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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차가워진 몸을 덥히는 '쑥'

추운 겨울을 유독 잘 견디지 못하는 것이 바로 소음인들이다. 사상체질 중 소음인들은 몸이 찬 편이라 추위에 약하고 겨울철에 체력도 쉽게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냉방 기기가 틀어져 있는 곳에서 오래 머물면 쉽게 탈이 날 정도로 차가운 것에 약하다. 소화기에도 찬 기운이 많아서 찬 음식을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 등을 할 수 있다. 이런 소음인들에게 좋은 것이 바로 쑥이다.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쑥은 예로부터 부인과 질환에도 두루 사용되었다. 자궁에 차고 습한 기운이 많으면 생리통, 생리 불순, 불임 등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쑥이 자궁을 따뜻하게 만들어 다양한 증상과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쑥에는 시네올, 베타카로틴 같은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항균, 항염, 항암 등의 효과가 있어서 면역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점막이나 피부의 손상을 방지하기 때문에 호흡기의 염증을 개선하며 알레르기, 여드름 같은 다양한 피부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녹색 채소들은 한방에서 간 기능을 돋우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쑥도 허약한 간의 기운을 북돋우며 해독 작용을 활성화시켜준다. 그래서 술을 자주 마시는 애주가들도 간을 보호하려면 쑥을 가까이 하면 도움이 된다. 쑥에는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 엽산, 칼륨, 칼슘과 같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혈액 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 혈관 속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혈당과 혈압을 낮추며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킬 때는 말린 쑥을 우려낸 물로 세안을 해도 효과가 있으며 냉증이 있거나 생리통이 심할 때는 쑥을 우려낸 물로 족욕을 하거나 반신욕을 하면 찬 기운을 가시게 할 수 있으며 긴장과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다만 쑥은 종류가 다양한데 주로 약재나 식용으로 쓰는 것은 애엽이다. 개똥쑥이나 인진쑥은 찬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애엽과 혼동해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018-01-10 09: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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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행복

그날 저녁에도 빵틀 뒤집는 소리가 요란했다. 반죽 재료는 간당간당했다. 내가 사는 동네 초입에 생긴 명물 얘기다. 붕어빵 포장마차. 노점 크기부터 퍽 인상적이다. 딱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포장을 쳤다. 어설프긴 해도 경제적인 구조다. 빵틀 수도 적어 노는 게 없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둘 경제원칙이 읽힌다. 그러나 운영형태를 보면 욕심이 없어 보인다. 하루 먹고살 분량만 판다. 그 소박한 경영철학이 반죽 재료가 바닥날 무렵이면 줄을 세운다. 규모를 확장해 판매량을 늘릴 만도 한데 아주머니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밀가루 반죽 통은 곧 비어졌고, 노점의 천막도 걷혔다. 아주머니의 얼굴에 행복감이 묻어났다. 길모퉁이에 덩그러니 홀로 남은 포장마차. 겉포장은 아주머니의 옷처럼 무척 낡아 너덜거렸다. 그 수수한 모습들을 보는 순간, 불현듯 사람들이 말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붕어빵 포장마차는 풍성한 행복을 만드는 공장이었던 거다. 갓 구워낸 붕어빵은 따스했다. 봉지에 든 붕어빵은 허연 김을 퍼 올렸다. 붕어빵의 그 온기가 식을세라 봉지를 품안에 넣고 동동걸음을 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세상을 떠난 내 아버지가 그랬다. 그땐 동그랗게 생긴 풀빵이었다. 탱글탱글했다. 바삭거렸고, 팥소가 쏟아지며 김이 모락거렸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 따스함을 가족들이 온전히 맛보게 해주고 싶어 아버지는 얼마나 종종걸음을 했던 걸까. 그런 장면이 애달파서 나도 붕어빵을 품는지도 모른다. 꼭 요맘때 붕어빵을 먹으면 이런 향수가, 뜨거운 정과 감동이, 어떤 위안이 가슴으로 차오른다. 붕어빵의 행복! 천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서너 개의 소담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게 과연 얼마나 될까.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큰 부피의 행복을 누리게 해주는 풍경들이 여기저기서 펼쳐진다. 