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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82)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과거 필자가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의 전담통역관을 하던 시절 VIP의 의전에 대해 필자 역시 배우고 체험한 일들이 적지 않다. 한 국가의 대통령을 의전한다는 것은 분명한 매뉴얼에 의해 진행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적잖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권위와 권력을 부여하는 것은 국가와 우리 국민들의 삶을 대통령의 임기동안은 모든 걸 전적으로 위임한다는 암묵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의 그 막강한 권력과 권위는 국민의 생명과 존엄성을 담보로 국민에 의해 부여받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 간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말이 있다. "전투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없다!" 전투는 상대방의 전투력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이므로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지만, 경계는 정성과 성실의 문제이므로 실패를 묵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 특히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이 하는 명언도 있다. "업무에 실수를 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의전에 실수는 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여기서 의전은 군의 경계와 마찬가지로 정성과 성실의 문제로 꼽힌다. 기업에서 의전의 중요성은 외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아니 의전이 외교의 전부라는 얘기도 있다. 외교는 '의전에서 시작해 의전으로 끝나고, 말에서 시작해 말로 끝난다'고 한다. 그런데, 국빈(國賓)방문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외교의 상실과 빈곤함'을 보여주는 국빈(國貧)으로 변질되며 국격까지 떨어지는 위기다. 대한민국 청와대의 출입기자가 중국의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단순 폭행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폭행사건의 경우 무조건 가해자가 잘못이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폭행사건에 해당되는 경우고,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의 기자가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양국 간의 세력경쟁과 협상내용의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그냥 간과할 수 없는 큰 사건임에 분명하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연일 '문통쇼'를 하며 국가와 정부의 본연의 임무에 심혈을 기울이기 보다는 국민의 인기몰이와 다가올 지방선거 등 여당의 선거승패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미 가시화된 추측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국민의 눈을 가리고, 국민을 교란하고, 어린 아이의 울음을 막기 위해 설탕으로 가득한 사탕을 제공하는 행위가 국가와 대통령과 정부가 할 일은 결단코 아닐 것이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실조차 작금의 대한민국 정부는 그것을 가리려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외교·안보, 국방, 세금, 복지 등 지금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이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진 것이 있는가. 우리 국민이 부여한 그 막강한 권력으로 공약을 이행하고, 진정으로 어떤 것이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누가 연일 착한 코스프레에 연예인병 걸린 대통령처럼 쇼를 하기를 원하겠는가. 국민에 의해 탄생한 정권에,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교묘하게 어기고, 어린 아이 일단 달래고 보자는 식으로 한다면 우리는 이런 정부와 대통령을 도대체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 외교·안보, 경제, 복지 심지어 교육까지 엉망진창으로 몰고 가는 마당에 우리 국민은 이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국민은 연기나 쇼를 하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은 진정성을 가지고 실제 정치(政治)를 해 줄 정부와 대통령을 원한다. 이 정권이 막을 내린 후 작금의 정부와 대통령은 긍정적 의미 혹은 부정적 의미의 정권, 둘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렇게 말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12-17 12:34:1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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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의 행복한 금융집짓기] 부채의 적정성 알아보기

