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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자본의 망령과 예술

[홍경한의 시시일각] 자본의 망령과 예술 동시대미술은 다양한 스토리가 내재된 각기 다른 군도의 공존적 집합을 불러들여 새로운 관계를 맺고 통합이 아닌 차이를 잇는다. 장르, 학제 간 경계조차 무의미한 연속적 개입과 침투를 고의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예술의 의사소통 방식과 내용, 형식을 담보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 이전과 전혀 다른 미적 경험을 유도하거나 낯선 예술적 체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작업들은 시각적, 개념적 어려움을 양산하는 탓에 가끔 외면의 대상이곤 하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과정과 연관된 기억과 경험을 소환 혹은 복원하는 계기로 작동한다. 이전엔 알 수 없었던 상호성을 체득하는 자유로움의 장이자, 예술가들에게 그 무대가 갖는 의미는 미술자체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술인들은 간혹 예술이라는 언어의 육화된 의미를 배척하는 지점에서 깨어나는 자본의 망령들에게 한없이 너그러워지기도 한다. 다만 이 기괴한 상품가치로서의 망령들은 다른 군도의 공존적 집합을 잘못 해석한 결과이기 일쑤다. 어쩌면 척박한 생태를 핑계 삼은 내적 게으름과 안일함이 무의식을 뚫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불안한 현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제도적 체념, 생존의 절박함도 상품으로써의 망령이 활개 치는데 한 몫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과 이름으로 변신한 채 이내 현세를 지배하는 자본의 망령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어떤 합당한 명분에도 냉정한 태도를 내보인다. 이성과 논리, 특유의 감성을 삭제시키고 불특정 다수의 지지 속에서 헛헛한 욕망을 사육한다. 급기야 정신을 포박하고 야금야금 예술가들의 생명까지 갉아먹는다. 실제로 자본의 망령은 철학적 빈곤함이 부유하는 것들, 숫자만 늘여놓아 애써 먼 길을 찾아간 이들을 맥 빠지게 하는 것들을 내놓도록 만든다. 단지 철지난 양식들을 발작하듯 재연하거나 과거의 형식을 마구잡이로 뒤섞어 놓은 것들, 깊이 없음을 뻔뻔하게 자인하는 결과물을 토해내도록 유도한다. 심지어 예술의 종말을 통해 예술이 비로소 자유를 획득했음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들마저 마구잡이로 생산한다. 한마디로 그 어떤 가능성도 인정되는 시대에서 놀랍도록 진부하고 획일적인 것들을 내건다. 결국 자본의 망령은 곧 소진해버릴 물질을 선물하지만 예술의 근본적인 역할과 기능에 대한 미학적 감수성을 거둬들이고 구태의 반복, 새로움에 대한 외면에 지속성을 부여한다. '내가 이러려고 미술가가 되었나'라는 뒤늦은 후회를 비웃으며 조변석개하는 소비취향이 권력임을 자인케 한다. 그럼에도 혹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놀이'로 대응할 수 있고 놀이의 성과로 휘발성 강한 팬덤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놀이란 실은 공유될만한 자기연민과 실패를 그럴듯한 변명 아래 정당화하는 방어기제이거나, 잘해봤자 기형적 제도를 살짝 비트는 수준일 뿐이다. 본질의 변화는 그 정도로 이뤄지지 않는다. 예술가가 신뢰할 수 없는 대중적 속성에 삶을 의탁한다는 것, 경박한 자본주의에 몸과 정신을 떠맡기면서도 잘못되었음을 느끼지 못함은 결국 예술작품에 내재된 고유한 역할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에 관한 고민의 결여를 완성한다. 예술본질의 추구를 멀리하며 단발성 풍요로움에 삶을 할애할수록 우리가 그토록 지키려했던 예술가적 권위는 무너진다. 허나 작금 한국 미술계에서 엿보이는 일련의 흐름은 음습하고 괴기한 저택을 빠져나와 먹잇감을 찾아 배회하는 자본의 망령들에게 좋은 숙주가 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자박으로 인한 일시적 안락함과 물질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017-07-09 11:41:29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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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2) 때와 방향

[김민의 탕탕평평] (62) 때와 방향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성경 전도서에 보면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을 이룰 때가 있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즉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다급하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미루고 싶다고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한 인생이 태어나는 것을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듯이,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삶의 마지막 순간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즉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필자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인생과 정치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선택에 있어서는 물론 그 결과에 있어서도 내 자신과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소한 