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기 지원" 지시, 친박 행장까지 나몰라라
대통령 "중기 지원" 지시, 친박 행장까지 나몰라라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업무보고서 "중기 해외진출 지원하라" 지시 김용환 전 행장 보란 듯 지시 무시…친박 이덕훈도 대통령 물먹이기 계속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취임 후 첫 업무보고 때 "중소기업들이 좁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나온 140개 국정과제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용환 당시 한국수출입은행장은 보란 듯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되레 더 줄이고 대기업에 대한 지원도 더욱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3월 '친박(친박근혜) 낙하산'이란 비판 속에 취임한 현 이덕훈 행장 체제에서도 변화는 없었다. 친박이든 아니든 박 대통령을 물 먹이기는 마찬가지였다. 23일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기업 규모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은 2010년 전체의 37.7%(14조6000여억원)에서 2011년 전체의 31.80%(13조6000여억원)로 줄었다. 2011년 2월 김 전 행장이 취임한 이후의 일이다. 2012년에는 전체의 17.30%(8억6000여억원)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박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2013년에도 13.10%(약 7조원)로 감소세는 계속됐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2010년 전체의 62.30%(24조1000여억원)에서 2011년 전체의 68.20%(29조2000여억원)로 증가한 뒤 2012년 전체의 82.67%(41조1000여억원)로 껑충 뛰었다. 2013년 역시 전체의 86.89%(약 47조원)로 증가세는 이어졌다. 2014년 3월 친박인 이 행장 취임 이후에도 박 대통령의 지시와 정반대인 추세는 지속됐다. 2014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체의 12.70%(7조3000여억원)로 다시 떨어졌고,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체의 87.29%(50조5000여억원)로 또 증가했다. 2014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격차는 거의 4배에 달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성장동력을 확충한다는 명목으로 해외건설, 플랜트, 선박, 자원개발 등 국가전략산업 지원을 확대하면서 대기업 지원에 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전체의 87.29%(30조6000여억원)이던 대기업 지원은 2011년 92.72%(약 33조원), 2012년 97.73%(33조4000여억원), 2013년 95.62%(36조7000여억원), 2014년 96.40%(41조1000여억원)로 증가했다. 자원개발의 경우는 대기업에 100% 지원하는 상황이 줄곧 이어지기까지 했다. 오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일방적인 대기업 퍼주기 행태에 대해 "전체기업의 0.1%에 해당하는 대기업을 위해 국가전략산업이라는 이름을 붙여 지원을 집중한 결과"라며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계획은 대기업에 그 이상 퍼주기 위한 대국민 눈속임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