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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72>뉴질랜드 리슬링의 발견 '쉴드'…화이트와인 맛집

<272>뉴질랜드 넬슨 '쉴드' "대박! 찾아서 지금 당장 마셔야해(Boom! Find it. Drink now)."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뉴질랜드 와인 '쉴드 리슬링'에 대해 95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고개가 갸웃해진다. 뉴질랜드의 화이트 와인의 대표주자인 소비뇽 블랑이 아닌 리슬링 품종에다 생산지는 넬슨, 와이너리 쉴드도 낯설다. 먼저 넬슨 지역이 어디인지 보자. 뉴질랜드는 남섬과 북섬으로 이뤄져 있다. 화이트 와인 산지는 보통 남섬이라고 보면된다. 넬슨은 말보로와 함께 남섬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지형적으로 강한 바람은 피하고, 바다와 가까워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알려졌지만 넬슨은 독특한 지리적 위치와 기후 덕분에 말보로와 함께 좋은 화이트 와인 산지로 꼽는 곳이다. 다음은 와이너리 쉴드다. 넬슨 지역을 대표했던 여성 와인 메이커 트루디 쉴드가 판매·마케팅에 능통했던 블레어 깁스와 손을 잡고 세운 곳이다. 트루디는 프랑스 알자스나 이탈리아 트라민 등에서 향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에 대한 경험을 쌓고, 넬슨에서는 와이메아 에스테이트에서 수석 와인메이커로 와인 생산을 총괄했다. 화이트 와인에 대한 트루디의 자신감은 쉴드에 그대로 반영됐다. 넬슨 테루아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소비뇽 블랑과 리슬링, 샤르도네, 알바리뇨, 피노그리까지 다양한 품종으로 와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쉴드 리슬링'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맛을 보았다면 독일 리슬링으로 여길 뻔 했다. 제임스 서클링 역시 독일에서 유명한 리슬링 산지인 자르(Saar)를 연상케 한다고 평했다. 전형적인 리슬링 특징과 함께 집중력 있는 미네랄 느낌이다. 산미는 살아있지만 날카롭지 않아 화이트 와인이 부담스러웠던 이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다. 트루디는 "새벽, 기온이 가장 낮을 때 수확했으며, 운반 중에도 포도즙과 껍질이 접촉해 풍미를 더 강하게 했다"며 "독일 리슬링에서 유래한 효모로 발효해 신선한 과일 향과 전형적인 리슬링 캐릭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쉴드 소비뇽 블랑'은 잔에 따르자 마자 아로마가 코를 사로잡는다. 와이메아 평원의 서로 다른 포도밭에서 수확된 포도를 섞어 다양한 향과 풍미를 만들어냈다. 기존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과 비교하면 좀 더 온화한 기후에서 잘 익은 소비뇽 블랑을 떠올리면 된다. 신선하지만 산미는 날카롭지 않고, 감귤류에 열대과일의 향과 함께 미네랄 느낌이 매력적이다. '쉴드 샤르도네'는 밝은 황금빛을 띠며, 개성 있는 과일 향과 오크 숙성에서 오는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산미가 긴 여운을 남긴다. 어느 품종을 골라도 합격점을 받을 화이트 와인 맛집인데 쉴드의 또 다른 강점은 가격이다. 현지 미화 15달러 안팎으로 우리나라에서도 2~3만원대로 만나볼 수 있다.

