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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그 흔한 풀, '질경이'도 약이 된다

요법으로 전해 내려오는 외국의 채소나 과일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고,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산야초가 항암 효과가 있다 하여 마트에서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유행 따라 먹거리를 선택하기보다 자연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았던 선조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우리 땅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일상의 증상들을 달랬던 선조들에게 산은 거대한 영양 창고이자 약방이었다. 요즘 나는 산나물 중 흔하면서도 약재로 많이 쓰였던 것 중 하나가 질경이일 것이다. 질경이는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로, 소의 귀 모양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길가에서 자란다 해서 '길경이'라고 불렸고, 선조들은 배탈이 나거나 체했을 때 길가에 자란 질경이 뿌리를 찧어 즙을 내서 마셨다. 한의학 본초에서는 질경이의 잎과 줄기를 '차전초(車前草)', 씨앗을 '차전자(車前子)'라고 부르며 약으로 썼다. 차전초, 즉 질경이의 잎과 줄기는 어혈을 풀어주고 코피를 멈추는 데 많이 쓰인다. 또한 간에 열이 몰려 눈이 충혈될 때 쓰면 간의 열을 내려줘 눈이 밝아지며, 간의 열로 인한 아토피성 피부질환에 좋으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5월이면 질경이에 연한 잎이 돋는데, 이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데쳐먹거나 잎을 쌈으로 해서 먹어도 좋다. 질경이로 김치를 담그면 숙성이 되면서 오래 그 맛을 즐길 수 있다. 6~7월에는 잎과 줄기를 말려 효소나 술을 담그기도 하고, 차로 달여 두고두고 마시면 좋다. '차전자'로 알려진 질경이 씨앗은 방광습열증으로 인해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못하는 증상에 주로 쓰였으나, 요즘은 다이어트로 더 많이 알려진 듯 하다. 차전자는 수분을 자신의 무게보다 약 40배 이상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포만감을 유발하고 장내 유익균에 도움을 주어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질경이 씨앗은 한 번 볶아서 가루를 내어 샐러드 드레싱이나 요거트에 섞어서 먹으면 좋다. 다만 본초학적으로 기온도가 낮은 냉성 약초에 해당하기 때문에 평소 손발이 차고 장이 예민한 체질은 주의가 필요하다.

2017-05-24 09:23:0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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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냄새의 미학

