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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자발적으로 치매 걸린 자의 자살 계획 현대극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기이한 대화로 구성된 부조리 문학의 정수이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숙명은 삶의 소외와 현대인의 고독, 부재한 소통을 상징하는 걸까. ◆전후 부조리극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는 헝가리 출신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이 정의한 부조리극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부조리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많은 전위극의 대표격으로 1950년대~1960년대 초반까지 서유럽을 풍미하였다. '반(反)연극'이라고도 하고 '아방가르드 드라마'라고도 하는데, 불합리 속에 던져진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결국 인간의 고통과 공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부조리극의 대칭에 있는 것은 전통극 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실주의 연극이다. 사실주의 연극은 좀 폭넓게 해석하면, 기승전결이 있고 플롯이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서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부조리극은 이러한 전통극의 구조에서 벗어난다. 예컨대 1막과 2막이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고 평이하게 같은 속도로 쭉 직선으로 진행된다. 극의 시작과 끝에서 유사한 순환적 형식이 목격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단절된 상태의 '비소통의 소통'이 시도된다. 전통적인 걸 다 깨는 게 반연극이고 부조리극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전통적인 걸 깬다고 해서 폐허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연극이라는 말 자체가, 무조건적 파괴가 아니라 또 하나의 형식을 선포한다. '반(anti)'라는 게 무엇에 반대하는 것, 그것을 없애는 게 아니라 뒤집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또 다른 형식을 의미하고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구조가 된다. 주제 면에서는 인간 실존 문제를 다룬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내용에는 당시까지 이어진 실존주의의 많은 논의가 반영됐는데, 특히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 나온 개념들이 그대로 투사됐다고 느끼게 한다. '시지프의 신화'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구조 문제를 해명하는 키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위와 상태를 있는 그대로 공감할 수 있지만, 각각의 세트가 가진 구성의 모습은 앞서 얘기한 대로 카뮈의 실존주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잘 이해할 수 없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반복해서 죽음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지프의 신화'는 철학의 가장 유일한 문제가 자살이라고 단언하며 카뮈는 이 책에서 그럼에도 자살은 답이 아니라는 다소 맥 빠진 결론을 제시한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세계 안에 던져진 존재로서 인간이, 불합리하고 모순덩어리인 세계와 대면하면서 생기는 접점에서 느끼는 감정이 부조리다. '접점'에서 부조리가 생긴다는 주장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부조리한 게 아니다. 그 부조리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이 자살이다. 타성적으로 살아가는, 흔하며 덜 실존적인 방법도 있다. 카뮈는 반항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다만 그게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데에서 카뮈 실존주의가 곤경에 처한다. 반항하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그게 행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던져진 존재로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것밖에 없기에 우리는 세계와 대면하고 부조리를 겪으면서 자살을 선택하지 않고 반항하고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고, 이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이라서가 아니라 자살할 이유가 없어서 참고 견디면서 뭔가를 꾸역꾸역해나가는 게 삶의 이유라고 하였다. ◆근대인의 고독과 고도 에덴동산에서 불멸의 존재로 창조된 인간은 죄를 지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을 뿐 아니라 불멸성을 상실하고 죽어야만 하는 유한한 존재로 변경된다. 이런 전락은 그러나 신이 자신의 독생자를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보내어 구원을 약속함에 따라 인간이 믿음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게 되는 극적인 반전으로 전환된다. 변증법적 지양을 통해 이향(離鄕)의 인간이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러한 구상은, 이성을 앞세워 스스로를 신의 잠정적 대체물로 간주한 근대인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인간에겐 크나큰 위안이자 삶의 주춧돌이었을 것이다. '그저' 죄를 자복함으로써 이 힘겨운 이승의 삶을 끝내고 본향에서의 복된 삶을 기약할 수 있다는 기독교적 확신은 아무튼 삶을 살만한 것, 혹은 최소한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이 확신이 오해였다는 신학적 반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근대의 도래와 함께 '귀향'은 저지됐다. 이른바 이성을 지닌 (신을 잠정적으로 대체하는) 존재로 새롭게 계몽된 근대인은 귀향에 관한 신의 변증법적 구상에 반기를 든다. '귀향' 자체는 어쩌면 근대인에게도 매혹적인 설정일 수 있었다. 아마도 근대인이 감내하기 힘들었던 건 죄의 자복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죄인으로 단죄하는 상태에서 근대인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죄인됨'이란 존재한정은 세계정복을 앞둔 진취적인 근대인에게 불편하기 그지없는 걸리적거림이었다. 신이 만든 세계 안의 죄인이 아니라 신이 없는 세계의 정복자를 꿈꾸는 인간은 그리하여 죄를 사함 받는 존재론적 번거로움을 피하고 대신 죄를 탕감받는 합리적인 개척을 선택한다. 여기서 문제는 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죄를 탕감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인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주체가 된다. 