2025-02-13 15:08:2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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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위기의 건설사

최근 만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탄핵정국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정치싸움,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꼬집었다. 12·3 계엄사태 이후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야속함이 묻어났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2023년 1.5%에서 지난해 -2.7%를 나타냈다.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약 1.2% 감소하면서 300조원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 건설시장이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보릿고개'를 걱정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경제동향'에서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건설기성(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통계, 해당 월에 실행된 건설투자)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주요 건설사는 건설경기 침체에 대비해 재무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내실경영을 통해 힘든 시기를 버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공격적인 투자를 꺼린다. 수익 규모를 꼼꼼하게 따져 수주 경쟁도 자제하고 있다. 고개를 힘겹게 넘어가야 하는 만큼 수성에 집중하는 꼴이다.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문제는 중견·중소 건설사다. 부도 위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2022년 이후 건설 공사비가 쉬지 않고 오르고 있어서다. 비용 상승은 재무제표에 반영돼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현장은 비용상승 부담이 만만치 않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 공사 비용 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해 11월 130.26을 기록했다. 공사 비용이 급증하기 전인 2020년 11월 지수(100.97)와 비교하면 29.0%나 상승한 셈이다. 이 지수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와 노무, 장비 등 직접 공사 비용에 생산자물가 지수 등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도 길어지고 있다. 미분양아파트 증가와 함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이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2024년 12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73가구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작년 12월 기준 2만1480가구다. 전월 대비 15.2%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 2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7월(2만312가구) 이후 10년 5개월 만이라고 한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지방 중소 건설사는 문 닫을 위기에 직면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9곳에 달한다. 2019년 49곳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이들 기업 중 86.2%(25곳)가 지방 소재 기업이었다. 시장이 살아나야 기업도 회생한다. 정부가 건설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건설투자는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가 높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향후 건설투자가 5조원 확대될 경우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5만4000명 규모의 고용이 창출되고, 연관 산업 생산 효과는 5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 확대 방안은 3기 신도시 조기 조성, 서울~세종 고속도로 조기 완공 등이 꼽힌다. 또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한시적인 양도세 면제 등 세제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는 물론 부동산 시장의 최대 적도 '불확실성'이다. 안개가 걷혀야 앞으로 나아간다. 탄핵정국 마무리와 건설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5-02-13 08:05:28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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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 세상] 시행사와 체결한 특약, 신탁사에겐 효력 안 미쳐

갑은 신탁사와 근린생활시설 1개 점포에 대한 분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갑은 시행사가 위 근린생활시설에 대형병원이 입점된다고 하면서, 입점되지 않을 경우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해 이를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대형병원은 입점되지 않았습니다. 갑은 이를 이유로 분양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을까요? 이와 유사하게, 분양과정에서 시행사가 점포의 환매를 특약하거나 지원금을 지급해주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위약금 없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는 특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러한 특약들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 수분양자는 분양계약 자체를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을까요? 