개인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그렇고, 정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에는 반드시 찬반양론(贊反兩論)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은 정치적 동물' 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유일신(唯一神)으로 존재할 수 없고, 작게는 가정과 크게는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타인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물은 본능에 충실하지만, 사람은 대부분 생각하고 행동한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언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짐작하기 어렵고 예측불허한 우리의 사고가 유형의 언행으로 표현되고 표출되는 것이다. 결국 공통분모가 존재하면 서로 이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반면에 내 생각과 가치와 상대의 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불신과 불협화음(不協和音)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공통점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이질감에서 느끼는 불안정함은 상당한 간극이 있다. 최근 대선을 치루면서 여·야가 바뀌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대내외적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현재 분단중인 한반도의 입장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강 사이에서 말 그대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격이다'. 국내정치 상황도 그리 녹녹치 아니한데, 양강 사이에서 한반도의 대외전략은 그 누구도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시 정치도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인데, 그것을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 국내정치 상황도 그러한데, 우리끼리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정치나 한반도의 대외전략을 갖춘다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운 입장이다. 정치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당장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그냥 시간의 흐름에 맡겨둬야 할 문제가 분명 따로 있기 마련이다. 의견을 조율하고 대책을 찾아서 해결될 문제라면 그에 걸 맞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면 된다. 허나 이미 고민하고 노력해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냥 어느 정도 방치하며 급한 일부터 해결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의 정당정치가 발전이 아니라 자꾸만 퇴보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적절한 타이밍과 또 한 가지는 정쟁을 해야 할 상황과 멈춰야 할 상황을 전혀 반대로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필자의 저서에서도 '삶이 곧 정치다. 정치 안에 삶의 모든 방법이 있다' 라고 표현했지만 한 가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개인의 인생은 아닌 말로 이기적이어도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정치나 정치행위자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필요 이상 자각하고 본인들의 개인적 욕구를 기반으로 하는 한, 결국 다 함께 잘살자는 정치의 궁극적 목적을 벗어나 모두가 함께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은 실타래 같이 복잡한 작금의 모든 상황에서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과연 고민해야 할 것을 고민하고 싸워야 할 것을 가지고 싸우는지 말이다. 'Back to the basic.'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7-09 09:03:57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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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 공진단,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 공진단,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최근 신문, TV 등 각종 매스컴을 통해 공진단이 여름철 대표 보약으로 자주 소개되면서 공진단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로부터 중국 황제에게만 진상될 정도로 귀한 약재인 '공진단(供辰丹)'은 기혈보충과 원기회복, 보혈작용 등이 뛰어나 주로 수험생이나 직장인, 큰 수술을 받은 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중장년층 및 노년층이 복용하면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부 매체에서 공진단을 비아그라와 비견되는 정력 강화제로 소개하고 나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해프닝은 공진단의 핵심성분인 '사향' 때문에 빚어진 것인데,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향선낭(香腺囊)에서 채취한 분비물로 만든 약재로 한의학적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개규작용이 강한 약재로 분류되고 있다. 