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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혁신성장이 온전히 성공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본 기업인들은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왼손만 쓰다가 오른손을 쓰기 시작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권 이후 지금껏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인세 인상, 적폐청산 등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진보적인 정책(왼손)만 집중하다가 성장과 투자 및 규제개혁 등의 정책(오른손)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28일 '혁신성장 전략회의'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혁신성장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시적 성과를 보여달라"며 강력한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혁신성장 정책의 추진 주체를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맡겨 힘을 실어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아니라 김동연 부총리 중심의 내각에 힘을 실었다는 건 실물경제와 정책을 잘 아는 관료들에게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줬다는 의미여서 여러가지로 상징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혁신성장의 성공을 위해 신산업·신기술에 대한 규제나 낡은 관행을 타파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 역시 주위 기업인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정부는 혁신성장의 선도과제로 스마트공장, 핀테크, 초연결지능화 등 5개를 꼽았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이들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규제개혁이다. 무엇을 하든 기업인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신속하게 변화하고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인들이 바라는 건 그저 발을 묶고 있는 끈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통치권자의 강력한 의지가 정부 부처를 넘어 지방자치단체에까지 스며들면 기업 경영을 방해해왔던 족쇄가 풀릴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도 우리나라를 '안돼 공화국'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어쩌면 이번 혁신성장 전략회의의 방점은 '규제 혁파'에 찍혀야 할 지도 모른다. 재계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오르내리는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들은 대통령이나 현 정부를 그만큼 지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기업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반응이기도 하다. 이번 혁신성장 전략에서 정부는 '오른손'을 쓰기는 했지만 민간이 혁신성장의 주역이고 중소기업이 주인공이라고 하면서 '왼손' 기조의 철학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말만 들으면 대기업은 이번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혹자는 그동안 대기업들이 정부 정책의 과실을 따먹었으니 이제는 중소기업들에 그 기회가 가도 되는 게 아니냐고 반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분법적인 논리로 4차 산업혁명이나 혁신성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오히려 또 다른 반대와 적을 낳을 뿐이다. 성장의 추동력이 대기업에서 나오든 중소기업에서 나오든, 다 같은 민간부문이다. 누군가가 정책에서 소외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면 그 정책은 온전한 성공을 이룰 수 없다. 또 다른 적들만 양산할 뿐이다. 철학과 생각이 달라도 모두가 국민이고 돈이 많든 적든 모두가 국민이다. 이런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해본다.

2017-12-01 15:19:2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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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의 여성당당] ‘성 역할 이론’에 따른 여성리더에 대한 편견

여성의 고학력화에 따른 우수여성인력 활용이 우리사회의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물론 조직차원에서도 여성들의 경력단절 예방 및 경력 촉진을 위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남성대비 여성리더의 수치는 현저히 저조한 실정이다. 어렵게 노동시장에 진출한 여성들도 관리자로 성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2017년 10월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자수는 총 11,513천명으로, 이중 실제 관리직을 포함한 전문직 여성비율은 23.5%에 그치고 있다. 2014년 한국에서 개최된 ‘위미노믹스(Womenomics) 컨퍼런스’에서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투자연구소 수석전략가인 캐시 마츠이(Kathy Matsui)는 침체된 한국경제를 살릴 방안으로 2010년 기준 54.5%인 여성 경제활동비율을 남성 수준인 77%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2025년 한국의 GDP는 약 6%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2012년 OECD에서 발간한 ‘성별 격차 해소 보고서’에서도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남성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면, GDP 성장률이 2030년까지 연 평균 약 0.9%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렇듯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경제성장률의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지만, 여성의 리더로서의 승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남성 중심적 문화에 의한 남녀 권력의 차이, 네트워킹의 부족 등도 있지만, ‘성 역할 일치 이론’에 따른 여성리더에 대한 편견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성 역할 이론’은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행동을 보여도 성별에 따라 기대되는 역할의 차이로 인해, 상사 또는 부하직원에 의해 다르게 평가된다는 것이다. 