먼저, 갑이 체결한 특약서에 계약의 당사자로 누가 기재돼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특약서에 계약당사자로 신탁사가 기재돼 있지 않고 시행사만 기재돼 있다면, 원칙적으로 수분양자는 시행사에만 특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수분양자는 신탁사에게 특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특약서상의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분양계약의 취소나 해제를 주장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약은 분양계약과 '전체적으로 하나의 계약'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특약의 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의 취소나 해제를 주장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약은 분양계약과 결합해 경제적, 사실적 일체로서 작성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법원은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점포의 할인분양이나 환매를 약정한 특약들 모두 "분양계약과 일체를 이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2. 10. 선고 2020가합7785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9. 29. 선고 2022나2001211 판결). 위 특약들 모두 시행사가 신탁사 관여 없이 단독으로 체결한 점, 심지어 분양계약과 모순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분양계약과 일체를 이룬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약에 대한 불이행, 착오, 기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분양계약에는 어떠한 불이행, 착오, 기망도 없었으므로 분양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유사한 사건으로,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납부하지 않고 납부한 계약금 전액을 환급해 주겠다'는 해제권 유보특약이 담긴 확약서를 작성해 줬습니다. 이에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해제하면서, 신탁사에게 계약금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확약서는 위탁자(시행사) 명의로 작성된 것이고, 그 내용에서도 수탁자인 신탁사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수분양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다26070 판결). 이 사건에서 수분양자는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시행사에게 대리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수분양자가 신탁사에 별다른 확인도 하지 않은 점에서 시행사가 신탁사를 대리해 확약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분양계약 체결과정에서 위탁자인 시행사와 별도로 체결한 특약은 그 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의 취소나 해제를 주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특약을 체결할 때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5-02-12 15:14:4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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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입춘(立春) 즈음에 맛보는 매운맛

입춘(立春)은 24절기 중 첫번 째 절기로 음력 1월에서 2월 초 사이에 해당된다. 태양의 황경( 黃經)이 315˚에 왔을 때를 말하며, 이날 부터 봄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엄동설한 추위를 이기고 돋아난 햇나물을 이용해 전통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었다. 우리 선조들은 12월 마지막 달을 절분으로 생각하고 입춘을 새해맞이로 구분하였다. 오신채(五辛菜)는 입춘일 절기에 맞추어 먹는 대표적인 절기음식이다. 오신채는 다섯 가지 매운맛이 나는 나물을 말한다. 오신채 종류로는 파, 당귀싹, 산갓, 미나리싹, 무싹, 파, 마늘순, 달래, 부추, 유채 등 이른 봄철에 볼 수 있는 새순과 새싹들이다. 매운맛은 인류 역사에서 독특한 감각으로 인식되어 왔다. 매운맛은 통각(痛覺)과 미각(味覺)의 복합적인 자극으로 주로 캡사이신(capsaicin), 피페린(piperine),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allyl isothiocyanate) 등의 화합물에 의해 유발된다. 맛은 혀의 표면에 맛봉오리라고 불리는 무수히 많은 작은 돌기모양의 감각기관과 코 상부에 위치한 냄새 수용기 두가지 감각기관의 조합에 의한 현상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 화합 물질들에 의해 감각 수용기가 발현하고 이 때에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게 된다. 사실 미각의 종류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냄새의 종류는 수 천가지가 넘는다. 딸기 맛은 혀에서 느끼는 맛이라기보다 딸기 맛을 구성하는 수많은 냄새 분자다. 감기에 걸려서 코가 막히게 될 때 냄새를 맡지 못하여 결국 입맛을 잃거나 맛을 구분조차 하기 어려운 이유 이기도 하다. 매운맛을 인지하는 과정은 신경 신호전달 경로에 따라서 말초신경을 자극함으로써 구강점막을 활성화하고 통증신호가 전달체계를 통해 3차신경절, 척수, 대뇌 감각피질로 전달하게 된다. 매운맛을 일으키는 화합물의 화학적 구조는 이미 밝혀져 있다.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 생강의 진저롤(Gingerol), 겨자나 와사비의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 마늘의 알리신(Allicin) 등이 대표적인 매운맛 성분이다. 매운맛 화합물은 단순한 자극을 넘어 생리활성 기능을 나타낸다. 고추의 캡사이신은 항염증 및 진통효과와 아디포넥틴(adiponectin) 분비 촉진을 통한 혈당 조절작용, 생강의 진저롤은 COX-2 효소 억제를 통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감소작용과 ROS(활성산소종)제거 및 세포 사멸(apoptosis) 유도효과, 후추의 피페린은 지방분해 효소(lipase) 활성화 및 발열반응으로 체중 감량효과와 쓸개즙 분비 촉진 및 효소 활성화로 소화율 향상, 마늘의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글루타티온 S-트랜스퍼라아제 활성화로 발암물질 해독작용을 나타낸다. 매운맛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스코빌척도(Scoville Scale)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스코빌 척도의 원리는 캡사이신 농도를 당 희석배수로 환산한다. 순수한 캡사이신은 16,000,000 SHU(Scoville Heat Units)로 나타내는데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라는 측정장비로 캡사이신, 디하이드로캡사이신 등을 정량 분석하거나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GC-MS)로 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같은 휘발성의 매운맛 화합물질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푸드테크기술을 이용한 인공 전자혀(Electronic Tongue)를 활용하는데 합성막 전극을 이용하여 맛의 패턴을 분석한다. 매운맛은 화합물의 구조적 특성과 생리적 메커니즘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현상이다. 캡사이신 패치(근육통 완화), 피페린 보조제(생체이용률 증가), 천연 방부제(아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의 항균 효과), 해충 퇴치용 캡사이신 유도체 스프레이 등 신경질환 치료제, 기능성 식품의 고도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분자 수준의 표적분석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맛 예측 기술이 결합된다면, 매운맛의 과학적 이해와 응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푸드테크 칼럼니스트