붕어빵을 한 입 깨물며 얼굴이 환해지는 동네 꼬마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떠올리며 한 봉지씩 사들고 품에 넣고 가는 사람들. 덤으로 한 개 더 얹어주는 정겨움. 작고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행복! 붕어빵 한 개의 행복이 이렇게 일상의 삶을 연소시킬 새롭고 산뜻한 힘을 주고 있었다. 춥고 마음이 스산할 땐 그런 풍경 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까닭이다. 붕어빵 포장마차를 만나면 발걸음이 먼저 알고 그곳으로 재촉한다. 행복을 어찌 수치로 잴 수 있을까. 붕어빵은 그러나 관념으로 서성거리는 행복을 구체적인 온도로 전해주고 있었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거기에는 일상을 다독여주는 맑은 영혼들이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소소한 것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우리 주변에 많다. 멀리 있는 것도, 큰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도, 그렇다고 거창한 것도 아니다. 시야를 넓히면 공짜도 널렸다. 절정으로 달려가는 이 겨울, 산과 강, 들판을 덮은 흰 눈을 보라. 그 설경을 보고 느낌을 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것이 전해주는 행복의 부피만큼 절감했는지? 영혼이 없는 허상만 본 건 아닌지? 낱개로 300원에 불과한 그 소소한 붕어빵 한 개가 그렇게 물어오는 것만 같다. 산과 강은 계절별 옷을 갈아입고 나와 세상을 즐겁게 한다. 비, 바람, 눈, 물안개 같은 날씨는 이런 풍경을 아름답게 색을 입히는 질료들이다. 혹자는 자연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그 풍경 속 주인공이 되라고 했더랬다. 주변인의 공짜 눈으로 흘리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행복을 느끼라는 주문일 것이다. 여기엔 대전제 하나가 있다. 그것들의 노고에 늘 감사하라는 것. 소소해서 주변 이웃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행복이 있는지? 되짚게 하는 붕어빵이다.

2018-01-10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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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의 행복한 금융집짓기] 예산 수립의 필요성

[b]예산 수립의 필요성[/b] 우리는 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저기 쓰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 데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돈에 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를 보통 예산(Budget)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이번 달에 들어오는 수입 중에서 일부는 저축하고, 일부는 보험료 내고, 일부는 대출 원리금 상환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쓴다. 지출할 것을 미리 정해 놓고 거기에 수입을 맞춘다면 반드시 불일치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부족한 돈은 마이너스대출로 해결하거나 현금서비스, 카드대출 등을 사용하게 되고 또다시 대출의 악순환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금융 좀비가 되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욕망에는 끝이 없다. 따라서 분명히 소득은 일정한데 지출을 줄인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내가 버는 소득 안에서 지출을 한다는 것이 은퇴설계를 위한 예산 수립의 제1원칙이다. 행복지수는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코언이 2002년에 발표한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측정하는 지수이다. 행복이란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것이다. 즉 욕망이 일정한데 소비가 늘어나면 행복하고 소비가 줄어들면 불행하다. 반대로 소비는 일정한데 욕망이 늘어나면 불행하고 욕망을 줄이면 행복해진다. 행복은 심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벤츠를 타면서도 차 안에서는 냉랭한 가족이 있는가 하 문제는 이러한 행복지수에서 소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자신의 돈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있고, 타인의 돈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있다. 타인의 돈이라는 것은 결국 신용카드나 대출 등을 말한다. 욕망에 비해 소비가 너무 작아서 불행한 사람들은 자기 자본을 초과하여 대출이나 할부 등을 활용하여 소비를 하게 된다.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된다. 