 로버트 몬다비, 3세대로 현재 컨티뉴엄을 이끌고 있는 아버지 팀 몬다비에 이어 형제인 카를로와 단테가 2013년 레인을 설립했다. 레인(RAEN)은 '자연 속에서 농업과 양조학의 연구(Research in Agriculture and Enology Naturally)의 약자다. 여기에 레인의 가치와 철학이 다 담겼다고 보면 된다.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는 순전히 자연의 힘에 맡긴다. 포도나무에 해충이 있다면 제초제를 뿌릴 것이 아니라 새가 잡아먹도록 새둥지를 지켜준다. 포도밭 주변으로 둘러싼 숲과 나무들도 그대로 두고, 포도나무 사이로는 야생화가 만개한다. 야생동물 구조와 방사 지역으로 지정돼 스라소니와 여우가 살 정도다. 카를로는 "모두들 지난 10년 간 기후가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며 "지구상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면적의 절반이 농지일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잘못된 농법으로 생물다양성이 무너지고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와인과 무슨 상관이냐고? 기후변화로 최근 10년을 놓고 보면 9번은 무덥거나 따뜻한 빈티지, 그 중에서도 3번은 와인을 만들기 힘든 재앙적인 기후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카를로는 와인메이커가 아닌 땅을 섬기는 와인재배자이자 환경운동가다. 2016년부터는 '모나크 챌린지'를 시작했다. 자연 친화적인 농업을 실천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모나크는 우리말로 제왕나비를 말한다. 카를로가 어릴 때만 해도 지천에 날아다니던 모나크는 이제 대표 멸종위기종 중 하나다. 와인 양조 역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토착효모를 쓰고, 정제나 여과도 하지 않는다. 특히 레인은 줄기 등을 제거하지 않는 전송이 발효를 한다. 보통 포도알만 즙을 내서 기계로 잘 섞이게 해주면 발효는 빨리 되지만 열이 나면서 알코올 도수가 올라가고 섬세한 아로마가 없어진다. 반면 포도송이째 탱크에 넣으면 층별로 발효 속도가 달라 시간은 길게 걸리지만 낮은 온도에서 장미꽃 등의 향이 잘 살아난다. 부르고뉴보다 더 부르고뉴 같은 와인이 가능했던 비결이다. '레인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는 우리 나라에 들어올 땐 와인명을 간결하게 했지만 원래 '레인 소노마 코스트 로얄 세인트 로버트 퀴베 피노누아'로 할아버지이자 미국 와인의 전설인 로버트 몬다비에게 헌정하는 와인이다. 레인 설립 10주년을 맞은 지난 2023년에는 와인스펙테이터 톱100 가운데 4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 빈티지였다. 이번에 시장에 풀리는 2023 빈티지 역시 제임스 서클링(JS)으로부터 99점을 받았다. 카를로는 "2023년은 레인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빈티지가 될 것"이라며 "덥지 않은 날씨로 다른 해 대비 수확을 한 달은 늦게 시작하면서 포도가 긴 시간 천천히 익으며 풍미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레인 프리스톤 옥시덴탈 피노 누아'는 레인의 포도밭 가운데 가장 서늘한 곳에서 키워냈다. 높은 고도에 해안가 영향을 받아 완숙에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집중력이 있는 와인이 된다. 좋은 구조감을 주는 산도에 매끈한 타닌, 미네랄 등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2023 빈티지가 JS 100점을 기록했다. 그는 "인생의 한 축은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다른 한 축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인 한 잔 일지언정 우리가 먹고 마시기 위해 선택한 모든 행동의 결과는 당장 디디고 서 있는 땅, 그리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머리로는 다 아는데 역시 실천이 어렵다. 이토록 사랑스럽고 우아한 피노누아를 계속 마시기 위해서라면 과감한 행동주의자로의 전환을 다짐해본다.

