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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면역력 높이는 뿌리채소 '우엉·더덕'

우엉은 체력과 기운을 돋우는 뿌리채소이다. 특히 우엉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염증을 줄여주며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감기는 물론이고 천식,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봄이 되기 전 잦은 기온 변화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우엉이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 우엉에 들어 있는 아르기닌 성분은 피로 해소, 활력 생성에 도움을 준다. 바쁜 직장생활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사람들이나 스트레스가 많아 매사 무기력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 관리에 좋다. 우엉의 항산화 성분들은 세포와 조직의 손상과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은 영양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우엉은 몸을 가볍게 하는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주며 몸 속에 노폐물과 독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변비를 해소해주는 이눌린, 올리고당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이들 성분이 장 속에 있는 유익균을 늘려주기 때문에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더덕도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뿌리채소다. 특히 더덕에 풍부한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더덕은 남자에게 주고, 도라지는 여자에게 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남성들의 정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기력이 떨어질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제거하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더덕은 폐와 기관지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호흡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감기, 비염, 천식, 기관지염 등을 다스려주고 다양한 호흡기 증상을 가라앉힌다. 특히 한방에서 '피부는 폐의 거울'이라고 불린다. 폐가 건강하지 않으면 피부도 건강할 수 없다. 그래서 폐의 건강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더덕을 충분히 섭취하면 피부를 매끄럽고 탄력 있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17-02-23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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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놀이할 때 아이의 문제행동, 훈육해야 할까?

지난 칼럼에서 하루 10분, 규칙적인 놀이 시간을 가지는 것은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 형성에, 아이의 발달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전한 바 있다. 더불어 10분 놀이 시간 동안은 학습을 시키거나 가르치고 훈육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놀이 중에 아이가 폭력적이고, 사회적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놀이를 멈추고 올바른 훈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와 놀이 중 어떤 상황에서 훈육이 필요한지, 어떻게 훈육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로 장난감을 던지거나 부수는 등 폭력적인 모습으로 놀이할 때이다. 아이가 공격적인, 폭력적인 모습으로 놀이를 진행해서 장난감이 손상된다면 즉각 놀이를 중단 시킨다. 그런 뒤 단호한 어조로 장난감이 계속해서 손상되면 놀이가 중단될 수 있음을 명확히 알려준다. 두 번째는 자신 혹은 상대방이 다치게 될 경우에 해당한다. 첫 번째 훈육 방법과 마찬가지로 놀이할 때 자신이나 타인이 다치게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음을 명확히 알려준다. 행동의 통제가 어려울 경우 놀이를 중단한다. 세 번째는 친구와의 공동 놀이 활동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을 때이다.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해준다. 계속해서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놀이가 중단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위 방법들은 놀이하면서 마주할 수 있는 아이들의 작은 문제행동에 따른 대처 방법이다. 놀이 중에 발생하는 아이와의 갈등은 부모가 규칙을 한 번 더 설명해주거나, 단호한 어조로 놀이의 종료에 대해 언급한다면 상황이 쉽게 종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떼가 심해지거나 문제행동이 커진다면 몸을 통제하는 훈육 방법이 필요하다. 