남성은 강한 확신, 추진력, 경쟁적이고 결단력이 있는 반면, 여성은 수줍으며 부드럽고 관계 지향적이며 공감을 잘하는 친절한 모습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인식되는 성공한 리더의 역할이 남성적 역할 모델과 일치하는 반면 여성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리더로서의 여성’을 저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여성이 친절하고 상냥한 성품의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개인적 호감도는 상승하지만, ‘리더로서의 효과성’ 부분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는다. 남성리더는 강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지만, 여성리더는 ‘리더로서의 효과성’을 인정받기 위해 친절하고 섬세한 여성스러움과 더불어 결단력이 있는 강한 모습을 필요로 한다. 이에 조직 내에서 여성을 관리자가 아닌 단순 여성으로 간주하는 불편한 시선 대신,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남성들과 대등한 역량을 갖춘 사회적 책임의 동반자로서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b]■ 오지현 주요 경력[/b] -기아자동차 회장비서 -유로통상(몽블랑)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비서시험 출제위원 및 감수위원 -정책학 박사

2017-12-01 09:54:23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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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의 행복한 금융집짓기] ⑥보장자산 만들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1월 30일 1.25%에서 0.25% P 올라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제적인 방어이면서, 한국의 경제전망이 상향될 것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써 6년 5개월 만에 한국의 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이미 3년 물 국고채 금리는 2.0%이고, 대출금리도 반영이 되어 대출이자도 올랐다. 금융에 전진이 온 것이다. 지진을 전진, 본진, 여진으로 나눌 때 전진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금융 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모 7.0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전한 주택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기초공사를 튼튼히 한 이후에 부채를 상환하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기초공사는 보장자산으로 비상예비자금과 보장성 보험을 말한다. 보험은 보통 질병이나 사고 시에 보상을 해 주는 보장성 보험과 연금이나 저축의 역할을 하는 저축성 보험으로 구분한다. 보장자산에 해당하는 것은 보장성 보험을 의미한다. 보험은 어떤 사람이 갑자기 불행한 처지에 이르게 되거나 돈이 필요하게 되었을 때 도움을 주는 공적 부조제도이다. 즉 서로 돕는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사망률이나 사고율에 해당하는 회비, 즉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인은 만인을 위해, 만인은 일인을 위해"라고 한다. 보장성 보험은 크게 사고의 원인과 결과에 따라서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사망이나 장해, 둘째암이나 뇌출혈과 같은 중대한 질병, 교통사고와 같은 일상사고, 치매와 간병상태이다. 얼마 전 유명한 영화배우 김주혁 씨가 교통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다. 유명 가수이자 댄서팀인 클론의 강원래 씨는 오래 전 오토바이 사고로 장해를 입었고, 틴틴파이브의 이동우 가수 역시 건강한 사람으로 살다가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장애자가 되었다. 또한 탤런트 안재욱 씨도 몇 년 전 미국 공연에서 지주막하출혈로 뇌 수술을 받았는데 병원비가 무려 5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연예인도 부담스러운 이 금액을 일반인들이 자체적으로 조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질병이나 사고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히 준비하지 않으면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경제적 고통이 된다. 이것이 금융지진이다. 이러한 금융지진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을 소비해야 한다. 그래서 언제 올지 모르는 질병이나 사고에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을 준비하는 것이다. 보장성 보험을 준비하는 방법은 4가지가 있는데 가장 먼저 실손 보험이다. 실손 보험은 실비보험이라고도 하는데 실제 본인이 손해를 입은 만큼 보상을 해 준다고 해서 실비, 또는 실손 보험이라고 한다. 현재 병원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해 주는 급여부분과 자비로 처리해야 하는 비급여 부분이 있는데 입원 시에 5천만원 한도 내에서 급여비용은 10%, 비급여 비용은 20%를 자기부담금을 빼고 보상을 받는다. 두 번째는 중대한 질병에 대한 보험이다. 이는 한국 성인 3명 중에 한 명은 암이나 뇌출혈이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정신적인 충격을 넘어 경제적인 치료비용이 큰 문제가 된다. 