황토 담을 따라 꾸불꾸불 이어진 고샅길. 밥 짓는 연기를 피어 올리는 키 작은 굴뚝. 여기에 홍조 띤 저녁노을이 산 아래로 나지막이 내려와 동네 어귀를 덧칠하면 한 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다. 이 목가적 풍경을 떠올리는 건 눈의 호사 때문만은 아니다. 저 황토 담장 너머로 솔솔 전해져오던 된장찌개 내음이 그리워서다. 어찌나 구수하게 진동했던지. 우리 집 된장찌개 냄새인가? 동네 아이들은 술래잡기에 푹 빠졌다가도 침을 꼴딱거리며 집으로 줄달음을 놓았다. 투박한 뚝배기에 보글거리는 토종 된장찌개! 입맛이 영 시들할 땐 저 풍경 속의 냄새를 떠올리면 구미가 샘솟는다. 이 글을 쓰면서도 군침이 절로 괴는 것을 어쩌랴. 이따금 그 냄새의 흔적을 찾아 내로라하는 맛 집을 들르곤 한다. 그러나 매번 고개를 가로 젓는다. 전가의 보도처럼 수십 년 간 바통을 이어오는 전통 된장집이 없어서가 아니다. 세월 따라 맛 따라 출렁거리는 변덕스러운 입맛 탓도 아니다. 풍경 속의 냄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구수했던 된장찌개 냄새는 왜 보이지 않는 걸까. 그것은 풍경 속의 된장찌개에 또 다른 냄새가 시나브로 스며들어 있어서다. 밥 짓는 연기 냄새, 물바람에 묻어온 흙냄새, 울긋불긋 피어난 꽃들의 향이 파도처럼 물결쳤을 것이다. 눈과 귀로 맡을 수 있는 풍경의 냄새도 아른거렸을 것이다. 황토 담장, 툇마루, 아늑한 저녁노을, 졸졸거리는 개울물, 춤추는 나무숲, 풀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산 중턱에 걸린 달. 이런 감성의 냄새들이 된장찌개에 배어있었던 거다. 마음 밑바닥 어딘가에 묻어둔 냄새의 편린들! 아, 이제야 가슴을 친다. 그 풍물 냄새들이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내 추억의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구나. 그 때 그 시절의 향취와 체취를 버무려 맛을 낸 냄새랄까. 오랜 세월 기다림으로, 그리움으로 절여진 그 냄새. 어쩌다 옛 고향 풍경과 엇비슷한 마을길을 거닐다 된장찌개 내음이 스치면 왜 기시감을 느끼게 되는지, 군침 도는 된장찌개를 먹고도 왜 까닭모를 허기증을 느끼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설령 고향을 무대로 똑같은 풍경과 소품들을 끌어다가 찌개를 끓인다 해도 그 된장 냄새를 재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공기 좋고 물 맑은 자연의 풍물이 존재하지 않거니와 장맛도, 손끝 맛도 다르다. 분위기는 또 어떤가. 세월에 따라,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냄새는 그 풍경 속에서 날개를 펼쳐 배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냄새를 더듬거리면 툇마루에 동그마니 올라앉아 달을 쳐다보는 단란한 가족이 보이고, 오순도순 옛 이야기가 들려온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두고두고 맛보는 된장찌개. 추억은 보글보글 된장 알갱이를 튕겨 내는 뚝배기에 닿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그래서다. 된장찌개는 꼭 뚝배기에 끓여 먹는다. 왠지 뚝배기가 어릴 적 맛보았던 된장찌개 맛을 끄집어내줄 것만 같아서다. 뚝배기를 보면 인간적인 여백이 보인다. 투박하지만 후한 인심, 은근히 오래가는 따스한 정, 가식이 없는 소박함, 좀 부족하지만 진솔한 향기가 뚝배기에서 묻어난다. 사람과 닮은꼴이다. 뚝배기 같은 사람! 그런 사람에게는 인간미가 묻어난다. 사람냄새다. 삶이 팍팍할수록 사람냄새가 그리운 법이다. 향기 나는 사람이랄까. 자신을 낮추고 배려하는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많다. 더러는 고단한 사람들이 마음껏 뛰놀게 해줄 넉넉한 마음의 뜰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인간적인 여백이다. 풋풋하고, 순박하고, 토속적인 사람. 내 추억의 된장찌개 맛이 그리운 건 어쩌면 그 때 그 시절의 투박한 사람냄새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2017-05-24 09:07:2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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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가맹점주가 제1의 고객

이상헌칼럼-가맹점주가 제1의 고객 "요즘 가맹점에서 속 썩여서 미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몇 점포는 폐점 시켜야겠어요." 며칠 전 만났던 프랜차이즈 브랜드 K대표의 말이다. 우리나라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64개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존재한다. 약 28만명의 가맹점 사장님들은 오늘도 고객을 왕으로 떠받들며 줄어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4264명의 가맹본사 대표들이 K대표처럼 가맹점주를 소모품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자영업시장과 프랜차이즈 산업은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최근 경기환경을 표현하는 단어가 '목숨형 창업'이다. 그만큼 절박하고 힘들게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전년 동월대비 약 23% 정도의 매출이 하락하고 경상비는 평균 13.5% 상승해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업종은 오히려 점포 문을 열어놓는 순간 적자의 연속이다. 그래도 단 한푼이라도 생계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하물며 점포의 어려운 점을 분석하고 대안 제시는 못할 망정 폐점을 시켜야 한다는 말을 과연 본사 대표가 할 소린지 묻고 싶다. 물론 열심히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본사에 대한 원망과 책임을 전가하는 가맹점주도 있을게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순간 모든 본사의 점주교육에는 고객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하고 있다. 소위 고객만족기법이니 표적고객분석이니 하는 과목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본사 입장에서의 고객은 과연 가맹점에서 구매하는 2차 고객인 옆집에 사는 사람만 고객일까? 가맹본사 입장의 1차 고객은 바로 점주라 할 수 있다. 점주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과연 2차 고객은 만족 시킬 수 있을까? 이는 어불성설이며 천만에 말씀이다. 프랜차이즈는 사업자 간의 공동운영의 협업시스템이다. 점포의 운영실적이 본사의 수익성과 밀접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점포의 수익성 악화가 본사의 수익성 악화로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창업의 종류 중 가맹점 창업을 하는 창업자들의 심리에는 노하우가 없으므로 할 수 없이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 할 수도 있지만 어렵고 힘들 때 본사에 의지하고 싶은 본능이 당연히 존재한다. 그 대가로 가맹점에서는 비싼 가맹비와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상생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소위 점포회생프로그램과 폐점지원프로그램 정도는 운영하는 본사에서 지원해야 한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홈페이지나 개설 책자를 보면 이러한 문구가 있다. '저희 브랜드는 전문 슈퍼바이져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의 운영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혹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살 수 있다' 등이다. 정말로 앞서 말한 것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사업 초기에 가졌던 마음으로 돌아가 진정 가맹점을 위한다면 그 브랜드는 정말 좋은 브랜드, 사랑 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17-05-22 14:44:39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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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55) 뭣이 중헌디