근대 이전의 유일한 주체가 신이었다고 할 때 근대 이후의 인간은 그러므로 형식논리상으로는 신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근대에 이르러 (형식논리상) 신적인 존재에 도달한 인간이 자신의 신성을 인증할 수단은 자신의 바깥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성'이었다. 그러나 곧 이성의 권능은 인간을 신적인 존재로 만들어주었다기보다는 인간의 원초적 고독과 존재론적 한계, 인식론적 분열을 일깨웠을 뿐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렇다고 이성이 아닌 다른 권능에 의지할 수는 없었다. 신과 달리 인간은 마침내 자신에게서 자신을 인증할 수단을 찾아낼 수 없다는 숙명에 직면한다. 이 숙명을 전후(戰後)의 정신적 황폐함 속에서 예민하게 지각한 것이 실존주의이며, '고도를 기다리며'이다. 이러한 맥락 가운데서 카뮈의 설명을 들으면 '고도를 기다리며' 속 인물들의 행동과 상황이 이해된다. 고도는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어쨌든 살아야 하는 모종의 이유를 상징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같은 이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이자 죽지 못할 이유가 되고 서로가 연대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또 다른 등장인물 포조와 럭키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상기하게 한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헤겔적인 세계관을 나타내고 특히 노예가 주인을 전복하게 되면 전통극을 부조리극이 뒤집었듯 마르크스를 떠올리게 된다. 거대담론을 전개한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실존주의자는 아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관점에 따라 실존주의자일 수도 있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며'와 같은 실존주의자는 확실히 아닐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과 같은 극적인 해법이 배제된다. 대신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작동하는 세상이 드러내는 부조리를 극중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실존주의자들이 대면하면서 끊임없이 자기의 실존을 각성하고 대화하고 끌어안고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서로 확인시키지만, 내일 목매겠다고 계획 때문에 오늘 당장 목매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은 내일이 와도 목을 매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또 내일의 기다림이 주어진다. ◆자발적 치매 어떤 논자는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치매 걸린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고 한다. 흔히 치매를 피해야 할 질병이고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불합리한 세상에서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원한 '디스오더(disorder)' 속에서라도 무언가를 기다리면서(혹은 기다리는 척하며) 삶을 꿋꿋하게 견뎌내는, 자발적 치매가 유일한 해법일지 모르겠다. 그건 비극적인 세상이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세상은 결코 긍정적인 세상이 아니고 비극적인 세상이다. 우리는 깨어 있으면서 그 비극을 참고 견디면서 죽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게 실존주의의 세계관이다. 왜 삶에 던져졌는지 이유를 모르지만 말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와 '시지프의 신화'를 연결해보자. '시지프의 신화'에서 반복해서 설명하는 돌 밀고 가는 장면에서 인간은 각각 다른 무게의 돌을 밀고 오르막을 올라가다가 각각의 정상에 도달하기 직전 돌을 확 밀어 올리면 돌이 다시 밀려 내려오지 않고 그러면 정상에 모처럼 고통 없이 올라가 돌이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내려가는 돌을 아주 잠깐 멍하니 바라보다가 황급히 곧 따라 내려가서 바닥에서부터 다시 밀어 올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모습이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1-27 08:00:0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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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때늦은 반성과 후회

#. 반성은 자신의 내면 상태를 보거나 행동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전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후회와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문'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며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심화하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유능하지 못했고,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우리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자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며 "반성한다"고 했다. 정권 말기에 나온 때늦은 반성이지만 솔직한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반성이 3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지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패닉에 빠졌다. 올 들어 개미들의 주식 보유자산만 70조원 안팎이 사라졌다. 지난 2020년부터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동학개미는 2020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63조8083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2021년에는 무려 76조8063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6조8342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 수급 주체가 개미로 바뀐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이 산 만큼 국내 주식을 팔았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주체가 동학개미다. 그런데 최근 시장 움직임이 심상찮다. 코스피는 2800선마저 붕괴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한 개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빚투족은 주식투자를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는 격언이 들리지 않았을 터. 2030세대에게 증시격언은 '꼰대(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들의 말 처럼 들렸다. 주식은 신도 모른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이 동반되지 않는 주식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망하지 않고 오래 갈 기업을 찾는 일이 쉽다면 누구나 돈을 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늦었지만 반성하고 손절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악소리가 나온다. 