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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마중물의 전설

하! 후텁지근하다. 그 시원한 살랑바람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기껏 불어오는 굼뜬 바람도 진땀을 뺐는지 끈적끈적하다. 열대 우림에 덮인 느낌이다. 이런 찜통더위를 어디 한두 번 겪는가마는, 매번 낯 설은 여름 대하듯 호들갑을 떤다. 계절의 진통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아우성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산과 강, 들녘을 때맞춰 새 옷으로 입혀주는 그 고마운 계절을 무관심속에, 그저 오면 오는가보다 가면 가는가보다 싶게 살아왔다. 여름의 열정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피서 대열에 오르는 길. 차창 너머로 헉헉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미처 몰랐던 계절에 대한 상념들이 불쑥 떠오른다. 계절은 늘 조신했다. 밤낮 모르게 조용히 저 먼저 달려와 계절의 길목에 살포시 앉아 있었다. 아지랑이를 피어 올릴 때도 그랬고, 꽃봉오리를 맺을 때도 그랬고, 싹을 틔울 땐 산고가 있었지만 결코 소리 내지 않았다. 꽃피울 땐 더 조신했다. 한 잎 한 잎 숨죽이듯 펼치더니, 무더기무더기 꽃 사태로 깜짝 놀라게 했다. 몇몇 꽃들은 제 날인줄 알고 때 이르게 나와 겸연쩍어하곤 했지만, 그 착각을 불러일으킨 땡볕바람은 여름의 길목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연초록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숲은 산그늘 아래에서 땀을 들이며 그토록 찜통더위를 경고했건만 생각이 거기까진 닿진 못했다. 무덤덤했다. 계곡도 쉬어가라 했지만 그냥 스쳐지나갔다. 물결치는 푸른 들녘이 손짓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못했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고서야 깊어가는 황금빛 가을이 왔음을 알았다. 울긋불긋한 단풍에 흠뻑 빠졌다가, 겨울이 온 줄도 몰랐다.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나지 않음을 느끼고서야 알았다. 전날 밤 조용히 흩뿌려 놓은 논배미의 싸락눈을, 산정의 첫 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제 겨울인가 싶었다. 사계절은 그렇게 슬그머니 찾아와 시나브로 저들의 색을 입힌다. 볕을, 풀을, 꽃을, 단풍을, 눈송이를, 바람을, 안개를, 비를, 아지랑이를 데려와 풍경을 만들고 숨을 불어넣는 그 계절의 장엄한 신비를 그냥 스치듯 하나의 온도로만 느꼈다. 기억 한 장이 날개를 펼친다. 고향 마을의 한 장소는 유난히 사람들이 많았다. 물 펌프가 있는 곳이다. 펌프질해 땅속의 물을 퍼 올리는 수동형 수도였다. 무더운 여름날 손잡이를 쑥쑥 눌러 길어 올린 얼음물이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곤 했다. 펌프는 묘했다. 저 갈증부터 풀어주지 않으면 물 한 방울도 주지 않았다. 한 바가지 물을 부어줘야 땅속에서 잠자는 물을 콸콸 불러냈던 것이다.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펌프질에 동력을 실어줄 물이 필요했던 거다. 그 물을 마중물이라고 부른다. 물이 물을 길어 올리는 광경! 그것은 귀한 손님을 마중하는 자세이며, 식수가 되어달라고 설득하는 모습이다. 펌프는 마중물 한 바가지를 부어주면 엄청난 물로 보답해주었다. 펌프는 이런 식으로 매번 마중의 지혜를 가르쳐줬지만, 그땐 몰랐다. 펌프는 늘 속을 비워두고 있었지만, 그 속 깊은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그렇다. 지금 날씨가 무덥고 짜증스런 것은 여름을 헤아리고 받아들일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없는 탓인지도 모른다. 찜통더위가, 맹추위가 닥쳐서야 겨우 계절을 눈치 채고 아우성치는 일상이다. 차안 라디오에서 누가 '무더위에 지친 몸들 힘내시라'고 던지는 말 한마디가 청렬(淸冽)한 마중물처럼 들린다. 지친 마음에 긍정의 힘을 실어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마법의 법칙이 있다면 마중물만한 게 있을까 싶다. 한 바가지 마중물이 많은 양의 식수를 끌어올리듯, 한 마디의 마중감동이 더 큰 감동을 끌어낸다. 이 여름, 마중감동 하나씩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2017-07-26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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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불면의 열대야, 아이 울리는 야제(夜啼)