이때 미리 준비해 둔 암 보험이 중대한 질병을 보상하는 보험이 있다면 든든할 것이다. 셋째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갖고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Wage Earner)의 경우에는 자신의 연봉의 최소 3배만큼 사망보험금액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는 본인의 사후에도 가족들이 3년간 경제적인 고통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때 부채를 사망보험금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 한명을 두고 전업주부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홍길동씨의 월급이 500만원이라고 한다면 연봉이 6천만원인데 3배이므로 1.8억원의 사망보험금액에 주택담보대출이 1억원이 있다면 총 2.8억원의 사망보험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망, 장해, 중대한 질병, 실손비용 등을 모두 해결할 수도 있는 방법으로는 생명보험회사의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손해보험사의 질병, 건강보험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치매나 간병상태를 보상하거나 화재사고, 붕괴사고를 대비하는 다양한 보장성보험이 존재한다. "WISE"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지혜롭다"라는 뜻인데 이를 금융적으로 해석하면 W는 Work, I는 Insurance(보험), S는 Savings(저축), E는 Enjoy(즐기다)의 약자이다. 즉 일해서 돈을 벌면 제일 먼저 보험을 가입하고, 저축을 한 이후에 즐기는 것이다. 소풍도 가고, 여행도 가고, 외식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먼저 소비하고, 지출한 이후에 저축하려고 하니 저축할 돈은 없고, 오히려 대출이 느는 게 현실이다. 지혜로운 현대인은 가장 먼저 보험을 가입하고, 저축해서 빚 갚고, 목돈 만들어서 자녀학자금과 결혼자금을 해결한 다음 슬기로운 투자를 한다. ■ 오상열 칼럼리스트 주요경력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 상담사 -한국FP협회 무료재무상담위원 -미국American College CFP과정 수료 -前 COT, 50주 3W, 월 77건 체결 기네스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前삼성생명 라이프테크 FP -前 삼성화재 교육팀 근무 -現 오원트금융연구소 대표

2017-12-01 09:34:58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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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변의 기특한 칼럼] 보험상품 영업방법도 특허가 인정될까?

최근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가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이 홍보 및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BM 발명(비즈니스 모델 발명(Business Method(Model), 이하 'BM 발명') 및 BM 특허를 출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도 이러한 BM 발명과 특허 출원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과연, 보험상품의 영업방법도 BM 특허가 인정될까? 먼저, BM 발명이란 영업방법이 컴퓨터상에서 수행되도록 컴퓨터기술에 의해 구현된 발명을 말한다. BM 발명은 자연법칙을 100% 이용하지 않아 발명의 성립성이 문제되지만, 최근 인터넷기술의 발달과 전자상거래의 확대와 함께 세계 각국이 발명으로서 인정하는 경향 등을 반영해 특허법상 발명으로서 인정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보험상품 영업방법 발명도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그러나 인간의 행위가 기재되는 등의 순수한 영업방법만으로는 발명의 성립성 흠결로 특허를 받을 수 없으며, 컴퓨터상에서 수행되도록 서버나 시스템 등 컴퓨터기술에 의해 구현된 경우에만 발명의 성립성을 만족해 특허법상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영업방법의 각 단계가 서버나 시스템에서 구현돼야 하므로, 아예 특허청구서에 구체적으로 '금융사 서버', '시스템' 등의 단어를 명기하기도 한다. 실제 사례로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 수 있다. '연생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 특허(등록번호 10-1729614)'에서, '특허청구범위 [청구항 1]'는 이렇게 명시됐다. "금융사 서버가 연생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서, 제 1피보험자의 건강정보 및 상기 제 1피보험자와 혈연관계인 제2피보험자의 건강정보를 획득하는 단계 (~중략~) 상기 제 1피보험자에게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상기 제2피보험자에 대한 보장이 강화되도록 상기 제 2보장내역을 재설정하는 단계 를 포함하는, 금융사 서버가 연생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방법." 여기서는 연생보험을 '금융사 서버'에서 구현해 발명의 성립성을 만족했다. 그러나 영업방법이 서버나 시스템 등의 컴퓨터기술과 과도하게 결합할 경우 영업방법 발명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특허법상 보호범위가 너무 좁아져서 무익한 특허가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BM 특허는 기업 입장에서는 한 번에 여러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일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특허청은 BM 특허가 해당 발명이 속한 서비스업 분야에서 과도한 독전을 발생케 할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경쟁질서의 붕괴나 시장질서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는 점에서 통상의 특허보다 엄격하게 심사해 특허등록률을 30% 정도로 조절하고 있다. 따라서 BM 특허를 출원할 때는 선행기술 조사를 철저히 해 선행기술과 비교 시 독특한 특징이 잘 부각되도록 기재해야 한다.

