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모놀로그] 어디서 만날 것인가

꽃샘추위의 한 주가 지나갔지만 햇살과 공기에서 봄을 느낀다. 겨우내 움츠렸던 육체와 더불어 마음이 말랑말랑 다시 살아숨쉬기 시작한다. 얼마전 한 회사의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느닷없는 질문을 하나 받았다. "연애는 하고 싶은데 사람은 대체 어디서 만나야 하나요?" 느닷없었던 이유는 이 질문이야말로 가장 많이 받는 진부한 연애상담 일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대학생 새내기라면 모를까 설마 일류기업에 다니는 세련된 커리어우먼조차 같은 질문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한데 이렇게 진부하면서 이렇게 대답하기 곤란한 것도 없다. '애인 후보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가 대답하기 곤란한 이유는 우리에게 그 모범답안이 이미 빤히 나와있기 때문이다. 일단 수줍어하지 말고 내가 애인을 구함을 주변에 널리 알려라. 가급적 지인들을 통해 소개를 많이 받아라. 우선 가까운 주변에서 잘 찾아봐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면서 가능성을 높여봐라. 이 이상 해줄 말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이어지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구차하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요' '소개받아도 괜찮은 사람은 안 나오고 주변 사람들은 이성으로 봐줄만한 사람이 없네요' '회사 퇴근해서 퍼자기에도 시간이 모자라요'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데 다른 활동들을 할 여유가 없어요' 나도 모르게 같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데 흥미로운 것은 그 와중에 참 다들 모범생이라는 것이다. 설사 수동성을 버리고, 눈을 낮추고, 여러 사교활동에 참여한다 해도 '안 생겨요'라며 프로젝트에 실패한 사람마냥 자학하고 좌절한다. 그러지 좀 말자. 분명 인위적인 유통망 확장의 노력이 가능성을 높여주긴 하지만 대개 나머지 빈 부분은 우연이라는 운명이 채운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나만 해도 아무 감정도 없던 남자와의 '우연한 합승'으로 결혼까지 이르렀다. '어디서'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가 관건이다. 열린 마음과 예민한 촉이 순발력을 가질 때, '연애의 타이밍'이라는 말은 현실이 된다. /칼럼니스트

2014-03-09 11:33:34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권기봉의 도시산책] <71> 인천 청라의 에메랄드로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해방 후 세대다. 하지만 아버지 함자에는 '웅(雄)'자가, 어머니 함자에는 '아들 자(子)'자가 들어있다. 모두 일본식 이름의 흔적들로, 남자이름 속의 '사내 랑(郞)'자나 여자이름 속의 '가지 지(枝)'자처럼 이름 속 일제의 흔적은 지금도 여전하다. 지명에는 아예 인위적인 왜곡이 가해지기도 했다. 전북 장수군 용계리의 경우 지금은 '용 용(龍)'자에 '시내 계(溪)'자를 쓰고 있지만 애초에는 계(溪)자 대신 '닭 계(鷄)'자를 썼다. 고려 말 이성계가 용의 기운을 지닌 닭이 울어준 덕분에 왜구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둔 데서 생겨난 이름이다. 그러나 조선을 식민지화한 일제는 이성계의 왜구 토벌과 관련이 있는 '닭 계'자를 '시내 계'자로 바꿔버렸다. 서울이라고 다를 것도 없다. 전체 동 가운데 30% 정도가 일제 강점기 당시의 지명을 쓰고 있는데, 그 중 종로구의 경우엔 절반 이상이 일제 때 명칭이다. 용계리의 수난처럼 그 지역 고유의 역사성과 관련이 없는, 일제의 정치적인 의도나 편의에 따른 이름들이다. 그리고 2014년.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크리스탈로'와 '에메랄드로', '사파이어로' 따위의 이름을 가진 도로가 생겨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올해 전격 시행된 도로명 주소 체계의 결과물들이다. 일제의 만행과는 또 다른 차원의 비극치고는 참 잔혹하지 않나 싶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2014-03-06 11:22:37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봄 냉이는 인삼보다 보약