[김민의 탕탕평평] (55) 뭣이 중헌디 새로운 정부,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십 년 만의 진보집권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것은 아날로그 시대의 얘기이다. 요즘 십년은 이미 디지털 세상임을 실감케 한다. 아마도 앞으로의 십년은 더 빠르게 지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에는 그때그때 현실에 최선을 다 하면 어느 정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그 이상의 노력을 동반하지 않는 성장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즉 적당한 노력은 발전이 아니라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급변하는 세상에 발 맞춰 정치현상도 마찬가지다. 결국 인간사의 총체적 표현이 정치라고 할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같이 정치를 오래한다고 거물 정치인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아니다. 이번 대한민국의 대선이나 프랑스 대선의 사례가 그것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그것을 제대로 실현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장기·중기·단기적으로 그에 걸 맞는 치밀한 플랜이 있어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야말로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해야지 그것들을 쫓아가니 꼭 문제가 생긴다. 트렌드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곧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다. 반면에 트렌드를 쫓는 것은 다음 선거에만 연연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치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사실이 그렇지 않나. 요즘 다음 세대까지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그저 공천에 노예가 되어버린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하기야 매번 당선이 되어야만 그런 비전을 현실로 드러낼 수 있지 않겠냐고 역으로 묻는 정치인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 진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단임제이다. 현실적으로 권력의 종착역이 청와대 5년이기 때문에 이미 대통령을 포함해 권력실세들은 다음 세대는 고사하고 주인이 바뀌기에 재집권에도 사실상 관심이 없다. 제왕적 대통령단임제의 가장 큰 폐허이다. 미국처럼 차라리 대통령 중임제였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정치가 현실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국가의 많은 영역들이 의회에 의해 입법을 하고, 대통령의 공약들이 국민에게 피부로 와 닿기까지 5년이라는 세월은 현실성이 지극히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지난 정부와 같은 극단적이며 이해불가한 일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이다. 격한 말로 어차피 권력의 마지막 자리이며 단계인데 무슨 부정비리를 못 하겠는가. 만약에 대통령중임제였다면 재집권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권력남용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선공약이 실천되기에 중임제 하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대통령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가시화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제가 가장 아쉽고 문제점이 많은 이유를 지적하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는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의 현실화에 그 가치와 목적을 두어야 한다. 지금 그것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도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정말 최악의 경우이다. 좋은 것을 대물림해야지 고통과 혼란을 대물림해서야 되겠는가. 가령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최악의 상황이다.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시키기에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아닌 말로 부모가 자신들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요즘 같은 때 어떻게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겠는가. 그것은 머잖아 국력의 쇠퇴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변변찮게 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이제 하다하다 저출산문제까지 대두된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대한민국이 존속할 수 있겠는가. 정치권에서 저출산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 하에 이것저것 지자체에 의존하여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그 정도 혜택으로는 애완용 강아지 키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필자는 아들만 셋이다. 게다가 늦둥이까지 키우는 입장이라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피력할 수 있다. 가뜩이나 국내외적으로 가장 힘든 상황에서 정치권에 요구한다. 물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인 선거가 중요할 것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선거를 마친 후에는 정쟁만 일삼지 말고, 단기적인 미래라도 국가의 안위와 정책실현에 의해 국민들이 복지와 국가의 존재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순서를 정확히 하자. 국민이 있어야 국가도 있고 정치도 필요한 것이다. 이민과 저출산으로 그나마 인적자원이 자원의 전부인 대한민국에서 인구감소마저 심각한 상황이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정치권에 묻는다. 유권자가 있어야 선거도 할 수 있지 않겠나.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5-21 10:39:44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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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저축은행 사태 ①