지난 25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300만원대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최고가(8200만원)를 감안하면 두 달 반 만에 47%나 폭락했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 21일 38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이틀간 21% 하락해 300만원대가 붕괴됐다. 최고가(580만원) 대비 50% 폭락한 셈이다.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후회와 반성의 연속이다. 일부 투자자는 코인투자로 수익을 내며 큰 돈을 벌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하지만 반대도 많다. 24시간 거래되는 코인시장에는 폐인(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사람 또는 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들이 큰 돈을 잃고 가족, 친구와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후회하지만 때는 늦었다. 회사에서 쫓겨나고, 집에서도 홀대 받는다. 만시지탄이지만 시장을 떠나라. 신기루 같은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정당한 노동력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한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최고의 우량주는 자기 자신이니까 본업과 일상에 집중하라'고.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1-27 06:00:21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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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오징어게임, 자크 라캉, 욕망이론 그리고 도파민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오징어 게임'이란 한국드라마에서 주인공인 456번 기훈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455명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아 456 억원의 소유자가 된다. 그는 승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운수 좋은 그날, 그는 그 돈을 가져야 할 욕망을 잃어버린다. 그가 그 돈이 필요해 참가한 동기는 어머니 때문이었지만 그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기훈의 욕망은 그 조차도 강하지 않아 그 큰돈을 한번 포기한 적이 있다. 또 마지 못해 자신의 딸과 어머니를 위해-자신의 욕망이 아니다- 서바이벌 게임에 다시 참가한다. 자크 라캉이라는 프랑스 분석가는-드라마의 한 장면에서도 나온다- 욕망이론에서 정확하게 기훈이 왜 456억원에서 단 만원만을 인출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우리는 욕망하는 것을 통해 존재한다. 욕망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현재 내 손에 없다는 것이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눈에 보이지만 그것이 내발 아래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가져야한다는 충동이다. 하지만 그 위에 올려다본 것이 내 발 밑으로 내려와 간절히 바라던 것을 손으로 잡을 때 꿈꾸었던 것만큼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머지않아 알게 된다.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모르고 무기력하게 낭비하는 삶을 살던 기훈은 그냥 딸의 욕망, 어머니의 욕망을-라캉은 이를 타자의 욕망이라고 했다- 자신의 욕망으로 여기고 그 잔인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것이다. 그러니 여차하면 그 게임을 그만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내려놓음의 원리가 작용한 것인지 가장 덜 욕망하는-그가 욕망을 내어 어리숙한 자신의 착함을 배신한 유일한 장면은 일남을 속일 때 뿐이다-그 어정쩡함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욕망하지 않는 456억원의 소유자가 된다. 삶은 이런 면에서 잔인하다. 갖는 순간 그것을 가질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자크 라캉은 욕망이론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더 욕망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자궁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더 나아가 죽음을 통해 욕망을 완성하라고 한다. 욕망을 향유하라고 한다. 라캉이 말한 욕망의 추구가 삶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뇌과학자들은 우리의 욕망이라는 전차가 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지 대략 이유를 발견한 것 같다. 캐설린 몬케규라는 학자가 1957년 병원 연구실에서 0.0005%의 아주 작은 뇌세포에서만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했다. 놀라운 것은 이 물질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 물질이 일종의 쾌락물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 물질은 쾌락물질이 아니라,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우리를 흥분으로 몰아붙이면서 들뜨게 하고 심지어는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할 때 조차 우리를 흥분시키는 물질이었다. 이를 과학자들은 도파민이라고 하였다. 도파민은 잔인한 썸을 타는 연인 같다. 줄 듯 말 듯 하며 우리를 더 큰 환상으로 이끈다. 그러나 그 대상이 확실히 내 손아귀에 들어와 더 이상 걱정 없이 안심할 때 환상을 꺼버리고 사라진다. 이러한 도파민의 장난을 아는 현자들은 끝없는 욕망의 바퀴를 멈추기 위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내려놓으며 평상심을 가지라고 했다. 그들이 말한 열반과 지복의 상태는 도파민이 끊어지지 않는 상태이거나 도파민의 분비가 주는 일회적인 만족에 속지 말고 내려놓으라는 것 둘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고도 말한다.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 좋아하게 되는 것과는 다른 것이며 그 이유는 결국 이 작은 물질 때문인 것이다. 이것을 안다고 내 욕망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도파민을 원하는가? 일남이 어렸을 때 재미있었던 놀이를 할 때 느낀 그 느낌을 다시 찾고 싶어 서바이벌 게임에 직접 참여할 만큼….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2022-01-26 11:29:0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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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확대재정과 긴축금융이 정책혼합?