최근 한밤에도 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熱帶夜)가 지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밤새 에어컨을 틀고 잤다가 여름 감기에 걸리고, 비염 증상이 도지는 일도 흔하다. 어른들이 열대야 때문에 밤새 뒤척이는 만큼 어린아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만 3세 전 영유아 중에는 한밤중에 갑자기 깨어 자지러지게 우는 일이 종종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세를 '야제(夜啼)'라고 한다. 만 4세 이후의 큰 아이도 잘 자다가 갑자기 나쁜 꿈을 꾼 듯 깜짝 놀라 깨기도 한다. 악몽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깨어 울거나, 두려워 소리를 지르거나, 안절부절 못하고 방안을 헤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야경(夜驚)'이라 한다. 야제나 야경을 겪는 아이들 중에는 심장과 비위의 기운이 허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심장의 기운이 정신을 주관한다고 보는데, 심기(心氣)가 허약하고 심열(心熱)이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수면 트러블을 자주 겪는다. 또 '객오(客忤)'라 하여 아이가 낮에 무서운 것을 보고 놀라서 잠을 못 이루거나, 울며 깨는 증세를 보일 수 있다. 비위(소화기)의 기운이 허약하면 배 속이 너무 냉해 배탈 설사가 잦거나, 음식물이 덜 소화된 듯 답답함(체기)을 느끼는 일이 많다. 어린아이의 경우 배 속이 답답해도 야제가 나타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아이의 야제나 야경을 잘 살펴야 하는 이유는 아이 몸 역시 뜨거워져 심열(心熱)이 더 많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 탓에 가뜩이나 바쁜 심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한밤에도 식을 줄 모르기 때문에 아이는 갑작스러운 울음으로 신호를 보낸다. 또 여름에는 찬 것을 자주 먹어 비위 또한 냉해지기 쉽다. 배 속이 냉하면 장의 기운이 떨어져 체하기도 쉬워 야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면 트러블을 자주 겪던 아이라면 여름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여름철 야제나 야경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몸에 쌓인 과도한 열을 식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심열이 과도하게 쌓여 우리 몸의 기운과 진액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심장의 열은 내리면서 원기를 보강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처방을 많이 쓴다. 비위가 냉해 야제가 생긴 경우라면 속을 따뜻하게 보하면서 역시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재를 사용한다. 주로 산조인, 용안육, 생지황, 백출, 소맥, 대조 등의 약재가 포함된다. 한약과 함께 심신을 안정시키고 기혈순환을 돕는 침, 마사지 등을 하며 잠을 잘 자게 하는 야제고(膏)를 귀 뒤에 붙여준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마사지로는 복부 마사지와 손목 마사지가 있는데, 이때 손목 마사지는 손바닥 쪽 손목 부위를 부드럽게 눌러가면서 마사지해준다. 이부위는 폐의 열을 식혀주는 태연(太淵 기혈이 모이는 곳)혈과, 속을 튼튼히 하는 내관(內關 속으로 통하는 관문)혈, 잠을 편하게하고 정신을 안정시켜주는 신문(神門 정신의 문)혈이 있어서 속을 편하게 하며 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어린이들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차로는 멧대추차(산조인차)가 좋은데 산조인을 구하기 힘들면, 효과는 떨어지지만 그냥 대추차(대조차)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돌보기 환경도 중요한데, 먼저 아이의 잠자리가 시원한지 점검하자. 잠자리 실내 온도는 24~25℃, 습도는 50% 정도가 적당하다. 배는 따뜻하게 덮어준다. 조명은 작은 불빛도 숙면을 방해할 있으므로 완전히 소등한다. 잠들기 2시간 전에 목욕을 마치고 아이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잠들 수 있도록 한다. TV 소음을 줄이고, 거실 조명, 창밖에서 들어오는 불빛들도 차단한다. 큰 아이라면 식습관을 통해서도 열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줄인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밀가루 음식, 매운 음식 등은 속열을 쌓이게 한다. 기름기 많은 육류, 당분이 많은 음료 등도 주의하고 밤늦게 야식 먹는 습관을 버린다. 대신 참외, 수박, 오이, 상추, 치커리 같은 성질이 서늘한 과채들도 몸의 열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심 기운이 약하고 심열이 쌓인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불안감을 많이 탄다. 아이가 화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배려해야 한다.

