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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금감원 잘못은 누가 바로잡나

1조6000억원의 손실을 냈던 라임펀드 사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혐의로 적발됐던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업무 일부 정지·과태료 부과를, 대신증권에는 반포 WM센터 폐쇄, 직원 면직 상당의 조치를 확정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월 관련 제재심의위원회 결과를 금융위에 넘긴 지 1년 만이다. 최고책임자인 증권사 사장들의 징계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금융위는 당초 불완전판매 징계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사항' 위반 여부와 관련한 최고경영자(CEO) 징계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사항' 위반 등에 대한 금감원의 CEO 징계가 불합리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CEO 징계안을 잠정 연기했다. 이번 금융위 반쪽 징계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금융권 모두 조금씩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명백한 법 위반에 대한 징계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펀드 투자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는 징계가 약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무리한 검사와 징계 조치에 대한 금융위의 마무리가 시원찮은 점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 징계 검토 과정에서 금감원이 내부 통제 위반 요건을 만들기 위해 상품,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직원들에게 억지 지적을 해 퇴출 수준의 중징계를 내린 것이 적절했는 지. 징계에 대해 사전통보를 받은 임직원들에 대한 의견을 듣는 절차적 정당성은 제대로 지켰는 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것은 아닌지. 판매사 책임을 묻기 전에 금감원의 감독 책임은 없었는 지 등이 걸러지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혹시가 역시나였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저질러 졌던 금감원의 횡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DLF·라임펀드 등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 검사를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라는 규정을 만들어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둘러댔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다수가 법 적용에 무리가 있다고 진언했지만 윤 전 원장과 그를 따르는 왕당파들은 '마이 웨이'를 외치며 금융권을 올가맸다. 오죽했으면 청와대와 감사원이 금감원에 대한 감찰과 감사까지 실시할 정도였을까. 사실 사모펀드 사태의 본질은 운용사의 부실 운용과 금융당국의 감독 실패다. 부실 판매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불완전판매가 있다면 원칙에 따라 제재하면 된다. 금융회사 PB입장에서는 투자상품이 만기가 되면 재투자가 되어야 수익이 생긴다. 손실나면 재투자가 안되는데 어느 PB가 자기 고객에게 상품이 부실한 줄 알면서 팔겠는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펀드가 정상적으로 상환되면 완전판매고, 문제가 생기면 불완전판매라고 말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블라인드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판매사는 알 수도 없고, 간섭할 수 없었다. 오로지 금감원이 의지를 갖고 들여다봤다면 막을 수 있는 것이 당시 법 체계였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자본시장에는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란 자본시장법의 법철학이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점이다. 판매사들은 금감원의 무리한 분쟁조정으로 판매 사모펀드의 40%이상 보상을 했다. 심지어 80~100% 보상한 경우도 다반사다. 새로운 수장들이 들어선 금융위나 금감원은 포퓰리스트에 의해 저질러진 무리한 법 적용과 훼손된 원칙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무너진 금융당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2021-11-25 06:00:17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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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려면 경쟁력 있는 콘셉트를 갖춰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표적고객의 세분화, 판매방식의 다양화, 아이템의 수명주기(PLC)의 적정성 등의 특징을 지녔다. 그러나 성공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은 정해져 있다. 첫째, 정확한 브랜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콘셉트는 브랜드의 기본 단계이며 브랜드의 모든 것을 통일시키고 브랜드를 특성화시시키는 주요 요소이다. 