재정 급팽창하곤 반대로 금융 (초)긴축 엇박자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방향타를 잡기 어려운 어리둥절한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는 돈을 풍덩풍덩 쓰고 가계와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길로 가는 것일까? 재정적자가 점점 늘어나 국채발행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며 시중금리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확장재정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물가상승 다시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변죽을 울리니 시장으로 하여금 (시장)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되는 "1월에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긴급조치는 6.25 동란 이후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한국경제가 사실상 전시상황(?)에 처해 있음을 내비친 셈은 아닐 것이다. 추경 14조원 가운데 11조3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 마련할 계획으로 "올해 적자국채 발행액은 대략 87조5000억 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라 한다. 하여간 2022년 예산 607조 원 중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두고도 덜 시급한 일에 혈세를 낭비하는 구석을 냉정하게 찾아내고 그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긴급상황(?)에서 금통위 의장은 2021년 처음 열린 '통화정책 방향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뒤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앞으로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립금리 등에 비춰보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아리송한 발언을 덧붙였다. 중립금리의 기준이 국민경제의 순조로운 순환을 위한 것인지 금통위 의지에 따라 정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래저래 대출금리가 감당하기 어렵게 올라, 1,895조원의 달하는 가계부채가 미래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주가도 맥을 추지 못하자 소위 '빚투 세대'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어른거리고 있다.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200원 내외에서 횡보현상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실질 대외부채를 감안할 때 대미원화환율 상승은 외국투자자들이 한국경제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까닭이 클 게다. 재정확대도 금융긴축도 한 방향으로 금리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재정경제부는 정책혼합(policy mix)이라고 주장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성장과 경제안정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지금과는 정반대로 금융완화정책과 재정긴축정책을 조합하는 정책혼합이 필요하다. 성장 물가 같은 거시경제 상황과 견줘 볼 때, 시중금리는 이미 초고금리 상황으로 진입하였음을 어이하여 인식하지 못할까?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2-01-26 09:18:5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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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처음 가본 3번국도의 끝은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이용한 길이 3번국도다. 곤지암을 지나 양재 말죽거리로 이어지는 3번국도는 20여년 동안 거의 날마다 한번쯤 밟아본 것 같다. 그 길은 남쪽으로 장호원을 거쳐 남한강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 길이 몹시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길이야. 한번도 그 길을 가 보지 않고 이렇게 들락거리기만 해도 되는건가." 지도를 펴놓고 그 길의 시작점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어느날 3번국도의 시작점인 남해군 초전마을 3번국도 빗돌앞에 가 봤다. 바닷물이 찰랑거렸다. 내 고향 서해바다와는 완연히 달랐다. 갯벌은 보이지 않고 앞섬은 아스라히 다가왔다. 빗돌 사진을 찍고 두어바퀴 둘러보고 주변 나무(동백나무?)들도 어루만지고, 거기서 집까지 내달렸다. 올라오는 길에 온천마을도 만나 목욕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사과도 샀다. 그렇게 사천∼진주∼문경새재∼여주∼이천∼곤지암에 이르러 나의 3번국도 순례는 끝이 났다. 3번국도는 광주∼양주∼북녘 평강고원을 거쳐 함경도 초산군 강계리 1198㎞, 삼천리 화려강산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길이라는 걸 알았다. 한때 영남 유림들이 조선 개혁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던, 임진년 왜적들이 조선 침탈을 위해 쳐들어왔던 길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서 3번국도 처럼 많이 등장하는 길은 없다. 그 숱한 스토리텔링에 나의 행적쯤이야 우주의 먼지만큼도 안 되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 위에 발자욱 하나를 더 했다. '아! 감격스러움' 자체다. 그후 나는 해파랑길, 4대강길, 문경새재길, 북한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청계천길 등 여러 길을 걸어봤다. 전원에 살지 않으면 갖지 못했을 추억이라고나 할까. 