2017-07-25 10:45: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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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4) 혼돈(混沌)의 시대

[김민의 탕탕평평] (64) 혼돈(混沌)의 시대 정부의 추경 예산안이 45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투표에 참여할 의원수의 부족으로 한 시간 넘게 본회의가 지연되었다.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은 당초 안보다 줄어든 2500여 명으로 확정되었다. 지난 달 초에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이 45일 만에 가까스로 통과한 것인데, 11조 333억원 규모로 기존 정부의 계획안보다 1500여 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정부와 야당의 입장 차이는 현저하지만, 결국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애매하기도 하다. 지난 박근혜 정부의 사태로 조기대선으로 출범한 현 정부는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총체적 난국에서 인수위라는 워밍업도 없이 출발을 했기에 어려움 또한 사실상 적지 않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고 보여진다. 다만 이번에 가까스로 통과한 추경안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다소 의구심이 든다. 자칫하면 포퓰리즘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정부가 국민 부담은 아랑곳없이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막무가내식 추경을 몰아붙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야당에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충분히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다. 단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이번 추경은 말 그대로 당장의 인기와 사탕발림만에 기초해 결국 장기적인 국가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까지 염두해 둔 계획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여당은 이번 추경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자본주의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현실적으로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그 비중이 국가의 개입보다는 민간 분야를 통해 늘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대로 공공부문만을 비대화 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많은 인재들이 민간보다 공공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가시화 된다면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체제와는 사뭇 다른 과정과 결과가 충분히 발생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한다고 약속했는데, 득과 실을 따졌을 때 어느 쪽으로 더 큰 비중의 결과를 창출하게 될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임기 내 그 많은 공무원을 증원해야 한다면, 둘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첫째, 정부의 시장 개입이 민간경제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장자본주의에 역행하는 발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둘째,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기존의 공무원들을 혹사시켰다는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전의 정치와 정부에 지칠 만큼 지치고 상처받을 만큼 충분히 상처받은 우리 국민들이다. 국가적으로 역사적으로 볼 때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렵사리 새로 출범한 정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고 차분하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다만 염려되는 점은 이런 문재인 정부의 정책드라이브가 국민들에게 있어 일시적인 만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 결과적으로 또한 실질적으로 많은 회복과 위로와 혜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과거의 정권들처럼 정부 초기에만 박수 받지 말고, 정권 말기와 이후에 더 큰 박수를 받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필자를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의 염원일 것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7-23 11:31:29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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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사랑의 표현은 직설적으로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나 행동을 전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인다. 