특정한 콘셉트로 성공한 브랜드를 모방해 유사업종의 브랜드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럴 경우 유사업종의 후발주자는 브랜드로 정착하는데 많은 모험이 따르며, 선발 브랜드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성공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흑당음료, 토스트, 마라탕, 찜닭, 저가 커피 등의 아이템들이 우호죽순처럼 브랜드를 출시 시장을 어지럽혔으나 일년 만에 정리됐다. 둘째,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특히 외식업에서 시스템이란 운영 프로그램과 내·외장 설비를 말한다. 외식 브랜드에서는 콘셉트가 정해지면 컨셉트에 맞는 매장 운영 시스템을 설계, 매뉴얼화 해야한다. 인력구성과 동선, 조리 메뉴얼과 조리기구와의 상관성, 서비스 패키지와 접객, 내·외장 설비와 인테리어 시공을 규격화한다. 무엇보다 외식 문화에서 내·외장 인테리어는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브랜드 이름이나 CI, 내·외장 인테리어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며, 호감도와 선호도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 셋째,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성공한 브랜드는 상품개발과 스토리텔링, 시즐물 구성, 기획가격과 전략가격구성, 고객 서비스의 차별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유지시킨다. 이러한 콘텐츠는 정확한 콘셉트 아래 이루어져야 빛을 발한다. 상품과 가격경쟁력, 서비스에 대한 최상의 품질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기본적 조건에는 양질의 콘텐츠 운영이 필요하다. 넷째, 전략적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좋은 브랜드의 기본 요건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브랜드 마케팅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제품이나 브랜드 마케팅에 메타버스나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 큰 효과를 보고있다. 마케팅은 시대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의 방향성과 같이해야 효과가 있다. 성공한 브랜드를 철저히 분석해 자사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활용한다면 고객들이 인정하고 믿어주는 브랜드로 정착할 수 있다. 치열하게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굳건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11-24 15:54:29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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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위드코로나, 도루묵될까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자가 늘어났는데 코로나19 감염이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23일 기준으로 1차접종 82.4%, 완전접종 79%다. 그런데 코로나19 감염자는 지난 16일부터 3000명이 넘어갈 정도로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특히 24일 0시 기준으로는 4116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지난 7월부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마스크를 벗어던진 결과, 요즘엔 하루 4만명을 넘나드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백신접종률과 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에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일본은 1차접종률이 우리와 비슷한 78.9%인데도 지난 8월 최대 2만5992명을 찍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달 21일에는 143명으로 확연히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왜 코로나19 감염자가 갑자기 줄었는지 모르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우리 역시 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과 고민의 결은 다르다. 더군다나 신규 확진자 증가도 우려되지만 그보다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이들을 돌볼 병상이 부족해 사망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걱정이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24일 0시 기준 집계를 보면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7명 늘어난 586명이다. 사망자도 하루 새 34명이 늘어 누적 사망자는 3362명이다.