소비욕구는 점점 커지고, 그에 따라 부채를 활용한 소비도 정비례하여 늘어나게 된다. 부채를 통한 소비가 늘어나니 다시 욕망의 수레바퀴는 끝이 없어 돌아간다.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홈쇼핑이나 방송 이벤트를 통해서 사들인 수많은 물건들은 비싼 집세를 지불하면서 집안을 장식하게 된다. 이사 갈 때쯤 되면 유행이 지나서 모두 버릴 수밖에 없다. 부자의 정상에 오르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소득 안에서 지출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욕망의 선을 정해야 한다. 소득에 맞는 지출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다. 그것이 예산(Budget)이다. 예산 구성은 보통의 가계부를 쓰는 것과 다르다. 가계부는 다소 구체적이고 복잡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너무 디테일하다. 가계부 쓰기에 성공한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하기가 너무 어렵다. 어떤 사람은 아예 포기를 한다. 다만 예산 수립은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삶에 대한 경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디테일하게 시작하면 지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쓰러진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공식을 안내하고자 한다. ■ 오상열 칼럼리스트 주요경력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 상담사 -한국FP협회 무료재무상담위원 -미국American College CFP과정 수료 -前 COT, 50주 3W, 월 77건 체결 기네스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前삼성생명 라이프테크 FP -前 삼성화재 교육팀 근무 -現 오원트금융연구소 대표

2018-01-09 16:02:09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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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가맹사업 과연 상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상헌칼럼]가맹사업 과연 상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연일 프랜차이즈에 대한 암울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 내용을 종합해보면 '갑질', '보복출점', '통행세', '일방적 통제', '강요' 등이다. 모두 절대적 권력이나 권한에 의한 약자의 의무항목 때문이다. 그러한 행위의 중심엔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문화된 계약서 기반의 갑을관계 사업형태이기에 가능한 내용이다. 현재 국내 자영업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취업자수 2674만명 중 비임금근로자는 686만명으로 25.6%에 달한다. 일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의 평균은 15% 미만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자가 너무 많아 공생하기가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창업자 중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2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나홀로 사장이거나 무급가족 종사자가 영업을 지원한다. 그만큼 창업시장은 어려움을 지나 암울하기까지 하다. 특히 7530원으로 대변 되어지는 임금인상은 더욱 그러하다. 소위 '목숨형 창업' 전선에 합류한다. 그들 중 많은 창업자들은 당연히 노하우나 경험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가맹사업은 철저한 계약서 기반형 사업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창업자들은 가맹사업법이 정한 계약전 사전제공의 의무사항인 '정보공개서'나 '가맹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악순환을 개선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먼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해야한다. 일정한 조건과 업력 그리고 전문성과 공정성을 기준으로 사전 심의와 허가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가맹계약서의 세부항목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통제를 조목조목 심사를 통해 갑질로 야기되는 항목에 대한 사전 점검 시스템의 도입이 절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필요한 역할이기도하다. 아울러 논란의 중심인 계속 가맹금의 범위와 전용상품과 비전용상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필요하다.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의 콜라와 사이다는 전용상품이고 특정 브랜드의 맥주는 비전용상품이라는 해석도 있둣이 그 기준이 모호한 사례가 많다. 또한 프랜차이즈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발표한 '자정실천안'을 업계 스스로의 자성과 상생노력, 솔선수범으로 반드시 실천되어야만 피눈물 흘리는 가맹점사업자의 눈물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18-01-08 17:14:36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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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70) 경영성과금의 DC적립효과

