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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탈원전, 찬반은 둘째치고 절차부터 문제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 찬반 논쟁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와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를 통해 탈원전·탈석탄을 골자로 한 '국가 에너지정책 대전환'을 공식 천명한 바 있다. 현대 문명사회의 기초를 이루게 해주는 전기공급 정책에 대변화가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사건이다. 특히 원자력에 대해선 그 전에도 찬성·반대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치열한 논리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는 탈원전의 장·단점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괜히 잘못된 정보를 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정책이 절차적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국가의 에너지정책이란 중대한 사안이 너무나도 갑자기,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 사례를 보면 독일은 20년 이상, 스위스는 30년 이상 탈원전을 국가적으로 공론화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독일의 방폐장 공론화위원회는 2014년 구성돼 3년째 여론을 수렴하고 있으며, 스위스는 국민투표까지 거쳐 탈원전을 결정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전격적인 지시로 지금 한창 공사가 진행되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부터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공사중단을 공식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일부에선 무슨 근거로 원전 건설을 중단시키느냐고 항의하지만 통치권자인 행정수반의 지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보다 큰 문제는 탈원전 정책을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배심원단이 결정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시민배심원단은 원전 이해 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가 아닌 사람 가운데 국민적 신뢰가 높은 덕망 있고 중립적인 인사를 중심으로 9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가동 기간은 3개월이다. 그런데 국민적으로 신뢰가 높고 중립적인 인사란 게 누구의 기준인가. 그리고, 국민적 신뢰가 높으면 그 사람이 내린 결정은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인가. 그 사람은 어떤 근거와 판단으로 원전을 찬성 또는 반대할까. 만약 그 결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동안 쌓은 신뢰와 덕망을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또한, 단 3개월 만에 무슨 수를 써서 국가 에너지정책을 결정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탈원전'이란 답을 내려주고, 이에 대한 책임을 민간위원회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결정을 비전문가들에게 맡겨 3개월 만에 답을 내놓으라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다.. 문재인 대통령의 6월 16일 AIIB 연차총회 축사 이후 세계적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를 환영하는 논평을 냈다. 장다울 선임캠페이너의 논평 중에 "장기적인 호흡으로 단계적인 탈원전, 탈석탄을 추진해나가며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다. (중략) 국민의 뜻을 받들어 만들어진 새 정부에서 국민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요구를 흔들림 없이 하나 하나 정책으로 실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장기적인 호흡으로 단계적인'이란 표현이 왜 들어갔는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2017-07-12 15:59:5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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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시간은 늘 청춘이다

우리는 시간에 너무 쫓겨 산다. 온몸으로 울려대는 자명종 소리, 씻으랴 밥 먹으랴 옷 입으랴 부산한 아침, 북적거리는 지하철역, 길을 재촉하는 버스안내전광판, 카운트다운을 세며 깜박거리는 신호등, 보채듯 빵빵대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 소실점을 향해 질주하는 기차, 길게 늘어선 계산대 앞, 줄기차게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즉석 단위로 날름거리는 전자레인지, 촌각을 다투듯 쏟아내는 뉴스들, 여기저기서 터지는 스마트폰 벨소리. 분주한 사람들로 넘실대는 거리. 그렇다. 우리네 도심 주변에 흘러 다니는 시간은 성마른 표정들이다. 시간이 사람을 가만두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시간은 우리를 데리고 과거를 지나 그 끝을 알 수 없는 행선지를 향해 달려간다. 늘 사람과 함께 호흡한다. 그런데 같은 공기를 마시면서도 사람은 늙어가지만, 시간은 늘 청춘이다. 쫓기듯 데려가더니 웬 세월의 더께란 말이냐. 그 야속한 시간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으면 어느 대중가요는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고 슬퍼했을까. 