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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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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

[b]점점 낮아지는 돈의 영향력[/b] 산업구조가 복잡지면서 금융이 금리와 통화량을 조정하여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의 조화를 이루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토지, 노동과 함께 재래식 생산요소의 하나인 자본이 부가가치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000조가 넘어가는 단기 대기성자금이 부유하는 동시에 가계부채는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하면 1,7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동시에 금융부채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변동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엇갈리게 한다. 유동성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까닭은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와 효과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이 따로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요소 가운데 기술과 정보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대규모 시설과 장비를 동원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생산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미래사회는 아이디어나 기술만 있으면 조그만 창고에서 작은 자본을 가지고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본(資本)보다는 기술과 정보가 더 큰 몫을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업경영에서 자본의 영향력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 돈의 영향력이 달라짐에 따라 금리나 유동성으로 경기를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② 유동성을 확대시켜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 이미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돈을 많이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기술혁신으로 생산원가가 점점 낮아지는 데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유통단계가 줄어들어 중간마진이 없어지고 있다. 개방화가 진행되면서 역내·외 생산물 이동이 빨라져 일시적 공급 불균형에 따른 물가상승 현상도 줄어들었다. 독과점업자의 고가정책 횡포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물가가 오르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빈부격차 심화로 돈이 돌지 않아 소비수요기반이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③ 실물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외국인포트폴리오투자(FPI) 자금이 빈번하게 유·출입되면서 금리·주가·환율이 거시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초경제여건 변화보다도 외국인들 움직임에 따라 채권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충격에 대비한다고, 시장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억누르면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은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금융약탈자들(financial predators)은 실물과 금융의 괴리를 찾아 24시간 내내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금융과 실물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980년대 초반과 같이 물가안정만을 목표로 삼는 통화관리는 경제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국민경제를 피로증후군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거의 무제한으로 돈을 풀고도 또다시 고민하는 선진경제권 중앙은행들의 모습을 보자.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앙은행 최고책임자들은 지옥문을 지키고 있다는「생각하는 사람」보다도 더 깊이 고뇌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중앙은행이 우왕좌왕하거나, 뒷짐 지고 있으면 국민경제는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해야 하지만 때로는 결단력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말할 것도 없이 그 결단은 어느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대통령이 헛기침만 해도 시장이 동요한다. 그런데다 헛발질까지 하면 나라경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은 커지고 가계와 기업은 어리둥절하게 된다. 물가는 물가안정목표에 못 미치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지 못하는 데, 2017년 11월의 기준금리 인상이 과연 타당했는지 더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화폐가치 변동은 가계나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해를 엇갈리게 한다. 경제가 복잡해지면 질수록 통화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분명한 사실은 거부가 일류호텔에서 제비집 요리를 먹을 때나, 아르바이트 학생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때나, 똑같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돈을 내야한다. 자본이 생산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변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특히 서민들에게 화폐가치 안정은 더할 수 없이 중요하다. [b]주요저서[/b] -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상장법인 자금조달구조 연구 -주가수익배수와 자본환원배수의 비교 연구 -선물시장 가격결정 -증권의 이론과 실제

2017-12-11 15:40:53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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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참 수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정부 포상