얼마전 3번국도의요충지인 곤지암 앞으로 경전철이 놓였다. 또 성남∼장호원사이엔 자동차전용도로도 새로 뚫리고, 동쪽으로 가지를 쳐서 제2영동고속도로도 생겼다. 앞으로 서울을 둥글게 감싸는 제2수도권 외곽순환도로가 생겨 3번국도와 두개의 JC가 만들어진다. 이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라고 할때 사람에게는 선택, 태도, 과정이기도 하고 인생을 통칭하기도 한다. 국가적으로는 사건, 사고 나아가서는 역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길은 단순히 인마가 통행하는, 지상의 공간을 뜻하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누군가와 동업을 한다고 할 때도 길이라고 표현하고, 취업해 사회에 진출하는 것조차 길이라고 말한다. 하여간 세상 모든 공간에는 길이 있다. 육로, 수로, 해로, 항로, 철로 등…. 길은 헤아릴 수 없다. 또 시간 위에도 길이 있다. 길이라는 단어만큼 의미와 어감이 많은 말은 흔치 않다. 우리는 길 위에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자전거나 자동차, 기차를 타기도 한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도 길을 가는 것이고,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것도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니 3번국도 위에 놓여 있는 나의 자취는 간단할 리 있으랴. 엊그제 3번국도를 질러 45번 도로를 타고 부모님이 계신 아산엘 다녀왔다. 3번 국도가 새삼스럽게 다가온 날이다. 길 위에서 나와 아들은 요즘 선거 얘기를 나눴다. 헌데 많이 다르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한 방향이지는 않다. 우린 대통령 선거 출마자들이 너무 많이 도로 건설계획을 내놓고 있다는데 일치했다.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길을 못 뚫어 환장한거야.' '하여간 삽질에 미쳤지.' 그리고 함께 결론을 내렸다. "길 만든다고 위조지폐 남발하듯 마구 뿌려대진 말아라.누구에게는 인생일 수 있으니까."

2022-01-25 09:57:3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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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미술계에 드리운 양극화와 부익부 빈익빈

연간 약 1만4000여 회의 전시가 전국에서 열린다. 공·사립미술관만 200개가 넘는다. 4000억원대에 불과하던 2021년 미술 시장은 급성장해 매출 1조 시대를 예상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1년 예산도 대충 1000억원을 웃돈다. 이는 정부지원 미술 분야 전체 예산의 40%가 넘는 거금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대부분의 작가들과는 무관해 보인다. 전시 기회도 많고 미술관도 많으며 돈도 많다고 하는데 정작 나와는 상관없게 느껴진다. 특히 경매를 포함한 미술시장은 전례 없이 호황이라지만 내 주변 작가들의 살림살이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사실 전시 횟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기획전이라고 무조건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도 전시의 대부분은 주목받지 못한다. 개인전도 마찬가지다. 경제력만 된다면 작가 스스로라도 전시를 열 수 있지만 1년 혹은 그 이상의 준비기간과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반해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다. 인지도가 높아야 언론도 대중도 관심을 갖는다. 물론 대형 상업전시나 국·공립미술관, 국내·외 대형화랑, 외국 작가의 전시라면 상황이 다르다. 잘 꾸민 세트장 같은 '이머시브아트 전'(Immersive art, 몰입형 미디어 아트) 역시 관람객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국내 전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작가들의 개인전은 가족과 지인들을 제외하곤 찾는 이 없이 조용히 열렸다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는다. 작품성은 미학적 가치를 담보할 순 있어도 관람의 척도는 아니다. 자본과 조직, 홍보력의 문제요, 이는 전시 전후 작가들의 작품 판매와도 연결된다. 미술시장도 그림의 떡이기 일쑤다. 약 2%에 불과한 화랑과 경매가 각각 전체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독과점 현상 속에서 그나마도 매매·낙찰 작품의 절대다수는 유명 원로 및 작고 작가, 외국 작가들의 차지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등이 발표한 경매 낙찰 순위만 해도 그들의 총액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된다. 아트페어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일반 기획전이나 개인전 대비 참여 작가의 수는 많으나 트렌드에 반응하는 작업이 아닌 한 경제력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시 이력이 훗날 작품가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작품을 매매할 수 없는 미술관에선 당장의 경제적 문제보단 참여 기회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만 해도 작가들을 위한 무대는 무척이나 협소하다. 스타 작가 모시기에 혈안이 된 그들은 외국 유명작가들에게 많은 돈을 쓰고, 민중미술 작가들과 작고 작가, 원로들에게 적지 않은 예산을 집행한다. 실제로 지난 7일 국립현대미술관이 발표한 2022년 전시계획을 보면 백남준 아카이브와 작가 개인사 자료전, 문신, 임옥상, 히토 슈타이얼, 피터 바이벨 등 국내·외 거장전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20세기 중국미술전'도 준비 중이다. 작년에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비롯해 최욱경, 박수근 등의 작고 작가, 아이 웨이웨이, 문경원&전준호를 포함 이름 꽤나 알려진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비중이 컸다. 