2017-11-30 14:05:22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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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찐빵

내 눈이 변덕스러운 걸까? 한동안 단풍 풍경에 젖어 있던 내 시선은 얼마 전부터 뜨뜻한 김이 모락거리는 것들에 자꾸 쏠린다. 가을철 내내 눈에 띄지 않던 뜨끈한 어묵과 가락국수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찬바람이 몹시 불던 날, 색 바랜 낙엽이 펄펄 내리던 가로수 길옆 찐빵 집도 허연 김을 퍼내고 있었다. 계절 대목을 맞아 후끈 달아오른 커다란 양은솥! 입이 함지박만 해진 아주머니가 솥뚜껑을 열어젖히자 뜨거운 김이 확 밀려오는 게 찐빵이 저토록 뽀얗다. 솔직히 찐빵의 맛 차이를 잘 모른다. 부드러운 팥소와 쫄깃한 식감을 내는 비법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내겐 이 세상 모든 찐빵이 다 맛있다. 어쩌면 추억의 맛으로 먹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추억의 찐빵에는 포만감, 웃음, 친구, 이웃, 이야기 같은 질료들이 버무려져 있다. 아련한 이런 추억이 행여 잊힐세라 그 흔한 찐빵이 늘 허기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뜨거운 김이 풀풀대는 찐빵! 한입 가득 베어 물면 열기가 입안을 훅하고 퍼지며 잠자던 추억이 깨어난다. 예닐곱 살 때였을 것이다. 낙엽이 뒹굴던 신작로 옆 공터에 무슨 잔치가 열렸더랬다.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 걸 보면 결혼식 피로연 같기도 하다. 복닥거렸다. 가마솥이 대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동네 아이들은 개중 하나에 꽂혔다. 두 개의 돌 위에 걸려 있는 거무죽죽하게 그은 가마솥! 투박한 솥은 마치 기차가 먼 길을 달려와 이제 막 종착역에 도착한 것처럼 숨을 고르며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솥뚜껑 개봉을 기다리며 침을 꼴딱거렸다. 드디어 솥뚜껑이 열리자 자욱한 김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수년 전 새벽녘 잔잔한 호수 위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그 김이 오버랩이 됐다가 사라짐을 느꼈다. 김이 모락거리던 찐빵은 아이들 마음만큼 부풀어 있었고, 아이들 수만큼 많았다. 하얗고 둥그스름한 게 어른 손바닥 크기만 했다. 때 묻은 손에 고스란히 전해진 찐빵. 그 뜨거운 찐빵은 식을 때까지 손바닥 위에서 공중제비를 해야 했지만, 호호 불어가며 맛있게 먹던 기억이 아련하다. 꿀맛이었다. 눈빛마다 포만감과 행복감이 그렁거렸다. 그 눈빛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시절엔 그랬다. 먹을 게 넘쳐나는 요즘 세태는 맛 표현을 입으로 하지만 그 시절엔 눈빛으로 말했더랬다. 누군가 맛있니? 물어오면 아이들은 안달이 난 그 궁금증까지 속으로 삼켰다. 맛있다! 소리만 들어도 덩달아 배부를 것 같은 그 감탄조의 느낌 한마디를 애써 표출하려 들지 않았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엔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이고, 미덕이라고 배웠다. 그건 옳은 얘기이기도 했고, 그른 판단이기도 했다. 느낌표가 그렁거리는 그 눈빛이 대놓고 맛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찌 표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외려 그 느낌표에 담긴 맛을 캐내느라 더욱 꼴딱거려야 했던 시절이었다. 요즘 들어 찐빵 냄새가 그렇게 향수를 자극할 수가 없다. 한입 베어 물 때 풍겨오는 찐빵만이 지닌 독특한 냄새, 어릴 적에 이게 뭐지? 킁킁거렸던 밀가루 익은 냄새다. 찐빵을 먹을 때마다 그 냄새를 더듬곤 한다. 추억을 먹는 것이다. 한갓진 시골길을 걷다가 찐빵 집이 불쑥 나타나면 반갑고 고맙다. 걸음을 떼지 못한다. 김이 모락거리는 낡은 양은솥이 정겹게 다가온다. 동네 아이들이 그곳에서 수런댄다면 왠지 낯설지 않는 이야기가 꽃필 것만 같다. 야! 뜨끈한 찐빵이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배고팠나보구나 한 개 더 줄 테니 뜨뜻할 때 많이 먹어 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이다. 겨울 무드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되는 찐빵 집은 언제나 이런 추억의 날개를 펼치게 한다.