일전에 시내 한 미술관에 들려 감상한 기원전 고대미술 작품들이 이런 잿빛 시간들을 지워주었다. 수천 년의 시간이 박제된 작품들! 거기엔 깊고 넓은 부피와 무거운 질량의 시간이 감돈다. 그래서다. 그 앞에 서 있노라면 거대한 시간의 파도가 머리 위로 아른거리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태고의 시간들이 층층이 응축된 가파른 파도일 것이다. 작품은 우리에게 말한다. 높다랗게 느껴지는 현재의 파도는 그 시간 앞에선 그저 사소한 잔물결과 점에 불과하다고. 그토록 쫓기듯 집착하던 시간이 왠지 부질없다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세월을 담아낸 작품들은 매번 이렇게 시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가슴 치게 하는 것이다. 우린 씨줄과 날줄로 엮은 거미줄 시간에 갇혀 얼마나 조바심 내며 발버둥을 쳤던가. 얼마나 몸살을 앓아왔던 걸까. 반짝거리는 작품들은 도시생활에 찌든 내 무채색의 시간에 큰 너비로, 두께로, 무게로 걸어온다. 그 큰 너비는 넉넉한 여백을, 두께는 등을 기댈 기둥을, 무게는 겸손을 선물해준다. 이따금 기웃거리는 박물관에는 신비로운 시간이 흐른다. 그곳 풍물을 이해하려면 시차의 강을 건너야 한다. 문화와 종교, 민족, 인종이 파도치는 강을 광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겹겹이 쌓아온 시간들을 풍물들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니 몰이해할지라도 어렴풋하게나마 그 시간의 맥박을, 냄새를, 사연을 느끼고 들을 수 있다. 시간은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기에 그럴 것이다. 그 시간의 너른 강을 휘적휘적 누비는 것만으로도 내겐 벅차다. 고대 미술품을 보면 고색창연한 시간의 물감을 풀어놓았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가 있다. 기막힌 풍경들을 만들어주고 사라진 시간들의 흔적이다. 그러나 죽은 시간은 아니다. 그 때 그 청춘의 시간이 여전히 발효하면서 부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저 오랜 세월을 머금고 있는 작품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는지도 모른다. 잠시나마 시간 밖 뜰에서 뛰놀게 하는 순간이랄까.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났기에, 그 시간만큼은 천천히 마디게 흐른다. 이런 시간들을 가끔 꺼내볼 수 있다면 좋겠다. 있긴 있다. 마음속의 박물관! 시간 속에 떠다니는 삶들을 담아 내 박물관의 밭에 심어 한 폭의 삽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아등바등 시간에 쫓길 때마다 그 박물관을 노크하련다. 허물어진 시간들을 성찰하고, 다듬어 바로 세우고 싶다. 유난하게 야단스럽고 변덕스런 시간들을 보듬어주고 싶다. 내 박물관 출입문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시간에 끌려 다닐 것인가.

2017-07-12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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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알알이 든든한 여름 간식 '옥수수'

노란색이 식욕을 돋우는 옥수수는 맛이 달고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져 여름 간식으로 좋다. 한방에서 옥수수는 위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며 소변 배출을 돕는 데 좋은 것으로 식욕 부진, 부종 해소, 신장 질환 등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 노란색을 갖고 있는 음식들이 주로 비위(脾胃)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데 옥수수 역시 마찬가지로 위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여름철 더위에 몸이 지치고 힘들 때 먹는 옥수수는 기운을 북돋우는 음식이기도 하다. 탄수화물, 필수지방산, 비타민 A와 B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에너지와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옥수수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옥수수만 주식으로 섭취하는 지역에서는 '펠라그라'라는 피부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옥수수를 주식 대용으로 섭취할 때는 반드시 부족한 단백질을 비롯해서 다른 영양소의 균형을 꼭 맞춰줘야 한다. 옥수수에 풍부한 비타민 A와 비타민 E 같은 항산화 성분들은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며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시력을 보호하고 안구건조증 등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고, 자외선으로 인해 기미나 잡티가 늘고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피부를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 옥수수수염은 옥미수(玉米鬚)라고 불리는데, 방광경, 간경, 담경 등에 작용해서 열을 내리고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소변이 잘 나오게 하기 때문에 담성증이나 방광염, 고혈압 등에 두루 사용되었다. 한때는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유에서 옥수수보다 옥수수수염차의 인기가 더 높았다. 물론 수분 대사가 좋지 않아서 몸이 잘 붓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그 외에 따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무시하고 과도하게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들의 경우 옥수수수염차가 이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2017-07-11 15:15:5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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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인력의 효율적 관리가 생명