[이상헌칼럼]참 수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정부 포상 매년 연말이면 각 부분별 우수한 회사나 브랜드에 대한 정부 훈·포상이 실시된다. 각 기관이나 정부단체가 수여하는 포상과 언론사나 단체에서 실시하는 포상이 언론지면에 홍보되고 있다. 국민들은 공식적인 훈·포상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까? 당연히 정부의 훈.포상 수상브랜드에 대한 믿음은 더욱 안심소비의 대상으로 자리 잡을게다. 하지만 훈·포상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철저한 객관성과 전문적 공정성을 기반으로 우수하게 운영하고 상생하는 브랜드들이 혹시나 불이익을 받는 심사절차라면 차라리 소비자의 선택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각종 포상 제도를 다시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난주 프랜차이즈 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매년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관으로 일년 동안 열심히 상생과 성장을 위해 노력한 브랜드에게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등 다양한 표창을 진행한다. 하지만 매년 수상브랜드 관련 잠음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도 역시 수상에서 배제된 브랜드와 유관업종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졌다. 수상브랜드 중 가맹점에 대한 보복출점 등 상생과 오히려 역행한 브랜드가 수상브랜드에 포함되었고, 신규개설보다 폐점이 많아 매출의 큰 폭 하락과 함께 재무적 결손이 많은 브랜드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특히 올해는 가맹점과의 상생과 오너의 윤리의식이 크게 부각되는 한해였다. 그러한 시기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되는 심사결과에 업계 스스로 자정과는 동떨어진 수상결과가 참으로 아쉽다. 물론 정말로 열심히 점주와의 협업과 상생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다수의 브랜드가 수상을 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일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던 브랜드에 대한 수상에 진정성을 의심하는건 주관기관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 생각된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국가적으로 성장을 주도할 지식산업이다. 매년 성장의 속도와 품질 또한 우수한 미래성장의 동력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있다. 일부에선 프랜차이즈사업을 진행하는 전체 브랜드수 대비 약30%미만이 가입되어있는 협회의 대표성을 거론하는 기사도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공정성과 상생 그리고 윤리적 투명성을 협회가 주도적으로 개선 발전해야하는 의무도 있다고 하겠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12-11 15:24:14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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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68) 퇴직급여 연금수령 과세 방식

(68) 퇴직급여 연금수령 과세 방식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연금수령 요건을 충족한 다음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 수령 과세 방식이 있습니다. Q:근로자의 퇴직급여가 IRP(개인 퇴직연금)에서 관리되고 이를 연금으로 수령할 때 그 과세 방식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A:퇴직급여(퇴직연금)는 IRP 계좌로 입금되고 적립됩니다. 적립된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연금 수령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연금 수령 요건은 ①55세 이상 ②최소 납입기간 요건 충족(5년 이상) ③연금 수령 한도 이내에서 인출한 금액. 이상의 연금 수령 조건을 충족하면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수령요건 등은 앞서 설명한 '퇴직연금과 은퇴설계'편을 참조 바랍니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할 때 적용되는 연금소득세는 일시금 출금 시 적용 되는 퇴직소득세의 70%입니다. 세금 면에서 일시금 출금보다 연금 수령이 유리하도록 세법이 개정됐습니다(퇴직급여의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 일시금 출금 시 적용되는 퇴직소득세의 70%). ①먼저 퇴직급여(퇴직연금,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출금할 때 내야 하는 퇴직소득세를 계산합니다. ②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이때 연금소득세는 일시 금 출금 시 내야 하는 퇴직소득세의 70%만 냅니다(30% 경감). ③경감된 연금소득세를 연금액에 따라 분할하여 납부합니다. (연금액 / 퇴직급여 × 퇴직소득세의 70% 해당 금액)하여 납부합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12-11 11:47:37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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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81) 누가 적폐입니까