2017-11-29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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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겨울 '비염', 콧물과의 전쟁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 코가 매울 정도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니 겨울이 성큼 왔나 싶다. 하지만 한의원에서의 겨울은 좀 더 빠르다. 진료실에 콧물을 훌쩍이거나, 막힌 코를 킁킁대며 들어오는 환자가 부쩍 늘었을 때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10년 556만 6825명에서 2016년 667만 9204명으로 7년 사이 20퍼센트 늘었고, 2016년 전체 환자 중 9세 이하가 26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비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6~8월보다 9~11월에 67%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염은 차고 건조한 공기, 외부 먼지에 취약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겨울이 시작되기 전, 콧물, 코 막힘을 동반한 비염, 부비동염(축농증)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염의 초기 증상으로는 맑은 콧물과 연속적인 재채기가 대표적인데 자칫 감기로 오인했다가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감기는 미열이 나면서 보통 2주 이내면 좋아지지만, 비염은 주로 콧물, 코막힘 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맑은 콧물에서 점차 누렇고 끈적한 콧물로 변화가 생긴다. 만약 이런 상황이 열흘 이상 지속되고, 어느 순간 잠자리에 누웠을 때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漏) 증상이나 코 가래 등이 보이면 급성 부비동염(축농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한방에서 코는 하늘의 맑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내쉬는 통로로 본다. 비염은 단순히 코가 막히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좋은 기운과 소통하는 것을 차단한다. 코 막힘으로 인해 호흡이 편치 않으면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학습 능률도 떨어지고 밤에 숙면을 취하기도 힘들어진다. 입맛까지 저해해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계절 변화와 함께 콧속이 건조해져 답답함이 느낀다면 뜨거운 물이나 스팀 타월을 코 가까이 대고 따뜻한 김을 쐬어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다. 코 세척 전용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코 세척을 하면 코 막힘이 완화되기도 한다. 평소 겨울철 실내 온도 18~20℃, 습도 40~60%를 유지해 점막을 촉촉하게 해주면 콧물 배출이 좋아지면서 좀 더 편하게 숨 쉴 수 있다. 따뜻한 물이나 생강차, 대추차 같은 한방차를 수시로 마시면 감기 예방에도 좋고 콧물 및 가래 배출도 수월해진다. 최근에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겨울에도 찾아오기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콧속 보온과 먼지 차단을 함께하는 것도 좋다. 겨울마다 비염에 시달리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치료를 서두른다. 한방에서의 비염 치료 방법은 탕약, 스프레이(청비수)나 연고(청비고) 같은 외용제, 뜸, 침, 배농요법(콧물 빼기), 비강사혈요법 등 다양하다. 탕약에는 맥문동, 진피, 황기, 길경 등의 약재를 처방해 풍열(風熱)의 사기(邪氣)를 제거하고 폐와 비장의 기운을 보강하면서 코 점막을 진정시킨다. 동시에 콧속에 뿌리고 바르는 청비수와 청비고로 코 점막의 부종이나 염증을 가라앉혀 코 막힘을 해결한다. 코 안에 누런 콧물(농)이 가득 차 있어 코 막힘으로 숨쉬기가 힘들거나 급성 염증을 치료할 때는 이른바 '콧물 빼기' 배농요법도 쓴다. 하비갑개 아래에 약봉을 삽입, 콧속의 농을 배출케 함으로써 코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콧물, 코 막힘으로 막혀있는 코를 뚫어준다. 누런 콧물이 심한 아이, 코가 막혀 밤새 뒤척이거나 잠을 못 자는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비염 치료를 할 때 코 안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본인은 자꾸 목뒤로 콧물이 넘어간다든지(후비루), 코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비점막 어혈 상태로 볼 수 있다. 콧속 침 치료를 통해 그 부위를 직접 사혈(자락)하면 해당 부위 점막에서 어혈이 나오는데 이 치료를 비강사혈요법이라고 한다. 비강에 뭉친 어혈을 풀어줌으로써 코를 튼튼하게 한다. 비강사혈의 경우 통증이 있기 때문에 초등 고학년 이상인 아이부터 치료 가능하다. 비염은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전보다 좋아진 상태가 되고, 재발 시 치료도 쉬워진다. 특히 초기에 치료하면 코골이, 축농증, 편도비대 등으로 악화되는 증상을 막을 수 있다. 비염이 오래되고 심각해지면 해부학적으로 하비갑개 부종이 심하거나 뼈가 휘어져 숨길이 직접적인 방해를 받기 때문에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으로 치닫기 전, 유전적·생활환경적 요인으로 비염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낫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질에 맞는 생활수칙을 지키고, 코 증상에 따른 치료를 병행한다면 보다 편안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2017-11-28 09:25: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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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66) 연금수령의 요건