가계부채가 1,400조가 넘으며, 가구당 부채는 7,500만 원이 넘는다. 주로 제1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것이지만 제2금융권의 대출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좋은 빚도 있고, 나쁜 빚도 있겠지만, 부채란 결국 남에게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 최상이다. 그래서 만약 부채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부채가 있는 것이 적당할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전에 자산이란 무엇이고, 부채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보자. 자산(Asset)이란 정해진 시점, 즉 오늘이 2017년 12월 15일이라면 그날을 기준으로 본인이나 배우자, 가족의 명의로 되어 있는 모든 재산을 자산이라고 한다. 가족들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주택, 현금, 주식, 채권, 펀드, 연금, 예금, 적금 적립금 등과 남에게 받을 외상, 채권 등이다. 반대로 부채(Liabilites)란 남에게 되돌려 주어야 하는 것인데 가령 전세를 놓았다면 세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임대보증금과 대출(Loan)의 종류로 주택 담보대출(Mortgage), 신용대출로서 학자금 대출, 마이너스대출, 카드대출, 자동차 대출 등을 합하여 부채라고 한다. 부채의 적정성은 한국 FP 학회 기준으로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0% 이하는 건전, 40% 이하는 위험, 40% 초과는 매우 위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참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즉 총 부채를 총자산으로 나누어서 100을 곱한 숫자를 말하는데 예를 들어 나의 총자산이 5억이고, 총부채는 주택 담보대출을 포함하여 1억 2500만원이라고 하자. 그러면 1억 2500만원 나누기 5억이기 때문에 0.25가 나온다. 여기에 백분율을 하기 위해 100을 곱하면 25%가 된다. 이것이 부채비율이다.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중요하다. 부채비율이 25%라면 건전과 매우 위험 사이에 있는 위험에 속한다. 따라서 본인이 여기에 속한다면 부채를 상환하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함을 뜻한다. 만약 부채 비율이 40%를 초과한다면 흔히 말하는 하우스 푸어에 속할 수도 있다. 이는 지금과 같이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 대출이자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로 집을 산 경우나 자동차, 학자금, 생활비를 위한 카드대출 등이 많은 경우,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정해진 소득에서 지출을 줄이고 생활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안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팔아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좋다. 영업용 택시나 업무용 자동차가 아니라면 자동차를 파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집안 가재도구를 먼저 팔아서 부채를 갚아야 한다. 이를 가까운 일본에서는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라고 한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직후, 일본 사람들은 평소 안 쓰던 집안의 물건들이 장롱 위에 올려져 있다가 지진으로 인해 떨어지면서 자녀들을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죽게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집안의 안 쓰는 물건들은 모두 처분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이를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미니멀라이프는 집안을 깨끗하게 하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지만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이를 통해 부채를 상환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집도 깨끗해지고, 빚도 갚는 일거양득의 전략인 것이다. 유교의 오래된 경전인 주역(周易)의 핵심은 변화이다.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에서 말하는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한 2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만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를 통해서 청소도 하고, 빚도 갚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 지진이 일어났을 때 빚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고, 죽는 것을 방지하듯이 부채라는 물건을 처분하여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부채를 줄이는 방법의 최고의 방법은 앞으로 추가적인 대출을 빌리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 오상열 칼럼리스트 주요경력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 상담사 -한국FP협회 무료재무상담위원 -미국American College CFP과정 수료 -前 COT, 50주 3W, 월 77건 체결 기네스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前삼성생명 라이프테크 FP -前 삼성화재 교육팀 근무 -現 오원트금융연구소 대표

2017-12-15 07:24:00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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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욱 원장의 성형이야기] 성형외과 찾는 남성들

[홍종욱 원장의 성형이야기] 성형외과 찾는 남성들 '21세기는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물론 첫인상이 중요한 취업준비생,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장인, 대중 앞에 자주 노출되는 정치인, 방송인들에 이르기까지 직업이나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외모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더 눈에 띄는 건 과거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성형수술이 이제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성성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고 갸름한 V라인에 또렷한 이목구비, 볼륨감 있는 입체윤곽을 선호하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전체적인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꾸고 호감 가는 이미지로 만드는 데 더 치중하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성형의 경우 대부분의 여성들이 '올리비아 핫세'처럼 여성스러움을 극대화시키는 얼굴의 옆 라인에 더 중점을 두는 반면, 남성들은 일직선으로 곧고 반듯하게 뻗은 코의 형태에 중점을 둔다. 