작금의 대한민국은 개인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지나치게 팽배되고 만연되어 있다. 나와 같지 않으면 다 적이고, 이상한 사람 내지 나쁜 사람이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의 명확한 기준이 무엇인가. 대부분 상대를 평가하는 기준은 단 하나이다. 자신에게 이로우면 남에게는 나쁜 사람도 내게는 좋은 사람이고, 내 자신에게 이롭지 않거나 해가 된다면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이어도 내게는 그냥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 그렇게 얄팍하고 간사한 존재이다. 필자는 동양 사상에서 '순자의 성악설(性惡說)'과 기독교에서의 '원죄(原罪)'에 동의한다. 순자는 성악설을 제창하여 "인간의 성품은 악하다. 선한 것은 인위(人爲)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선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임을 지적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선은 타고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결과라는 얘기이다.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원죄(原罪)'란 무엇인가. 원죄의 개념은 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에서부터 비롯된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며 아담과 그의 아내인 하와에게 축복받은 땅인 에덴동산에 살게 하셨다. 단 선악과(열매) 만큼은 먹지 못하게 금하셨는데 뱀의 유혹으로 이를 지키지 못함으로서 인간은 최초의 죄를 짓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으며 남자에게는 노동의 고통과 여자에게는 출산의 고통 그리고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우리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원죄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우는 것, 자라면서 말을 배우고 핑계를 대기 시작하는 것,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을 돌아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탓을 하는 행위. 이런 인간사에서 일률적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을 볼 때 우리는 우리가 정녕 얼마나 올바르고 온전한 존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필자도 나약한 사람이기에 여기에 포함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며 수많은 공동체를 이루고, 국가라는 가장 큰 범위의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물리적 크기로나 인구의 수를 보더라도 그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아주 작은 국가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원도 없고, 남북은 분단에 휴전 중이고 솔직히 내 조국만 아니라면 상당히 불안한 국가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우수한 두뇌와 인내력과 결집력만으로 1500번 이상이나 왜구와 오랑캐의 침략을 받으면서도 대한민국은 당당하게 버티어 오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정당정치를 실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힘든 도약을 일구어가는 나라이다. 자랑스럽다. 그런데 이것만큼은 필자를 포함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정말 통 크고 냉정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뭉쳐도 모자란 마당에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프레임에 갇혀서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이질감을 가지고 무조건 적대시하는 풍토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느 편에 유리한 것인가 말이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견해와 생각과 판단이 결코 어느 누구도 온전하지 못함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남과 감정의 칼날을 겨누기보다는 서로가 더 적극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숙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당과 정당의 대립은 궁극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어느 것이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가장 이로운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제도 및 약속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우리끼리 편 갈라 싸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남북의 분단으로도 모자라, 우리는 대한민국에서도 또 동서로 나뉘고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 비효율적인 대립과 적개심을 지나치게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 국민이 이 점에 대해 숙고하고 생각의 성숙함이 생겨나길 바란다. 그런 변화가 선거의 기준과 풍토를 바꿀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능해질 때 우리가 선출하고 욕까지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정치판은 종언될 것이다. 단언컨대, 진짜 적폐는 이것을 인지 못하고 바꾸려는 의지도 없고 자신 밖에 모르는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12-10 13:25:0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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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생존의 값

술 한 잔 마시지 못하는데다가 온전히 작품 이야기에만 몰입할 수 없는 '뒤풀이'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부담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세상사 내 뜻대로만 되지 않듯 가끔은 그 부담스러움을 이겨내야 할 때도 있다. 얼마 전에도 그랬다. 마침 저녁 먹을 시간도 된데다 부득불 같이 가자는 지인의 청도 있고 해서 어찌어찌 하다 보니 주요 미술행사 뒤풀이에 참석하게 됐다. 덕분에 전시만 보고 귀가해 모처럼 발 뻗고 자려던 본래 계획은 어그러졌다. 뭔 밥집이 그리 멀고도 먼지, 유독 걷기 싫어하는 두 다리를 애써 위로하며 지인의 뒤꽁무니를 한참이나 좇아 찾아간 식당은 한눈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았다. 분위기가 남다른 것이 분명 자주 가던 'OO천국'이나 'OO나라'와는 격이 달랐다. 안내한 공간에 들어서니 이미 기업 경영주를 비롯해 미술계에서 나름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여 있었다. 미술에 대한 가치관과 구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워낙 달라 깊이 있는 대화까진 나눠본 적 없지만 좁디좁은 미술판이기에 평소 안면은 트고 지내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데면데면한 공기가 썩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밥만 먹고 가자는 생각에 인내하며 서둘러 식사가 나오기를 고대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차려졌다. 때깔도 좋은 것이 가짓수까지 많아 임금님 진지상이 이럴까 싶을 만큼 잘 꾸려진 밥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혹시나 싶어 살짝 엿본 가격도 매우 비쌌다. 이제 숟가락을 들고 입에 넣기만 하면 되는 상황. 헌데 문득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바로 작가들은 생계를 고민하는 현실에서 정작 본인들이 제외된 채 이처럼 잘 먹고 사는 현실이 과연 옳은가라는 자문이었다. 왜냐하면 참석자 대부분이 작가들의 작품을 매개로 살아가는 이들이었던 탓이다. 더구나 불과 한 시간 전만해도 당장 그림 한 점을 팔지 못해 민생고를 염려하던 작가들을 만났고, 다 잘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런데 몇 십분도 지나지 않아 식사 한 끼에 어지간한 봉급쟁이는 엄두도 못 낼 가격대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양심상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가 지불할 밥값은 작가들 '생존의 값'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들의 환경과 교차되던 화려한 식사도 신경 쓰였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미술인들의 럭셔리 코스프레 자체도 못마땅했다. 비록 일부에 해당되는 사례겠으나 가난하기로 따지자면 예술 장르 중 1-2위를 다투는 미술계 종사자들이 마치 매일 수라상이라도 받는 듯한 모양새는 그야말로 목불인견이었고, 설사 이것이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라면 구조자체가 정상이라 할 수 없었다. 특히 미술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재벌가 관계자들이 소싯적 백일장 타령을 하며 아는 척하는 것도 모자라, 그 되도 않을 얘기에 박수쳐주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불쌍한 자세도 자리에 머물지 못하도록 했다. 그 눈꼴신 장면을 보지 않으려면 밥이고 뭐고 서둘러 일어나는 게 상책이었다. 결국 못 참고 식당에서 나왔다. 며칠 뒤 혹자에게 이 얘기를 전했을 때 그는 현실을 부정한 자격지심이거나 열등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 자격지심일 수 있다. 내가 이해하는 현실과 그가 말하는 현실 간 격차가 존재함도 알고,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이 곧 사람대접의 기준임을 모르지도 않는다. 열등감이라 해도 할 말 없다. 허나 그게 뭐든 체질상 안 되는 건 그냥 안 되는 거다.