[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저축은행 사태 ① 2000년대 들어와서 저축은행들은 거칠 것 없어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대형저축은행이었던 솔로몬저축은행은 2002년부터 다른 저축은행들을 잇따라 인수했고 최악의 저축은행 사태를 불러온 부산저축은행도 지난 2008년 대전저축은행, 전북 고려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대형화를 꾀했다. 그러나 해당 저축은행 내부는 이미 부실할 대로 부실화되어 있었다. 즉 위험관리체계, 경쟁력 등이 미흡한 상황에서 대형·계열화 심화로 동반부실 가능성이 확대됐고 저축은행 개인 대주주들에 대한 견제 장치가 부족해 저축은행은 그들의 私金庫화돼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지방 미분양사태는 지방 중소건설사의 도산을 불러 왔고 이는 저축은행이 벌여 온 아파트 건설비용 등에 대한 PF대출의 부실화를 초래하였으며 급기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실문제가 본격 표면화됐다. 상당수 저축은행은 이러한 부실을 분식으로 덧칠하고 있었다. 즉 저축은행이 BIS 비율(국제결제은행의 기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이 8%에 이르지 못할 경우 동일 차주에게 80억 원 이상 대출할 수 없다. 5%미만일 경우 금융감독원의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감독관이 상주하는 한편 신규 대출에 제한이 있게 된다. 5000만 원 이상 예금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으므로 BIS 비율이 낮을수록 고액 예금 수신이나 후순위채 발행에 불리하게 되어 결산시마다 대손충당금을 과소 계상하거나 미실현 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 결산함으로써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맞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은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상당한 금액의 후순위사채(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채무증권으로, 채권발행기업이 파산하였을 때 채무 변제순위가 일반채권보다 뒤에 있는 채권으로, 금융회사는 주로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발행)를 발행판매했다. 당시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은행이 아님에도 저축'은행'이라는 명칭에서 오는 안전성에다가 연 8~9%의 고율의 이자가 지급되고, 그 이자 또한 매월 내지 매분기별로 지급되는 상품이어서 노령층과 퇴직자 등이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부실의 뇌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2011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에서 가장 먼지 영업정지된 곳은 삼화저축은행이었는데, 이 저축은행은 2009년도 회계연도 공시를 2010년 9월까지 해야했지만, 이를 하지 않아 2010년 11월경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6월말 결산인 저축은행들은 3개월 이내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을 통해 회계감사 결과를 공시해야 하나 삼화저축은행이 결산 공시를 미루는 것은 금감원 검사 결과 적기 시정조치 대상(BIS비율 5% 미만)에 올라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적기시정조치 대상임을 공시하느니 차라리 공시를 하지 않고 당시 500만원밖에 되지 않은 과태료를 선택한 것이었다. 필자는 당시 중견로펌 소속 변호사로서 주로 PF계약의 작성·검토하는 일을 하였는데 해당 업무가 2008년 글로벌위기 이후 급속도로 줄어 들었고 심지어 자문 건 중 부실화된 PF사업장 정리 등의 업무를 점차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은행 내지 특히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화저축은행의 위 과태료 관련 기사를 주목될 수밖에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위 기사가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1월 삼화저축은행은 영업정지되었고 곧이어 5월경에는 파산신청이 있게되어 위 저축은행의 후순위사채 투자자와 5천만원 초과예금자들은 이른바 '멘붕'상태에 빠진다. 당시 필자는 5년 동안의 소속 변호사 생활을 정리하고 독립 변호사로서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히 파산이 되면 한푼도 받지 못하는 후순위투자자들을 대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갓 개업한 변호사에게 그러한 대규모의 사건을 누가 맡길까 내 자신도 반신반의하였으나 억울한 투자자들이 어떻게든 구제받아야 한다는 정의감은 충만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저축은행 사건은 그 이전에 흔하지 않아 선례가 없어 어떻게 법리 구성을 하고, 누구를 피고로 하여 상대로 소송을 하고, 저축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하여 승소하더라도 파산되었으니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는지 여러 가지 난관이 쌓여 있었다.