이처럼 오뚝하고 반듯한 코 모양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은 물론 관상학적으로도 좋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성형부위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코는 얼굴의 정중앙에 위치해있어 모양이나 높이가 조금만 달라져도 전체적인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데, 만일 코성형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술 전 몇 가지 따져봐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병원의 유명세나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처음부터 코성형 전문병원에서 해당 시술에 대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성형전문의에게 수술 받아야 한다. 사람마다 코 모양이나 피부체질, 높이 등이 모두 달라 전체적인 이미지와 이 모든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했다가는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은 물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보형물 선택이다. 피부체질이나 두께 등을 고려하지 않고 보형물을 삽입할 경우 보형물 이탈, 피부 괴사, 뒤틀림 현상, 염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번질 위험이 높아진다. 환자의 사후관리 또한 매우 중요한데, 코성형 후 약 한 달 동안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술이나 담배를 피하고,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빠른 회복을 위해 머리는 심장보다 높게 앉은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차가운 냉찜질은 부기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홍종욱 세민성형외과 원장(서울중앙지방법원 의료중재 조정위원)

2017-12-14 15:13:50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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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

몇달 전 친구와 최저임금제를 놓고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최저임금 인상 폭이 워낙 파격적이라 우려가 컸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기느냐 마느냐의 저성장 국면에 있는데 최저임금을 17%나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 그것도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3년간 이렇게 올리면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 친구는 "우리 애들한테 시급 1만원 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며 발발했다. 그래서, "마음으로는 시급 1만원이 아니라 2만원, 3만원도 주고 싶다. 하지만 돈 줄 사람들(아르바이트 고용주들)이 그렇게 줄 수 없는 게 우리 현실 아니냐"고 맞받아친 기억이 난다. 그런 우려가 안타깝게도 현실이 되고 있다. 시급 1만원을 향해 이제 첫 발을 내딛었는데 벌써부터 시급 7530원에 쓰러지는 중소 영세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분위기다. 일부 편의점에는 발빠르게 무인점포를 도입했다. 주유소에서는 셀프 주유기 도입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메트로신문 인턴기자들이 다녀온 편의점, 주유소, 식당 등의 자영업자들은 하나같이 "살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일부 사장들은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고민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 동안 정부로부터 세금환급 형태로 근로장려금을 받아왔던 저소득층은 지원금이 반토막 나게 생겼다고 한다. 시급이 16.4% 오른 대신, 연간 230만원 정도 했던 근로장려금이 줄면 서민 입장에서는 조삼모사나 다름 없다. 이러려고 '최저임금 1만원'을 선언한 게 아닐 것이다. 없는 사람들에게도 사회의 부를 나눠주고, 이를 통해 국가가 새로운 활력을 얻어보자는 소득주도 성장의 한 정책으로 추진한 게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최저임금과 함께 최근 떠오른 또 다른 이슈는 근로시간 단축이다.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정책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직원 300명 이상 기업은 내년 7월부터, 49명 이하는 2021년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비교적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보다 사회적 약자에 가까운 중소기업의 경영에 불리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아직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중소기업 단체 등을 중심으로 보완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 시도에 대해 사회 곳곳에서 예상치 않은 부작용과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정권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다. 법인세 인상이나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까지 정부가 들여다 보겠다는 정책은 세계적인 흐름과 다르거나 과거에 없었던 파격적인 정책이다. 모두가 당황스럽다. 그럼에도 정권의 '코드'가 바뀌었기 때문에 성장통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정책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들도 겉으로는 '사장'이지만 소득수준 등을 보면 대기업 임직원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을 잡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경제란 살아 있는 유기체와 비슷하다. 어디 한 군데에 충격을 받으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여파가 미친다. 저소득층을 위해 시급을 올리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또 다른 저소득층이나 차상위 저소득층으로 이전된다면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7-12-13 17:28:4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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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잊힌 이름들