이전 사례를 고려할 때 당분간은 새로운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거나 기회를 제공할 것 같지 않다. 미술계엔 예술불평등의 구조와 그에 따른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돼 있다. 모든 면에서 쏠림현상이 심하다. 이것이 전시 기회도 많고 미술관도 많으며 돈도 많은데 정작 상당수의 작가들과는 상관없는 이유다. 미래까지 계산된 인프라 구축의 부재, 즉 아무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 인재에 관심 없고 발굴하려 하지도 않으며, 다들 그저 눈앞에 놓인 것에만 열중하니 당연한 결과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01-25 09:50:3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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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자영업통계에서 창업시장을 진단하자

통계청이 12월 말에 밝힌 소상공인 산업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사업체 수는 2019년에 비해 4.7% 증가했다. 특히 숙박과 음식점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숙박·음식점업은 7.5%(4만9000개)가 늘었다. 뒤를 이어 제조업도 3.7%(1만3000개) 증가했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업은 0.1%(100개) 감소했다. 문제는 이같은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종사자 수는 업종별로 전부 감소했다는 점이다. 사업체 수에서 증가를 보인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16.2%(25만2000명) 감소를 보였다. 이 중 프랜차이즈 창업만 살펴보면 2020년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23만6000개, 종사자수는 80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9.5%(2만1000개) 증가, 5.2%(4만4000명) 감소했다. 가맹점 수로는 편의점, 한식업, 치킨전문점이 전체 가맹점의 46.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김밥·간이음식(18.5%), 한식(16.5%), 커피·비알콜음료(16.4%) 등 대부분의 음식업 및 편의점(12.0%)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2020년 프랜차이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7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2600억원) 감소했다. 매출액 상위 3대 업종은 편의점(22.9조원, 30.8%), 한식(8.9조원, 12.0%), 치킨(5.5조원, 7.4%)으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 의약품(4530억원, 11.7%), 김밥·간이음식(2370억원, 8.4%), 피자·햄버거(2980억원, 7.9%) 등은 증가했고, 생맥주 기타주점(2770억원, -15.4%), 한식(5070억원, -5.4%), 외국식(1050억원, -3.7%) 등은 감소했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가맹점당 매출액은 평균 3억1550만원으로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 한식(-18.7%), 생맥주·기타주점(-15.9%), 커피·비알콜음료(-14.7%)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문구점(4.9%), 의약품(4.6%), 자동차수리(3.6%)는 증가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사업체 수는 증가한 반면, 종사자 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무인과 1~2인 소자본 창업이 증가한 게 이유다. 창업 시 수익성과 가장 직결되는 항목으로 인건비와 임대료, 변동성 비용을 말한다. 하지만 경상비 내용 중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업종 선택에서부터 고민하고 있다. 무인창업이나 1~2인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의 부상과 함께 성장하는 영향을 보이고 있다. 무인 아이템으로는 커피와 밀키트, 세탁편의점, 아이스크림전문점 등으로 확대 중이다. 특징은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카페라떼, 카푸치노, 카페모카, 그린티라떼, 허브티 등 16가지 이상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무인 커피밴딩머신과 양갈비와 채끝등심, 스테이크에 최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와인 등으로 업그레이드된 밀키트를 접목했다는 점이다. 또 캠핑족을 비롯해 집에서도 고품질의 양갈비와 스테이크, 와인 등을 즐길 수 있게 만든다는게 콘셉트다. 모든 제품을 진공 원팩으로 공급해 매장에서 별도의 인력이 필요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정국이 전반적 창업시장을 바꿔 놓았다. 고용의 불안과 일자리의 부족이 어쩔 수 없이 창업시장으로 진입을 이끌었고 매출과 수익성을 위한 비대면, 저인력, 저자본적 창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창업환경이었다. 창업은 수치와의 싸움이다. 고객수, 객단가, 마진률, 회전률, 경상비, 수익률 등 모든 운영을 수치로 한 정량화로 결론이 난다. 따라서 더욱 세심한 검토와 점검으로 실속창업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1-24 15:22:45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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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간에 좋은 녹색 채소 '시금치'