2017-05-18 16:03:5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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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올바른 놀이'란 없다

얼마 전 열린 '엄마 아빠, 딱 10분만 놀아요!' 저자 강연회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여자아이인데 공룡이나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싸우는 과격한 놀이만 좋아해요. 아이에게 올바른 놀이방법을 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가르쳐주면 될까요?' 나는 질문한 부모님에게 이렇게 되물어보았다.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는 올바른 놀이란 무엇인가요?' 부모님들은 종종 이런 고민을 토로한다. 여자아이가 여성스럽지 못한 과격한 놀이를 하고, 남자아이가 남자답지 않은 인형놀이나 역할놀이만 하려고 하는 등 나이와 성에 맞지 않는 놀이를 해서 고민이라는 내용들이다. 아이가 나이에 맞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여자아이는 여성스럽고 조신하게, 남자는 씩씩하고 활동적으로 놀아야만 올바른 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올바른 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놀이는 어떤 모습과 형태든 전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상상력을 펼치고 지적 호기심을 채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이끄는 자유로운 놀이는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물론 아이의 놀이가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사회적인 규칙과 도덕성에 어긋난다면 훈육의 개념으로 놀이 법을 수정하고 새로운 놀이로 전환해주는 부모의 개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놀이가 누구를 해하지도 않고, 사회적인 규범을 어기지 않는다면 어떤 놀이라도 허용 받아 마땅하다. 부모가 아이의 놀이를 규제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상당수 부모의 가치관이나 인식 속에 부모 개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념이 녹아있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놀이를 하며 큰 소리로 깔깔대며 웃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을 산만한 행동이라며 금지한다. 또 다른 부모는 여자는 과격하면 안 되기 때문에 여성스럽고 차분한 놀이만 허용한다. 남자 아이는 씩씩하고 활동적이어야 하는데 집안에서만 노는 모습을 보고 답답하기도 한다. 부모가 가진 개인적인 인식의 틀이 아이의 놀이를 '올바른 놀이'와 '바르지 않는 놀이'로 가르는 것이다. 잘못된 놀이 인식의 틀 안에 아이를 가둔다면 그만큼 아이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포함하여 놀이를 통해 줄 수 있는 좋은 요소들이 아이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놀이에 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에게 영국 인류학자인 애슐리 몬터규(Ashley Montagu 1905~1999)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 그는 '인간은 유아기의 유치한 특성을 평생토록 지니고 있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의 행동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호기심과 상상력, 독창성 등의 행동 특성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어떤 환경과 마주하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더불어 인간 모두는 즐거움과 웃음, 장난기와 같은 어린아이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요소들을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않고 잘 간직한다면 언제나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중년의 삶이나 노년의 삶까지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아이의 놀이를 어떠한 잣대로 판단하며 놀이를 제재하고 있다면 우선 부모 내면에 잠재된 즐거움과 웃음, 희락을 먼저 깨워야 할 것이다. 딱딱한 사고를 가진 부모에게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를 기대하긴 어렵다. 부모가 먼저 자유로운 인식을 가지고 삶의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아이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 부모가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 '~하니까 이렇게 해야 해'라는 인식의 틀을 먼저 깨야만 아이의 놀이를 포함하여 아이를 바라보는 틀 또한 자유로워질 것이다.