이상헌칼럼-인력의 효율적 관리가 생명 매장운영이 자동화, 시스템화, 매뉴얼화 된다 해도 사람이 해야만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설령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음식을 대신 만들고 서비스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지만 로봇이 사람의 마음과 감정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창업분야에서 인력관리가 중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 명의 직원이 수십, 수백명의 고객을 단골고객으로 만들 수도 있고 또는 내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장운영은 인력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업소의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기상황 속에서는 인력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기다. 그러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인력관리를 해야 하는 사실은 알지만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해 비용 줄이기에만 주력하거나 혹은 남들이 하는 방법을 무조건 따라하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제품이나 맛, 가격, 분위기 등이 창업 성패의 중요 요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신뢰라 할 수 있다. 결국 사람을 통해서 제품을 권유하고 설명하고 구매하는 일련의 절차가 수익성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매장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주요인자가 인건비와 임대료 그리고 원부재료비용이다. 그 중 최근의 경제사정상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 점포 운영 시 인력관리에 드는 비용은 인건비와 각종 복리후생비로 구분된다. 매장 운영이 어려워 지기 시작할 때쯤 운영자들은 먼저 인력 감축, 급여 삭감, 근무시간 단축, 각종 복리후생비의 중단 및 삭감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한다. 비용 절감 시에는 무조건 절감이 아닌 꼭 필요한 항목과 줄이거나 중단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항목은 일정기간 없애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직원들과의 현 상황에 대한 공유다. 무조건 줄이거나 없앤 후 통보를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직원들이 납득할 수 없는, 당장의 수치적인 효과만을 위한 절감 방법은 오히려 우수 인력의 유출, 근무의욕 상실, 생산성 저하 등의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경기가 회복됐을 때 인력 및 인재 부족으로 인해 성장이 아닌 퇴보라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 절감은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지 절감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근무시간과 형태의 변화를 통해서 슬기롭게 인력의 재편효과를 얻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업종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핵심 매장운영시간과 사전준비시간을 1~3조로 근무시간을 차등 적용해 전반적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즉 준비조, 운영조, 마감조로 근무시간을 조율하는 상생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컨설팅학 박사)-

2017-07-10 16:37:05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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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51) 증권시장 동향과 포트폴리오 구성하기

[김현기의 퇴직연금과 은퇴설계] (51) 증권시장 동향과 포트폴리오 구성하기 근로자가 확정기여형(DC)제도와 개인퇴직연금(IRP)의 적립금을 운용하기 위해 선택한 금융회사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포함해 국내와 해외 등에서 다양한 펀드형 상품을 제공합니다. 이론상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어디라도 투자 가능한 환경입니다. 따라서 각 금융상품의 스타일에 따른 시황을 분석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Q:증권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증권시장이 많이 오른 것 같을 때, 많이 내린 것 같을 때 확정기여형(DC)과 개인퇴직연금(IRP) 적립금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세요. A:초저금리 상황에서 보다 나은 수익을 추구하려면 투자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투자를 대하는 태도는 각각 다릅니다. 