아이들 중에는 부모와의 놀이 시간을 즐거워하고 바라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부모와의 놀이 시간을 불편해하고 거부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가 놀이 시간 중 의도적으로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물건을 함부로 던지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 놀이 시간이라는 이유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훈육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2차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단 훈육을 하기 전에 아이가 부모와의 놀이를 거부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다. "평소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의 애정을 충분히 느끼고 있는가?"이다. 평상시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이 채워지지 못하고 정서적 결핍을 가진 채 일방적인 놀이가 진행된다면 아이들은 그동안 채워지지 못한 정서적 안정감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기처럼 굴거나 공격적으로 놀이하는 모습 등이 퇴행적 모습에 해당한다. 아이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거나, 사회적인 규범에 벗어난다면 즉각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가 일상생활 중에 애정과, 부모에 대한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라는 부모의 다짐이 함께 있어야 한다. 훈육의 긍정적 효과는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느끼고 경험하는 시간이 충분해졌을 때 올바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훈육은 아프지만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흙을 다지는 경작 과정과도 같다. 단, 과도한 경작은 아이들의 정서와 발달에 상처를 입힐 것이다. 훈육을 하기 전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2017-02-22 17:32:26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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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원시의 봄

봄비는 기어이 일을 저질렀다. 계절을 알아차리고 슬그머니 찾아와 땅부터 적셔 놓았다. 새침데기다. 조용히 흩뿌리고선, 은근히 그러나 오달지게 적시는 봄비! 화들짝 놀란 땅은 꼭 무슨 일을 벌일 것만 같다. 연방 새싹들을 밀어 올릴 기세다. 꼬장꼬장 메마른 나무들도 생기가 돌았다. 뭉게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고개를 내미는 햇살이 따스하다. 수런대던 새들은 우르르 몰려나와 살랑대는 바람을 타고 동네 산허리를 가로지르며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한다. 우수(雨水)를 흘러 보낸 요 며칠사이 비는 그렇게 우리 모두를 적시고 있었던 거다. 사실 봄 낌새는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마음부터 설렌다. 그런데 봄은 참 묘하다. 그 심쿵거리는 마음 밑바닥에 허허로움이 겹치니 말이다. 어릴 적부터 무한대로 느꼈을, 그러나 종잡을 수 없는 신기루랄까. 그 까닭모를 감성의 맥박을 진작에 더듬고 있었다면 이토록 공허하진 않았을 것이다. 몸앓이에 가슴앓이까지, 혹자는 그런 걸 두고 봄앓이라고 했더랬다. 봄비 적신 동네 공원을 걷는 날 왜 뜬금없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누렇게 바랜 잔디밭에서 묻어나는 흙냄새 때문이었을 게다. 한 줄기의 추억이 빗소리에 실려 온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마로니에 공원이 온통 흙바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빗줄기가 후드득 꽂힐 때 풀풀거리던 흙냄새가 좋았다. 아는 연극배우와 자주 만나던 곳이다. 무대가 끝나는 날 흙바닥에 퍼질러 앉아 비 적시며 소주잔을 기울이곤 했다. 퍽 낭만적이었다. 나는 마로니에 흙길을 거닐면서 비의 정서를 배웠다. 비 오는 날 흙바닥에 떨어진 꽃잎이 보석처럼 빛난다는 걸 알았으며, 비 젖은 텅 빈 벤치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울적한 마음을 씻어내는 것도 비다. 지금도 비를 온전히 맞는 걸 좋아한다. 어쩌다 호젓한 흙길을 만나면 반갑다. 낙엽이 흙이 된 오솔길이면 더 좋다. 그곳에서 예기치 않은 단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코를 킁킁거리며 흙냄새를 맡곤 한다. 마로니에 공원이 기억 저편에서 아른거리게 된 건 그 누런 흙바닥이 아스팔트로, 콘크리트로 코팅됐기 때문일 것이다. 원시의 흙냄새! 그 추억의 흙을 만나려 요즘 동네 산에 자주 오른다. 나뭇가지들은 앙상하지만 산은 왠지 포근하다. 흙이 산을 감싸고 있음이다. 산그늘이 앉으면 아늑하다. 비와 어울리는 산이다. 비가 추적거리면 헤아릴 수도 없는 다양한 빛깔의 흙냄새가 풋과일처럼 물씬거린다. 빗소리도 다양한 빛깔의 건반을 탄다. 동네 산 아래 공원은 왁자지껄하다. 뛰노는 아이들이 정겹다. 아이들의 질주 본능이 나온다. 그러나 바닥은 아스팔트다.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나. 아니나 다를까 아이의 이름 부르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뛰면 다친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하지 마라'는 소리에 유난히 길들여진 아이들은 이내 뛰는 걸 멈춘다. 아이들은 날개를 한껏 펼쳐 달리고, 뛰고, 뒹굴고 싶었을 것이다. 흙은 푹신한 솜이불 같은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도심의 아이들은 흙을 모른다. 그 웅숭깊은 포근함을, 촉감을, 숨결을, 내음을 모른다. 흙이 '흙수저'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월 빠르게 달라지는 세태를 어찌 탓할 수 있으랴마는 흙은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희망의 씨를 싹 틔우고, 까닭모를 허허로움을 위로해줄 마음의 쉼터가 바로 흙이라고. 단비가 풋풋한 흙냄새를 퍼올리며 봄을 재촉하고 있다.