계절 변화를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식탁이다. 밥상에 오른 냉이무침, 냉잇국 한 그릇으로 입 안 가득 냉이 향기가 퍼질 때, 우리는 봄을 실감한다. "산채는 일렀으니 봄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본초를 상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다." 조선 후기 농가월령가의 한 구절로 달래김치, 냉잇국이 얼마나 입맛을 돋우는지 수천 년의 임상실험을 거쳐서 몸으로 체득했기에 옛사람들은 나물을 캐는 것이 아니라 의학서인 본초(本草)에 적힌 약재를 캐오겠다고 노래했다. 예전 할머니들의 말씀이 그른 것이 하나 없다. 겨울을 넘겨 싹트는 나물의 뿌리는 인삼보다도 명약이라고 했으니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나온 생명력만으로도 냉이가 보약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산림경제에 냉이는 성질이 따뜻해 오장을 조화롭게 해준다고 나온다. 그러고 보니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은 백이숙제는 굶어죽었지만 서산에 올라 냉이 먹으며 공부한 채원정은 높은 학문의 경지를 이뤘다. 채원정은 중국 송나라 때 유학자로 공자, 맹자의 뒤를 이은 주자(朱子)가 존경했다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굶기를 밥 먹듯이 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공부에 전념하려고 서산에 올라 냉이로 연명하며 학문을 닦았다. 주자의 명성을 듣고는 찾아가 제자로 받아주기를 간청하자, 학문의 깊이를 알아 본 주자가 제자 삼기를 거절하고 동료의 예로써 대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냉이는 혈액순환에 좋고 눈을 맑게 한다고 했으니 채원정이 학문을 닦는데 냉이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봄철, 수험생 부모라면 참고해 볼 만하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3-05 11:34:03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캣우먼] 자꾸만 마음이 가는 부장님

Hey 캣우먼! 저는 회사 생활 7년차의 서른 초반 싱글입니다. 지리한 회사 생활에 같이 일하는 부장님은 정말 매력있는 사람입니다. 일한지 일년 넘었는데 저랑 성격이 진짜 잘 맞는 사람입니다. 부장님도 동의하면서 다음 생애는 꼭 결혼하자고 얘기합니다. 술도 잘 사주시고 때때로 아빠처럼 위로도 해주시고, 기대고 싶은 생각이 드는 분입니다. 특히 부장님은 취하면 특별한 애정을 보이곤 하는데 이러다가 곧 무장해제될 것같아요. 불륜같은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닥치고보니 로맨스네요. 양심의 가책도 안드네요. 특히 전 잃을 게 없으니, 좋은 사람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끝이 보이는 이 관계를 전 왜 자꾸 시작하고픈 걸까요? (차장이면 안되겠니) Hey 차장이면 안되겠니!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은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잘 만들어낸 말이에요. 세상에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야 알 수가 없는 것들이 있지 말입니다. 맨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재 온 세상에는 부장급 정도 되는 남자와 그를 존경하는 후배여성간의 사내로맨스는 아마 몇 십만 건 정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고로 하나도 놀랍지 않고 당신의 마음도 이해를 합니다. 한국이 특수한 게 있다면(지금 바뀌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선을 넘게 되고 발각이 되면 아직은 법적으로 간통죄가 되어 실질적으로 감옥에 가거나 돈으로 대가를 치를 수가 있다는 점이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러한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상사와의 관계나 총체적인 커리어를 잃을 우려도 있다고 볼 수 있죠. 어쩌면 처자식 딸린 상대남자 이상으로 잃을 건 당신이 더 많을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너무 좋아서 함께 있고 싶다,고 한다면 말릴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내가 당신이라면 나에 대한 그의 호감을 적당히 이용해서 회사생활 좀 편하게 해보겠건만 그거야 어차피 내가 그 사람보다 덜 좋아할 때나 가능한 얘기니까. 그러고보니 울 남편도 지금 부장이네요? (캣우먼)

2014-03-04 10:01:26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박상진의 트렌드읽기] 당신이 지닌 에너지