2017-12-10 13:24:5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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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열의 행복한 금융집짓기] ⑦ 부자지수란 무엇일까?

부자지수란 무엇일까? 가계 부채가 지난 9월 말 현재 1,400조 원이고, 1가구당 부채는 약 7천만 원이다. 부채는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예산을 통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을 통해 일을 하고 일의 대가로 돈을 받는 데 돈을 벌어서 사용하는 것은 쉬운데 중간에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나마 부동산이나 재테크를 통해서 악착같이 돈을 번 사람도 있고, 운이 좋게 물려받은 땅값이 올라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루하루 열심히 사느라 부동산이나 재테크에 신경 쓸 틈이 없다. 그래서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고 쓰는 것은 쉽지만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돈 관리에 대한 책이나 강연은 많지만 지속적으로 변화할 때까지 관리를 해주는 책이나 강연이나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작심삼일, 작신 삼 개월로 끝나고 다시 소비의 패턴이 이어진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각종 마케팅과 소비 광고의 위력은 우리를 무력하게 하고도 남는 엄청난 파워가 있다. 그래서 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발을 땅바닥에 대고 걸어야 할 때가 왔다. 나의 현재 상황이 어디쯤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 체크해 볼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금융집짓기"를 통해서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자신의 현재 자산상태와 부채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 지표가 바로 부자 지수이다. 부자 지수는 미국의 토마스 스탠리라는 부자학 교수가 "이웃집 백만장자"라는 책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을 순자산이라고 한다. 이 순자산에 10을 곱한 숫자를 나이에 연봉을 곱한 숫자로 나누고 이를 백분율로 하면 부자 지수가 나온다. 예를 들어 자산이 10억이고, 부채가 5억이고 나이가 40세이고 연봉이 5천만 원인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그럼 순자산은 5억이 된다. 5억에 10을 곱하니 분자에는 50억이 올라간다. 그리고 분모는 나이 X 연봉이라고 했으니 40세x5천만 원=20억이 된다. 그럼 50억을 20억으로 나누면 2.5가 되고 여기에 100을 곱하면 250(%)라는 숫자가 나온다. 이것이 이 사람의 부자 가능성을 나타낸다. 그러면 250이라는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결과 숫자가 200을 넘으면 부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고, 100을 넘으면 부자 가능성이 높은 것이고, 50을 넘으면 부자 가능성이 보통이고, 50이 안되면 부자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조금 풀어 보면 나이와 연봉에 비해서 순자산이 많아야 부자 지수가 높게 산출되는 데 이것의 의미는 나이와 연봉에 비해서 자산을 많이 모았거나, 부채가 거의 없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그만큼 치밀하게 노력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자산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았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자의든 타의든 나이와 연봉에 비해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자산이 늘어 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렇게 부자 지수만 산출해도 자신의 재테크 수준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것은 미팅에 나가는 선남선녀가 화장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도 안 하고 미팅 장소에 뛰어나가면 안되는 것처럼 재테크를 할 때 제일 먼저 챙겨봐야 할 지표인 셈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 불퇴"라고 했다. 자기 자신을 안다면 100번을 싸워도 물러섬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전략적으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안다는 것이다. 언제 돈을 많이 쓰고, 어디에 돈을 많이 사용하는지를 안다면, 미리미리 대비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해탈에 이른 부처님 만이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자 지수가 낮거나 높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 어떻게 부채를 갚고, 자산을 늘려서 부자 지수를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 오상열 칼럼리스트 주요경력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 상담사 -한국FP협회 무료재무상담위원 -미국American College CFP과정 수료 -前 COT, 50주 3W, 월 77건 체결 기네스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前삼성생명 라이프테크 FP -前 삼성화재 교육팀 근무 -現 오원트금융연구소 대표