2017-05-17 17:46:5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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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입맛 없고 밤잠 설칠 땐? '삼채'

일교차가 큰 봄에는 이유 없이 피로감이 증폭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피부, 근육, 교감신경 등의 에너지 소모가 급격히 증가해 신체기관에 혼란이 생긴다. 이러한 신체적 혼란은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식사, 수면 등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렵고 식욕마저 떨어진다면 신경 안정에 좋은 '삼채'라는 채소로 나물 밥상을 차려보는 것도 좋다. 삼채는 히말라야 산맥의 고랭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잎은 부추를, 뿌리는 인삼을 닮았다. 맛이 인삼과 비슷해 삼채(蔘菜)로도 불리며, 쓴맛, 단맛, 매운맛 등 세 가지 맛을 갖고 있다고 하여 삼채(三菜)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추위와 병충해에 내성이 강해서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재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식품개발원의 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채에는 신체의 필수성분이자 항암 효능을 가진 유황이 양파의 2배, 마늘의 6배나 많다고 한다. 유황은 건강한 세포 생성을 위한 필수적인 성분이자 몸 속 수분을 매출하고 해독을 돕는다. 살균력이 강해 염증을 삭히는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건강에 유용한 성분으로 여겨져 왔다. 쉽게 잠들기 어려운 증상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삼채의 유황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며 정신적 긴장 상태를 풀어서 편안하게 잠을 이루도록 돕는다. 그 외에도 신경 안정을 돕는 칼륨과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와 혈전을 분해하는 성분이 풍부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삼채는 뿌리, 순, 쫑, 꽃 등을 모든 부분을 먹을 수 있어 사시사철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지방질이 많은 육류를 섭취할 때 생으로 쌈을 싸서 먹을 수도 있고, 각종 찌개에 넣거나 나물로 무치면 삼채 특유의 맛이 훌륭한 식욕 자극제가 된다. 삼채수를 만들어 마셔도 좋다. 삼채 뿌리 150g 정도를 껍질을 벗겨 2L 가량의 물에 넣고, 강한 불로 30분을 끓이고, 약한 불로 줄여 다시 30분을 끓인다. 재료를 걸러낸 후 그 물을 수시로 마신다. 여름에는 오미자를 같이 넣어 끓이면 좋다.

2017-05-17 09:18: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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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새는 왜 강에서 발걸음을 멈출까