2025-02-11 11:42:4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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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36)AI는 우리시대의 소크라테스가 될 수 있을까

세상에 이렇게 학습이 뜨거웠던 시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요 며칠 사이에 장안의 화제였던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행적은 온통 학습에 불을 지폈다. 우선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의 학력이 관심사였다. 중국의 아이비리그라고 해야 할까. 중국 명문대 그룹 C9에 속하는 저장대학에 수석 입학했음은 물론, 2010년에 벌써부터 'AI 감시 카메라의 지능형 추적 알고리즘 개선'이라는 석사 논문을 썼다. 이런 학력(學歷: 학교를 다닌 경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수학적 재능을 키워 선형대수, 편미분 그리고 확률통계학에 뛰어난 학력(學力: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을 만든 게 딥시크의 출현 배경이었다. 량원펑의 학력이 화제가 되는 건 딥시크의 거대언어모델(LLM)인 딥시크-V3와 추론모델인 딥시크-R1 때문이다. 인간과 똑같이 언어로 응답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연 독보적인 오픈AI의 챗GPT 4o와 o1에 견주어 딥시크 인공지능이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IT 거인인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 '제미나이(Gemini)'를 선보일 때도 꿈쩍하지 않던 세상이 딥시크에는 생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인공지능이 나날이 똑똑해지는 데 들이는 비용이 단연 눈에 띈다. 오픈AI가 수천억 원을 들여 GPT-4o를 교육시켰다는데 딥시크는 그의 10%도 들지 않았다. 다음으론 AI로 세상을 빨아들일 것 같은 미국 패권의 위세에 중국의 한 벤처창업기업이 일침을 놓았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십억대 인구가 디지털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중국의 AI 인프라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성과를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딥시크의 학습능력에 있다. 딥시크는 숫자 정밀도를 최적화해 메모리를 75% 절감하고, 문장 전체를 한 번에 읽어들여 처리 속도를 2배로 높이며, 필요한 순간에만 파라미터를 활성화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로 진화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능형 학습의 결과는 당연히 딥시크와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창업자 량원펑의 학습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학습은 연습이나 경험으로 일어나는 행동의 지속적인 변화를 말한다. 량원펑으로 치면 선형대수, 편미분, 그리고 확률통계학에 대한 연습과 경험을 통해 복잡한 수학적 원리를 인공지능 구조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AI에게 학습이란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탐지하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최적화된 모델이나 규칙을 스스로 개선하는 과정이다. 딥시크로 치면 대규모 데이터셋에서 행렬 연산과 확률 분포를 활용해 패턴을 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경망의 가중치와 파라미터를 최적화하여 문제해결에 필요한 예측모델과 알고리즘을 자동으로 개선하는 과정인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있었는데, 그는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고 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너의 영혼을 보살피라(care your souls)"고 말했다. 그는 연습과 경험을 통해 행동과 사고가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질문을 통해 상대가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에 이르는 길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했다. 현재적 AI는 소크라테스처럼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데는 제한이 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철학적 통찰에 기반해 상대의 무지를 깨닫게 하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지만, AI의 질문은 주어진 데이터와 프로그래밍된 패턴에 기반하여 생성된다. AI가 질문을 한다면 데이터의 불완전성이나 모델 개선을 위한 추가 정보 요구에서 주로 발생할 뿐이다. 혹시 미래의 AI가 창발적 사고를 갖게 된다면 스스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5-02-10 13:41:2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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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피를 맑게 하는 '파인애플'