투자가들의 투자 성향은 투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투자는 사고 팔고 쉬는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도 투자의 입구전략(매수 시기를 판단하고 투자상품을 매수하는 것)과 출구 전략(매도 시기를 판단하고 투자상품을 파는 것)을 함께 수립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증권시장이 많이 내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증권시장 투자 자산이 없으면 입구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자산 비율을 결정합니다. 자산대비 투자자산이 부족하면 비중 확대를 고려하고 적정 자산까지 투자합니다. 적당한 정도이면 추가 비중 확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만일 비중이 높아 손실이 나 있는 경우에는 원금 회복시까지 투자를 유지하고 입구전략과 출구전략을 재수립합니다. 둘째, 증권시장이 많이 올라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증권시장 비중이 높을 때는 어떤 것부터 줄일까를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줄입니다. 적당한 비중이면 추가 투입을 중지하고 출구전략을 수립합니다. 자산대비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도 추가 투입을 자제합니다. 그 동안 투자비중이 없는 상태라면 투자의 유혹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 때 다시 들어가면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경기 변동과 증권시장의 변동성은 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변동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위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상승장인가, 하락장인가, 상투 인가, 바닥인가? 내가 생각하는 투자의 판단 기준이 있을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2017-07-10 11:32:47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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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자본의 망령과 예술

[홍경한의 시시일각] 자본의 망령과 예술 동시대미술은 다양한 스토리가 내재된 각기 다른 군도의 공존적 집합을 불러들여 새로운 관계를 맺고 통합이 아닌 차이를 잇는다. 장르, 학제 간 경계조차 무의미한 연속적 개입과 침투를 고의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예술의 의사소통 방식과 내용, 형식을 담보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 이전과 전혀 다른 미적 경험을 유도하거나 낯선 예술적 체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작업들은 시각적, 개념적 어려움을 양산하는 탓에 가끔 외면의 대상이곤 하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과정과 연관된 기억과 경험을 소환 혹은 복원하는 계기로 작동한다. 이전엔 알 수 없었던 상호성을 체득하는 자유로움의 장이자, 예술가들에게 그 무대가 갖는 의미는 미술자체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술인들은 간혹 예술이라는 언어의 육화된 의미를 배척하는 지점에서 깨어나는 자본의 망령들에게 한없이 너그러워지기도 한다. 다만 이 기괴한 상품가치로서의 망령들은 다른 군도의 공존적 집합을 잘못 해석한 결과이기 일쑤다. 어쩌면 척박한 생태를 핑계 삼은 내적 게으름과 안일함이 무의식을 뚫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불안한 현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제도적 체념, 생존의 절박함도 상품으로써의 망령이 활개 치는데 한 몫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과 이름으로 변신한 채 이내 현세를 지배하는 자본의 망령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어떤 합당한 명분에도 냉정한 태도를 내보인다. 이성과 논리, 특유의 감성을 삭제시키고 불특정 다수의 지지 속에서 헛헛한 욕망을 사육한다. 급기야 정신을 포박하고 야금야금 예술가들의 생명까지 갉아먹는다. 실제로 자본의 망령은 철학적 빈곤함이 부유하는 것들, 숫자만 늘여놓아 애써 먼 길을 찾아간 이들을 맥 빠지게 하는 것들을 내놓도록 만든다. 단지 철지난 양식들을 발작하듯 재연하거나 과거의 형식을 마구잡이로 뒤섞어 놓은 것들, 깊이 없음을 뻔뻔하게 자인하는 결과물을 토해내도록 유도한다. 심지어 예술의 종말을 통해 예술이 비로소 자유를 획득했음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들마저 마구잡이로 생산한다. 한마디로 그 어떤 가능성도 인정되는 시대에서 놀랍도록 진부하고 획일적인 것들을 내건다. 결국 자본의 망령은 곧 소진해버릴 물질을 선물하지만 예술의 근본적인 역할과 기능에 대한 미학적 감수성을 거둬들이고 구태의 반복, 새로움에 대한 외면에 지속성을 부여한다. '내가 이러려고 미술가가 되었나'라는 뒤늦은 후회를 비웃으며 조변석개하는 소비취향이 권력임을 자인케 한다. 그럼에도 혹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놀이'로 대응할 수 있고 놀이의 성과로 휘발성 강한 팬덤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놀이란 실은 공유될만한 자기연민과 실패를 그럴듯한 변명 아래 정당화하는 방어기제이거나, 잘해봤자 기형적 제도를 살짝 비트는 수준일 뿐이다. 본질의 변화는 그 정도로 이뤄지지 않는다. 예술가가 신뢰할 수 없는 대중적 속성에 삶을 의탁한다는 것, 경박한 자본주의에 몸과 정신을 떠맡기면서도 잘못되었음을 느끼지 못함은 결국 예술작품에 내재된 고유한 역할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에 관한 고민의 결여를 완성한다. 예술본질의 추구를 멀리하며 단발성 풍요로움에 삶을 할애할수록 우리가 그토록 지키려했던 예술가적 권위는 무너진다. 허나 작금 한국 미술계에서 엿보이는 일련의 흐름은 음습하고 괴기한 저택을 빠져나와 먹잇감을 찾아 배회하는 자본의 망령들에게 좋은 숙주가 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자박으로 인한 일시적 안락함과 물질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017-07-09 11:41:29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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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2) 때와 방향

