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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아버지, 나 그리고 홍매'

무대 위에 올려진 시골집은 흑백 사진 같은 풍경이다. 그것은 고향이면서도 더는 고향이 아니며, 우리의 집터였으면서도 더는 우리가 사는 집은 아니다. 우리의 마음은 오래 전 그곳을 떠나왔고 어느 새 그곳은 낯선 곳이 되어버렸다. '시골집'은 홀로 버려진 과거다. 그런데 그것은 다만 풍경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안에 담겨져 있던 체온을 언젠가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느 길에 떨어뜨렸는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우리는 서로 뒤엉키면서 끈끈하게 나누는 정을 옆으로 밀어제친 지 꽤 되었으며, 서로의 삶을 보듬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풍습도 고리짝에 놓고 자물쇠를 잠근 지 한참이 되었다. 신구와 손숙 주연의 연극 '아버지, 나 그리고 홍매'를 보는 내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자국이 세월이 흐르면 다시 회한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해진다. 부모와 자식, 형제가 서로 주고받는 마음이 어느 날엔가는 추억이 되고, 그건 때로 가슴을 저미게도 하고 때로 우리의 영혼을 울컥하게 한다. 세월이란 그렇게 지나쳐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부르면 다시 돌아와 그날 그 시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애타는 마음이야 어찌 하겠는가마는 우리의 가슴에 죽어 사라지는 것은 그래도 결국 없게 된다. 신구와 손숙은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 무대 위에 모신 사제가 된다. 연륜이 깊어진 연기는 역시 연기가 아니라 삶 자체가 되는 것을 또한 절감한다. 늙고 병든 아버지는 적막한 밤의 시간들을 보내며 외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몸은 굳어져가고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존재 자체가 점차 모두에게 부담이 되어가고,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에게 자명해져가고 있다. 늙은 아내 홍매는 언제 한번 제대로 정답게 대해준 적 없이 그렇게 떠나갈 채비를 차리는 남편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인생의 힘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린다. 아니던가? 우린 누구나 할 것 없이 언제나 그렇게 뒤늦게 깨닫는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마당 한 가운데 서 있던 매화나무에서 붉은 홍매가 피어난다. 아픈 세월이 닥쳐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꽃이 핀다. 우리에게 사랑과 생명을 주신 모든 부모님들이 이 봄에 피는 홍매로구나. 볕이 따스하다. /성공회대 교수

2014-03-23 18:02:0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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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상장폐지 요시모토흥업이 주는 교훈

일본 최남단의 휴양지 오키나와현 일대에서 열리는 오키나와국제영화제는 시작 계기와 운영 방식 등의 면에서 전 세계 무수한 영화제와 차별화돼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24만 명이 희생된 아픔을 품은 지역에 치유와 희망을 전하기 위해 '웃음'과 '평화'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코미디 영화제다. 이 영화제는 정부나 오키나와현의 지원을 받지 않고 일본 연예기획사인 요시모토흥업이 주관한다. 이 때문에 영화제만의 딱딱한 형식이나 근엄함을 피할 수 있다. 철저히 관객 참여형 축제를 표방해 영화 상영만을 하지 않고 요시모토흥업 소속 코미디언 600여 명이 오키나와에 집결해 공연을 한다. 이 때문에 영화제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오사키 히로시 요시모토흥업 대표는 "일본에만 100여 개의 영화제가 있지만 엄격한 틀에 우리까지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6회째를 맞는 올해는 규모와 관객의 참여가 더욱 커져 이 영화제만의 특화된 장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키나와영화제가 이 같은 개성을 뚜렷하게 갖출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요시모토흥업의 상장폐지다. 오사키 대표가 취임한 지 2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올해로 103년의 역사를 이어온 요시모토흥업이 상장한 지 약 50년 만인 2010년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당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일본 유명 시사 주간지가 오사키 대표를 6주 연속 커버스토리로 다룰 정도로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맞먹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오키나와영화제는 매년 적자를 보였고 요시모토흥업 주주들의 반발은 커져갔다. 하지만 영화제 설립 목표를 지키겠다는 뚝심 하나로 회사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장폐지라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투자금 유치가 이전만큼 원활하지 않지만 요시모토흥업은 여전히 일본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주주의 눈치와 압력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보다 실험적인 시도로 대중으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고 상장에 목을 걸며 덩치 키우기에 혈안이 돼 있는 국내 연예기획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키나와영화제가 한창인 요즘 국세청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으로 국내 연예계가 뒤숭숭하다. 다른 기획사들도 역풍을 맞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탈세 의혹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한류와 국내 기획사에 대한 신뢰도에는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적을 막론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사업 목적은 대중의 즐거움에 있다. 요시모토의 상장 폐지가 목적을 잃고 흔들리는 우리 연예계에 주는 교훈이다. /오키나와에서