친구가 불쑥 내뱉은 한마디가 그날따라 가슴 시리게 들렸다. 세월 참 빠르다! 그 매정한 현실을 뿌리치려 했던, 그래서 가슴속에 욱여넣으며 유보해왔던 그 넋두리가 말이다. 그건 속절없이 저무는 한해가 공허함으로 밀물져와서일 것이다. 그날 서울 종로의 밤거리도 그랬다. 불을 환히 밝힌 거리는 한해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었다. 길모퉁이를 돌고 돌아도 이어지는 좁다란 맛집 골목들. 시간이 대낮부터 멎은 듯 밝았고, 사람들은 불빛을 기웃거리며 물결치고 있었다. 밤거리는 활기찼다. 모두가 올 한해를 저 불빛처럼 반짝거리며 살아왔을 터다. 탁자에 빙 둘러앉아 오순도순 머리를 맞댄 사진 한 컷이 정겨운 풍경화로 다가온다. 그러나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에서, 손을 내밀어 크게 악수하는 마음에서. 연인들이 폭 껴안는 사랑에서 저무는 한해의 아쉬움을 본다.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멎어 있으리라. 술잔을 기울이며 세월 빠름을 달래도 가슴 한 켠에 여전히 뭔가 남아 있는 건 왜일까? 까닭모를 그 꿈틀거림은 도대체 뭘까? 그 이유를 알아내려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친구의 건배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 실마리를 찾은 건 집으로 가는 길에서였다. 허연 김이 모락거리는 잔치국수를 파는 가게를 스치는데, 한 친구가 불현듯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딱 이맘때였다. 친구는 장터에서 잔치국수를 먹고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씻어 내면서. 그렇게 군침 돌게 맛있게 먹는 모습은 여태껏 못 봤다. 그날 이후 잔치국수를 보면 침부터 괸다. 면이라는 면을 죄다 좋아하게 된 까닭이다. 그랬다. 내 가슴을 노크하고 있었던 건 그런 옛 친구들이었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추억의 시간에 멈춰 있는 앳된 얼굴들. 녀석들의 얼굴이 흑백필름으로 흐른다. 색 바랜 그 장면들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친구의 눈매들이 떠오른다. 다들 반갑다고 손짓하는 것 같다. 개중에는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 퍽 서운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잔치국수를 맛있게 먹던 친구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구나. 이젠 얼굴조차 가물거린다. 그 친구의 안부가 무척 궁금하다.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지낼까? 잊힌 이름만이라도 기억해내려 한참이나 맴을 돌았건만 아련하고 가마득하다. 마치 한 편의 영화가 끝난 뒤 자막으로 올라가는 숱한 이름 중 한 깜빡거림처럼. 이렇게 잊힌 이름들이 어디 한둘인가. 아, 이제야 가슴을 친다. 친구는 자신의 이름조차 몰라주는 내게 큰 가르침을 선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라는 삶에는 주연 배우만 있는 게 아니라 자막으로 사라지는 스태프들이 많다는 것을. 무대 뒤의 사람들! 작가며, 감독이며, 카메라, 음악, 미술, 조명, 의상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이다. 그들의 이름을 얼마나 기억할까. 그래서 그들의 숨은 노고를 감사하고 있을까. 관람객들은 그러나 영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일어나기 바쁘다. 더러는 감동의 여운이 남아 스크린을 응시하지만 자막엔 쉬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글씨들이 왜 이리 빠르게 지나가는지. 화려함 뒤편에서 묵묵히 쏟은 열정과 시간을 생각하면 스치듯 지나가는 자막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가물거리는 영화의 자막은 저무는 한해의 끝자락과 닮아 있다. 자막이 흘러도, 한해가 다 가도록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스태프 같은 일상의 이름들! 그들은 우리네 삶을 꽃피우려 말없이 헌신했을 터다. 더러는 손발이 부르트도록, 몸이 깨져라 일했을 것이다. 그 피땀 같은 노고를 가족들이 알아주기에 남몰래 눈물을 찍어낸다. 그건 고단한 삶의 그림자를 이끌고 가는 원동력이고, 행복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작은 영웅,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17-12-13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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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피로 해소에 좋은 '새콤달콤 귤'

겨울 과일인 귤은 비타민 C 보충에 좋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겨울철에 감기로 고생하기 쉬운데 이런 사람들은 평소 귤처럼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귤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C 등은 항산화, 항염 등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과도한 업무나 잦은 스트레스는 신진대사를 저하시키며 만성 피로를 유발하기 쉬운데 이럴 때도 귤을 먹으면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귤을 먹을 때 과육의 껍질에 실처럼 붙어 있는 흰색 부분을 모두 떼고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플라보노이드 중 하나인 헤스페리딘 성분으로 혈액을 탁하게 만드는 노폐물을 제거하며 혈액을 정화하고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콜레스테롤 억제, 노화 방지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도 떼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다른 과일과 달리 귤은 먹기 쉽고 부담이 없어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먹어도 괜찮은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속이 불편하고 변이 묽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귤이 찬 성질의 음식이기 때문이며, 몸이 차고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은 귤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사람들은 귤의 과육 대신 귤 껍질을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 귤 껍질은 한방에서는 '진피'로 불리며 약재로 사용되는데, 성질이 따뜻하며 소화기에 도움이 된다. 