2017-12-08 09:57:17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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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변호사의 사건돋보기] 부동산 가계약금, 가계약 해지할 때 돌려받을 수 있을까?

Q : 전세 만기를 앞둔 A씨는 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중 괜찮은 집을 발견했다. 마침 공인중개사가 인기 있는 집이라며 가계약이라도 해야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와 계약하지 않게 막을 수 있다고 독촉해 A씨는 곧 가계약금 100만원을 집주인에게 송금했다. 그러던 중, A씨가 현재 살고 있는 집주인이 전세계약 연장을 제안해왔다. 이미 맺은 가계약을 해지하고 싶어진 A씨. 과연 A씨는 가계약금 1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A : 가계약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계약금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정식 계약 전 며칠 정도의 말미를 얻기 위해 맺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들 가계약은 정식 계약과 다르고, 따라서 가계약을 금방 파기하면 가계약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계약은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용어가 아니고, 일반 계약 현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임시로 이루어지는 계약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용어일 뿐이다. 그런데 원래 계약의 체결에는 계약서 작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아니고, 구두 계약으로도 충분히 계약 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계약' 명목이라고 하면서 계약금의 일부를 지급한 경우도 법적으로는 실질적인 '계약'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계약이 실질적으로 '계약'으로 평가될 경우, 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사정이 생겼다고 해서 이를 한 측이 임의로 해제할 수는 없다. 다만, 가계약금으로 낸 돈은 이를 지급할 때 당사자간 다른 약정이 없었다면 해약금해제권을 유보하기 위해 지급된 돈으로 본다. 따라서 계약금을 지불한 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지급받은 자는 받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대방에게 교부하고(임대인이 계약을 해제할 경우, 임차인이 계약금 100만원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임대인은 자신이 받은 계약금은 돌려주고, 거기에 100만원을 더해서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계약금의 두배를 교부하게 한 것이다)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명칭은 '가계약'이나 실질적으로 '계약'으로 평가되는 상황은 언제일까? 우선 임대차 계약의 경우, 임대목적물과 보증금, 이사 시기 등이 특정됐다면 계약의 중요부분에 합치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계약'으로 평가된다. 이사 갈 집이나, 보증금 액수, 이사 시기 등을 결정하지 않고 가계약금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가계약금이 교부된 대부분의 상황에서 임차인의 변심으로 인한 계약 해제는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주택 매매계약 등도 마찬가지이다. 매매하고자 하는 부동산과 그 대금, 물건 인도 시기 등이 특정돼있다면, 이 경우에도 '가계약금' 명목으로 돈을 보냈어도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아 이를 포기해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보통 가계약금을 보낸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채 이를 해제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계약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 이를 아무런 제재 없이 쉽게 깰 수 있게 한다면 더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계약을 체결할 때 '가계약'이라는 말의 가벼움에 속지 말고 이것이 진짜 '계약'이라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2017-12-07 13:58:4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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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벤츠·BMW 등 수입차 시장 향후 전망은?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물론 몇 개 브랜드에서 악재가 발생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지난 2015년에 달성했던 점유율 15%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악재가 있지만 15% 점유율 달성, 25만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가 없는 상태에서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하나의 특징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입차 점유율 50% 달성과 일본 3인방 점유율 20% 달성이다. 특히 국내 시장이 그리 밝지 않은 상태에서 달성한 수치인 만큼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BMW와 벤츠의 목적 달성이다. 현재 추세라면 벤츠는 7만대, BMW는 5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최고의 실적을 거두게 된다. 두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은 충성 고객의 확실한 자리매김이 본격적으로 안착되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극대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벤츠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어나 최근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젊은 층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 BMW도 기존 실력을 바탕으로 최근 X3 등 신형 모델이 투입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더욱 올릴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에는 더욱 이 두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브랜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반사 이익을 받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차의 속성 파악이 되면서 내년에는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마이너들의 반란도 눈여겨 볼만하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인기는 지속적이고 특히 볼보의 진가를 확인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선전이 기대된다. '왕의 귀환' 정도는 아니지만 판도를 바꾸는 다크호스임에 틀림이 없다. 폴크스바겐 신형 티구안을 필두로 기다리는 충성 고객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판매방식에서 SNS를 활용한 판매방식은 다양성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내년에도 국내 메이커의 신형 차량 종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많은 수입차 신형들이 소비자를 기다릴 것이다. 최근의 흐름은 소비자의 트랜드가 확실히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의 국산차를 선호하던 흐름이 완전히 다국적화 되면서 냉정하게 국산차와 수입차를 함께 보고 고르는 시각으로 변했다. 더욱이 젊은 층들은 엔트리카로서 주저하지 않고 수입차를 고를 정도로 대담해지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각종 할부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높은 문턱을 낮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수입차는 여러 브랜드가 규모의 경제가 되면서 신차 가격은 물론이고 부품이나 공임 등 부담이 되었던 부분을 낮추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수입차는 향후 수 년 이내에 점유율 17~18%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20% 점유율은 쉽지 않을 것이다. 피로감과 국산차의 회귀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하는 만큼 한계점도 있을 것이다. 수입차가 치열하게 점유율 싸움을 벌이면서 선진 시스템을 국내에 전파하는 순기능을 계속 이어주기를 기원한다. 분명한 것은 모두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건전하고 선진형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모두의 건투를 빈다.