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도 주간 평균 62.6%로 전국적으로 상승했고,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병상 가동률은 77%로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중대본이 평가한 코로나19 위험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절반 가까이 밀집한 수도권은 위험도가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면서 단계적으로 일상을 찾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선언 4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결국 의료계에서는 위드 코로나를 철회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병상이 가득차고, 숨이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부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 다시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 골목상권에서 그나마 얼굴을 폈던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 정부가 12조7000억원을 풀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일선 현장에 지급되는 시점은 기약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자를 줄이기 위해 골목상권을 버리느냐, 경제 살리기를 위해 국민 건강을 담보로 잡느냐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이든 발표를 해야 한다. 손 놓고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부터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항상 타이밍을 놓쳐왔다. 이번에도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1-11-24 00:01:4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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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숲냥이가 가르쳐 준 순환

아직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이다. 주말 아침, 공기는 칙칙하고도 싸늘하다. 이런 시간에 생전 처음으로 황당한 일을 목격하고는 크게 놀랐다. 우선 휴대폰 속 카메라를 열어 증거를 확보하는 일부터 했다. 습관처럼, 그리고는 상황을 지켜봤다. 두어번 잣나무골 고양이에 대해 얘기한 적 있다. 오늘도 그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다. 따라서 고양이는 본의 아니게 내 얘기의 액스트라 중 조연급 정도로 커진 셈이다. 매번 나 혼자 1인극으로 구성하기 어렵던 차에 고양이가 훅 들어온 것이다. 잣나무골에는 여러 마리의 숲냥이들이 있다. 이 숫자는 10여년째 그대로다. 급격히 불어날 만도 한데 어떻게 조절되는 지는 모르겠다. 그 어떤 천적? 나? 일단 놀란 사정은 이렇다. 텃밭 가장자리 쥐밤나무에 고양이가 올라가 있던 것이다. 화들짝 안 놀랄 수가 없다. 여지껏 한 번도 본적도 들은 적 없는 일이니 왜 안 그렇겠는가. '고양이가 나무를 타?', '누구 본 사람 있어?'. 일단 증거를 포착하고, 다음 질문을 시작했다. 고양이는 쥐밤나무 중간쯤 가지가 뻗은 자리에서 아예 똬리를 틀고 내려올 기색이 없었다. 나무를 살펴보니 꼭대기에 대롱대롱 매달리시피 떨고 있는 청설모 한마리가 눈에 들어 왔다. '숲냥이 너 요즘 사냥 안하잖니?' 고양이는 길목을 지키고 장기전 태세다. 아마도 고양이는 청설모를 가지고 놀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요즘 간혹 사냥 놀이를 하기는 하지만 먹지는 않는다. 잠시 후 고양이가 한눈 팔기를 엿보던 청설모는 제 키보다 백배나 더 되는 나무 아래로 점프한 후 숲으로 사라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고양이는 한참동안 넋 놓고 그 자리에 얼어 붙어버렸다. 한시간이 지나도록 내려올 기색이 없다. 나는 고양이가 내려오는 방법을 몰라 그러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막대기를 가지고 나무로 다가갔다. 내가 다가서자 고양이도 몸을 날려 달아났다. '훗 괜한 걱정을!' 어이가 없다. '너무 어줍잖네, 아침부터 별 일이야'하면서도 그 잔상이 오랫동안 남았다. 그리고는 고양이가 나무 타는 걸 왜 처음 봤을까. 생각해 보면 놀랄 일도 아니고 고양이가 나무에 못 오를 일도 아니었다. 단지 그런 광경을 보지 못 했을 따름이다. 청설모들은 내가 잣나무골에 정착하던 당시 순식간에 산을 점령한 족속이다. 당시 우리나라 산의 소나무들은 솔잎혹파리로 전멸하던 시기다. 그전까지 대한민국은 전 국토가 소나무밭과 같았다.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를 견디고 조금씩 깨어나던 시절 청설모들이 숲의 다람쥐를 작살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들고양이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숲이 잡목으로 뒤덮이고, 남방의 식생이 조금씩 지구 온난화로 북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생태계 순환의 한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잣나무골에 도시생활자들이 정착하고 나서 들고양이들은 사냥하지 않는다. 잣나무골 사람들이 주는 먹이 때문이다. 지금 서울 등 도시에도 쥐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사실 얼마전까지 도시 골목마다 쥐들이 횡행했다. 간혹 뉴욕이나 파리 등 선진국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쥐가 없는 서울에 놀란다고들 한다. 대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게 또 놀란다나 뭐라나. 하여간 잣나무골에서는 고양이와 청설모간의 대치가 팽팽한 상황이다. 막 균형이 깨질지 간당간당하다. 그러다가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를 이겨냈듯이 다람쥐들이 돌아올 지도 알 수는 없다. 아무튼 숲이 변했다. 놀이감으로 청설모를 잡는 고양이들, 활엽수로 바뀐 숲, 이제 나는 또 못 보던 풍경을 보게 될 판이다. 순환의 한 가운데서.