(66) 연금수령의 요건 근로자가 관리한 2층 퇴직연금, 3층 개인연금저축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일정한 세금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세금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연금수령 요건입니다. Q:근로자가 2층 퇴직연금과 3층 개인연금저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수령 요건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요건을 알려 주십시오. A:세금 적용을 위해 부르는 용어는 퇴직급여는 이연퇴직소득, 세액공제 연금저축과 수익 등은 그 밖의 소득입니다. 이연퇴직소득(퇴직급여)과 그 밖의 소득(세액공제 연금저축과 수익)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세금혜택을 보기 위한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이 연금 수령 요건입니다. 이연퇴직소득(퇴직급여)과 그 밖의 소득(세액공제 연금저축과 수익)을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한 조건은 똑같습니다. 조건은 55세 이후 최소 납입기간 5년 이상을 적립해 연금수령 한도를 지켜 10년 이상에 걸쳐 수령하라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그 요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요건을 충족하면 이연퇴직소득(퇴직급여)은 퇴직소득세의 30%를 감액하여 70%를 세금으로 냅니다. 그 밖의 소득(세액공제 연금저축과 수익)은 나이 대에 따라 과세(55~69세 5.5%, 70~79세 4.4%, 80세 이상 3.3%)됩니다. 요건을 해석하면 퇴직급여와 연금저축 등은 노후생활 자금이라 생각하고 이에 맞춰 설계하고 실천하도록 세금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55세 이상 또는 최소 납입기간 5년 이상을 충족하지 않거나 연금수령 한도를 초과해 인출하는 등 연금 수령 요건을 지키지 않으면(연금외 수령의 경우) 이연퇴직소득(퇴직급여)은 퇴직소득세, 연금저축은 16.5%를 기타 소득세로 내야 하는 불이익이 있습니다. 앞으로 연금 수령 요건에 맞춰 연금으로 받으면 더 많은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진행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결국 퇴직급여와 연금저축은 연금으로 받는 것을 결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11-27 14:03:12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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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화폐가치 보전

한국경제는 고성장 단계를 지나 저성장 구조로 이미 진입하였다. 전 세계적 공급과잉 상황에 더하여 빈부격차에 따른 유효수요 부족으로 저물가 바탕에서 벗어나기도 상당기간 쉽지 않을 것이다. 일시적 등락이 있더라도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어 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 구조에서는 가계운용이나 기업경영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금리가 낮더라도 저물가로 화폐가치가 보전되니, 가계는 이자보다는 저축한 돈을 쪼개 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은 미래 현금흐름이 보이지 않으면 레버리지 경영을 자제하여야 한다. 금리가 높아도 물가상승률이 더 높으면 이자까지 재투자하여도 돈의 가치를 보전하지 못한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도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지면 돈의 가치는 그대로 보전되거나 오히려 높아진다. 만약, 물가상승률이 높아 화폐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높다고 좋아하는 것은 제 살 깎아 먹으면서 ‘공짜점심’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화폐 환상(money illusion)에 빠지는 일이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져도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지면,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는 높아지므로, 금리생활자 입장에서도 저금리를 걱정할 필요 없다. 성장률이 저하되며 명목금리도 낮아지고 있지만, 물가 또한 낮아지고 있어 실질금리는 과거에 비해 오히려 높은 편이다. 물가상승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와 달리 그 가치가 보전되는 시기의 경제적 선택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에는 가계의 자산운용 패턴, 기업의 사업계획, 정부의 경제정책도 고성장, 고물가, 고금리 시대와는 달라져야 한다. 보통 소득의 일부분을 저축해야 하는 가계는 노후에 이자를 받아 생활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평생 저축한 돈을 쪼개어 쓴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투자하는 기업도 타인자본 사용을 되도록 억제하고 가능한 자기자본으로 안정적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도 성장 목표를 무리하게 높게 책정할 경우, 작용보다는 부작용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가계와 기업을 피로증후군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음을 경계하여야 한다. 금리가 낮다고 해서, 투기적 투자를 선호하다가는 위험과 불확실성의 대가를 고금리시대보다 더 크게 치러야 한다. 고도성장시대에는 여기저기, 이것저것 먹을거리가 있지만 경제가 성숙기를 지나면 눈먼 돈도 없어지고 단번에 큰돈을 벌 수 있는 경로가 줄어든다. 저성장 저물가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데도 막연히 큰돈을 벌려고 투자를 확대하다가 잘못될 경우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고성장,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는 돈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니 공격적 투자로 성공하면 수지가 맞고, 설사 실패하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빚 부담이 흐지부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저성장, 저물가 시대에는 사회전체의 수익성은 낮아지며, 시간이 지나도 부채의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다. 