여기서 개규작용이란 기혈을 소통시켜준다는 의미로 현대의학적으로 해석하자면 강심작용과 혈액순환 증진을 뜻한다. 성분은 수분 22%, 회분 3.62%, 무스콘(Muscone) 1.2% 가량이 함유되어 있으며, 맛은 약간 맵고 향기는 짙으며, 약성은 따뜻하다. 복용 시 일시적으로 전신에 기운을 통하게 해 쇼크나 인사불성, 정신혼몽 등에 뛰어난 효력을 보이며 중풍, 치매, 뇌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질환 치료 및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또 사향 성분이 심장에 들어가면 강심작용을 유도해 관상동맥 안의 혈류를 촉진시키고, 바로 뇌혈관에 들어가 대사를 활성 시키는 것은 물론 혈관마비 및 세포파괴를 차단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일체의 막힌 증상, 즉 구규(九竅)와 경락과 근골까지 깊숙이 침투되어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나 채소나 과실을 먹고 중독된 것까지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근에는 항암작용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사향의 이 같은 작용으로 공진단이 다른 처방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약재의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사향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니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향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수입인증과 관리를 받아야 하고, 식품겸용 한약재가 아닌 의약품 한약재이기 때문에 한의원에서만 취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공진단을 처방받을 때에는 반드시 식약처로부터 안전성을 인증 받은 제품인지, 전문 한의원에서 정품·정량으로 직접 제환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공진단 1환 무게는 5g, 1환 당 사향은 100mg으로 100환 당 총 10g의 사향이 들어가며, 사향은 방향성 약재이기 때문에 향이 날아가기 쉬우니 겉 표면이 금박으로 씌워져 있는 것이 좋다. /압구정 대자인 한의원 원장

2017-07-06 11:30:1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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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여름 건강엔 상큼한 '매실'

여름은 매실의 계절이다. 매실이 익는 여름이라고 해서 예전에는 음력 5월을 '매하(梅夏)'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름철 매실이 유용한 것은 매실에 풍부한 구연산이나 피크린산 등의 성분들이 해독 및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음식물이 쉽게 오염될 수 있으며 상온에서 보관된 음식을 먹고 배탈이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곧 휴가철이 다가오는데, 휴가 기간에도 야외 지저분한 환경에서 조리된 음식물을 쉽게 사 먹을 수 있는데 식중독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매실이 효과적이다. 여름철에는 익히지 않은 생선이나 어패류 등의 섭취도 피해야 하는데 만약 날 생선을 먹게 된다면 이때도 매실을 곁들이면 세균이나 기생충 등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매실의 신맛은 여름철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기도 한다. 신맛이 나는 매실차를 마시면 침이 고이듯이 소화액의 분비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식후에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한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때도 매실이 효과가 있다. 위장 및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소화흡수에 도움이 된다. 매실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은 여름철 냉방이 잘 된 사무실에서 장이 차가워지면서 배가 사르르 아프고 설사를 할 때 이를 진정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매실은 간에 작용하는 것으로 평상시 술을 많이 마셔서 간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도 좋으며 숙취로 입이 바짝 마르고 속이 울렁거릴 때도 매실차 한 잔을 마시면 컨디션 회복에 좋다. 또한 간 기능이 떨어지면서 해독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속에 노폐물이나 독소가 쌓이기 쉽고 이것이 피로를 유발하고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평소에 피로를 많이 느끼고 쉽게 지치는 사람들은 매실을 가까이 하면 기운을 모으고 활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덜 익은 매실을 과도하게 먹을 경우 복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매실청을 과도하게 먹을 경우 당분 과다 섭취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2017-07-05 11:3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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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눌은밥의 힘