2014-03-23 11:34:39 유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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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 '규제개혁' 공무원 마음가짐에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드디어 7시간에 걸친 '끝장토론'까지 벌였다. 지난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겸 민관 합동규제개혁 회의에서 매우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규제개혁의 성패는 결국 공무원에게 달려있다"면서 "국민과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정을 펼친 공무원에 대해서는 감사를 면책해주고 예산과 승진·인사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2016년까지 등록규제 1만5269건을 1만3069건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통령의 의지로 보아 규제개혁은 이제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간 20% 정도의 규제를 줄인다고 해도 규제개혁과 전쟁을 치르기 시작한 김영삼 정부 이전인 1988년의 1만185건보다도 양적으로 많다. 문제는 건수 위주로 대처하기보다는 규제를 집행하고 있는 공무원의 자세에 더 주목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대통령의 공무원에 대한 시각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공무원의 행정편의주의는 물론 부처이기주의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규제개혁의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규제법 밑에는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예규 등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다 지자체별로 각종 조례를 만들어 기업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무원의 자세는 대체로 '면피' 위주에다 포지티브 방식의 무사안일로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따라서 규제개혁의 실효를 거두자면 공무원이 민원인의 입장에서 가급적 긍정적인 방향으로 규정을 해석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민원이 해결되지 않는 규정에 대해 의문을 품고 개선하는 공무원이 우대 받는 풍토 조성이 절실하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밝힌 공무원 평가 기준을 구체화시켜 실행해야 한다. 연공서열 방식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상벌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감사원의 감사 결과 잘못한 것만 골라 책임을 묻는 '필벌(必罰)'보다는 잘한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상을 주는'신상(信賞)'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대민업무에 솔선수범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훌륭한 성과를 올렸을 때에는 파격적인 승진제도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위민행정'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루한 저성장의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다른 어느 분야보다 정치발전과 함께 규제개혁으로 공공서비스 혁명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언론인

2014-03-23 10:55:3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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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결혼하지 않는 인생

주말에 노아의 방주를 주제로 한 영화 '노아'를 보았다. 인류의 사악함에 분노한 창조주는 대홍수로 벌을 주고, 선택된 선한 자 노아에게만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가족을 데리고 방주로 스스로를 보호하여 새로운 장소에서 새 삶을 개척하게 한다. 노아와 그의 아내는 그 '새 삶'에 대한 정의가 다른데 노아는 창조주의 뜻에 따라 자신의 막내아들이 세상에 존재할 마지막 인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노아의 아내는 어떻게든 며느리가 임신한 아기를 살려냄으로써 인류의 지속을 지켜내려 한다. 이 때 아내는 남편 노아를 설득하면서 "나는 내 자식이 혼자 늙어죽는 꼴을 볼 순 없다"라며 울분을 토했는데 나와 같이 영화를 보던 30대 중반의 미혼여성인 친구는 그 말에 비수가 확 꽂혔다며 '으앙' 열분을 토했다. 주변만 봐도 30대의 미혼율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남자의 경우 경제적인 문제로, 여자의 경우 자신의 생활스타일이 바뀌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늘어서일 것이다. 출산적령기의 제한선에 걸려서야 결혼문제에 민감해지는데 그렇다고 아무나 만나고 싶지는 않다. 이 때 나는 그들에게 왜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냐고 묻는다. 주변의 편견이나 성화, 미혼으로서 겪는 사회적 차별 등의 의견도 있었지만 십중팔구는 지금은 이렇게 속 편한 미혼생활을 하지만 막상 노후가 불안하고 외로울 거라는 의견, 아니 상상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노후엔 우리 모두가 누구나 불안하고 외롭고 서럽다. 엄마의 사랑으로는 자식의 슬픈 죽음은 도저히 인정하지 못할 그 무엇이지만 당사자도 엄마도 자식도 마찬가지로 슬픈 소멸을 맞이할 것이다. 평범한 인간은 생로병사가 주는 번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결혼했다고 부부가 동시에 사이좋게 죽기는커녕 배우자의 질병이 상대 배우자의 족쇄가 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여자의 평균수명이 더 길어 대부분 우리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되어갈 것이다. 이건 위로도 뭣도 아니고 그냥 현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결혼해서 후손을 남기는 삶, 결혼해도 아이를 안 가지는 삶, 결혼하지 않는 삶, 미혼들끼리 공동체를 이뤄서 함께 사는 삶 등이 어우러져도 문제는 없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3-23 10:27:5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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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페네데스의 까바(CAVA)