지미 넬슨(Jimmy Nelson)은 영국의 사진 작가다. 이 작가의 활동은 전 세계 오지, 사라져 가고 있는 35개 부족의 거주지에서 이뤄진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원시부족들의 삶을 관찰하고, 정신적이고 감성적인 기운을 사진에 담아내는 게 그의 삶이다. 그의 사진은 태초의 힘과 인간의 순수성을 지녔다. 누구를 흉내 내거나 문명에 의해 습득된 것이 아닌, 인류가 스스로 갖고 태어난 고유한 존재 그 자체를 품고 있다. 그는 '그들은 전통과 순결함, 긍지의 최대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존재'라며 사진 속 에너지를 설명했다. 릭 오웬스(Rick Owens)는 2014 S/S 컬렉션에서 런웨이를 걷는 모델 대신에 댄서들로 작품을 선보였다.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흐르고 체형이 제 각각인 댄서들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원시부족의 여성 전사를 기본 테마로 구성한 컬렉션인 것을 감안해도 파격적 무대였다. 주술적 의미를 담은 신비스런 동작과 의식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는 강인한 여성을 표현했다. 또, 여자가 인류의 한 구성 요소로 어떤 아름다움을 지녔는가 충분히 보여줬다. 충격적? 아니, 너무나 사실적이었다. 얼마 전 '김장'이 유네스코 인류뮤형유산으로 등재 됐다. 김치라는 산물의 가치보다 김장이라는 문화의 가치가 훨씬 높다는 평가다. 김장은 공동체 생활의 핵심으로 존재했고, '품앗이'라는 이름 안에 담긴 구성원 간의 소통과 그 과정에 대한 가치를 품고 있다. 한반도라는 지역 안에서 존재했던 인류가 만들고 지녔던 사상과 행위의 결정체 중 하나인 것이다.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라는 문구는 아름답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물론, 우리에 이음새였던 선조들까지 자랑스럽게 만든다. '동유럽의 기적'으로 불리는 슬라예보 지젝(Slavoj Zizek)의 철학에 주목 하고, 최진석 교수의 인문학 강의에 몰두 하는 시대다. '꽃보다 누나'에서 배우 윤여정씨는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라며 삶의 모든 순간에 대한 두려움과 진정을 얘기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가진 존엄성이 자리한다. 사회가 시대가 어떻든 결코 사라지지 않는 절대 가치. 오랜 시간 자본주의라는 경제 이데올로기, 민주주의라는 정치 이데올로기에 떠밀려 폄하됐던 고귀함의 에너지가 떠오르는 중이다. 당신이 지닌 바로 그 에너지다.

2014-03-03 12:24:11 메트로신문 기자
[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삼성 남은 자들의 숙제

과연 삼성은 최강전력을 유지할 것인가?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끝나면서 오승환 없는 삼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은 전력의 20%였다. 공백을 메우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오승환의 비중은 훨씬 크다. 오승환이 뒷문을 지켰던 삼성의 9년을 보면 그의 존재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번 우승한 해에는 어김없이 오승환의 돌직구가 뒷문을 지배했다. 2007년과 2008년은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약했고 2009년과 2010년은 오승환의 어깨와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시기였다. 오승환의 부재로 중간계투진이 약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필승맨 안지만이 새로운 소방수로 낙점을 받았다. 이현동·김희걸·김현우 등이 안지만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 검증받지 않은 물음표 전력이다. 뒷문이 흔들리면 앞문과 타선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삼성은 96년 해태와 닮았다. 당시 해태는 최강의 소방수 선동렬이 주니치에 입단했다. 선동렬의 부재는 해태시대의 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럼에도 해태는 96년과 97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이유는 남은 자들의 노력이었다. 이순철 등 해태 선수들은 "선동렬이 없어도 우승할 수 있다"면서 큰소리를 쳤고 실제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선동렬이 없어 팀내에 위기의식이 컸고 외부에서는 약체로 보았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선수들의 오기를 불러일으켰고 결속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마도 지금 삼성선수들의 마음은 당시 해태선수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삼성은 두터운 마운드와 강한 타선, 짜임새 있는 수비진을 보유하고 있다. 최강이라는 자부심도 그들의 장점이다. 해태 선수들처럼 위기의식을 결속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남은 자들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3-03 11:36:37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뉴스룸에서] 추운 계절을 보내고 희망을 바라보자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고 있지만 금융계는 여전히 추운 시련의 계절이다.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에 카드사 정보유출 등의 영향으로 금융사의 CEO, 임원 등 고위층부터 아래로는 텔레마케터등 영업인들까지 모두 힘든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들인 카드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영향이 전 금융권에 파장을 미쳐 다른 업종에서도 영업실적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모 캐피탈 사의 홍보부장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업무 영역도 틀리지만 카드사 정보유출 영향으로 우리도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며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 일단은 의심부터 하니 영업직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미 올해는 거의 실적을 포기한 상태다. 3개월 영업정지에 들어간 KB국민, 롯데, NH농협등은 수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나머지 카드사들도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다. 이 싱황에서 영업을 확대하자니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미 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는 시점이었는데 너무 큰 장애물을 만나 버렸다. 또다른 금융계인 증권업계의 부진도 장기화 되고 있다. 너무 많은 회사들이 난립하고 경쟁을 하다 보니 증권사의 수익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보험사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확실히 영업이 예전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이 금지했던 TM영업을 조기에 재개토록 허용했지만 정상 궤도에 올라가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움츠렸던 개구리가 멀리 뛴다는 옛말이 있듯이 이번 일련의 사태들을 계기로 금융사들이 힘을 내고 다시 출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희망적인 것은 오랜 불황의 끝이 이제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물론 업계에서도 올해 말 부터는 어느 정도 경기가 풀리고 매출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금융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같은 실수를 두번 저지르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로 부터 신뢰를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경영 건전성도 높혀야 한다. 어느때보다 추운 계절을 보내고 있는 금융가 사람들 이제는 넘어진게 아니고 툴툴 털고 일어나고 있는 중임을 국민들에게 증명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2014-03-02 14:49:07 박정원 기자
기사사진
[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살라망카의 개구리