내 하루의 파이팅은 눌은밥에서 나온다. 노르스름한 밥 알갱이들이 숭늉 안에서 보글거리는 눌은밥! 먹음직스런 색감도 그러거니와 그 눋는 냄새의 구수함에 오감(五感)이 먼저 알고 깨어난다.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샘솟는 게 파이팅을 외치는 것 같다. 아침마다 그 호사로움에 한 그릇은 뚝딱이다. 영양성분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나 내 생활 영역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활력에 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단조롭고 후줄근한 삶에 의욕이라는 불을 댕긴다. 사전에서는 눌은밥을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이라고 풀이한다. 쉽게 말해서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이 누룽지이고, 거기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이 눌은밥이다. 그러나 내 일상에서 느끼는 개념은 그 사전 밖에 있다. 눌은밥에는 김이 모락거리는 숭늉과 노릇노릇한 밥 알갱이들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삶의 무게를 풀어주는 따스함과 넉넉함, 위안, 정성, 감동, 고향 같은 상념들이 한데 어우러져 눌은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눌은밥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개념 그 이상이다. 호호 불어가며 한 술 뜨면 훈훈해지는 것이 마음마저 따스해진다. 어이쿠 시원하다! 눈꺼풀은 여전히 무거운데 입에선 이런 감탄사가 터지곤 한다. 눌은밥을 먹는 시간은 적어도 내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시간이며,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이다. 하루를 개시하는 팡파르다. 눌은밥의 힘이라는 게 이런 걸까. 하루를 활기차게 살아낼 실마리를 눌은밥이 따스하게 풀어준다고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그게 한 끼 식사가 되겠냐고 누가 물음을 해오면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눌은밥에는 식욕의 끄트머리에서 서성거리는 허전함까지 채워줘야 마음이 놓이는 애틋함이 배어 있다. 말하자면 맨 마지막까지 남아서 한 끼 식사를 끝마무리해야만 부엌문을 닫는 우리네 밥상문화 본연의 유전자가 거기에 흐르는 것이다. 먹은 거 같지도 않게 먹었는데도 포만감을 느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걸쭉한 것이 포만감을 완성하면서도 속이 편한 게 눌은밥의 본질이다. 우리 집 눌은밥은 양은냄비로 만들어낸다. 깜짝 놀랄만한 특별한 레시피는 없다. 그저 냄비 바닥에 얇게 눌린 밥을 약불로 5분만 눋게 하면 맛난 누룽지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물을 자작하게 넣어 끓이면 숭늉과 함께 눌은밥이 완성된다. 가마솥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꼬들꼬들한 식감도 별미이지만 입맛을 당기게 하는 건 구수한 냄새와 노르스름한 빛깔이다. 그렇다 해서 센불에 오래 태우면 그 황금 비율의 빛깔과 구수함이 나오지 않는다. 이게 레시피의 비책이다. 눌은밥은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 굳이 계절에 맞서지 않아도 땡볕 여름에는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얼음 겨울에는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맛은 사계절 내내 한결같다. 식으면 식은 대로 그 나름의 식감이 있다. 유별난 반찬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김치를 곁들이면 칼칼한 맛으로, 비릿한 생선은 고소한 맛으로 재탄생시킨다. 나물이며, 풋고추며 어떤 찬이든 맛있게 받아들이고 소화해낸다. 간장 한 종지를 만나도 아침을 개운하게 하는 신통력을 부린다. 나는 눌은밥을 먹으면서 지혜를 배운다.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줄 아는 배려와 포용력을.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도 그 변함없는 맛에서, 큰 바람과 큰 풍랑을 견뎌내는 한결같은 뚝심을 배운다. 인스턴트가 세상에 쏟아져 나와도 눌은밥은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마음의 고향 같은 음식인 것이다. 오늘 아침 눌은밥을 먹으며 이만한 고부가가치 음식이 있나 싶다. 포만감에, 활력과 지혜의 가치들이 보태져 약동하는 것을.

2017-07-05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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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정말 나쁜 프랜차이즈 구별하자

이상헌 칼럼-정말 나쁜 프랜차이즈 구별하자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다. 외형적으로는 연매출 150조원을 상회하고 있지만 가맹본사의 수준 낮은 갑질은 여전하며 가맹점주들 간의 갈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발표한 자료만 보더라도 지난해 대비 분쟁 건수가 총 280건으로 28% 증가했다고 하니 커진 외형만큼 내적 성장을 이루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 요즘 창업을 '목숨형 창업'이라고 한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대변하는 단어다. 특히 전재산을 투자하는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대출에 제2금융권에 자금지원을 받으며 창업한다. 