(70) 경영성과금의 DC적립효과 경영 성과금이란 근로 대가인 '임금'과 무관하게 경영 성과로 지급하는 금액입니다. 경영성과금은 급여로 받거나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입금해 퇴직급여로 받을 수 있습니다. Q:경영 성과금을 급여로 받는 것보다 DC형에 적립하여 나중에 일시금 출금하거나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면에서 유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A:경영성과금은 급여로 받으면 당해 연도 연말 정산 시 근로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근로소득세는 과세표준금액에 따라 6.6%~ 41.8%까지 내야 합니다. 그런데 경영성과금을 DC로 적립하면 퇴직시 일시금으로 출금하면 퇴직소득세를 내고 계속 운용하여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금 소득세를 냅니다. 이 때 근로소득세보다 퇴직소득세와 연금소득세가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퇴직소득세와 연금소득세 부분은 앞선 '퇴직연금과 은퇴설계'편을 참조 바랍니다. 그림에서 보면 경영성과금은 근로소득으로 적립하여 근로소득세를 내는 방법이 있고, DC로 적립하여 퇴직시 일시금 출금하여 퇴직소득세를 내는 방법과 계속 운용하여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여 연금소득세를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영성과금을 DC로 적립하기 위해선 첫째, 퇴직연금규약에 경영 성과금 관련 내용이 있을 것. 둘째, 규약에 경영 성과금의 퇴직급여 적립 비율이 명시되어 있을 것. 셋째, 근로자는 개별로 성과금의 퇴직급여 적립을 선택할 수 있을 것. 넷째, 경영 성과금을 적립할 수 있는 DC제도에 가입하고 있을 것 등의 내용을 충족해야 합니다. 경영 성과금의 DC 적립의 효과를 정리해 보면 먼저, 근로소득세 세율이 높은 근로자는 DC 적립하여 일시금 출금 또는 연금 수령하는 것이 유리합니다.(근로소득세율>퇴직소득세율 또는 연금소득세율) 둘째, 경영 성과금이 DC로 적립되면 기준소득월액이 줄어들어 기준소득월액을 기준으로 납부하는 국민연금보험료와 고용 보험료도 줄어듭니다. 셋째, 경영성과금을 DC로 적립하였다가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노후 대비가 한층 더 두터워 질것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8-01-08 11:25:21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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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85) 대통령의 자격

필자는 과거 노무현, 이명박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의 전담통역관을 지냈다. VIP의 전담통역관을 역임하면서 국격과 외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의전이란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 여러 가능성을 대비" 해야 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싶다. 또한 "최소한의 마찰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통역은 상당히 난해한 점이 없지 않았다. 정상회담 같은 엄청난 회의에서 통역관의 한 마디는 엄청난 결과와 회의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만큼 순발력과 융통성이 요구되는 업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개 서기관급 통역관에게도 자신의 말을 담당한다는 것에 대하여 평소 많은 사명감과 자부심과 더불어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는 책임감과 자존감을 제공하셨던 기억이 있다. 인간적으로는 그분의 인격과 리더쉽에 대해서는 지금도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다만 개인과의 대화와 정상 간의 대화는 그 스케일이나 내용 면에서 어느 정도 메뉴얼과 규격과 디테일이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는 명확하시는 않았던 점이 통역관의 입장에서는 어렵고 난해했던 기억이 있다. 이에 반해 MB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위적인 면이 있었다. 