서양 중세의 지식인들은 여행하는 자들이기도 했다. 홀로 서재에 파묻혀있기도 했지만 세상을 아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새로운 지식의 소문이 들리는 곳을 찾아 나섰다. 이들의 발걸음은 그래서 일종의 순례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했다. 이러한 지식 여행은 중세 서양에서만 보이는 건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투스가 쓴 '역사'도 현장 답사의 산물이었고, 중세 아랍 최고 역사가로 꼽히는 이븐 할툰의 '역사서설'도 긴 여정을 통한 성과다. 혜초 스님이 불법(佛法)의 고향 인도까지 다녀온 과정을 기록한 여행기도 다르지 않다. 훗날 에라스무스가 영국에서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모어를 만나고, 괴테가 이탈리아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당대의 지식을 압축해서 마주할 수 있는 곳은 역시 대학이었고, 대학 또한 지적 갈망이 높았던 이들에게 여정의 목표가 되었다. 파리 대학을 비롯해 로마나 캠브리지 대학도 그런 이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그런데 유럽 최고 대학 출신들도 언제 가보나 했던 곳이 바로 스페인의 코르도바였다. 여기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유대교의 전통이 공생하면서 서로 지적 자극을 주고받으며, 다채로운 문명의 자양분을 섭취하고 있었다. 유럽의 르네상스도 이 코르도바의 지적 활기에 힘입은 바 막대하다. 이 코르도바의 지적 활기를 흡수한 대학도시가 다름 아닌 살라망카다. '돈키호테'에는 '살라망카의 학사'라는 인물이 등장할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이 도시의 상징이 개구리라는 점이다. 이제는 도서관으로 쓰이는 고풍스러운 건물 입구 위에 개구리가 조그맣게 조각돼 있고, 책 위에 개구리가 학사모를 쓰고 뛸 기세를 보이는 관광 상품을 팔고 있는 것도 이 도시다. 살라망카의 개구리는 오랜 준비를 거쳐 때가 왔을 때 힘 있게 도약하는 지적 성취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한 준비기간은 동면(冬眠)과도 같아서 아무도 그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그 존재 자체를 망각하게 된다. 이건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답답한, 자기존재증명이 부재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걸 이겨내는 것이 살라망카의 훈련이다. 깊고 넓은 준비가 없는 지식과 문명은 잠시 반짝하다 사라질 뿐이다. 지식을 소비상품으로 알거나, 순간의 인기에 몰두하는 사회는 그런 한계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살라망카의 개구리는 살라망카만의 개구리가 아니다. /성공회대 교수