그러한 현실에서 믿고 의지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나 몰라라 하며 오리발을 내민다면 어느 창업자들이 성공 창업자가 될 수 있을까? 필자가 그 동안 창업 현장에서 느낀 정말 나쁜 본사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첫째, 감언이설형이다. '정말 몸만 들어가서 영업만 하면 될 수 있도록 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최고의 점포관리 전문가들이 점주님의 사업을 책임지겠습니다', '점포운영을 그만두실 때 권리금만 해도 두 배의 이익을 보장합니다',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점포를 좋은 가격에 팔아 드리겠습니다', '철저한 상권분석과 매출예측으로 성공 창업을 보장합니다' 등 이러한 대화가 만연하고 있다. 창업은 42가지의 결정이 필요한 중요한 사업이다. 그 많은 결정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성공이란 단어는 이미 물건너 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대화를 전개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절대 가맹을 해선 안되며 혹 결정을 하신다면 반드시 관련한 대화의 확인서를 받아두어야 한다. 둘째, 나 몰라라형이다. 브랜드 계약을 마친 후 대부분의 일정은 점포실측-시설공사-창업교육-인허가사항 준비-현장교육-오픈전관리-오픈-오픈후관리-점포운영의 순으로 이루어 진다. 보통의 경우 허가증, 사업자 등록증, 보건증, 소방검열 등의 공부서류를 창업자가 직접 해당 관공서에서 교육받고 발급 받아야 한다. 하지만 누구나 창업이 초보이기에 번거롭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으나 본사 직원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육수준도 겨우 조리교육 정도를 1~3일 정도 형식적, 고압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시설공사에 있어서도 시방서와 일정표, 도면을 꼼꼼이 점주와 사전 확인 후 시공하고 각 공정별 마감 확인을 통해 사전 조율이 필요하지만 거의 본사 직원은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일하는 인부들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독불장군형이다. 보통의 경우 예비창업자시절과 가맹점주 시절은 차이가 많다. 소위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이 되는 경우라 하겠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본사를 의지하고 기대려면 가급적 본사 직원과 잘 지내려 노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점을 악용하여 마치 수하나 하인 다루듯 하는 본사나 직원들도 많이 존재한다. 일방적인 지시와 폭언 그리고 제품 가격 등의 변화가 있을 때 전혀 사전 협의 없이 언제부터 인상한다는 식의 강압을 의미한다. 창업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이다. 그러하기에 더욱 신중해야 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함을 더욱더 기대한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07-03 16:08:51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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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50>DC. IRP 적립금 운용 감독규정

[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DC. IRP 적립금 운용 감독규정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제도와 개인퇴직연금(IRP)의 총 위험자산 투자한도는 제도 시행 이후 40%였던 것을 2015년 7월 9일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으로 70%가 되었습니다. Q:근로자들은 확정기여형(DC)제도와 개인퇴직연금(IRP)에서 어떤 금융상품들이 선택 가능한지 그리고 위험자산의 한도는 어떻게 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선택 가능한 금융상품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제도와 개인퇴직연금(IRP)은 무엇보다 안정적 운용이 중요합니다. 만일의 경우 근로자가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지식 그리고 투자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많은 비중이 위험자산에 노출 되어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것입니다. 표는 확정급여형(DB)제도와 DC/IRP에서 선택 가능한 금융상품과 위험자산 총 투자한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DC와 IRP의 위험자산 총 투자 한도는 70%(①)입니다. DC와 IRP에서 선택할 수 없는 금융상품에는 지분증권(주식)의 직접투자, 증권예탁증서, 비 상장주식, 파생형 펀드, 투기등급채권, 최대 손실률 40% 이상 ELS DLS, 전환사채, 후순위채권, 사모펀드 등이 있습니다. DC와 IRP에서 선택 가능한 금융상품에는 (1) 원리금 보장(형) 상품, (2) 펀드형 상품인 ①채권형 펀드(채권 비중 60% 이상), ②채권 혼합형 펀드(주식 비중 40% 이하, 채권 비중 60% 초과), ③ 주식 혼합형 펀드(주식 비중 60% 미만, 채권 비중 40% 이상), ④ 주식형 펀드(주식 비중 60% 이상) (3)최대 손실 10% 미만의 파생결합증권 등이 일반적으로 운용 가능한 금융상품입니다. 그 밖에 운용 가능한 상품으로 국공채, 외국 국채, 주택저당채권, 학자금대출 증권, ELS(최대 손실 40% 미만) 등이 있으나 금융회사가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07-03 13:46:58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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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마른장마 뒤 폭염, 무더위에 대비하라