2017-02-22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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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빅데이터, IOT 시대…그래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자

이상헌칼럼-빅데이터, IOT 시대…그래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자 올해 창업시장은 작년처럼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창업에 있어서도 가성비가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면서도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절감하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 하는게 좋다. 가성비 좋은 창업 아이템 관련 정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주위의 가맹점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서점에서도 창업과 관련된 많은 서적에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창업박람회에 참가한 관심업체의 담당자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실제로 어떤 제품이고 서비스는 어떤지 몸소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가성비가 좋은 창업정보 습득 방법이다. 창업박람회에 가면 참여 업체들의 브로셔, 안내책자, 전단지 등 각종 안내물을 모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예비 창업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외식관련 업체들은 시식코너를 통해 자사의 음식을 조금씩 맛보여 주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그러나 쇼핑백 속에 가득 들어있는 각종 안내물은 집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휴지조각으로 변할 확률이 매우 크다. 업체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쇼핑백은 점점 무거워만 가고 업체가 제공하는 간단한 기념품이나 시식용으로 마련한 음식을 먹어보다 보면 어떤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선택하기에도 쉽지 않다. 결국 하루 종일 발품만 팔고 다니고 실제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헛수고에 그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창업정보의 습득에도 가성비를 따져야 한다. 수많은 자료 중에서 정말로 내게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창업박람회장에 가면 우선 어떤 업종을 창업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담당자 또는 본사의 대표를 만나서 궁금한 점을 속이 시원할 때까지 알아보고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한다. 박람회장에서의 자료수집이나 정보 습득은 곧바로 성공창업을 위한 첫 단계임을 깊이 인식하고 귀한 시간을 내어 박람회장에 입장한 이상 진정으로 창업에 도움이 되는 자료와 정보를 습득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정보 수집단계에서부터 가성비를 따져 보자.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02-20 16:38:03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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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어느 작가의 지난 2년

유명 작가인 A는 B작가와 일면식조차 없었다. B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A는 B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단정했다. 작품 해석은 물론 같은 재료와 방법론을 구사했다며 공공연하게 밝히기까지 했다. 필자의 시각은 그렇지 않았다. 둘 다 누구든지 인용 가능한 공유저작물에 흔한 오브제를 부착하는 방식의 작품들이기에 가시적 오해의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개념이 달랐고 내용도 달랐다. 심지어 접근 방향 및 표현방식에서도 교차점은 빈약했다. 때문에 눈에 비춰진 단순 유사성만으로 표절이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A는 B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굳게 믿은 나머지 보도자료를 작성해 여러 언론에 배포했다. 동시에 B의 전시를 진행 중이던 C갤러리에 이메일을 보내 전시를 취소하라며 압박을 가했다. 필자는 의아했다. 표절이라 보기엔 심도 있는 고찰이 누락되어 있었던 데다가 표절 의혹만으로 실명까지 거론하며 동네방네 공표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쉽게 납득되질 않았다. 아니, 한번 표절 작가로 인식되면 작가 생활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오래 걸려야 회복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 못한 처사는 꽤나 우려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언론보도는 가혹한 일상을 만들었다. 여기저기서 A의 주장을 담은 기사가 쏟아졌고 B는 하루아침에 표절 작가로 낙인찍혔다. SNS에는 '썩 좋은 수준이 아닌' B가 A를 '벗겨 먹었다'는 치욕스러운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미 홍보까지 진행된 전시를 멈출 수도 없고 A의 표절 주장을 무조건 무시하기도 찜찜했던 갤러리는 전시일정 축소와 함께 이례적으로 '갤러리에 손해가 발생하면 B가 책임지겠다'는 계약서를 요구했다. B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굴욕이었다. 이 와중에도 A는 전시가 진행 중인 갤러리에 B가 자신의 작품을 2005년경부터 표절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거듭 발송했다. 그는 3류의 감성, 3류의 정신과 태도를 가진 사람의 전시를 취소하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 적었다. 