2014-03-02 14:46:22 안용기 기자
기사사진
[유병필의 청론탁설] 규제혁파 없이 경제 못살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 활성화에 '올인'할 태세이다. 지난 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 수출 균형경제' 등 3개의 축을 토대로 9개 부문에 걸쳐 핵심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률 4%를 달성해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고 국민소득 4만 달러의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자면 무엇보다 생산의 주역인 기업의 의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기업환경은 매우 취약하다. 각종 규제가 그대로 존치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규제가 양산되는 중이다. 여기에다 노사관계가 매우 열악하다. 전 세계 조사 대상 60개국에서 56위에 이를 만큼 강성노조 국가이다. 또한 명분이야 어떻든 주요 그룹의 총수가 잇따라 구속되고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사기는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 우선 기업경영을 둘러싼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결과 144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17위로 규제가 많은 '규제 공화국'이다. 때문에 전경련에서는 '보이지 않는 규제'까지도 과감히 철폐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먹는 물보다 공장 폐수가 깨끗해야한다"는 황당한 규제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규제감량제'를 통해 '원인 원아웃(One in One out)'에서 '원인 투아웃(One in Two out)'으로 발전시켜 최근 2년간(2012~2013년) 12억 파운드(약 2조1358억원)의 규제비용을 줄인 바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영국의 경험을 벤치마킹해 '규제총량제'도입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도 많은 장애가 예상된다. 국회에서 이뤄지는 의원입법의 비율이 계속 높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대 국회에서는 전체 입법 건수의 41.2% 정도였으나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무려 70.7%로 늘어나고 19대에서는 80%를 넘을 전망이다.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나는 입법 활동 속에 규제총량제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정부에서 부탁해 입법으로 이어지는 '청부입법'이 횡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부처 이기주의로 밥그릇 싸움이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지자체에서 제정되는 각종 규제 조례도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기업 활동을 촉진시키자면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출발은 규제 혁파부터 해야 한다.

2014-03-02 13:43:44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모놀로그] 우리 모두는 한때 유치원생이었다

오늘은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다. 나의 딸도 신입생 중 한 명이다. 지난 주 많은 축하와 더불어 마침내 학부형이 되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았다.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주의인 나는 비장함 하나 없이 그저 유치원 졸업이라는 감상에서 못벗어나고 있었다. 당사자인 딸아이가 더 심경이 복잡했다. 밤마다 잠자리에 누워 심란해하던 딸아이가 며칠 전엔 적막 속에서 이렇게 외치더라. "금요일 지나고 다음 주 월요일에 바로 초등학생이 되는 게 말이 돼? 아니 세상에 이게 말이 되냐구. 난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잖아. 유치원에서 배운 것 밖엔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구!" 엄마인 나는 빵 터졌다. 아무렴, 누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삶의 다음 단계를 거치며 살아가야 하는 법. 게다가 유치원에서 배운 걸로 이미 충분하단다, 아가야. 한 때 세상을 휩쓸었던 로버트 풀검의 베스트셀러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가 생각났다. 줄거리는 기억이 안 났지만 이젠 빼도 박도 못하는 어른이 되니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유치원에서 배웠음을 진실임이 판명되었다. 친구를 괴롭히지 않을 것. 물건을 소중히 함께 나누어 쓸 것. 가급적이면 양보할 것. 실수를 했다면 먼저 용기내서 말할 것. 힘들어하는 친구를 도와줄 것. 내가 잘못하면 사과할 것. 자신이 어지럽힌 건 스스로가 치울 것. 오후에는 낮잠을 잘 것. 독서시간을 가질 것. 그림그리기나 공작을 통해 마음껏 자기표현을 할 것. 어른들의 인생에도 얼마나 고스란히 적용되는 배움들인가. 사회생활에선 타인에게 피해 안 주도록 노력하기. 내가 친 사고는 스스로 수습하기. 인간관계에선 공정할 것. 주변의 약자를 도울 것. 개인생활에선 충분한 휴식과 독서와 창의적 활동을 할 것.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본은 이렇게 진즉에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이었다. 이주에 한 번, 유치원선생님들이 부모들에게 보내는 소식지에도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이 씌여져 있었건만 나는 소풍날짜나 준비물만 체크하고 읽지도 않고 버렸었다. 깨달음은 매번 이렇게 뒤늦게 찾아온다.

2014-03-02 09:45:30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