임영권 박사 칼럼-마른장마 뒤 폭염, 무더위에 대비하라 '최악의 가뭄' 끝에 장마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 역시 '마른장마'일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다. 여름은 물놀이철인 만큼 아이들은 일찍 온 더위에 신이 났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노인들은 더위에 굉장히 약하다. 매년 여름이면 폭염 때문에 밭에서 일하던 어르신들이 목숨을 잃게 되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일사병,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 발생 빈도가 어른의 2배 이상이다. 아이들은 기초체온이 어른보다 높고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져 땀으로 열을 식히는 발한작용이 더디고 그만큼 체내에 열이 잘 쌓이게 된다. 또한 어른보다 신장이 작아 뜨겁게 달궈진 지표열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어린아이를 '소양지기(少陽之氣)'라 부를 만큼 작은 태양의 기운을 타고 났다고 본다. 가뜩이나 열이 많아 이를 발산하느라 활발히 뛰어노는 것으로 자칫 폭염까지 겹치면 아이는 그야말로 체온을 조절하는 장치에 과부하가 걸려 그냥 축 처지게 된다. 심지어 땡볕 더위에 1~2시간 야외활동으로도 일사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 더위가 심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온열질환 중 대표적인 것에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된 아이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어지러움과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일사병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얼른 시원한 그늘로 데려가 휴식을 취하면서 물이나 수분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면 이내 안정된다. 뙤약볕 아래서 밭일을 하다 쓰러지는 어르신들이 이런 경우인데 신체의 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땀도 흘리지 않으면서 체온이 40도에 달할 때 나타날 수 있다. 얼른 병원으로 가서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일사병, 열사병과 다르지만 여름과 되면 유독 더위를 타는 아이들도 있다. 더윗병 혹은 서병(暑病)이라고 한다. 아이가 땀도 많이 흘리고, 밥맛도 없고, 자꾸 찬 것만 먹다가 배탈 설사에 시달리고, 그러다 기력이 떨어져 기운 없이 축 처지게 된다. 엄마는 아이가 더워 때문에 무기력해지고 투정을 부린다고만 생각할 수 있는데 아이의 더윗병은 영양과 성장은 물론 잔병치레까지 연결되어 있어 세심한 돌보기가 필요하다.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 중에는 갈증을 느껴 시원하고 단맛이 나는 음료나 빙과류를 자주 찾는 경우가 많다. 찬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 건은 여름 건강에 있어 매우 나쁜 습관 중 하나다. 차가운 음식이나 서늘한 성질의 식품은 뱃속을 냉하게 해 위장 기능을 떨어뜨리게 잦은 배앓이를 일으킬 수 있다. 장 건강이 떨어지면 자연히 면역력도 떨어져 잔병치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차가운 것을 너무 자주 먹이지 않도록 하고, 과일도 상온에 두었다가 먹이는 것이 좋다. 갈증을 자주 탄다고 해서 냉장고에 온갖 청량음료나 단맛 음료를 가득 채워두는 것도 조심한다. 단맛은 아이의 밥맛을 떨어드리기도 하지만, 음료 안의 과당이 아이 면역 체계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것은 널리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의 수분 섭취는 정수가 잘 된 깨끗한 물로, 냉기가 가신 시원한 상태로 수시로 마실 수 있도록 해준다. 땀으로 많이 배출이 되는 만큼 다른 계절보다 물을 두 컵 정도 더 마신다고 생각하면 좋다. 한방에서는 오미자차나 생맥산차를 여름철 대표 음료로 꼽는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차는 갈증 해소는 물론 기운을 북돋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 무더위 속 땀으로 기운을 소진하고, 찬 음식으로 속이 냉해진 아이들을 위해서는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가 알맞다. 닭고기나 생선, 콩, 두부, 강황(카레) 등 기력을 보하면서 속을 따뜻하게 보(補)할 수 있는 하는 식품으로 영양식단을 만들어 먹이자. 수박, 참외등 제철과일은 영양을 보충하고 더위와 갈증을 풀어주는 데 좋다. 만약 영양 섭취만으로 더위를 잘 넘기는 것이 힘들다면,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여름 보약으로 떨어진 기력을 북돋우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 덥다고 해서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실내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자칫 여름감기나 냉방병, 냉방기 찬바람으로 비염이 심해질 수도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여름은 다소 덥게, 겨울도 적당히 춥게 지내야 건강하다고 말한다. 여름을 어느 정도 덥게 보내야 우리 몸에 적당한 양기가 쌓이면서 음양의 균형이 잘 맞춰져 면역력이 강해지고 음기가 강한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