2021-11-23 10:25:54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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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두 대선 후보의 엇갈린 교육계 행보

내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유력한 두 후보자의 엇갈린 교육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을 이미 두 차례 공식 방문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직 한 번도 교총에 가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대선에 나서겠다는 후보자 중 가장 처음으로 교총을 방문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윤 후보에게 교육정책 현안 10대 과제를 전했고, 윤 후보는 대통령 후보자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교육은 공공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이 함께 기반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달 19일엔 하윤수 교총 회장이 윤 후보를 방문했다. 지난 9월 방문에 대한 답방 의미도 담겼다. 하 회장은 이날 "최근 교총은 청와대 앞에서 정권 말기, 교육 대못 박기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면서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교육정책을 성토했고, 윤 후보는 "교육 대못 박기를 되돌리고 바로잡아 나가겠다"면서 "언제든지 교육현장의 의견을 전달해주시면 적극 검토해서 바른 정책을 만들고 펴나가도록 하겠다"고 호응했다. 교총은 국내 최대 규모 교원 단체로, 집권한다면 교육계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교육당국의 파트너가 된다. 교총은 정치적으로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만큼, 어느 한쪽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는 못하지만, 교육계 표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자가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가 끝나기 전에 교총에 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주요 교육정책마다 교육계가 반발해 온 탓이다. 교총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에 대해 '정권 말기, 교육 대못 박기'라고 규정하고 있는 상태다. 몇개월 남지 않은 정권이 교육계가 반대하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2022년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등에 몰두하면서 대못질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가 현 정부의 이러한 주요 교육정책을 거둬들이지 않는 이상 교총에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선 후보는 누굴 만나 어떤 얘길 했는지보다는 누군가를 만났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소통이 중요한 교육분야에선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가 여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현장 교원조차도 72%는 '졸속'이라면서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입시를 투명하게 하겠다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 뽑는 정시모집을 늘렸다가 학생들 과목 선택권을 확대해주겠다는 취지의 고교학점제를 하겠다는 오락가락 행보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2022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해서는 최근 한 여당 의원이 교육이념에서 '홍익인간'을 빼고 '민주시민'을 강조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려다 국민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적도 있다. 정권을 초월하고 초당파적으로 일관된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만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지명과 정부 여당 추천 위원만으로 친정부 거수기 역할이 가능하다. 이 후보가 내놓을 교육공약에 무엇이 담기지 주목된다.

2021-11-22 15:13:03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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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소화를 돕고 입 냄새 제거에 좋은 '고수'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소화를 돕고 입 냄새 제거에 좋은 '고수' 한식은 늘 속과 마음을 편하게 하지만, 때로는 독특한 타국의 음식이 무척 입맛을 당기게 할 때가 있다. 자극적인 맛과 향의 요리를 먹고 있노라면 일상에서 벗어서 지금 내가 외국을 여행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고수'다. 우리에게는 쌀국수에나 넣어 먹는, 향이 특이해서 보통은 꺼려하는 푸성귀로 알려져 있지만 유럽, 동남아, 인도, 중남미, 중국 등에서는 다양한 요리에 대중적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향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고수는 낯선 식재료가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고려 시대에 이미 한반도에 전래되었다. 호유(胡?) 혹은 빈대풀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예로부터 스님들을 위해 사찰에서 많이 재배되어 왔다. 한방에서는 그 씨앗을 약재로 사용해 왔다. 고수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그만큼 고수는 호불호가 명확한 식재료이다. 그러나 맛과 향을 떠나서 고수가 가진 영양소만큼은 논란이 없을 만큼 건강에 무척 유익하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고수는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오렌지만큼이나 풍부하게들어 있으며, 식이섬유는 배추에 비교했을 때 거의 2배 가까이 많다. 기름기가 많아 자극적인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소화를 돕고 위장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입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입맛이 없을 때는 식욕을 돋우고 위장 기능 저하로 속이 더부룩할 때 이를 개선한다.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피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고수가 이를 해소하고 에너지와 활력을 북돋아준다. 또한 체내 독소와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변비 해소에도 좋다.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작용을 하여 고혈압 환자의 혈압 유지나 중풍 환자의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음식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독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생선이나 육류 등의 요리에 곁들이기에도 좋다.