겨울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활동은 적어지고 몸은 움츠러든다. 그럼에도 바쁘게 일상을 보내야 하기에 현대인들에게 겨울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다. 억지로 몸과 정신을 깨우기 위해 커피를 달고 사는 이들도 많은데, 건강을 생각한다면 커피 대신 상큼한 맛과 향이 확 퍼지는, '파인애플'과 같은 과일로 몸을 깨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파인애플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사과나 딸기, 오렌지보다 식이섬유 함유량이 많고 식이섬유가 많다고 알려진 양배추나 토마토와 같은 채소류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변비 해소에 좋은 불용성 식이섬유가 많아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파인애플을 대표하는, 몸에 좋은 성분으로는 브로멜린(Bromelain) 또한 자주 언급된다. 브로멜린은 파인애플과 파파야 등 열과 과일에 풍부하게 함유된 단백질 분해 효소다. 주요 기능으로는 소화 촉진, 항염, 항산화가 있으며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필수 미네랄의 풍부한 함량 역시 파인애플의 장점이다. 파인애플 100g을 섭취할 시 영양소 대사와 골격 형성, 항산화 등 각종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망간은 100% 이상으로 1일 영양 섭취량을 충족한다. 그 외에도 몰리브덴, 셀레늄, 구리, 마그네슘과 같은 필수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가 많이 든 과일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오렌지나 귤, 딸기 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파인애플 역시 그에 못지않다. 피를 맑게 하는 주스를 만들어 먹을 때도 주재료로 파인애플은 잘 어울린다. 파인애플에는 혈액의 끈적거림과 혈전 형성을 개선하여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효능도 있기 때문이다. 피를 맑게 하고 혈관 건강에 좋은 비트, 양파 등과 함께 주스로 만들어 마시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이롭다. 어쩌다 접하는 색다른 과일로만 만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파인애플은 건강에 좋은 과일이다. 다만 산도가 높은 과일이라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2025-02-10 05:38: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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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재해 결과 사이 인과관계 필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작년 12월19일 "중대재해처벌법 상 형사처벌을 위해선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재해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는데, 안전보건 확보의무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그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 위 죄로 처벌할 수 없다"(2023고단510판결, 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함)고 판단했다.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고, 다수의 하급심 판결이 선고되기도 했다. 그간의 판결들은 주로 중대재해처벌법 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업체들이 범죄 혐의를 모두 자백하거나, 일부 부인하더라도 대부분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 상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두고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체계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보긴 무리가 있었다. 그러다가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판결(2014. 10. 16. 선고 2023고단226)에서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지 여부가 문제됐다. 관급공사에서 관급자재비용이 분리발주 된 경우라면, 중대재해처벌법상 공사금액 산정에 관급자재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 부칙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의 점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판결은 실질적으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이행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결과 무죄가 선고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사건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행위만을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있지 않기 때문에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가 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했더라면 중대재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사건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문제가 된 수공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기 어려웠고, 그 사용 용법도 명확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위 수공구가 기계에 끼어들어가 튕겨나와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은 예견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할 수 없었다. 이처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성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해 개선하는 업무절차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 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전담조직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실제 담당 직원이 순회점검 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으므로 전담조직을 두지 않은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이 사건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된 부분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전담조직도 갖추지 않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 이행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무 불이행과 중대재해 결과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수사기관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된 위험성 평가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 사건 판결로 인해 예견가능성이 없었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5-02-09 