다만 국익에 관해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비교적 정확히 표현하는 편이어서 통역관의 입장에서는 통역을 소화하기가 비교적 순조롭고 원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오랜 세월 기업인으로서 몸에 배인 경험과 수많은 협상을 통해 터득된 노하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사실상 국가 간 정상회담의 경우 회담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내용에 대한 협의나 세부사항은 이미 페이퍼(행정서류)가 오간 사이에서 상징적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래도 두 정상 간의 회담이 시작되면 이명박 대통령처럼 어느 정도 구체적인 표현은 오가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럽고 국가 간의 협상과 협약에서는 원활한 진행과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대통령의 의전은 뉴스를 통해 국민이 접하는 것보다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어려움과 준비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의전에 의해 국가 간의 협상 내용과 결과가 좌지우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 대통령 의전의 경험이 적지 않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더욱이 국빈방문이라면 의전 중에서도 양국의 최고수준의 의전이 펼쳐진 경우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중국 경호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일이 세계 외신에 보도됐고,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식사도 따로 할 만큼 두 국가 간의 정상회담에서 있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필자는 경험상 비추어볼 때 현장에 없었어도 그 회담의 실상과 국빈방문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성격이 좋은 것인지 속이 그만큼 넓은 것인지 중국으로부터 있을 수 없는 푸대접을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대부분의 한국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수함과 서민적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듯 연일 보도를 하였다. 지금 대중 문제가 얼마나 다급하고 심각한 상황인데, 중국까지 국빈자격으로 방중하여 중국에서도 서민 행보를 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우리는 과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대략 난감하다. 이전의 정부에서는 이런 경우에 의전에 관여한 참모들은 거의가 경질감이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입장인데, 거기서 자신의 관대함과 너그러움이란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외교와 의전에 있어서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서 있는 포지션에서 그에 걸 맞는 격식과 품행을 지닐 줄 알아야 한다. 일반인도 그러한데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미묘하고 복잡한 갈등관계에 있는 중국을 상대로도 강경할 때 강경하고, 화낼 때 화내지 못하고 무조건 착하기만 하다면 그것이 정말 덕 있고 너그러운 것일까. 필자는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바보들은 착하다."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8-01-07 11:39:2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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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혈세 낭비 황당 조형물

'공공미술'은 건축물을 빛내는 보조수단이 아니다. 단순히 미적 상품으로만 기능하는 '장식'이나 홍보물은 더더욱 아니다. 공공미술은 삶의 장소에 흡수되어 대중과 상호작용하는 미적 촉매이며, 공공의 실제적 참여 아래 생산 가능한 공론의 창구다. 이것이 동시대 공공미술의 정의이고 나아갈 방향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공공미술'에 대한 개념은 '환경조형물' 수준을 넘지 못한다. 환경조형물이 공공미술이고 공공미술이 곧 환경조형물이다. 건물 앞에 멍청하게 서 있는 조각이나 벽화 따위의 조형예술품을 생각하면 된다. 환경조형물의 세계는 코미디다. 건축주는 조형물에 대한 이해와 참여 동기가 부족한데 법은 세우라고 강요하고, 강요된 조형물시장은 저예산 고품질을 내세운 '브로커'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다. 건축주의 부당한 리베이트와 심의 담합이라는 각종 비리를 포함해 제작비용이 설치비용보다 낮은 시각공해물이 양산되는 것도 결국은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법 때문이다. 