2021-11-22 05:37:4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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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알기 쉬운 재건축 법률] 공유자가 단독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경우

여지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대구의 한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이사들의 해임 및 업무집행정지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조합원 임시총회를 소집했다. 위 임시총회 회의록에는 전체 조합원 311명 중 현장참여자 8명,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 151명 합계 159명이 참여했고, 위 안건이 모두 가결되었다고 기재돼 있었다. 당시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 중 하나인 甲은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제3자에게 본인 소유 토지의 1/2지분을 양도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준 상태였다. 그러나 甲은 위 총회에서 단독 서면결의서를 제출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회의 의결은 조합원 과반수 출석(의사정족수)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결정족수)의 찬성으로 하는데,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경우에도 출석한 것으로 본다(제45조 제4항, 제5항). 그런데 위 사건에서 조합은 의사정족수를 계산하면서, 甲의 단독 서면결의서를 적법한 서면결의서로 보고, 甲을 출석한 사람 수에 포함시켰다. 조합의 위와 같은 의사정족수 산정은 적법할까? 대법원은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이러한 의사정족수 산정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30144 판결).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토지등소유자로부터 그 소유권을 양수해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경우,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만을 조합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9조 제1항). 도시정비법 시행규칙은 조합설립시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로 '대표조합원 선임동의서'도 명시하고 있다(제8조 제2항 제1호 라목). 위 사건에서 조합 정관도 '여러 명이 소유권을 공유하게 된 경우 대표자 1인을 대표조합원으로 지정하고 대표조합원 선임동의서를 작성해 조합에 신고해야 하며 조합원으로서의 법률행위는 그 대표조합원이 행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두 조합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토지 지분 1/2를 제3자에게 양수한 조합원 甲은 그 제3자와의 사이에서 대표조합원을 지정하고 대표조합원 선임동의서를 조합에 제출했어야 한다. 그러나 위 사건에서 甲이 자신을 대표조합원으로 지정하는 선임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甲의 단독 서면결의서를 적법하게 제출된 서면결의서로 본 다음, 의사정족수를 산정함에 있어 甲을 출석한 사람의 수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토지 등의 공유자들이 조합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공유자들 전부가 총회에 참석해 동일한 내용의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동일한 내용의 서면결의서를 제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조합원을 지정해 조합에 대표조합원 선임동의서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보고, 위 사건에서 단독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 甲은 의사정족수 산정에 있어 '출석한 사람'의 수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총회 결의의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관련 법령과 정관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2021-11-21 09:56:25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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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25>"보졸레가 도착했다"…'신선한 레드'의 매력