부모는 자신에게 항상 최선의 것, 좋은 것만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싸움을 자주하면 아이는 자신이 잘못 해서 부모가 싸운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 아이는 자신이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가 아프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감정조절의 문제로 아이를 과도하게 훈육할 때도 그것 또한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혼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이나 감정을 어떠한 기준의 잣대를 두고 판단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부모의 행위를 받아들인다. 이러한 이유로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은 아이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인 자아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 SNS를 하다 보면 예쁜 아기들의 사진이 눈에 많이 띈다. 처녀 적에는 본인의 사진으로 도배되던 공간이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아이의 사진으로 가득 찬다. 그런데 예쁜 아이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을 읽다가 종종 놀랄 때가 있다. 부모의 시야에서 바라 본 아이를 담은 사진에는 분명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하지만 글에는 아이를 비웃거나, 놀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모의 입장이라면 같은 부모의 언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조금은 미숙해보이고 서툴러 보이는 아기의 행동이 부모를 피곤하게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마음을 담은 애정 섞인 표현임을 안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패턴이 SNS만이 아닌 아이와의 대면관계에서도 반복해서 이뤄진다면 분명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언어는 곧 생각이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의도로 하는 말이라도 표현 되는 언어가 부정적이라면 아이의 잠재의식에는 부정적인 언어와 생각이 가득 차게 된다. 부정적인 언어를 듣고 성장한 아이는 타인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말하는 언어 역시 놀림이나 자책, 비난 등 부정적인 언어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부모는 아이가 타인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서 부정적인 표현을 할 때면 '너 어떻게 그런 말을 쓰니? 그런 말은 하면 안 돼'라고 제재한다. 하지만 이미 아이에게 익숙해진 언어습관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어른에게만큼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기 전에 부모의 입술에 먼저 사랑을 가득 채워야 한다. 마음에는 사랑이 넘쳐나도 사랑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낯간지러워서, 성격이 무뚝뚝해서 라는 이유로 부모는 마음과는 다른 말들을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입술에서 나온 어두운 언어 속에서 사랑을 빛을 스스로 발견해내기 어렵다. 어두운 말은 오직 어두운 느낌만을 전할 뿐이다. 사랑을 표현할 때는 직설화법을 사용하자. 꾸미거나 보태거나 빙빙 돌리지도 말고 '너를 많이 사랑해', '너를 보고 있으니 엄마가 행복해'라고 말이다. 생각 없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사랑을 말할 때는 언제나 아무런 필터 없이 직설적으로 말해야 한다. 부모의 입술에서 나온 직사광선의 사랑 빛만이 어두운 말로 캄캄해진 아이의 마음을 밝힐 수 있다.

2017-07-19 16:54:37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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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어느 여름날의 춤추는 수채화

울창한 가로수의 잎들 사이로 여우볕이 들었다. 햇빛에 찰랑대는 잎 물결이 눈부시다. 현란하게 춤추는 것 같다. 바람 부는 가락에 따라 춤추는 수채화! 이 여름날, 시골의 가로수는 이렇게 리드미컬한 풍경을 담아내며 길손들을 맞는다. 꼬불꼬불 굽이치는 그 춤추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풋풋한 풀내음이며, 상큼한 꽃내음이며, 풀풀거리는 흙내음은 덤이다. 그러나 도심의 가로수들은 이런 풍경이 아니다. 찌든 공해를 털어내려 몸부림치듯 춤추고 있다. 만약 사람에게 음악과 춤이 없다면 어찌 되었을까? 문득 이런 물음표를 달게 되는 건 비단 찌든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도심 가로수의 춤 때문만은 아니다. 한 인기드라마에 작열하는 신혼부부의 춤이 그랬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해법이 막춤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있었던 거다. 댓바람부터 날아든 스트레스! 그들은 신나는 음악을 틀더니,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막춤을 추는 장면은 신선하다. 그들의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걸렸고, 출근길 발걸음은 경쾌했다. 축 처진 입 꼬리를 올려놓는 음악과 춤. 이런 흥겨움이 없었더라면 세상 풍경은 과연 어땠을까? 음악과 춤이 있어도 이토록 메마른데, 그런 상상만으로도 가슴 밑바닥은 바싹 마른다. 세상은 각박하고, 으르렁대는 군상들이 득실거릴 거다. 음악과 춤으로 다스려온 울화는 길을 헤매며 배회할 거다. 넓게는 지구촌 언어들이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가 사라지고 만다. 그러고 보니 형언할 수 없는 운율과 율동의 표현들이 삶을 따스하게, 넉넉하게 해주었구나. 번잡한 도심 거리에서, 전동차 안에서, 버스 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젊은이들을 보라. 