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월드컵 패싱 등급 세계 1위…독일·미국 제쳤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이후 가장 뛰어난 패서로 한국의 이강인이 선정됐다. 단순 패스 성공률이 아닌 패스의 질과 난이도, 경기 영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지표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이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업체 그래디언트 스포츠가 공개한 월드컵 개막 후 12경기 기준 패싱 등급(Passing Grade) 순위에 따르면 이강인은 86.0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독일 수비수 요나탄 타(83.4점), 미국의 팀 림(83.0점), 코트디부아르의 게엘라 두에(81.9점), 튀르키예의 아르다 귈러(81.6점) 등을 모두 제친 결과다. 이번 평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패스 성공률 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디언트 스포츠는 경기 중 나온 모든 패스를 직접 분석해 -2점부터 +2점까지 점수를 부여한 뒤 이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했다. 패스 성공 여부뿐 아니라 난이도, 창의성, 압박 상황에서의 정확성, 공격 전개 기여도까지 함께 반영했다. 이강인은 특히 상대 압박 속에서 더욱 빛났다. 압박 상황 패스 부문에서 86.5점을 기록하며 평가 대상 67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평균 점수인 65.1점을 20점 이상 웃도는 수치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공을 연결하며 경기 흐름을 조율했다는 의미다. 원터치 패스 능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강인은 원터치 패스 부문에서 85.9점을 받아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평균 점수보다 22점 이상 높은 수치다. 불필요한 터치를 줄이면서도 공격의 속도를 살리는 능력이 높게 평가받았다. 주무기인 왼발도 빛났다. 왼발 패스 부문에서는 90.1점을 기록하며 전체 2위에 올랐다. 스루패스 부문은 72.0점으로 6위, 오른발 패스 역시 70.5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특정 능력에만 의존하는 선수가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패스를 모두 높은 수준에서 구사하는 선수라는 점을 데이터가 보여준 셈이다. 실제 경기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강인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았다. 이날 37개의 패스를 모두 성공시키며 성공률 100%를 기록했고, 결정적 패스 3개와 드리블 성공 5회, 파울 유도 4회까지 더하며 한국의 2-1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경기 최우수선수 후보로 거론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이번 순위에는 이강인 외에도 한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좌측 스토퍼 이기혁이 76.7점으로 전체 27위, 오른쪽 풀백 설영우가 74.4점으로 전체 39위를 기록했다. 개막 후 12경기 기준 패싱 등급 상위 40명 안에 한국 선수 3명이 포함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장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빌드업과 패스 완성도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강인은 단순한 공격 자원을 넘어 경기 흐름 자체를 설계하는 플레이메이커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컵은 스타를 만드는 무대다. 그리고 대회 초반 데이터가 가리키는 최고의 패서는 지금까지 이강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