2017-07-03 12:21:56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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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1) 팩트체크

[김민의 탕탕평평] (61) 팩트체크 지난 미국 대선 무렵부터 '팩트체크' 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사실 여부를 체크한다는 의미이다. 필자 역시 당시 미국 대선 방송을 하면서 그 단어를 자주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얼마나 거짓이 난무하면 대선에서조차 '팩트체크'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나. 지난 우리 대선에서도 처음으로 '팩트체크'가 도입되었다. 한 국가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에서 누구의 말이 참이고 거짓인지 국민에게 후보자를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에 그 목적이 있었다. 아무리 '알아도 모르는 척' , '몰라도 아는 척' 해야 하는 것이 정치라지만,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세상. 사람을 쉽게 믿고, 진실하게 대하면 오히려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인생이 그렇고 정치판은 더 하다. 상식적으로는 그게 선(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바보가 되는 세상이 맞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도 그러한데 특히 정치판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세상. 서로가 무슨 말을 해도 이미 불신을 가지고 응대해야만 하는 그런 세상이다. 입이 있어도 음식과 물을 섭취하는 용도 외에는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필자는 자주 한다. 직업상 말을 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언제부터인가 점점 듣기만 하는 것이 편하다. 어차피 내가 상대에게 진실을 얘기해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오죽하면 요즘은 상대의 말에 진실여부를 확인할 때 '사실인가'도 아닌 '실화인가'라는 표현으로 대체되겠는가. 웃기는 하지만 재미는 없다. 필자는 사람을 잘 믿는 편이다. 어릴 때는 그것이 칭찬의 이유였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그로 인해 적잖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점점 세상을 알아가고는 있지만, 가족이나 절친한 관계의 사람들에게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는 충고를 종종 듣곤 한다. 대체 어디까지 내 자신을 오픈하고 소통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객관적인 기준은 없기에 그 정도와 관계설정에 있어서 애매하고 난감할 때가 있다. 뭘 그렇게 감추고 속이고 싶은 게 많은 것일까. 차라리 조금은 당돌하고 당차보이더라도 솔직담백한 것이 스스로도 당당할 수 있고 오히려 속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모두가 자신의 얘기는 다 진실이고 꾸밈이 없다고 하면서, 기본적으로 상대에게는 불신과 의심어린 눈초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서로가 말이다. 자신의 그런 마음과 태도를 상대방도 뻔히 읽고 있는데, 서로들 모르는 줄 안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선배가 후배에게 진실을 가장한 조언을 하면서 사실은 후배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세상이다. 여성들보다도 남성들 사이에서 좀 더 유난하다. 기본적으로 아래 사람에 대한 너그러움과 배려와 사랑이 없으면, 그것은 조언도 아니고 그냥 속 좁은 선배로서의 볼썽사나운 행실에 불과하다. 상대로 하여금 아무런 존경과 애정을 이끌어낼 수가 없다. 상대도 바보가 아니니까 당연한 일이다. 하다하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거짓이 진실보다 더 진실처럼 보이는 세상이다.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수단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어떤 가치와 모양으로 살아갈 것인지 역시 각자의 몫이다. 적어도 각자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줄 아는 정도만 되어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진실한 사람이 인정받고 대접받는 세상. '팩트(fact)체크'가 아니라, '라이(lie)체크'가 필요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 정상적인 것은 정상적으로 평가받아야 하고, 비정상적인 것은 반성과 개선의 방향이 정해져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남에 대해 평가하고 근거 없이 비난할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자신의 모습이 타인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지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제대로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도의적 의무이기도 하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7-02 10:43:46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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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새마을금고 대출사건