[김민의 탕탕평평] (62) 때와 방향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기 마련이다. 성경 전도서에 보면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을 이룰 때가 있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즉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다급하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미루고 싶다고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한 인생이 태어나는 것을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듯이,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삶의 마지막 순간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즉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필자가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인생과 정치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선택에 있어서는 물론 그 결과에 있어서도 내 자신과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소한 개인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그렇고, 정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에는 반드시 찬반양론(贊反兩論)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은 정치적 동물' 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유일신(唯一神)으로 존재할 수 없고, 작게는 가정과 크게는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타인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물은 본능에 충실하지만, 사람은 대부분 생각하고 행동한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언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짐작하기 어렵고 예측불허한 우리의 사고가 유형의 언행으로 표현되고 표출되는 것이다. 결국 공통분모가 존재하면 서로 이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반면에 내 생각과 가치와 상대의 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불신과 불협화음(不協和音)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공통점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이질감에서 느끼는 불안정함은 상당한 간극이 있다. 최근 대선을 치루면서 여·야가 바뀌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대내외적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현재 분단중인 한반도의 입장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강 사이에서 말 그대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격이다'. 국내정치 상황도 그리 녹녹치 아니한데, 양강 사이에서 한반도의 대외전략은 그 누구도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시 정치도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인데, 그것을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 국내정치 상황도 그러한데, 우리끼리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정치나 한반도의 대외전략을 갖춘다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운 입장이다. 정치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당장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그냥 시간의 흐름에 맡겨둬야 할 문제가 분명 따로 있기 마련이다. 의견을 조율하고 대책을 찾아서 해결될 문제라면 그에 걸 맞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면 된다. 허나 이미 고민하고 노력해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냥 어느 정도 방치하며 급한 일부터 해결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의 정당정치가 발전이 아니라 자꾸만 퇴보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적절한 타이밍과 또 한 가지는 정쟁을 해야 할 상황과 멈춰야 할 상황을 전혀 반대로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필자의 저서에서도 '삶이 곧 정치다. 정치 안에 삶의 모든 방법이 있다' 라고 표현했지만 한 가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개인의 인생은 아닌 말로 이기적이어도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정치나 정치행위자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필요 이상 자각하고 본인들의 개인적 욕구를 기반으로 하는 한, 결국 다 함께 잘살자는 정치의 궁극적 목적을 벗어나 모두가 함께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은 실타래 같이 복잡한 작금의 모든 상황에서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과연 고민해야 할 것을 고민하고 싸워야 할 것을 가지고 싸우는지 말이다. 