더러는 가락에 맞춰 발장단을 친다. 때론 어깨를 들썩이곤 한다. 공공장소에서 저 정도면 마음은 땀을 흘리며 정열적으로 흔들어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원색적 체면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한 게 나이트클럽과 노래방일 것이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왜 춤을 추게 되는 걸까? 아니, 사람들은 그 흥겨움을 춤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왜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걸까? 이런 우문에 인체과학자들이 어떤 해석을 내놓든 분명한 경험칙은 있다. 음악을 듣고, 벅차오르는 그 흥을 춤이라는 언어로 표출하다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 기쁘면 웃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듯이, 쌓인 스트레스가 손으로, 다리로, 엉덩이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삶의 애환과 한을 속에 담아 두지 않았다. 휘영청 달 밝은 밤에 거문고를 타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살풀이 굿판을 벌여서라도 스트레스를 풀었다. 춤은 왜 하필이면 상대방이 다 알아보도록 몸짓으로 표출되는 걸까?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생리적 감정 표현으로 봐야 하는 걸까? 분명한 건 춤에는 자신의 기분을 알아달라는 본능이 꿈틀거린다는 사실이다. 사랑, 기쁨, 슬픔, 즐거움, 우울함, 스트레스 등을 커튼으로 가린 언어들이 춤춘다. 가슴 한 켠에서 혼자 웅크린 채 콩닥콩닥 그치기엔 너무 답답한 것이다. 그 표현이 정제되지 않고 분출되는 게 막춤이다. 그래서 혹자는 가장 솔직한 춤이 막춤이라고 했더랬다. 요즘 우리네 어른들은 이런 춤의 감정 표현을 억누르고 산다. 가슴 뛰는 감성을 체통이라는 단단한 프레임에 욱여넣어 스스로 무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밭에서 신선한 젊음을 싹 틔운다는 건 어렵다. 춤이라고 해서 유별난 동작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모든 동작은 춤이다. 기지개를 켜고, 크게 활보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다. 소소한 것에도 경이로움을 느끼고, 그 감흥을 노래하고 어깨춤이라도 덩실덩실 춰보자.

2017-07-19 09:03:2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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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몸 속 열기 식히는 '메밀'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처럼 초복에서 말복 사이에는 더위가 절정으로 치솟으면서 기운을 소진하기 쉽다. 뜨거운 열기에 땀을 줄줄 흘리다 보면 입맛도 잃고 피로도 심해지게 된다. 특히 몸에 열이 많아서 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체질은 이 시기에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잔병치레를 할 수 있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아서 여름만 되면 무기력해지고 갈증이나 피로가 심해지는 사람들은 여름의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대신 메밀로 만든 음식이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메밀은 몸 속 화기를 식혀주는 데 효과적이다. 더위를 많이 타고 갈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은 메밀차를 연하게 우려서 차게 두었다가 물처럼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더워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신경이 예민해서 불면증에 시달릴 때도 메밀차를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고 울화가 치밀어 가슴이 자주 답답하며 두통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메밀은 칼로리는 낮으면서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높은 편이며 비타민 B군이 많아 여름철 피로를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메밀은 간 기능을 강화하며 몸 속 노폐물 배출을 돕는 데도 좋다. 특히 메밀에는 혈관을 젊고 탄력 있게 유지시켜주는 루틴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여름철 과도한 피부 열기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얼굴이 자주 붉어지는 사람들이나 땀과 피지 분비가 늘어나면서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경우에도 메밀이 효과가 있다. 메밀 가루를 이용해서 팩을 해주면 수분 공급, 트러블 완화, 탄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메밀은 위나 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몸에 열이 많아서 발생하는 변비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여름이지만 에어컨이 가동된 실내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내느라 위장이나 장의 기능이 떨어졌다거나 몸에 냉기가 많은 사람들은 메밀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2017-07-19 09:00: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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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나쁜 프랜차이즈VS착한 프랜차이즈