수익이 줄어드니 상환능력은 더 악화될 우려도 있다. 가계나 기업이나 위험부담능력(risk tolerance)을 넘어선 과다부채 그리고 과잉투자를 하다가는 영원한 패자로 전락할 확률이 높아진다. 생각건대, 한국경제의 뇌관이 되어가고 있는, 가계부채 누적은 각 경제주체들이 저성장기조에 들어서고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정부는 고도성장 타성에 젖어, 툭하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억지 소비를 유도하는 등 국민경제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가계도 명목상 저금리(물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고금리 상황)를 틈타 큰돈을 벌어보려고 이리저리 투기적 행태를 벌였기 때문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저금리시대에는 개인들이 (현재)소비를 해야 경제가 활발해진다는 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 아니라 미래소비를 위해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에 소비수요를 억지로 부추기는 단기대책은 국민들의 노후시대를 빈곤절벽으로 이끄는 길이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에 큰돈을 벌겠다고 두리번거리기보다 적은 수입이라도 쪼개어 미래소비를 위해 꾸준히 저축하는 사람에게 여유 있는 삶이 기다린다. 금리가 낮아도 「돈의 가치 보전」이라는 장점 때문이다. (초)고령시대에 국리민복을 위한 길은 당장의 소비보다는 미래의 소비를 위한 저축 특히 장기저축을 유도하는 길이다. 언젠가는 어김없이 노인이 될 젊은이들은 출근길에, 손에 비싼 커피가 아닌 도시락을 들고 다녀야 옳을지도 모르겠다. [b]신세철 칼럼리스트 주요경력[/b] -성균관대 경제학, 서강대 경제대학원 금융경제학, 미시간주립대에서 선물시장 연구. -증권(금융)감독원 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역임 -KB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자산운용 책임자 -금융투자협회, 코스닥협회, 대한상사중재원, 호서대대학원에서 금융시장 강의 [b]주요저서[/b]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2017-11-27 11:04:30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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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80)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모든 일을 행할 때 열정과 집착은 한 끝 차이다. 사심이 없고 정의로움에 성실함을 더하면 열정이고, 사심이 그윽하고 권모술수에 성실함이 더해지면 그것은 집착이다. 그 경계가 모호해 보여도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보면 명료하고 단순하다. 오래된 정치인이 여러 이슈들로 인해 본의 반 타의 반으로 정계를 은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 대중들에게 잊혀 질 무렵 어김없이 정치행보를 시작하는 경우 역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너무 잊혀 지면 재기가 불가능하고, 너무 서둘러도 오히려 반감을 사게 되는데 정치인들은 그 적절한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본능적으로 잘 파악한다. 정치인에게 국민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단순히 자신들의 목표에 필요한 존재일까. 아님 국민을 위해 자신들이 집착이든 열정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이에 정답 역시도 명료하다. 국민을 자신의 수단으로 보느냐 국민을 위해 자신이 수단이 되어야 하느냐 둘 중 하나이다. 걸핏하면 스캔들에 휘말려 불명예스럽게 정치판에서 퇴장한 정치인들이 자신의 무죄와 명예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워 정계에 재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정말 안타깝다. 국민이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신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발판으로 보이는가. 어느 국회의원의 말처럼 국민이 그렇게 우스운가. 정치인이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것은 그 사실여부를 떠나 자신의 부족함과 부덕함과 처신이 어땠는가를 진심으로 되새겨봐야 할 일이다. 또한 정치인이 선거법 위반으로 아직 법과 제도라는 그 족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아직은 반성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극히 상식적인 태도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가를 위한 것인가. 그런 일련의 모든 모습들이야말로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얌전한 척, 고상한 척, 친서민인 척 그만하고 반성부터 하기를 바란다. 성경에 보면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세상의 흐름은 시시각각 'LTE' 속도로 변하며 급기야는 '4차산업혁명'이 대두되는데, 대체 어디까지 사심과 사욕으로 똘똘 뭉쳐 국민과 국가를 기만해야 한다는 말인가. 야당 어느 당대표의 말을 인용하자면, '정치를 참 더럽게 배웠다'라고 밖에는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필자가 단호히 주장하고 싶은 점은 '구태정치'가 온전히 막을 내리고, 그나마 새로운 시대에 국민의 욕구와 염원을 가시화시키려면, 구태정치인들의 정치행보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구태적인 사고와 사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 국민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치인들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젊고 참신한 정치인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를 선발하더라도, 가능성 있고 역량있는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해 내지 않는가. 