조형성과 내용을 보면 황당함 그 자체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들었을까 싶은 조형물들이 넘쳐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인 냥 기안을 올렸을 사람이나 그게 좋다고 허락한 채 예산까지 집행한 사람들의 머릿속이 궁금해지는 작품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이상 어떻게 더 요염할 수 있을까 싶은 증평인삼 조형물이나, 엄청나게 큰 '대게'를 들고 있는 남자를 묘사한 영덕 대게 조각, 군위군 대추모양의 화장실 조형물 등이 그렇다. 그래도 이들은 1천억 원을 들여 부산판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겠다는 부산광역시나 이벤트에 불과했던 역사를 되도 않을 정체성으로 둔갑시킨 소양강 '마릴린 먼로' 조각(강원도 인제), 엽기적인 신체절단물에 가까운 싸이 '말 춤' 조각(서울시 강남구) 보다는 낫다. 대게 조각은 너무 거룩한 나머지 어이없는 웃음을 주고, 인적 없는 공원에 1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설치했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대추탑과 대추화장실조형물은 무모한 발상과 측은한 결과에 왠지 모를 숙연함부터 앞서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인 인천공항 조형물도 비판에서 피해갈 수 없다. 제2터미널 진입로에 세워진 이 20억 원짜리 황금조형물은 지난 2016년 발표된 인천국제공항 신청사 공공조형물 당선작으로, 가방을 매고 끄는 남녀가 마주치듯 걷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문제는 덩치만 클 뿐 특별할 것 없는 시각에다 깊이 없는 작품성, 주변공간과 조화롭지 못한 황금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유명 작가인 자비에 베이앙의 스타일과도 겹친다는 것 역시 지적의 대상이다. 특히 문화적 지평으로서의 공공미술로는 한계가 있어 최종 심사 당시 심사위원 다수가 설치에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그대로 진행되었다는 점은 논란의 불씨로 남아있다. 조형물이 공공미술로써 역할하려면 익명의 대중이 어떠한 문제와 사안에 대해 직접 말하는 주체여야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과 쟁점이 교차하는 사회적 소통의 매제가 되어야 한다. 미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사회적 담론의 기제로 기능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줄곧 공공미술로 편입되어 온 한국의 '환경조형물'에는 실제 사람이 없는 대신 대상화된 타자와 시각적 지배문화만 존재한다. 공동체에 의견을 묻고 협업해야 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문화적 권위에 기댄 폭력성만 부유한다. 그런데 그처럼 폭력적인 작품이 전국에 1만 5천개나 있다. 황당한 조형물만큼 황당한 현실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18-01-07 11:39:20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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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겨울방학, 봄 성장의 골든타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어른들은 신년 연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아쉽겠지만, 아이들은 이제 막 시작된 겨울방학으로 한창 들떠 있다. 하지만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어떤 아이에게는 성장 잠재력을 다지고 부족한 학습을 보충하는 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아이에게는 감기나 비염, 독감 등 각종 잔병치레로 힘든 계절일 수 있다. 다가올 봄, 건강하게 새 학기를 맞이하고 키도 쑥쑥 키우려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우리 몸의 변화는 자연의 흐름과 비슷하다.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에 대비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에너지원은 저장하고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든다. 겨울방학을 자칫 느슨하게 보내면 과체중 소아 몇몇이 소아비만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매서운 한파, 미세먼지, 인플루엔자의 유행 때문인지 겨울에는 거의 난방이 잘된 실내에서 머무르게 된다. 몸은 게을러지고, 심심하니까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고열량의 간식과 야식을 먹는다. 방학이라고 늦은 밤까지 놀다가 다음날 오전 10시쯤 되어 느지막이 일어나는 것도 다반사다. 밤의 길이가 길어진 탓에 평소보다 수면시간이 1~2시간 늘어나기도 한다. 과잉 영양 섭취에, 신체 활동량은 줄어들고, 잠을 많이 자다 보니 우리 몸의 신진대사나 기혈순환도 마음껏 게으름을 피운다. 기운이 정체되니 살은 자꾸 찌고, 활력은 떨어지고, 그래서 또 안 움직이게 된다. 결국 신체 활동량보다 섭취량이 많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니 키보다는 살이 찐다. 운동 부족과 영양 과잉으로 한두 달 사이에 2~4kg 찌기도 한다. 