2017-12-06 17:33:19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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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달력

십이월! 달력이 다 뜯겨나가고 달랑 한 장 남았다. 계절도 마지막 겨울을 스케치하고 있다. 봄꽃이 피고, 땡볕에 달궈지고, 낙엽 흩날리는 계절을 지나 이제 찬바람 스미는 길목에서 서성거리는 달력 한 장. 동네 장터의 허름한 선술집 달력은 그렇게 벽면에 매달려 덜렁거리고 있었다. 달랑과 마지막. 듣기에도 쓸쓸한 수식어가 붙어서일까. 처연하다. 한 해를 되짚게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뜯겨나간 열한 장을 합친 무게 보다 달랑 한 장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그 너덜거리는 달랑 한 장이 왜 그토록 무겁게 느껴지는 걸까?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벽면을 부여잡고 있는 그 십이월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달랑은 그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되물어올 것만 같다. 정초에 결심한 일에 얼마나 매진했는가. 허투루 허송세월하지 않았는가. 가족과 친구, 이웃에게 늘 감사하고 배려했는가. 저무는 한해를 갈무리하면서 아쉬움이 어찌 없겠냐마는 좀 더 잘 할 걸, 잘 해줄 걸, 제대로 할 걸 같은 회한들이 밀물져온다. 달력은 신통방통한 녀석이다. 태생적 어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캘린더(calendar). 라틴어에서 유래했다는데 그 의미가 대차대조표다! 그러고 보니 달력은 삶의 대차대조표에 다름 아니다. 달력에는 보석 같은 값진 시간들이 흐른다. 열두 개의 보물섬이 있는 것이다. 때론 녹슨 시간들이 보물섬을 탁류로 만들곤 한다. 달력은 어쩌면 금광석을 캐고 곱게 세공(細工)해서 보석처럼 빛나는 시간의 순이익을 창출하라고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순이익! 그것은 사랑, 진실, 베풂, 배려, 나눔, 포용, 감사하는 밝고 맑은 시간, 뭉뚱그려 지혜로운 시간들이다. 보물섬엔 금쪽같은 시간만 있는 게 아니다. 증오, 거짓, 욕심, 시기, 질투하는 암흑의 시간들도 있다. 그 암흑의 편린들도 공을 들여 조탁하면 증오는 사랑, 거짓은 진실, 욕심은 나눔과 베풂, 시기와 질투는 배려와 포용이라는 보석으로 각각 거듭날 것이다. 그랬다. 그런 순이익을 창조했기에 인류의 스승들이 등장하고, 세상은 진화하고 발전했다. 태양은 매일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녹슨 시간을 비우고 새 시간을 채워주는 빛의 경이! 태양은 변함없이 떠올랐지만 그것을 미처 몰랐다. 눈부시도록 그 가르침을 비춰 줬건만 알지 못했다. 썰렁한 선술집의 달력을 유난히 무겁게 하는 건 인쇄 박힌 숫자 아래 펜으로 꼭꼭 눌러 쓴 또 다른 숫자들. 얼핏 보아 이 집 가계부다. 공과금, 월세값, 돼지고기 물량과 가격 같은 수치일 것이다. 여러 겹으로 동그라미를 표기한 날짜는 사랑하는 가족 누군가의 생일일 게다. 선술집의 달력이 왠지 기특하다. 달력 찍어내는 소리가 예전만 못한 디지털 시대에 점방 맨 중앙 벽면에 메뉴판처럼 떡하니 붙어 있으니 말이다. 내 어릴 적엔 더 기특하고 고마웠다. 교과서 겉 부위가 닳을세라 겉장을 싸는 덮개가 돼주곤 했다. 허전한 벽면을 즐겁게 채워주기도 했다. 여행이 흔치 않던 그 시절엔 월별로 계절별로 잘도 구성한 열두 폭의 국내 명소 풍경은 색다른 구경거리였다. 여기가 어딘가요? 첫 말문을 트게 하는 물꼬였으며, 소통의 창구였다. 달랑 한 장을 남긴 달력. 찬바람이 불어오자 시계추처럼 일렁인다.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물결친다.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게 이렇게 쓸쓸한 것인가. 얼마 후면 종이든 디지털이든 새 달력 앞에서 세상은 달뜰 것이다. 모두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고 출발점에 서니 그럴 터다. 사계절이 수놓는 열두 고갯길과 강을 굽이치며 저마다의 삶의 일기를 써내려갈 것이다. 변함없이 한결같은 얼굴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내년 이맘때 이 시간이 어떻게 기억될까.