여기엔 타인의 발언을 인용해 "표절을 습관적이고 의도적으로 하는 사람", "깜이 아닌 사람" 등의 비하적 표현도 포함되어 있었다. B 작가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처럼 부적절한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멸감에 괴로웠지만 무엇보다 30년 작가로서의 삶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고통이야말로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이에 B는 고민을 거듭하다 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해가 있다면 풀어 보려는 마음에 만남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한 이후였다. 법정에선 A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갤러리에 압력을 넣게 된 동기와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이 다뤄졌다. 사달의 원인인 표절여부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그리곤 오랜 시간이 흘러 드디어 선고가 나왔다. B의 승소였다. 법원은 표절 문제에 대해 B가 A의 작품방법의 독창성을 도용하였다는 A의 표현은 진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나아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도 인정했다. 하지만 A는 항소했다. B의 표절은 진실한 사실이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길고 긴 법정다툼이 이어졌다. 그 사이 해가 세 번이나 바뀌었다. 결과는 이번에도 B의 승소였다.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필자의 예상과 같았다. B가 사용한 작품 이미지는 누구나 패러디할 수 있고, 표현방법 역시 보편적이라는 점을 들어 A의 표절 주장을 일축했다. 갤러리에 이메일을 보낸 행위는 B의 인격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며, 전시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상습적 표절자라는 주장 역시 진실한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법원은 A가 B에 대해 매우 감정적이고 비하적인 표현을 동원하여 B를 자신의 작품을 비롯해 제3자의 작품까지 표절해온 상습적 표절자로 비난한 것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위법한 공격'에 해당한다며 1심보다 무거운 시선을 덧댔다. 그리고 그렇게 약 2년간 이어진 어느 작가의 법정공방은 일단락됐다, 1심과 2심 모두 승소함으로서 B는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했다. 하지만 느닷없이 표절작가로 둔갑된 채 지내야 했던 지난 시간은 보상받지 못했다. 수면제 없이는 잠을 청할 수 없었던 실체적 삶,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야 했던 그 많은 세월은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물론 A도 남을 것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시간과 금전, 막대한 감정소비가 이뤄졌다. 아쉬운 것은 만약 A가 조금만 더 신중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그랬다면 작품의 표현형식과 지향점이 다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소송까지 가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정말이지 약간만 사려 깊었다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거나 스스로 피폐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다 지난 일이지만. 한편 필자는 이번 표절 논란을 지켜보며 소통이 부재한 사회, 갈수록 모질고 혹독해지는 미술계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영 개운하지 않았다. 표절 여부를 가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사람인데 그게 또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꼈다. 예술도 결국은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사람의 것이거늘.

2017-02-19 13:17:04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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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42) 거울을 보자

요즘 세상은 무엇이든 계속해서 발전하지 못할 경우, 그것은 정체가 아닌 퇴보를 의미한다.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의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그런 변화에 맞추어 발 빠른 변화를 추구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만큼 획기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된 생존전략만이 겨우 평균수준 정도는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다. 구태(舊態). 말 그대로 뒤떨어진 예전 그대로의 모습의 일컫는 말이다. 흔히 구태정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고, 우리들 각자도 적잖이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영역에서 무조건 옛것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전통이라는 단어도 무가치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각자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정치를 말할 때도 구태정치, 문화와 예술 등 우리 삶에 필요한 어떤 것을 말할 때도 구식(old fashion)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하고 있다. 자신을 제외한 타인과 세상의 모든 것들에는 광범위한 문제들을 지나치게 함축적으로 구태 내지 구식이라 칭하면서 정작 내 자신의 사고와 편협된 가치관은 그냥 개성 있고 독창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무언가를 평가하고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비판할 때는 역으로 타인과 세상은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비판과 비평 및 평가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자신을 정확히 보지 못하면서, 자신의 눈에 보이는 상대와 현상들만을 가지고 엄격한 잣대와 평가기준을 적용한다. 