'Back to the basic.'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7-09 09:03:57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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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 공진단,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 공진단,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최근 신문, TV 등 각종 매스컴을 통해 공진단이 여름철 대표 보약으로 자주 소개되면서 공진단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로부터 중국 황제에게만 진상될 정도로 귀한 약재인 '공진단(供辰丹)'은 기혈보충과 원기회복, 보혈작용 등이 뛰어나 주로 수험생이나 직장인, 큰 수술을 받은 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중장년층 및 노년층이 복용하면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부 매체에서 공진단을 비아그라와 비견되는 정력 강화제로 소개하고 나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해프닝은 공진단의 핵심성분인 '사향' 때문에 빚어진 것인데,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향선낭(香腺囊)에서 채취한 분비물로 만든 약재로 한의학적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개규작용이 강한 약재로 분류되고 있다. 여기서 개규작용이란 기혈을 소통시켜준다는 의미로 현대의학적으로 해석하자면 강심작용과 혈액순환 증진을 뜻한다. 성분은 수분 22%, 회분 3.62%, 무스콘(Muscone) 1.2% 가량이 함유되어 있으며, 맛은 약간 맵고 향기는 짙으며, 약성은 따뜻하다. 복용 시 일시적으로 전신에 기운을 통하게 해 쇼크나 인사불성, 정신혼몽 등에 뛰어난 효력을 보이며 중풍, 치매, 뇌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질환 치료 및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또 사향 성분이 심장에 들어가면 강심작용을 유도해 관상동맥 안의 혈류를 촉진시키고, 바로 뇌혈관에 들어가 대사를 활성 시키는 것은 물론 혈관마비 및 세포파괴를 차단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일체의 막힌 증상, 즉 구규(九竅)와 경락과 근골까지 깊숙이 침투되어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나 채소나 과실을 먹고 중독된 것까지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근에는 항암작용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사향의 이 같은 작용으로 공진단이 다른 처방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약재의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사향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니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향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수입인증과 관리를 받아야 하고, 식품겸용 한약재가 아닌 의약품 한약재이기 때문에 한의원에서만 취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공진단을 처방받을 때에는 반드시 식약처로부터 안전성을 인증 받은 제품인지, 전문 한의원에서 정품·정량으로 직접 제환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공진단 1환 무게는 5g, 1환 당 사향은 100mg으로 100환 당 총 10g의 사향이 들어가며, 사향은 방향성 약재이기 때문에 향이 날아가기 쉬우니 겉 표면이 금박으로 씌워져 있는 것이 좋다. /압구정 대자인 한의원 원장

2017-07-06 11:30:1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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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여름 건강엔 상큼한 '매실'

여름은 매실의 계절이다. 매실이 익는 여름이라고 해서 예전에는 음력 5월을 '매하(梅夏)'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름철 매실이 유용한 것은 매실에 풍부한 구연산이나 피크린산 등의 성분들이 해독 및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음식물이 쉽게 오염될 수 있으며 상온에서 보관된 음식을 먹고 배탈이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곧 휴가철이 다가오는데, 휴가 기간에도 야외 지저분한 환경에서 조리된 음식물을 쉽게 사 먹을 수 있는데 식중독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매실이 효과적이다. 여름철에는 익히지 않은 생선이나 어패류 등의 섭취도 피해야 하는데 만약 날 생선을 먹게 된다면 이때도 매실을 곁들이면 세균이나 기생충 등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매실의 신맛은 여름철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기도 한다. 신맛이 나는 매실차를 마시면 침이 고이듯이 소화액의 분비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식후에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한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때도 매실이 효과가 있다. 위장 및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소화흡수에 도움이 된다. 