댓바람부터 예닐곱 참새들이 수런거린다. 뭐라 지껄이는데, 목청을 돋우는 걸 보니 녀석들의 일상도 꽤 바쁘긴 바쁜 모양이다. 한 녀석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길섶에 동그마니 앉은 숲으로 쭈르르 숨는다. 저만치 숲을 쬐여주는 봄 햇살이 착하다. 풀밭 위로 구슬처럼 구르는 새들의 지저귐! 그 언어의 속뜻을 모르니 감성 다르게 들린다. 향긋한 풀 바람을 맞으며 들으면 흥겨운 콧노래로 들리고, 세상이 팍팍하고 궁할 땐 슬프고, 마음이 호사스러울 땐 정겨워라. 새소리는 이렇게 사소하고 변덕스럽게, 그러나 매번 감탄으로 나를 적신다. 어디 새소리뿐이랴. 산정에서 마주치는 한 자락의 바람소리, 나뭇잎 뒹구는 소리, 몸을 비비는 숲 소리, 졸졸거리는 시냇물 소리, 바람결에 파릇파릇 일어나는 풀잎 소리, 풀벌레 소리. 지금 5월의 산은 비발디의 봄 협주곡을 연주하며 농익어가고 있다. 자연의 소리를 꼭 산 속을 들어가야만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그시 눈감으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아련한 추억의 소리도 있다. 시인들은 웅숭깊은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다고 했더랬다. 나부시 하늘거리는 나비의 날개 짓 소리를 듣고, 나뭇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과 언덕 너머로 피어나는 물안개에도 소리가 묻어 있다는 걸 느끼는 까닭일 것이다. 오래전 몽돌해변에서 들었던 몽돌들의 속삭임이 시정(詩情)으로 밀려온다. 건반의 마술사 파도가 수천수만 음표를 지닌 몽돌과 협연하는 콘서트! 저 부드럽게 찰랑대는 물결이 그 모난 돌을 곱고 둥근 음표로 다듬기까지 얼마나 연주했던 걸까. 우리는 파도와 몽돌이 빚어내는 협주곡을 통해 지혜를 배운다. 부드러움이 거침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내 안을 다스리게도 한다. 번잡한 세파 속에 곧추서는 번뇌를 누그러뜨리고 다독이는 부드러운 솜털이 거기에 있다. 추억의 소리를 더듬다보면 마음이 건반이 되고 악보가 되는 것이다. 때론 눅진하게 눌어붙은 삶의 고단함을 씻어내곤 한다. 잃어버린 삶의 감각을 되살려주기도 하고, 소리 내지 않는 소리를 어떻게 귀 기울여들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준다. 소리란 참 신통하고 묘하다. 낯선 소리는 설렘으로 오고, 귀에 익은 소리는 반가움으로 다가 온다. 그러나 마음에 묻어둔 추억의 소리는 시간 다르게, 계절 다르게, 장소 다르게, 감성 다르게 들려온다. 웅숭깊어서인가. 그땐 못 느꼈던 소리가 문득문득 큰 울림으로, 뭉클함으로, 때론 애틋함으로 밀려온다. 찰나적으로 번득이면서도 불멸의 여운으로 남아 있는 까닭일 것이다. 그래서다. 추억의 소리가 조각조각 한데 어우러지면 산과 강이 되고 들녘을 이룬다. 여행길에 호젓한 강변을 거닐다 보면 새를 발견하게 된다. 하필이면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말이다. 자태가 왠지 처연하다. 새들은 왜 강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걸까? 깃털을 휘날리며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일까? 강을 향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아무도 기억해낼 수 없는 아득한 태고의 신비한 천연의 소리가 듣고 싶다고 중얼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휴대폰 벨소리며, 자동차소리며, 번잡한 첨단 기계음들을 씻어내자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천연의 소리는 때 묻지 않은 순백의 소리, 진솔한 소리, 첨단 과학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본질적인 소리다. 천연 소리의 극치는 소리 내지 않는 정밀(靜謐)한 늪의 소리다. 침묵한다고 해서 왜 소리가 없겠는가. 지극히 잔잔한 밀물과 썰물이 있다. 늪에도 소통하는 물결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큰 소리에만 귀를 쫑긋 세운다. 그래서 늪이 우리에게 일러준다. 소통이 제대로 되려면 큰 소리에 묻혔을지도 모를 작은 소리를 찾아내 귀 기울여야 한다고.

2017-05-17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강형문의 세상읽기] 핀테크시대, 은행과 핀테크기업의 공존