언제 어디서든 내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이 존재한다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성경에서 보면 마태복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신앙의 여부를 떠나 누구에게나 양심에 가책을 느낄만한 말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것이다. 정치든 개인이든 남들이 그러니까 나도 그런다는 식의 태도와 자신이 하는 사고와 언행만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것이고, 남들이 하는 것은 다 올드한 것이라 판단하고 비판한다면 그것은 정말 잘못된 정도를 넘어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육과 영이 있는데, 육에서 영이 분리되는 순간을 우리는 사망이라고 한다. 육에서 영이 분리되는 순간 그 몸은 시체가 되어 썩어버리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만큼 사람의 생각과 사고가 육안으로 구분되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당들이 정치적인 싸움을 하든, 개인과 개인이 다툼이 있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오를 정확히 먼저 파악하고 논쟁을 하든 상대를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의 경우, 진보진영에서는 보수의 정책이나 정치보다 더 완벽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객관적으로도 자신들의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때 정쟁을 하는 것이 옳다. 보수진영 또한 매너리즘에 빠져 무조건 자신들에게 익숙한 것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진보적인 정책이나 진보정당의 요구가 기존의 것들보다 더 발전과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다면 과감히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정치, 제대로 된 개인의 태도이다. 의식주에 해당하는 가시화 된 것들만 변화한다고 그것이 발전이 아니다. 정녕 우리가 변화야 할 것은 개인이든 정당이든 자신의 내적 성찰과 반성과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정작 자기 것은 감추고 껍떼기에 불과한 모양만 유지하면서, 상대를 비판하고 상대 정당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임을 넘어 악한 것이라고 필자는 강력히 주장한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자신부터 돌아보고, 자신이 먼저 바뀌는 것이 상대를 바꾸고 설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내 자신의 생각과 사고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그 행동이 바뀌게 되면 습관이 된다. 그 변화를 바라보는 상대와 타인은 그러면 자연히 나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될 것이며, 그들 또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런 방법이 가장 원만한 인간관계와 가장 안정적인 정치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남 탓하지 말자. 내 자신부터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로 변화시키자. 그러한 개인과 조직의 발전이 결국 국가발전의 반석이 될 것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2-19 13:15:25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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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직장인의 건강 간식? '견과류' 좋아

간식으로 간편하게 먹으면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슈퍼푸드가 바로 견과류다.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에 일상적으로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작지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영양 간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적당량의 견과류를 섭취하면 에너지와 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백질, 비타민과 미네랄, 오메가-3 지방산 등의 성분들이 긴장과 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운을 북돋워준다. 특히 30~40대 직장인들의 경우 혈관 건강을 잘 다스려야 한다. 혈관 건강은 하루 아침에 나빠지는 것이 아니다. 포화지방이 많은 기름진 육류,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는 마가린, 팜유가 들어 있는 비스킷이나 초콜릿, 당분 함량이 높은 식품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아진다. 잦은 회식으로 칼로리 높은 안주를 많이 섭취하고 술과 담배를 즐기는 직장인들은 30대부터 복부 비만의 징조가 보이며 혈관도 빠르게 노화한다. 이런 생활습관들은 모두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은 견과류를 매일 한 줌 정도 꾸준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즉 건강하고 탄력 있는 혈관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견과류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뇌 활동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쓰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의 두뇌 건강에도 좋다. 다만 견과류도 많이 섭취하면 칼로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하루 한 줌 정도가 가장 적당하며 될 수 있으면 종류를 골고루 섞어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견과류는 공기와 닿거나 습도가 있는 환경에서는 쉽게 곰팡이가 피며 견과류가 상하면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보관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밀폐해서 냉장 및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지만 많은 양을 장기보관하기 보다는 신선한 것으로 적당량 구입해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2017-02-16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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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하루 10분, 규칙적인 놀이시간을 가져라