"보졸레가 도착했다(les Beaujolais Nouveau arrivent)."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1월 셋째주. 와인을 마시면서 일년 중 유일하게 달력을 보고 날짜를 따져보는 날. 바로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를 맛보는 일이다. '보졸레'는 지역 이름, 누보는 '새롭다'는 말이다. 말 그대로 프랑스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되는 햇와인이다. 그 해 9월 초에 수확한 가메(Gamay) 품종 포도를 4~6주의 짧은 기간만 숙성시켜 내놓는다. 당초 1951년 프랑스 법령에 따르면 원산지명칭통제를 받는 AOC 와인은 12월 15일까지 판매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후 '누보' 와인 명칭을 포함하는 몇 가지 예외가 만들어지며 보졸레 누보의 출시가 가능해졌다. 보졸레 누보가 원래부터 11월 셋째주에 나온 것은 아니었다. 처음 15년 동안은 그해 그해 상황에 따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날이 바뀌었다. 1967년부터는 11월 15일로 못을 박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어떤 해에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이 되면서 날짜에 맞춰 운송을 보장할 수 없었고, 와인샵이나 레스토랑이 문을 열지 않아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생겼다. 그래서 정해진 기준이 날짜가 아닌 셋째주 목요일이다. 여전에 보졸레에선 11월 15일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지만 전세계 와인애호가들 입장에선 적어도 제때에 받아보고 맛볼 수 있는 지금이 좋은 셈이다. 보졸레 누보만큼 흥망성쇠를 다 거친 와인도 드물다. 대대적인 출시 행사와 함께 국내만 해도 2000년 전후로는 파티까지 열리기도 했다. 사겠다는 고객이 줄을 서는 풍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와인은 '오래 묵은 것이 제 맛'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졸레 누보는 어느새 덜 익은 저가 와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 세계적인 축제일로 성공했던 만큼 고정 관념에 따른 어려움 역시 컸다. 보졸레 누보의 매력은 무시당했던 신선함이다. 오랜 숙성을 거친 묵직한 레드 와인이 부담스러웠던 이라면 과실향이 풍부하고 뻑뻑한 타닌은 적은 보졸레 누보가 제격이다. 보졸레 누보는 가메 품종으로 탄산 침용해 만든다. 압착하지 않은 송이를 통째로 발효하는 방식이다. 으깨지 않은 포도알 안에서 세포 내 발효가 진행되고, 그 결과 탄닌과 알코올 도수는 일반 레드와인보다 낮지만 특유의 과일풍미를 지니고 부드러운 와인이 만들어진다. 또 다른 매력은 '쉽다'는 것. 서빙 온도를 크게 따질 일도, 마실 시기를 논할 필요도 없다. 피자나 가벼운 소시지나 돼지고기 요리나 스테이크와도 잘 어울린다. 살짝 차게 해서 먹으면 굴같은 해산물과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햇와인이라지만 보졸레 누보 역시 다른 와인들 처럼 8개월에서 12개월 동안은 맛있게 보관할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보졸레 누보를 예약했다. 2021년 빈티지의 첫 맛이 기대되는 저녁이다.

2021-11-18 13:09:5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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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삶의 '근거 상실(losing ground)'

[신세철의 쉬운 경제] 삶의 '근거 상실(losing ground)' 1980년대 초반 과잉 사회복지제도가 미국사회의 빈곤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빈곤을 고착시키거나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머레이(Charles Murray)는 저서 '근거 상실(Losing Ground)'에서 과도한 복지 프로그램들이 중장기로는 저소득계층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빈곤의 늪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과잉복지제도가 빈곤층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보다는 무위도식하며 살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야기다. 빈곤계층의 사회적 적응능력을 저하시켜 삶의 근거를 빼앗아 주저앉게 만들었다는 논리다. 1980년대 중반 워싱톤에 있는 증권관리위원회(SEC)에 갔다가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는데, 젊잖아 보이는 백인이 "지금 몇 시냐?"고 물어봐서 의아했다. 당시 미국은 부유한 나라라는 편견이 강했었는데, 시계도 없다는 점이 이해가 어려웠다. 얼마 후 미시시피 강 하류 뉴올리언스 시내 길가에 앉아 동냥하는 이들을 보고 6.25 동란, 1.4후퇴 때 기억을 떠올렸다. 미군 헬리콥터가 낮게 떠서 피난민 행렬에 군용양식(c-ration) 상자를 던져 주는 모습을 보고 미국에 대한 외경심이 어린 마음에 솟았다. 여섯 살이던 나는 누군가 떨어트린 일회용 커피를 주워 입에 물었는데, 쓴맛과 함께 묘한 뒷맛을 느꼈다. 90년대 초에는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 흑인 밀집지역을 차로 돌아봤는데, 벤치에 비스듬히 기대 초점 잃은 눈으로 멍하니 쳐다보는 무기력한 모습들이 곳곳에 보였다. 사회보장에 주력했던 미국사회가 고장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비 성장론자 중에는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생산요소시장에 개입하여 시장을 억누르거나 끌어당기는 것이 성장을 위한 대책인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요소시장이 왜곡되고 기술개발을 등한히 하게 되어 산업구조조정을 해치기 마련이다. 막무가내 분배론자들은 생산성을 초과하는 고임금을 분배의 정의인 것처럼 생각하고 무조건 고임금을 사회정의로 착각하는 모습도 문제다. 기업이 생산성 이상의 임금을 분배하다 보면 결국 계속기업으로서 가치가 불투명해짐으로 중장기 일자리가 없어진다. 오늘날 비정규직이 점점 늘어나는 까닭은 한 마디로 시장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보완관계에 있는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치우치다보면 양쪽 모두 그르칠 수밖에 없다. 성장위주 정책이 오히려 성장을 해치고 분배 위주의 투쟁이 오히려 분배의 원천을 갉아먹는다. 모든 것을 다하려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이것저것 다 망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전시효과에 매달리다보면 질적 요인은 무시하고 수치만을 중시한다. 