뭉친 기운을 풀어주며 위로 치솟는 기운을 가라앉힌다. 기침이나 가래를 삭히고 대소변이 잘 통하도록 만들어준다. 진피를 활용하려면 귤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 잘게 썰어서 충분히 말린 다음 끓는 물에 우려내서 진피차로 마시면 된다. 겨울철에는 자신의 체질에 맞춰 귤이든 진피차든 가까이 두고 충분히 섭취하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귤은 과육이 부드럽고 껍질이 단단하지 않아서 보관할 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귤끼리 부딪혀서 빨리 상할 수 있다.

2017-12-13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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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

[b]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b] 산업구조가 복잡지면서 금융이 금리와 통화량을 조정하여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의 조화를 이루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토지, 노동과 함께 재래식 생산요소의 하나인 자본이 부가가치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000조가 넘어가는 단기 대기성자금이 부유하는 동시에 가계부채는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하면 1,7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동시에 금융부채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변동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엇갈리게 한다. 유동성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까닭은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와 효과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이 따로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요소 가운데 기술과 정보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대규모 시설과 장비를 동원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미래사회는 아이디어나 기술만 있으면 조그만 창고에서 작은 자본을 가지고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본(資本)보다는 기술과 정보가 더 큰 몫을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업경영에서 자본의 영향력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 돈의 영향력이 달라짐에 따라 금리나 유동성으로 경기를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② 유동성을 확대시켜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 이미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돈을 많이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기술혁신으로 생산원가가 점점 낮아지는 데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유통단계가 줄어들어 중간마진이 없어지고 있다. 개방화가 진행되면서 역내·외 생산물 이동이 빨라져 일시적 공급 불균형에 따른 물가상승 현상도 줄어들었다. 독과점업자의 고가정책 횡포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물가가 오르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빈부격차 심화로 돈이 돌지 않아 소비수요기반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③ 실물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외국인포트폴리오투자(FPI) 자금이 빈번하게 유·출입되면서 금리·주가·환율이 거시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초경제여건 변화보다도 외국인들 움직임에 따라 채권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충격에 대비한다고, 시장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억누르면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은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금융약탈자들(financial predators)은 실물과 금융의 괴리를 찾아 24시간 내내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금융과 실물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980년대 초반과 같이 물가안정만을 목표로 삼는 통화관리는 경제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국민경제를 피로증후군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거의 무제한으로 돈을 풀고도 또다시 고민하는 선진경제권 중앙은행들의 모습을 보자.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앙은행 최고책임자들은 지옥문을 지키고 있다는「생각하는 사람」보다도 더 깊이 고뇌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중앙은행이 우왕좌왕하거나, 뒷짐 지고 있으면 국민경제는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해야 하지만 때로는 결단력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결단은 어느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대통령이 헛기침만 해도 시장이 동요한다. 그런데다 헛발질까지 하면 나라경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은 커지고 가계와 기업은 어리둥절하게 된다. 