2025-02-27 15:18:49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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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불법공매도 제도 정비의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 공매도 비중은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연별기준으로 계산한 시장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시장이 평균 0.62%이며, 2014년부터 1% 수준을 넘어서 2018년에는 가장 높은 1.84%를 보일 정도이다. 2014년부터 공매도가 늘어나면서 불법공매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금융당국이 2010년에서 2023년 8월 기간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의 불법공매도에 대해 부과한 과태료와 과징금부과 조치는 118건이 있었고, 주의가 56건이었다. 2015년까지 과태료와 과징금부과누적 건수는 11.02%인 13개 건이고 나머지가 2016년 이후부터 발생한 것이다. 또한, 이들 118건 중에서 외국인 위반 건수가 94.75%인 100건을 차지하고, 국내 기관투자자의 위반 건수비율은 5.25%로 매우 낮다. 이들의 불공매도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가져왔다. 급기야 정부는 2023년 11월 5일 공매도 자체를 금지했고, 공매도 제도 정비를 통해서 오는 3월 30일 재개할 예정이다. 정부의 제도 정비는 불법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 그리고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공매도 제도의 불공평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먼저, 불법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은 두 개의 축으로 기관투자자에 대한 자체 잔고관리시스템과 한국거래소의 매매체결시스템에 설치되는 불법공매도 중앙차단시스템(NSDS)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체 잔고관리시스템은 기관투자자들이 자체 전산을 통해서 보유잔고를 초과하는 매도를 사전 예방하려는 것이다. 불법공매도 중앙차단시스템은 기관투자자들의 잔고 내역과 거래를 집계해 매도주문이 매도 가능한 수량보다 많은 불법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자동탐지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동안 개인투자자로부터 줄곧 불만으로 지적되어온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대주제도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이 이용하는 주식대차 사이의 불공평한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선사항이다. 정책당국은 주식대차와 대주 사이에 상이했던 상환 기간과 현금담보비율을 각각 90일, 105%로 균일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주식대차와 달리, 대주제도는 거래 종목과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필자가 보기엔 NSDS가 기관투자자 주문에 대한 확인과정이 없는 현행체계에서 보면 진일보한 불법공매도 방지방법이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도 존재한다. 첫째는 증권사가 기관투자자에 대한 주문을 확인하는 대신에 기관투자자가 자체적인 시스템 개발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주문확인을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거래소의 매매체결시스템에서 NSDS 시스템 설치 운용은 모든 기관투자자의 주문에 대해서 건별로 실시간 체크하는 방법으로서 시스템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자원 낭비와 과다투자 문제가 내재할 수 있는 점이다. 그런데, 증권사가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도 개인투자자와 같이 증거금을 부과한다면 종래와 달리 기관투자자들의 주문확인을 증권사가 수행할 유인이 커진다. 이 경우 정책당국이 구축 중인 매매체결 시스템내 NSDS의 설치가 불필요해질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이 비용을 수반하는 NSDS를 구축하는 것은 현행 거래체계와 관행을 유지하려는 데에 있다고 본다. 현재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와 달리 기관투자자들에게 증거금부과를 면제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필자가 기관투자자들에 대해 증거금을 부과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왜냐면 증거금부과는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줄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제도개선에서 아쉬운 점은 미국의 개인투자자 처럼 국내 개인투자자 중 전문투자자에게 증권사 보증하에 주식대차를 이용하는 방안이 제시되지 못한 것이다. 한국에서 개인은 예탁기관에 계좌를 설정할 수 없으므로 주식대차시장 참여가 어렵다. 증권사가 개인전문투자자에 대해 신용을 부여한다면 개인은 증권사 계좌형태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공매도 관련한 자본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를 해소함과 더불어 자본시장에서 증권사 간 고객에 대한 서비스 경쟁을 촉발하는 순기능도 있다. 이거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 되지 않을까?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5-02-27 07:43:12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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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노년기의 잠 못 이루는 밤