아이들에게 놀이는 감정을 표현하고 욕구를 전달하는 통로다.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하루 중 겪었던 분노, 억울함, 황홀, 기쁨 등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발산시킨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감정을 발산시키며 정서의 균형을 잡아갈 뿐만 아니라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다. 또 놀이를 통해 부모가 들려주는 새로운 낱말의 뜻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어휘의 이해 및 표현능력이 향상되고 다양한 놀이상황에 따른 상대방의 말을 추측해보며 구문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또한 키울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놀이로 여기며 즐겁게 대화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것 그 자체로 놀이가 된다. 보다 더 효과적으로 아이의 언어발달을 향상시키고, 감정적 유대감을 쌓으며, 정서적 안정감을 채워주고 싶다면 매일 일정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놀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예를 들어 어린이집 하원 후, 저녁식사 후, 아빠의 퇴근 후 등 하루 중 일정하게 놀이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지 생각해보자. 그런 뒤 부모가 상의해 매일매일 지킬 수 있는 놀이유지시간을 10분~30분 정도로 정해보자. 필자는 부모들에게 부모와 아이 모두 즐거움을 가지고 놀이에 몰입할 수 있는 적당한 시간으로 '10분'을 추천한다. 하루 중 10분은 그저 '즐거움'만이 가득한 놀이시간이어야 한다. 10분이라는 시간마저 부모가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느라, 과격하게 놀이하는 아이를 훈육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놀이하는 10분 동안은 학습을 시키거나, 새로운 것을 가르치거나, 훈육하지 않고 '즐거움'에만 집중해보자. 그 시간 동안은 아이 혼자 놀이하는 것을 지켜보는 놀이시간이 아닌 역할을 맡아 소꿉놀이를 하거나,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몸을 마음껏 움직이며 춤을 추거나 술래잡기를 하는 등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하면 엄마와의 10분 , 아빠와의 10분을 나누어서 놀이하면 좋지만 불가능하다면 엄마아빠가 모두 참여하여 아이와 10분 동안 놀이할 수도 있다. 규칙적인 놀이시간을 지키는 것은 아이들에게 놀이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놀이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줘 놀이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한다. 10분이라는 시간은 부모에게도 부담이 없음으로 부모와 아이 모두가 즐거운 놀이 활동이 가능해 알찬 놀이시간을 만들 수 있다. 아이에게는 놀이는 '밥'과 같다. 어떤 날은 먹여주고 어떤 날은 굶겨도 될 선택사항이 아니다. 매일 꾸준히 먹는 놀이여야만 놀이의 영양소가 아이에게 듬뿍 전달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2017-02-15 18:33:4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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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일·가정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욕심이다. 두 마리를 쫓다간 한 마리도 제대로 못잡는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이런 욕심을 부리라고 강요한다. '일'과 '가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일 계속 할거면 결혼하지마, 영이씨." 젊은이들이 고군분투하며 취업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그려냈던 드라마 '미생'에서 워킹맘으로 고충을 겪던 직원이 다른 여직원에게 건넨 말이다.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킨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예 결혼도 하지 말라고 했을까. 워킹맘이란 용어가 나오기 전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던 여성들을 '슈퍼우먼'이라고 불렀다. 슈퍼우먼들은 직장에 출근해서는 다른 남성들과 똑같이 일을 하다가 집안 일을 하기 위해 '칼퇴근'을 한다. 동료들의 시선이 뒤통수에 꽂히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런 눈치를 받고 집에 와서는 애들 돌보랴, 집안 청소하랴, 밥과 설겆이에 빨래 하랴, 정신없이 '집안 노동'을 하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든다. 하지만 일과 가정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슈퍼우먼 신드롬'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여성들에게는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이런 분위기가 후배들한테 전해지면서, 결국 결혼을 기피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됐다. 워킹맘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정부와 대기업들은 남편들에게도 육아휴직 등을 제공하며 직장내 분위기를 바꾸는데 나서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육아대디들이다. 