바르셀로나가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꽃보다 할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부의 역사도시이자 관광지로, 프랑스와의 경계를 이루는 피레네 산맥을 머리에 이고 지중해에 접한 카탈루냐의 주도이다. 각종 해외 전시회 개최지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카탈루냐 주는 화가 달리나 건축가 가우디 등을 배출한 스페인의 문화 중심지다. 동시에 와인 산업에서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 기원전 7세기경 페니키아인으로부터 전파되었다고 전해지니 스페인 와인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카탈루냐의 대표적인 와인산지는 페네데스와 프리오라트 두 곳이다. 페네데스는 바르셀로나에 인접해 있으며 세계적으로 프랑스 상파뉴의 샴페인과 어깨를 견주는 명품 스파클링 와인 까바의 주생산지다. 샴페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그리 떨어지지 않는 와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세계에 유통되는 까바의 90% 이상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샴페인과 까바는 제조 방법이 같다. 소위 '전통 방식'이라고 하는 샴페인 방식을 사용한다. 스파클링 와인 제조는 그밖에 탱크발효와 탄산가스 주입방식이 있는데 이들과의 차이는 1차 발효한 후 병입하여 2차 발효를 병 속에서 한다는 점이다. 병 속에서의 2차 발효가 어떤 점에서 다른 스파클링 와인과 차별화될까. 비밀은 병 속에서 발효를 일으키는 효모에 있다. 효모가 발효를 일으킨 후 보관하는 과정에서 효모의 찌꺼기('리'라고 한다)가 남아 와인의 맛에 깊이를 더하고 효모 특유의 향을 남긴다. 일반 스파클링 와인에 비해 칼 같은 산미는 덜하지만 우아함이 포장된다. 까바는 샴페인에 비해 산미와 꽃향, 과일향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포도 품종이다. 샴페인은 레드 종인 삐노 누아, 화이트 품종인 삐노 뮈니에 및 샤르도네를 사용한다. 화이트 품종만 쓰기도 하고 레드 품종과 블랜딩하기도 한다. 까바는 화이트 품종으로만 만든다. 까바는 토착 품종인 파레야다, 마카베오, 시렐로 등 3종이 주로 쓰인다. 제조방법은 같으나 여러가지로 다른 까바 와인은 이른 봄이 제철인 쭈구미 데침과 궁합이 맞는 와인으로 추천할 만 하다.

2014-03-20 18:43:43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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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로마황제는 왜 소시지를 못 먹게 했을까?

소시지는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한다. 인류가 먹은 역사도 오래여서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에도 나온다. 이런 소시지를 로마시대에는 두 번이나 못 먹게 했다. 왜 소시지 금식령이 내려진 것일까? 소시지 금식령의 주인공은 9세기 비잔틴 제국의 황제 레오 6세였다. 당시 동로마에 식중독이 퍼졌는데 순대처럼 고기와 피를 채운 소시지가 원인으로 소시지가 지목됐다. 중세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소시지를 잘못 먹어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는 많았다. 때문에 소시지의 나라인 독일에서는 식중독을 아예 소시지 중독(Wurstgift)이라고까지 표현한다. 4세기 초반 서로마에서도 비공식적이지만 소시지 먹는 것이 금지됐다. 서기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엉뚱하게 소시지에 불똥이 튀었다. 사치스런 음식인 데다 풍기문란을 유발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소시지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독교 공인 이전 로마에서는 봄맞이 축제로 루퍼칼리아 축제가 인기가 높았다. 로마 건국신화의 주인공 로물루스와 레무스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로 봄이 시작되는 것을 축하하고 다산을 기도하는 날이었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도 남녀가 유별했는지 축제 기간만큼은 선남선녀의 자유로운 만남이 허락됐다. 소시지는 바로 루퍼칼리아 축제에서 먹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1세기 네로황제 때부터 루퍼칼리아 축제가 문란해지기 시작했다. 갈수록 눈살을 찌푸릴 정도가 됐다. 결국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 순결을 강조하고 우상숭배 기피 풍조가 퍼지면서 축제 자체가 금지됐고 덩달아 축제 음식인 소시지까지도 기피하게 됐다. 빗나간 봄맞이 축제로 소시지가 피해를 봤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3-19 12:16: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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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시원시원하게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요