필자는 유년시절 조부모와 3대가 한집에 살았다. 동이 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단잠을 깨우던 소리는 다름 아닌 조부모님의 이른 기상 습관이었다. 필자는 그 나이가 들도록 수십년이 지나고 나서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수면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이 바쁜 현대 사회에서 숙면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카페인 섭취 등 다양한 수면 방해요인들로 인해 피로감, 집중력 저하, 건강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천연 호르몬으로, 인체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주로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파인트랄라민에서 생성되며, 어두운 환경에서 생성량이 증가한다. 시각중추가 어둡다고 느낄 때 분비되므로 수면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멜라토닌은 주로 생체 시계와 연관되어 있으며, 주로 수면을 조절하는 데 사용된다. 어두운 환경이 조성 되면 뇌에서 분비되어 몸이 수면을 취하도록 준비를 시작하고 일정한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을 유지한다. 한편 멜라토닌은 수면과 더불어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멜라토닌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해외여행자, 교대 근무자들에게 시차로 인한 수면장애를 개선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수면영양제는 수면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식품을 말한다. 단순히 잠을 유도하는 수면제와는 달리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수면 리듬을 조절한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는 멜라토닌, 가바(GABA), 테아닌, 마그네슘, 비타민B군 등이 있고 이러한 성분들은 각각 수면조절, 신경안정, 스트레스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수면영양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 및 복용하는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하고 복용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 수유부, 만성질환자는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피하며, 침실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어두 컴컴한 환경에서 휴대폰의 인공조명(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되는 습관은 좋지 않다. 밤늦게 전자기기 사용을 피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더욱 원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하다. 수면영양제는 이러한 노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멜라토닌은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효과, 면역력 강화, 염증을 줄이고 관련된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 항염증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멜라토닌은 주로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밤에 주로 분비량이 증가하며 낮에는 감소한다. 멜라토닌은 저녁 8시부터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어 새벽 3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최고조에 도달한다. 즉 이 시간은 신체가 가장 깊은 수면 상태에 들어가는 시점으로, 멜라토닌이 신체의 낮과 밤 주기를 확실히 조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침 7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면서 신체는 점차 깨어나는 상태로 전환된다. 빛 노출에 따라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각성을 유도한다. 멜라토닌 분비 그래프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 유지, 야간의 충분한 어둠 확보, 그리고 아침의 빛 노출이 건강한 수면과 생체리듬에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낸다. 한편 연령별 멜라토닌 분비량 변화 패턴에서는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감소하며, 이는 수면 패턴 및 질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유아기(0~10세)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가장 높은 시기로 어린 시절에 깊고 안정된 수면을 하게된다. 신생아와 유아기는 생체리듬이 조율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멜라토닌 분비가 왕성하다. 청소년기 이후(10~20세)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수면 리듬이 뒤로 밀리는 저녁형 생활패턴을 나타낸다. 성인기(20~40세)에는 분비량이 청소년기보다 감소하며, 수면 패턴이 안정화되는 시기이다. 노년기(40~70세)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는 노인이 불면증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로, 생체리듬이 약화되며 밤과 낮의 구분이 모호해 진다. 결과적으로 얕은 수면이 잦아지고 수면 지속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제로 비타민 C나 E보다 60~70배 강력한 항산화력을 나타낸다. 이는 DNA 손상을 방지하고 세포 노화를 억제하며 암, 심혈관 질환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멜라토닌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방해하고 이를 제거하여 뇌 건강을 유지하며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멜라토닌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유지하고, 필요시 적정량(2~5㎎)의 멜라토닌 보충제 섭취를 권장한다.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식품으로는 멜라토닌 합성을 돕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풍부한 타트체리와 바나나, 호두 등의 견과류, 쌀, 귀리, 보리 등 일부 곡물과 씨앗류, 토마토, 포도를 추천한다. 체리는 천연 멜라토닌 함량이 높아 특히 효과적이다.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 지방대사 조절에도 기여한다. 특히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증가와 지방의 연소를 돕는 갈색지방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 /연윤열 식품기술사·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2-24 11:11:25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