김밥의 단골 재료인 시금치는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다. 식감도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서간단하게 데쳐서 무침으로 먹기도 하고 국에 넣기도 하고 잡채나 파스타 등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다. 한방에서 녹색 채소는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큰데 짙은 녹색 채소인 시금치 역시 간을 튼튼하게하여 기운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A, B군, C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며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생성한다. 바쁜 업무로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을 때는 매일 시금치를 갈아서 주스로 한 잔씩 마시면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특히 시금치에 풍부한 베타카로틴 성분은 몸에 쌓이는 과잉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면역력을 높여준다. 미세먼지, 중금속, 환경 호르몬 등 다양한 환경 오염과 자극에 노출되는 일이 많은 현대인들은 혈액에 노폐물과 독소가 쌓여서 전신을 흐르게 되면서 다양한 질병 발생률도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시금치와 같은 해독 식품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혈액 속 노폐물과 독소 배출이 촉진되면서 혈액 순환도 좋아지고 항염, 항암 등에도 도움이 된다. 시금치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심장 건강에도 좋다. 약해진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며 혈관의 노화를 방지한다. 더욱이 혈압과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어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 같은 질환의 예방에도 좋다. 시금치에는 눈 건강에 좋은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과 루테인 성분은 눈의 세포, 신경, 조직은 물론이고 망막을 보호하며 각종 손상을 빠르게 회복시켜준다. 또한 눈의 건조와 피로, 충혈,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 등을 막아주며 황반변성, 백내장, 야맹증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K, 비타민 C는 물론이고 칼슘, 철분과 같은 미네랄,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시금치는 다이어트에도 좋고 미백 효과가 있어서 희고 깨끗한 피부를 만드는 데도 효과가 있다. 손톱이 자주 갈라지고 머리카락이 푸석해지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2022-01-24 05:20:2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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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규 변호사의 상속설계 제대LAW] 상속설계를 위해 당신이 고려할 첫 번째, 가족

당신이 떠난 뒤 남겨질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상속을 준비하고 싶은가. 유언장을 쓰거나 유언대용신탁으로 상속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계획을 세울지를 고민해보자. 상속설계는 당신의 현실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당신의 주변 사람에 관해 고민해보자. 당신은 결혼을 했는가? 자녀가 있는가? 배우자에게 당신과 아닌 사람과의 사이에 자녀가 있는가? 당신에게 현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의 사이에서 자녀가 있는가? 당신은 형제자매가 있는가? 상속인이 아니지만 당신이 돌봐야 하거나 재산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나 자선단체가 있는가? 가족 중 누구에게는 재산을 남기고 다른 이에게는 재산을 남기지 않도록 정하거나, 자선단체에 재산을 기부하느라 가족들이 상속을 받지 않도록 정하는 것은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기대와 달리 당신이 떠난 뒤 남겨진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서로 다투고 소송까지 불사할지 모른다. 놀라운 것은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혼인 A씨는 세상에 둘도 없는 여동생, 바람나서 집을 나간 뒤 새 살림을 차린 부친이 있다. A씨의 부친은 모친과 이혼 후 재혼했고, 재혼 후 네 명의 자녀를 얻었으나 현재는 지병으로 중환자실에 있다. A씨의 부친이 집을 나간 뒤 모친과 A씨는 열심히 포장마차를 하며 어렵사리 자산을 축적했고 아파트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친은 고생만 하다가 병을 얻어 먼저 먼 곳으로 가셨다. 그러던 중 A씨가 폐암 말기로 확인돼 시한부 삶을 살게 됐다. A씨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A씨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A씨가 가진 전 재산은 부친에게 상속된다. 그리고 여동생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만약 이후 중환자실에 있는 부친이 먼 곳으로 가게 된다면, 부친에게 상속된 전재산은 여동생과 부친의 네 자녀들 그리고 부친의 새 아내가 함께 상속한다. 이 경우 여동생의 상속분은 2/13이 된다. 만약 부친이 여동생을 배려하지 않는 내용의 유언장이라도 만들어 뒀다면, 여동생의 상속분은 훨씬 적어질 수도 있다. 이것은 A씨가 원하는 결과가 아닐 것이다. A씨가 유언대용신탁의 1차 수익자를 여동생으로, 평소 A씨가 후원해온 기부단체를 2차 수익자가 되도록 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경우 A씨가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유언대용신탁의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A씨의 재산을 유언대용신탁 계약에 따라 여동생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A씨의 여동생이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원래라면 A씨의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동생이 얻은 A씨의 재산은 부친에게 상속되고, 부친이 먼 곳으로 가게 되면 부친의 네 자녀들과 새 아내가 이를 상속하게 된다. 