Hey 캣우먼! 딸만 셋인 보수적인 집에 둘째딸입니다. 중간에 끼여 자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잘 보는것 같아요. 좋게는 남을 잘 배려하는 성격이라고 말하고 주변 사람들도 착하다고 하지요. 이렇게 살아오니 늘 남한테 맞춰주고 양보해주는 게 익숙해졌어요. 친구와 남자친구에게도 상대 의사에 더 따르고 무의식적으로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이 사람이 싫어할까 걱정합니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소심하죠. 간혹 기가 세고 말도 직설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담스럽고 위협적으로 느껴져 회피하게 돼요. 제가 어떡하면 시원시원하게 제 생각대로 표현하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을까요? (봄산책자) Hey 봄산책자! 남을 배려하는 성격은 좋은 성격이지만 그것이 나를 억누르면서 우러나는 배려라면 진정한 배려가 아닌 무리와 감정노동일 뿐입니다. 당신의 배려는 버림받는 것의 두려움 때문인데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도 없고 나를 좋아하는 몇 명의 사람들도 나를 영원히 좋아해준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드넓은 지구에서 우리는 순간순간 소중한 한 때를 스쳐지나듯 공유하는 것이죠. 미움 받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면 내 주변에 '나를 진심으로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만만하게 볼 사람들'만 남을 공산이 커집니다. 직설적이고 기가 세보이는 사람들이 미운 것은 질투 때문에 그런 거고요. 당신은 분노를 내면에 누르고 착한 척 하는데 저 사람들은 남들 신경을 요만큼도 쓰지 않으니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그 중간쯤인 시원시원하게 자기 생각 표현하고 자기 욕망대로 살면서도 욕 먹지 않은 캐릭터를 원하겠지만, 현실은 내가 아무리 '괜찮은' 생각을 표현해도 항상 누군가는 날 '안 괜찮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다른 이들의 기대를 하나씩 저버리고 내 감정에 보다 귀 기울이며 'NO 반사신경'을 단련시켜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걸 훈련할 일차 대상은 공교롭게도 당신의 그 친구들과 남자친구일 것입니다. (캣우먼)

2014-03-18 11:27: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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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Made in KOREA

1983년 MTV 25주년 특집방송에 마이클 잭슨이 등장했다. '빌리진'을 부르며 전설이 된 문워크 춤을 선보인 날이었다. 이 때 마이클 잭슨의 왼쪽 손에 착용됐던 라인석 골프 장갑은 단숨에 화제로 떠올랐다. 이 장갑은 2009년 뉴욕의 하드록 카페에서 경매에 붙여졌고 35만 달러에 낙찰됐다. 낙찰 후 장갑의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됐는데 안쪽 라벨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Made in KOREA' 뿐이었다. 드라마·가요·영화 업계는 상품 기획을 'K' 붙이기에서 시작한다. 해외 시장 판매를 기본으로 하면 최소한 본전은 뽑는다는 판단이다. 안이한 생각이지만 맞아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상품은 K 스타·K 문화·K 정신·K 언어 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문화 컨텐츠는 그 자체가 Made in KOREA의 집합체다. 즉, 어디에서 만들어졌냐는 것의 프리미엄을 가졌다는 얘기다. 한국 패션은 북미나 유럽 지역의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제 곧 한국 땅으로 몰려들 기세다. 이런 흐름에 초를 치고 있는 것이 원산지 표시다. 디자인, 컬러, 패턴 등에서 인정을 받고도 'Made in VITENAM' 또는 'Made in CHINA'의 라벨 때문에 거래에 제동이 걸린다. 대부분의 바이어는 Made in KOREA였다면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다. 결국 판매 가격을 낮춰 팔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수주 계약 체결 후 오래지 않아 취소를 통보 받기도 한다. 한국은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여기에는 메모리반도체·자동차·LCD 등 이른바 수출효자 종목의 힘이 컸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품의 원산지 표기 시 조립지역을 부각시키는 'Processed in KOREA' 혹은 총체적 관리 지역을 알리는 'Controlled in KOREA' 방안을 제시했다. 중계·가공 무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훨씬 힘들고 복잡하겠지만 Made in KOREA가 가져올 가치를 생각하면 해야 할 일이다. 경제활동에 대한 지역자치단체의 적극성,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경험, 은퇴자들에 대한 활용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하지 싶다. 원가절감이란 명제 아래 생산지를 철새처럼 떠도는 일은 그만하길 바란다. 한계효용체감의 시절이기 때문이다.