2017-12-06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박상언의 부동산 원포인트] 신도시보다 젊은 상권이 유망

[박상언의 부동산 원포인트] 신도시보다 젊은 상권이 유망 분당정자동 카페거리 분위기는 예전 처럼 활기차지 않다. 특정시간대를 보면 종업원들이 더 많이 보인다. 그나마 있는 젊은 엄마들도 광교나 판교, 강남으로 속속 빠져 나갔다. 10여년전 분당에 있는 백화점에 강의를 나가면 수많은 젊은 엄마들이 강의 끝나면 식사 자리를 원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권이 뜨는 지역 소위 '핫 플레이스'다. 젊은사람들이 이태원 경리단길, 신사동 가로수길을 가는 것은 세련되고 독특한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다. 이는 부동산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당, 평촌, 일산, 산본 지역의 1기 신도시 상권이 갈수록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이들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져 소비 여력도 같이 떨어졌다. 즉 비싼 돈을 내고 음악과 미술같은 문화를 즐길 여력과 여유가 젊은층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스개 소리로 자기손으로 돈을 안버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상권도 좋다. 이들은 한잔에 5000원~6000원씩 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스스럼없이 즐긴다. 흔히 스타벅스가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말을 자주 한다. 사람들은 스타벅스에서 값비싼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고급화된 이미지와 분위기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스타벅스를 마시면 스스로 세련되고 문화를 아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례로 잠실 단지 가운데 제일 가격이 비싼 단지는 2단지 리센츠다. 역시 해당 단지내 상가도 여타 단지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학원, 병원 등을 중심으로 공실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해당 아파트도 타 단지에 비해 비싸고 상가도 공실없이 잘 돌아가는 이유중의 하나는 송파구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잠신초교 영향도 있다. 또 타 단지에 비해 젊은층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2단지는 65개동 총 5563가구로 이뤄졌다. 그중에서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는 12평형 868가구, 24평형 245가구가 대거 포함되어 단지내 상가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 증가하면 성장률은 통상 3% 이상 감소한다. 일본도 아베가 취임하기 전까지 1990년대 고령화로 인해 만성적인 침체에 빠졌다. 2000년대 이후 유럽도 좀처럼 침체국면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00만명을 돌파해 고령사회에 집입했다. 따라서 소비여력이 왕성한 젊은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음악과 미술같은 문화가 살아숨쉬는 지역의 부동산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야 한다. /유엔알컨설팅 대표

2017-12-05 15:58:28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