물가는 물가안정목표에 못 미치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지 못하는 데, 2017년 11월의 기준금리 인상이 과연 타당했는지 더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화폐가치 변동은 가계나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를 엇갈리게 한다. 경제가 복잡해지면 질수록 통화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분명한 사실은 거부가 일류호텔에서 제비집 요리를 먹을 때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나, 똑같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돈을 내야한다. 자본이 생산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변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특히 서민들에게 화폐가치 안정은 더할 수 없이 중요하다. [b]주요저서[/b]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2017-12-11 15:40:53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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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참 수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정부 포상

[이상헌칼럼]참 수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정부 포상 매년 연말이면 각 부분별 우수한 회사나 브랜드에 대한 정부 훈·포상이 실시된다. 각 기관이나 정부단체가 수여하는 포상과 언론사나 단체에서 실시하는 포상이 언론지면에 홍보되고 있다. 국민들은 공식적인 훈·포상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까? 당연히 정부의 훈.포상 수상브랜드에 대한 믿음은 더욱 안심소비의 대상으로 자리 잡을게다. 하지만 훈·포상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철저한 객관성과 전문적 공정성을 기반으로 우수하게 운영하고 상생하는 브랜드들이 혹시나 불이익을 받는 심사절차라면 차라리 소비자의 선택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각종 포상 제도를 다시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난주 프랜차이즈 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매년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관으로 일년 동안 열심히 상생과 성장을 위해 노력한 브랜드에게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등 다양한 표창을 진행한다. 하지만 매년 수상브랜드 관련 잠음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도 역시 수상에서 배제된 브랜드와 유관업종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졌다. 수상브랜드 중 가맹점에 대한 보복출점 등 상생과 오히려 역행한 브랜드가 수상브랜드에 포함되었고, 신규개설보다 폐점이 많아 매출의 큰 폭 하락과 함께 재무적 결손이 많은 브랜드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특히 올해는 가맹점과의 상생과 오너의 윤리의식이 크게 부각되는 한해였다. 그러한 시기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되는 심사결과에 업계 스스로 자정과는 동떨어진 수상결과가 참으로 아쉽다. 물론 정말로 열심히 점주와의 협업과 상생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다수의 브랜드가 수상을 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일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던 브랜드에 대한 수상에 진정성을 의심하는건 주관기관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 생각된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국가적으로 성장을 주도할 지식산업이다. 매년 성장의 속도와 품질 또한 우수한 미래성장의 동력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있다. 일부에선 프랜차이즈사업을 진행하는 전체 브랜드수 대비 약30%미만이 가입되어있는 협회의 대표성을 거론하는 기사도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공정성과 상생 그리고 윤리적 투명성을 협회가 주도적으로 개선 발전해야하는 의무도 있다고 하겠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12-11 15:24:14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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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68) 퇴직급여 연금수령 과세 방식

(68) 퇴직급여 연금수령 과세 방식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연금수령 요건을 충족한 다음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 수령 과세 방식이 있습니다. Q:근로자의 퇴직급여가 IRP(개인 퇴직연금)에서 관리되고 이를 연금으로 수령할 때 그 과세 방식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A:퇴직급여(퇴직연금)는 IRP 계좌로 입금되고 적립됩니다. 적립된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연금 수령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연금 수령 요건은 ①55세 이상 ②최소 납입기간 요건 충족(5년 이상) ③연금 수령 한도 이내에서 인출한 금액. 이상의 연금 수령 조건을 충족하면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수령요건 등은 앞서 설명한 '퇴직연금과 은퇴설계'편을 참조 바랍니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할 때 적용되는 연금소득세는 일시금 출금 시 적용 되는 퇴직소득세의 70%입니다. 세금 면에서 일시금 출금보다 연금 수령이 유리하도록 세법이 개정됐습니다(퇴직급여의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 일시금 출금 시 적용되는 퇴직소득세의 70%). ①먼저 퇴직급여(퇴직연금,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출금할 때 내야 하는 퇴직소득세를 계산합니다. ②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이때 연금소득세는 일시 금 출금 시 내야 하는 퇴직소득세의 70%만 냅니다(30% 경감). ③경감된 연금소득세를 연금액에 따라 분할하여 납부합니다. (연금액 / 퇴직급여 × 퇴직소득세의 70% 해당 금액)하여 납부합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12-11 11:47:37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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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81) 누가 적폐입니까