개방경제 체제아래서 시장을 무시하다보면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에게 인간다운 생활, 최저 생계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은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하지만, 인기전술로 무턱대고 나눠주다가는 오히려 사회악으로 변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11-18 09:07:5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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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인생 2막'을 응원하며

#. 올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은행원(뱅커)만 2100명을 훌쩍 넘었다. KB국민은행 800명을 비롯해 신한은행 350명, 우리은행 468명 등이다. 최근 소매금융을 접기로 한 한국씨티은행의 희망퇴직자 2300명을 더하면 올해 은행을 떠나는 사람이 5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던 뱅커로서의 자존감을 접고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이 그 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이유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퇴직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한 명당 3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7억원까지 희망퇴직금을 지급한다. 자녀의 대학등록금과 재취업을 돕기도 한다. 씨티은행은 퇴직까지 남은 기간 월급의 100%, 최대 7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중은행에서 부장급인 지점장까지 올라가는 비율은 통상 10~15%다. 100명의 동기 가운데 지점장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을 조금 넘는 셈이다. 나머지는 지점장 타이틀을 달지 못하고 퇴직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조건이 좋을 때 미련없이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40대 뱅커들이 많은 이유다. #.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이 있는 아버지로 걱정을 한 적이 있다. 그러자 한 지인이 골프 유머를 들려줬다. 아들은 드라이버로 친 공 처럼 살아만 있으면 된다고. 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말썽을 많이 일으키는 아들은 사고 안치고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라는 의미였다.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도 50만명가량이 수능을 치른다. 12년 동안 달려온 젊은이들. 고생 참 많았다. 이들도 이제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한다. 초등학교 6년, 중·고교 6년 등 12년을 뒤로 하고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학생의 연장선상인 대학생의 길을 가거나, 다시 대학 도전을 준비할 수도 있다. 또는 학교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꿈을 찾아 뛰거나 직장에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동안의 12년과는 다른 길이다. 부모의 의존도 줄어 든다. 성인으로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주어진 자유 만큼 스스로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어떤 길이든. #. 우리 사회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는 물론 희망퇴직자까지. 평생직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때론 전혀 다른 업종으로 이직도 한다. 헤드헌팅업체에 따르면 국내 100대기업 직원수는 2020년 기준 84만7442명이다. 이 가운데 임원은 6578명.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0.77%다. 별(임원) 달기가 그만큼 힘들다. 하지만 큰 기업일수록, 연봉이 많은 회사일수록 만 60세를 넘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상필벌',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해마다 회사를 떠나는 임원과 직원이 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일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후배에게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냉정한 현실이다. 올해 말 임기만료를 통보받은 금융업계의 한 임원은 "코로나19 때문에 '공격'은 해보지도 못하고 '수비'만 하다가 집에 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2020년부터 2년 동안 임원을 맡다가 집에 가라는 통보를 받은 그를 누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인생 2막' 그 길은 때론 서글프고 외로운 길이다. 하지만 포기해선 안된다. 인생은 길고, 늘 새로운 길이 있기 마련이다. 새 길을 가야하는 뱅커과 수험생, 그리고 퇴직 임원 모두에게 꽃길을 기원한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11-18 06:00:31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