12:58:21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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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고래 싸움 속 새우된 '수출 中企'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우려했던 관세전쟁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기업 수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수출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화를 통해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들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원청 기업이 해외로 가면서 동반진출한 것이어서 독자적으로 의사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통계를 살펴보면 중소기업 수출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 당시 8만8486개였던 수출 중소기업 숫자는 2024년 현재 9만5905개로 늘긴 했다. 하지만 2019년 당시 9만5229개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절 주춤했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2020년 당시 19.6%까지 증가해 20%를 넘는 듯 하다 이후 하락하며 지난해엔 16.8%까지 줄었다. 대기업, 중견기업 수출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활동반경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내수에 집중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중소기업 수출은 한류의 영향을 받은 화장품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수출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 현지 업체들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뷰티업체들의 공략에 한국 기업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현직 대통령의 난데없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국격까지 추락하고 있는 마당에 한류가 언제까지 잘 버텨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화장품 수출도 풍전등화인 셈이다. 중고자동차도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장품과 함께 선전하고 있는 대표 종목이다. 하지만 대기오염과 교통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각국의 중고차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유엔환경계획(UNEP)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가 연합해 진행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위한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한 중고차'(Safer and Cleaner Used Vehicles for Africa)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차 수입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국가는 2020년 47개국에서 62개국까지 늘었다. 여기에 중국이 글로벌 중고차 수출시장에 가세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한국의 중고차와 경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이 주로 수출하는 품목인 중고차도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고차를 수출하는 업체 10곳 중 4곳 가량은 5인 미만 소기업이다. 10곳 중 7곳은 업력 10년 미만의 초기 기업들이다.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보호무역의 담은 갈수록 단단해지고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고래만 쳐다보다 바다의 중요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새우의 씨를 말리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2025-02-09 11:50:23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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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정녕 'AI푸어'가 되려는가

"'디지털 푸어'처럼 AI(인공지능)도 'AI푸어'를 만들 수 있다" 재벌 회장중 AI에 가장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9일 한 방송사 대담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디지털시대에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디지털 푸어'로 구분했듯이 AI도 이를 잘 활용하고 기회를 포착해서 차별적 효과를 얻는 사람과 오히려 희생되고 사회적으로 낙오되는 형태의 사람들이 생기는 'AI디바이드(격차)'가 생길 것이란 말이다. 비단 사람 생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사의 주요 기술들은 민족과 나라의 흥망성쇠를 이끌었다. 역사적으로 기술혁명에 뒤처진 집단과 나라는 어김없이 쇠퇴하거나 지배를 당했고 많은 경우 멸망과 함께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청동기, 철기시대가 열리면서 석기, 청동기 공동체가 소멸했다. 총포의 기술은 많은 식민지를 만들었고 근대국가의 헤게모니를 바꿨다. 증기기관 기술에 기반한 산업혁명은 영국을 200년 가까이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었다. 반면 그 이전까지 전세계 산업생산력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동방의 패자, 중국대륙의 국가는 기술혁명에 뒤처지면서 굴종의 세기를 보내야 했다. 기술혁명의 관점에서 AI는 인류생활의 변화나 경제적 진보 뿐만 아니라 미래 지구촌의 헤게모니를 바꿔놓을 거대한 트리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의 보편화가 가져온 현대사회의 변화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란 관측이다. 최태원 회장은 AI디바이드, AI푸어가 사람 개개인에 적용되는 현상을 빗댔지만 이는 지엽말단적인 것임을 암시했을 수 있다. AI 지배력을 가진 국가가 이를 갖지 못한 국가를 지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AI란 용어는 지난 1955년 미국의 컴퓨터 및 인지과학자 존 매카시(1927년~2011년)에 의해 처음 공식 사용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생물학적 두뇌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 행동하는 기계에 대한 상상과 개발노력은 있었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하면서 실용화의 가능성을 높였고 딱 70년만인 올해 중국 딥시크사의 저비용 R1이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AI기술에 있어 미국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기존 관점을 중국토종, R1이 일거에 흔든 것이다. 