[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새마을금고 대출사건 上 재판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급히 필자를 찾는 전화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유선으로 간략히 들어보니 새마을금고의 명의대여자에 대한 대출금소송인데 1심에서 패소하였다는 것이었다. 의뢰인에게 들어본 사건의 내용은 이랬다. 공사업체 A사를 운영하는 이모 대표는 아파트 건설공사를 시행하면서 사업부지를 담보로 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3억원으로 정하고 있는 관련 법령 때문에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위 대출한도규정을 회피하기 위하여 의뢰인을 비롯한 가족, 친척 및 직원 등의 명의를 빌렸다. A사의 연대보증 하에 이루어진 명의대여자들에 대한 대출은 명의인의 계좌로 입금 즉시 A사가 인출하여 공사비에 사용했는데 아파트 공사가 흐지부지되고 이에 따라 A사가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하자 금고는 명의대여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1심 판결이유를 살펴보니, 의뢰인 즉 피고 측에서도 억울한 마음에 여러 가지 주장을 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였고 필자가 보기에도 1심에서 주장된 기존 주장만을 반복할 경우 다시 항소심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뭔가 다른 측면에서 사건을 보아야 할 것인데 곰곰이 기록을 살펴보니, 새마을금고는 대출금 만기(소멸시효 기산점이기도 하다)인 2004년 6월부터 무려 거의 9년이 지난 시점에 의뢰인을 상대로 대여금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렇게 소제기가 늦어진 점은 해당 새마을금고가 파산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문제가 있어보였다. 혹시나 소멸시효가 경과하지 않았을까 검토하였으나, 새마을금고는 비영리법인이고 회원에게 대출하는 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 즉 상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즉 회원에 대한 대출의 소멸시효기간은 10년이라고 선언한 난공불락의 1998년 선고 대법원 판결이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했다. 애초 의뢰인은 관련 법 및 정관상 회원자격(금고의 업무구역 내에 주소를 가지거나 생업에 종사하는 자)에 해당하지도 않았는데 금고는 편법적으로 회원으로 가입시켰고 대출 당시 명의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신용조사조차 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의뢰인을 포함한 명의자들은 그 돈은 1원도 사용한 바가 없었다. 더욱이 수십명이나 되는 사람을 모아 수십억 원의 명의대여대출을 적극적으로 도운 것은 위 금고의 임원이었고 이로 인해 형사처벌까지 받기도 했다. 즉 대출은 사실상 아파트 시행사인 A사에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명백한 상행위이여서 필자는 상법상 소멸시효인 5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항소심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몇 차례 걸친 변론을 거쳐 선고기일이 잡혔으나,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하였고 이어 실질적인 차주인 A사의 이모 대표를 증인으로 불렀는데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었지만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았다. 이윽고 판결선고 날, 우리가 승소 즉 1심 결과가 뒤집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새마을금고의 업무형태가 금융권 특히 제2금융권(5년의 상사시효기간이 적용된다)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므로 유독 새마을금고의 회원에 대한 금고의 대출금 소멸시효에 대해 10년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위 대법원 판결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하고, 대출이 애초 금고의 회원 자격요건을 결여한 A사의 아파트 등 신축공사에 대한 영리성이 매우 큰 계획(PF)대출에서 비롯되었고, 그 실질적 채무자는 상인인 A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금고의 이 사건 대출행위는 비록 회원에 대한 대출행위라는 외양을 빌렸으나 그 실질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행위 즉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보았다. 이에 따라 위 대출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고, 금고가 변제기로부터 5년이 경과한 시점에 비로소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대출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했다고 판단, 1심을 뒤집고 필자의 손을 들어 줬다. 위 승소로 약 9억의 채무를 지고 있었던 의뢰인은 위 채무에서 벗어났다. 위 사건에 대한 필자의 노력도 컸다고 자평하지만 기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기계적 판단이 아닌, 대출의 실질을 열심히 살펴본 재판부의 정성, 무엇보다 그 먼 거리를 화물봉고차를 타고 달려와 매번 변론기일에 출석한 의뢰인의 간절한 정성이 이 사건을 이기게 하지 않았나 싶다.

2017-06-29 15:50:40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