매실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은 여름철 냉방이 잘 된 사무실에서 장이 차가워지면서 배가 사르르 아프고 설사를 할 때 이를 진정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매실은 간에 작용하는 것으로 평상시 술을 많이 마셔서 간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도 좋으며 숙취로 입이 바짝 마르고 속이 울렁거릴 때도 매실차 한 잔을 마시면 컨디션 회복에 좋다. 또한 간 기능이 떨어지면서 해독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속에 노폐물이나 독소가 쌓이기 쉽고 이것이 피로를 유발하고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평소에 피로를 많이 느끼고 쉽게 지치는 사람들은 매실을 가까이 하면 기운을 모으고 활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덜 익은 매실을 과도하게 먹을 경우 복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매실청을 과도하게 먹을 경우 당분 과다 섭취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2017-07-05 11:3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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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눌은밥의 힘

내 하루의 파이팅은 눌은밥에서 나온다. 노르스름한 밥 알갱이들이 숭늉 안에서 보글거리는 눌은밥! 먹음직스런 색감도 그러거니와 그 눋는 냄새의 구수함에 오감(五感)이 먼저 알고 깨어난다.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샘솟는 게 파이팅을 외치는 것 같다. 아침마다 그 호사로움에 한 그릇은 뚝딱이다. 영양성분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나 내 생활 영역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활력에 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단조롭고 후줄근한 삶에 의욕이라는 불을 댕긴다. 사전에서는 눌은밥을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이라고 풀이한다. 쉽게 말해서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이 누룽지이고, 거기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이 눌은밥이다. 그러나 내 일상에서 느끼는 개념은 그 사전 밖에 있다. 눌은밥에는 김이 모락거리는 숭늉과 노릇노릇한 밥 알갱이들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삶의 무게를 풀어주는 따스함과 넉넉함, 위안, 정성, 감동, 고향 같은 상념들이 한데 어우러져 눌은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눌은밥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개념 그 이상이다. 호호 불어가며 한 술 뜨면 훈훈해지는 것이 마음마저 따스해진다. 어이쿠 시원하다! 눈꺼풀은 여전히 무거운데 입에선 이런 감탄사가 터지곤 한다. 눌은밥을 먹는 시간은 적어도 내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시간이며,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이다. 하루를 개시하는 팡파르다. 눌은밥의 힘이라는 게 이런 걸까. 하루를 활기차게 살아낼 실마리를 눌은밥이 따스하게 풀어준다고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그게 한 끼 식사가 되겠냐고 누가 물음을 해오면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눌은밥에는 식욕의 끄트머리에서 서성거리는 허전함까지 채워줘야 마음이 놓이는 애틋함이 배어 있다. 말하자면 맨 마지막까지 남아서 한 끼 식사를 끝마무리해야만 부엌문을 닫는 우리네 밥상문화 본연의 유전자가 거기에 흐르는 것이다. 먹은 거 같지도 않게 먹었는데도 포만감을 느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걸쭉한 것이 포만감을 완성하면서도 속이 편한 게 눌은밥의 본질이다. 우리 집 눌은밥은 양은냄비로 만들어낸다. 깜짝 놀랄만한 특별한 레시피는 없다. 그저 냄비 바닥에 얇게 눌린 밥을 약불로 5분만 눋게 하면 맛난 누룽지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물을 자작하게 넣어 끓이면 숭늉과 함께 눌은밥이 완성된다. 가마솥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꼬들꼬들한 식감도 별미이지만 입맛을 당기게 하는 건 구수한 냄새와 노르스름한 빛깔이다. 그렇다 해서 센불에 오래 태우면 그 황금 비율의 빛깔과 구수함이 나오지 않는다. 이게 레시피의 비책이다. 눌은밥은 계절을 따지지 않는다. 굳이 계절에 맞서지 않아도 땡볕 여름에는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해주고, 얼음 겨울에는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맛은 사계절 내내 한결같다. 식으면 식은 대로 그 나름의 식감이 있다. 유별난 반찬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김치를 곁들이면 칼칼한 맛으로, 비릿한 생선은 고소한 맛으로 재탄생시킨다. 나물이며, 풋고추며 어떤 찬이든 맛있게 받아들이고 소화해낸다. 간장 한 종지를 만나도 아침을 개운하게 하는 신통력을 부린다. 나는 눌은밥을 먹으면서 지혜를 배운다.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줄 아는 배려와 포용력을.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도 그 변함없는 맛에서, 큰 바람과 큰 풍랑을 견뎌내는 한결같은 뚝심을 배운다. 인스턴트가 세상에 쏟아져 나와도 눌은밥은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마음의 고향 같은 음식인 것이다. 오늘 아침 눌은밥을 먹으며 이만한 고부가가치 음식이 있나 싶다. 포만감에, 활력과 지혜의 가치들이 보태져 약동하는 것을.

2017-07-05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