오래 전에 메달을 거머쥔 경력이 있다고 감독이나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를 단지 경험과 경륜이라는 이유로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것이 과연 옳고 합리적인 처사인가. 그런 정당은 희망도 없고, 국민들이 지지해 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든 정치인이든 적절한 때와 자리에서 스스로 판단해 먼저 일어설 줄 아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추잡하게 자리에 연연하다가 나가달라는 요구에 의해 자리를 떠나야 하는 게 얼마나 치욕스럽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인가. 정녕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한다면, 앉을 자리 설 자리를 스스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듭 촉구한다. 성경말씀처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라는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이 시대와 대한민국과 국민이 하는 명령이다.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11-26 11:20:07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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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관심 절실한 미술매개자

매해 주요 언론이나 전문지 또는 협회·기관에선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신진 미술평론가를 공모, 선정한다. 하지만 선정된 평론가가 동일계에 온전히 안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름만 그럴싸하게 '미술평론가'이지, 실제론 많은 이들이 언제 등단했는지도 모를 만큼 기억 속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말며, 상의 후광은 그리 길지 않다. 일례로 몇 해 전 모 협회에서 미술평론상을 수상한 한 젊은 평론가는 현재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대체로 평론은 미술전문지들이나 언론매체, 전시기관들과 미술단체의 청탁·기획에 의존하는데, 그는 그 어느 곳에도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어가던 평론저널과 몇몇 학술지에서의 활동 역시 민생고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능력이나 역량을 가늠할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 않고, 빈곤한 삶을 잇는 건 기획자들도 마찬가지다. 과거 필자가 잡지 편집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한 큐레이터는 지면을 통해 "큐레이터는 대부분이 고학력자이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월급을 받으면서 누구보다 많은 시간 업무에 매달려야 한다."며 "미술생태계에서 대부분 '을'의 역할을 하는 계약직 회사원"이라고 토로했다. 우리나라에는 자칭 타칭 수백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미술평론가'라는 직함을 새긴 명함을 들고 다니지만 생존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평론만 하는 평론가는 숫자와 무관하다. 기획자들의 형편도 매한가지다. 무대는 빈약하고 딱히 비중 있는 위상도 주어지지 않기 일쑤다. 실제로 한국에선 꽤 많은 기획자가 배출되고 있으나 그 인력과 지성이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창구는 협소하다. 직업으로써 신분을 유지하기란 무척 어려울 뿐더러, 어찌어찌 지원금을 받아 전시를 꾸린들 생활의 고통을 극복하긴 요원하다. 아니, 제 돈까지 넣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전문성 부재가 일차적 원인이다. 자신만의 시각이 희미한 기획과 글을 양산하거나 동시대미술의 흐름과 경향을 읽지 못하는 것이 한 예다. 이중 평론의 경우 사고의 확대와 새로운 층위의 담론형성이 불가능한 함량 미달의 글을 뽑아 등단시키는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모라고 해봤자 대부분 지원자는 손가락에 꼽아 애초 변별력이 낮다. 그러나 재능 있는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는 구조야말로 그들의 좌초를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배경이다. 수준 있는 논제와 전시를 발표해온 평론가와 기획자들이 아예 없진 않음을 고려한다면 그들이 적절한 의제설정자로 위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데 현실은 엇박자를 그린다는 것이다. 미술계에선 작가 못지않게 열악한 연구 환경 및 노동에 대한 대가가 얇은 미술매개자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함을 내외적으로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에 인천아트플랫폼이나 금천예술공장 등, 일부 지자체 산하 기관은 이론과 기획자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문광부는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전문기획자를 해외에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구동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담론생산자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불충분하다. 글을 쓰거나 전시기획으로 먹고 산다는 건 여전히 아득하다. 예술창작의 사회적·문화적 가치증대와 선순환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미술매개자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들의 관심 또한 보다 깊어져야 한다.

2017-11-26 11:19:59 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