이상헌칼럼-나쁜 프랜차이즈VS착한 프랜차이즈 2017년 현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겠다고 등록된 브랜드는 총 5200여개고, 매달 평균 120여개씩 늘어나고 있다. 신뢰와 상생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최근에 몇몇 가맹 본사들로 인해 연일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성장하는 겉모습 만큼 내실이 다져지지 않아 발생한 결과인 것 같아 프랜차이즈 전문가인 필자의 어깨도 무거움을 느낀다. "옥석(玉石)을 가린다" 라는 속담이 있다. 보석과 돌을 나누는 기준은 상품의 가치와 희소성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좋지 않은 경기상황과 고용사정에 따라 여전히 많은 소시민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 5200여개가 등록되어 있는 만큼 창업자들 스스로가 어느 프랜차이즈가 우수한지를 판단하기가 수월치 않다. 그 정답 중 하나가 유명한 브랜드가 꼭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국내 유명 B치킨전문점은 유명도에 비해 가맹점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따라서 실패하지 않는 창업을 위해서 우수한 브랜드의 가치기준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지나친 개설광고, 높은 수익성표방, 조기계약 강요, 매장운영프로그램미흡, 직영점 미운영, 홈페이지상 게시판기능삭제, 폐업지원프로그램전무, 영업조직비대 등이 표면적으로 도출되는 나쁜 프랜차이즈 본사의 기준이다. 반면 닭강정 브랜드 가마로강정이 실시하고 있는 점주협의체운영, 점포회생프로그램활성화, 전문인력확보, 직영물류와 제품개발인력보유, 사장의 현장 경영원칙, 홈페이지상 게시판의 활성화 등이 가맹점주나 예비 창업자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착한 브랜드의 기준이라 하겠다. 또한 세탁편의점 브랜드 월드크리닝의 경우는 점주와 상생을 위하여 브랜드 마케팅비를 전액 본사가 부담을 하고 있으며, 매주 우수 가맹점을 대상으로 점주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점주의 날 행사에는 본사의 담당 슈퍼바이져와 본사 직원들이 참여하여 하루 동안 가맹점주를 위해 매장 청소부터 유동고객에 대한 가두 판촉 및 전단배포 등의 행사를 실시한다. 가맹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건강한 프랜차이즈 산업을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다. 한가지 더 살펴봐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브랜드의 건실도와 전문성을 검토해야 한다. 재무재표상 연구개발비와 직원교육훈련비 투자 그리고 점포당 수익성이 해당 브랜드 건실도에 대한 반증이다. 대표이사는 물론 직원들의 업계경력과 업무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관련된 투자 여력 등도 반드시 점검해봐야 한다. 착한 브랜드들은 먼저 점주와의 상생전략을 실천하는 실행프로그램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브랜드 포장과 치장에 뛰어난 브랜드들이 우수하다는 일반적 시각이 부실브랜드와 점주를 양상 시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07-17 16:41:15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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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52> '투자의 열차'는 지금 몇 시일까

[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투자의 열차'는 지금 몇 시일까 퇴직연금 적립금을 비롯해 부동산, 주식, 펀드, 현물 등 각각의 투자 열차가 하루 24시간 운행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투자 열차가 바닥을 형성하고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간을 새벽 4시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1차 상승이 마무리되는 시간을 10시라 하고, 2차 상승이 마무리되는 시간은 오후 3시입니다. 이 투자 열차가 3차 상승으로 상투를 형성하는 시간을 오후 9시라 하겠습니다. 각각의 투자 시간에서 투자의 위험과 기회는 다르게 마련입니다. 또 투자가들이 보이는 행동과 태도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투자하려 하거나 이미 투자 하고 있는 상품의 투자 시계는 몇 시일까요. Q:확정기여형(DC)과 개인퇴직연금(IRP) 적립금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경우에도 증권시장을 투자 열차로 보고 결정하는 것은 유효할 것 같습니다. 투자의 시계를 감안한 적극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소개해 주세요. A:퇴직연금 적립금도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핵심 운용전략입니다. 또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를 감안해 적극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 할 경우에는 그림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먼저 국내와 해외 그리고 투자의 운용 스타일별로 투자의 시계가 몇 시인지를 고려해 봅니다. 선택하려는 지역과 펀드(실적배당형)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면 그 펀드로 비중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 시계가 불투명하거나 상투권에 근접해 있다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나 채권형 펀드의 투자 비중을 늘려가야 합니다. 일정한 주기(보통 6개월에서 1년)로 국내와 해외 그리고 투자의 운용 스타일별로 투자의 시계를 판단해 위험자산과 안정자산의 비중을 조절 하는 방식을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고 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DC. IRP)을 운용할 수 있는 펀드(실적배당형)상품도 투자상품입니다. 여러분이 선택하려고 하는 펀드(실적배당형)상품의 투자 시계는 지금 몇 시일까요.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참여할 경우에는 반드시 투자의 시간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07-17 11:50:24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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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3) 대한민국의 적폐(積弊)