[강형문의 세상읽기] 핀테크시대, 은행과 핀테크기업의 공존 최근 핀테크산업(금융부문에 IT기술이 결합되어 새롭게 창출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핀테크기업이 기존 은행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은행도 '21세기의 코닥' 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은행의 위기는 은행(1694년 영국의 영란은행 설립을 계기로한 근대적 의미의 은행) 탄생 이후 여러 차례 있었다. 은행 최초의 위기는 금융의 겸업화로 은행들이 증권업무를 겸영하면서부터 무모한 투자로 인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법에 의해 상업은행업무와 투자은행업무의 엄격한 분리를 가져왔다. 은행의 또 다른 위기는 금융의 탈중개화 현상이었다. 대기업들이 자신의 신용을 바탕으로 채권을 발행,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부터 은행의 역할(금융중개기능)이 줄어드는 위기를 맞이했는데 이에 자극을 받은 은행들은 금융혁신을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2000년대 들어 나타난 최근의 은행위기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에 의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기업의 출현에서 비롯되고 있다. 초기에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은 금융기관이 IT를 활용해 금융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형태였지만 최근의 핀테크는 IT기업이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편리한 서비스를 핵심경쟁력으로 하여 기존 은행들의 업무영역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들어 IT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크라우드펀딩, P2P대출, 개인종합자산관리 분야)를 제공하는 다양한 핀테크기업이 출현하고 있으며 지난 4월 3일에는 국내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무점포 온라인기반 은행, 1년 365일 24시간 영업)가 출범했고 6월 중에는 제2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 것으로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다양한 핀테크기업의 출현은 간접비용 절감에 따른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은행보다 유리한 예금 및 대출금리 제공, 낮은 수수료, 24시간 신속하고도 유연한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예·대금리차 축소)와 금융자금의 이동(은행·제2금융권→인터넷전문은행)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핀테크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소비자의 금융생활에서 중심적인 지위를 잃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예금의 경우 은행의 높은 신용도로 제2금융권(상호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협 등)에 비해 예금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며 대출측면에서도 목표고객이 달라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할 여지는 그리 크지 않다.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어 영업을 해온 몇몇 선진국(미국, 일본, 유럽)의 예를 보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과는 목표고객층이 다른데다 영업방식도 특화된 서비스(소액신용대출·카드론·오토론 등)에 주력한 은행들만이 살아남아 기존 일반은행들과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IT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환경 하에서도 핀테크기업과의 업무제휴나 자체개발에 의해 모바일금융서비스(신한의 써니뱅크, 우리의 위비뱅크 등)를 성공적으로 제공하여온 점 등을 고려할 때 핀테크로 촉발된 금융혁신흐름에도 잘 대응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핀테크 산업의 성장은 기존 은행의 중심적 역할을 위협하기 보다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서비스공급방식의 변화(금융상품위주의 사고→금융소비자중심 사고)를 유도하면서 각각의 한계로 인해 서로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전 세계적인 핀테크의 확산추세 속에서 핀테크기업이 일부 금융서비스부문에서 은행의 역활을 대체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도 IT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영역을 확대하고 서비스제공방식도 고객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계속 혁신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전 한국금융연수원장·메트로신문 자문위원

2017-05-16 14:20:3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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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객관적인 자기분석이 창업의 正道

이상헌칼럼-객관적인 자기분석이 창업의 正道 "창업의 正道(정도)는 무엇인가요?" 창업 전문가들이 대답하기 가장 곤란한 질문이다. 그저 착실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판에 박힌 대답을 하기엔 예비 창업자들의 간절함이 너무 묵직하다. 자영업 위기의 시대, 생계형 자영업자가 만연하는 이 시기에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더욱 난감하다. 필자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창업의 정도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창업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흔히 '자영업 푸어'라 불리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성공 창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 심리로 인해 그저 '될 것 같은' 아이템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그들의 선택은 너무나 주관적이다. 자영업 역시 비즈니스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창업의 승패를 좌우한다. 더욱이 비즈니스의 시작인 창업 준비 단계에선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만이 모든 것을 판가름한다. 창업 자금, 신용도, 매장 입지 등 수치로 판단 가능한 부분부터 창업자의 성격, 가정 환경, 보유한 기술 등 수치로 판단 불가능한 부분까지 모든 부분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아이템 선택은 분석이 끝난 다음으로 미뤄도 늦지 않다. '맞춤형 창업'이 각광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맞춤형 창업은 정형화된 창업 아이템과는 달리 창업자의 상황에 맞는 창업 아이템을 설계해주는 창업방식을 뜻한다. 창업자의 상황에 맞는 매장 환경을 조성하고 창업자의 역량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것이 맞춤형 아이템의 목적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진행했던 '자영업자 힐링 프로젝트'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은 정도를 통한 효율성의 승부처다. 즉 자신에게 맞는 창업아이템을 철저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가지고 선택한 후 가성비의 극대화와 투자금액에 따른 효과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창업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수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창업 시장에 진입한다. 다양한 매장을 방문했던 경험을 통해 소비에 대한 안목을 탄탄히 다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안타깝지만 소비와 생산의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와 같은 판단 자체에 객관보다 주관이 더욱 깊숙이 개입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정도는 직역하면 '바른 길'이다. 예비 창업자가 달려야 할 길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일 수도,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일 수도 있다. 창업 시장에선 어떤 길이든 모든 바른 길이다. 다만 도로에 진입하기 전에 자신이 탄 자동차의 상태를 가장 먼저 점검하길 바란다. 그것이 시작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17-05-15 15:11:48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