하지만 육아대디들도 워킹맘처럼 자리잡는 게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4874명이었다. 같은 해 출생아 수는 43만8400명이었다. 결국 출산한 부부 중 1%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계산이다. 나머지 99%는 고스란히 여성들에게 부담이 돌아갔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겠는가. 아이 한 명 키우는데 3억원이 들어간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되지만 요즘 세상에 아이 키우는 것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출산·육아 정책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로 49.1%의 응답자들이 상사나 동료들 눈치 때문이라고 답했다. 20.3%는 승진·평가에 불이익을 받을까봐라고 답했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직장내 입지는 줄어들고, 경제적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뻔히 보이는데 출산장려정책이 통할 리 만무하다. 대학 가기도 하늘에 별따기이고,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다는 뉴스까지 접하면 이 시대에 태어난다는 게 불행하다는 젊은이들의 '헬조선'이란 말이 더욱 실감난다. 일·가정 양립은 전통적인 성 역할의 변화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대두된 이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왜 일·가정 양립이 필요한지, 일·가정 양립을 여성들에게만 요구하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아울러,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일·가정 양립은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이런 여러가지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한 작은 시작의 하나로 이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남인순 의원실과 함께 오는 22일 '제1회 일·가정 양립 포럼'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2017-02-15 17:40:2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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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첫인상

첫인상은 뜻밖에도 이국적이었다. 르네상스 양식에 비잔틴 풍의 돔! 물 건너온 그런 서양 건축 양식을 차려입은 게 서울역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시골 촌놈은 서울역 광장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서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내 중학교 수학여행 기념사진에 박힌 한 장면이다. 시끌벅적했다. 팔도 사투리가 뒤엉켰고, 사람들은 더 엉켰다. 귀는 먹먹했고, 현란한 불빛에 눈은 휘둥그레졌다. 그 첫인상을 바꾸는데 무려 29년이나 걸렸다. 2003년 12월 지금의 현대식 고속철 역사가 준공되기까지 말이다. 저 유난했던 옛 서울역은 '문화역서울 284'로 문패를 바꿔단 채 기억 저편의 역사가 됐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고속철 역사는 지금 재기발랄하다. 널찍해서 산뜻하고 밝다. 쇼핑 장터가 섰고. 볼거리를 제공할 무대도 설치됐으며, 먹거리 천지다. 객들은 시계바늘처럼 째깍거리지만 질서 있고 차분하다. 내 첫인상의 서울역은 이렇게 새 단장했다. 첫인상이 결판나는 건 단 3초! 사람의 경우 표정이나 동작까지 통째 그 째깍 몇 번에 결정된다니 취업 면접관의 예리한 속성 파노라마는 오죽할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아쉬의 입을 빌리면 취업 준비생들의 눈이 번쩍 뜨일 거다. 한번 박힌 첫인상은 나중에 들어오는 그 사람의 후속 스토리에 대해 좀체 귀 기울이지 않는 고집불통의 잣대가 된다는 거다. 금세 굳는 콘크리트 같은 묘한 집착. 이게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두효과'라는 것이다. 일전에 고장 난 스마트폰을 수리하려 시내 서비스센터를 찾아간 적이 있다. 건물 안을 두리번거리는데 무섭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사설 경비원에게 가로막혔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는 다짜고짜 어디 가느냐고 묻는데 고압적이었다. 문간을 지키는 경비원이 저 정도면 이 건물의 주인은? 경비원이 눈을 희번덕거리는 사이 물음표를 단 상상은 증폭됐다. 다행히 건물 안은 친절했기에 망정이지, 내 스마트폰 회사 로고의 이미지는 하마터면 구겨질 뻔했다. 취준생과 기업과의 첫 맞선! 인상 깊고, 여운도 길다. 취업시즌을 맞아 면접 체험기가 가슴 아리게 들려온다. 최악의 취업 한파 와중에 면접 갑질이 고개를 드는 모양이다. 질문 속에 학연, 지연에 대한 편견이 녹아 있는가하면 성차별, 외모 비하, 연애담에, 말 자르기까지. 디지털 시대에 입사 면접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멎어 있다. 냉수 한 잔 제공은커녕 슬리퍼를 신고 나오는 면접관의 개념 없는 자세에서 그 회사의 얼굴을, 아니 미래를 본다. 취준생 면접은 기업에 대한 또 다른 면접이라는 역설을 왜 모르는 걸까. 며칠 밤을 뒤척이며 퀭한 눈으로 면접장 문을 두드렸을 청춘들! 내일은 또다시 내일의 태양이 뜬다지만 숱하게 쓴 맛을 본 좌절의 그늘은 너무 짙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 그늘을 지우려 얼마나 애썼을까. 혹여 이번에도 들러리용으로 세운 건 아닐까, 겨우겨우 면접까지 올라와 지푸라기라도 건지려는 그들은 그러나 무성의하고 생뚱맞은 질문에도 아연한 기색조차 숨죽여야 했을 것이다. 그런 청춘들의 마음 밑바닥에는 과연 어떤 생각들이 고였을까. 첫인상의 경제학적 역학이 여기에 숨어 있다. 사람 귀한 줄을 모르는 기업에 인재가 모일 리가 만무하다. 고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자식, 동생, 조카 뻘 되는 청춘들이다. 요즈음 취업 한파에 밤마다 울음을 삼키는 취준생들이 부지기수다. 그 청춘의 정신적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면접은 정중하고 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2017-02-15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