[김민의 탕탕평평] (63) 대한민국의 적폐(積弊) 정치가 본질에 충실하지 않더라도 그 명분과 이유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단어들이 있다. 민주주의, 국가, 국민. 이런 단어들이다. 누군가는 지배를 해야 하고, 지배층이 아닌 대부분의 피지배층들은 그런 권력에 순종을 하던 복종을 하던 표면적으로는 일단 따라야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정치의 기본 생리이다. 인터넷이나 SNS 등 얼핏 보면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필자가 방송을 하고 여러 언론사에 칼럼을 쓰면서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것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언론의 자유도, 개인의 표현의 자유도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당이나 정부에 대한 코멘트는 아직도 자유롭게 할 수가 없다.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정해진 틀 안에서 정부와 집권당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방송과 칼럼이 허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다 못해 답답할 때가 있다. 물론 그 많은 방송과 칼럼이나 신문의 내용들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릴 것이라고는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 볼 때 필자 본인도 믿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권력의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이나 특정 권력에 밉보이기 싫은 언론과 관계자들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제각각 생각이 있고 얼마든지 자신의 사고와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할 자격이 있다. 그런 자격마저 박탈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독재이고 동물의 왕국과 다를 것이 있겠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필자의 견해에서 볼 때 아직까지도 표면상의 민주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대의민주주의와 정치와 선거의 수준은 그 본연의 본질을 벗어나 철저하게 부정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그것이 사실이고 실화다. 도대체 왜 국민들끼리 편을 갈라야 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들은 무조건 적개심과 이질감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 것인가. 꼭 그래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와 객관적이며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대의민주주의, 정당정치, 정치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전혀 이해 못하는 무지함에서 비롯된 발상이고, 그것이 단지 생각과 가치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행으로 표출될 때 우리는 분열과 불신, 대립과 분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모두의 가장 적폐(積弊)가 바로 그것이다. 내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적폐(積弊)세력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인가. 이 세상과 한 국가의 모든 영역이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상호 간에 인정되고 받아들여져야만 한다. 이미 SNS가 트렌드인 요즘 필자의 지인들 중에 보면, 특히 공무원들의 경우 기관장들 눈치 보느라 SNS에 이전처럼 자유롭게 표현조차 못한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해서는 필자의 견해와 칼럼이나 방송에서의 표현이 자신들의 기관장들과 맞지 않아 적잖이 눈치가 보인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듣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참 가관이다. 그것의 사실여부를 떠나 각 기관에서 공인으로서 필자의 칼럼이나 방송표현에 공감이 되어도 눈치가 보여 표시를 못한다고 할 정도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정치관과 언론에 대한 인식과 철저하게 이기적인 자신들만의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웃지 못 할 현실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이미 공적기관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객관성 및 공익에 대한 책임감을 철저하게 망각한 처사가 아니겠나.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공무원들, 우리 국민 모두가 이것만은 꼭 이해하길 바란다. 차이점을 찾아 적대시 하는 잘못된 이질감의 표현보다는 무엇 하나라도 공통분모를 찾는 유연성과 융통성 있는 그야말로 착한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느 쪽도 상처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는 그런 삶.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사고가 전환될 때 비로소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착될 때 특정계층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 그런 대한민국이 시작될 것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7-16 10:45:01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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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성폭행 사건 진행에 대한 소고