중국은 AI개발에 십수년전부터 사실상 무한투자를 해왔다. 현재 기술경쟁력에서는 다소 뒤처지만 특허규모에서는 미국을 이미 압도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AI발명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대비 17.4% 증가한 10만2000건으로 사상최고치였다. 최근 10년간 출원된 생성형AI 관련 특허도 전체 5만4000건중 중국이 70%선인 3만8210건으로 미국의 6200여건을 크게 앞섰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강점은 14억명의 인구와 방대한 시장, 탄탄한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인터넷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과 CCTV 대중감시시스템 '스카이넷' 등을 운영하며 미국을 능가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진행중이다. 만약 중국의 저비용AI가 각국에 빠르게 확산된다면 AI주권은 넘어갈 수도 있다. 우리 정부가 서둘러 딥시크 R1에 차단경보를 내리고 있는 배경이다. 정부는 지난해말 인공지능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신뢰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AI기본법을 제정했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U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관련법 입법국가가 됐다. 2027년까지 'AI3대 강국'을 실현한다는 청사진도 최근 냈다. 그러나 정부의 실행의지는 너무 빈약해 보인다. 올해 AI 관련 예산은 1조8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0.27%에 불과하다. 미국의 이번 회계연도 관련 예산 29조원에 비하면 조족지혈수준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년동안 AI데이터센터에 5000억달러(720조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프로젝트를 공표했다. 중국도 올해 예산의 0.68%인 1917억 위안(39조원)을 관련 인프라 구축에 배정했다. AI기술은 과거 어떤 기술혁명보다 패권쏠림 양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말로만 '세계 3강'으로는 'AI식민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25-02-06 17:03:41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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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71>와인시장 바닥은 어디…화이트 와인만 선전

<271>2024년 수입주류 통계 와인업계에 곡소리가 난다지만 작년에도 잘 팔린 와인이 있다. 화이트 와인이 늘었는데 속을 들여다보니 뉴질랜드 와인이었다. 유럽이나 미국, 칠레 와인에 비해 기존 수입 물량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증가율 77%(물량 기준)는 분명 눈여겨 볼만한 수치다. 호주 와인을 이미 앞질렀고, 금액 기준으로는 스페인 와인보다도 많이 팔렸다. 다만 와인 시장 전체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와인 뿐만이 아니라 주류업계가 다같이 울상이다. 하이볼을 등에 업고 살아나는 듯했던 위스키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수입맥주는 완전히 내리막길로 접어든 모양새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2024년 와인 수입 규모는 4억6208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7% 감소하면서 5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수입된 와인은 5203만 리터로 물량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8% 줄었다. 와인시장은 팬데믹으로 열풍이 불었던 2021~2022년을 정점으로 엔데믹과 함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수입규모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27%, 69.6%로 급증했지만 2022년 3.8%로 주춤하더니 2023년 -12.9%, 2024년 -8.7%로 감소세가 굳어졌다. 물량 기준으로는 이미 2021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주종을 불문하고 수입 주류 대부분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23년 수입량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위스키는 작년 2744만 리터로 전년 대비 10.3% 줄었다. 상반기 반짝 유행하던 데킬라도 연간으로 보면 물량이 4.5% 감소했고, 수입 주류 가운데서는 사케 정도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종을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업장 쪽에서 타격이 워낙 컸다"며 "일부 소비가 된다고 해도 가정용으로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팔리는 정도며, 2030 젊은 층에서 데킬라가 인기를 끌었다고는 하지만 절대적인 규모 자체가 작다"고 설명했다. 와인 수입이 줄었기는 한데 와인이나 국가별로 보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레드 와인은 수입규모 기준으로 13.3% 감소한 반면 화이트 와인은 8.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생산지 가운데 유일하게 뉴질랜드 와인의 수입이 늘었다. 수입 금액으로 보면 전년 대비 55%나 늘어 스페인과 비슷한 위치에 서게 됐다. 종합해보면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의 선전이 전체 와인 시장의 급격한 침체를 막아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젊은 층, 그리고 여성들을 중심으로 레드 와인 대비 상대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을 선호했고, 소비뇽 블랑이라는 대표 품종으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와인 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없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예상 범위보다 벗어날 정도로 급등하면서 앉아서 수십억씩 손해를 봤다는 수입사들도 나오고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이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5-02-06 15:38:38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