과체중 아이는 소아비만 단계로 접어들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소아비만은 청소년 비만으로,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2차성장급진기가 오기 전의 소아비만은 자칫 성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하게 해 아이를 또래보다 빨리 성숙하게 한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초등 입학 무렵의 소아비만은, 유방이나 고환의 발육, 음모의 출현, 생리 등 2차 성징을 빨리 나타나게 한다.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2차성장급진기도 또래보다 일찍 시작해 한차례 폭풍 성장이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고 키 성장은 멈추게 된다. 남보다 키가 빨리 자랐다가 성장판도 일찍 닫히고 키 성장도 빨리 멈추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신장이 작게 된다. 현재 우리 아이의 체중이 표준 체중보다 120% 이상이라면 아이의 체중이 키 성장에 방해 된다는 점을 예의주시하며 체계적인 성장 관리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마른 아이에게도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날씬하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 없다. 2차성장급진기 이전 성장 완만기에는 1년에 5~6cm가량 자라는 것이 평균이다. 초등 저학년 중 마른 아이라도 2차 성징의 발현, 성장 속도를 체크하면서 아이가 조기 성숙의 조짐은 없는지, 2차성장급진기가 너무 빨리 찾아오는 건 아닌지 눈여겨보자. 건강한 겨울방학 생활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이다. 특히 방학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불규칙한 수면 습관이 생기기 쉽다. 밤 11시~새벽 2시경 성장호르몬의 원활한 분비를 돕기 위해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는 시끄러운 TV소리, 밝은 조명, 자기 직전 야식,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은 피한다. 밤에도 실내 온도 18~20℃, 습도 50~60%를 유지해 겨울철 건조한 공기가 호흡을 통해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신경 쓴다. 고른 영양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긴다. 한창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영양 제한은 오히려 아이 성장에 방해될 수 있다. 칼슘, 철분, 단백질을 함유한 음식을 비롯해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케 한다. 비타민 D가 많은 달걀노른자를 비롯해 해조류, 생선, 콩, 두부 등의 음식은 아이의 키를 키우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치킨, 피자, 햄버거 등의 기름진 고열량 간식이나 야식 등은 줄인다. 당분과 염분 함량이 높아 겨울철 소아비만의 적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잘 뛰어노는 것도 중요하다. 집 안에서는 TV나 컴퓨터, 스마트폰만 하거나 책을 읽고, 학원에서는 공부만 한다. 활동량 부족은 신진대사와 기혈순환을 방해한다. 스트레스 발산도 힘들다. 겨울이라고 움츠러들지 말고 뚱뚱한 아이, 빼빼 마른 아이 모두 활발히 움직인다. 햇볕이 따뜻한 오후 시간대에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으로 성장호르몬 분비를 돕는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통통 뛰는 줄넘기 등으로 칼로리를 소모하면서 성장판을 자극한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키 성장에 도움 되는 운동으로 마른 아이는 건강하게 살찌우고, 과체중 아이의 체중 감량을 도우면서 키를 키울 수 있다. 감기, 비염, 축농증 등 잦은 질환이나 인플루엔자나 장염 등 감염성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잔병치레에 시달리다 보면 몸의 기초 체력이나 에너지 등이 병과 싸우는 데 소모된다. 봄, 새 학기를 맞이했을 때 성장을 뒷받침할 만한 에너지나 기력이 부족해 키 성장이 더딜 수 있다. 평소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키고 아이의 비염, 축농증 질환은 올겨울 더 늦기 전에 치료받자. 또 체질적으로 비위(脾胃)가 허약한 아이는 감기,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이 잦고, 속이 냉해 배탈, 설사가 잦다. 소화기 기능도 떨어져 만성식체나 장염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식욕부진을 겪기도 한다. 장기적인 식욕부진은 성장에 필요한 영양 공급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약, 뜸, 침, 마사지 등 다양한 한방 요법으로 겨울 동안 허약한 오장육부에 기력을 보강하고 속을 따뜻하게 보하자. 겨울방학 동안 아이가 건강하게 봄을 맞이하고 키가 쑥쑥 자랄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두자. 겨울방학은 봄 성장의 골든타임이다.