최근 대법원은 형부의 성폭행으로 낳은 3살 난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지적 장애 여성에게 징역 4년형을, 또 이 여성을 성폭행하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형부에게도 징역 8년 6개월형을 확정했다. 이 여성은 어린 아이의 생명을 앗아간 중범죄자이나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성폭행의 피해자이기에 연민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어느 성폭행 사건과 관련되어 필자가 느꼈던 것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외국인이었던 독특한 성폭행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다. 관여라는 표현이 적당한 이유는 필자가 피고인의 변호인도 검사도 아닌 피해자의 조력자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느 외국인 상담소를 찾아온 여성의 요청을 받고 피해자 증인 신문에 동석하게 되었다. 증인 신문은 성폭행 사건의 특성상 재판정 방청석에 아무도 있을 수 없는 비공개신문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비공개 신문이었으므로 재판장이 방청석에 혼자 앉아 있는 필자를 보고 '누구냐'고 물어보아 외국인 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변호사이고 피해자의 요청 하에 동석하였다고 하니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일종의 형사소송법상 동석 신청에 대한 현장에서의 추인인 셈이었다. 관련 법령상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석은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그 신청에는 동석하고자 하는 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동석이 필요한 사유 등을 명시하여야 한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피해자에 관한 재판을 철저히 따로 분리하여 진행하는데, 이에 이 사건의 증인신문 전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정(在廷)시에 법정과 연결된 증인대기실에서 피해자와 필자를 머무르게 하였다. 그 대기실은 마치 어린이집처럼 벽면이 알록달록 꽃모양 색지로 예쁘게 꾸며져 있어 아동성폭행 사건이 많구나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피고인이 퇴정하자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었고 재판장, 배석 판사, 검사, 법원 직원, 피고인의 변호사, 심지어 통역인까지 모두 남자였다. 거기다 피고인 측 변호인의 연이은 증인신문내용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매우 난처하고 민망한 질문투성이에다가 일부 내용은 황당하기까지 하였다. 신문 도중 재판장은 변호인의 일부 질문 내용이 너무하다 싶었는지 제지하기도 하였는데 아무리 피고인을 위한 변론이라도 너무하다 싶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러한 상황에 주눅 들지 않고 조목조목 이야기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 측 변호인이 피해자에게 집요하게 특정 상황을 물어 보았고 통역인이 그 내용을 전달하고 피해자가 답변을 머뭇거리자 통역인이 갑자기 피해자에게 "ask your lawyer(변호사에게 물으세요)"라고 하였다. 이에 필자가 영어로 피해자에게 부연설명을 했더니, 재판장이 퉁명스럽게 재판의 진행을 방해하니 재판정에서 나가게 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물론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에는 재판장은 피해자와 신뢰관계 있는 자로 동석한 자가 부당하게 재판의 진행을 방해하는 때에는 동석을 중지시킬 수 있으나 필자의 당시 몇 마디는 부당하게 재판의 진행을 방해한 것이 아니었고, 부적절한 질문에 당황한 피해자를 조력하는 수준의 것이었다. 일면 갑자기 필자에게 물어보라고 한 통역인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게 무슨 조력자인가. 형사소송법 규칙에는 동석자를 피해자의 배우자 등과 변호사, 그 밖에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필자의 조력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었다고 지금도 믿는다. 돌이켜보면 위 사건에 관한 사법행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증인신문 때 피해자를 제외하고 모두(심지어 필자 또한) 남자였으니 최소한 통역인이라도 여자였다면 어떠했을까. 남자들로 둘러싸여 자신의 수치스러운 기억을 토해낸다는 것이 여간 곤욕이 아니었으리라. 또한 형사사건절차가 직권주의에 따라 진행되기는 하나 위와 같은 피고인 측의 부적절한 질문 내지 공격에 대해서 공판검사가 놓칠 수 있는, 피해자의 변호인이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년 전에 도입된 '피해자 국선변호사(피해자변호인)'제도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2017-07-13 13:56:52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