2014-03-17 12:55: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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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광주 신구장의 프로야구 효과

광주에 새롭게 들어선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는 관중에게는 아주 좋은 야구장이다. 관중석이 그라운드에 가깝고, 의자 크기와 간격이 넓어졌고 해를 등지고 야구를 볼 수 있다. 내야석 각도가 16도로 편안한 시야감을 준다. 화장실, 편의점, 장애인석 등 각종 편의시설도 부족함이 없다. 문제점도 많다. 잔디상태와 흙 등 그라운드가 완벽하지 않았다. 투수들이 등판을 준비하는불펜도 구부러졌고 익사이팅존은 수비수들의 부상 우려를 낳고 있다. 설계 과정에서 기형적인 건물들이 생겨나는 등 세밀한 부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신축중인 대구 신구장이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을 대목이다. 그럼에도 광주 신구장은 벌써부터 명소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KIA-두산과의 경기에는 무려 3만80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개장 첫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토요일에는 1만8000명, 일요일에는 2만 명이 찾았다. 시범경기치고는 기록적인 관중이었다. 그만큼 신구장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루 2만 관중은 KIA 구단에게는 꿈의 숫자였다. 무등야구장은 1만2500석뿐이었다. 이제는 롯데, 두산, LG, SK와 더불어 연간 100만 명 관중을 동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벌써부터 구단 관계자들은 흥행 기대감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팀 성적도 좋아야 하고 세련된 마케팅 기법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야구계로 본다면 챔피언스필드 개장은 흥행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연간 700만 관중을 넘어섰지만 1000만 관중은 요원하다. 오히려 작년에는 메이저리그 경기가 전파를 타면서 관중이 줄어들었다. 올해도 윤석민과 오승환 등이 해외진출 악재까지 겹쳤다. 때문에 더욱 광주 신구장의 개장은 반갑다. 신구장이 흥행 기폭제 노릇을 해줄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3-17 11:06: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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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베르제 선생의 강아지는 하늘의 푸르름을 쳐다본 적이 없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가 남긴 말이다. 물론 강아지들을 비하하기 위한 주장은 아니다.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하는 세상에 대한 한 마디였다. 한국 인문교육에 충격을 주고 있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대학장 도정일의 산문집 '쓰잘데 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이 얼마 전 나왔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느새 '여름 저녁의 노을, 눈 내린 숲의 아름다움'보다는 '돈 되는 일'에만 꽂혀 사는 모습에 대한 일깨움으로 그득 차 있다. 베르제 선생의 강아지 이야기도 그 안에 담겨 있는 한 토막이다. '정신을 작은 상자에 가두는 교육'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는데 왜 시간이 걸리고 과일은 왜 천천히 익고 씨앗들은 왜 겨울 눈 더미와 지층 사이에서 서서히 싹 틔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걸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해 도정일은 시인 정현종의 표현을 빌려 '짐승스러운 편리의 노예'라고 부른다. 그는 책 읽기 운동을 펼친다. 책을 읽지 않는 머리에서 무엇이 과연 나오겠는가라는 거다. 오래 전 시인 김수영도 "신문만 읽는 머리에서 무엇이 나오겠는가?"라고 탄식한 바 있다. 여기서 방점은 '신문'이 아니라 '신문만'이다. 단명하기 짝이 없는 정보와 들뜬 여론의 껍데기를, 마치 알지 않으면 뒤쳐질 세상의 대세로 인식하게 만들고 생각의 작동을 점차 마비시키는 대중매체의 늪에 빠져 있는 현실에 대한 질타다. 대중매체는 민주주의의 힘인데, 오늘날 상황은 그 반대로 치닫고 있다. 성서에는 한 율법학자에 대한 예수의 비유가 나온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란 잘 훈련된 율법학자와 같다면서, 그는 자신의 곳간에서 새 것과 낡은 것을 가려내는 자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누구의 눈에나 새것과 낡은 것이 어느 것인지 자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은 무슨 훈련을 하고 있을까? 혹시 베르제의 강아지를 기르는 일에 온통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작 쓸모 있는 것을 쓸데없는 것으로 내팽개쳐놓고, 진즉에 버려야 좋은 것을 고귀하다고 추앙하도록 하고 있지는 않을까?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만 제대로 가지고 있어도 교육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이다. /성공회대 교수

2014-03-16 16:52:5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