2018-01-05 15:59:4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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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변호사의 사건돋보기] 차용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언제부터인가 법원의 판결에 대한 비판이 아주 많아졌다. 당연히 죄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무죄가 나오거나 훨씬 형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할 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다른 판단을 하는 가장 잦은 예가 '차용 사기'이다. 즉, 돈을 갚을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이를 편취한 경우다. 분명히 나는 돈을 빌려줬고, 그 돈을 못 받아서 고소를 했는데 수사기관에서부터 죄가 아니라고 하거나, 수사기관은 죄가 된다고 했는데 법원에서는 갑자기 무죄라고 하면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아직 피같은 내 돈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법기관과 개인의 온도차가 다른 것은 사법기관 탓이 아니라 사기죄 자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차용사기의 성립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봐야 하고, '차용 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나중에 빌린 돈을 변제하지 못해도 민사상 채무불이행이 될 뿐, 사기죄는 아니게 된다. 대부분 범죄가 수행 시점과 결과 발생 시점이 동시이거나 근접한 반면, 사기죄는 돈을 빌려주고 난 후 한참 시간이 지나야 사기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수사기관에 처음부터 돈 갚을 생각이 없었다고 말하는 피의자는 없고, 이에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차용사기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돈을 빌려줄 때 어떤 부분을 확실히 해야 나중에 돈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을까? 우선 차용증을 작성해야 한다. 요즘은 계좌이체 방법으로 돈을 주고 받기 때문에 굳이 차용증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송금내역만으로는 변제기, 이자, 명확한 차용인 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둘째, 차용금 용도를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리는 경우도 차용사기에 해당하며, 용도에 따라 변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제할 자금의 마련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해 거짓말을 하고 돈을 빌린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한다. 이러한 내용도 차용증에 기재해 놓으면 민형사상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셋째, 얼마전 대법원은 차용인이 자금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변제기에 변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을 예상하고 있는 상태에서 돈을 빌려줬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기도 했다. 즉,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차용인의 신용상태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사기가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신용상태가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섣불리 돈을 빌려줘서는 안되고, 이런 경우일수록 용도, 변제방법 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넷째, 변제기가 지났는데도 돈을 갚지 않는 경우라면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내용증명우편 등으로 독촉을 하거나,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은 확약서 등을 작성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는 자신이 지켜야 한다. 사기죄의 성립여부를 떠나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다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해놓는다면, 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사소송에서도 쉽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2018-01-04 13:46:58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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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배우고 수시로 익혀야 살아남는다

메트로신문 근처에는 친절한 서비스와 집밥 같은 맛으로 이름 난 음식점이 있다. 이 곳은 며칠 전부터 예약을 하면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이 음식점에 손님이 뜸하다고 한다. 이 음식점을 자주 찾다가 최근 발길을 끊은 한 손님은 "메뉴가 몇년째 똑같아 이제는 질린다"며 그 음식점에 가지 않은 이유를 들려줬다. 그러고보니 근처 빵집이나 음식점들 가운데 메뉴 개발을 하지 않는 곳이 많이 보였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새로 개발된 메뉴가 없다. TV에서는 지상파든 종편이든 케이블이든 서로 '먹방 경쟁'을 하며 사람들의 미각을 자극하며 맛을 찾아 다닐 것을 부추기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최고 수준에 올랐다. 적극적인 사람들은 실제로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를 붙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 트렌드는 변덕이 심한데 신메뉴 개발은 하지 않고 한 두 메뉴만으로 몇년째 장사하는 걸 보면 우직한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의 변화를 나몰라라 하는 강심장 같기도 하다. 뜬금 없이 동네 음식점 얘기를 꺼낸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변화에 대한 체감온도'가 너무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물론 대기업보다 더 변화와 혁신을 하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들은 하루하루의 생계가 벅차 내일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아 더 민첩하게 변할 법도 한데 조직이나 자금의 여유가 없는 현실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반면, 대기업들의 변화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새해 초부터 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 재계를 리드하는 기업체 수장들의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삼성전자 김기남 사장의 신년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의아할 정도다. LG의 구본준 부회장도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으며 최태원 SK 회장은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를 지난해 목표치보다 낮게 잡으면서 책임경영을 주문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여건이 어려운 걸 알고 구성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대기업들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변화에 대한 체감이 이렇게 다르다보니 둘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대기업들은 전세계 모든 기업들을 경쟁상대로 삼아 개념조차 모호한 4차 산업혁명의 그림을 스스로 그려가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고급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데다 담보 부족 등으로 자금을 끌어 쓰기도 쉽지 않다. 부익부빈익빈의 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상황만 탓하면 사업 실패의 변명은 될 지언정,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알을 깰 정도의 고통과 파격을 단행하지 않으면 변화의 단초를 잡을 수 없다. 공자는 '배우고 수시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걸 현대 경영에 접목해보면 '신기술이나 첨단 경영기법을 배우고 수시로 실행해야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해서 기쁘지 않겠나'로 해석할 수 있다. 살아남으려면 기업 규모를 떠나 수시로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2018-01-03 17:14:36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