하지만 2차 수익자로 기부단체를 정해 두면, A씨의 재산은 여동생이 먼 곳으로 가더라도 여동생의 상속관계와 무관하게 A씨가 지정한 기부단체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이처럼 상속이라는 법률관계는 먼 곳으로 가는 순서에 따라 결과에 있어 매우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먼 곳을 가는 순서를 정할 수도 정확하게 예상할 수도 없다. 나와 내 가족들, 나아가 조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먼 곳으로 가는 순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한 상태로 기다려야만 할까? 그렇지 않다. 상속설계를 통해 상속을 준비하면, 이러한 불안을 제거하고 편안한 이별을 할 수 있다. 마이클잭슨은 1995년 11월 "Michael Jackson Family Trust"를 설정하고 2002년 3월 최종 수정을 마쳐 무려 6년 이상의 기간 동안 치밀하게 상속을 설계했다. 마이클 잭슨은 그로부터 7년 후 갑작스레 먼 곳으로 떠났는데, 상속설계에 관해 이미 최선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평온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은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자신의 재산처분 의지를 사후에도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철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준비된 이별도 슬프다. 하지만 상속에 관해서 준비가 돼 있다면, 남겨질 소중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분쟁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를 통해 당신은 한결 마음 편히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2022-01-23 11:09:3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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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33>와인은 좋은데 취하긴 싫어…무알콜 와인 뜬다

<133>무알콜 와인 테이블 위의 맥주를 모두 콜라로 바꿔달라고 하자 웨이터가 의아하게 쳐다봤다. 대학생 때 나이트클럽에 갔을 때의 일이니 벌써 20년은 훌쩍 지난 얘기다. 술먹고 취하면 도대체 어떻게 춤을 추라는 거지. 당연한 걸 왜 되묻냐며 빨리 바꿔달라 했다. 무알콜 맥주나 무알콜 와인이 있었다면 춤은 춤대로,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즐길 수 있었을텐데. '취하지 않을거면 술을 왜 마셔'라는 말이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던 시대는 지나갔다. 분위기와 맛, 건강까지 모두 잡을 수 있는 무알콜 와인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측되는 2022년을 살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알콜 도수 0.5% 미만의 무알콜 와인의 판매규모는 작년 상반기에만 43%나 급증했다. 음료시장 조사업체들은 전세계에서 무알콜 또는 저알콜 와인의 소비가 오는 2024년까지 약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콜이 없다면 포도 주스와 같은 것 아닌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효모와 양조 과정이다. 발효 등의 제대로된 과정이 없다면 와인이 아니라 포도 주스다. 진짜 무알콜 와인은 효모로 발효된 포도즙으로 양조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알콜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레드와인 한 잔은 보통 12~15%의 알콜과 약 125칼로리를 가지고 있다. 같은 양이라면 무알콜 레드와인은 알콜은 0.5% 이하, 칼로리는 약 30~35로 뚝 떨어진다. 와인 업계는 건강에 더 좋은 와인, 소위 'BFY(better for you)' 트렌드에 이미 올라탔다. 이전까지 무알콜 와인이 생일 축하 케익 옆이나 장식할 싸구려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좋은 포도와 정제된 알콜 제거 방법을 앞세워 유명 와인 메이커들이 뛰어들었다. 무알콜 와인의 선두주자는 독일이다. 독일 와이너리 라이츠(Leitz)의 아인스 츠바이 제로(EINS-ZWEI-ZERO)는 무알콜 와인 중에서도 손꼽히는 브랜드다. 라이츠 자체도 라인가우 지역에서 훌륭한 생산자로 일컬어지는 곳이지만 무알콜 와인으로 최근 더 관심을 받고 있다. 무알콜 와인을 로제 스파클링 와인부터 리슬링, 카버네 소비뇽까지 다양하게 생산한다. 레이츠의 아인스 츠바이 제로는 대부분이 알콜 도수가 0%며, 레드는 0.5%로 오렌지 주스와 거의 비슷하다. 라이츠는 "무알콜 와인은 결코 기존 알콜 와인과 똑같은 맛이나 깊이, 구조감 등을 가질 순 없지만 매우 유사하고, 알콜없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도 무알콜 혹은 저알콜 와인에 있어 각광받는 곳이다. 특히 뉴질랜드 와인의 경우 기존에도 서늘한 기후에서 천천히 익는 포도로 가볍고 신선함이 매력이었다. 당과 알콜을 낮추기 쉬운 여건이란 얘기다. 알콜로 줄어든 구조감과 무게를 풍부한 향으로 채울 수 있었다. 연구개발에만 1700만 뉴질랜드 달러를 쏟아붙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뉴질랜드 10대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인 기센 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무알콜 소비뇽 블랑을 출시했고, 알콜 도수를 낮춘 피노그리와 리슬링도 선보였다.

2022-01-20 13:40:16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