작금의 대한민국은 개인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지나치게 팽배되고 만연되어 있다. 나와 같지 않으면 다 적이고, 이상한 사람 내지 나쁜 사람이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의 명확한 기준이 무엇인가. 대부분 상대를 평가하는 기준은 단 하나이다. 자신에게 이로우면 남에게는 나쁜 사람도 내게는 좋은 사람이고, 내 자신에게 이롭지 않거나 해가 된다면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어도 내게는 그냥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 그렇게 얄팍하고 간사한 존재이다. 필자는 동양 사상에서 '순자의 성악설(性惡說)'과 기독교에서의 '원죄(原罪)'에 동의한다. 순자는 성악설을 제창하여 "인간의 성품은 악하다. 선한 것은 인위(人爲)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선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임을 지적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선은 타고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결과라는 얘기이다.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원죄(原罪)'란 무엇인가. 원죄의 개념은 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에서부터 비롯된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며 아담과 그의 아내인 하와에게 축복받은 땅인 에덴동산에 살게 하셨다. 단 선악과(열매) 만큼은 먹지 못하게 금하셨는데 뱀의 유혹으로 이를 지키지 못함으로서 인간은 최초의 죄를 짓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으며 남자에게는 노동의 고통과 여자에게는 출산의 고통 그리고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우리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원죄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우는 것, 자라면서 말을 배우고 핑계를 대기 시작하는 것,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을 돌아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탓을 하는 행위. 이런 인간사에서 일률적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을 볼 때 우리는 우리가 정녕 얼마나 올바르고 온전한 존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필자도 나약한 사람이기에 여기에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며 수많은 공동체를 이루고, 국가라는 가장 큰 범위의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물리적 크기로나 인구의 수를 보더라도 그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아주 작은 국가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원도 없고, 남북은 분단에 휴전 중이고 솔직히 내 조국만 아니라면 상당히 불안한 국가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우수한 두뇌와 인내력과 결집력만으로 1500번 이상이나 왜구와 오랑캐의 침략을 받으면서도 대한민국은 당당하게 버티어 오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정당정치를 실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힘든 도약을 일구어가는 나라이다. 자랑스럽다. 그런데 이것만큼은 필자를 포함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정말 통 크고 냉정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뭉쳐도 모자란 마당에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프레임에 갇혀서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이질감을 가지고 무조건 적대시하는 풍토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느 편에 유리한 것인가 말이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견해와 생각과 판단이 결코 어느 누구도 온전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남과 감정의 칼날을 겨누기보다는 서로가 더 적극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숙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당과 정당의 대립은 궁극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어느 것이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가장 이로운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제도 및 약속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우리끼리 편 갈라 싸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남북의 분단으로도 모자라, 우리는 대한민국에서도 또 동서로 나뉘고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 비효율적인 대립과 적개심을 지나치게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 국민이 이 점에 대해 숙고하고 생각의 성숙함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런 변화가 선거의 기준과 풍토를 바꿀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능해질 때 우리가 선출하고 욕까지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정치판은 종언될 것이다. 단언컨대, 진짜 적폐는 이것을 인지 못하고 바꾸려는 의지도 없고 자신 밖에 모르는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12-10 13:25:06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